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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바그팟 사건과 카스트 계급 및 성별에 기반한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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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바그팟 사건과 카스트 계급 및 성별에 기반한 차별

익명 (미확인) | 금, 2015/09/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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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4일, 국제앰네스티 인도지부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바그팟에서 마을의 비선출 위원회인 ‘캅판차얏’으로부터 강간과 나체 행진을 명령받은 달리트 계급의 두 자매를 위해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들 자매의 오빠가 카스트 상위 계급의 유부녀와 함께 달아난 것에 대한 ‘처벌’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세계 각지의 국제앰네스티 지부는 이와 비슷한 서명운동을 함께 홍보하며, 전세계의 앰네스티 지지자들이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이러한 서명에 참여한 사람은 50만 명에 이른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서명운동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을 보도했다. 마을의 공식 선출위원회인 그람판차얏과 카스트 지배계급 구성원들이 앰네스티가 제기한 혐의를 부인했다는 주장도 있었고, 앰네스티가 해당 사건을 조사하지도 않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언론보도가 화제가 되면서 정작 피해자인 두 자매와 그 가족들이 함께 신변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가 이 사건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8월 16일, 두 자매 중 한 명인 미나크쉬 쿠마리가 제출한 146쪽의 청원서에 인도 대법원이 응답하면서부터였다. 카스트 계급의 최하층인 달리트 계급이 이러한 청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미나크쉬의 가족들은 인도 인권위원회와 지정카스트위원회에도 항의서를 제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즉시 피해 가족들과 변호사에게 연락했고, 이들이 대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검토해보니 그간 박해 받고 위협당한 기록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가족들과는 지금도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 또한 주 단위, 전국 단위로 기자들과 접촉했지만 아무도 관련 정보를 확인해 주지 못했고, 해당 지역 경찰과 지역 정치공동체인 ‘캅’의 대표자와도 연락해 보았지만 캅판차얏은 열린 적도 없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앰네스티는 계속해서 피해 가족과 연락을 취했고, 해당 마을의 자타브(달리트 계급)에 속한 5명과 전화통화 또는 직접 면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캅판차얏이 그런 지시를 내렸던 것은 사실이며, 마을이 조성한 공포 분위기 때문에 달리트 계급 사람들은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중 한 명은 “사람들이 두려워서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 … 이 마을에서 자타브는 몇 명 정도에 불과한 소수다. 우리 중 누군가가 입을 열거나 나섰다가는 본인을 포함해 가족 모두가 몰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나크쉬 자매를 위한 ‘온라인 탄원’ 참여하기

카스트 제도에 기반한 차별

피해자 가족들이 대법원에 제출한 청원서에는 이외에도 수많은 인권침해 의혹 행위가 기록되어 있었다. 2015년 5월부터 두 자매의 아버지인 다람팔 싱이 아들의 야반도주로 위협을 받기 시작하면서, 두 자매는 마을을 벗어난 곳에서 생활해 왔다고 한다.

다람팔 싱은 “(자트 계급 사람들이) 가족들이나 나를 살해할까 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대법원에 제출한 청원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 자매의 오빠와 함께 달아났던 자트 계급 여성은 5월 2일 델리 경찰서에서 친척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진술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라비와 함께 살지 못한다면 죽을 거예요. 그 사람의 아이가 뱃속에 있고, 이 아이를 낳고 싶기 때문이에요. 우리 집으로 돌아가면 가족들이 날 죽일 것이고, 라비의 집으로 가면 그 사람의 가족들이 날 폭행할 테니 어느 쪽으로도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라비와 함께 떠나고 싶어요. 떠날 수밖에 없으니 허락해 주셔야 해요.”
  • 5월 24일 녹음된 달리트 계급 여성의 아버지와 자트 계급 여성의 삼촌의 전화통화 녹취록에서, 자트 여성의 삼촌은 달리트 여성이 강간을 당할 수도 있다며, 달리트 여성의 아버지가 마을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위협했다.
  • 5월 30일 녹음된 달리트 계급 여성의 오빠와 한 경찰관의 전화통화 녹취록에서, 경찰은 달리트 여성의 가족들이 자트 여성의 친척들에게 자택 감금되어 있다고 말했다.
  • 이외에도 달리트 계급 여성을 강간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는 정황들이 기록되어 있다. 여성의 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2015년 4월 24일 ____(여성)의 부모와 그 오빠 ____가 친척들과 함께 우리 집으로 와서는 자신들은 자트 계급이고, 이 마을은 자트들의 소유라고 했습니다. 또 ‘이제 우리는 너희가 이 마을에 발도 못 붙이도록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이제 당신 딸에게 우리 딸의 복수를 할 것이다’라고 하며 이후로도 빈번히 우리 집을 드나들었습니다. 이제는 더욱 과격해져서 새벽 2-3시에 우리 집 대문을 마구 두드리고, 우리 가족들을 죽이고 딸들을 납치해 강간하고 또 죽일 거라고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감히 우리를 거역한 너희의 업보를 누가 구해주고 누가 감싸줄지 두고 볼 것이다, 우리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사람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의 역할

피해자 가족들은 청원서와 국제앰네스티 인도지부와의 면담에서, 지역 경찰 역시 이러한 괴롭힘과 위협에 연관되어 있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5월 미나크쉬 쿠마리의 조카를 3일간 불법 구금하고, 달아난 남녀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고문을 가했다고 한다. 미나크쉬의 삼촌 역시 불법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나크쉬의 오빠 라비는 5월 함께 달아났던 자트 여성과 같이 경찰에 넘겨진 다음 날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되었다. 라비의 남자 형제와 경찰의 전화통화에서 경찰은 라비가 날조된 혐의로 체포된 것임을 인정했으며, 더 심각한 죄목일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지역 경찰이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조사할 가능성이 낮다고 여겨 대법원에 직접 청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캅판차얏의 성격

이번 서명운동에서 언급되는 ‘캅판차얏’은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마을의 비선출 위원회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러한 표현에 대해, 바그팟의 산크로드에는 여성도 다수 포함된 마을 위원회가 있으며, 이 위원회의 대표는 달리트 계급 여성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캅판차얏은 공식적으로 선출되는 행정기구인 그람판차얏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거의 항상 카스트 지배계급 남성들이 대부분인 비선출 기구다. 캅판차얏 회의는 같은 계급의 구성원들만이 참여할 수 있으며, 회의 내용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캅판차얏 구성원들은 막대한 권력을 휘두르며 거의 아무런 책임 없이 명령을 내린다. 우타르 프라데시, 하랴나, 펀자브, 라자스탄 지역에서는 허위 사건으로 소송을 걸거나 폭력적인 처벌을 가하고, 심지어는 두 남녀가 카스트 규범을 위반하고 결혼하거나 달아나기로 결정했을 경우 자신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인도 대법원은 캅판차얏을 ‘인민재판’이라고 표현하며 다음과 같이 판결했다.

“최근 수년 간 ‘캅판차얏(타밀 남두 지역에서는 카타판차얏)’ 이라는 단체가 서로 다른 카스트 계급이거나 종교 출신인 남녀가 결혼하고자 하거나 결혼한 경우 제도화된 방법으로 명예살인 또는 그 외의 잔혹행위를 명하거나 조장하고, 사람들의 사생활에 개입하고 있는 사례를 접했다. 법원은 이것이 전적으로 불법이며, 철저히 뿌리 뽑아야 할 것으로 본다.”

2012년 인도 법률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는 캅판차얏이 ‘도덕적 자경주의’를 실행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캅판차얏의 악의적인 관행과, 자의적으로 법을 해석하고 카스트 계급간 결혼의 무효함과 부적절성을 주장하며 이러한 남녀에게 처벌을 지시하는 경향성은 법치주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처럼 캅판차얏의 성격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해당 구성원들이 인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럴 경우 형사기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의 한 달리트 계급 남성은 캅판차얏의 명령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자트들이 판차얏을 소집할 때는 우리 달리트들도 부른다는 것은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아무도 우리가 그 자리에 참석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그(자트) 사람들 중 일부 좋은 사람들이 ‘모든 일이 당신들에게 불리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전해 주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의 지대한 관심이 분산되지 않고, 인도에 여전히 존재하는 카스트 계급별 차별 및 성차별의 실태와, 이러한 불문율을 어겼을 경우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문제에 집중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제앰네스티는 자매들에게 내려진 명령에 대해 즉시 전면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시행할 것과, 자매들 및 그 가족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이러한 요구사항이 실현될 때까지 국제앰네스티는 이 사건에 대한 캠페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영어전문 보기

Baghpat and caste & gender discrimination in India

On 24 August, Amnesty International India launched a petition regarding two Dalit sisters who had been told they had been ordered to be raped and paraded naked by a khap panchayat – an unelected village council – in Baghpat, Uttar Pradesh in northern India, as ‘punishment’ because their brother had eloped with a married woman from a dominant caste.

Amnesty offices around the world circulated similar petitions, so that our supporters globally would have an opportunity to take action. Over 500,000 people have so far signed these petitions.

It is crucial that the enormous amount of media attention on this case does not distract from the issues it has raised – the realities of caste and gender discrimination that exist in India, and the serious consequences that those who violate these unwritten codes of conduct must face.
Gopika Bashi, Amnesty International India’s Women’s Rights Researcher
Some media organizations have subsequently released reports which have questioned the petition. Some have said that members of the gram panchayat – the elected village council – and members of the dominant caste have denied the allegations. Others have claimed that Amnesty did not investigate the case.

Unfortunately, these reports have taken the attention away from the situation of the sisters themselves, who along with their family still fear for their safety.

We first took notice of the case when the Supreme Court provided a response on 18 August to a 146-page writ petition filed by Meenakshi Kumari, one of the sisters, seeking protection and investigation. It is highly unusual for a Dalit family to approach the Supreme Court with such a petition. The family has also submitted complaints to the National Human Rights Commission and the National Commission for Scheduled Castes.

We immediately got in touch with the lawyer and the family (with whom we remain in regular contact), and reviewed the documentation submitted to the Supreme Court, which detailed a history of harassment and intimidation. We also contacted journalists at the national and state level, who were unable to substantiate the information. We also spoke to local police officials and a khap leader, who said that the khap panchayat had not taken place.

We have remained in touch with the family, and have spoken over the telephone or in person to five members of the Jatav (Dalit) community in the village who have told us that the khap panchayat had issued the order, and have spoken about the atmosphere of fear in the village which is now preventing members of the Dalit community from speaking out.

One member of the community told us, “People are afraid. They don’t want to come forward… Jatavs are a minority here, there are only a few of us. If they speak or they come forward, they and their family members will be finished off.”

Caste-based discrimination

The family’s petition to the Supreme Court also contains several other allegations of human rights abuses. The sisters had been living away from the village since May 2015, when their father Dharampal Singh allegedly began receiving threats to the family, following the elopement of his son with the woman from the dominant caste.

Dharampal Singh told us, “I was fearful that they [members of the Jat community] would kill me or my family”.

The petition to the Supreme Court includes:

- A statement made by the Jat woman to the Delhi Police on 2 May after her elopement, in which she said that she faces threats to her life from her relatives. An excerpt reads:
“I will live with Ravi, otherwise I will die because I want to give birth to the child of Ravi. Ravi’s child is in my womb. I do not want to go to my home as I’m in danger from my family members as they will kill me, and I don’t want to go to the home into which I was married also because those people beat me. I want to go with Ravi. I should be allowed to go with Ravi.”

- A transcript of a recorded telephone conversation on 24 May, allegedly between the Dalit woman’s father and the Jat woman’s uncle, in which the latter suggests that the Dalit woman could be raped, and threatens the father against returning to the village.

- A transcript of a recorded telephone conversation on 30 May allegedly between the Dalit woman’s brother and a police official who says that the Dalit family’s house has been locked up by relatives of the Jat woman.

- Details of other situations in which threats are allegedly made that the Dalit women could be raped. A statement by the father reads:
“On 24.4.2015 the parents of girl _____ and her brother _____ along with their other relatives came to my home and started saying that we are from Jat community and this village is of Jats and now see we will do whatever with you as we will not allow you to live in this village and we will take revenge of the girl with the girl of your family and then they started frequently visiting at my house. And now their acts have so much increased that they have now started beating the doors of my house at village at 2-3 O’clock in the night and they started giving threat to kill us and kidnap and commit rape of my daughters and kill them also and they also started saying that now we will see that who will save you and who will speak to your Chamars against our wishes, and we will not leave him also who will speak regarding us.”

Role of the Police

In their petition and in conversations with Amnesty International India, the family says that the local police have also been involved in harassment and intimidation. The family says that the police had illegally detained one of Meenakshi Kumari’s cousins in May for three days and tortured him to try to learn the whereabouts of the couple who had eloped. An uncle was also allegedly illegally detained.

Meenakshi’s brother Ravi was arrested in May for alleged drug possession a day after he and the Jat woman were handed over to the police. In a recorded telephone conversation allegedly between Ravi’s brother and a local police official, the official admits that Ravi had been falsely implicated, and could have faced an even more serious charge.

The family says that they chose to approach the Supreme Court because they felt that the likelihood of an impartial and independent investigation by the local police was low.

Nature of Khap Panchayats

Our petition mentions the khap panchayat, an unelected all-male village council. Some media reports have questioned this statement, pointing out that the ‘village council’ in Sankrod, Baghpat included several women, and was headed by a Dalit woman.

Khap panchayats are distinct from gram panchayats, which are formally elected administrative bodies. Khap panchayats, in contrast, are unelected bodies that are almost always dominated by dominant caste men. Their meetings are usually held only between members of one caste and there are usually no written records of their proceedings.

Khap panchayats wield immense power and hand down orders with little accountability. In states such as Uttar Pradesh, Haryana, Punjab and Rajasthan, families have been known to file false cases, inflict violent punishments and even carry out killings to protect their ‘honour’ when couples choose to elope or marry in violation of caste norms.

In 2011, the Supreme Court of India described khap panchayats as kangaroo courts, and observed:

“We have in recent years heard of Khap Panchayats’ (known as katta panchayats in Tamil Nadu) which often decree or encourage honour killings or other atrocities in an institutionalized way on boys and girls of different castes and religion, who wish to get married or have been married, or interfere with the personal lives of people. We are of the opinion that this is wholly illegal and has to be ruthlessly stamped out.”

A 2012 Law Commission Report refers to khap panchayats as practicing ‘moral vigilantism’. It said:

The pernicious practice of Khap Panchayats and the like taking law into their own hands and pronouncing on the invalidity and impropriety of…inter-caste marriages and handing over punishment to the couple …amounts to flagrant violation of rule of law and invasion of personal liberty of the persons affected.

It is unlikely that members of a khap panchayat will admit to passing an illegal order of this nature, as they could be subjected to criminal prosecution. A Dalit man from the village told us how he came to know about the khap panchayat order, “When the Jat community calls a panchayat, there is no question of them calling us … No one would allow us to go there…There are a few good people from their [Jat] community who tell us, ‘All of this is happening against you’”.

It is crucial that the enormous amount of media attention on this case does not distract from the issues it has raised – the realities of caste and gender discrimination that exist in India, and the serious consequences that those who violate these unwritten codes of conduct must face.

We have called for a swift, full and impartial investigation into the orders issued against the sisters, and for their safety and that of their family to be ensured. We have no plans to stop campaigning on this case until this has happen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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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체가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에 흥분하고 있던 시점인 지난 4월27일과 28일 양일간 중국 삼국지 이야기의 한축이었던 오나라의 수도 우한에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인도의 모디 수상이 아름다운 호수인 동호의 산책길을 걸으며 때로는 쉼터에 앉아 중국 명차를 나누면서 격의없는 회담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고 도보다리에서 이야기를 나눈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어쩌면 인류 역사에 세기의 회담으로 기록될 만한 대사건이 될 수도 있는 만남에 대해 양국은 오히려 의도적으로 과도하게 보도되는 것을 자제하는 등 조용히 넘어가면서 더욱 궁금증을 일게 하는 측면이 있다. 예컨대 회담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식적인 정상회담이 아닌 비공식적인 사인(私人)간의 만남처럼 다루면서, 의제도 미리 조율하고 선정하지 않은 채 격의없는 대화의 형식을 취한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경향
사진 출처: 경향

여기서 당시 한국언론들이 보여준 호들갑과 보도의 태도에 대해 한마디 지적하고자 한다. 판문점 회담이 끝난 후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트럼프 미대통령과 아베 일본수상 등 세계 주요 지도자들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회담의 결과를 설명한 반면에, 시진핑 주석은 상기의 우한 회담으로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고 북경으로 복귀한 후 며칠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통화가 가능하였다. 이를 두고 마치 ‘중국패싱’ 운운하면서 시주석이 서운한 심정에서 의도적으로 전화를 거절한 듯한 뉴앙스의 추측 기사가 여러 곳에 실렸다. 세계정세와 흐름에 어두운 국내 어리석은 언론들의 속좁은 식견이 벌인 해프닝으로 ‘우물안 개구리’라는 속담이 이를 두고 한 말인 듯 하다.

대국에 둘러싸인 반도에 위치한 국가의 입장에서 지정학과 지경학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특히 근현대사의 전개과정에서 난삽하게 드러난 국제정세에 대한 무지함과 무책임 그리고 망각증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역사에서 배움이 없으면 미래로 나갈 수 없다는 격언에도 불구하고, 현하 목격하듯이 한반도에서 냉전의 마지막 해체작업이라는 시대 흐름을 역류하는 자유한국당의 막가파식 무책임한 발언과 무뇌아적 황당무계한 처신에는 탄식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나렌드라 모디 수상과 인도 경제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격동하는 한반도 정세의 주역으로 등장하였듯이, 국제정세 흐름의 새로운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라는 대국의 수상이자 인도인민당의 지도적 인물 그리고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고자 한다.

모디는 1950년 생으로 ‘불가촉천민’ 바로 위에 위치한 빈민 중심의 수드라 계층 출신이다. 10대부터 열차와 거리에서 차를 파는 잡상인으로 사회생활을 출발하여, 30대 젊은 시절 인도국민당에 입당하면서 입지전적 성공과 출세를 거듭한 사람이다. 학력으로는 델리에 있는 통신대학을 간신히 수료하였고 후에 구자라트주의 수상으로 취임하면서 주립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수여받는다. 독실한 힌두교인으로 하루 4시간 정도의 짧은 수면을 취하면서도 매일 요가와 명상의 수련을 빼먹지 않는 지독한 일벌레로 알려져 있다. 구자라트주 수상 당시 발생한 힌두교도의 무슬림 집단학살을 방조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흔들림 없이 개혁과 경제정책을 추진하여 세계가 주목할 만큼 놀라는 발전의 성과를 이룬다. 인민당이 다수 여당이 된 유리한 정치환경에서 2014년 국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되어 인도의 수상에 취임한 이래, 외국인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신용등급을 단계단계 올려가며 지난 수 년간 인도의 연 성장률을 한때 중국을 능가하는 7-8%대로 끌어올린다.

지난 세월 인도는 20여개 주의 세법과 거래관행이 모두 달라 경제와 산업을 인도라는 하나의 대륙으로 통합하기 어려웠으나, 모디는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안고, 기득권층과 소상인 세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합세법(Common Service Tax)의 도입을 강행하였고, 내로라 하는 전문가와 경제정책 관료들의 극심한 만류를 뿌리치며 2015년 가을 단하룻밤 사이에 화폐개혁을 신속히 단행하였다. 일정 금액 이상의 부동산 거래와 투자에는 반드시 자금출처의 소명을 의무화하는 등 부패와 기득권을 혁파하고 개혁하는 과정에서 작년부터 성장률의 일시적 저하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인생 역정에서 보여준 예의 모습대로 인도의 강점인 IT기술을 기반으로 줄기찬 정부혁신, 환경친화적 농촌(Clean India), 제조업중심( Made in India), 전자상거래와 금융의 투명성, 소규모 중소기업 중심과 벤쳐산업 육성 등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2,800불 수준의 인도 GDP가 조만간 5,000불을 달성하고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중진국 대열에 합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한 회담의 의미와 배경

비공식 만남이라는 핑계로 일체의 성명과 합의 내용의 공개가 없었지만 양국 지도자의 우한 회동에 대한 중국방송과 외국신문에 비친 여러 기사와 보도를 종합하면서 필자 나름대로 지난 4월 27-8 양일간 있었던 회담의 의미와 배경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본다.

첫째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1949년 이래 줄곧 발생한 중인(中印)국경분쟁의 봉합과 조정에 대한 첫걸음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아래의 그림자료에서 보듯이 중국과 인도의 인접지역은 히말라야 산맥 지류의 고산지역으로 네팔과 부탄의 두 나라가 자연스레 거인 국가들을 갈라놓고 있지만 동쪽으로는 시킴 지역과 부탄에 인접한 인도령 아르나찰프나데시주 주변을 둘러싼 변경, 그리고 서쪽으로는 중국과 파키스탄을 연결하는 악사이친 회랑지역이 항상 분쟁의 불씨로 남아 있으면서 실제로 지난 수 십년 간 몇 차례의 군사충돌이 있었으며 최근에는 2017년 6월 춤비 계곡의 동트람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로 인하여 수백 명씩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일대일로(BRI, Belt & Road Initiative)의 주요 투자국가인 파키스탄과 연결하는 인도 경유의 수송통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태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서 양국간의 긴장과 대립이 매우 높아진 상태였다. 

 

국경분쟁

분쟁직후 모디가 백악관을 방문하여 트럼프를 끌어안은 당시, 이를 보도한 신문자료를 살펴 본다.  

2017.06.27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인도 정상회담이 이뤄진 전날 중국과 인도 동북부에서 도로를 건설하던 중국군 부대와 인도군 부대 간 충돌이 빚어졌다. 이 사건을 다룬 27일자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에는 “인도는 중국 앞에서 거만을 떨 주제가 아니다. 국내총생산은 중국의 4분의 1이고 군비투자는 3분의 1이니 중국과의 국경 분쟁은 조심히 접근하는 게 최선” 이라는 사설이 실렸다. 관영언론으로는 지나친 표현이다. 마찰이 발생한 지역은 인도와 중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국경분쟁지역 중 하나인 춤비(春丕)계곡으로 부탄과 인도 영토 시킴(Sikkim)을 연결하는 핵심 길목이다. 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적 동반자로서 인도를 중시했던 오바마 대통령과 달리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ㆍ기후변화 등 의제에서 모디 정부와 입장 차이를 드러내 왔지만, 26일 회담에서 모디 총리는 “미국의 번영과 성공이 인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선언해 사실상 ‘미국 우선주의’에 지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트럼프를 구워 삶았다. (이상인용).

모디는 국경분쟁으로 갈등중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하여 불만스러운 트럼프를 끌어안고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일방적 미국우선주의를 비난하고 세계경제포럼에서 개방적 자유무역 원칙을 옹호한 시진핑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왔다. 결국 나날이 심해지는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에 크게 실망한 인도는 미국 일변의 의존관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 등과 협력관계 구축이 간절했고 이를 위하여 수십 년간 지속된 중인(中印)국경분쟁부터 종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한의 회동을 통하여 양국 지도자들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체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하여 문제의 분쟁지역에서 정기적인 군사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만약을 대비하여 항시적인 대화채널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번째는 미국과 일본이 수 년째 공을 들여온 중국봉쇄전략에 일방적 편입을 거부하고 다변다극한 국제정세의 흐름 속에 인도의 독자적인 입장을 굳건히 했다고 보여진다.

특히 일본은 지난 10여 년간 미일을 중심으로 한 태평양 동맹에 한국과 호주를 넘어서 인도를 편입시킴으로써 중국의 진출로가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확장되는 것을 봉쇄하고 아시아 권역에서 일본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인도와의 전략적 수준의 협력을 만들어 내기 위하여 엄청난 공을 들여왔다.  

2015-2-30에 보도된 불룸버그의 보도내용을 살펴보면, 모디 수상과 아베 수상 간 정상회담을 통하여 미국을 대신한 듯 핵실험 중단에 따른 민간 핵기술 협력, 150억 달러에 달하는 고속 철도 건설, 경제개발 촉진을 위한 124억 달러 자금지원 그리고 중국의 해양확장을 막기 위한 해군 훈련 등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후 인도는 인도양에서 미일과 함께 연례적인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실망이 커지고, 더불어 일본이 약속한 경제지원과 고속철도의 공사 등이 여러 가지 이유로 지지부진하여 지면서, 인도는 미일의존관계를 벗어나 기존의 BRICS관계망에 더하여 상해협력기구SCO, 아세안 안보포럼 ARF, 유럽연합 등으로 다양하게 접촉을 넓혀가면서 다변적 균형을 추구해 가는 행보를 보여 왔다.

한마디로 시진핑과 우한에서 양인이 단독으로 사전의 아젠다 없이 만나 흉금을 열고 부담없이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의 메시지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중국봉쇄 전략에 인도가 가담하지 않고 균형적이며 독자적인 행보를 유지하겠다는 것을 전세계에 천명한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양인의 회동이 중요한 것은 인구가 각자 13-14억에 달하는 거대한 양국이 지난 2백여 년간의 서세동점 속에 수모와 비참함을 벗어나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을 성취해 가고 이들 양국이 과거 인류역사에 차지했던 정치적 경제적 비중이 되살아 나면서 향후 국제사회와 미래의 향방에 거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에 있다.

이러한 관점을 아래의 두 개의 도표가 정확히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gdp
도표1. 영국 연구기관에서 작성한 지난 2,000년간의 GDP 비중

도표2. 산업혁명 이후 2015년 까지 GDP 비중의 변화 by ECRI(Economic Cycle Research Ins.)

도표2. 산업혁명 이후 2015년 까지 GDP 비중의 변화 by ECRI(Economic Cycle Research Ins.)

도표1은 지난 2,000년간의 경제비중을 보여주는 곡선의 조합으로 영국에서 작성한 탓인지 인도의 비중이 우리가 추정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고, 압도적 제국이었던 당(唐)과 인류 최초로 상업의 시대를 연 송(宋)나라 그리고 청(淸) 3현제 시대의 풍요로 40% 수준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중국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적게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산업혁명이 있기 전까지 지난 18세기 동안 중국과 인도의 경제적 비중이 전세계의 50-60% 수준까지 육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역으로 19세기 이후 2세기간 유럽과 미국 그리고 러시아를 포함하여 구미 지역이 번성을 구가하면서 약 50-60%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다가 근래 들어서 급격히 축소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표2를 참조하고 이를 PPP기준으로 재조정하여 판단하면, 2017년 기준으로 유럽과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공히 15-17% 정도, 중국은 20%, 인도가 5-6% 수준으로 추정된다. 일본과 한국 그리고 동남아를 포함하면 아시아의 비중은 이미 50%를 넘어섰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은 여전한 기술력과 군사력 그리고 달러라는 국제통화의 발권력을 기반으로 제멋대로 국제적 질서와 교역의 기준을 임의로 무시하거나 변경하고, 급기야 지난 5월 초에는 주요 국가들과 13년간 합의 통해 이룬 ‘이란핵합의’를 2년만에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이란과 협력을 지속하는 국가와 기업을 대상으로 세컨더리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세계대전의 위험까지 내다보며 외국 주요 언론들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중동 발 세계전쟁이 없길 바라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제재가 이란과 관련 국가들에게 일시적으로 심각한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바라보면 결국은 미국의 급격한 퇴조와 함께 미국의 강요에 굴복한 국가들 역시 선택에 따른 상당한 부담과 손실을 감당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합의를 깬 대가로 국제사회에서 지위가 심각하게 위축당할 것이다.

특히 중국과 인도, 그리고 러시아가 정치경제적으로 강력하게 연대하여 대응할 경우에는 미국이 가하는 충격은 대해(大海)에 잠시 이는 일과성의 파랑에 불과하며, 오히려 이들 국가들이 지니고 있는 거대한 자원과 잠재력이 향후 사태의 진행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필자는 중국과 인도의 두 지도자들이 어떤 정도 깊이의 인식에서 어느 수준의 이야기와 합의를 도출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위의 도표가 지난 2,000 년 간의 기록으로 보여주듯이, 역사적 도시 우한에서 우연을 가장해 이루어진 회담의 결과로 중국과 인도의 관계가 대결에서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리잡게 되면, 이는 한 세기 이상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역사의 간계를 지금처럼 깊이 느껴본 적이 없는 필자는 중국방송에 기고된 한 칼럼의 글을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맺고자 한다.

“현대 중국과 인도 양국은 서구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낙후되었다. 이런 양국이 협력을 통해 발전의 시대로 들어서면, 동양의 문명이 되살아 나게 될 것이고 아시아의 새로운 세기가 열리게 될 것이다. 세계는 지난 세기에 겪지 못한 변화의 시대를 지나고 있으며 동양 문명의 재출현(부활)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추세이다.”

In modern times, both China and India lag behind Western countries. If China and India develop through cooperation, it will help to revive oriental civilization and create a new century in Asia. The world is undergoing a major change that has not existed in a century. The re-emergence of Eastern civilization is an irreversible trend.”

월, 2018/05/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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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는 로힝야 난민 강제추방 즉각 중단하라

한국 시민사회단체, 주한 인도대사관에 강제추방 중단 요구 서한 발송

로힝야 난민의 안전하고 존엄한 귀환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인도 정부가 적극 협력할 것 촉구

 

지난 10월 5일, 로힝야와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모임(이하 ‘한국시민사회모임’)은 주한 인도대사관에 로힝야 난민 7명 미얀마 강제추방을 즉각 중단하고, 로힝야 난민의 안전하고 존엄한 귀환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불법 체류를 이유로 로힝야 난민 7명을 체포하여 2012년부터 아쌈(Assam)에 있는 시설에 구금해왔고, 현지시각 10월 4일, 이들을 미얀마로 강제 추방하기 위해 인도 동부 마니푸르 주(州)의 미얀마 국경으로 이송했다. 인도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로힝야 난민을 미얀마로 강제추방한 첫번째 사례로, 인도 대법원은 로힝야 난민 7명의 추방을 막아달라는 청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시민사회모임은 주한 인도 대사 Ms. Sripriya Ranganathan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인도 정부의 강제추방 결정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강제추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시민사회모임은 “미얀마 군부에 의한 무차별적인 집단살해, 강간, 방화 등으로 수만 명의 로힝야 민간인들이 희생당하고, 80만 명에 육박하는 로힝야 난민들이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난민촌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 정부가 불법 체류를 이유로 로힝야 난민을 강제추방한 것은 국제법과 국제규범에 반하는 조치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에 강제추방되는 로힝야 난민은 미얀마에서 탄압을 받을 것이 분명하며, 인도에 거주하고 있는 4만여 명의 로힝야 난민들 역시 이번 조치로 인해 공포와 두려움 속에 살아가야 할 것”이라며 “인도 정부는 스스로를 ‘로힝야’라고 부를 권리마저 부인된, 가장 박해받고 있는 이들의 존엄하고 안전한 귀환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도에 거주하고 있는 로힝야 난민 4만여 명은 힌두교 극단주의 단체들의 폭력과 강제추방 주장에 노출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16,500여명이 유엔난민기구(UNHCR)의 난민으로 등록되어 있는데, 인도 정부는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로힝야 난민은 불법 체류자로 간주해 추방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엔에 따르면 불법 체류로 인도에 구금되어 있는 로힝야 난민은 200여명에 이른다. 

 

한국시민사회모임은 지난 10월 2일, 유엔 인종차별특별보고관(Special Rapporteur on contemporary forms of racism, racial discrimination, xenophobia and related intolerance) Ms.Tendayi Achium이 인도 정부에 보낸 서한을 인용하며 “인도 정부는 로힝야족들이 출신 국가인 미얀마에서 직면하게 될 제도화된 차별, 박해, 혐오 및 심각한 인권 침해를 충분히 인식해야 하고, 이들에게 필요한 보호를 제공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7명의 로힝야 난민을 장기간 자의적으로 구금한 것에 대해서도 “이들은 충분한 법적 지원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비인도적 또는 모멸적 처우를 받았을 수 있다”며 “인도 정부는 망명자를 박해가 우려되는 국가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강제송환금지의 원칙(principle of non-refoulement)에 따라 난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월 18일 유엔 진상조사단(UN Independent International Fact Finding Mission on Myanmar)은 444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 군부의 탄압 행위는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며 미얀마의 로힝야 학살 범죄를 ‘전쟁범죄’, ‘반인도주의적 범죄’, ‘제노사이드’ 라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미얀마는 여전히 그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한국시민사회모임은 미얀마 정부가 유엔의 권고에 따라 로힝야 학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지난 40여년간 무국적자로 온갖 차별과 박해를 받아온 로힝야 난민들의 자발적이고 안전하며 존엄한 귀환과 시민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붙임1. 로힝야 난민 강제추방 중단 촉구 한국 시민사회단체 서한 (영문)

 

05 October 2018

 

Ms. Sripriya Ranganathan

Embassy of India

Seoul, Republic of Korea

 

 

 

Ms. Sripriya Ranganathan,

 

The Korean Civil Society deeply concerned that the Government of India has forcibly deported seven Rohingyas to Myanmar, which constitutes refoulement in violation of the international law and urge India to immediately stop the deportation. 

 

Seven Rohingyas, who came from Kyauk Daw township in central Rakhine state have been detained at the Silchar central prison in Cachar in the State of Assam since 2012 on charges of irregular entry. The Korean Civil Society regrets that the Supreme Court of India rejected the petition challenging the 2017 Order of the Government of India on the grounds it was unconstitutional and requesting not to deport seven Rohingyas. India became the first country in the world to officially deport Rohingyas back to Myanmar, where the genocide is still ongoing.

 

In situations where thousands of Rohingya civilians are being suffered due to indiscriminate killings, rape and arson by the Myanmar military and about 800,000 Rohingya refugees are still living in the refugee camps as they could not return to their homes, the forced deportation of the seven Rohingyas by the Indian government on the grounds of their illegal immigration should be criticized for humanitarian concerns. It is clear that the seven  deported Rohingyas will be suppressed in Myanmar, and approximately 40,000 Rohingya refugees living in India will also have to live in fears. The Indian government should actively cooperate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for their dignified and safe return of those who have been even denied with the right to call themselves as ‘Rohingya’.

 

As the UN Special Rapporteur on contemporary forms of racism, racial discrimination, xenophobia and related intolerance Ms. E. Tendayi Achiume pointed out in a letter to the Government of India on October 2, 2018 that since the Rohingya is the ethnic minority of Myanmar that has been subject to a century long persecution by the authority “this is a flagrant denial of their right to protection and could amount to refoulement” violating the international law. The Korean Civil Society also shares the same that the Government of India has “an international legal obligation to fully acknowledge the institutionalized discrimination, persecution, hate and gross human rights violation these people have faced in their country of origin and provide them the necessary protection.”  

 

It is also concerned that seven Rohingyas have been subject to the prolonged detention which could be considered arbitrary and thus inhuman and degrading in treatment and were denied adequate legal assistance.

 

The Korean Civil Society reminds the Government of India that it has an international obligation under the international law and norm to provide protection or at least not to infringe the principle of non-refoulement on the rights of asylum seekers and refugees, urging the Government of India to not further violate the international law. 

 

It is disturbing the most that whe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s sought prosecution of those responsible in the Myanmar government for genocide, India, ‘the world’s largest democracy’ has become the first country to deport members of the world’s most persecuted community back to Myanmar, where they have been systematically tortured, raped, butchered and forcibly evicted. 

 

Once again, The Korean Civil Society condemns the Government of India on the deportation of seven Rohingyas and urges to take appropriate measures to protect the rights of tens of thousand Rohingyas who have been staying in India.  And the Korean Civil Society demands the Government of India to jo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 an endeavour to guarantee voluntary, safe and dignified return of the Rohingyas along with restoration of citizenship and to seek justice for the Rohingya, the world’s most persecuted minority.

 

5 October 2018 

The Korean Civil Society in Solidarity with Rohingyas

 

일, 2018/10/07-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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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인도. 부처님의 나라, 인도. 카스트 제도라는 엄격한 신분 제도의 나라, 인도. 요가와 명상의 나라, 인도. 오늘날 우리에게 다가오는 인도의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몰랐던 인도, 우리가 알고 싶은 인도의 문화와 철학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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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9/02/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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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 style="text-align:justify;">인도의 학살 책임자에게 평화상을?</h1> <h2 style="text-align:justify;">인도 정상회담 결과가 '식민지 수용과 전쟁 지지'라니</h2>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strong>이광수 부산외국어대학교 인도학부 교수</strong></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인도 수상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가 지난 달 19일 방한했다. 방한 목적은 청와대나 정부가 밝힌 여러 수사에도 불구하고 서울평화상을 수상하기 위한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모디는 분명히 도살자(the Butcher)다. 2002년 그는 주수상으로 재임하던 구자라뜨(Gujarat) 주에서 무슬림 2000명 이상이 학살된 사건을 방조한 실질적인 정치 책임자다. 그 책임으로 그는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입국 금지되었다. 서울평화상 재단은 그가 학살 책임이 없음이 판명 났다고 발표했으나, 그것은 거짓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죄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충분치 못하다는 게 사실에 가깝다. 사흘 동안 2000명이 학살될 때까지 주지사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방조가 아니라면, 최소 직무유기다. 그런 자에게 평화상을 준다는 게 말이 되는가? 설사, 학살에 대해 책임질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평화와 아무런 관련 업적이 없는 그런 정치인에게 평화상을 주는가? 그의 방한은 그 당시 기준으로 두 달 남은 총선에 이용하려고 하는 정치 이벤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뿐이다. </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모디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마침 인도가 서울평화상을 수상하게 된 것 자체가 저 개인적으로도, 저희에게 큰 영광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대통령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으로 '정치인스러운' 발언이다. 서울평화상은 인도가 받은 게 아니고 '모디'라는 개인이 받은 거다. 그런데 인도가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했다. 정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립 재단에서 준 상을 대통령이 관여한 즉, 국가/정부가 준 것으로 격상시켜버렸다. 서울평화상이 정부와 관련이 있다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서울올림픽 유치 기념으로 적극 나서 그의 측근들이 만든 기관이라는 것뿐이다. 인도는 이제 한 달 여만 있으면 총선(4월 11일~5월 19일)이다. 우리 식으로는 대선이다. 모디는 이 상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띄워, 자신에게 가장 큰 약점인 '도살자'라는 평가를 벗고 세계 평화의 지도자로 나설 것으로 예측되었고, 방한 직후 실제로 그렇게 했다. </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한국 정부의 수준은 참으로 한심하다. 모디가 서울평화상을 수상하면 평화의 지도자로 이미지 메이킹을 할 것이고, 그 위에서 파키스탄과 무력 긴장 관계를 도모할 것이라는 사실을 수도 없이 많은 전문가들이 적시했고, 청와대나 정부에서도 이런 경고를 익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 만약 그렇게 되면 파키스탄과의 전쟁을 획책하거나 인도 국내의 무슬림을 학살하거나 탄압하는 정치인에게 한국 정부가 평화상을 주는 꼴이 된다. 이럼으로써 한국 정부는 모디의 파시스트 정치를 뒷받침 해주는 꼴이 된다고 여러 전문가들이 수차례 경고했음에도 아무도 듣지 않았다. 이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력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이번 한국-인도 정상 회의에서 양해 각서(MOU)를 네 개 부문에서 맺었는데, 하나가 허왕후 우표 발행이고, 하나가 투자 플랫폼 갱신이고, 또 하나가 스타트업 센터 설치고 나머지 하나가 경찰 공조에 대한 것이다. 우선, 마지막 것부터 생각하면, 한국에서 범죄 저지르고 인도로 도망칠 일 없다는 거 고려하면 별 의미 없는 짓이다. 그냥 인도에서 한국으로 도망 오는 범죄자 잡아준다는 데 협조하겠다는 것일 뿐이다. 세 번째는 하나마나한 것으로 현재 실질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공식화 하자는 것일 뿐이다. 두 번째 것 또한, 기존 계약을 갱신 한 것이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결국 모디가 이번에 방한한 이유는 총선에서 활용하기 위해 서울평화상을 받으러 온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온 김에 역사적 사실과 아무런 관계없는 만들어진 이야기 주인공 허왕후 기념 양국 우표 발행 하자는 것이다. 허왕후 이야기가 우표 발행의 대상이 됨으로써 적어도 민간에서는 인도의 한 공주가 기원 초기에 한국으로 건너가 나라를 세웠고, 그 후로 한국은 인도의 식민지가 되었다는 인도 측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되어 버렸다. </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이번 방한 전후 모디 수상의 행적을 추적해보면 그가 얼마나 주도면밀한지 그 의미를 살필 수 있다. 지난 달 15일 파키스탄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카슈미르 지역에서 30년 만에 최대 규모 테러를 감행해 46명에 달하는 보안 경찰이 희생되었다. 그리고 나흘 뒤 모디가 '평화상'을 받으러 한국에 왔다. 그리고 돌아가자마자 언론에 모디는 세계 평화의 지도자로 인정받았음이 대서특필되었다. 귀국 직후인 지난 달 25일, 모디는 인도국립전쟁기념광장 준공식에 참여하여 전 국민에게 순국 영웅의 죽음이 헛되지 않겠다고, 애국심을 발휘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2월 26일 드디어 모디는 파키스탄에 공습을 시작해 약 1톤의 폭탄을 투하했다고 발표했다. 서울평화상 수상한 지 열흘도 채 안 지난 시점이었다. 이에 파키스탄이 인도 공군기를 격침했고, 인도 전역에서 파키스탄을 응징해야 한다는 원성이 크게 일어났으니 전쟁 불사, 보복 감행의 지지율이 70% 정도에 다다랐다. </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외교가 비즈니스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음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적어도 외교에서 상대 국가에 기만당해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그 기만당하는 짓이 그 나라 국내 정치 사정상 특정 정파에 의해 주도되는 선거 전략으로 이용당하는 결론이라면 이건 중차대한 문제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인도의 현 집권당은 비록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고, 부패 척결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을지언정, 분명히 무슬림이나 불가촉천민 등 소수 집단에 대한 학살을 선거 전략으로 자주 사용하고 파키스탄과의 무력 갈등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극우 힌두 정당임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총선 시국에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는 미리 간파를 해 그런 더러운 정치에 쉽게 말려들어가지 않도록 전략을 짜 놓아야 한다. 청와대나 정부가 그런 혜안을 갖춘 실력이 없다면 전문가 의견이라도 들어야 한다. 그럼에도 현 정부는 전문가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비즈니스 외교에 '올인'했다. 그런데, 찬반을 떠나 원전 수출에 대한 약속은 일언반구도 얻어내지 못하는 등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것은 단 한 줄도 얻어내지 못했다. 고작 해낸 것이 그들이 요구하는 허왕후 우표 발행과 서울평화상 주는 일밖에 없었다. 그들의 식민지가 되고 전쟁 지원 세력이 되는 게 고작 정상 회담의 성과란 말인가? 도대체 무슨 외교를 이렇게 아무리 좋게 이해를 해주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p> <div style="text-align:justify;"> </div> <p style="text-align:justify;"> </p> <blockquote> <p style="text-align:justify;">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a href="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quot; rel="nofollow">목록 바로가기(클릭)</a><br />  <br />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p> </blockquote> <p> </p> <p> </p> <p>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p> <p style="text-align:justify;"> </p></div>
월, 2019/03/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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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는 반인권적인 시민권법 철회하고 

집회 시위의 자유 보장하라

2019년 12월 27일 오전 11시, 주한 인도대사관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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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 한국시민사회단체들은 2019년 12월 27일 오전 11시, 주한인도대사관 앞에서 최근 인도정부가 통과시킨 시민권법과 이를 반대하는 시위대에 대한 폭력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참여연대>

 

 

2019년 12월 11일, 인도 정부는 인도 시민권법 개정안(Citizenship Amendment Act)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인도 인접국에서 2014년 12월 31일 이전에 인도에 도착한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이다. 문제는 이 법의 적용 대상에 무슬림들은 배제되어 “모든 시민에게 기본적인 평등권을 제공한다”는 인도 헌법 제14조와 “모든 종교를 공평하게 대우한다”는 인도 헌법의 세속주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스리랑카에서 이주해온 약 15만 명의 타밀족, 4만 명의 로힝야 난민을 포함하여 상당수의 무슬림 난민들이 차별과 억압을 당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13억 5천만 인구 중 2억 명에 해당되는 무슬림들은 이미 모디 정부가 강화하고 있는 힌두 민족주의로 인해 억압과 차별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법마저 통과된다면 무슬림에 대한 탄압이 더욱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분노한 무슬림들을 비롯하여 인도 국경 지역의 주민들은 이 법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재 4천명 이상이 구금되었고, 인도 정부가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수십 명의 시위대가 목숨을 잃었다. 심지어 인도 정부는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인도 동북부 지역과 가장 강력한 시위를 벌인 이슬람 대학교가 있는 델리 일부 지역의 인터넷까지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차단은 이미 인도 정부가 영토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카슈미르 지역에서 수 개월째 지속해온 조치이기도 하다.

 

대학은 이번 시위의 저항의 상징이다. 무슬림 학생들이 다니는 공립대인 자미아 밀리아 이슬라미아(JMU) 대학에서는 12월 15일 경찰이 도서관 안까지 들어와 최루탄을 터뜨리며 침탈하였고 이 과정에서 한 학생이 시력을 잃었다. 같은 날, 북부 우타프라데시주의 알리가르 무슬림 대학교(AMU)에서는 기숙사까지 쳐들어 온 경찰이 던진 최루탄에 맞은 한 학생이 결국 왼손을 절단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12월 20일에는 시위대 14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인도 경찰은 실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SNS에는 경찰이 실탄을 발포하는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집권당인 BJP가 통치하는 우타프레디쉬 주의 저항이 격렬한 것은 특히나 이곳에서 무슬림들에 대한 탄압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힌두 민족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는 모디 총리가 2014년에 집권한 이후부터 무슬림을 비롯한 인도의 소수자들은 힌두 극우세력들의 폭력에 노출되어왔다. 여기에 더해 이렇게 노골적인 무슬림 차별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인도 헌법은 물론 집회 시위의 자유 보장을 명시한 국제인권조약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모디 정부의 이러한 반인권적인 정책과 행태를 우려하고 비판해왔으나, 한국 정부는 모디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심지어 2019년 3월에는 모디 총리에게 서울평화상을 수상하는 일도 있었다. 모디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서울평화상 수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 역시 현재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무슬림을 비롯한 소수자들을 차별하고 이들을 추방, 배제하려는 모디 정부의 반인권적인 폭거에 맞서 싸우는 인도의 시민들을 지지한다. 아울러, 통신을 차단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무시한 채 폭력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인도 정부의 시위 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 헌법을 부정하는 법안 통과를 획책하고 공동체를 파괴하려는 모디 정부의 정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모디 정부는 무슬림 차별하는 시민권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모디 정부는 카슈미르를 포함하여 인도 전역의 집회 및 시위 금지와 통신차단을 철회하라

하나, 모디 정부는 무슬림들에 대한 차별 정책을 중단하고 모든 시민들과 이주민들을 차별없이 대우하고 보호하라

하나, 한국 정부는 모디 정부가 벌이는 반인권적인 정책들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고, 모디 정부와의 협력을 재고하라

 

 

2019년 12월 27일 

골목을 보라/국제민주연대/다른세상을향한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실천불교전국승가회/아디/아시아평화인권연대/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인권운동공간 활/인권중심 사람/인문학교육연구소/전북평화와인권연대/정의당 국제연대 당원모임/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참여연대/천주교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천주교인권위원회/팔레스타인평화연대/해외주민운동연대 (총 20개 단체)

 

 

공동성명https://docs.google.com/document/d/1Vc54IwoLQgK8-xO_efRbVvsNCzzeIoo326cU... target="_blank" rel="nofollow">[바로보기/다운로드] 

 

금, 2019/12/2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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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괴롭힌 사용자 100명 중 99명 감옥 안 가 (매일노동뉴스)

노조활동을 이유로 직원을 괴롭히거나 차별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용자 100명 중 99명이 징역형을 피하고 벌금을 내는 경미한 처벌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헌법에 명시된 노동 3권이 산업현장에서 뿌리째 흔들리는 이유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4100


금, 2015/09/1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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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인 ‘해밀학교’. 가수 인순이씨가 지난 2013년 자신과 같은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설립한 이 학교에는 필리핀,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여러 국가의 다문화 아이들 15명이 동거동락하며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해밀’은 비온 후 맑게 갠 하늘을 뜻한다고 한다. 이곳의 아이들은 세상에서 얻은 상처를 치유하며 하루하루 성장해가고 있다.

1. ‘다름’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

내년이면 졸업을 하게 되는 열일곱 살 은미. 은미는 일본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다. 평소에도 표정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긍정적이고 친근한 성격이지만 이곳에 오기 전에 다니던 일반 학교에서는 ‘일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식은땀을 흘릴 정도로 난처한 경험들이 많았다.

▲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심은미(17), 졸업을 앞둔 은미는 졸업 후에도 자신이 해밀학교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심은미(17), 졸업을 앞둔 은미는 졸업 후에도 자신이 해밀학교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일본을 얘기할 때마다 친구들이 저를 보는 시선이 힘들었어요. 친구들이 쪽발이라고 놀리기도 했고, 또 너희 나라로 가라는 욕도 많이 들었어요.
– 심은미

어머니의 국적이 필리핀인 기호도 해밀학교에 오기 전에는 같은 학교 친구들로부터 놀림받기 일쑤였다. 그 정도가 심해지던 어느날 친구들이 자신을 ‘필리핀 쓰레기’라고 불렀던 순간을 기호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은미나 기호 뿐만이 아닌 이곳 해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 대부분은 이렇듯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크고작은 상처를 지닌 채 이곳에 모였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 다름을 존중한다. 세상을 조화롭게 살기 위해 서로 다름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 필리핀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정기호(15). 해밀학교에서 자신의 가치를 존중받는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 필리핀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정기호(15). 해밀학교에서 자신의 가치를 존중받는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2.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깨우치는 교육.

해밀학교에서는 다른 학교에서는 보지 못하는 특별한 교육이 있다. 아이들이 교사들과 함께 일년 내내 텃밭을 일구는 것이다. 파종부터 시작해 퇴비를 주는 것, 가을이면 수확하는 일까지 모두 학생들의 몫이다. 책에서 보고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농사를 지어가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매년 11월이 되면 학생들은 직접 수확한 배추, 무 등으로 김장도 한다.

▲ 지난 11월 중순, 해밀학교 아이들과 교사, 지역주민들은 올 한해 손수 키워온 배추, 무 등으로 김장을 했다.

▲ 지난 11월 중순, 해밀학교 아이들과 교사, 지역주민들은 올 한해 손수 키워온 배추, 무 등으로 김장을 했다.

서로 돕는다는 것의 소중함을 배우고 개개인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교육을 통해 해밀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서로의 생각을 색깔로 표현하는 수업내용 뿐 아니라 결과 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주입받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하며 ‘나’에 대해 고민한다.

▲ 미술에 재능이 있는 최미란(16), 엄마가 필리핀 출신인 미란이는 이곳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

▲ 미술에 재능이 있는 최미란(16), 엄마가 필리핀 출신인 미란이는 이곳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

3. 해밀학교 졸업 후, 아이들은 계속 행복할 수 있을까?

▲ 2013년 첫 문을 연 ‘해밀학교', 이제 곧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졸업 후 아이들은 일반고로 진학을 하거나 대안학교로 진학한다고 한다.

▲ 2013년 첫 문을 연 ‘해밀학교’, 이제 곧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졸업 후 아이들은 일반고로 진학을 하거나 대안학교로 진학한다고 한다.

내년 2월이 되면 해밀학교는 개교 후 첫 졸업생 5명을 배출하게 된다. 졸업 후 아이들은 다시 일반 학교에 진학하거나 지금처럼 대안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졸업이 두렵기도 하다. 자신에게 상처를 던져 준 세상으로 돌아가는 일이 아직은 쉽지 않은 것이다. 해밀학교에서 보낸 3년의 시간, 아이들은 이 시간을 통해 충분히 치유받고 성장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이 이곳을 떠나도 이곳에서 만큼 행복할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우리 사회는 이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고 서로 다름을 인정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는가?


취재작가 박은현
글 구성 김초희
연출 박정대

월, 2015/11/3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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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학생을 구하고 자신을 희생한 김초원 선생님, 이지혜 선생님에 대한 예의를 갖춰라

 

1/5(화) 자 한국일보에 따르면, 정부는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김초원 선생님과 이지혜 선생님에 대한 순직 인정이 현행법 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한다. 두 분 선생님은 담임선생님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고 2014년 4월 16일에도 자신의 몸 돌보지 않고 학생들을 구했다. 단지, 기간제교사라는 이유로 순직 인정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온당치 못하다. 

 

국회 입법조사처와 법률가단체 등이 현행법제도 하에서도 기간제교원에 대한 순직 인정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지만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정규교원의 반발 등을 이유로 기간제교원에 대한 순직 인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숭고한 희생 앞에서도 정규직노동자와 비정규직노동자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비정규직노동자를 차별하고 이를 당연시 하는 정부의 태도는 변함없다. 만약, 두 분 선생님이 이 나라의 정부가 법과 제도를 운운하며 한정한 비정규직노동자에 대한 처우만큼의 책임과 의무에만 충실했다면 목숨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인사혁신처와 교육부는 해당 보도와 두 분 선생님의 순직 인정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 부디, 정부는 김초원 선생님과 이지혜 선생님의 숭고한 희생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최소한의 도리를 다 하길 바란다.

수, 2016/01/0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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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연찬하다' 


인권 문제는 일상적이지만 이것을 각자의 삶과 연결시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권 교육이 좀 더 보편화되고는 있지만 그것 조차 도덕 수업처럼 피교육자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덕 시간에 인권에 대한 주제들을 배우고 학습하지만 그것이 삶과 연결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원인이 있겠지만 도덕적이고 윤리적 주제라도 그것이 자신의 것으로 스스로 형성되지 않는다면 도덕과 윤리가 삶과 연결되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도덕 교과서에는 “인간은 자유의지에 의해 당위를 따름으로써 인간다움을 실현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유의지는 자신의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킬지 스스로 선택하여 결정하고, 충동과 욕구를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하는 의지를 말합니다. 하지만 자유의지라 하더라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 그렇게 결정한 이유가 처벌을 받거나 비난을 받는 것이 두려워서라면 진정한 자유의지라고 볼 수 있을까요? 



자기 스스로 생각하기 전에 ‘옳다, 그르다’의 이분법으로 정답을 외우듯이 행해진다면 인성·인권에 대해 내적 동기는 형성되기 힘들 것입니다. 본 사업은 다양한 인권에 대한 주제들에 대해 스스로가 자신의 내적 동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하여 기획되었습니다. 


인권활동가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신과 사회”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생각하는 힘을 키웁니다.  인권성에 대한 별도의 이론을 학습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제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통해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며 함께 배워가는 대화의 장입니다. 강의식 진행이 아니라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내어놓고 ‘사실은 어떨까?’하고 함께 찾아가는 세미나 형식입니다.


지난 2월에는 '차이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로 한 차례 연찬이 진행되었습니다. 

5월 31일에는 '편견과 선입견, 차별에 대하여'이라는 주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고, 

6월에는 '자유에 대하여, 사회에 대하여'라는 주제에 대해 2박 3일간 좀 더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인권연찬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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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5/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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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이다/테마토크 "차이, 차별, 혐오" 1회

 

사람은 생김새와 같은 신체적 특징 뿐 아니라 성격, 재능, 종교, 문화, 정치적 견해에 이르기 까지 모두 다릅니다. 이 '다르다'는 것이 바로 '차이'를 만듭니다. 여기까지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이 '차이'는 차별을 만들고 있습니다. 남녀차별, 장애인차별, 학력차별, 인종 차별 등등 어쩌면 인류 역사는 '차별'을 극복하기위한 역사일 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회에서 차별은 계속 존재해 왔고, '논리'적으로 설명 가능할 지는 모르지만 '혐오'는 또 다릅니다. 조금 멀게는 기독교-이슬람의 갈등부터 나치 독일의 사례, 그리고 최근의 올랜도 총격사건까지 이런 '혐오'의 감정은 어디서 출발하는 것일까요? 

 

철학사이다 테마토크 이번 이야기는 각자가 겪은 차별과 혐오에 대한 것을 공유하고, 우리 사회의 차별과 혐오의 출발점은 무엇인지 얘기나눴습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www.podbbang.com/ch/8005?e=21999755

 

 

같이듣기

톡톡!철학 사이다 테마토크 1 - “불평등”

톡톡!철학 사이다 테마토크 2 - SOS 응답하라 '국가'

톡톡!철학 사이다 테마토크 3회 - 숨은 '민주주의' 찾기

톡톡!철학 사이다 테마토크 4회 -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당신은?

 

 

금, 2016/06/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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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이다/테마토크 "차이, 차별, 혐오" 2회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트럼프의 혐오를 부추기는 발언들, 유럽의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 그리고 극우정당의 득세까지 "차이, 차별, 혐오"는 한국에서 뿐 아니라 전지구적 현상으로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과거 독일나치의 히틀러의 선동 정치와 혐오를 부추기던 파시즘이 일어나던 때와 비슷하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차이, 차별, 혐오"에 대한 철학적 분석과 전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혐오 현상에 대해 얘기나눴습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www.podbbang.com/ch/8005?e=22002404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3D0AHH

 

 

같이듣기

톡톡!철학 사이다 테마토크 1 - “불평등”

톡톡!철학 사이다 테마토크 2 - SOS 응답하라 '국가'

톡톡!철학 사이다 테마토크 3회 - 숨은 '민주주의' 찾기

톡톡!철학 사이다 테마토크 4회 -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당신은?

톡톡!철학 사이다 테마토크 5회 - 차이, 차별, 혐오

 

 

수, 2016/06/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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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8_회원배움터 (4)

<'여혐? 남혐? 제대로 알아보자'라는 주제로 열린 여성학자 정희진 쌤의 강연 ⓒ청년참여연대>

 

7월이네요. 2015년 10월 3일, 청년참여연대를 발족한 이후 벌써 9개월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270일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경제, 대학, 정치, 성평등, 평화다양성분과는 여러 주제로 열심히 활동을 해왔는데요. 최근에는 성평등분과가 정신없을 정도로 바쁘게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감이 오시나요? 

 

바로 지난 5월 17일 새벽에 일어난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때문인데요. 이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페미니즘 담론 또한 전보다 더욱 열이 오른 것 같아요. 다만 예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과거에는 ‘여성차별’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으나 현재는 ‘여성혐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것이에요. 혐오가 만연하는 시대, 성평등분과의 자문위원이자(뿌듯) 여성학자이신 정희진 선생님을 모시고 회원배움터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번 정희진 선생님께서 남겨주신 <공동체를 위한 10계명>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었는데요. 시간을 제때 맞춰 시작하는 것이 함께 공부하는 이들에 대한 예의라는 것을 한 번 더 일깨워주시며 7시 5분에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다음 회원배움터 때는 모두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봐요^^)

 

SNS나 기사, 게시판 댓글을 읽고있노라면 세상에 또 이런 전쟁이 없습니다. ‘여성혐오는 대체 무엇일까?’, ‘남성혐오라는 것은 존재할 수 있는 개념인걸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질문들을 설명하기 위해 정희진 선생님께서는 여러 가지 사례를 들며 여성혐오란 무엇인지에 대해 차근차근 얘기해주셨어요. 그리고 실체 없는 남성혐오에 대해서까지요. 동의하셔도, 반대로 동의하지 않으셔도 우리는 여성주의를 배우고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요일 저녁마다 있는 성평등분과 모임과 여성주의 세미나는 모든 분들게 열려 있습니다.

 

‘무지는 몰라도 되는 특권입니다’. 그리고 만인 앞에 평등한 우리는 그 특권을 내려놓아야만 합니다. 매년 상반기·하반기마다 진행될 회원배움터에 오셔서 아낌없이 배워가요. 그럼 2016년 하반기 회원배움터에서 뵐게요~♡

 

 

20160628_회원배움터 (7)

금, 2016/07/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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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축구 인권단체 ’페어 네트워크’와 함께

월드컵 경기장 내 차별 표현 모니터링 활동 참여

 

사단법인 오픈넷이 월드컵 축구 예선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차별적 표현을 모니터링하는 국제 활동에 참여한다.

오픈넷은 축구를 통해 반차별 운동을 펼치는 국제 인권단체인 ’페어 네트워크’(http://www.farenet.org/)와 함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예선전 주요 경기에서 차별적 표현을 감시할 모니터링 요원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기장에 투입되는 모니터링 요원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운동장과 객석에 등장하는 언어, 게시물, 행동 등 모든 형태의 차별적 표현을 관찰하고 그 결과를 기록한다. 주요 감시 대상은 인종 차별, 성 차별, LGBT 등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장애인 차별, 극우적 주장과 행동 등이다.

축구에 대한 인기가 높고 인종적으로 유동성이 높은 유럽에서 축구팬들의 혐오 표현 행위와 폭력 사태는 오랫동안 골칫거리가 되어 왔다. 이에 대한 경계와 반성에서 시작된 페어 네트워크의 경기장 모니터링 활동은 유럽을 넘어 세계로 확장되어 왔다. 이번 모니터링 활동 역시 세계 각 지역 예선전을 대상으로 하여 동시에 진행되며,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오픈넷은 한국이 다른 나라와 벌이는 예선 경기들에서 차별 행위가 벌어질 가능성을 평가하고 그 중에서 위험도가 높은 경기를 선별한 뒤 모니터링 요원을 파견하게 된다. 감시 활동은 9월 1일 서울에서 열린 중국과의 경기부터 시작되었으며, 예선전이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된다. 이 활동에서 관찰된 차별 사례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될 예정이다. 오픈넷은 “축구 모니터링이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각종 소수자를 상대로 한 혐오 발언 행위를 줄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금, 2016/10/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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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9_인권약속프로젝트

 

청년참여연대 인권약속프로젝트 제1강

인권의 철학과 역사, 그 이해와 패러다임의 전환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 소장

 

 인권이라는 말이 오늘날, 모두가 다 얘기하는 보통명사로 통용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초·중·고 그리고 대학에서 인권 강의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인권을 배운 적이 없는데 마구 쓰이고 있으니 그 오남용이 심하다.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이자 약속인 인권이 한국에선 오남용을 넘어서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학생 인권과 교권, 시민 인권의 증진에 따른 공권력의 약화 등과 같이 말이다. 


 인권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대답은 여러 가지이다. 인권은 기본권, 시민권, 자연권이라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고, 권리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고, 그리고 천부인권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인권을 메타 담론으로 이야기한다. 이와 같이 인권에 대한 개념 정의가 확실치 않다.


 인권은 인간의 권리라는 말인데 사람들은 방점이 권리에 있다고 착각한다. 권리는 기본적인 토대로 인권은 인간에 방점이 있다. 따라서 인간의 고유한 정체성에 비롯되는 어떤 것이 인권을 특별한 권리로 만들어준다. 바로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규범성, 도덕 감정이다. 따라서 인권의 개념은 권리+정당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규범적 정당성이 결합된 권리만이 인권의 문턱에 들어설 자격이 있는 권리이다. 이것을 집합관계로 보면 권리 안에 인권이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인권은 이해관계로부터 출발한다. 인권이 처음 언명된 것은 1789년 프랑스대혁명이다. 당시 계몽주의자들은 그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상황(사회적인 모멸과 비난 받으면서 세금이란 명목으로 돈을 뺏김)을 해결하길 원했다. 이들은 그들보다 계급이 낮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자신들의 권리를 규범적 정당성으로 포장할 수 있는 인권을 주창하였다.


 이러한 담론을 만든 자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라고 주창한 존 로크이다. 실상 그는 노예무역으로 부를 축적한 능동시민이다. 그렇다면 그가 정말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라고 생각했을까? 당연히 아니다. 존 로크는 소유적 주체만이 인간이라고 한정한다. 즉, 신분, 돈, 합리적 이성 등 소유한 주체만이 로크가 생각하는 인간이다. 따라서 그들까지만 인간이며, 그들보다 낮은 신분의 사람은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것이 인권의 현실과 원칙의 괴리이며 인권에 대한 사유가 어긋나기 시작한 시점이다. 


 프랑스대혁명의 3대 정신은 자유, 평등, 박애이다. 인권은 3대 정신이 함께 가야 한다. 평등을 배제하고 자유만 추구하면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나타난다. 반면 자유를 배제하고 평등을 추구하면 사회주의의 몰락이 나타난다. 인권은 인류의 역사를 통해서 인권의 불가분성, 인권의 상호의존성, 상호연관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서 평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반차별 정책, 적극적 우대조치를 통해 인위적 평등 조치를 취한 것이다. 평등 조치는 임시적이고 과도적인 것으로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게 아니다. 자유와 평등의 조화로운 증진을 위해서 자유와 평등이 박애로 모아져야 한다. 박애라는 것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Compassion이다. Compassion은 연민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 나누는 것이다. 


  4대 비극 중 하나인 안토니에의 비극에서 안토니에는 왕 크레온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땅의 법보다 하늘의 법, 왕의 법보다 자연의 법” 왕도 자연법의 지배 대상이라는 말이며 이를 달리 말하면 실정법이 자연법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인권의 정당성은 어디에 근거하는가? 인권은 실정법을 넘어서는 규범성을 포괄하고 있다. 실정법은 강제력을 부여하여 지키지 않으면 패널티를 부과한다. 하지만 규범에는 이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 양보하고 자기 스스로 도덕적 책임 주체로서 행동하는 자율성이 있다.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것이 인권의 정당성의 근거다.


 증오는 적극적 혐오를 낳고, 경멸은 소극적 혐오를 낳는다. 경멸은 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증오는 대상이 소멸되기 전까지 감정의 격동이 사라지지 않는다. 경멸을 증오로 바꾸는 데 권력이 작용한다. 즉, 경멸이 체제에 의해서 둔갑된다. 여기서 체제에 대한 설명은 유인물 11쪽에 6가지로 설명되어 있다.


 강의를 마치고 두 질문이 있었다. 질문에 대한 교수님의 답변이 강의에서 하지 못한 말들을 덧붙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인권 침해의 근원은 국가에 있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인권 침해는 다원화되었다. 현재에는 권력관계에 의한 인권 침해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권력관계가 잇는 곳에서는 인권 침해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권력관계야말로 인권의 자궁이 아닐까.


 2. 인권약속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수자의 견해를 존중하고, 상대적 소수인 성의에 대한존중이 필요하다. 고프만은 ‘인권은 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이 시민들이 합의가 안 되어 서울시민인권헌장을 발의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는 대표자가 책무자가 직무를 유기하고 민민투쟁의 양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수결의 논리라는 것은 정글의 법칙이다. 다수자의 횡포를 정당화시키는 것이 다수결이다. 이 공리주의가 민주주의로 착각되고 둔갑되어 횡행하고 있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결국 소수의견의 존중이다. 인권약속을 만들 때 이 두 가지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

 

* 강연요약 및 후기는 청년참여연대 자원활동가 김동현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

토, 2016/10/0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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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나 사이>는 2015년 전미 도서상, 2015 ’올해의 책‘ 최다 수상작이다.

저자 타네하시 코츠(Ta-Nehisi Coates)가 15살 자신의 아들에게 띄우는 편지글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책은, 저자 자신의 흑인 정체성을 향한 기나긴 투쟁의 기록이자 여정이기도 하다.

1흑인 게토(ghetto) 지역에서 나고 자란 코츠는 최근 수 십년 간 미국사회에서 점점 더 격화되어 가는 공권력에 의한 흑인 살해가 단순히 과거 인종주의(racism)의 부활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국가의 성립에서부터 면면히 지속되어 온 사회구조적 폭력임을 지적한다.

즉 엉클 샘(Uncle Sam)의 이면에는 언제나 흑인들의 피가 있었으며, 그 피 위에서 세계 최강대국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미국은 지금도 여전히 그 피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코츠가 질문하는 것은 인종주의라는 프레임 그 자체이다.

왜냐하면 인종주의는 결코 인종의 산물이 아니며, 거꾸로 인종이야말로 바로 인종주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곧 흑인이 있어서 인종주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흑인을 인종으로 구분하는 바로 그 사고방식이 문제라는 것. 흑인은 흑인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종주의에 의해서 흑인으로 만들어진다는 것. 어쩐지 익숙하지 않은가.

폭력으로 만들어진 나라, 미국

미국 사회에서 흑인과 백인의 분리 거주는 짐 크로(Jim Crow)법 이후에도 공공연하게 조장되어 왔거니와, 노예 해방 이후 주정부와 행정지자체의 제도적 지원와 관습적 묵인 하에 흑백의 주거 분리를 암암리에 지지해 왔다.

남부의 흑인들은 일자리를 찾아 북부의 공업화된 도시로 몰려들었으며(산업화에 그에 따른 이촌향도는 전지구적인 보편적 현상이다), 이는 곧 백인과 흑인들이 같은 공간에서 날마다 얼굴을 맞대며 살게 되었음을 말한다.

흑인들과 주거 및 일상을 같이 하게 된 백인들은 사적인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화이트 플라이트(white flight)’다. 백인 중산층은 자신들만의 게토를 위해 도심을 떠나 교외의 전원주택지구로 앞 다투어 엑소더스(exodus)했으며, 이는 자연 도심에 남은 흑인들의 주거 지역의 슬럼화로 이어졌다.

백인들의 이탈로 인한 세수 감소, 그로 인한 지자제의 도심 투자 감소, ‘빨간줄(redlining)’에 기초한 도심 재개발 억제, 흑인에 대한 주택융자와 대출 제한 등으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슬럼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코츠는 바로 이러한 슬럼에서 나고 자랐다. 슬럼의 흑인들은 티브이와 미디어를 통해서, 한 두 블록 건너에는 살해당할 위험이 전혀 없는 전혀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풍문으로 전해 듣는다.

볼티모어의 어느 한 거리의 다른 흑인들과 마찬가지로 코츠 또한 유년시절부터 자신의 몸이 검다는 이유로 언제건 백인 공권력의 희생양이 될 수 있음을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체화했다. 이러한 두려움과 불안은 미국에서 흑인으로 태어난 모든 이들의 숙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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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토지역의 흑인들은 일상화된 폭력과 살해 위협에서 살아남고, 멸시당하지 않기 위해 실제 이상으로 ‘센 척’하는 허세에 길들여 있으며, 더욱더 폭력과 허세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흑인의 문화가 힙합 장르에 담겨 있다. (사진 출처: http://theboombox.com/)

그들은 철이 들면서 옷차림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학력이 짧다는 이유로, 직업이 없다는 이유로 다시 말해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폭력과 살해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그러한 두려움을 버티기 위해 건들거리는 걸음걸이와 끄덕이는 고갯짓, 악수를 배운다.

랩과 힙합, 허세와 폭력은 이들이 스스로가 흑인임을 말하는 또 하나의 언어이며, 언제건 살해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감추고자 하는 안간힘이기도 하다.

‘검은 몸뚱이, 나는 누구인가’

두려움과 불안의 나날들 속에서 코츠는 대체 이러한 현실이 어디로부터 유래하는지 질문한다. 도대체 왜 흑인은 미국에서 백인 몽상가들이 꾸는 꿈을 공유할 수 없으며, 이 나라는 왜 이토록 철저하게 백인들을 위한 나라(White America)인 것이며, 흑인들은 처음부터 그 하얀 꿈에서 배제당해야 했는가?

물음의 처음에서 코츠가 만났던 이름은 말콤 엑스(Malcolm X)였다. 그렇다, 백인들이 노예들에게 준 성을 거부하고자 스스로 X라는 성을 택했던 흑인 이슬람 민족주의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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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60년대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의 양대 산맥이었던 마틴 루터 킹(왼쪽)과 말콤엑스. 마틴 루터 킹이 기독교를 기반으로 비폭력 저항운동을 이끌었다면, 말콤 엑스는 이슬람에 영향받는 흑인 민족주의에 기반한 폭력적 저항운동을 주장했다. 그러나 말콤 엑스는 1965년 3월, 16발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 1968년에는 마틴 루터 킹마저 암살당했다. (사진 출처: http://cyberin.co.kr/bbs/board.php?bo_table=etc4&wr_id=92)

‘풀뿌리들에게 보내는 전언’, ‘투표가 아니면 총탄을’이라는 말콤 엑스의 연설들은 1990년대 초 코츠가 십대 후반을 보내던 미국 흑인들의 랩과 음악에서 되살아나고 있었고, 수 십년의 세월을 거슬러 말콤 엑스의 육성은 코츠의 영혼을 천둥처럼 번개처럼 뒤흔들었다.

삶을 포기하지 말라는 그의 메시지는 백인의 신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 코츠에게 강렬한 계시가 되었으니,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코츠는 그만의 황야로 떠나야 할 터였다.

‘개인적 부주의’를 빌미로 하얀 몸과 하얀 곤봉, 하얀 총알에 의해 언제라도 파괴할 수 있는 검은 몸과 검은 삶, 검은 공동체는, 결코 포기되어서는 안 되는 또 다른 미국이라는 것을, 또 다른 그 미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질문하는 자에게 축복 있을지니, 코츠는 자신의 존재론적 의문을 풀기 위해 흑인 지성의 메카(meca)인 하워드 대학(Howard University)으로 간다. 그는 강의실이 제공하는 구태의연한 정답들 대신 책더미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하였으며, 말콤 엑스가 감옥에서 그러했듯이 책을 통해 검은 몸의 자신과 그와 같은 검은 몸을 가진 이들의 기원과 전통, 역사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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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근처에 있는 하워드대학은 원래 아프리카계 미국인 성직자를 양성하기 위한 신학교로 설립됐지만, 많은 흑인 인권운동 지도자들을 배출한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도 임기 마지막 해인 2016년 5월, 이곳에서 졸업식 연설을 했다.(사진 출처: https://1boon.kakao.com/bookclub/curation20160514)

독학자로서의 읽기 속에서 코츠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그 태생에서부터 흑인에 대한 억압과 폭력에 기초하였으며, 미국의 번영은 흑인 노동력에 대한 착취 위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간파한다.

남북 전쟁 당시 흑인 노예의 노동력 가치는 40억 달러였으며, 이는 미국 전체 산업의 가치보다 더 큰 것이었다. 당시 면화는 미국의 주요 수출품이었으며, 미국 최고의 부자들은 면화 재배지인 미시시피강 유역에 살았다(p.156).

결국 미국의 부는 흑인들의 몸을 댓가로 쌓아 올린 것이었으며, 이는 곧 흑인들의 몸이 미국 자본주의의 거름이자 마중물이었다는 것을, 미국의 흑인살해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기초가 된 유구한 전통이 오늘날에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음을 말하는 증거일 뿐이라는 것을!

차별받는 이가 어떻게 억압자를 포용할 수 있을까

존 레논은 “여성은 최후의 흑인이다”라고 말했다. 인종주의가 특정한 특성을 자연화, 본질화하면서 그 대상들을 모욕하고 파괴하려는 것이라면(p.15), 섹시즘(sexism) 역시 명백히 인종주의이다.

여성이 있는 다른 어느 곳과 마찬가지로, 한국사회에서 나는 차별받는 여성이다. 다른 흑인 부모들과 달리 코츠는 자신의 아들에게 ‘두 배는 잘 하라’고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절반만 받아들이라’고 결단코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나의 딸에게 틈만 나면 ‘(남자보다) 열 배는 잘 하라’고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여자에게는) 다 나쁜 것이다’라고 말해 왔다.

코츠를 보며,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혹 나는 딸에게 증오과 반목만을 설파해 온 것은 아닌지, 그것을 넘어선 자기극복과 화해, 상생의 투쟁를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코츠의 이야기는 여러 모로 페미니즘, 그리고 차별에 놓인 모든 이들의 투쟁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그가 흑인만의 위대성과 전통을 확인하고자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그것이 결국 백인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그 대척점에서 모방하고자 하는 것임을 자각할 때, 자신의 아픔과 고통에 사로잡힐수록 더욱 백인들의 덫으로 끌려들어가게 된다는 역설에 직면할 때, 명백하고 확실한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명예를 잃지 않고 살기 위해 투쟁해야 함을 역설할 때, 나는 그와 내가 다른 자리에 있지 않음을 깊이 그리고 아프게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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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살해 사건이 빈번해지자 미국 도시 전역에서 ‘흑인의 삶이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잇따랐다. 사진은 2015년 미네아폴리스에서 벌어진 Black Lives Matter 시위 모습. (사진 출처: http://www.startribune.com/)

코츠처럼 나 또한 여성으로서 나 자신의 인간다움을 경계하고 그 분노로부터 거리두기하고자 할 때, 백인과 남성의 이항대립항으로서의 흑인과 백인이 아닌 ‘흑인으로서의 흑인’, ‘여성으로서의 여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새로운 발견 속에서, 우리는 백인이나 남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새로운 보편성, 분노를 분노로써 되돌리고 폭력을 폭력으로써 앙갚음하지 않는 새로운 상생의 투쟁을 실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인간으로 남기 위해서는 투쟁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투쟁은 스스로의 두려움과 불안을 넘어 제국의 하얀 질서 바깥으로 내딛는 날마다의 떨리는 한 걸음에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코츠가 여성을 포함한 차별받는 이들 모두에게 전하고자 하는 간절한 메시지이다.

그리고 이 날마다의 투쟁 속으로 눈 감고 기꺼이 자신을 내던질 때, 그 아득한 추락 혹은 비상 속에서 ‘톨스토이(Leo Tolstoy)는 줄루(Zulu)족에게도 톨스토이일 수 있다’는 희망의 보편성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검둥이로 살아갈 아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차별받는 이들에게

일찍이 미국 흑인 문학사에서 한 봉우리를 이룬 제임스 볼드윈은 열 네 살 조카를 위해 ‘다음 번엔 불(The Fire Next Time)’을 썼거니와, 코츠는 검은 그를 모방한 글쓰기를 통해 분노와 폭력을 넘어선 생존과 연대의 투쟁을 제안한다.

아무리 두려워도 나는 나 자신이어야 하며 누구도 내가 나 자신이고자 하는 권리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이 냉소적이고도 낙관적인 검은 유물론자의 전언이다.

코츠는 서간문의 형태를 빌어 이러한 투쟁의 메시지를 다름 아닌 자신과 같은 검은 몸에 갇혀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이는 곧 자신의 아들이 자신과 같은 증오와 분노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 염원, 나아가 블랙 아메리칸들이 깊은 잠 속에서 깨어나 투쟁의 전선으로 나오기를 바라는 절박한 소망, 또 그간 검지 않다고 스스로를 속여 왔던, 백인이고자 하는 이들 모두에게 촉구하는 연대의 요청일 것이다.

그의 글이 서간문의 형태를 띨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자, 이제 우리가 그에게 답할 차례이다. 인간을 구분하고 그 인간을 차별하고자 할 때 인종주의는 작동한다. 빈자에게 게으르다고, 여성에게 수동적이라고, 장애인에게 비굴하다고, 청소년에게 아무 것도 모른다고,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너희 나라에 돌아가라고,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단언할 때, 나는 다름 아닌 인종주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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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들은 우리 안의 흑인들이다. 다르거나 약하다는 이유로 타인을 차별하는 행위는 자기 안에 식민지를 만드는 것과 같다. 자기 종족의 일부가 억압받는 상황에서는 세상의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는 자각과 성찰이 필요하다.

용기 내어 그에게 ‘내 잘못이다(My bad)’라고 답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는 아마도 기꺼이 ‘당신이 옳았어(You straight)’라고 응수해 줄 것이다.

역자 오은숙은 그 자신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한 인문학도이다. 그래서일텐데, 번역이 간결하고 유려하여, 코츠의 원문이 절로 궁금해진다.

뿐만 아니라 그가 옮긴이 후기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은 대단히 압축적이고 유용하다. 타네하시라는 코츠의 이름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신들의 땅이라 부르던 누비아(Nubia)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더 찾아보니 누비아라는 말은 이집트인들이 지금의 이집트 남부와 수단 북동부에 살던 흑인들을 놉(Nob:노예라는 뜻)이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화, 2016/10/2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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