쌍용차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한 시민사회 대표자 기자회견

각계대표 50명, 국가폭력 진상규명・손배가압류 철회・해고자 전원복직 촉구

일시 및 장소 : 8월 7일(화) 13시30분, 대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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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국가폭력-사법농단이 부른 쌍용자동차 30번째 희생자 고 김주중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자결한 지 8월6일부로 35일째가 되었습니다. 고 김주중 조합원은 2009년 8월5일 이명박 정권 경찰특공대의 조립공장 옥상 살인진압에서 표적이 되어 집단폭행을 당했고, 대한민국 정부의 16억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쌍용차 회사의 정리해고와 복직약속 파기, 대한민국 정부의 폭력과 손해배상, 대법원의 사법농단이 그를 죽였지만, 누구 하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살인진압을 지시했고, 경찰이 댓글부대를 운영했으며, 회사와 경찰이 불법으로 공조해 파업을 파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5개월이 지나도록 정부 누구 하나 사과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의 살인진압 진상조사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고, 정부의 손해배상 소송도 취하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폭도로 몰렸던 김 조합원의 명예는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희생자는 3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쌍용차 사태 해결을 요청한 지도 한 달이 지나가지만 쌍용차 최종식 사장을 비롯해 가해자들은 김주중 조합원의 분향소에 꽃 한 송이 놓지 않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11월3일 대한문 분향소를 방문해 단식농성중이던 당시 김정우 지부장을 만났고, 2013년 3월7일 쌍용차 공장 맞은편 송전탑 고공농성장에 올랐으며, 2015년 1월14일에는 인증샷을 찍으며 쌍용차 정리해고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을 약속했습니다. 1년 3개월이 지나도 청와대의 응답을 듣지 못한 해고노동자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31번째 죽음은 기어이 막아야 합니다. 파업유도와 노조파괴의 진실, 국가폭력과 사법농단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하고, 책임자는 기필코 법정에 세워야 합니다. 150여개 시민사회 각계각층의 대표자들이 ‘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쌍용차범대위)를 구성하고, 다시 투쟁에 나서는 까닭입니다.

 

기자회견 개요

  • 일시 및 장소 : 8월 7일(화) 13시30분, 대한문
  • 주최 : 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
  • 참가 : 시민사회단체, 학계, 법조계, 정치계, 노동계 등 각계각층 대표자 50명
  • 내용 
    • 쌍용차범대위 결성 및 대정부 요구안 발표
    • 회사-경찰 공모, 파업유도 노조파괴 공작 규탄
    • 8월18일 범국민대회 계획 발표
  • 기자회견 후 상징의식, 청와대 요구안 전달

 

<별첨1> 쌍용차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10대 요구사항

 

2009년 쌍용자동차는 정규직 2646명, 비정규직 350명 등 총 3000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했고, 이명박 정부는 “함께 살자”며 점거파업을 벌인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폭력 진압했습니다. 

 

9년이 지나 쌍용자동차 사태의 진실이 하나 둘 밝혀지고 있습니다. △ 기술유출과 회계조직을 통한 정리해고 △회사와 경기경찰청의 공모를 통한 파업유도 및 노조파괴 △이명박 전 대통령 폭력진압 직접 지시 △경찰 폭력진압과 댓글부대 운영 △쌍용차 대법원 판결이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에 기여했다는 재판거래 의혹 등이 확인되었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였던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는 30명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가 한국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해고자 전원 복직만큼 중요한 것이 국가기관과 사법기관이 개입해 벌어진 사건의 진실규명이며, 재발방지 대책입니다. 특히 1998년 외환위기를 이유로 만들어진 정리해고제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합니다. 

 

이에 쌍용자동차지부 요구사항과 별개로 쌍용차 범대위는 10대 요구사항을 정부와 관련 기관에 촉구합니다.  

 

  1. 2009년 쌍용차 회계조작 의혹 국정조사 

  2. 2009년 쌍용차 회사-경기경찰청 공모 파업유도, 노조파괴 사건 국정조사, 특검 도입

  3. 2009년 7~8월 쌍용차 살인진압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4. 쌍용차 사태 관련 구속·수배·벌금 등 형사처벌자 사면복권

  5.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6. 대법원 쌍용차 재판거래 진실규명 및 책임자 처벌

  7. 사법농단 특별법 제정,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 재심 

  8. 쌍용차 희생자 가족 지원방안 마련

  9.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 

  10. 정리해고제 폐지

 

<별첨2> 기자회견문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매일 새벽 6시 대한문에서 119배를 올린다.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이후 목숨을 잃은 해고노동자와 가족 30명의 영혼을 위한 기도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간신히 걷고 있는 해고자 119명의 긴급 구제를 위한 예배이며, 31번째 죽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의 절이다. 111년만의 폭염 속에서 50도를 오르내리는 아스팔트 땅바닥에 온 몸을 내던져 오체투지를 하는 이유는, 함부로 해고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절규다. 

 

쌍용자동차는 절망의 상징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함께 살자”는 노동자들을 폭도로 내몰았고, 쌍용차 출신이라는 주홍글씨는 해고노동자의 희망을 짓밟았다. 해고노동자의 건강은 점점 더 악화됐고,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일반 노동자의 47배에 달했다.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전원복직을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는 산산조각이 났다. ‘희망고문’은 해고자와 가족의 상처를 후벼 팠다. 쌍용차는 절망의 이름이다. 

 

쌍용자동차는 폭력의 상징이다. 쌍용차 회사는 구사대의 손에 쇠파이프를 쥐어져 동료를 가격하게 했고, 회사와 공조한 경찰특공대는 공장 옥상 가냘픈 해고자의 머리통을 짓밟았다. 국가와 회사는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해고자의 가정경제에 폭력을 가했고, 급기야 대법원은 재판거래 사법농단으로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짓밟아버렸다. 쌍용차는 폭력의 이름이다. 

 

그러나 쌍용자동차는 희망의 상징이 되고 있다. 국가와 자본의 폭력 앞에 무릎 꿇지 않고 싸워나간 해고자들이 진실의 문을 열어젖히고 있다. 국가와 법원, 기업이 저지른 불법과 폭력의 실상을 세상에 드러내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 시민들이 쓰러진 해고노동자들의 손을 맞잡고 함께 싸우고 있다. 돈과 이윤만을 위해 노동자를 함부로 해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이제 희망의 이름이 되고 있다. 

 

오늘 우리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정의롭고 아름다운 투쟁에 함께 하기 위해 모였다. 폭력과 불법의 진실이 밝혀지고, 가해자들이 그 죗값을 온전히 치러야 한다. 해고노동자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그리운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절망과 폭력의 이름이었던 쌍용자동차를 희망과 연대의 이름으로 바꾸기 위해 싸워나갈 것이다. 

 

2018년 8월 7일

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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