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이 국내 5대 재벌이 보유한 서울시내 주요 부동산의 공시가격과 시세를 비교한 결과, 시세반영률이 39%에 불과해 연간 수천억원의 보유세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수많은 서민들이 시세 대비 7~80% 정도의 과세기준으로 세금을 납부해 온 반면 재벌과 부동산 부자들은 시세 대비 절반수준에 불과한 과세기준에 의해 세금을 납부, 막대한 세금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경실련이 분석한 빌딩은 5대 재벌이 소유한 총 35개 부동산이며, 이들의 공시가격 총액은 21조원이다. 그러나 주변 실거래가 내역, 해당 부동산 실제 거래 가격 등 시세를 통해 실제 가치를 추정한 결과 약 5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해당 부속 토지에서만 연간 2,200억원의 보유세 특혜를 누리고 있었다. 시세대비 보유세율은 0.3%에 불과하다.
비주거용 건물의 경우 주거용과 달리 건물에 대해서는 재산세만 부과되고 종부세는 부과되지 않아 제2롯데월드와 같이 1조원이 건물에도 종부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이는 시민들이 보유한 주거용 건물이 토지값과 건물값이 합쳐진 공시가격으로 종부세를 내야 하는 것에 비해 특혜 소지가 다분한 부분이다. 시세를 기준으로 한 실효세율을 비교하면, 공시가격 13억원(시세 16.9억원)의 주택을 보유한 3주택자의(호당 5억, 5억, 3억 등 아파트 3채) 경우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는 약 390만원 수준으로 시세대비 0.23%이다. 재벌이 소유한 빌딩에 비해서는 낮지만 수백배 이상 차이가 나는 가격을 고려했을 때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적정한 수준의 실효세율 차이로 보기는 힘든 수준이다.
이는 현행 비주거용 건물의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턱없이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층 제2롯데월드 공시가격은 4조 9,300억원이지만, 시세는 11조 8,400억원에 달했다. 10.5조원에 거래된 삼성동 GBC(전 한전부지)는 3년이 지났지만 공시가격은 2조 6,580억원(25%)에 불과해 조사대상 부동산 중 시세반영률 가장 낮았다. 건물 공시가격(땅값 제외)이 가장 비싼 곳은 제2롯데월드로 공시가격이 1조2,700억원이었지만. 건설원가의 33%에 불과한 수준이다.
최근 구성된 재정개혁특위는 이러한 조세 불평등 개선에 최우선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러나 특위는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는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강남 등 고가 아파트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만 논의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조세정의에 역행하는 현행 공시가격 제도를 바로 잡는 것이 선행되어야 다주택자에 대한 철저한 과세도 정당성을 얻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사과정, 단계별 가격 변화 등 과세 기준과 관련된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끝>
별첨)기자회견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