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나리오 여러 단위 사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활동가 개인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으로 200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은 휴식 부문과 함께 해외연수 부문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 [해외연수] 부문에 총 8팀 22명의 활동가들이 선정되었고, 각자 활동하고 있는 이슈와 관련한 해외연수를 진행하였습니다.
김동숙님은 한살림 활동가 최효숙, 한혜영, 문지영님과 함께 캐나다 <공동체 혁신과 사회적기업 콘퍼런스 (Community Innovation & Social Enterprise Conference)>에 다녀왔습니다. 국제 콘퍼런스에서 한살림 사례 발표를 통해 한살림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고, 한살림이 지역사회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기 위해 사회적경제 영역에 필요한 실무역량, 훈련된 경영리더의 필요를 절실히 깨달았다고 합니다. 콘퍼런스 소감을 나눈 한살림의 <살림이야기> 8월호에 실린 글을 함께 공유합니다. 원문은http://www.salimstory.net/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역을 살리는 협동조합의 길을 찾아서
더 넓은 시야로 한살림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길을 탐문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누던 한살림 실무자 4명. 아름다운재단의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을 통해 지난 7월 4~12일 캐나다의 사회적 경제 영역을 직접 경험했다. 때마침 열린 <공동체 혁신과 사회적기업 콘퍼런스>에서 두 차례에 걸쳐 한살림 사례 발표를 하여 큰 관심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생기 넘치는 공동체의 자립한 주민들’
<그레그 맥레오드 교수>
《지역을 살리는 협동조합 만들기 7단계》(2012)나 《협동조합으로 지역개발하라》(2012)라는 책을 통해 일부 소개된 바 있는 캐나다의 사회적 경제 영역은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과 더불어 우리가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던 주제였다. 거기에 기대를 더했던 까닭은 <공동체 혁신과 사회적기업 콘퍼런스>가 열리는 케이프브레턴에 그레그 맥레오드 교수가 있기 때문이다.
맥레오드 교수는 도서출판 한살림에서 펴낸 《지역을 살리는 협동조합 만들기 7단계》의 저자로, 2012년 세계협동조합의 해에 한국을 찾아 출판기념회를 열기도 했다. 우리 일행인 한살림연합 문지영 씨가 당시 통역을 맡았던 인연으로 맥레오드 교수와 간간이 이메일을 주고받던 차여서, 케이프브레턴에서 우리가 진행할 인터뷰와 방문할 단체 등에 대한 조언을 듣기로 했다.
그런데 맥레오드 교수는 우리에게 더 큰 그림을 펼쳐 보여 주었다. 한살림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현지 지역 언론에 콘퍼런스의 의미 있는 참가자로 한살림을 알리는 글을 기고하고, 우리의 라디오방송 출연을 주선했으며, 앞으로 교류를 통해 동반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참가자 그룹이나 현지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우리 일정의 거의 대부분을 기획해 주었다. 한편, 콘퍼런스 주최 측에서는 한살림 사례 발표를 하고 싶다는 우리의 제안을 기꺼이 수락했다.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타며 한국과 딱 12시간 시차가 있는 캐나다의 동쪽 끝 노바스코샤 주 핼리팩스 시에 내려 하루 쉬었다가, 다시 다섯 시간을 차로 달려 7월 6일 케이프브레턴에 도착했다.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이 뉴돈. 뉴돈은 공동체개발회사 법인으로 협동조합은 아니지만, 협동조합의 장점을 살린 골격을 유지하며 지역공동체 개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76년 설립된 이래, 지역 내 자립의 문화를 만들고 지원하기 위해 공동체에 적극 관여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며 ‘생기 넘치는 공동체의 자립한 주민들’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주정부 차원의 복지보다 더 세분화되고 촘촘한 노인 및 장애인 재가보호 등 복지 서비스 등을 제공함으로써 공동체 필요에 부응하고 있고, 1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덤이다.
<뉴돈기업 / 뉴돈기업 홍보담당인 에릭카와 함께>
다음날 또 두어 시간을 달려 생협, 신협뿐 아니라 라디오, 보험, 주택 등을 내용으로 하는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함께 협의체를 꾸려 운영하고 있는 셰티캠프 지역공동체의 주역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프랑스 이민자들로부터 시작된, 작지만 고요하고 아름다운 마을 셰티캠프는 바로 그 점 때문에 큰 시장으로부터 고립돼 자신들만의 경제를 구축할 필요에 놓여 있었다. 또 바닷가재 수출 등을 주로 하는 빅토리아어업협동조합을 방문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어업협동조합은 선주와 배송업자 등 어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찬 바다에 사는 바닷가재가 지구온난화로 어획량이 줄고 사업을 이어갈 후계자도 없어 많은 어업협동조합이 파산하는 등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했다.
<세티캠프협동조합 주역들과 함께 / 빅토리아어업협동조합 실무책임자와 함께>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한살림운동, 지속가능한 모델로 여겨져
7월 8일부터 본격적으로 콘퍼런스가 시작됐다. 개막 후 거의 첫 순서 중 하나로 마련된 것이 지역 농민 50여 명과 콘퍼런스 참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살림 사례 발표였다.
한살림고양파주생협 최효숙 상무가 준비한 자료를 통해 한살림의 시작 배경과 당시 지도자들, 한살림운동의 정신을 담은 《한살림선언》,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 신뢰와 협력을 통해 쌓아온 지난 29년간의 경험들을 핵심적으로 풀어냈는데, 돌아보면 일정 중 백미로 기억되는 순간이었다. 넓은 행사장의 큰 화면에 박재일 회장, 장일순 선생, 지학순 주교의 얼굴과 《한살림선언》표지가 비춰지는데 왠지 감격스러워 울컥하기도 했다.
콘퍼런스가 열린 케이프브레턴 지역은 광산업으로 흥했던 지난날과 달리 젊은이들이 거의 떠나 땅은 있어도 농사지을 사람이 없고, 농사지어도 수입 농산물과의 가격경쟁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살림이 그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느꼈는지 발표 후 질문이 잇따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한 관심은 다음날 진행된 ‘사회적기업 생태계’ 주제 사례 발표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유일한 아시아권 참가자들이어서 눈에 띄기도 했겠지만, 산업문명의 폐해에 대한 각성 등 한살림 시작 당시의 문제의식과 그에 대한 대안으로 시도됐던 다양한 활동들을 담은 우리 발표내용이 인상적이었는지 다른 발표자들도 지구적 생태 문제를 다룰 때 ‘한살림’과 ‘한국’을 자주 언급하곤 했다. ‘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이라는 기치 아래 차곡차곡 쌓아 온 한살림의 친환경 유기 농산물 직거래 운동이, 이곳에서는 공동체 혁신을 위한 참신하고도 지속가능성이 검증된 훌륭한 모델로 여겨지는 듯했다.
<콘퍼런스 등록 / 콘퍼런스에서 한살림 사례 발표>
또 하나의 협동조합 도시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트렌티노 지역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새롭게 시도되고 있다는 ‘공동체협동조합(community cooperative)’은 단순히 협동조합들의 연합체가 아니라 특정 지역 전반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룰 수 있는 조직체계이고 지원 법률도 제정되는 단계라고 하여 관심이 갔다. 트렌티노 지역 사례발표를 했던 협동조합 및 사회적기업에 관한 유럽연구소(EURICSE)의 사라 데페드리 선임연구원과도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누가 먼저가 되든 앞으로 서로 방문하자고 약속하기도 했다.
지역에 기반한 연대로 도약해야 할 때
앞서 소개한 셰티캠프는 주민 3천 명에 전체 조합원이 3천 명일 정도로 지역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통해 생활의 필요를 충족해오고 있다. 케이프브레턴도 지역 경제가 쇠락을 거듭하고 있는 지난 오십여 년 동안 그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문제를 지역 내부 자원을 활용하여 스스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협동조합의 다변화를 모색하며 수많은 실험을 계속해 오고 있다. 이러한 점은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 공급을 넘어 돌봄과 같이 지역사회에 필요한 생활 사업을 고민하고 있는 한살림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맥레오드 교수는 “이제까지 한살림에서 쌓아온 생산자·소비자 간 호혜관계와 그것을 추동해 낸 한살림의 철학적 기반이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다.”고 우리에게 거듭 강조했다. 세계 사회적 경제 영역의 여러 사례에 견주어 봐도 ‘도시와 농촌의 연대’ 라는 기본 운영원리를 29년간 흔들림 없이 추구해 왔다는 점에서 한살림이 매우 독창적이고 성공적인 모델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진정으로 지역에 기반을 둔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한살림도 이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독특한 요구를 파악해 열린 자세로 다양한 구성원들과 연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날 수많은 협동조합들이 명멸하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하기 위해 현재를 다시 살펴보고 전문경영인 양성이나 재정 상황, 마케팅 등에 대해서도 세심한 성찰을 거듭해야 함은 물론이다. 끝으로 우리 일행을 진심으로 환대해 준 맥레오드 교수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한다.
<컨퍼런스 마지막 날 참가자와 함께>
글 ㅣ 사진 김동숙·문지영·최효숙·한혜영 (한살림)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변화사업국 변화사업팀│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복지시설의 비리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 최초, 최대 장애인 복지법인 한국소아마비협회가 운영하는 직업재활시설 정립전자에서 348억 원의 사기와 20여억 원의 개인 횡령까지 벌어져 검찰이 시설 대표(원장)와 본부장을 구속하고 관련 12명을 불구속기소한 지 두 달이 넘었으나 관할 행정기관인 서울시와 광진구청은 행정조치를 미루고 있다.
‘정립전자’는 한국소아마비협회(정립회관)가 운영하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다. 중증장애인 120명과 노숙인 출신 등 모두 160명이 발광다이오드와 CCTV 카메라, 지폐 계수기 등을 만들고 있다. 정립전자는 서울시가 선정한 ‘우수 사회적기업’이다. 투명 경영을 하고 수익금 전부는 사회에 환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11월 8일 정립전자가 다른 회사에 명의를 빌려주고 수수료를 챙기고, 유령 직원과 출근부 조작 등으로 정부보조금 등을 가로채는 등 모두 348억 원을 사기 및 횡령한 혐의로 정립전자 김현국(44)대표(원장)과 박모(49)판매본부장을 구속하고 또 다른 정립전자 간부 신모(56)씨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멀리는 1980년대 형제복지원을 시작으로 1996~2002년 에바다 농아원, 2004년 성람재단 인권침해, 2005년 청암재단 인권유린, 2005~2006년 성람재단 2008년 석암재단 재정비리, 2014년 인강재단 인권유린, 2015년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주거시설 사망 사건 등 수많은 복지시설이 각종 비리로 물의를 빚었지만, 시설 민주화와 투명 운영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요원하다.
최초, 최대 장애인 기관 ‘한국소아마비협회’
정립전자를 운영하는 한국소아마비협회 역사를 통해 복지시설 비리가 되풀이되는 근본 원인을 찾아본다. 이 협회가 다른 시설보다 더 비리가 많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소아마비협회는 다른 곳보다는 안정적으로 운영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협회의 심장인 정립회관에선 1990년, 1993년, 2004~2005년 시설 민주화를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농성이 3차례나 연이어 벌어졌다. 장애인들은 2005년엔 정립회관 관할 행정기관인 광진구청 농성까지 벌였고, 구청은 100여 명의 직원을 동원해 농성 장애인을 끌어냈다.
한 시설에서 비슷한 문제로 3번의 농성이 벌어졌는데도 최근에는 또 350억 원에 달하는 사기와 횡령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의 각별한 지원
서울 광진구 아차산 자락에 있는 한국소아마비협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육영수 여사 집안엔 소아마비를 앓던 친조카가 3명이나 있었다. 이 때문에 육 여사의 장애인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 육 여사는 1965년 소아마비 장애인인 황연대 씨(의사, 당시 27)를 청와대로 불러 하사금 20만 원을 건넸다. 황 씨는 이 돈으로 아차산 자락에 정립회관 터를 계약했다.
한국소아마비협회는 1966년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저명인사 10여 명이 소아마비아동특수보육협회(1977년 명칭 변경)로 설립허가를 받은 한국 최초 장애인단체다. 황연대 씨가 의사 이수길, 판사 김용준, 변호사 송영욱, 동양화가 이완수 등과 함께 설립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지명자 김용준 판사도 이사 지내
1966년 협회 창립 정관을 만들고 1980년까지 이사를 맡은 김용준 판사는 정립회관을 계기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딸 근혜 양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13년 초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로 지명됐다가 부동산 투기와 자녀 병역 기피 의혹 때문에 낙마했다. 1966년 협회 초대 대표는 소설가 김팔봉(본명 김기진)이었다. 1977년 소아마비협회로 이름을 바꾼 뒤 첫 이사장은 ‘불도저 시장’으로 불렸던 김현옥 전 서울시장이 맡았다. 현재 이완수 이사장 역시 1966년 협회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50년 동안 이사다.
소아마비협회는 1970년부터 장애인이 이용할 정립회관을 짓기 시작했지만, 자금난에 시달렸다. 육 여사는 영화관 입장료의 일부를 떼어내 모은 돈을 정립회관 건립에 사용하도록 도움을 줬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1974년 12월 공사중단 위기를 맞은 정립회관에 2억 원의 하사금을 내렸다. 이 돈은 당시 대통령의 공식 하사금 가운데 최대였다.
협회는 1975년 10월 30일 5년 공사 끝에 정립회관을 개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준공식에 참석해 황연대 초대 관장과 나란히 서서 테이프를 끊었다.(영상 참고) 두 사람의 인연은 2014년 음주운전 때문에 사퇴한 현정화 마사회 탁구감독 대신 여든을 앞둔 황연대 씨를 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선수촌장으로 임명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 정립회관 개관 테이프를 끊은 박근혜 대통령과 황연대 초대 관장 (경향 75년 10월 31일 7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정립회관 현판을 직접 썼다. 경향신문은 1975년 10월 28일 자 기사에서 “정립회관이 세워지기까지 평소 소아마비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도 깊었던 고 육영수 여사의 특별한 배려와 소아마비협회 상임이사인 황연대 씨의 끈질긴 집념이 점철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황 씨는 1993년 장애인들의 2차 농성으로 사실상 불명예퇴진했다.
▲ 정립회관 건립 과정을 소개한 경향신문 75년 10월 28일 자 7면 기사
장애인운동 개척자 황연대 전 정립회관 관장
1938년생인 황연대 씨는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았지만 1963년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한 의사다. 황 씨는 정립회관 초대 관장으로 초중고교에 다니는 장애인에게 특수체육을 실시해 그 점수를 체육점수에 반영시켜 장애인 학생의 체육성적 차별을 개선했다. 또 당시 큰 사회문제였던 장애인의 대학입시 불이익을 해결하는 데 앞장섰다.
황 씨는 1982년 법관 임용에서 탈락한 장애인 구제에도 앞장서 장애인들의 대모(代母)로 자리 잡았다. 황 씨는 60~80년대 척박한 장애인 운동의 한 시대를 대변하는 상징이었다. 많은 장애인들이 황 씨의 눈물 어린 호소로 삶의 의지를 되찾았다.
황 씨와 정립회관의 역사는 곧 장애인 복지의 역사다. 정립회관은 장애인 자립에 꼭 필요한 ‘활동보조인 제도’를 법보다 훨씬 앞서 운영했다. ‘활동보조인 제도’는 2000년대 초 장애인이동권 운동을 벌이던 장애인에게 유용한 무기가 됐다. 장애인들이 지하철 선로점거나 집단으로 버스 타기 운동으로 이동할 권리를 알릴 때 정립회관이 지원한 활동보조인은 늘 장애인들과 함께했다.
최초 장애인 재활시설 ‘정립전자’
1975년 장애인 이용시설로 출발한 정립회관은 1989년 장애인을 사원으로 채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정립전자를 회관 부지 안에 설립했다. 88 장애인올림픽이 끝나자 수요가 많았던 체육사업을 대체할 새 사업이 필요했던 것이다. 정립회관은 일본 장애인작업장 ‘태양의 집’을 벤치마킹한 장애인작업장을 계획했다. 때마침 기업 이미지를 고려한 삼성전자가 이에 호응했다. 회관은 처음에 1개 생산라인에 직원 40명 규모를 계획했다. 그러나 삼성과 협의하면서 3개 라인 130명으로 커졌다. 삼성전자는 기계 시설 설치와 기술자 4명, 일할 물량 공급만 지원했다. 이 때문에 정립전자는 초기엔 달마다 몇백만 원씩 적자를 냈다.
1990년 들어서야 월 5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겨우 현상 유지에 들어섰다. 그러나 당시 장애인 노동자는 일당 4,300원, 월 14만 원을 받는데 그쳤다.
▲ 서울시 사회적기업 전용쇼핑몰 ‘함께누리’에 소개된 정립전자 작업장 모습
1990년 관장 퇴진 요구 46일 점거농성
서울장애인운동청년연합(서장청련) 소속 장애인 30여 명은 1990년 6월 8일 한국소아마비협회 정립회관의 황연대(당시 53) 관장과 남편 정은배(53) 상임이사 부부의 퇴진과 비리의혹을 국정조사하라며 한 달 반 동안 회관을 점거해 농성에 들어갔다. 당시 정립회관은 32명의 직원으로 연간 6억여 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소아마비협회 정립회관은 1975년 개관 이후 지체장애인의 요구를 가장 앞장서 해결해온 단체라 당시 점거농성은 충격이었다. 1990년 초 정립회관 상담교사 김 모 씨 등 3명이 퇴직하면서 공금유용 시비가 드러났다. 3명이 퇴직금을 받지 못하자 직원들이 자체 조사해 퇴직적립금과 직원 상조회 기금, 재형저축기금이 유용된 사실을 밝혀냈다. 퇴직적립금이 2년간 적립되지 않았고, 직원 상조회 기금도 유용됐다. 직원들은 급여에서 공제된 재형저축기금도 은행에 제대로 적립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이 사실을 이사장에게 알리고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농성에 들어간 서장청련은 정립회관과 황 관장의 남편인 정은배 상임이사의 재정 운영 관련 비리 의혹 10여 건을 담은 백서를 공개했다. 서장청련은 정립회관이 1987년 토지 매매 과정에서 평당 25만 원 가량을 빼돌리고, 직원들의 재형저축기금과 퇴직적립금을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하루 평균 10만 원 이상인 판공비 사용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보사부가 정립전자에 일일 1인당 급식비 300원과 문화생활비 200원씩을 지원했는데 장애인 당사자들이 받지 못한 점 등도 거론했다. 서장청련은 “황연대 관장이 대외적으로 장애인 처우개선에 노력한 점은 인정하지만, 정립회관 관장으로 남편 정 이사의 비리와 회관의 파행운영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황 관장 부부는 비리 백서의 상당 부분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립회관 측은 서장청련의 주장을 “복지시설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운동권 장애인들의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농성이 계속되자 소아마비협회(정립회관)는 황 관장의 남편 정은배 이사의 사표를 수리하고, 김원기 소아마비협회 이사장이 퇴진하면서 황연대 관장은 유임시켰다. 장애인들의 정립회관 점거는 농성 46일째인 7월 23일 정립회관 발전 특별위원회 설치와 특별감사 실시에 합의하면서 겨우 봉합됐다.
93년 두 번째 농성…전 상임이사(관장 남편) 구속
황연대 관장은 1993년 4월 공기업인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까지 겸직하게 됐다. 그러나 봉합된 정립회관 의혹은 3년 만에 다시 불거졌다. 장애인복지신문은 1993년 4월 16일 자 머리기사에서 ‘황연대 전 관장이 윤상장학금을 횡령했다’고 폭로했다.
정립회관 직원과 이용 장애인들은 4월 21일 ‘정립회관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정립 공대위)를 구성하고, 4월 23일부터 “정립회관 정상화와 비리주범 황연대 전 관장의 구속”을 요구하며 김응준 이사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한 기관에서 같은 내용으로 두 번이나 점거농성이 일어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정립 공대위’는 90년 제기된 의혹 외에도 “1991년 4월 18일 소아마비협회 기본자산 2,200만 원을 무단 인출, 횡령하는 회계비리가 계속 자행됐다”고 폭로했다. 정립 공대위는 황 관장의 수영장 수입금 횡령 의혹도 새로 제기했다. 황 관장은 해명자료를 내고 “윤상장학금은 기탁자인 이정식씨가 회관 운영 여건상 여의치 못하면 협회나 회관이 임의로 전용해도 이의가 없다는 전제하에 기탁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학금 중단은 정부 보조금을 받는 기관은 장학사업을 하지 말라는 지자체의 방침 때문이라고 밝혔다.
협회(정립회관)은 1993년 4월 26일 긴급이사회에서 황 관장의 관장직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관장에 백일영 전 서울시 법률과장을 임명했다. 농성자들은 황 관장 사임이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 겸직 금지를 해소하기 위함일 뿐 비리에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며 반발했다. 4월 30일 김응준 이사장이 전격 사퇴하고 백일영 씨 관장 임명도 취소했다. 농성자들은 이사회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황 전 관장의 이사직 사퇴와 사법처리, 재산환수와 함께 회관이 정상화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정립회관 사태는 임시국회에서 정식 거론돼 새로운 양상으로 번졌다.
신계륜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은 1993년 5월 12일 국회 노동위원회에서 “황연대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이 1975~1992년까지 17년 동안 정립회관장으로 재직하면서 최소 20억 원 이상의 공금을 횡령하고 임야 5천여 평을 사들이는 대규모 부동산투기까지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은 “황연대 이사장이 정립회관 상임이사였던 남편 정은배 씨와 함께 영수증과 지출결의서, 물품대금을 허위로 조작하고 수영장 운영수익과 장학금 횡령을 포함해 해마다 회관 예산 중 1억 원 이상 모두 20여억 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횡령의 증거로 동일필체의 가짜영수증 사본과 백지영수증 다발, 직원들의 허위가불 지출결의서, 허위출장 지출결의서, 물품대금 계약서, 정립협회 통장 등을 공개했다. 황 이사장은 1983년 안성군 공도면과 원곡면 땅을 집중적으로 사 부동산 투기 의혹도 받았다.
신 의원은 “황 이사장이 정립회관 감독관청인 서울시와 보사부의 공무원에게 기관운영 판공비 명목으로 수시로 20~50만 원씩 제공한 증거도 입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신 의원이 밝힌 정립회관 날짜별 지출내역에 따르면 ‘1월 10일 보사부 재활과 식사 50만 원(식사비 18만 원), 1월 30일 서울시청 시회과 박 계장 노씨 봉투전달’ 등의 내용이 적혀 있어 감독관청 공무원과 유착 의혹을 낳았다.
신 의원의 의혹 제기에 답변에 나선 이인제 당시 노동부장관은 “수사를 의뢰해 흑백을 가리겠다”고 밝혔다. 정립회관은 “회관 주도권을 둘러싼 반대파들의 음해”라고 설명했다. 황 관장은 농성자들의 배후에 협회 이사인 송영욱 변호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 변호사는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지검 동부지청 특별수사부(정진규 부장검사)는 수사에 나서 1993년 7월 9일 황 씨의 남편 정은배 전 정립회관 이사를 물품구입 명목으로 2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하고 부인 황 씨의 공모 여부를 조사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정은배 이사가 협회와 정립회관의 모든 업무를 사실상 총괄하면서 허위 차용 뒤 변제 명목으로 회관 수익금을 인출해 유용하고, 물품대금을 부풀리고, 허위 영수증을 만들어 횡령한 2억여 원을 유흥비와 생활비로 썼다고 밝혔다. 검찰은 93년 6월 22일 정립회관 수영강습비 4,800여만 원을 횡령한 총무과 회계담당자 이강택씨도 구속했다.
당시 수사를 담당한 서울 동부지청 김홍섭 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공금횡령 공소시효가 7년이라 86년 이전 범죄는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또 “(불과 3년 전) 회계서류도 없어서 복지시설 운영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물의를 빚은 황연대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사실상 불명예퇴진이었다. 황 씨는 검찰 수사에서 남편의 횡령을 전혀 아는 바 없다며 여전히 “협회 이사인 송영욱 변호사와 이완수 신임 관장 등이 짜고 자신을 음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1년여 수사 끝에 황 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의혹은 다시 잠복했다.
93년 6월 이완수 이사, 정립회관장 취임
이완수 신임 관장은 1993년 6월 말 검찰 수사와 성동구청의 감사를 받는 어수선한 가운데 취임했다. 그는 협회 창립 때부터 이사를 지냈고 1993년 6월 정립회관장을 시작해 2005년부터 지금까지 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관장은 취임 직후 장애계 전문지 <함께걸음>과 인터뷰에서 “그동안 불투명한 회계처리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장은 정립회관 이사진들의 내부갈등설을 질문받자 “나는 내일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자리를 비울 생각”이라며 “서울증권의 고문을 겸직하고 있는데 정립회관 일이 자리가 잡히면 다른 분이 일을 맡아서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완수 관장은 2004년 정년까지 12년간 재임한 후 정년 이후에도 관장직을 유지하려다가 장애인들의 3차 농성 사태를 불러왔다.
2004~05년 관장 변칙 연임 반대 231일 농성
2004년 6월 정립회관을 이용하는 중증 장애인 30여 명과 활동보조인 10여 명, 노조원 10여 명 등 50여 명이 다시 회관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한국소아마비협회가 6월 말 65세 정년을 앞둔 이완수 관장을 2년 촉탁직으로 바꿔 연임시켰기 때문이다. 농성자들은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정립 공대위)를 구성하고 2004년 6월 22일부터 231일의 장기농성을 이어갔다.
보건복지부는 2002년 잇따르는 복지시설 비리 때문에 지침으로 시설장의 정년을 65살로 정해 장기집권을 막았다. 정립회관 운영규정도 관장 정년이 만 65살이었다. 정립회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정립회관 노조는 그해 2월부터 관장 정년 이후 대안 마련을 이사회에 요구했지만, 정립회관은 노조원 11명을 징계했다.
2004년 9월 8일 새벽 검은 복면을 쓴 괴한 30여 명이 쇠파이프를 들고 정립회관 농성장에 난입해 농성하던 장애인을 끌어낸 뒤 비장애인 남성 농성자 9명의 웃옷을 벗기고 머리를 땅에 박게 한 채 쇠파이프로 폭행했다. 이들은 농성 집기를 모두 밖으로 집어 던진 뒤 30분만에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 농성자 2명 등 모두 11명이 다쳤다.
정립 공대위는 “이날 폭행이 농성 시작 이후 4번째”라며 “회관이 11년을 재직한 이완수 관장의 연임을 위해 용역깡패를 고용했다”고 주장했다. 회관은 “회관 정상화를 원하는 곰두리 봉사회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해명했다. 농성하는 공대위와 곰두리 봉사회의 충돌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 2004년 12월 23일 정립 공대위 농성자들이 곰두리 봉사회와 충돌하고 있다.
정립 공대위는 해를 넘겨 2005년 2월 5일 이완수 관장 퇴진과 노조원 징계 완화, 고소고발 철회에 합의하고 231일 만에 농성을 풀었다. 때마침 7년을 끌어온 에바다 복지회 사태가 장기집권해온 비리 이사진을 몰아내면서 마무리된 게 도움이 됐다. 그러나 해결의 기쁨도 잠시였다.
2005년 6월 퇴진한 관장, 이사장 승진
정년을 맞은 이완수 정립회관장을 변칙 연임시키려다 8개월가량 시설 운영에 파행을 불러온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회가 장기농성 8개월 만에 겨우 이룬 합의를 무시하고 2005년 6월에 물러나는 이 관장을 협회 이사장으로 오히려 더 높은 자리로 추대했다.
이 관장을 이사장으로 임명하자 정립 공대위는 “이완수 관장이 합의를 파기하고 넉 달 뒤 더 높은 자리인 이사장으로 옮겼는데도 농성 해결을 중재했던 광진구청이 방관하고 있다”며 7월 4일부터 광진구청 앞에서 1인 시위와 함께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공대위는 해마다 10억 원 이상의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립회관의 비민주적 의사결정에 항의했다. 공대위는 “10여 명의 소아마비협회 이사 중 몇몇은 길게는 30여 년을 연임하면서 장애인보다는 자리 나눠 먹기에 혈안”이라고 했다.
광진구청은 구청 앞 노숙농성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자 2005년 8월 23일 오전 직원 100여 명을 동원해 천막을 뜯어내고 농성하던 장애인과 비장애인 10여 명을 정문 밖으로 밀어냈다. 밀려났던 정립 공대위는 이날 오후 3시께 구청에 재진입해 종합민원실을 점거했지만 3시간 만에 경찰과 구청 직원에게 강제해산 당했다. 공대위는 해산 과정에 구청이 여성장애인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며 국가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농성 장애인과 정립회관의 갈등이 깊어지자 1966년 협회 설립에 참여했던 이수길 박사까지 나서 “협회 창립이사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소아마비협회 이완수 새 이사장은 2006년 9월 231일 장기농성 때 농성장에 난입해 쇠파이프를 휘두른 곰두리 봉사회 사무총장을 정립회관의 새 관장으로 임명했다.
2007년 CCTV로 직원 감시 논란
이완수 이사장 체계가 굳어져 가던 2007년 8월 정립 공대위는 “정립회관이 CCTV와 몰래카메라로 비판적인 직원을 감시해왔다”며 회견을 열었다. 정립회관이 회관 운영을 비판하는 직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그 증거자료로 CCTV 촬영 영상을 내놓은 게 화근이었다. 정립 공대위는 정립회관이 CCTV 8대와 몰래카메라 1대를 설치해 직원들을 감시했다며 국가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회관 측은 이완수 이사장 퇴진을 요구해온 직원을 징계하고 2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회관은 “건물이 낡아 승강기에 물이 차는 등 안전을 위해 CCTV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정립회관 민주화를 요구하다 해고된 김재원 노조조지부장 등 3명은 3년 넘는 법정투쟁 끝에 2010년 9월 고등법원에서 승소하고 복직했다.
2015년 348억 원 비리 정립전자 대표 구속
정립회관엔 지난 2005년 3차 농성 사태 이후 10년 만에 다시 대규모 비리 사건이 터졌다. 회관이 운영하는 정립전자 김현국(44)대표(원장)와 박 모(49)판매본부장 등 2명이 348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고 또 다른 정립전자 간부 신 모(56)씨 등 12명이 불구속 기소된 것이다.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에 따르면 장애인 업체가 직접 생산하는 제품은 공공기관이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우선구매해야 한다. 모든 공공기관은 총 구매액의 1% 이상을 장애인 업체에서 구매해야 한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와 박 본부장은 공공기관과 제품 납품을 수의계약하고서 실제 생산은 비장애인 회사에 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계약금액의 10%를 챙기는 방법으로 3년간 모두 348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립전자는 연 200여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직접 생산한 비율은 1/3 이하였다. 정부가 중증장애인 생산시설 지정 때만 현장 심사를 하고 이후엔 현장 점검이 이뤄지지 않는 허점을 노렸다.
김 대표와 박 본부장은 최근 2년 동안 있지도 않은 장애인 직원을 내세워 지원 급여 20여억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불구속 기소된 신 씨는 출근부를 조작해 장애인 노숙인을 위한 도우미를 고용한 것처럼 속여 서울시로부터 보조금 2천여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된 김 대표가 공공기관 납품 계약을 따내려고 김모(57) 전 광진구의원에게 모두 1,600여만 원을 준 혐의도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도 알선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울장차연)은 지난달 14일 정립전자를 운영하는 소아마비협회 이사진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 장차연은 “25년 동안 소아마비협회 법인과 산하 정립회관의 비리 의혹 제기했는데도 서울시와 광진구는 땜질식 처방만 일삼았다”며 “서울시에 이사장 해임과 공익이사 파견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소아마비협회는 사건이 터지자 박춘우 상임이사를 정립전자 대표(원장)로 내정하고 광진구에 승인을 요청했다. 서울 장차연은 “책임을 져야 할 상임이사를 대표로 임명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고 반발했다.
“근본 해결책은 ‘탈시설’뿐”
서울 장차연은 이날 회견 뒤 서울시 장애인정책과장을 만나 상임이사의 정립전자 대표 임명을 불승인할 것과 법인 이사진 전원을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사건이 터지자 서울시와 광진구는 공동으로 시설 감사를 벌였다.
수용 장애인을 상습 폭행하고 이사장 일가의 김장과 벌초에 직원을 동원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장애인주거시설 인강원의 비리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조아라 씨는 “한 곳에 대규모로 장애인 등을 몰아넣어 수용하는 집단 시설은 결국 비리로 연결될 수밖에 없기에 장애인 자립생활주택 등의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립전자 대표(원장) 구속 이후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관할 행정기관인 서울시 장애인정책과에 후속 조치를 묻기 위해 4차례 전화를 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답만 돌아왔다. 서울시와 광진구청은 사건이 터지자 시설 감사에 나섰지만 이후 두 달째 행정처리를 미루고 있다.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서른번째 책 <비즈니스 모델로 본 영국 사회적기업>글로벌 사회적경제 현장 탐방 시리즈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그동안 출간된 사회적기업 관련 책은 대부분 사회적기업의 개념과 역사, 해외 사회적기업의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정도였다. 그에 비해 <비즈니스 모델로 본 영국 사회적기업>은 영국의 사회적기업이 실제로 어떻게 출현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들이 성공하려면 어떤 환경이 필요한지를 2015년 2월 영국 사회적기업 11곳을 직접 방문하고 돌아온 한신대학교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와 학생들이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인 목표를 위주로 하는 비즈니스로, 주주나 소유주를 위해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주로 비즈니스의 사회적 목적 또는 커뮤니티를 위해 수익을 재투자한다.”
2002년 영국 정부 통상산업부 내 사회적기업실은 사회적기업을 이렇게 정의했다. 정부가 최초로 사회적기업 지원 정책을 발표한 이후 영국의 사회적기업은 1인기업을 포함하여 약 68만 8000여 개로 성장하여 약 20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단순히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이 많이 탄생했다는 자신감에 차 있는 영국 사회적기업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그들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비즈니스 모델로 본 영국 사회적기업>은 나의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에 충분했다.
이 책은 영국 사회적기업을 크게 두 분류로 나눠 1부에서는 사회통합과 사회혁신에 기여하는 사회적기업, 2부에서는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기업가를 키우는 지원조직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기업들의 사업 아이디어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경영학의 ‘비즈니스 모델‘에 입각하여 분석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런던에서도 경제적으로 가장 낙후된 곳 중 하나인 해크니 지역에서 지역주민들에게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크니커뮤니티운수 대표 다이 파웰은 “수익을 많이 내야 사회적 가치를 더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지속가능성이 담보가 되어야 좋은 일을 하는 것 즉, 사회적 미션도 해결도 할 수 있다는 뜻이리라.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발판으로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의 사회적기업가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회적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영국 사회적기업의 제도와 정책 환경도 엿볼 수 있으니 사회적기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지난 6월 25일부터 26일까지 양일간 베이징에서 열린 동아시아 사회혁신 연구협의체(East Asia Social Innovation Initiatives, 이하 EASII) 포럼은 사회혁신의 주체가 국가나 기업이 아니라 민간(private sector)의 축적된 경험과 좋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선한 의지가 방향을 제시하고 균형추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번 EASII 베이징 포럼에 참여한 SVP 서울(사단법인 소셜벤처파트너스서울)은 2008년 희망제작소 소기업발전소에서 출범한 착한전문가들이 주축이 되어서 구상되었다. 소셜벤처나 비영리단체들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고민하던 중에 SVP 도쿄의 이토 켄 씨를 만나게 되었고, 이들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통해 SVP 인터내셔널에 한국대표단체로 가입하게 되었다. 2012년 사단법인으로 발족한 SVP 인터내셔널은 다양한 프로보노의 유입을 확대하고 이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소셜벤처와 사회혁신가들의 성공을 지원할뿐만 아니라 작은 규모의 펀딩까지 제공하는 시민참여형 소셜인큐베이팅 플랫폼으로 성장하였다. 일본과 한국에 이어서 중국이 SVP 인터내셔널에 가입하게 되면서 SVP 서울, 도쿄, 베이징은 교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는데 때마침 이번 포럼에서 그동안의 경험을 교류할 수 있었다.
SVP 서울은 그동안 투자한 7개 소셜벤처 중에서 소셜벤처 2곳의 사례를 공유했다. 중소기업이나 비영리단체의 홍보를 지원하는 앱 ‘후릴’을 런칭한 인디시에프라는 소셜벤처가 실리콘밸리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가고 있고, 시각장애인들이 스마트폰을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샤인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을 런칭한 소셜벤처 에이티랩이 전 세계 시각장애인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흥미로웠던 것은 SVP 서울이 지원하고 있는 사회혁신 분야는 공교롭게도 한국이 강점이 있는 IT 분야를 활용한 글로벌한 이슈들이었고, SVP 일본은 청년실업, 시니어,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분야를 지원하고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 한국이 일본에 비해서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도 글로벌화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시민 참여활동을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정착시켜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내려면 주도하는 단체와 시민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프로보노의 잠재적 역량이 발휘될 수 있도록 교육과 운영 시스템에 관하여 한중일의 경험을 교류해야 한다는 것에 뜻을 함께했다. 한중일 3국은 아시아 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각국의 사회혁신 이슈들은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르핑사회적기업재단이 풍부한 재정을 바탕으로 이번 포럼을 주최했듯이 사회혁신 분야에서도 매우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출발은 한국보다 늦었지만 경제 성장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이들 또한 한국과 일본의 경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SVP 서울, 도쿄 베이징은 아시아지부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아시아지부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서울혁신파크 내 사무공간을 마련하고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권 내 잠재력 있는 소셜벤쳐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EASII 베이징 포럼은 아시아 지역 사회혁신 영역의 중요한 이슈를 생성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앞으로도 EASII사회혁신을 바라는 한국, 일본, 중국의 연대가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10월 29일, 강동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2016 강동구 청년 혁신 프로젝트 청년사이다를 진행합니다. 사회혁신에 관심있는 청년들이 모여 사회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으로 대안을 찾아보는 강의, 워크숍 및 네트워킹 시간으로 구성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가 바랍니다.
혁신이 뭐길래 ⑤“사회적 가치와 이윤을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관건” [인터뷰]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동구밭’ 노순호 대표
희망제작소는 지난 10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혁신 활동을 벌여왔다. 올 초 ‘혁신이 뭐길래’를 신설해 그간 일궈온 혁신의 현주소를 되짚어보고 있다. 지난 1편(내용 보기)에서 권기태 부소장과 연구원들이 좌담회를 열어 ‘혁신’이 무엇인지 의견을 나눈 데 이어 2편에서 ‘지역’과 ‘혁신’을 키워드로 이영미 숟가락공동육아협동조합 대표(내용 보기)를, 3편에서 ‘평생학습’과 ‘시니어’를 키워드로 정성원 수원시평생학습관 관장(내용 보기)을, 4편에서는 ‘사회창안’을 주제로 송하진 희망제작소 위촉연구원(내용 보기)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5편에서는 청년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는 희망별동대 활동을 시작으로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텃밭을 일구며 천연비누를 만드는 동구밭(홈페이지)의 노순호 대표를 만났다.
희망별동대, 시작은 미미했으나 인연의 연결고리로
동구밭은 발달장애인과 또래 비장애인을 일대일로 연결해 텃밭에서 작물을 일구는 사회적기업이다. ‘발달장애인이 사회에 필요한 구성원이 되고 사회도 그들을 필요로 하는 세상을 만든다’는 비전을 향해 가고 있다. 2014년 강동구에서 발달장애인 5명과 함께 1호 텃밭을 일궜다. 텃밭에서는 상추, 가지, 페퍼민트, 바질 등을 기른다. 2015년 주식회사로 설립한 이후 2016년 5월에는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설립 3년차 접어든 동구밭은 올해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다. 텃밭에서 자란 작물로 천연비누를 만드는 방식을 확장해 지난 1월 비누공장을 설립했다. 긍정적인 호응으로 창업 초기보다 몸집이 커졌다. 발달장애인 사원 10명과 비장애인 사원 10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처음부터 노 대표가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니다. 대학생 시절인 지난 2013년 소셜벤처인큐베이팅 프로그램 희망별동대 4기(내용 보기)에 참여하면서 사회적기업가로서의 길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당시 노 대표는, 자발적으로 팀을 구성하는 ‘희망씨앗 발굴’, 선발된 팀들이 교육을 거친 뒤 현장을 누비는 ‘희망견문록’, 희망견문록을 통해 깨달은 문제의 본질과 해결 실마리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구상해 ‘실전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과정을 거쳤다. 거창한 프로젝트보다 당장 필요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모토 덕분에 간접적으로나마 소셜벤처의 맛을 볼 수 있었다.
“당시 확실하게 창업을 목표로 희망별동대에 참여한 건 아니었지만, 그 경험은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기분이었어요. 사회적경제에 관해 듣기만 했지, 또 다른 생태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시야가 넓어지더라고요. 내가 일을 택할 때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그리고 한다고 마음먹으면 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 사회적경제의 매력을 어렴풋이 느꼈어요. 희망별동대의 지원금이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그 지원금으로 기회를 만들 수 있었죠. 당시 발달장애인 5명과의 인연이 시작됐고, 이후 사회적경제 내에서 본격적으로 일하게 된 셈이죠. 현재 일하면서 행복을 느낄 땐 그 때의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하고, 일이 영 풀리지 않을 땐 그 때 운이 영 없었다고 우스갯소리를 하죠.(웃음)”
문제 해결지향적 접근은 솔루션을 찾아가는 길
우리나라 법정장애는 지체, 뇌병변, 시각, 청각, 언어장애인 등 총 15종(장애인복지시행령)이다. 발달장애의 유형에는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가 포함돼 있다. 특히 과거 자폐성 장애는 과거 ‘자폐증’이라는 진단명에서 ‘자폐성 범주성 장애’(spectrum disorders)라고 수정될 정도로 자폐의 정도와 예후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한 달 수입은 10만원 남짓(2016년 기준)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고, 자폐를 가진 성인의 경우 취업률이 0.7%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고용률이 매우 저조하다.(내용 보기) 노 대표도 “발달장애인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 내용을 본 적이 없다”며 “발달장애인의 문제를 정의하기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도 명확하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꼬집는다.
“발달장애인과 함께 하는 사업을 지표평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요. 동구밭은 발달장애인의 친구의 수가 몇 명인지, 근속기간을 평가지표로 삼고 있는데요. 사실 상식을 바탕으로 한 지표 개념이죠. 대부분 장애인이 비장애인 친구가 정말 없더라고요. ‘왜 친구가 없을까’에서 시작해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풀어갔죠. 그렇다고 해서 장애인이 꼭 비장애인 친구가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친구를 만난다는 자체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분들도 계시니까. 다만 발달장애인이 학교라는 울타리를 나오고 나면 친구라는 존재가 굉장히 소중하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발달장애인의 친구가 몇 명이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관심과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고 봤어요.”
이어 노 대표는 발달장애인이 사회구성원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장애사원 4명이 비장애사원 1명과 맞먹기 때문에 현실적인 부분만 따지면 부담이 따르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무엇을 결정하건 간에 ‘사람 20명’(장애&비장애 사원)을 우선순위로 고려하다보니 20~50대까지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사원들과 일하면서 차곡차곡 쌓인 이야기는 동구밭의 또 다른 스토리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동구밭은 자율성을 보장하는 근무형태를 추구한다. 발달장애 사원을 수혜 대상 혹은 도움을 줘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성’을 앞세운 방식으로 근무형태를 정착해나가는 것이다. 예컨대 발달장애인 사원들은 돌아가면서 체크카드로 동료들이 함께 먹는 간식을 사오는 역할을 맡는다거나 일찍 출근하면 일찍 퇴근하는 유연근무제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은 비누를 생산하는 작업뿐만 아니라 동료 간 태도, 의사소통을 익히는 경험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장애사원의 한 부모는 동등한 사원 한 명으로 대하는 동구밭의 노력에 고마움을 표현했다고 한다. 덕분에 동구밭은, 경험과 열정이 있는 사원들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안정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소셜벤처 붐, ‘싱크탱크’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
일각에서는 동구밭뿐만 아니라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을 향해 편견이 묻어나는 시선을 던진다. 노 대표는 “장애인과 제품의 경쟁력은 무관하다”며 선을 긋는다. 사회적기업, 발달장애인의 고용 문제와 가치 창출에 관심을 둔다고 해서 이익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시선에 일침을 가하는 것이다. 더구나 요즘 추세를 보면 영리기업이든 사회적기업이든 ‘가치 이슈’를 건드리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노 대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판매할 때 가치 이슈를 띤다고 해서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외면하거나 고용된 장애인 사원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회적 가치와 이윤을 어떻게 결합시키느냐,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이느냐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노 대표의 고민은 여러 갈래로 뻗어가고 있다.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접점을 찾는 방식으로 ‘발달장애’와 ‘도시농업’이라는 이종 키워드를 결합했고, 주변에서 ‘텃밭 다음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천연비누’ 시장에 뛰어들었다. 성장세로 숨을 고르고 있지만, 여전히 ‘다음 단계’에 관한 고민이 짙다. 잠재 경쟁자의 진입과 국내외 시장 상황 변화라는 변수 앞에서 마냥 낙담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몫도 고민이다. 영리기업이 대규모 자본과 자원을 투입해 문제를 진단하고, 솔루션을 찾아내고, 사회적 가치 창출 및 고객의 호응까지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에 동구밭도 발달장애인의 고용과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요건이 무엇인지를 찾고 있다. 그 맥락에서 사회혁신과 맞닿은 소셜벤처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희망제작소의 활동을 세부적으로 모두 알고 있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이 더욱 더 필요한 시기에 이른 것 같습니다. 미디어, 교육, 정책 분야 등 각계에서 사회적경제 분야에 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는 분위기를 느끼는데요. 이럴수록 소셜벤처가 무엇인지, 사회적기업에 관한 정체성이 혼재돼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대기업도 소셜벤처라는 단어를 앞세울 정도인데요. 누군가는 희망제작소가 현장으로, 지역으로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지만, 저는 이럴 때일수록 희망제작소가 사회적경제 내 용어에 관해 학술적으로 정의를 명확히 내리고 정리하는 연구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소셜벤처’를 목표로 삼고 처음 접근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용한 연구들이요.”
■ 연구원이 직접 만나보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동구밭 홈페이지를 먼저 가봤다. 깔끔하고, 심플한 느낌의 첫 화면이었다. 마우스를 옮겨 비누 제품군을 둘러봤다. 동구밭에서 손수 기른 채소인 가지, 상추, 케일, 페퍼민트, 바질로 만든 천연 비누 제품. 제품 상자에 그려진 일러스트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인상을 남겼다. 인터뷰 당일 성수동 지하에 비누를 만드는 현장은 생각보다 적막했다.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기계음을 배경음악 삼아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원들이 연신 비누를 자르고, 일정한 간격으로 세우고, 한 쪽에서는 그 비누를 각각 포장 중이었다. 워낙 다들 일에 집중하는 분위기라서 말없이 바라봤다. 일터에서 자신의 일에 몰두할 수 있다는 건 (때때로 월요병에 시달리지만) 고마운 일이다. ‘돈벌이’만을 위한 게 아니라 ‘구성원’으로서 오는 안도감을 주기 때문이다. ‘일터’가 ‘삶터’인 동구밭이다.
– 방연주 미디어홍보팀 선임연구원
삶의 방향은 예측하기 힘들다. 지나고 보면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는 준비하거나 예상했던 자리가 아니다. 동구밭 노순호 대표도 그렇다. 발달장애인 친구들을 만난 2103년이 노 대표의 인생 좌표를 설정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혁신’ 단어가 넘쳐나는 지금, 진정한 혁신은 그 방향이 ‘사람’을 향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노 대표는 ‘혁신’을 이야기하기 전에 혁신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어려운 길, 힘든 일이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묵묵히 자신의 방향을 찾아가는 노 대표를 응원한다.
– 옥세진 사회의제팀장
선정이유: ㈜일렉콤은 총점 64.68 점으로 일자리제공 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일렉콤은 경제적 가치 분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력설비 전문기업으로 발전한 ㈜ 일렘콤은 수익창출활동을 하는 기업이지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여 취약계층의 자립을 지원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개발을 통한 우수제품 생산에도 최고를 지향한다.
일자리제공부문 우수
㈜청소하는마을
선정이유: ㈜청소하는마을은 공익적가치 부문에서 26.97 점으로 다른 기업들에 비해 탁월함을 보였다. 청소근로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동의 가치를 교육하고 자부심과 보람을 갖도록하여 의미있는 일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여성기업·장애인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자리매김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사업초기에 비해 월등히 성장한 근로자 고용인원에 힘입어 일자리제공 부문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지역사회공헌/사회서비스 최우수
㈜노리소리강원두레
선정이유: ㈜노리소리강원두레는 공익적가치 24.99점 와 경제적가치 15.78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화예술 전문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역의 특성과 역사성에 토대를 둔 문화예술 콘텐츠를 활용하는 점에 특장점을 갖고 있다. 장애인 합창대회와 다문화가족 합창대회 등에 참여하여 수상하는 등 지역사회공헌의 플랫폼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지역사회공헌/사회서비스 우수
㈜미항주거복지센터
선정이유: ㈜미항주거복지센터는 공익적가치 24.72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초생활보장법에 의거한 자활사업으로 시작하여, 일자리창출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이 기술도 습득하여 자기계발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명실상부한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회적가치 적극적이어서 여러 표창도 받은 바 있다. 사회취약계층의 주거환경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나아가 에너지비용절감도 실천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전직원들이 건설관련 자격을 취득하여 전문건설시공업체로 성장하는 지향도 밝히고 있다.
희망제작소는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에 희망은 있는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희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시민과 함께 ‘희망지수’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지난해 10월, 우리시대 희망을 찾기 위해 소중한 의견을 주신 희망지수 시민자문위원님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시작해 꼬박 1년이 걸려 완성된 ‘시민희망지수’. 그 발표의 현장을 공유합니다.
절망과 좌절이 지배적인 우리 사회, 과연 희망이 있을까요? 다시 희망이 싹트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시민분들이 ‘2016 시민희망지수 발표간담회’에 모였습니다. 4교시 수업을 마친 후 체험학습 신청을 하고 달려온 고등학생 박관웅 님부터 강동구 은퇴자자원봉사단에 계신 이경옥 님까지… 다양한 분들이 자리를 함께해주셨습니다.
개인 희망인식 6.26, 사회 희망인식 4.37
“희망보다는 절망이 엄습하는 시대, 그러나 시민은 멈추지 않습니다.”
권기태 희망제작소 소장권한대행/부소장님의 말씀으로 첫 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소개된 것은, ‘희망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단어가 연상되는가?’에 관한 답변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나온 시민의 답은 행복, 꿈, 미래였고, 그다음은 건강, 기쁨, 돈 등이었습니다. 연령대별로 비교해보면, 10~30대는 꿈을 가장 많이 연상하여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보였고, 40대 이상은 행복이라고 답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본인의 삶이 얼마나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서는 어떤 답이 나왔을까요? 답변을 10점 만점으로 환산해보니 6.26점이 나왔습니다. 100점 만점에 62.6점 정도인 것이지요. 희망인식이 가장 낮게 나타난 집단은 30~40대, 수도권, 학생, 블루칼라 등의 계층이었습니다. 사회에 대한 희망인식은 10점 만점에 4.37점이라는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가 나와, 시민들이 우리 사회를 어둡게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시민들은 경제·사회·정치 등의 영역 역시 앞으로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희망적인 삶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로 부모(가족)의 경제력과 인맥, 개인의 노력 이 두 가지가 가장 많이 꼽혔다는 것입니다. 10~40대는 부모(가족)의 경제력과 인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50~60대는 개인의 노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권기태 부소장님은 발표를 마치며 “수치 그 자체보다, 거기에 숨겨진 시민의 삶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해 주셨습니다. 우선 희망인식이 가장 낮은 30~40대가 희망을 충전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청소년들이 사회에 참여할 기회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의 암울한 정치 상황을 벗어나 다시 민주주의를 품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민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전환의 시대, 시민희망엔진을 켜라!
두 번째 세션에서는 패널 발제와 시민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희망인식조사를 하고 분석한 윈지코리아컨설팅 이근형 대표님이 시민희망지수가 왜 특별한지 말씀해주셨습니다. 이근형 대표님은 “실제 희망에 대한 선행연구는 많지 않다”며, 희망지수 개발을 위한 최초의 조사라는 점에서 이 연구가 선구적임을 찾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이번 조사의 특징은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으로 나뉘어 진행된 것이며, 두 항목의 결과 격차가 크다는 점도 다시 한 번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희망이라는 것 자체가 미래를 포함하는 특징을 갖고 있지만, 희망 연상 단어를 보면 현재와 관련된 것이 미래 못지않게 많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 삶의 만족도가 미래 희망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임을 보여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으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꿈-자본’을 연구하시는 김홍중 교수님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김홍중 교수님은 이런 종류의 연구 밑에 깔린 명제를 짚어주셨습니다. 첫째, 미래는 생산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희망이나 꿈은 미래를 생산하는 능력으로 ‘자본’처럼 존재하며 불균등하게 생산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정치가 투입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교수님은 희망과 절망이라는 감정적인 부분과 낙관과 비관이라는 인지적인 부분을 구분하여 향후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이어 비례민주주의연대 하승수 공동대표(변호사)님의 발제가 진행됐습니다. 하승수 대표님은, “막연하게만 갖고 있던 희망에 대한 느낌을 시민희망지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숫자로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한국사회는 시민의 힘으로 위기를 넘겼던 적도 많고 시민활동도 활발하지만, 시민이 사회에 대한 희망을 적게 가진다고 하셨는데요. 그 원인은 정치와 시민사회의 역할에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시민단체는 시민들과 거리가 멀어졌고, 정치는 시스템의 문제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선거제도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변경해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리다협동조합 유경희 대표님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유경희 대표님은, 시민들이 작은 시작과 성취를 통해 ‘내 삶이 변화되는 부분’을 체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자기효능감과 자기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자기정체성이 갖춰질 때, 사회문제에도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도 덧붙이셨습니다.
시민, 희망을 생각하다
이어 참석하신 시민분들의 의견과 질문이 오가는 토론시간이 진행됐습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미래연구를 하는 박성원 선생님은 “시민들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생각과 상상을 하는 연습이 잘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노력을 통해 변화를 경험한 자신 세대(5060)와 그렇지 않은 2030세대의 차이를 짚어주셨습니다. “미래가 좋든 나쁘든, 나의 개입으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믿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이셨습니다.
청중석에 앉은 시민분들 역시 2030세대와 5060세대 간의 세대격차와 희망격차에 대해 많은 의견을 전해주셨습니다. 덕성여대 김두환 교수님은 “세대 간 세계관이 매우 다르다. 관점이 달라 좌절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기성세대가 청년층에게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강요하며 생기는 문제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김홍중 교수님은, 한국 정치가 시민들에게 무기력을 학습시켜 출구를 찾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하게 만드는 게 현실이라며 그 원인을 지적하셨습니다. 강동구 은퇴자봉사단에서 오신 이경옥 선생님은 빈부격차만큼 심각한 것이 희망격차라며, 어두운 곳일수록 희망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해주셨습니다.
시민희망지수가 만들어지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희망지수 시민자문단 박관웅 청소년 자문위원. 박관웅 학생은 “학생자치활동을 하며 학교에 의견전달을 하더라도 바뀌는 게 많지 않다“며, ”무엇을 하든 변하지 않기 때문에 내 것부터 챙겨야 한다는 이기주의가 강해진 게 아닌가“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또한 ”학생이 교육현장의 한 주체가 된다면, 이 경험이 사회에 나가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도 덧붙였습니다.
시민의 손에서 출발해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마무리된 시민희망지수 발표간담회는, 한국 사회가 희망 가득한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시민희망지수를 통해 발견된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고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시민’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글 : 정환훈 지속가능발전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정지훈 비영리IT지원센터 시민기술랩 사업국장
지난 12월 19일 ‘지속가능한 먹거리와 삶’을 주제로 공공급식 국제콘퍼런스가 열려 14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공공급식 사업을 통한 새로운 식문화 정착 등 먹거리 정책 패러다임 전환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한살림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서울시 공공급식사업 내용을 중심으로 덴마크의 코펜하겐 푸드하우스, 대만의 Non-GMO급식연대, 일본의 화식(일식)급식응원단이 각국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 푸드하우스 프로그램 매니저 야콥 아펠은 “누구나 좋은 식사를 할 권리가 있다”는 모토 하에 덴마크 공공급식을 유기농으로 전환해 낸 지난 성과를 소개했습니다. 또한 “유기농 공공급식은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중요한 목표”이며 유기농 급식을 매개로 주방 조리사들의 자부심을 높일 뿐 아니라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대만 Non-GMO급식연대의 황찌아린 공동발기인은 식품안전사고 발생이 빈번하고 식량자급률이 낮은 대만의 상황을 설명하고 연간 2백만 끼에 달하는 학교급식이 갖는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해 볼 때 “Non-GMO급식은 먹거리 문화와 사회를 바꾸는 일과 같다”며 Non-GMO 급식운동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일본 화식급식응원단의 유카타 니시이 대표는 2013년 화식, 즉 일본음식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일본 학생들이 쌀 대신 빵 중심의 서양 음식을 급식으로 먹고 있는 점에 착안하여 일식 쉐프들을 모아 일본 전통음식을 급식으로 소개하게 되었다며 전통조리법으로 맛을 낸 친환경 제철 급식 식단을 소개하고 급식 조리사,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 역시 소개하였습니다.
토론자로는 김경주 구로구 급식관리지원센터장, 안대성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이사장, 서미영 한살림연합식생활센터 운영위원 등이 참석하여 각각 안전한 급식관리, 단일작목 생산 대농중심의 농정체계를 가족농 소농 중심의 농정체계로 전환하는 데 기여하는 진정한 도농상생의 공공급식, 일상의 삶을 바꾸는 식생활교육 등을 주제로 이야기하였습니다. 좌장으로 참석한 윤병선 건국대 교수는 이번 콘퍼런스가 안전한 먹거리, 농민의 정성이 담긴 먹거리, 농촌과 도시를 잇는 먹거리 등 공공급식에 대한 다양한 기대가 모인 자리라고 평하며 행사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먹거리 양극화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어 가는 요즘, 친환경 공공급식은 먹거리 기본권을 실현하는 방안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서울시는 현재 6개 자치구에 공공급식센터를 설치하여 친환경농산물 직거래를 하고 있고 한살림은 이 중 강동구와 동북4구 공공급식센터를 운영하며 도농상생 급식을 통한 새로운 식생활과 식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2018년 6월 4일(월) 14:00~18:00 | 대학로 공공그라운드 지하1층 001스테이지
사단법인 오픈넷이 올해 창립 5주년을 맞아 오는 6월 4일(월) 오후 2시, 대학로 공공그라운드 지하 1층 001스테이지에서 ‘인터넷 생태계의 미래’ 컨퍼런스를 개최합니다.
이번 오픈넷 컨퍼런스에서는 포털 규제 이슈 관련 생산적인 인터넷 공간을 만드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봅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 발달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알아봅니다. 그리고 지난 5년간 오픈넷의 활동들을 살펴보고 점검하는 시간도 마련했습니다.
‘드루킹 사건’이 불거진 이후 포털 서비스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소위 여론조작 방지를 목적으로 한 포털 규제 법안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픈넷 컨퍼런스 제1세션 ‘포털 규제,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는 뉴스 댓글과 가짜 뉴스 규제를 중심으로 포털이 인터넷 플랫폼으로서 적절히 기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합니다. 라운드 테이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세션에서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전문가 패널로는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나현수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팀장,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 이재국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참여하여 토론을 펼칠 예정입니다.
제2세션에서는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이자 메디아티 대표인 강정수 박사가 ‘디지털 자본주의와 기본소득’을 주제로 발표합니다. 기술 진화에 따른 시대의 변화를 관찰하고,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열어가야 할지 객석과 함께 이야기해봅니다.
제3세션은 오픈넷 활동가들이 이용자의 편에서 자유, 개방, 공유의 인터넷을 만들기 위해 수행한 지난 5년간의 활동을 보고하고, 앞으로 펼칠 활동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인터넷 정책과 오픈넷 활동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석을 바랍니다.
이 행사는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신청은 오픈넷 홈페이지 또는 아래 링크를 통해 하실 수 있습니다. 행사에 참석하신 분들께 다과가 제공되며 소정의 기념품을 드립니다.
*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3년에 창립된 시민사회단체로서, 표현의 자유, 지적재산권, 프라이버시, 망중립성, 열린정부 등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대상으로 하여 입법 활동과 공익소송, 학술 및 교육사업 등을 전개하며 자유롭고 열린 인터넷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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