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모색 폰세카, 검은 비밀로 가득 찬 역외 탈세 지역의 문지기

지역

모색 폰세카, 검은 비밀로 가득 찬 역외 탈세 지역의 문지기

익명 (미확인) | 월, 2016/04/04- 03:00

유출 문건에는 마약 거래상, 마피아, 부패 정치인, 탈세자 등 온갖 범법자들이 포함된 의뢰인 명단이 포함돼 있었다.

기사 : 마사 M. 해밀턴(Martha M. Hamilton)

모색 폰세카는 라스베가스에서 문제에 휘말렸다. 라스베가스 지방법원에 제기된 소송 문건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는 네바다에 123개의 회사를 설립했고, 이들 회사는 아르헨티나 전직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정부 계약과 관련된 수백만 달러의 비리 자금을 빼돌리는데 이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법원은 모색 폰세카에 이들 회사를 통해 운용된 모든 자금 관련 사항을 제출하라는 명령서를 발부했다.

그러나, 모색 폰세카는 해당 정보를 제공하려 하지 않았다. 추적이 어려운 역외 페이퍼 컴퍼니 설립 전문 기업에게 ‘기밀 유지’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명령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그들은 모색 폰세카 네바다 지점의 사업 부문이 모색 폰세카그룹의 일부라는 사실을 부인했다. 모색 폰세카의 공동 설립자 유르겐 모색(Jurgen Mossack)은 법원에 출두해, “모색 폰세카 네바다 지점과 모섹 폰세카 본사는 지배-종속관계가 아니며 본사는 네바다 지점의 경영과 관련된 내부 사항이나 비즈니스 활동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번에 국제 탐사언론인협회(ICJI), 독일 일간지 쥬트도이체 차이퉁(Suddenutsche Zeitung, SZ), 100여 개 협력 언론사가 함께 입수한 기밀문서의 내용은 이 증언에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

문건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 네바다 지점은 100% 본사가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 사법 당국이 고객의 세부 정보를 확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자사에 불리한 전화와 컴퓨터 기록을 모두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2014년도에 작성된 한 이메일에는 파나마 본사의 중앙 전산 시스템과 네바다 지점 간의 그 어떠한 연관성도 “미 수사 당국에 알려 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지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다른 이메일에는 파나마에서 원격으로 시스템을 관리하는 IT 담당자들이 “네바다 사무소 PC의 로그를 삭제”하려 했으며, “우리 CIS (내부 정보 시스템)에 대한 직접적인 액세스 흔적을 삭제하기 위한 원격 회의를 소집 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라스베가스 사무실에 있는 문서를 모두 수거하기 위해 파나마 근무 직원을 직접 현지에 급파한 사실도 드러났다. 2014년 8월 24일자 이메일에는 “안드레가 네바다로 가서 모든 기록을 삭제하고 관련 문서는 남김 없이 파나마로 가져왔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모색 폰세카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나 소송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문서의 은폐나 폐기에 대해서는 ICJI측에 그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번에 ICJI가 입수한 1,100만 건이 넘는 문건에는 1977년부터 2015년 12월까지 거의 40년에 걸쳐 작성된 이메일, 은행 계좌, 고객 기록 등 모색 폰세카의 내부 업무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기에는 전 세계 200여 국가 및 지역의 개인과 기업이 소유한 역외 탈세 지역의 자산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문건들은, 모색 폰세카의 고객들이 저지른 윤리적 법적 일탈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모색 폰세카가 사기꾼, 마피아, 마약 거래상, 부패 정치인, 탈세꾼 그 누구가 의뢰인이든 관계없이 이들의 비밀을 지키는 문지기 역할에 충실한 기업이라는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문건들에 따르면 그들의 비즈니스는 돈이 되는 사업이었다. 현재, 모색 폰세카는 페이퍼 컴퍼니 관련 업계 상위 5개 업체 중 한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조력자를 포함한 직원 수만해도 500명이 넘고, 스위스 4곳, 중국 8곳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40여개 해외 지사를 두고 있다.

국제 탐사언론인 협회 ICJI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모색 폰세카는 “지난 40년 동안 우리의 비즈니스 활동은 나무랄 데 없었다. 당사는 범법 행위와 관련하여 단 한번도 기소되거나 혐의가 인정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카를로스 수사(Carlos Sousa) 대변인은 자신들이 “단지 의뢰인의 회사 설립을 도울 뿐”이며 이를 “업무 연계의 성립이나 그러한 회사를 어떤 식으로든 총괄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모색 폰세카의 기원

모색 폰세카의 시작은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몬 폰세카(Ramon Fonseca)는 당시 비서 한 명이 딸린 자신의 파나마 법률 사무소를 독일계 파나마인 유르겐 모색(Jurgen Mossack)의 법률 회사와 합병했다. “합병을 통해 이런 대물(monster, 大物)을 만들어 냈다”고 폰세카는 한 기자에게 말했다.

폰세카와 모색은 둘 모두 돈, 권력, 비밀의 세계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1952년생인 폰세카는 파나마 대학과 런던 정치경제대학교에서 법률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젊은 시절에는 세상을 구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성직자의 길을 꿈꾸며 5년 동안 유엔 제네바 사무국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2008년 한 방송 인터뷰에서 폰세카는 “실제로 나는 그 어떤 것도 구하지 못했고, 그 어떤 변화도 일으키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조금 더 나이가 들고 보니 내 전문 분야에 집중하고, 결혼을 해서 가정도 이루고, 보통 사람 같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좀 물질적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948년 독일에서 출생한 모색은 1960년대 초 가족과 함께 파나마로 이주했다. ICJI가 입수한 미 육군 정보보안 사령부 문건에 따르면, 모색의 부친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 친위대 소속의 악명 높은 무장 전투 집단인 Waffen-SS의 일원이었다. 2차대전이 끝난 뒤에는 미국 정부에 정보원 역할을 하겠다는 제안을 했던 사실이 문건에 나와 있다. “그는 공산주의자로 전향한 전 나치 당원이나 공산주의자를 가장한 나치 당원들의 비밀 조직에 가입하려 했었다.” 어찌 보면 그의 정보원 활동 제안은 애매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약삭 빠른 처세”술의 하나였을 수 있다고 육군 정보보안사령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문건에 따르면, 모색의 부친은 파나마에 자리를 잡은 이후, 쿠바 내의 공산주의 활동에 대한 스파이 역할을 CIA에 제안했다고 한다. 한편, 모색은 1973년 파나마에서 법학 학위를 따고, 런던에서 법률가로 활동하다 파나마로 돌아와 개업을 했다. 이 법률 사무소가 후일 합병을 통해 모색 폰세카라는 기업으로 재탄생 하게 된다.

현재 모색과 폰세카는 파나마 사회에서 최상위 계층으로서 생활을 누리고 있다.

폰세카는 법률가로서는 물론이고 수상 경력이 있는 소설가로서의 화려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작가 폰세카의 웹사이트는 그의 정치 스릴러물인 ‘Mister Politicus’가 “부도덕한 공직자들이 권력을 얻고 추악한 욕망을 달성해 나가는 복잡한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 소설”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폰세카는 정치를 아는 사람이다. 자신의 일을 통해 그리고 최근까지는 파나마의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Juan Carlos Varela) 대통령의 최고 자문으로 활동하면서 정치 세계를 배웠다. MF의 브라질 지사가 브라질 국영 석유 회사의 뇌물 및 돈세탁 비리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폰세카는 3월 초 대통령 최고 자문직에서 사임(휴직)하겠다고 발표했다. “나의 명예와 나의 회사 그리고 조국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폰세카는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TV 인터뷰에서 범법 행위 연루 사실을 모두 부인하면서, 그는 자신이 만들어 준 역외 회사가 악용이 되었다 하더라도, 자동차 회사가 만든 자동차가 강도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식의 비유를 들기도 했다.

모색은 현재 VIP만 출입할 수 있는 고급 회원제 클럽인 유니온 클럽의 회원이다. 그의 딸 니콜도 2008년 그 클럽에 데뷔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파나마 외교 위원회의 위원직을 역임했다. 문건을 통해 파악된 그의 재산에는 티크(teak) 농장을 비롯한 부동산, 전용 헬기, 요트, 금화 콜렉션 등이 있다.

모색 폰세카, BVI 진출

합병과 더불어 모색 폰세카 설립된 시기에 파나마는 군 출신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Manuel Noriega)의 통치하에 정치적•경제적 불안을 겪고 있었다. 자금 세탁과 마약 밀매에 연루 증거가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노리에가에 대한 불만도 날로 커져 가고 있었다

해외로 눈을 돌린 모색 폰세카는 1987년에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BVI)에 첫 번째 지사를 설립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가 법률을 개정함에 따라 페이퍼 컴퍼니 설립이 용이해졌고, 신설 회사의 소유주와 이사진을 공개할 의무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2015년 5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즈마리 플랙스(Rosemarie Flax) 전무이사는 “모색 폰세카가 가장 먼저 버진 아일랜드에 진출했고, 그 뒤를 잇는 기업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페이퍼 컴퍼니의 40%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위치하고 있다. 유출 문건에 등장하는 기업 중 절반인 113,000개 이상의 기업이 이 곳에 있다.

남태평양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1994년, 모색 폰세카는 또 다른 큰 행보를 보였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인 니우에(Niue, 인구 2천 남짓의 작은 산호섬)의 역외 회사 설립 관련법 제정을 도운 것이다. 모색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그들이 니우에를 선택한 이유는 아시아 태평양 표준시에 해당하는 곳이었고, 다른 경쟁자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협소한 지역이라 하더라도, 처음부터 이런 곳에 대한 관할권을 갖게 된다면 고객에게 안정적인 환경, 안정적인 가격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모색의 설명이었다.이어 모색 폰세카는 니우에 정부와 20년짜리 역외 회사 등록 독점권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니우에가 중국어와 러시아어로 된 등록 서류를 제공한다는 점은 중국 및 러시아 고객을 유치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2001년 즈음 나우에를 중심으로 한 사업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어 모색 폰세카가 그 대가로 니우에에 지불한 금액만 160만 달러에 이른다. 당시 니우에의 연간 예산은 200만 달러였다.

그러나, 끈끈했던 니우에와 모섹 폰세카의 유착 관계는 뜻밖의 복병을 만나게 되었다. 2011년 미 국무부는 니우에와 모섹 폰세카 사이의 ‘수상한 공조 관계’를 의심하는 한편 니우에의 역외 회사 관련 산업이 “러시아 및 남미에서 발생한 불법 자금 세탁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자금세탁방지 금융대책기구(FATF, Financial Action Taskforce)도 니우에를 자금세탁방지 조치 불이행 국가로 지정하고 경제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모색 폰세가가 니우에의 자금 세탁 연루 혐의를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뉴욕 은행과 체이스맨해튼 은행은 2011년 니우에로의 자금 송금 금지 조치를 취했다. 2003년, 결국 니우에는 모섹 폰세카가 설립한 4개 회사의 등록 갱신을 거부하고, 모섹 폰세카의 독점권을 정지시키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사업 이전 작전

니우에를 잃은 뒤에도 모섹 폰세카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 나갔다. 해당 사업을 이전하기로 하고, 나우에에 회사를 둔 고객들에게는 인근 섬나라인 사모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건에도 이러한 사업 방식이 기록되어 있다. 당국의 단속이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제공에 걸림돌이 되면, 그들은 재빨리 다른 지역을 물색해 사업을 이전하는 방식을 지속해 왔다.

실례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가 무기명 주식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자, 모섹 폰세카는 이 사업 부문을 파나마로 이전했다. 무기명 주식이란 주주 명부나 주권에 주주의 성명이 공시되지 않는 주식을 말한다. 하지만, 그 주권을 점유한 자는 주주 자격을 인정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무기명 주식은 자금 세탁 및 불법 행위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고 이 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점차 폐지되어 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다 엄격한 규제 하에 여전히 무기명 주식 발행이 용인되고 있다.

모색 폰세카의 발 빠른 사업 이전 능력은 카리브해 섬 앵귈라(Anguilla)에서의 기업 설립 급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섹 폰세카의 해외 관할 지역의 하나인 앵귈라섬에 설립된 기업의 수는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나 현재 모섹 폰세카의 법인 설립 대상지 상위 4곳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모색 폰세카는 전용기와 개인 요트 등록 등 고객의 추가적인 니즈를 맞추기 위해 사업을 확대해 왔다. 문건에 따르면, 2006년도에 그들은 사업 분야를 확대해 자칭 ”임의 포트폴리오 관리(DPM)”이라는 형태로 일부 고객에 대해 재무 관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의 사내 자산관리팀이 2007년 중반부터 2015년 중반까지 담당한 거래만 무려 4,700건 이상이고, 거래 규모는 최소 12억 달러에 이른다.

이 사내 자산관리팀은 자금 세탁 조사 대상에 오른 안도라 프라이빗 뱅크, 도이체 방크 스위스 지점 등 여러 은행과 거래를 했다. 안도라 프라이빗 뱅크,의 경우 2015년 미 재무부 보고서에 범죄 조직의 자금 세탁 혐의가 보고되었고, 도이체 방크 스위스 지점의 모기업은 러시아 고객의 자금 세탁 혐의로 영국과 미국 당국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미 재무부는 안도라 프라이빗 뱅크에 대해 “당 은행의 운영 방식이 이제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2016년 2월 19일 그 혐의를 철회했다.

기밀 정보 보호 서비스 출시!

모색 폰세카는 도이체 방크를 비롯해 HSBC, 소시에떼 제내럴, 크레딧 스위스, USB, 코메르츠뱅크 등 세계적인 주요 금융기관과 거래를 하고 있으며 이들 은행의 고객에게 조세 당국과 사법 당국이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를 갖춘 기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색 폰세카는 자신들이 기업 소유주의 신분 은폐에 용이한 기업 구조를 제공한다는 혐의는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소시에떼 제네럴과 크레딧 스위스는 자신들은 납세 의무 준수를 중시하고, 불법 행위와 자금 세탁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레딧 스위스는 2013년부터 개인 고객의 납세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 고객은 은행과의 거래 관계를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뉴욕 HSBC의 랍 셔면 대변인은 “이러한 의혹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20여년 전에도 있었고, HSBC의 최근 개혁 조치 이전에도 유사한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USB는, 거래 요청을 한 모든 기업 소유주의 신분을 파악하고 있으며 매우 엄격한 자금 세탁 방지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이체 방크는 미국 시민의 탈세를 지원한 스위스 은행에 대한 조사와 관련하여 불기소 합의를 하는 대신 3,100만 달러를 납부하기로 2015년 11월 24일에 미국 사법부와 합의했다. 코메르츠뱅크는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색 폰세카는 자사가 설립한 익명 회사의 계좌 실소유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차명 이사 (nominee directors)를 내세우고 있다. 즉, 이들이 실소유자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고객이 얼마를 지불하는가에 따라 더 많은 관련 회사와 비밀주의 지역(secrecy jurisdictions)이 제공되기 때문에 당국의 실소유자 추적은 더욱 까다로워 진다.

모색 폰세카의 서비스 상품 중에는 사단법인 설립 대행 서비스가 있다. 파나마의 경우 사단법인은 조세 감면 대상일 뿐만 아니라 재단명과 수혜자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문건에서는 고객이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경우 문서를 변경하고 소급하거나 고객으로 하여금 파나마에 재단을 설립해 일단은 세계 자연기금(WWF) 같은 비영리 단체를 수혜 기관으로 등록한 뒤 이후 임의로 수혜 대상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도 확인되었다.

문서의 날짜 소급은 비일 비재한 업계 관행이다. 모색 폰세카 역시 실제 기록일 이전에 날짜를 기록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불법 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한 사례를 보면, 모색 폰세카는 뉴욕에 사는 한 작가가 미 국세청(IRS)을 피해 100만 달러를 은닉할 수 있도록 바지 사장을 알선해 주었고, 이 바지 사장은 건지섬(Guernsey) HSBC은행 투자 계좌의 소유자 행세를 했다.

모색 폰세카는 ICJI에 제공한 서면 답변서에 “은행을 속이기 위해 수익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명수배

대외적으로 모색 폰세카는 “당사 고객의 합법성(legitimacy) 검증을 위해 철저한 실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부패 정치인, 범법자, 그 외 수상한 인물과는 절대 거래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부 자료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ICJI의 분석 결과 모색 폰세카는 테러, 마약 밀거래와의 연계성이 있거나 북한, 이란 등 불량 국가를 지원한 이유로 미국 당국의 블랙 리스트에 올라 있는 최소 33개 기업 및 개인과 함께 일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색 폰세카는 “불법 행위를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일”은 없으며 제재 대상 정부와 거래하는 개인이 “우리 회사들을 악용하는 것을 고의적으로 묵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경우 고객을 조사할 의무는 모색 폰세카가 아니라 그들과 페이퍼 컴퍼니 소유주 간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은행, 법률 회사, 금융 중개 기관 등에 있다.

모색 폰세카는 기존의 고객이 설령 범법자로 밝혀져도 돈이 되는 고객이면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서 계산기를 두드리곤 한 것으로 밝혀 졌다. 허술한 절차로 인해 자신들의 누구와 거래를 하는지도 모른 채 블랙 리스트에 오른 개인이나 의심스러운 의뢰인을 걸러 내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한때 과달라하라 마약 조직 (멕시코)의 두목이었던 라파엘 카로 퀸테로(Rafael Caro Quintero)와 관련된 모색 폰세카의 행동은 분명 “두려움”이라는 본능에 충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라파엘 카로 퀸테로(Rafael Caro Quintero)는 미국 마약 수사국 소속 요원인 엔리케 카마레나를 납치해서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1985년 코스타리카에서 체포됐다. 퀸테로는 본국인 멕시코로 인도되어 1989년 징역 40년 형을 받았다. 멕시코 정부는 모색 폰세카가 설립해준 페이퍼 컴퍼니 소유의 자산은 물론이고 퀸테로의 모든 재산을 몰수해 코스타리카 정부에게 인계했고, 그 재산은 코스타리카의 올림픽 위원회로 전달됐다. 문건에 따르면, 2005년 3월 코스타리카 올림픽 위원회는 모색 폰세카측에 유령회사에 대한 소유권 정리를 요청했다. 그러나 모색은, 이는 주주들이 결정할 사항이며 자신들은 실제 주주에 대한 사항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그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모색 폰세카 직원이 작성한 이메일에는 “마약왕 라페엘 카로 퀸테로가 그 회사의 실소유주인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있었다. 사실 그 회사에 이사로 등재된 3명 중에는 모색 자신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마도, 모색은 퀸테로의 미움을 살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한 이메일에 “퀸테로에 비하면 파블로 에스코바(Pablo Escobar)는 아이들 장난 이었다”라고 비유하면서 “출소한 퀸테로의 보복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고 심정을 밝혔다. 결국, 모색 폰세카는 퀸테로의 페이퍼 컴퍼니의 대리인 자격을 포기했다. 절차상의 문제를 이유로 멕시코 정부가 퀸테로를 석방했다. 그는 2013년 출소 직후 곧바로 자취를 감춘 뒤 현재 도피 중에 있으며 인터폴의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다.

고객 정보 철통 보안!

악명 높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음에 불구하고 모색 폰세카는 세간의 이목을 정말 잘 피해 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이런 점을 들어 2012년도 기사에 MF를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기업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문건에 따르면, 2012년 7월 모색 폰세카는 “온라인 평판 관리” 전문 기업 Mrcatrade S.A을 고용했다. 두 회사 사이의 계약은 온라인상에서 영어와 스페인어 키워드 12개와 관련된 부정적인 자동 검색어를 삭제하는 방법을 통해 모색 폰세카의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자금 세탁, 세탁 활동, 조세 회피,, 범죄, 무기 밀거래, 스캔들) 이어서 모색 폰세카는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루마니아의 독재자나 유니온카바이드(Union Carbide, 인도 보팔 사고 책임 회사) 같은 문제 기업들의 PR을 맡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 홍보 업체 버슨 마스텔러(Brson-Marsteller)와도 손을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PR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색 폰세카의 사업 행태에 대한 국가별 대응은 강화되는 추세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규제 당국은 2012년과 2013에 모색 폰세카에 대해 자금세탁 방지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했다. 여기에는 “고위험” 의뢰인(축출된 이집트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의 장남 알라라 무바락(Alaa Mubarak)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데 대한 과징금 37,500 달러도 포함된다.

독일 당국의 경우 2015년 2월에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뱅크 사무실과 관련자 자택에 대해 몇차례의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 당시, 독일 일간지 쥬트도이체 차이퉁은 독일 당국이 룩셈부르크 인근 코메르츠뱅크 지점의 탈세를 도운 혐의로 모색 폰세카 직원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색 폰세카는 2016년 초 브라질의 이른바 ‘세차작전 (Operation Car Wash)’으로 불리는 남미 최대의 비리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뇌물 및 자금 세탁 조사 대상 중 한 곳으로 포함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브라질 기업들이 담합을 통해 나눠먹기식으로 국영 석유 기업 페트로브라스와 계약을 체결했고, 그 과정에서 금액을 부풀린 뒤 그 수익으로 정치인과 경영진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자신들의 부를 축척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라질 검찰은 모색 폰세카의 브라질 지사가 유령회사를 설립해 이번 사건 관련자들이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데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1월 열린 기자 회견에서 검찰은 모색 폰세카를 ‘거대 자금 세탁 기업(big mony laudnder)’이라 특정하면서, 자금 세탁과 문서 은폐 및 폐기에 연루된 모색 폰세카의 브라질 지사 직원 5명에 대한 형사 고발 조치가 취해 졌다고 발표했다.

모색 폰세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모색폰세카 브라질 지사는 현지 독립 법인(franchise)의 성격을 띄고 있으며, 모색 폰세카 본사는 파나마 내에서만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으므로, 아무런 책임 소지가 없는 문제에 자신들이 연루되었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논리는 그들이 라스베가스 소송과 관련해 주장한 것과 유사했다.

최근 판결이 난 라스베가스 소송의 발단은 거물급 헤지 펀드 매니저이자 억만장자 투자가인 폴 싱어(Paul Singer)의 NML Capital이라는 회사었다. 폴 싱어는 미 공화당의 큰손 기부자로 더 잘 알려 진 인물이다. 라스베가스 소송에서 모섹폰세카가 피고소인이었던 것 아니다. 하지만 NML Capital은 모섹 폰세카 네바다 지점이 두 명의 전직 아르헨티나 대통령인 네스토 키르츠네르((Nestor Kirchner),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Cristina Fernandez)와 친분이 있는 기업인 라바로 바에즈(Lazaro Baez)를 통해 설립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따라 법원은 모색 폰세카에게 해당 회사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ICIJ가 입수한 내부 이메일 자료에 따르면, 파나마에 있는 모색 폰세카 본사 직원들은 서둘러 본사와 네바다 지점의 관계를 나타내는 증거를 은폐하거나 폐기했다. 라스베가스 소송이 압수 수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네바다 지점의 매니저 패트리시아 아무네테구이(Patricia Amunategui)의 증인 채택 가능성 또한 모색 폰세카 본사가 우려했던 부분이었다. 한 관계자는 이메일에서, “본사는 아무네테구이가 우리와 파트너로서 비즈니스 관계는 맺고 있으나 종속관계는 없는, 미국 소재 회사의 책임자 행세를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모색 폰세카 관계자들은 그녀가 “그 정도로 요령은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모색 폰세카의 IT 매니저가 작성한 문서에는 IT 팀원들이 아무네테구이는 “우리가 옆에서 짚어 주지 않으면 기본적인 감사조차 통과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가 알려 준 것을 잊어버리고 긴장해 버릴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되 될지도 모른다”며 걱정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캠 페렌바흐(Cam Ferenbach) 치안판사는 네바다 지점과 선을 그으려는모색 폰세카 본사의 시도를 묵살했다. 페렌바흐 판사는 네바다 매니저 아무네테구이의 고용계약서에 모사크와 폰세카의 서명이 있고, 그녀에게 “지시를 내린 사람”은 파나마에서 거주하고 근무하는 본사 직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판사는 판결문에 “모색 폰세카는 네바다 지사의 홈페이지에 ‘M.F. Corporate Services’의 서비스를 자사의 서비스로 광고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2015년 3월, 페렌바흐 판사는 모색 폰세카와 모섹 폰세카 네바다 지점이 같은 회사라고 판결했다.

※ 기사 원문 보기(영어)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박근혜 게이트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가 16일 오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탄핵심판 시작 후 헌법재판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최 씨는 이날 5시간에 걸친 신문 내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증언은 모두 허위나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최 씨의 증언 중 주요 부분을 모아 영상으로 구성했다.

1) “세월호? 어제 일도 기억 못 해”

이날 최 씨는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 한상훈 전 청와대 조리장 등 다른 증인들의 진술이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난다”며 답변을 피했다.

2) “다 고영태가 한 일이다”

최 씨는 ‘고영태의 진술은 완전 조작’이고, 오히려 고 씨가 2014년부터 자신에게 모든 잘못을 뒤집어씌우기 위해 주변 사람들과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3) 정 과장? 정 비서관?

최 씨는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을 ‘정 과장’이라고 불렀냐는 국회 대리인단의 질문에 ‘정 비서관’이라고 부른다고 했다가, 이후 다른 질문에 답변하다 무심코 ‘정 과장’이라고 호칭한 후 곧바로 ‘정 비서관’이라고 고쳐 말했다. 이후 정 씨가 언급된 질문에 대해서는 ‘그 얘기 이제 그만하고 싶다’, ‘아까 얘기했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4) “검찰 조서 도장 찍었지만 인정 못해”

최 씨는 “검찰 수사가 너무 강압적이라 거의 죽을 지경”이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강압수사와 폭언, 인신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검찰 조사 당시에 피의자신문조서에 도장은 찍었지만 지금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5) “돈 해 먹을 생각 없었다”

최 씨는 “유도 신문에는 대답 안 하겠다”며 진술을 거부하거나 “그렇게 얘기하면 내가 뭐라고 대답하냐”고 반문하는 등 국회 대리인단과 여러 차례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최 씨는 또 자신이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을 통해 돈을 받은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6) “대통령, 국민 잘살게 하고 싶어 했다”

최 씨는 ‘(박 대통령은) 어떻게 해서든 국민들을 잘 살게 하고 싶어했다’며 대통령을 엄호했다.

최순실 씨가 증인으로 출석한 헌재 탄핵심판 공개변론 전체 과정은 헌재 홈페이지(헌법재판소 공개변론 동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검찰수사기록을 토대로 한 뉴스타파 보도와 비교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검찰수사기록 단독입수 – 탄핵사유 “차고 넘친다”
검찰수사기록 단독입수2 – 국기문란 증거 수두룩


취재 : 최문호 최윤원 임보영

수, 2017/01/18- 20:15
426
0

현직 대통령과 그의 비선실세 일가에 수백억 원 대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지만, 삼성그룹 후계자는 일단 구속 수사를 빠져 나갔다. 이로써 3대에 걸쳐 세습이 이뤄진 삼성그룹은 3대 총수 모두가 각종 비리와 정경유착, 뇌물 사건에 연루됐으나 단 한 명도 구속되지 않는 기록을 이번에도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이 완전 마무리될 때까지 ‘법 위의 삼성’ 신화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재용

서울지방법원 조의연(51·사법연수원 24기) 영장 전담 판사는 19일 새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일가 등에 430억여 원의 뇌물을 준 혐의를 잡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조 판사는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조 판사는 지난해 롯데 비자금 사건 당시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할 때도 비슷한 논리를 편 바 있다. 법원의 이번 판단은 삼성이 최 씨 일가에 막대한 돈을 준 행위가 단순 강요에 의한 것이라는 삼성 측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이번 법원의 판단은 삼성그룹에 대한 ‘봐주기 기각’이란 지적을 낳는 등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은 논외로 치더라도, 삼성그룹이 최순실 씨 일가에 별도로 제공한 자금 230여억 원을 뇌물로 판단하지 않은 건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별도 제공 금품은 대통령이 두 재단 설립의 정당성과 본인의 무죄를 주장하며 강조해 온 문화융성, 스포츠강국 따위의 주장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그저 대통령과 한 몸이나 마찬가지 역할을 해온 비선실세에 대한 ‘맞춤형 지원’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이미 검찰 및 특검수사와 언론의 취재를 통해 차고 넘칠 만큼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의 삼성 ‘봐주기 기각’ 논란 속에 일단 특검 수사는 차질을 빚게 됐다. 특검은 오늘 오전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은 매우 유감이나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흔들림 없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벌 수사와 2월 초로 예상됐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 일정도 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 수사에 명운 걸어… 예상 깬 직접 뇌물죄 적용

박영수 특검은 출범 때부터 삼성 수사에 명운을 건 것으로 관측됐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가장 많은 돈을 출연했고,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씨 일가에 200억 원 넘는 별도 자금을 제공한 삼성을 처벌한 뒤 대통령을 정조준하지 못한다면, 반쪽 특검이 될 것이란 판단과 각오가 특검 내부에 팽배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삼성의 행태에 대한 국민적 공분도 특검에게는 동력이자 짐이 됐다. 특검 최강화력인 윤석열 수사팀장,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했던 기업수사통 한동훈 부장검사를 삼성 수사에 투입한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동안 특검 주변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거란 예상이 많았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들어간 자금은 뇌물죄 적용 대상에서 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특검은 예상을 깨고 강수를 뒀다. 특검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삼성이 두 재단에 출연한 돈은 제3자 뇌물, 최 씨측에 별도로 준 돈은 직접 뇌물이라고 밝혔다. 대통령과 최순실이 수십 년간 이익을 공유해 온 경제공동체인 만큼, 최 씨 측에 직접 전달된 자금은 모두 대통령에게 제공된 뇌물과 다를 바 없다는 논리였다. 특검이 장충기 사장, 최지성 부회장 등 이번 사건에 관련된 여타 삼성 임원들은 불구속 수사하면서, 그룹의 정점에 있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대통령 비선실세에 맞춤형 지원과 청탁… 왜 뇌물 아닌가?

사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만을 목적으로 했다면 다소 쉬운 길도 있었다. 이미 위증 문제가 걸려 있는 이 부회장에게 최소한의 혐의만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될 일이었다. 두 재단에 출연한 돈은 제외하고 최 씨 측에 직접 전달된 자금, 특히 최 씨의 딸 정유라에게 제공되거나 제공될 예정이었던 220억 원(약정 금액)만을 제3자 뇌물로 적시해 영장을 청구했다면 영장 발부 가능성은 높아질 게 분명했다. 삼성과 최 씨 측이 독일에서 약정을 맺었던 220억 원을 뇌물로 볼 사유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검은 쉬운 길을 버리고 대신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특검이 택한 길은 어찌보면 당연하고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일단 특검 수사에 따르면, 두 재단 출연 자금이나 최 씨 일가에 직접 건네진 자금은 같은 성격의 돈이다. 삼성의 지원금이 승마협회와 최순실 씨가 설립한 독일 유령회사 비덱 등을 거쳐 최 씨 주머니로 들어갔다면, 미르와 K스포츠 두 재단에 들어간 출연금은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케이 같은 최 씨 소유 기업을 거쳐 최 씨 일가 주머니로 일부 들어갔거나 들어갈 예정이었다. 모두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계획적으로 자금을 빼내려 했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같은 범죄 혐의라고 특검은 판단한 것이다.

삼성, 정유라, 최순실

또 재단이나 최순실 씨 일가에게 돈을 낸 기업들 모두 저마다의 민원을 대통령에게 청원했다는 점도 같다. 출연금과 지원금 규모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삼성이 계열사 합병을 부탁한 것과 여러 다른 기업들이 사면과 검찰 수사 및 세무조사 무마, 혹은 면세점 문제 해결 등을 청원한 것은 본질적으로 다를 수 없다. 법의 형평성이란 측면에서, 재단 출연금과 삼성의 최 씨 일가 지원금이 같은 기준으로 평가돼야 마땅한 이유다. 그런 점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일괄 뇌물죄 적용은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특검 수사에 일정 부분 차질은 불가피하게, 무모한 도전으로 치부될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또 깨지지 않은 ‘법 위의 삼성’ 신화

이번 영장 기각으로 특검의 대기업 수사는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만 출연한 재벌들은 일단 특검의 칼날을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순실 씨 측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거나 계획했던 롯데, SK 등에 대한 수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영장기각 이후 특검이 “흔들림없는 수사”를 강조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3대에 걸쳐 세습이 이뤄진 삼성그룹. 공교롭게 1, 2, 3대 총수 모두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하지만 한 번도 구속 수사를 받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멀게는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 시대인 1966년 사카린 밀수 사건 때부터 가깝게는 2대 이건희 회장 시절인 1995년 비자금, 정관계 로비 사건, 2008년 비자금, 불법 경영승계 사건까지 모두 마찬가지였다. 2005년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 당시 이건희 회장은 아예 검찰에 나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사실상 3대 총수가 된 이재용 부회장도 이번에 특검의 구속 수사를 피해 가면서, 여러 비리와 정경유착에도 불구하고 3대째 이어져 온 삼성의 총수 불구속 기록은 이번에도 깨지지 않게 됐다. 하지만 구속 수사든, 불구속 수사든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피의자인 삼성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이른바 ‘법 위의 삼성’ 신화가 이번 사건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취재 강민수 한상진

목, 2017/01/19- 14:22
477
0

삼성이 정부부처 고위 관료들의 성향과 전력 등을 파악해 정리한 인맥 관리 리스트 등 대외비 문서를 뉴스타파가 최초로 입수했다. 이 문서는 삼성전자 대관업무팀이 정부 부처 등에 대한 로비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대관(對官) 업무란 정부나 국회 등을 상대로 한 기업의 대외협력업무, 즉 일종의 로비행위를 지칭한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삼성전자 내부 문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대외기관 핵심인사 현황>이란 100여 쪽짜리 보고서다. 여기에는 대관업무팀의 운영목적이 “관계기관별 대외업무 단위별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 및 “주요현안 사전 정보센싱, 지지기반 확보, 당사 의견 건의 등”으로 기재돼 있다. 접촉 채널을 구축해 삼성전자의 이익에 맞게 주요 현안에 대처하는 게 대관 업무의 목적이라는 뜻이다.

특히 삼성전자 대관업무팀의 이 내부 문서엔 청와대와 특정 정부 부처가 “협력 채널”이라고 적시돼 있고, 정부기관과 청와대 비서실 등의 조직도가 함께 그려져 있다. 이는 삼성이 자신들의 사업 영역과 관련이 있는 정부 기관에 줄을 대기 위해 전사적으로 담당 정부 부처 등을 지정해서 관리해왔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이 내부 문서를 제보한 삼성의 전 대관업무 담당자는 해당 문서에 파란색 글씨로 표시된 정부 부처나 기관들은 자신이 소속된 대관업무팀이 담당한 곳이라고 증언했다.

2017011901_01

이렇게 부서 별로 담당할 정부 기관 등을 지정하고 정부부처와 청와대의 조직도를 그려넣은 뒤 삼성은 ‘대외기관 핵심인사’들을 한사람씩 파악해 경력과 성향 분석 리스트를 만들었다.

리스트에 오른 ‘핵심인사’들엔 ‘합리적 업무 스타일, 온화한 인품, 소탈한 성격’ 등의 인물평이 기재돼 있다. 하지만 이렇게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평가만 적혀 있는게 아니다.

‘강압적 업무 추진, 직설적, 참고자료 욕심이 많아 과장급들이 백자료를 많이 준비해야 한다, 부내에서 주류 국장급 대상에서는 제외되는 인사, 보신주의 성향이다, 다소 권위적이며 전형적인 공무원 스타일이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이기적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정치적이며 언론플레이에 신경 쓴다, 후배직원들에게 모욕적 언사도 서슴치 않아 존경받지 못하는 인물, 사시 동기들 중 지검장 승진 대상 5순위 내 등 매우 구체적이고 부정적인 평가도 여럿 발견된다. 거의 사찰수준의 보고서인 것이다.

2017011901_02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주무국장, 가전/IT분야 주무 국장, 당사 UHDTV사업 연관성 큼, 당사 스마트TV사업 연관성 큼’ 등 삼성전자 제품이나 사업과 관련된 정부 부처의 부서들은 따로 명기해 놓기도 했다. 산업자원부의 한 국장에 대해서는 “4-5년전 친동생이 당사(삼성전자)의 홍보팀 경력이 있다”며 ‘핵심인사’ 주변의 특이 인물도 파악해 놨다.

공정거래위원회나 중소기업청의 최고위직 관료에 대해 ‘대기업 저승사자’라거나, ‘친중소기업 성향’이라고 평가한 부분도 눈에 띈다. 거대기업인 삼성전자 입장에서 이른바 ‘적군’을 따로 분류해 놓은 것이다. 정부고위 관료들이 골프를 치는지, 술이나 담배를 하는지, 종교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 놓거나 친한 지인들이 누구인지 파악해놓은 이유도 유사 시 원활하게 정부 고위 관료들을 접촉하기 위한 인맥관리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런 자료를 통해 자신들이 접근하기 편한 상대를 고르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의 한 국장에 대해서는 “기업보다는 공정위의 입장을 중시하는 편임”이라고 적어놓거나 “대기업 저승사자로 조사가 철저하고 깐깐하다”고 평했다. 하지만 다른 국장이나 과장에 대해서는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 “기업에 대해 합리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묘사해 놨다. 뭔가 대화가 통할 여지가 있다는 평가를 내부에서 공유한 것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일부 주요 보직 과장과 국장에 대해서는 “당사와도 오랫동안 우호적 관계 유지중”, 또는 “친 대기업 성향을 가졌음”이라고 명시했다. 삼성에 의해 이런 평가를 받은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삼성전자의 핵심사업부문들과 직접 연관을 맺고 있는 부서의 과장과 국장 급들이었다.

2017011901_03

삼성이 “친대기업 성향을 가졌음”이라고 명시한 산업통상자원부의 과장은 취재진에게 자신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업에게는 다 잘해준다”고 답변했다. 삼성 자료에 ”당사와도 오랫동안 우호적 관계 유지 중”이라고 묘사된 산업자원부의 국장급 고위 공무원은 자신은 특별히 삼성과 우호적 관계를 맺지 않았다며 삼성 문건에 기재된 내용을 부인했다.

삼성의 이 내부 자료를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제보한 삼성전자 전 대관업무 담당자는 10만여 명의 삼성전자 직원뿐만 아니라 수백 개에 이르는 삼성전자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인맥과 이 보고서의 공직자들을 매칭시킨다면 “삼성이 뚫지 못할 곳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삼성은 꾸준한 로비를 위해 관련 부처 과장 한 명만 바뀌어도 보고서를 ‘판갈이’하고 주요 내용은 모두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에 보고된다고 증언했다.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의 대관업무팀이 만든 이 내부 자료는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청, 관세청, 동반성장위 등 9개 정부기관과 유관단체들의 과장, 국장, 실장, 장관등 고위직 125명의 현황이 파악돼 있다.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의 대관업무팀 40여 명이 맡고 있는 정부 기관과 유관 단체들이 모두 9곳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내의 미래전략실이나 노출되지 않은 또 다른 조직, 그리고 삼성그룹 각 계열사들의 대관업무팀이 다른 정부 부처나 국회, 사법, 정보, 언론 기관 등을 이중 삼중으로 담당하면서 주요 인사들의 성향을 파악해 관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뉴스타파 취재진이 입수한 고위관료 성향 파악 리스트는 삼성그룹이 관리하는 전체 ‘대외기관 핵심인사’ 리스트 가운데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뉴스타파는 삼성전자가 왜 ‘대외기관 핵심인사” 리스트 등을 만들었는지 답변해주기를 요청했지만 삼성전자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취재:최경영
촬영:김기철,김수영
C.G:정동우,하난희
편집:윤석민

목, 2017/01/19- 17:52
432
0

뉴스타파에 삼성전자 대관( 對官)업무팀의 ‘대외기관 핵심인사 현황’ 등 내부 문서를 건넨 제보자는 삼성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삼성의 입김이 정부, 국회, 검찰, 법원, 언론 등 우리 사회 모든 곳에 미치지 않는 데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하기 위해 삼성은 막대한 돈과 시간, 인적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자신이 소속된 곳은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였지만 사실은 ‘상생’이 아니라 오직 ‘삼성’의 이익만을 위해 일했다는 사실에 그는 괴로웠다고 말했다.

실제 그가 제보한 ‘대외비’ 문서에는 ‘대관업무 기능강화’를 위해 “상생협력센터내 업무팀 통합에 따라 대관 업무기능을 효율적으로 재편, 운영”하겠다고 적혀있다. ”공정위와 국회는 업무팀으로 통합”하고 “산업부 관련 업무는 상생협력팀으로 통합한다”, 다만 “미래부, 방통위, 총리실의 규제개혁과 관련해서는 업무팀에 기능을 유지”시킨다는 내용도 있다.

제보자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삼성’후자’로 나뉜다고 한다. 이는 삼성 임직원들 사이에 흔히 통용되는 말이라고 한다. 삼성전자에 삼성의 모든 돈과 인적자원이 집중되어 있음을 상징하는 삼성그룹 내 속어다. 그는 삼성전자 내에서도 이른바 ‘본사’가 따로 있으며 대관업무는 이 ‘본사’업무에 속해 대관업무 담당자들을 뽑을 때는 사내에서 따로 시험까지 치른다고 증언했다. 실제 취재진이 확인한 대관업무 담당자들의 이전 경력도 본사에서 경리, 관세, 구매기획, 하도급 업무를 했던 사람부터 로스쿨 출신까지 다양했다. 취재진이 확보한 대관업무 담당자들의 경력서류를 보면 4개월짜리 신참부터 24년 동안 대관업무만 한 베테랑 부장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현 장관이 행정부 과장이던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대관업무 담당자도 있었다고 한다. 제보자의 증언이다.

가령 산업부의 그 때 윤상직 장관이 있을 때였거든요.윤상직 장관이 과장일때부터 명함을 돌리신 분이 제 상사로 계셨었어요.그 분이 힘들게 채널을 하나 여신 거거든요.그리고 어떻게 하냐면.계속 갑니다.3개월동안,계속 명함을 돌려요.그러면 정부에서도 어린 친구가 명함 돌리고 있으니까 한 번 와보라고 하겠죠.너 누구야.저 삼성전자에서 왔습니다.해서 친해지게 되거든요.그분이 과장,국장 되시고 결국에는 차관,장관까지 올라가게 되는 거잖아요.

취재진이 윤상직 의원(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확인한 결과 제보자의 말은 사실이었다. 윤 의원은 제보자의 상사와 오랜 지인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2017011902_01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전무였던 한 인사도 센터 내 대관업무팀 존재를 인정했다. 그렇다면 상생협력센터내의 대관업무 담당자들은 대체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다시 제보자의 말을 들어보자.

제일 중요한 것은 센싱이구요.센싱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은 제가 교육을 받아서 아는 내용이고요.그런 센싱하는 주요 사이트가 국회의안정보시스템입니다.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업무팀이랄지 대외업무를 하시는 분들이 정보들을 받아요.사람이 친해지다보면 보도가 되기 전에 미리 자료를 입수할 수 있습니다.그 담당자들이랑 친하기 때문에.그럼 그런 것들이 센싱인 거거든요.미리 대응을 할 수가 있는거죠.부고나 그런 것들을 보고 이제 정부기관의 (주요 인사) 친인척이 돌아가셨다고 하면은 가서 인사할 수는 있는거잖아요.

정부 관료나 국회의원실을 찾아가 정보를 수집하고, 그 사람들을 접촉하기 위해 부고 등의 기사가 나면 조의금을 전달하면서 안면을 텄다는 말이다.

대기업도 돈을 쓰고,사람을 쓰고 해서 얻는 정보들이잖아요.그래서 폐쇄된 정보긴 하지만.사람 고문해서 옛날에 김기춘…아 김기춘이라고 하면 안 되나.뭐 그런 것처럼.고문한게 아니라.잘 구슬려 가지고.돈도 주고.뭐 협박한 것도 아니고.

제보자는 삼성이 막대한 돈과 인적 자원을 동원해 삼성의 이익과 관련된 중요 정보들을 취합하는데 이 가운데 핵심 정보들은 모두 미래전략실로 보고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취합된 정보를 가지고 삼성이 목표로 했던 것은 결국 삼성에게 불리한 법안이나 정책을 무력화시키는 것, 또는 삼성에게 유리한 정책들을 입안시키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분(부장)이 이야기 하신 게 이제 상생협력센터인데,상생을 생각하면 안된다고.삼성을 위해서 생각해야지 기획이 나온다고.그런데 굉장히 쇼킹했는데.한 몇 개월 지나고 나니까 그게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어떤 기획을 하더라도.아,삼성을 위해서 해야하는구나.

삼성전자의 홈페이지를 보면 상생협력센터는 삼성전자가 중소기업 등과의 이른바 ‘상생경영’을 위해 세운 CEO 직속 조직이라고 설명돼 있지만 제보자에 의하면 직원 120여 명 가운데 40명 안팎이 대관업무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다 삼성전자의 수뇌부라고 할 수 있는 미래전략실에는 전략1, 2팀과 커뮤니케이션팀, 인사지원팀, 경영진단팀, 기획팀 등 6개 팀이 있다. 이 팀들은 팀장이 사장이나 부사장급이고, 각 팀장 밑에 보통 전무나 상무급만 서너 명이상 배치돼 있다.

2017011902_02

뉴스타파가 입수한 삼성전자의 조직도를 보면 삼성 미래전략실에는 거의 전담으로 배치된 법무팀이 따로 있었다. 이 곳에도 50-60 명의 변호사들이 포진해 있다고 한다. 이는 삼성전자 법무실과는 별도의 조직이다. 제보자는 자신이 소속돼 있던 상생협력센터 내의 대관업무팀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업무팀들이 삼성 계열사 별로 따로 있다고 증언했다. 결국 상무급 이상만 수십 명이라는 삼성전자의 미래전략실, 상생협력센터의 대관업무팀, 그리고 각 계열사 별로 별도로 존재하는 대관업무팀, 때때로 대관업무를 보조하는 전 계열사의 홍보팀 등을 모두 감안하면 삼성에서 정부와 국회 등 외부 기관을 상대로 사실상의 로비를 하고 있는 임직원은 최대 천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 기업 집단이 이처럼 거대한 로비조직을 운영한다면 정부나 국회 등의 공적 기관이 공정한 시장 경제를 중재, 관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제보자 역시 그 부분을 가장 우려했다.

정직하게 플레이하시는 분들이 제대로 리워드(보상)를 못받으시는 것 같더라구요.한국사회 자체가.그래서 상대방이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알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거기서 제가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게 법안도 건드릴수있다.대기업이… 정상적이 아닌 플레이를 한다는 것 자체가.그 사람(이재용)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그런 인식들이 좀 바뀌어야 하고…


취재:최경영
촬영:김기철,김수영
C.G:정동우,하난희
편집:윤석민

목, 2017/01/19- 17:50
515
0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은 1938년 대구 수동에서 삼성상회를 설립해 무역업을 시작했다. 사업을 확장해 가던 그는 1961년 5.16쿠데타 직후 ‘부정축재자 1호’로 지목된다. 하지만 박정희와 만나 군부 세력에 적극 협조를 약속한 뒤 감옥행을 면한다. 1966년에는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서울지검에 소환돼 계획적 밀수로 폭리를 취하고 정치자금을 조성했단 혐의 등을 받았지만 법적 책임은 이병철 회장 대신 삼성의 부하 직원이 졌다.

그의 대를 이은 이건희 회장도 군사독재정권 기간 삼성을 급성장시킨다. 때로는 세금포탈 혐의로, 때로는 불법 정치자금 제공이나 비자금 조성, 로비 의혹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그가 구속 수사를 받거나 감옥에 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삼성 재벌 3세 이재용 부회장 역시 이번에 구속을 면했다.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 일가에게 수백억 원 대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19일 새벽 이를 기각한 것이다.

3대에 걸쳐 대물림되고 있는 삼성가의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역사. 그리고 3대에 이르도록 단 한번도 삼성재벌 총수를 법의 심판대에 제대로 세워보지 못한 사법 시스템, 대한민국의 법은 과연 언제 ‘법 위의 삼성’ 신화를 깰 수 있을까?


리서치,구성:이보람
편집:박서영

목, 2017/01/19- 17:46
302
0

지난해 11월 출범한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특위가 지난 9일 7차 청문회를 마지막으로 공식 활동을 종료하며 6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특위는 활동을 종료하며 10명의 증인을 위증혐의로 고발했고, 35명의 청문회 불출석 증인에 대해서는 국회모욕죄로 고발했다. 뉴스타파는 이들 35명의 증인에 대한 불출석 사유서를 전수 입수해 증인들이 어떤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했는지를 분석했다.

사유서 제출하지 않은 무단 불출석 7명

청문회 불출석 증인 중 국조특위에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불출석한 증인은 7명이다. 정윤회 전 박근혜 의원 비서실장은 12월 15일 4차 청문회에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의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했다.  윤후정 전 이화여대 명예총장도 12월 15일 4차 청문회에 정유라 부정입학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무단 불출석 했다. 김영석 전 미르재단 이사,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도 같은 날 열린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을 명령 받았지만, 무단 불출석했다.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12월 22일 열린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무단 불출석했다. 고 전 이사는 3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이 태블릿을 사용할 줄 모른다’는 증언으로 위증 논란이 있어 5차 청문회에 재차 증인으로 선정됐다.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각각 두 차례의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불출석했다.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은 국정농단의 핵심증거인 ‘최순실의 태블릿 피씨’의 실제 개통자로 알려진 인물로 12월 15일 4차 청문회와 1월 9일 7차 청문회에 증인 채택됐지만, 무단 불출석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도 최순실의 금융계 인사개입 등의 이유로 12월 7일 2차 청문회와 12월 22일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무단 불출석했다.

암투병, 스트레스 등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17명

건강 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증인 16명으로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 한일 전 서울경찰청 경위, 류철균 전 이화여대 교수,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최순득 씨,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박원오 전 승마국가대표 감독,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정송주 대통령미용사, 정매주 대통령분장사,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 최순실 씨였다.

이들 중 최순실 씨는 12월 7일 열린 2차 청문회에 불출석하며 공황장애가 있고 건강이 좋지 않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12월 22일 열린 5차 청문회에서도 최 씨는 구속 수감 등으로 인해 심신이 피폐해져 출석이 불가능하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12월 26일 열린 구치소 청문회장에서 최순실 씨를 만난 국조특위 위원들은 최 씨의 상태가 청문회에 불출석할 만큼 심각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최 씨는 자신의 재판에는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고 지난 1월 16일에는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기도 했다.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녹내장 수술 후유증 등 정신적 신체적인 건강 악화를 이유로 7차 청문회에 출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전 총장은 진단서까지 첨부하며 정신과 치료 중이며, 한 달간 감기에 걸렸다는 점과 목의 통증으로 약에 의존하고 있고 우울증까지 걸렸다며 청문회장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다고 사유를 밝혔다.

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도 유방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이유로 지난 9일 청문회에 불출석하며 진단서까지 제출했다. 그러나 특검은 지난 14일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 학사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 전 학장의 죄질이 무겁고 수감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의 정유라 특혜 지원 지원의 중간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박원오 전 승마국가대표 감독도 후두암 재수술을 이유로 모두 세차례, 1차, 5차, 7차 청문회에 불출석 했다. 특히, 박 전 감독은 출석이 예정된 1차 청문회 하루 전인 12월 5일, 후두암 재수술을 실시해야 하고 이후 2주간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서까지 제출했다. 이에 특위는 박 전 감독에게 그로부터 2주 후인 12월 22일 5차 청문회에 재출석해 증언할 것을 요구했으나 박 전 감독은 재차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와 수술 후유증으로 3개월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첨부하며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위는 지난 1월 9일 열린 7차 청문회에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박 전 감독은 사유서를 통해 수술부위 염증이 재발했다며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과 수사에 영향을 받아 불출석 10명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출석해 증언할 수 없다는 사유를 든 증인은 모두 10명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증인들이 대부분이었다.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 씨를 비롯해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안봉근 전 비서관, 윤전추 행정관, 이영선 행정관, 우병우 전 민정수석으로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이번 국정농단의 핵심인물들로 분류돼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 중에는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과 한일 전 서울경찰청 경위도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청와대 문건 외부유출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극심한 고초를 겪은 인물들이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학사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류철균 교수는 12월 15일 열린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자신에 대해 수사의뢰된 상황으로 출석이 불가능하다’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후 류 전 교수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정유라에게 이화여대 학사특혜를 준 혐의로 지난 3일 새벽 구속됐다.

윤전추 행정관과 이영선 행정관은 증인으로 채택된 3차례 국회 청문회에는 특검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모두 불출석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에는 1월 5일과 12일 각각 출석해 증언한 바 있다. 특히 이들은 현직 청와대 행정관으로 12월 7일 열린 2차 청문회에 불출석하며 제출한 사유서의 내용이 동일해 청문위원들로부터 청와대의 압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정호성 전 비서관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며 대통령 핵심 보좌 세력으로 알려져있지만, 재판과 수사에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어 출석할 수 없다고 사유서를 통해 밝혔다. 특히 안봉근 전 비서관은 이 외에도 자신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며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딸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이유도 불출석 사유로 들었다.

유치원 상담, 승마 레슨 때문에 출석 불가? 각양각색 불출석 사유

이들 외에도 베트남에서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순득 씨의 아들 장승호 씨는 12월 7일 2차 청문회에 출석해 베트남 대사 임명에 대해 비선실세의 입김이 작용했는지에 증언할 것을 요청받았지만, 운영 중인 베트남 유치원의 학부모 미팅이 잡혀있고 일정 변경이 어렵다며 출석하지 않았다. 12월 22일 열린 5차 청문회에는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고 무단 불출석했다.

전 승마 국가대표 감독인 박재홍 씨는 12월 15일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받았지만, 예정된 승마 레슨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또 실제 거주지는 광주광역시라며 서울과 거리가 멀어 왕복에 어려움이 많다는 이유도 사유서에 덧붙였다.

한용걸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도 12월 15일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4년 정윤회 문건 보도 당시의 상황에 대해 증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유서를 제출해 ‘출석해 발언할 경우 취재정보가 유출돼 언론 자유의 심각한 훼손이 우려된다’고 불출석 이유를 밝혔다가 고발됐다. K스포츠재단의 초대 이사장인 정동구 전 이사장도 재단 설립과 자금 출연 배경에 대해 12월 15일 4차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는 사유서를 통해 예정되어있던 아프리카 우간다 출장으로 출석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지만, 특위는 정 전 이사장도 고발했다.

이 외 조여옥 전 대통령실 간호장교와 추명호 국가정보원 국장도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국조특위는 이들을 국회모욕죄로 고발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물론 억울한 증인들이 있을 수 있지만,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국회를 모욕한 사람은 고발을 하자는 취지로 고발을 의결한 것”이라며 “추후 청문회 제도 개선을 통해 불출석한 증인들에 대해서는 더 큰 처벌이 이뤄지도록 해야 국회의 국정조사가 바로 설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국회 국조특위로부터 입수한 35명의 불출석 사유서를 모두 입수해 이들이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이유와 불출석한 사유를 공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70120_banner


취재 : 송원근, 이유정, 박중석
영상 : 김기철, 김수영
개발 : 김슬
디자인 : 하난희

금, 2017/01/20- 15:37
607
0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조특위가 마무리됐다. 2번의 기관보고와 7번의 청문회가 진행됐다. 국조특위는 증인 10명을 위증혐의로 고발했고 35명은 불출석 혐의와 국회모욕죄 혐의로 고발을 의결했다.

뉴스타파는 증인 10명이 어떤 위증을 했는지, 또 어떻게 위증이 드러났는지 증인별로 정리했다. 또 청문회에 나오지 않은 증인 35명의 불출석 이유가 합당한 것인지 이들이 국회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를 전수 입수해 공개한다.

2017011803_title

취재 송원근, 이유정
영상 김기철, 김수영
개발 김슬
디자인 하난희

금, 2017/01/20- 15:27
355
0

이인성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교수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구속 영장 실질 심사가 오늘(20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교수가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학점을 주기 위해 자신의 제자 강사에게 정 씨의 수업 과제물을 대신 작성하게 하고, 교육부 감사에 앞서 제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은폐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새롭게 확인됐다.

이인성 교수는 앞서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정유라 씨 학점 특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교육부 감사와 특검 수사를 통해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를 은폐하기 위해 제자들과 교육부 감사를 앞두고 사전 모의했던 정황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뉴스타파 보도에 “특혜 없다”던 이인성 교수 구속영장

뉴스타파는 지난해 10월,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가 자신이 담당하는 ‘글로벌 융합 문화체험 및 디자인연구’라는 2016년 여름 계절학기 수업에서 정유라 씨가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2학점을 주고, 해외실습에서 다른 학생들(2인실)과 달리 1인실 숙소를 제공하는 등 귀빈 대접을 했다고 처음 보도했다.(관련기사 : 최순실 딸, 이화여대서 귀빈 대우…학점도 특혜 의혹)

이에 대해 이인성 교수는 물론 이화여대 측은 뉴스타파에 “정유라가 독일 경기 일정으로 전체 수업에 참여하지는 못 했으나, 2/3이상의 수업에 참여했으며 사후 교과목 이수를 위한 자료를 제출하고 정당하게 학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화여대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학점특혜 의혹을 제기한 뉴스타파 측에 정정보도를 요청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 이인성 교수는 지난해 10월 뉴스타파의 학점 특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서면으로 반박하면서도 직접 만나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자 답변을 회피했다

이인성 교수가 20일 영장 실질 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인성 교수가 20일 영장 실질 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제자 강사에게 “정유라 과제물 대신 그려라”… 류철균 교수와 같은 수법

그러나 뉴스타파가 제기했던 학점 특혜 의혹은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특별감사에서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더해 이인성 교수가 학점 부여의 근거로 국회에 제출한 정유라 씨의 과제물이 조작된 것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교육부 감사를 실시했던 교육부 관계자는 “이인성 교수가 정유라가 제출한 과제물은 정유라가 기성복을 입고 있는 사진과 악세사리, 의상 일러스트 등이 있는데, 정 씨의 기성복 사진 말고는 모두 이인성 교수 본인이 대신 꾸며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 이인성 교수가 자신의 제자 강사에게 시켜 대신 그리게 한 일러스트 과제물과 이인성 교수가 자신의 것을 대신 찍어 제출한 악세사리 과제물. (자료제공 :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 이인성 교수가 자신의 제자 강사에게 시켜 대신 그리게 한 일러스트 과제물과 이인성 교수가 자신의 것을 대신 찍어 제출한 악세사리 과제물. (자료제공 :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그런데 뉴스타파 취재결과, 이인성 교수가 정 씨 대신 제출했다고 밝힌 과제물 가운데 의상 그림은 이 교수가 자신의 제자였던 강사들에게 지시해 그리도록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구속된 류철균 융합콘텐츠학과 교수가 자신의 조교를 시켜 정유라의 시험지 답안을 대신 작성하게 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과제물을 조작한 것이다.

이화여대와 검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의류산업학과 A겸임교수는 이인성 교수의 지시로 정 씨의 의상그림을 대신 그렸다. A교수는 자신이 담당하는 2016년 1학기와 계절학기 수업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기초의류학’ 수업에서 출석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정 씨에게 각각 3학점과 2학점 등 총 5학점을 부여해 학점 특혜 의혹을 받은 인물이다.

특검은 A교수가 이인성 교수의 지시로 정 씨에게 학점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화여대 한 관계자는 “학점 특혜 의혹에 연루된 A교수는 지도교수였던 이인성 교수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지시에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 감사 앞두고 “정유라가 과제 했다고 해라” 사전 모의

이인성 교수가 지난해 11월, 교육부 특별감사를 앞두고 자신의 제자 강사들을 따로 소집해 거짓 답변을 지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교육부 감사에서 학점특혜를 준 사실이 들통날 것에 대비해 “정유라가 직접 과제를 했다”는 식의 답변을 하라고 제자 강사들에게 지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교육부가 관련 질문을 하면, 정 씨의 과제물을 해외 택배를 통해 받았고 증거물은 버렸다는 식의 답변을 하라거나, 교육부 감사는 강제력이 없으므로 굳이 조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조언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탓인지 교육부 감사에서 실제 A교수는 교육부가 수 차례 조사를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A교수에게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거듭 요구했으나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A교수는 검찰 조사에는 출석해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사실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성 교수는 이뿐만 아니라 정유라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대가로 교육부로부터 연구비 55억 원을 부당하게 수주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교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오늘 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검은 정유라 씨에 대한 입학과 학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화여대 류철균 융합콘텐츠학과 교수를 구속 기소 했으며, 학점 특혜 주모자로 김경숙 학장을, 입학비리와 관련해서는 남궁곤 입학처장을 구속 수사 중이다. 특검은 이인성 교수에 이어 최경희 총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금, 2017/01/20- 18:05
497
0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7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이로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10명의 증인이 특위로부터 위증으로 고발 조치를 당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출범한 특위는 지난 15일 활동을 종료하기까지 2달 동안 7번의 청문회와 2번의 현장조사, 2번의 기관보고를 진행했다. 하지만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골머리를 앓는가 하면 출석한 증인들마저도 시종 모르쇠와 부인으로 일관해 진상규명에 난항을 겪었다.

청문회장에서 딱 걸린 증인들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로 17일 피의자로 특검에 소환된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모두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모르쇠로 일관하다 증언을 번복한 바 있다.

조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문체부 국정감사와 11월 국조특위 1차 기관보고 때 줄곧 블랙리스트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모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열린 7차 청문회에서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계속 추궁하자 결국 “예술인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했다.

김 전 실장도 지난해 12월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최순실 씨를 모른다고 계속 부인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을 공개하자 돌연 말을 바꿨다. 영상에는 당시 박근혜 캠프 법률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 전 실장이 최 씨와 관련된 의혹이 언급되는 현장에 참석해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김 전 실장은 “최순실이란 이름은 이제 보니까 내가 못 들었다고 말할 순 없다”며 말을 바꿨다.

특검 칼날에 줄줄이 구속

지난해 11월 1차 기관보고 때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는 과정에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전 장관은 이후 특검 조사에서 국민연금에 찬성을 종용한 사실을 자백했다. 특검은 지난 16일 문 전 장관을 구속기소 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2월 4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블랙리스트 존재와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11월 1차 기관보고 때 출석한 정 전 차관도 마찬가지다.

청문회 때 정유라 씨의 부정 입학에 관여한 적 없다고 부인한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도 구속됐다. 정 씨의 입학과 학사 특혜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도 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전부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구속됐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2월 열린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최순실과 정유라 그리고 삼성의 관계에 대해 “몰랐다,” “보고받지 못했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국조특위가 고발 조치한 10명의 증인들이 청문회 당시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어떻게 탄로 났는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70120_link


취재: 이유정, 송원근, 박중석
영상: 김기철, 김수영
편집: 정지성
개발: 김슬
디자인: 하난희

금, 2017/01/20- 15:56
483
0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됐다. 두 사람의 구속으로 블랙리스트 수사는 큰 고비를 넘게 됐다. 이제 특검 수사는 박근혜 대통령 관여 여부에 집중될 예정이다.

성창호(사법연수원 25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새벽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두 사람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국회에서의 거짓 증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20170121_01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는 ‘대통령 뇌물죄’과 함께 박영수 특검 수사의 한 날개다. 특검은 대통령의 비선 실세 지원을 뇌물죄로, 블랙리스트 작성과 지시는 민주주의를 거스르는 헌법위반 문제로 보고 있다. 특검의 이규철 특검보는 “고위공무원들의 문화계 지원 배제 시행 행위가 국민의 사상 및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명단 작성 및 시행 관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검은 이 리스트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김 전 실장의 지시로 당시 조윤선 정무수석이 주도해 작성됐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과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 산하 기관으로 이어져 실행된 것으로 파악했다. 그동안 특검은 이 리스트 서류와 문체부 직원의 진술 등 여러 증거를 확보해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한 바 있다.

두 사람의 구속 영장 발부로 특검의 ‘반헌법적 법치 농단’ 수사는 힘을 받게 됐다. 이미 특검은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을 확보해, 보수단체들이 박근혜 대통령 풍자 그림을 그린 홍성담 화백을 고발하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을 확보했다. 이번 수사는 청와대의 세월호 침몰사고 수사 개입,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를 동원한 관제 집회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박근혜 떠받쳐 온 중심축 붕괴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의 중심축이었다. 그는 검찰 등 사정 라인을 손아귀에 넣고 ‘종북 좌파 척결’이란 명분을 앞세워 국정을 쥐락펴락했다. ‘문화계 지원 배제 목록’은 그가 국정을 농단한 방식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남긴 업무일지 첫페이지에는 김 전 실장이 주문한 것으로 보이는 지시사항이 들어 있다. 김 전 실장이 어떤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념대결 속에서 生活(생활)-갈등 속에서 전사적 자세 지니도록. 헌법가치 수호, 선진국가 건설, 가치중립적 타협, 화합은 없다. 시장 vs. 사회 (중략)-회색지대 無(무). 강철 같은 의지로 대통령, 대한민국 보위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 2014년 6월 14일

김기춘 박근혜

김 전 실장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은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전 실장은 고등고시에 합격한 뒤인 1963년, 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꾼 ‘5·16장학회’ 장학금을 받았다. ‘박정희, 육영수’의 이름을 딴 재단의 돈이었다. 검사가 된 이후엔 유신헌법 기초작업에 참여했으며,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사건의 범인인 문세광에 대한 수사를 맡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어머니의 원수를 갚아준 사람인 것이다. 박 대통령은 김 전 실장을 “드물게 보는, 사심 없는 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장면마다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인 것이 1975년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 재직시 발표한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이다. 이 사건은 유신시대를 대표하는 공안 사건으로 지난 2015년 진행된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25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가 난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도 김 전 실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 만들어졌다.

간첩조작, 초원복국집, 블랙리스트…그리고 구속

법무부 장관 퇴임 후 두 달 뒤엔 일명 ‘초원복국집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1992년 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두고 김 전 실장은 부산시장, 부산경찰청장 등 기관장들을 부른 자리에서  “우리가 남이가”를 외쳐 지역감정을 부추겼다. 이 사건으로 그는 선거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그는 이 발언이 새어나간 경로를 추적해 사건을 도청 문제로 전환시켰고, 위헌소송을 이끌어내 결국 자신의 기소를 취하하게 만들었다. 법을 피해 다니는  ‘법꾸라지’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후 내리 세 번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5월부터 2015년 2월까지 1년 6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기춘대원군’, ‘왕실장’ 등의 별명을 얻으며 권력 실세임을 과시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과거의 일에 대해선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고, 이번 국정 농단 사건에서도 자신의 개입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순실 씨를 중심으로 한 수사만으로는 박근혜 정부 ‘적폐’의 한쪽 면밖에 볼 수 없다. 특검이 수사 초기부터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에 집중한 이유다. 블랙리스트 문제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회 탄핵 소추위원단도 탄핵 사유에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를 추가하는 방안을 이미 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탄핵사유를 추가하려면 국회 본회의 의결이 필요해 일단은 탄핵소추안 참고사항으로 기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토, 2017/01/21- 12:53
549
0

이인성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교수가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과제물을 대신 만들어 학점 특혜를 주는 등 업무방해 혐의로 21일 구속된 가운데, 정 씨가 제출한 과제물이라고 했던 것 가운데 일부는 다른 학생이 제출했던 과제물을 이 교수가 그대로 도용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image02

의류산업학과 학생 과제물 도용해 정유라 과제물로 둔갑시켜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 A씨는 21일 “이인성 교수가 정유라 것이라며 제출한 액세서리 과제물은 나의 것을 그대로 도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뉴스타파가 보도한 기사를 보고 자신의 과제물이 도용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취재진에게 한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이 교수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유라 씨의 과제물로 제출했던 액세서리 사진과 동일한 것이다.

※관련기사 : ‘정유라 과제 대리작성’ 감사 앞두고 은폐 ‘사전모의’

▲ 왼쪽은 이인성 교수의 계절학기 수업을 들었던 의류산업학과 A씨가 이 교수에게 사전 평가 과제물로 제출했던 액세서리 사진. 오른쪽은 이 교수가 국회에 제출한 정유라 씨의 과제물. 사진은 같은데 리포트 우측 상단의 학과와 학생이름이 다르다. 최 씨의 과제물을 복사해 그대로 정 씨의 과제물로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 왼쪽은 이인성 교수의 계절학기 수업을 들었던 의류산업학과 A씨가 이 교수에게 사전 평가 과제물로 제출했던 액세서리 사진. 오른쪽은 이 교수가 국회에 제출한 정유라 씨의 과제물. 사진은 같은데 리포트 우측 상단의 학과와 학생이름이 다르다. 최 씨의 과제물을 복사해 그대로 정 씨의 과제물로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정 씨 과제물이라고 나온 사진은 지난 여름 계절학기 수업에서 (패션쇼) 의상과 함께 착용할 액세서리 몇 가지를 사진으로 찍어 교수님께 컨펌을 받는 과정에서 제출한 사전 평가 자료”라며 “사진에 나온 액세서리 모두 내가 소장하고 있는 것이고 과제를 위해 내가 직접 촬영한 것이다. 정유라 과제물을 급하게 만들면서 내가 제출한 사진을 그대로 복사한 것 같다.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대리 과제물 문제가 된 이인성 교수의 2016년 여름 계절학기 수업 ‘글로벌 융합 문화체험 및 디자인연구’는 학생들이 졸업 작품 의상을 만들어 중국에서 패션쇼를 여는 것이 핵심이다. 이 교수는 패션쇼에서 작품의상에 착용할 액세서리를 사전 과제물로 제출하라고 학생들에게 요구했다. 액세서리 사진은 이 수업에서 반드시 제출해야 학점을 받을 수 있는 사전평가 과제물이었다.

국회에 거짓자료 제출, 교육부 감사서도 ‘거짓말’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교수는 교육부 감사에서 정유라 과제물에 대한 추궁이 이어지자, 정 씨의 액세서리 사진에 대해 자신의 것을 촬영해서 대신 제출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 역시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앞서 뉴스타파는 계절학기 수업의 또 다른 과제물이었던 의상 일러스트는 이 교수가 제자 강사에게 지시해 대신 그리게 한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이 교수는 즉, 정 씨의 학점특혜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자신의 학과 학생의 과제물을 도용하는가 하면, 제자 강사를 시켜 정 씨의 과제물을 대리 작성해 국회에 제출했던 것이다.

과제물 도용 사실을 전한 A씨는 “이인성 교수님은 취업때문에 인턴을 하는 와중에도 사전평가에 무조건 와야한다고 할 정도로 엄격했다. 때문에 교수님께 사정 사정해서 과제물로 대체하고 회사를 나간 친구도 있었고, 대부분 졸업의상 제작부터 중국 패션쇼 참여, 사후 레포트까지 제출하고 힘들게 학점을 이수했다”며 수강 당시의 기억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류산업학과 학생들에게는 그렇게 깐깐했던 교수님이 타과생인 정 씨에게는 수업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학점을 주고, 심지어 과제물까지 나의 것을 도용해서 만들어줬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며 “주변의 친구들은 이 교수의 구속 소식에 ‘권선징악’이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취재: 홍여진

토, 2017/01/21- 16:43
375
0

20170121_001

설 명절을 앞둔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13차 촛불집회가 서울과 부산 등 전국 40여 곳에서 열렸다.

서울 광화문에는 눈발이 휘날리는 강추위 속에서도 32만 명이 참가하는 등 전국적으로 35만여 명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고 박근혜 퇴진 비상국민행동 측이 밝혔다.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지난 19일 새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것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강하게 터져 나왔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연사로 나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어도 재벌이 그대로면 헬조선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재벌총수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주문했다.

20170121_002

참가 시민들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은 정경유착의 한 축인 재벌이라며 법원이 이재용을 비롯한 재벌 총수들을 즉각 구속해야 한다고 외쳤다.

6시부터 시작된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청와대와 헌재로 향하는 기존 행진 외에 태평로 삼성본 건물과 롯데백화점, SK빌딩이 있는 도심을 행진하며 “재벌도 공범이다”, “이재용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근혜 퇴진 범국민행동 측은 설날인 다음 주 토요일엔 공식적인 촛불집회를 쉬고 2월에 다시 이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오후 2시에는 서울 대한문 앞에서는 약 3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보수단체의 맞불집회가 열려 특검을 규탄하고 헌재에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취재: 오대양

영상취재:김기철

편집:정지성

토, 2017/01/21- 23:02
368
0

청와대가 한국자유총연맹을 통해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와 유가족들의 활동을 무력화시키려 한 사실이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특조위 활동이 진행중이던 2015년  11월, 허현준 청와대 행정관과 자유총연맹 핵심관계자가 주고 받은 관련 문자메시지 내용을 입수했다. 허 행정관은 특조위와 유가족에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영상을 자유총연맹 측에 전달하고 이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 행정관이 자유총연맹 관계자 김 모 씨에게 문제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은 지난 2015년 11월 24일. 특조위가 이른바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조사에 나설지 여부에 여론의 관심이 모아지던 시기였다.

20170123_001_2

2015년 11월 23일 세월호 특조위 전원위원회

당시 정부여당은 특조위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청와대를 조사하려 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해수부가 작성한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방안’이 드러나며 정부가 조직적으로 특조위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허 행정관이 자유총연맹 측에 전달한 영상은 그해 11월 6일 안산 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416 진상규명의 길을 묻다’ 토론회에서 촬영된 유가족 홍 모 씨의 발언이었다. 발언자로 나선 홍 씨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방기하고 국정교과서를 강행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광화문 네거리에서 사지를 묶어서 능지처참을 당해야 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역사 앞에서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알아야 한다.  (중략) 세월호 참사 이후 2년이 채 안 됐는데 정부는 이제 역사교과서로 국민을 죽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차라리 가만히나 있던지 왜 들쑤셔서 죽은 귀신을 왜 불러내나. 자기 아버지 치부를 들어내서 부관참시를 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홍 모씨)

뉴스타파가 입수한 문자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허 행정관은 이 같은 홍 씨의 발언을 대통령에 대한 ‘모독발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홍 씨의 발언이 담긴 영상을 특조위 내부의 누군가로부터 받았다며 이 내용을 활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허 행정관은 영상을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점과 그 해결책까지 일러주는가 하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자료를 활용할 지, 출처를 어디로 할 지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려줬다.

“보내드린 영상은 특조위에서 보내준 영상이라 당장은 사용하지 마시고, 월화쯤 공개를 추진하려 하는데 그후 사용해 주십시오. 다만 내용은 이미 공개됐으니 텍스트로 활용해 주십시오.”(허현준 행정관 / 2015년 11월 20일)

“세월호특조위 유가족 홍ㅇㅇ씨의 모독발언은 어제 mbc보도와 하태경 의원 영상 공개로 해지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공개, 활용하셔도 됩니다.(출처는 하태경 의원)”

“변호사 자문에 의하면, 홍ㅇㅇ씨는 모자이크 처리해야 민사문제를 피할 수 있다는군요.”

(허현준/ 2015년 11월 24일)

특조위는 자체 조사를 통해 이 영상을 하태경 의원 측에 제공한 사람이 당시 특조위 부위원장(여당 추천)이었던 이헌 씨였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2월 특조위원직을 사퇴한 이 씨는 5개월 후 대한법률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청와대가 당시 세월호 유가족의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적나라한 내용도 포함됐다.

“공직자(차관급)인 세월호특조위 박종운 위원이 홍씨의 대통령에 대한 극악 발언에 동조하며 박수치는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허현준 행정관/2015년 11월 24일)

실제 자유총연맹은 이같은 청와대의 주문에 맞춰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총연맹은 허 행정관의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지 이틀만에 특조위를 해체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성명 내용에는 유가족 홍 씨의 발언 내용이 그대로 인용됐다. 영상의 내용을 글로 다뤄 달라는 허 행정관의 요구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자유총연맹이 세월호 특조위와 유가족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의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 당시의 성명이 유일하다.

“박근혜 대통령을 능지처참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관참시를 당해야 한다는 세월호 유가족의 발언에 손뼉을 치며 동조하는 태도를 보인 것에 크게 개탄하며, 이같은 국가원수 모욕 행위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위원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자유총연맹 성명서 / 2015년 11월 26일)

청와대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이 흘러가도록 자유총연맹을 적극 활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특조위에 대한 대응 주문이 나온 지 일주일 후, 허 행정관은 자유총연맹에 새로운 내용의 주문사항을 전달한다. 앞으로는 노동 등 4대개혁 입법 등 경제관련 이슈에 집중해 달라는 내용이다. 자유총연맹이 기획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할 장소가 결정되면 알려달라는 요청도 포함됐다.

“지금 핵심 쟁점은 노동 등 4대 개혁, 경제활성화법, FTA입법 사안이니 정기국회 기간에는 여기에 초점을 맞춰 같이 하자고 (회원들에게 얘기)하면 좋겠습니다.” (허현준 행정관 / 2015년 11월 26일)

실제 자유총연맹은 허 행정관의 문자가 전달된 11월 26일 기점으로 이전까지 집중하던 국정교과서 문제나 세월호와 관련된 활동을 접고 청와대발 경제입법 관련 활동에 집중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해 9월부터 10여 개의 성명을 발표하며 국정교과서 도입을 촉구했던 자유총연맹은 허 행정관의 문자메시지가 전달된 이후 경제 관련 입법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놓기 시작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자유총연맹의 활동이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단 첨부/ “2015년 9~12월 자유총연맹 발표 성명 목록” )

자유총연맹 내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그 동안 자유총연맹이 친박조직이나 새누리당의 이중대처럼 행동해온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며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도록 내부의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VIP 뜻이니 사무총장 받아라”

민간단체인 자유총연맹 인사에 청와대와 정부가 깊숙이 개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자유총연맹의 한 핵심인사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015년 2월 행정자치부의 고위관료가 ‘대통령과 청와대의 뜻’이라며 특정인을 사무총장에 임명할 것을 종용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 당시 행자부가 추천한 인사는 같은해  6월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허 총재가 당선되고 두 달쯤 됐을 때였다. 사무총장 등 인선을 하고 있을 때인데, 당시 행안부 국장이던 김성렬(현 차관)이 허 총재를 찾아와 윤 모 씨를 거론하며 사무총장에 임명하도록 강요했다. 김 차관은 ‘VIP 뜻이다. 거스르지 마라’고 엄포도 놓았다. 허 총재는 윤 씨를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20170123_002

이런 사실은 2016년 3월 허준영 전 총재가 자유총연맹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행정자치부 장관과 청와대 등에 보낸 항의문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그동안 저는) 행자부와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계속해서 협조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사무총장 인사권이 저에게 완전하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자부의 요청대로 일면도 없고 그 자격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던 윤OO을 사무총장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제 공직생활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인사권을 포기한 것이었습니다.”

(허준영 전 회장 항의문 중 / 2016년 3월)

허 전 회장은 최근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자유총연맹 회장을 지낸 본인이 직접 연맹의 문제를 언론에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청와대와 행자부의 인사권 관여, 세월호 문제 등 각종 정부 현안에 자유총연맹이 동원된 것은 모두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요청 관련 자유총연맹 성명서 (2015.9.9~2015.12.8) >

국회는 노동개혁법 등 민생법안을 즉각 통과시켜라 2015-12-08

민생경제 외면하는 국회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 및 100만인 서명운동”2015-12-01

청년실업 해소, 한국자유총연맹이 앞장선다!” 2015-11-30

민생경제 외면하는 국회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 및 100만인 서명운동”2015-11-27

민생경제 외면하는 국회는 각성하라! 2015-11-27

▷ 허현준 행정관 ‘경제활성화법’ 관련 문자메시지 발송 2015-11-26

세월호특위 차라리 해체가 낫다 2015-11-26

▷ 허현준 행정관 ‘세월호 유가족 영상’ 관련 문자메시지 발송 2015-11-20

강원 홍천군지회 회장 이•취임식에서 “올바른 역사교육” 지지 결의 2015-11-17

하와이에서 ‘올바른 역사교육 지지’ 결의 2015-11-12

한국자유총연맹 미주지부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합니다! 2015-11-11

알래스카 지부결성식에서 ‘올바른 역사교육 지지’ 결의 2015-11-09

미주지역 회장단, 올바른 역사교육 지지 결의 2015-11-05

전국 읍‧면‧동 분회회장 협의회장도 올바른 역사교육 결의 2015-11-05

한국자유총연맹은 왜 ‘올바른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가? 2015-11-02

경남 하동군지회 회장 이•취임식에서 “올바른 역사교육” 지지 결의 2015-10-30

서울시지부 회원 2천명, 관악산에서‘올바른 역사교육 지지’결의 2015-10-28

서울시지부 회원 2천명, 관악산에서‘올바른 역사교육 지지’결의 다진다! 2015-10-27

한국자유총연맹, 전국 여성회 워크숍에서 ‘올바른 역사교육 지지’결의 2015-10-26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대국민 기자회견 2015-10-20

▷ 허현준 행정관 ‘국정교과서 홍보’ 관련 문자메시지 다수 발송 2015-10-20~2015-11-3

[논평] 朴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에 공감한다 2015-10-27

▷ 허현준 행정관 ‘대통령 국회연설 준비’ 관련 문자메시지 발송 2015-10-21


오대양, 한상진, 김성수

월, 2017/01/23- 19:00
471
0

2015년 10월, 이병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내 최대 보수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허준영 총재에게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를 지지하는 ‘관제 데모’를 지시, 요청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또 당시 국민소통비서관이던 정관주(구속) 씨도 같은 내용의 요청을 자유총연맹에 전달한 사실도 확인됐다. 청와대 지시를 받은 뒤 5일 후 자유총연맹은 전국 지부에서 500여 명을 동원, 서울 광화문에서 국정교과서 찬성 집회를 열었다. 자유총연맹 전현직 핵심 간부들은 최근 <뉴스타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2015년 10월 15일 허 총재가 전화와 문자로 이병기 실장의 요청을 받은 뒤, 전국 지부에 긴급 공문을 보내 사람들을 동원했다. 5일 간 준비해 청와대가 요청한 내용대로 관제데모에 나섰다. ”

(자유총연맹 핵심 임원 A 씨)

 

“이병기 실장이 허 총재에게 관제데모를 요청한 뒤, 정관주 국민소통비서관도 연락을 해 왔다. 청와대의 지시를 잘 따라 달라는 내용이었다.” (전 자유총연맹 핵심 임원 B씨)

이 전 실장으로부터 관제데모 부탁을 받은 허 전 총재도 뉴스타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식인터뷰가 아님을 전제로 “A 씨가 말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뉴스타파>는 또 같은 시기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소속 허현준 행정관이 자유총연맹 간부 B 씨에게 국정 교과서 지지 집회를 지시, 요청한 사실을 보여주는 문자메시지 일체를 확보했다.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기간은 2015년 10월 19일부터 같은 해 12월까지다. 입수한 문자메시지에는 국정교과서 찬성 관제데모를 청와대가 요청한 것 외에도, 어떤 내용으로 시위를 할 것인지, 어떤 식으로 행사를 진행할 것인지를 일일이 지시한 내용도 보인다.

자유총연맹에 문자로 관제데모를 지시한 허 행정관은 지난해 초 논란이 된 어버이연합 관제데모 의혹에도 등장했던 인물이다. 그는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 등을 통해 청와대 입맛에 맞는 관제데모를 벌여줄 것을 지시, 요청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정부정책자료 널리 알려달라”

2015년 10월 19일 허 행정관이 자유총연맹 인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보면, 다음날로 예정된 서울 광화문집회 상황을 체크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자유총연맹 집회가 청와대와 교감속에 진행돼 왔음을 알 수 있다.  

스크린샷 2017-01-23 오후 5.46.44

“연맹 기자회견 준비가 잘 되어가고 있습니다.(자유총연맹 간부)  

본부장님! 수고 많으십니다. 행사 후 언론보도 결과 취합해서 보내주시면 활용하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허현준 행정관)”

같은 해 10월 27일로 예정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앞두고 청와대가 자유총연맹 회원들을 국회로 동원한 사실도 문자메시지를 통해 확인됐다. 청와대가 대통령 시정연설에 보수단체 회원들을 조직적으로 불렀다는 의혹은 제기된 적이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수단체를 동원했는지는 확인된 바 없었다. 허 행정관과 자유총연맹은 대통령 시정연설을 앞두고 이런 내용의 문자를 주고 받았다.

“27일 오전 10시 국회 본관(본회의장) 시정연설. 경호 문제로 방청자 필요한 인적사항은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연락처입니다.(허현준 행정관/ 2015년 10월 21일)

관련건에 대해 (자유총연맹) 조직본부에 조치토록 지시했고, 인적사항 등에 대해서는 내일중으로 완료시키겠습니다. (자유총연맹 간부/ 2015년 10월 21일)

 

신원확인 등 사전 조치가 필요해서요. 내일 오전중으로 명단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허현준 행정관/ 2015년 10월 21일)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기 위해 대표적인 보수단체인 자유총연맹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여러 단서도 확인됐다. 먼저 허 행정관은 자유총연맹에 어떤 논리로 국정교과서 반대여론과 싸울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스크린샷 2017-01-23 오후 5.48.23

“교육부 홈페이지에 올바른 역사교과서 특별 홈피가 개통되어 있습니다. 정책설명자료와 홍보자료가 일부 게재되어 있고, 계속 업데이트를 하니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널리 알려주세요.” (허현준 행정관/ 2015년 10월 22일)

자유총연맹이 국정교과서 찬성을 위해 어떤 행사에서 어떤 발언을 하고, 어떤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할 것인지를 청와대에 보고하고, 청와대의 요청과 지시를 전달받은 내용도 확인됐다. 허 행정관이 자유총연맹에 보낸 문자를 보면, 당시 청와대가 국정교과서를 관철하는 문제를 사실상 친북, 반대한민국 세력과의 전쟁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다수 역사학자와 교사들이 반대하고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국정교과서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던 상황에서도 청와대가 친북과의 전쟁이란 명분으로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였음이 드러난 대목이어서 충격을 준다.

“교과서관련 추가 행사

경기도지부 한마음대회 11/2

하남시 잔디구장 경기대회 1200명 참석.

전국자유청년트래킹대회 11/28

대전 보문산 청년회원 1000명 참석

해당 행사에서 올바른 역사 바로세우기 촉구 결의문 낭독 등 실시 예정”

(자유총연맹 B씨 / 10월 30일)

 

“<관련 추가 일정>

허준영 회장 미국 방문시 관련 강연 및 결의대회 실시

11/3 시애틀, 11/5 알래스카

11/8 로스앤젤레스, 11/11 하와이

해외지부 국내 광고건 협의 중”

(자유총연맹 B씨 / 10월 30일)

 

스크린샷 2017-01-23 오후 5.48.34

“국정도서 찬성 의견제출서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11시 역사교과서 국정도서 확정고시 발표 후, 중순경 집필진 발표가 예정돼 있어 반대진영의 항의가 한동안 지속될 것입니다.

-11.7(토, 18시, 광화문) 국정교과서 반대 집중집회에 세월호특별법 제정 1주기 집회가 겸해질 것입니다.

-11.14(토, 16시, 광화문) 민중총궐기대회로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집필진 공격에 대응하는, 검정교과서 집필진 문제점 및 좌파단체의 친북 반대한민국 행적 등 컨텐츠를 갖춘 2차 전투에도 대비하고, 반대진영의 대규모 시위에도 맞서는 준비를 미리 미리 구상하고 협의하여 함께 진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허현준 행정관/ 2015년 10월 30일)

 

“친북, 반대한민국 단체와의 2차 전투 대비하자”

지난해 4월, 어버이연합에 대한 전경련 지원, 관제데모 의혹이 제기됐지만 제대로 된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사를 맡은 검찰은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관제데모 지시 의혹을 받았던 허현준 행정관이 어버이연합 의혹을 최초 보도한 시사저널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이 지난해 10월 26일 기각된 것이 이후 과정의 전부다.

반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중인 박영수 특검은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일명 ‘블랙리스트’) 수사를 어버이연합 관련 사건으로 넓혀간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가 보수단체들을 어떻게 관제데모에 동원해 여론을 왜곡했는지를 보여주는 허 행정관의 문자메시지는 향후 특검 수사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현준 행정관, 관제데모 요청은 “통치행위, 즉 정무적 문제”

뉴스타파는 의혹의 핵심인 허 행정관에게 ‘왜 민간단체에 청와대가 관제데모를 요청했는지’, ‘누구의 지시를 받고 이와 같은 일을 실행했는지’를 물었다. 그는 대면인터뷰는 거부한 채 문자메시지를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했다.

“저는 21012년 대선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국가운영을 위임 받은 박근혜 대통령 비서로서, 통치행위와 관련된 행위와 관련된 것이니 님이 나설 문제는 아닌 통치행위, 즉 정무적 문제라 판단됩니다.” (허현준 행정관)

 

행정자치부에서 일부 운영비를 보조받고 있지만, 엄연히 민간단체인 자유총연맹에 청와대가 관제데모를 요청하고 실행시켰다는 사실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공무원 직권남용 권리 행사 방해 등 위법 소지가 다분하다. 최근 블랙리스트 문제로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이 받고 있는 혐의도 바로 이 부분이다.  


취재 : 한상진, 강민수

 

월, 2017/01/23- 18:03
443
0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 정국으로 조기 대선이 전망되는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이 오늘(1월 23일) 19대 대선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하루 전(22일)에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적폐청산, 공정국가. 이재명이 합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월 23일 월요일 오전 11시,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장소는 자신이 소년시절 노동자로 일했던 공장이었다.  이재명 시장은 “‘노동자 출신 대통령’으로서 과거의 어둠과 절망을 걷어내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재명 시장이 강조한 화두는 ‘적폐청산’과 ‘공정사회’였다. 이 시장은 공정사회를 방해하는 적폐로 재벌과 기득권 정치 세력이 있다면서 이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혔다.

우리 경제구조의 가장 큰 문제로 ‘10%의 국민이 대한민국 전체 연소득의 48%, 자산 66%를 가지고, 국민 50%가 연소득의 5%, 자산 2%를 나눠가지는 극심한 불평등 구조’를 꼽으며 이를 타파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업과 개인에 합당한 증세를 실시해 국민복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언론과 검찰, 공직사회의 대대적 개혁을 통해 부정부패를 뿌리뽑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며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한 선결과제로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해 10월부터 계속된 촛불민심이 원하는 것이 ‘공정사회’라며, “국민발안, 국민소환, 국민투표제 등 직접민주주의를 도입 확대하고, 대의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비례대표제를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 성남시의 공약 이행률이 96%라는 것을 강조하며 기득권과 싸워 이겨 적폐청산, 공정사회를 건설하겠다”고 말해 자신이 “우리사회의 뿌리깊은 기득권과 싸워 이기겠다”고 주장했다.

출마선언 후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도 이재명 성남시장은 “여론조사와 경선은 다르다”며, “소극적인 여론조사와 달리 경선에서는 적극적 지지자가 승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부패기득권 세력과 싸울 적임자로 자신이 선택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희정과 함께, 바꿉시다.”

이에 앞서 안희정 충남지사는 1월 22일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는 첫 공식 선언이다.  

안희정 지사는 이날 지금의 국정혼란 상황이 벌어진 것이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우리 정치가 30년을 후퇴한 것 같아 안타깝지만, 국민들의 역량을 바라보며 30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또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대해서도 “87년 6월 항쟁의 시대를 끝내고 이제 새로운 30년을 시작해야 한다”며 세상을 바꿀 젊은 리더십은 자신에게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자신이야 말로 민주당의 적자로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차차기 후보’가 아닌 ‘차기 후보’임을 강조했다.

안 지사는 ‘법과 제도와 규칙이 지배하는 사회’, ‘대화를 통해 타협하는 민주주의’를 이뤄내야 한다며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각층에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대화 만이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안희정 지사는 자신의 복지정책에 대해 “누구에게나 나눠주는 정치는 답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공정한 출발선을 보장해주는 것을 통해 일체의 차별이 없는 나라가 되도록 하는 것’이 자신이 생각하는 복지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이재명 시장과 박원순 시장이 주장하는 무상 복지정책과 차별화를 두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날 안 지사는 “국민은 공짜밥을 원하지 않는다, 포퓰리즘은 청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이재명 시장은 실망스럽다며 “포퓰리즘은 구태 기득권 세력이 쓰는 말이며, 국민이 내는 세금을 다시 국민에게 주는 것은 공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두 후보가 잇따라 출마선언을 하자 문재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안 지사님의 출마선언을 환영한다’, ‘이재명 성남시장님의 대선 출마 선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드림팀이다’고 말하며 안 지사와 이 시장의 출마를 응원했다.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이 잇따라 대선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등도 조만간 대선 출마 선언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1월 26일에는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9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취재: 송원근, 이유정

촬영: 김기철, 김수영

편집:  박서영

월, 2017/01/23- 22:14
25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