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2014년/글]우수상 - 정수아(김포외고3)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의 계승과 시민의식
김포외고 3학년 정수아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의 계승과 시민의식
김포외고 3학년 정수아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의 계승과 시민의식
김포외고 3학년 정수아
사자와 토끼
상인천초 5학년 장윤종
사자들에게 둘러싸인 토끼들
사나운 이빨로 토끼들을 위협하지만
오히려 토끼는 물러서지 않았다
토끼는 용감했지만
잔인한 사자를 이길 수 있으랴
그때 잡아 먹힌 토끼를 잊으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잃는 것이다
그때의 토끼는 졌지만
현재의 토끼는 이겼다
다시 한번 새겨보는 5.18민주화 운동의 정신
김포외고 3학년 안수경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위 두 조항은 대한민국 헌법에 가장 처음 명시되어 있으며 나라의 안정과 유지에 가장 기본을 이루는 요소이다. 그리고 현재 나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 헌법의 조항처럼 민주공화국 안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을 충분히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시사프로그램에서는 현 정부의 정치 행보에 대한 비판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으며 수많은 시민 단체는 그들이 침해받고 있는 권리에 대해 저항하고 이익을 보장받기 위해 소신껏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대한민국이 분단의 아픔을 겪은 후 극도의 혼란 속에서 이처럼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국가로 발전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1980년 5월, 그날이 대답을 해줄 것이다.
할머니의 발걸음
문현고 3학년 배시완
상여를 따라가는 마치 만장기처럼
봄바람에 날리고 휘날리는 저 붉고 흰 꽃잎들
크고 작은 나무마저 고개 숙인 나뭇가지에 걸린 햇살은
할머니의 어눌한 걸음걸이를 살며시 감싸주지만
아들의 묘비를 부여잡고 눈물로 오열한다.
얼음 같은 석비를 나란히 보고 선 할머니와 나
금방 용광로처럼 요동치는 내 왼쪽 심장,
잠시 후 내 작은 목울대가 문득 꿈틀댄다.
오늘 참배하는 사람들로 여기저기서 수많은
흰 국화꽃들이 송이송이 피어나서는
국화꽃 향내음이 그날의 함성처럼 퍼지고
그윽히 코끝이 찡하고 눈시울이 시릴 즈음
할머니는 다시금 나 몰래 눈가 눈물을 훔친다.
어느새 덩달아 핏줄을 속이지 못할 듯 슬퍼지고
나도 모르게 힘주어 눈 질끈 감으면
삐져나온 눈물이 풀잎의 아침 이슬처럼 맺힌다.
이윽고 일어서보지만 몇 해를 얼마나 그러했는지
알갱이들의 폭주
신송고 2학년 김윤
검은색 프라이팬 안에 넣고
위에는 투명한 유리벽을 덮고
옥수수 알갱이들을 넣으면
바닥에서는 어둡고 뜨거운 것이
천장에서는 갑갑하고 뿌연 것이
옥수수 알갱이들을 위협한다
오도 가도 못하는 알갱이들은
굳은 결심을 한 듯
자신의 옷을 벗어 던지며
단단한 천장 뒤에 숨겨진
시원한 공기 사이를 향해
뛰어 오른다
천장이 덜컹덜컹
움직인다
아버지의 일기
관교여중 3학년 강수현
"아빠가 병원에서 무료하시 단다. 책 좀 골라오렴."
엄마의 목소리는 걱정으로 가득했다.
아빠의 병이 다시 나빠졌기 때문이다. 아빠는 여유로우신 것 같지만, 그 점이 오히려 엄마를 초조하게 하나보다.
아빠는 '이제 죽어야지'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다. 이번에도 '다 내 업이다, 이제 죽어야지' 하는 통에 엄마의 호통이 이어졌다.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아보자는 말에 엄마는 거의 쓰러지다시피 했다.
짹짹대는 새소리가 창문너머 들려왔다. 사실 아빠는 조금 어색한 존재였다. 별 이유 없이 내가 커가면서 사이는 멀어졌다. 나는 서재로 들어섰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아빠는 다정했었다. 곧잘 옛날이야기를 해주셨으니 무뚝뚝한 아빠로선 피나는 노력에 틀림없다. 문득 집으려던 책 옆에 수첩이 하나 있었다. 구겨진 수첩을 꺼내 펼친 순간 이것이 아빠의 일기임을 직감했다.
1980년 5월 18일
<상승기(上昇記)>
용인외대부고 3학년 이재웅
1.
“김씨가 이번에 지상상승신청에 당첨되었다는데.”
“올라갈 사람은 결국 올라가는구만. 그렇게 간절히도 원하더니. 어제도 세상이 어떻게 변했을지 직접 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고 그러더군.”
“다행이네, 다행이야. 내 마누라 안부 좀 전해달라고 해야겠는걸.”
“글쎄⋯ 나도 올라갔다 와서 알고 있네만⋯ 김씨는 아마 실망만 하지 않을까 걱정되네. 일단 두고 봐야겠군.”
2.
면접장은 상당히 엄숙했다. 앞에는 염라대왕이, 양 옆에는 보좌관이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한참동안 김씨는 고개를 들지 못했고, 염라대왕이 서류를 촤락촤락 넘기는 소리만 가득했다.
“사망 1980년 5월 27일, 전생 주민등록번호 55XXXX-1XXXXXX, 김OO씨 본인 맞습니까?”
가리워진 길
연수여고 1학년 이상은
끼이이익- 작은 흙먼지를 일으키며 버스는 멈춰섰다.
사람 서너명 정도 앉을까 싶은 긴 의자 빼고는 표지판도,사람도,심지어는 집들도 보이지 않는다,
신발 앞코가 조금 까매진 운동화를 신은 현우가 등산가방으로 써도 될법한 큰 배낭을 매고 내려섰다.
‘여긴 하나도 변한게 없구나’ 5년만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의자의 깨진 나무조각까지 그대로인걸 보니
참, 이것도 놀랄 일이다 싶었다. 간간히 의무적인 안부전화를 드리긴 하였으나 항상 별 말씀 없으신 아버지께서 3일전에 집에 좀 들렀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기에 내심 걱정이 되어 온 것이다. 아무리 변변히 용돈 한번 드리지 못하고 내세울것 하나 없는 아들이지만 부모 말을 거역하는 불효자까지는 되기 싫었던 것이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그것도 아주 변두리에 있는 이곳까지 오려면 꼬박 대여섯 시간을 내달려야 하지만 기꺼이 하루 정도는.이라고 생각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마을까지 걸으면서 현우는 어렴풋이 옛 추억들을 끄집어냈다.
34년 전 5월 돌아오다
화정고 1학년 고건호
그날의 함성 영원히 울릴 거라 믿었지만
34년이 지난 지금
그날의 함성은 간데없고
기계부품이 되어버린 오늘의 우리들은
좀 더 고성능의 부품이 되기 위해
끊임없는 공정을 받고 있다
34년 전 뜨거웠던 몸부림은
볼펜 굴러가는 소리
기계 돌아가는 소리에 묻혀 버리고
34년 전 아버지들이 잡아냈던 승냥이들이
이리로 둔갑한 줄은 꿈에도 모르고
하루하루 자기를 잘라 이리들의 간식으로 던져 준다
34년 전 아버지들이 울부짖던 함성소리는
이제 5월의 행사가 되었고
다녀오겠다는 말 한마디만 남긴 채
집을 나선 아버지들은
차디찬 추모비 돌탑 안에 갇혀버렸다
기계가 되어버린 우리,
몸속에 흐르는 기름이 다시 피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