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2014년/글]최우수상 - 이진주(연수여고2)
회고 : 9일간의 기록
연수여고 2학년 이진주
한 6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노인이 병실의 침대에 누워 그를 지켜보는 가족들을 넓게 쳐다본다. 노인은 눈을 감고, 뜨는 것조차 힘겨운지 간신히 꿈뻑이는 눈의 시선을 눈물이 맺힌 그의 아들로 보이는 청년이 꼭 잡은 손으로 돌린다. 힘겹게 청년에게 손짓하자, 다급하게 노인의 입가의 귀를 가져간 청년에게 무언가 작게 속삭이고는 입을 닫는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노인을 쳐다보는 청년에게 노인은 힘없이 보일 듯 말 듯한 엷은 미소만 보일 뿐이었다. 균일하게 흘러가는 심장박동을 알려주는 기계소리가 얼마 가지 않아 삐,하고 길게 늘어진다.
‘너를…. 죄인의 아들로 태어나게 만들어서 미안하다.’
노인이 그의 아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