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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국민연금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투자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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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국민연금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투자 중단 촉구

익명 (미확인) | 수, 2015/08/26- 13:31

 

국민연금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투자약정의 의혹을 밝혀라!

 

대형 유통업체인 홈플러스를 ‘먹튀’로 악명 높은 사모펀드들이 인수에 나서서 사회적 우려가 큰데, 국민연금이 홈플러스 본입찰에 참여한 MBK파트너스에 1조원의 투자금을 제공하고, 내용이 공개되지 않는 비밀스러운 투자약정을 맺었다고 한다. 국민연금의 투자금 덕에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게 된다면, 그 동안 보아온 대로 MBK파트너스의 무자비한 먹튀가 7조 원에 이르는 시가, 업계 2위의 규모, 간접 고용 포함 10만 명이 고용된 거대 기업에서 다시 재현될 것이다. 이 모든 책임은 국민연금에게 있는 것이다.


특히 홈플러스 매각은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어 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고 노동자와 이해관계자의 권익이 무시되고 테스코와 사모펀드가 대화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민연금의 MBK파트너스에 대한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MBK파트너스의 모든 먹튀 행각 뒤에는 국민연금과 국내 유수의 금융기관이 있어왔다. 특히, 2013년 업계 순위 3위, 240만 가입자를 가진 케이블통신업체인 C&M을 인수하여, 가혹한 구조조정과 노동자 정리해고로 만성적인 “노동쟁의”를 유발하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바로, 국민연금과 금융기관에게 제공받은 과도한 투자금과 약정된 수익금을 MBK파트너스가 약정한 기간 내에 국민연금과 금융기관에 되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MBK파트너스는 “마른 수건에서도 물을 짜내듯”이 지독하게 노동자와 소비자, 기업의 자산을 약탈해야 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으로부터 수익금을 챙기는 동안 해당 기업에서는 예외 없이 가혹한 구조조정과 노동자 정리해고로 만성적인 노동쟁의가 발생해 왔다. 한진중공업, 쌍용자동차, 이마트 등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례이고, 그에 따라서 피해 국민 - 노동자 등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 왔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반성을 하지 않았고, 이제 다시 홈플러스에서 같은 수익을 노리고 MBK파트너스에 대한 지원을 약정한 것이다. 

 

국민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민연금이 사모펀드의 먹튀와 재벌 총수와 일가의 기업 약탈에 이용되어, 거꾸로 다수 국민의 생활과 복지를 파괴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해 왔다. 차제에 국민연금의 존재 이유와 수익을 위해 사모펀드 등 기업을 약탈하는 자본가에게 제공되는 거액의 투자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고, 정치권은 이에 대한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 보다 시급한 것은 국민연금은 홈플러스 먹튀를 노리는 MBK파트너스에 대한 1조 원의 투자금 제공을 즉각 중단하고, 그 동안 MBK파트너스와 맺은 투자약정을 공개하고 피해를 입은 모든 국민에게 사과하라! 
부도덕한 투자행각을 벌이는 사모펀드에 더 이상 국민연금이 나서지 마라!


2015년 8월 25일
“홈플러스를 투기자본에 매각하지 마라” 시민대책위원회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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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전문위원에 검찰 출신 인사 임명,
수탁자책임 전문위 운영규정 무리한 개정으로 자본·경영계 편향되게 위원 구성, 정당한 이의 제기하는 노동계 기금위원 해촉 등
윤석열 정부는 기금개악을 멈추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책임지고 사퇴하라

윤석열 정부는 검찰 출신을 상근전문위원에 임명하는 것도 모자라 수탁자책임 전문위 운영규정 개정안을 기금위에 기습 상정, 이례적 표결 강행하여 인적구성을 경영계와 자본 편향으로 구성하였다. 게다가 기금위에서 이견을 제기한 노동계 기금위원을 해촉하겠다고 밝혔다. 연금행동은 윤석열 정부의 기금개악 중단을 요구하며, 이 모든 파행에 대하여 보건복지부 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지시하였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미 기금수익률 제고에 그다지 노력하고 있지 않고 있어 이러한 지시가 과연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인지 의문이 든다. 최근 나타난 연기금의 저조한 수익률은 위험자산 비중 확대와 국내외 높은 자산변동성 등 최근 자산시장 흐름의 영향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가 이전보다 기금운용위원회 및 산하 전문위원회를 매우 소극적으로 운영하고, 상근전문위원에 노동계 추천 위원은 차일피일 선임을 미루면서 경영계가 추천한 검찰 출신 인사는 재빨리 임명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면서 기금운용 전반에 대한 적극적 노력을 하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물산 합병사태를 돌아보자. 기금이 정권과 자본에 농락당했던 이 사건은 외부 추천인사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의 인적구성으로는 국정농단 세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결권 행사가 도출되지 않자, 자본과 정권의 영향을 받는 인물로 구성된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내 투자위원회로 의사결정구조를 우회하면서 발생하였다. 정당하지 않은 절차와 과정을 통해 국정농단세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결권 행사를 결정한 사건이다. 이를 비추어 볼 때 국민연금기금은 절차적 정당성과 독립적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가입자 대표로 구성해야 그나마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으로부터 최소한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전문위원회와 달리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가입자 추천으로 위원을 구성해왔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1차 기금위(3.7.)에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운영규정 개정안을 기습 상정하여 표결을 강행하였다. 운영규정 개정안의 세부 내용을 기금위원에게 미리 전달하지 않고, 하루 전에야 형식적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으며, 복지부는 기금위가 개최되기 2주가량 이전(2.23.)에 벌써 전문가단체라고 하는 7곳(자본시장연구원, 한국증권학회, 금융투자협회, 한국연금학회, 한국ESG학회, 한국ESG기준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전문가 추천을 요청하는 등 진작부터 경영계와 자본편향적인 규정 개정을 밀실에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다. 그동안 여기에 몰두하여 복지부는 주총시기가 되었음에도 기금위 및 수책위를 오랫동안 열지 않다가 기금위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수책위를 열었으며, 규정개정 이후 자본시장연구원, 한국국제경제학회,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추천한 인사로 수탁자책임전문위원을 구성하였다. 일부 기업의 사안에 대하여는 시효가 만료된 건도 있을 수 있어 수책위를 지각개최한 복지부의 업무태만은 사안에 따라 징계가 필요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일련의 행동을 돌아보면 기금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진 시기에 단 한번도 기금위를 개최하지 않아왔던 것도 모자라 3개월 만에 열린 기금위에 논란이 될만한 안건을 기습적으로 상정, 표결을 강행하였으며, 노동계 추천 위원의 임명 지연 및 거부, 수책위 지각 개최 등 본연의 업무에 태만하고 비정상적 파행을 이끌었다. 보건복지부 장관 및 실무를 담당하는 기금위 간사 복지부 관료는 이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으며 적반하장으로 뻔뻔한 해명자료만 내놓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기금위에서 정당한 문제제기를 한 노동계 기금위원을 해촉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기금개악은 현재진행형이다. 소극적인 기금위 운영, 수탁자책임활동에 대한 철학이 부재한 검찰 출신의 상근전문위원 임명, 기금위에서 수탁자책임전문위 운영규정 기습 상정 및 이례적 표결 강행, 경영계와 자본편향적 수책위원 구성 및 수책위 지각개최, 정당한 문제제기를 한 노동계 기금위원 해촉 등 일련의 비정상적 파행의 근본 원인은 윤석열 정권의 무리한 지시와 보건복지부의 비정상적 운영에 있다. 연금행동은 윤석열 정권의 기금개악을 규탄한다. 또한 비정상적 파행을 자행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관련 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이 모든 사안에 무한책임을 가지는 장관의 사퇴를 촉구한다.

2023년 3월 16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별첨1. 최근 3년간 기금운용관련 위원회 회의개최 현황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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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3/03/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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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장소 : 2023.3.21.(화) 10:30,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20230321_한국타이어 조현범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사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행사 촉구 기자회견
2023.3.21.(화) 10:30, 참여연대 아름드리홀, 한국타이어 조현범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사퇴,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행사 촉구 기자회견 <사진 = 참여연대>

금속노조,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노동시사회단체는 오늘(3/21) 한국타이어 조현범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사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행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은 지난 3월 9일 횡령, 배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구속되었으며 2019년에도 하청업체 납품대가로 5억원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습니다. 한국타이어는 2019년 당시 정도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준법·윤리경영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힌 적 있지만 총수일가에 대해 내부감시시스템은 이번에도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조현범 회장을 비롯한 한국타이어 경영진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입장입니다.

한국타어어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총수일가는 매년 수백억원씩 자신들의 곳간만 채웠으며 총수일가는 매년 수백억원씩 자신들의 곳간만 채웠으며, 그러는 사이에 직업성 암·뇌혈관 질환 등 빈번한 산업재해로 노동 환경은 더욱 열악해졌습니다.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고, 한국타이어는 환경개선과 안전을 약속했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지난 12일 발생한 화재사고입니다. 그리고 한국타이어는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핑계를 대며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와의 작년 임금협상도 끝내지 못했습니다. 총수일가가 200억대의 횡령으로 회사에 피해를 입히면서도 한국타이어지회의의 임금인상 요구 금액은 1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한국타이어는 총수일가의 곳간을 채울 돈은 있고 노동자들의 임금에 줄 돈은 없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편, 2019년 사건 후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조현범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익 침해행위에 대한 감시소홀의 이유로 반대하는 등 주주권행사를 통해 사외이사를 변경시켰습니다. 그리고 국민연금은 작년 12월말에 지분을 기존 7.87%에서 8.02%로 확대하여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함으로써 주주권 행사의지를 보였습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주주총회가 오는 3월 29일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조현범 회장의 구속과 관련해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적극적인 주주권행사를 해야 합니다.

※ 기자회견 개요

1) 제목: 한국타이어 조현범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사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행사 촉구 기자회견

2) 일시 / 장소 : 2023.3.21.(화) 10:30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3) 주최 : 금속노조,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4) 참가자

  • 사회 : 황혁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
  • 발언1 :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 발언2 : 김종보 민변 민생경제위,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자문위원
  • 발언3 :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
  • 발언4 : 김용성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장

기자회견문

한국타이어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요구한다.

한국타이어 주주총회에서는 반복되는 범죄행위 조현범 회장 사퇴 및 책임경영을 강화하라!

국민연금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감시․감독하라!

지난 3월 9일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횡령, 배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다. 이미 조현범 회장은 2019년에도 하청업체 납품대가로 5억원을 상납받고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다. 2019년 조현범 구속 당시에 한국타이어는 정도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준법·윤리경영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총수일가에 대한 내부감시시스템은 여전히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조현범 회장의 반복되는 배임, 횡령의 범죄에 대해서 막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막지 않은 것이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또한, 한국타이어 경영진과 이사진은 조현범 회장의 구속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

2019년 사건 때 국민연금은 주주총회에서 조현범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익 침해행위에 대한 감시소홀의 이유로 반대하는 등 주주권행사를 통해 사외이사를 변경시켰다. 그리고 국민연금은 작년 12월 말에 지분을 기존 7.87%에서 8.02%로 확대하여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함으로써 주주권 행사 의지를 보였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이달 29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조현범 회장의 구속에 대한 현 경영진의 책임을 묻고, 기업 정상화를 위한 내부감시시스템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주주권행사를 해야 한다.

한국타이어 총수일가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투자는 허상이었다. 반면에 매년 수백억원의 금액이 총수일가의 곳간으로 흘러 들어갔으며, 너무나 쉽게 회사자금이 총수를 치장하기 위한 고가의 차량구입과 기타 사적용도로 사용되어왔다, 그러는 사이에 한국타이어 공장은 중대재해와 화재가 끊임없이 반복 발생하였다.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직업성 암․뇌심혈관 질환 등 빈번한 산업재해로 고통을 받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사고가 발생하고 사회적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임기응변식으로 환경개선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발표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언론과 사회적 관심이 떨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전과 설비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지난 12일 발생한 화재사고이다.

국민의 힘 정우택 의원이 소방청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한국타이어에서 22년 상반기 169건, 하반기 71건 달하는 소방불량이 있었던 것이 드러났다. 이러한 문제점이 비단 22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매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회사의 무능과 무책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12일 화재가 발생할 당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는 소방메뉴얼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공장이 전소되는 화재 속에서도 큰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은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에서 현장을 곳곳을 돌면서 대피명령을 요구하고 조합원들을 밖으로 대피시켰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이번 화재가 수습되는 대로 보고서를 통해서 12일 발생한 화재에 대한 문제점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핑계를 대며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와의 작년 임금협상도 끝내지 못했다. 총수일가가 200억대의 횡령으로 회사에 피해를 주면서도 한국타이어지회가 임금인상 요구 금액은 10억원에 불과하다. 이번 화재로 한국타이어는 기본급 70%만 지급되는 휴업을 통보했다. 이로 인해 작년 임금인상분도 못 받은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은 더욱 위협받게 되었다. 심지어 노사 간 공장정상화와 복구를 위해 합심해도 모자랄 상황에서 위기와 고용불안을 이용하여 금속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노조원들을 차별적으로 선별해 복귀와 파견대상자를 선정하는 행태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이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주총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조현범 회장의 범죄사실에 대한 책임을 묻고 기업가치를 훼손시킨 경영진 사퇴를 촉구할 것이다. 또한, 매번 반복되는 화재사고와 중대재해 사고에 대한 실질적인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지역주민과 한국타이어의 구성원인 노동자들,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화재사고 책임을 전가하거나 회피하지 않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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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3/03/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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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행동 기자회견
2023.3.22.(수) 오전 11시, 국회 연금특위 사회적 합의 기구 전환 촉구 기자회견, 국회 소통관

취지와 목적

  • 윤석열 정부는 연금개혁의 공을 국회로 넘겼고, 연금개혁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제4차 연금특위 전체회의에서 모수개혁 중심의 ‘연금개혁의 방향’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특위 산하 전문가 자문위에서 단일한 세부 개혁방안이 도출되지 못해 다양한 복수안이 제시되었고, 보험료율 인상, 수급시기 연장 등 확정되지 않은 내용만 무분별하게 보도되며 혼란만 가중되었습니다. 
  • 지난 2.8. 국회 연금특위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공적연금 ‘구조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특위 자문위에서 논의해 온 국민연금 ‘모수개혁’ 논의를 뒤로 미루는 등 연금개혁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 이번 국회 연금특위의 파행은 예고된 실패였습니다. 연금개혁은 국민 모두의 이해와 관계된 것으로, 애초 개혁논의 자체를 다양한 계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국민 참여를 통한 사회적 합의기구로 진행했어야 했습니다.
  • 연금개혁 논의에 국민연금 제도의 대상자, 당사자이자 부담자인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합니다.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노후빈곤 예방과 대응을 위한 제도 포괄성 및 노후소득보장 강화, 급속한 저출생 고령화 속에서 사회경제적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연금개혁 논의가 국민이 배제된 채 이루어진다면, 국민의 삶과 유리되어 아무런 실행력을 가지지 못한 채 자칫 국민적 저항을 마주할 우려가 큽니다. 
  • 연금행동은 국회 연금특위를 사회적 합의기구로 전환하여 국민 참여를 통한 연금개혁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촉구합니다. 이를 위하여, 국회 연금특위, 사회적 합의기구 전환 요구 기자회견을 3월 22일(수)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에서 개최하였습니다.

개요

  • 제목 : [기자회견] 국회 연금특위, 사회적 합의기구로 전환하라!
  • 일시 장소 : 2023. 3. 22.(수) 11:00 / 국회 소통관 
  • 주최 :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 세부 프로그램 : 현장 발언 및 기자회견문 낭독
  • 현장발언: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정용건 연금행동 공동집행위원장
  • 문의 : 오종헌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 (010- 7276-0922)

기자회견문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사회적 합의기구로 전환하자

연금제도는 정부, 정당, 노동자, 사용자, 자영자 등 여러 이해집단과 관계가 있으며 개혁의 영향도 매우 광범위하다. 적절한 사회적 합의 없이 연금개혁을 시도하면 국민적 저항으로 개혁 실패의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문제를 먼저 경험한 국가들은 연금제도 개혁시 사회적 합의과정을 제도화하여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연금개혁에 성공하였다. 일본은 4년간, 영국은 5년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연금개혁에 성공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의 연금개혁에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실 직속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했다가 실행되지 못했다. 국회연금특위에서도 전문가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었지만 대표성 없는 논의는 국민의 정책 수용성과 거리가 있었고, 개혁의 실행력을 담보하지 못했다. 특위에서 합의한 연금개혁의 방향에 따라 모수개혁 방안을 논의했지만 단일한 세부 개혁방안이 도출되지 못했고, 보험료율 15%, 수급시기 연장 등 확정되지 않는 내용만 보도되며 혼란만 가중되었다.  

윤석열 정부 연금개혁의 진의도 의심스럽다. 연금개혁을 공약하고, 여러번 언급하였지만, 당정청 협의나 여야 영수회담 등 연금개혁을 위한 구체적 실천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연금개혁의 이미지만 취하여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제 정치권과 전문가가 주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노사, 청년, 노인, 여성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해 민주적으로 논의하는 구조를 만들자. 연금개혁이 한 번의 개혁으로 완결되기 어려운 연속 개혁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의 과정이 필요하다. 제도의 신뢰를 높이고 개혁의 실행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함께 걸어가자.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고, 연금제도의 경제사회적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연금개혁의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나가자.

2023년 3월 22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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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3/03/2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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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9.(수) 오전 10시 30분,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 직권남용 고발 기자회견, 정부서울청사 본관 정문 앞

취지와 목적

윤석열 정부는 수탁자책임활동을 관치로 격하시키고 있으며, 상근전문위원에 검찰 출신 인사를 임명하고, 노동계가 추천한 실무평가위원, 수탁자책임위원의 임명은 근거도 없이 거부하는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상근전문위원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무효라 주장하고, 국민연금공단이 복지부 지시에 따라야 한다며 기금의 독립성에 배치되는 검찰 출신 인물을 임명하는 등 국민상식에 어긋나는 인사를 자행하였습니다.
지난 제1차 기금위(3.7.)에서 조규홍 복지부장관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인적구성을 정권과 자본에 편향적으로 변경하는 의결안건을 유례없이 표결로 강행처리하고, 정당히 문제제기하는 민주노총 추천 기금위원을 해촉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이에 보건복지부 장관 직권남용 고발 기자회견을 3월 29일(수) 오전 10시 30분 정부서울청사 본관 정문 앞에서 개최하였습니다.

개요

  • 제목 : [기자회견] 보건복지부 장관 직권남용 고발 기자회견
  • 일시 장소 : 2023. 3. 29.(수) 10:30 / 정부서울청사 본관 정문 앞
  • 주최 :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 세부 프로그램 : 현장 발언 및 고발장 취지 설명
  • 현장 발언: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고발 취지 설명: 정용건 연금행동 공동집행위원장

복지부장관 직권남용 고발 취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법에는 국민연금기금과 연금제도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국민연금기금의 운용·관리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위에 정부 관료 이외에 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 대표 등도 위원으로 구성한 후 이들 위원들이 충분한 사전 검토와 심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실제로 본 고발사실 전까지는 특별한 마찰 없이 상호합의에 기반하여 회의가 운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22. 3. 7. 제1차 기금위에서 의결안건인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운영규정」 개정안이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의 가입자 단체 추천위원 수를 축소하는 안건 내용이어서 고발인들의 반발이 충분히 예상되지만 이를 무시한 채 오히려 필수적인 사전 심의 절차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와 국민연금실무평가위원회의 사전 심의조차 거치지 않고, 회의 자료도 사전 제출의 의무를 위반한 채 회의 전날 오후에야 전격적으로 안건을 제출하며, 회의장에서는 충분히 숙의를 거칠 것을 요구하는 위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급박한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졸속으로 표결처리하는 방법으로 공정하게 기금위를 운영해야 하는 직무집행 권한을 남용함으로써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들과 국민연금실무평가위원회 위원들, 기금위원들의 각 실질적인 안건 심의권 행사를 방해하였습니다. 

또한 국민연금법에는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연합단체가 국민연금실무평가위원회 추천권을 보유한다고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법에 따라 정세은 교수를 국민연금실무평가위원회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임명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공정하게 국민연금실무평가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 직무집행 권한을 남용함으로써 고발인 1, 2의 국민연금실무평가위원회 위원 추천권 행사를 방해하였습니다. 

이에 연금행동 주요 제안단체인 한국노총, 민주노총, 참여연대는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직권남용죄로 공수처에 고발하고자 합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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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3/03/2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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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문제의 해답을 찾기 어려울 때는 난감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언제나 해답을 찾을 방도가 있다는 점에 그나마 위로가 된다. 그런데 해답 사이에 뛰어넘기 어려운 모순이 있으면 난감한 감정을 넘어 마치 덫에 걸린 듯한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노인 기준연령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깊은 이유이다.

배경이야 어찌 되었든 혹은 몇 살로 사회적 조정이 이루어지든, 현재 노인 기준연령에 대한 논의를 보면 두 가지 지점이 우려된다.

기준선을 바꾼다고 국가 책임이 사라지나

먼저, 노인 기준연령에 대한 대중의 이해와 정부의 의도 사이에 껄끄러운 불일치가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노인을 가르는 기준연령은 65세이다. 그런데 평균수명이 84세에 근접한 현 상황에서 ‘65세 이상’은 노인으로 분류하기에 젊어도 너무 젊다. 현대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고려하면 노인 기준연령을 높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신체적 활동에 어려움이 없고 인지적 기능도 양호한 대다수 65세 이상 사람들은 노인이라는 표식이 반갑지 않다. 뒷방의 적막함에 익숙해져야 하는 노인의 시기가 늦추어지면 사람들은 안도할 수 있다. ‘장년의 시간이 연장되었다’는 사회적 재가는 자신이 늙지 않았다는 혹은 충분히 젊다는 인정으로 읽힐 것이다. 대중에게 ‘노인 기준연령 상향’은 이러한 의미다.

그런데 정부의 관심은 65세 이후에도 사회구성원 다수는 충분히 젊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국가가 부양할 노인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했다는 위기의식이 주요 동인이다. 정부 입장에서 노인 기준연령 상향은 사회적 부담을 완화할 ‘절묘한 해법’이다. 참으로 값진 노인 기준연령의 쓰임새이다. 물론 일부 노인은 ‘노인 기준연령을 상향해 국가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즉, 노인을 비롯한 다수 대중은 노인 기준연령 문제가 노인부양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연동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2023년 노인 인구는 약 950만 명으로 추정된다. 노인복지 예산은 전체 사회복지 예산의 25.1%를 차지하고,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노인 기초연금 예산은 약 18.5조 원에 이른다. 노인 인구 증가로 사회적 부양의 부담은 큰 폭으로 확대되었고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다. 특히 그 부담이 현재와 미래의 근로 세대에 지워진다는 이유에서 노인 기준연령 상향은 마치 노인부양 부담을 둘러싼 세대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해법인 양 과장되기도 한다.

그러나 노인 기준연령의 상향은 노인복지 급여를 받는 기준연령 또한 상향된다는 뜻이다. 기초연금·노인장기요양보험·경로우대 서비스를 받는 연령은 상향된 노인 기준연령에 맞추어 변경될 것이다.1 지금도 법적 정년 (60세)과 연금수급 개시연령(62세)의 차이로 인한 소득절벽기가 퇴직자의 빈곤을 악화시키고 있다. 연금수급 개시연령은 2033년까지 65세로 늦춰질 예정인데, 노인 기준연령이 상향되면 그보다 더 늦춰질 수도 있다. 이러한 정책변화의 결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연금수급 개시연령 상향이 소득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년을 연장하거나 노동자가 희망하는 경우 65세까지 계속 고용을 보장하는 등 제도부터 정비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이유로 별다른 대책 없이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상향해 소득 공백기를 늘리고 방치해왔다. 노인 기준연령 상향이 불러올 부정적 결과에 대해 정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지 우려되는 이유다.

현대인의 달라진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황 때문에 노인 기준연령을 상향한다면, 65세 이상의 건강한 장년이 노동시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사회적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보완이 우선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초연금 등 노인복지 사업의 수급연령이 늦춰진 탓에 빈곤이 확대되지 않도록 취약집단의 피해를 완화하는 제도적 정비가 선결되어야 한다.

노인 기준연령이 몇 살이 되든 소득 보전이 필요한 사람, 돌봄이 필요한 사람은 사라지지 않는다. 노인의 기준을 바꾸고 기준선 안에 있는 사람의 머릿수를 줄인다고 해서 국가의 부양책임이 가벼워지는 것도 아니다. 연령을 기준으로 금 그어진 선 밖에서 누군가는 더 비극적인 상황을 감내해야 한다.

꿈꾸는 노인을 위한 나라

두 번째 우려는 노인 기준연령 상향에 대한 논의가 노인을 향한 부정적 시각을 재현한다는 점이다. 몇 살이 노인으로 인정되든, 노인은 ‘부담’이란 단어와 손잡은 존재, 사회적 가치를 상실한 존재로 가정된다.

인간의 생을 몇 개의 단계로 묶어 일렬로 배열한 생애주기적 관점은 ‘인간의 삶에는 앞선 시간과 구분되는 불연속의 단층들이 존재한다’는 전제를 담고 있다. 인생의 단층마다 개인에게 새로운 과제를 주고, 이 과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는가에 따라 성공적인 삶이 결정된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은 오랫동안 인간의 사고를 지배했다.

아동기와 청년기에는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사회에 유용한 인간’으로 자라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는다. 자본주의 출현과 함께 등장한 공공 교육제도는 아동을 ‘자본주의가 필요로 하는 노동 인력’으로 배출하는 기제가 되었다. 청장년기에는 노동시장에 진입해 일정한 직업을 갖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 사회적 생산과 생물학적 재생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노년기에는 노동시장에서 벗어나 직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체성을 대체할 새로운 자신을 찾고 죽음을 수용해야 한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서 현재의 자신을 재정의하고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부정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노인의 삶’으로 묘사된다. 물질적 가치를 생산하는 역량이 감소한 노인은 존재 가치를 부정당하고 죽음의 상징으로만 인식되는 것이다.

예컨대 ‘N포세대’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21세기 한국 청년의 비극은 ‘꿈의 상실’에 있다. 그런데 높은 빈곤율과 자살률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한국 노인의 삶 또한 매우 위태롭다. 그런데도 노인의 삶이 처한 비극적 요소에서 ‘꿈’은 논의조차 되지 않는다. 꿈을 잃은 청년의 문제는 사회적 쟁점이 되지만, ‘도전하는 노인’, ‘꿈꾸는 노인’은 일종의 형용모순으로 여겨지고 사회적 관심도 받지 못한다. 노인은 죽음, 즉 미래가 없다는 전제를 중심으로 규정되고, 이러한 시각에서 미래의 도전인 ‘꿈’은 노인과 조화될 수 없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산업사회에서는 생애주기적 관점이 비교적 유용했다. 사람들 대부분이 교육을 마친 후 무리 없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고 고용관계를 기반으로 노후소득을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탈산업사회에서는 ‘일자리 없는 성장’으로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 시점이 늦어지고, 노동자들도 노동시장 진입과 퇴출을 반복하며 지속해서 재교육을 받는다. 고용주를 특정하기 어려운 플랫폼노동 등의 비전형적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일정 규모의 노동자는 고용계약 관계를 기초로 하는 사회보험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실업보험은 소득 중단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국민연금은 노인 생계를 책임질 만큼 미덥지 못하다.

이런 사회에서 표준적 생애주기 모델은 더 이상 맥을 추지 못한다. 탈산업사회는 생의 과업을 교육·노동·여가로 구분하고 노년기를 ‘교육과 노동이 배제된 여가의 시기’로, 노인을 ‘비생산적 존재’로 인식해온 사회적 관성에 도전한다.

‘무엇이 생산적인 삶인가’에 대해서는 또 다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탈산업화가 추동한 사회적 변화에 맞춰 노년기는 교육·노동·참여가 통합된 시기로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 노인은 적극적으로 교육의 기회를 얻고, 가족과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사회적 의사결정 구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노인은 노년을 경작하는, 꿈꾸는 주체여야 한다.

노인 기준연령 논의 속에 담긴 ‘노인’, ‘노년’에 대한 낯설게 보기가 필요한 때다.


1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노인여가복지시설(경로당), 경로우대제, 노인주거복지시설, 노인건강진단, 노인일자리(공공형, 사회서비스형), 독거노인 공동생활 홈서비스, 단기 가사서비스(독거), 이동통신비 감면, 노인 치과 지원, 노인 틀니·임플란트 지원, 행복주택, 응급안전안심서비스, 노인 외래 정액제, 어촌 가사도우미, 고령자전세임대주택(전세금 지원), 고령자 복지주택, 예방접종, 노인 이동통신비 감면, 학대피해노인상담지원, 학대피해노인 쉼터, 노인양로시설 등 24개 주요 노인복지사업 대상자의 기준연령은 65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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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3/03/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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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인적구성 모호한 연금수리위원회 추진 중단해야
정부의 중립적 재정계산 결과 부정, 국민연금 신뢰 하락 의도 의

지난 3월 31일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가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5차 재정추계 결과를 기반으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통계청의 ‘21년 장래인구추계에 기반한 재정추계가 현재의 출산율과 차이가 있어, 가정변수 전반에 대한 보완과 추계모형 또한 국민연금연구원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모형으로 신뢰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외부기관을 통한 점검도 진행하고, “장기재정추계의 과학적 분석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가칭 ‘연금수리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위한 전문가 기구로서 재정추계전문위원회가 운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별도로 그 기능과 필요성이 불분명한 연금수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상 현존하는 재정추계전문위원회의 역할과 존재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재정추계전문위원회 내부의 논의과정도 없이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비민주적인 민관 위원회 운영의 극단을 보여준 셈이다. 이와 같은 비민주적인 발상과 제안이 누구의 제안인지 명백히 밝히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다.

또한 최근 복지부의 행태를 고려하면, 이는 국민연금기금운용 거버넌스를 금융자본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한 밑작업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중립적이어야 할 재정계산 결과마저도 통계청의 인구전망을 부정하면서까지 정부 입맛대로 만들려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하며, 종국에는 국민연금 제도 신뢰 약화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큰 연금수리위원회 추진 중단을 촉구한다.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11조에 따라 매 5년이 되는 해의 3월 31일까지 국민연금기의 재정계산을 해야 한다. 이에 복지부는 작년부터 재정추계전문위원회라는 기구를 가동하여 재정추계를 완료했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재정추계결과가 발표된 상황에서 정부가 뜬금없는 연금수리위원회를 추가 가동하겠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 그간의 연구 성과를 부정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이에 더하여 연금수리위원회의 역할과 책임, 인적 구성 역시 전혀 밝혀진 바가 없고 논의된 바도 없이 졸속으로 쫓기듯이 발표한 흔적이 역력하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검찰 출신 비전문가를 국민연금기금운용 전문위원회 상근전문위원으로 임명하는 것도 모자라, 수탁자책임전문위 운영규정 개정안을 사전 심의 절차도 없이 기금위에 기습적으로 상정한 데 이어 상호합의에 기반한 의사결정 구조를 무시하고 졸속 의결하여 기어코 정권과 자본 편향적으로 구성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행태로 미루어 보아 연금수리위원회의 독립성이나 기조 역시, 정권과 자본 편향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재정추계전문위원회를 통해 전문성을 담보한 재정추계와 불확실성을 감안하기 위한 민감도 분석 작업은 이미 완결되었다. 물론 현재의 재정추계전문위원회의 추정은 향후 70년간 관련 제도가 하나도 바뀌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추진되었기 때문에 한계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비현실적인 가정을 수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통계청의 인구 전망을 재검토하기 위해서 ‘연금수리위원회’를 가동시키겠다고 한다. 이는 정부가 자신의 일부분인 통계청을 믿지 못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연금수리위원회’를 구성해서 재정전망을 더욱 비관적으로 하는 등 입맛대로 추계결과를 바꿀 가능성이다. 재정 전망이 더욱 비관적이 된다면 불충분한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연금 축소로 개혁방안이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성과 역할·인적구성이 모호한 연금수리위원회 추진의 중단을 촉구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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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3/04/0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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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석탄 투자 제안 기준 마련 촉구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

기후단체들, ‘탈석탄’ 선언 후 2년간 이행 미룬

 국민연금에 ‘연기 대상’ 수여하며 조속한 정책 마련 촉구

-   이번 달 28일이면 선언 2주년이지만, 25일 기금운용위 2차 회의에서도 석탄 투자 제한  전략은 안건으로도 안 올라
-   선언에서 밝힌 대로, 기후 대응 및 안정적 기금 운용 위해 석탄 투자 제한 기준안 조속히  마련해야
[caption id="attachment_231742" align="aligncenter" width="640"]국민연금 석탄 투자 제안 기준 마련 촉구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 국민연금 석탄 투자 제안 기준 마련 촉구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caption] ‘탈석탄’ 선언 후 2년이 다 되도록 실질적 이행을 미뤄 온 국민연금이 국내 기후 단체들로부터 ‘연기 대상’을 받았다. 이들 단체들은 국민연금이 선언에서 밝힌 대로 기후변화 대응 및 안정적 기금 운용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조속히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연금은 2021년 5월 28일 기후변화 대응 및 강화되고 있는 국제 환경규제에 맞춰 탈석탄 운영 정책을 선언하고, 위험 관리 측면에서 기금운용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5월 석탄 투자 제한 기준안에 대한 연구용역 최종 보고서를 받고도 현재까지 투자 제한 기준안 의결을 미루고 실효성 있는 석탄산업 투자 제한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 빅웨이브, 기후솔루션, 플랜1.5등 11개 기후단체는 5월 24일(수)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사 및 5개 지역 국민연금 사옥 앞에서 국민연금에 ‘연기 대상’을 수여하고 탈석탄 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동시에 진행했다. 환경운동연합 권우현 에너지기후팀장은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2년 전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와 국제 사회의 흐름에 맞춰 탈석탄을 선언했지만 말뿐이었다. 어떤 구체적인 투자 제한 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선언은 금융 기관으로서는 신뢰도를 깎아 먹는 일이고, 공기관으로서는 시민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달 28일이면 국민연금의 탈석탄 선언이 나온 지 2주년이 되지만, 올해 기금운용위에서는 석탄 투자 제한 논의를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고, 25일에 있을 제2차 기금위 회의에도 석탄 투자 제한 전략은 안건으로도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진행된 퍼포먼스에서는 국민연금을 상징하는 활동가가 레드 카펫을 걷는 대신, 석탄을 상징하는 검은 바닥에 돈을 뿌리며 등장하며, 국민연금이 여전히 막대한 자금을 석탄에 투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후 수상대에 선 ‘국민연금’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과 석탄 투자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행동을 하지 않아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강훈식 의원실(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을 통해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탈석탄 선언에 대한 이행을 미루는 사이 오히려 석탄 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의 석탄발전 분야 투자액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최소 5조 5천억 원에 달한다. 탈석탄 선언 시점과 비교해 보면, 석탄 발전의 해외 채권과 해외 주식은 각각 45%, 34%로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국내 주식 부분 금액이 35% 감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주식은 지분율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고, 평가액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청년 기후단체 빅웨이브 김민 대표는 “석탄 투자에서 멀어지는 것이 국민연금의 수익률과 기금고갈 시점을 늦추는 데도 도움 될 수 있으며,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기금을 운용한다는 존재 목적에 부합한다. 국민연금이 우리가 낸 연금을 가치 있는 곳에 쓰고, 미래를 위해 책임 있게 투자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년간 국민연금의 국내 신규 석탄발전소에 대한 대체 투자 만기일**은 오히려 늘어나, 석탄 투자 금액 회수일을 늦췄다. 국가 탄소중립기본계획에 따라 2050년까지 석탄발전소가 폐쇄될 경우, 투자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좌초자산이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환경운동연합 조순형 기후에너지특위위원장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질 '국민연금'이 지난 40년간 충남도민의 건강을 위협해 오고 있는 '석탄 발전'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충남도민의 과거도 미래도 석탄발전에 저당 잡혀 있는 형국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들은 앞으로도 국민연금의 탈석탄 선언 이행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민연금에 기후위기를 고려한 기금 운용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모인 시민의 서명과 메시지는 국민연금에 전달하는 한편, 연금공단이 1.5도 경로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할 때까지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 해외 부문 금액 증가는 실제 지분율이 증가했고, 외부 영향도 있다. 해당기간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원화 환산 금액(평가액)이 실제 매수수량 증가보다 크게 나타났으며, 2022년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부족으로 에너지 관련 기업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국내 주식은 지분율은 (2021년 5월 대비) 4% 감소했으며 직접 1% 위탁 3% 이다. ** 고성그린파워, 포스파워의 기존 만기일인 2038년에서 각각 2044년, 2045년으로 늘렸다. 강릉에코파워는 만기일은 2053년이다.
2023년 5월 24일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경남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운동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기후솔루션, 플랜1.5, 빅웨이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환경운동연합

<활동사진>

[caption id="attachment_231743" align="aligncenter" width="309"]국민연금 석탄 투자 제안 기준 마련 촉구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 국민연금 석탄 투자 제안 기준 마련 촉구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31738" align="aligncenter" width="621"]국민연금 석탄 투자 제안 기준 마련 촉구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 국민연금 석탄 투자 제안 기준 마련 촉구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231739" align="aligncenter" width="640"]국민연금 석탄 투자 제안 기준 마련 촉구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 국민연금 석탄 투자 제안 기준 마련 촉구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caption]
수, 2023/05/2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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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 사업자인 케이토토(대표 손준철)에 투자했던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가 올해 안에 투자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5월 케이토토의 주주 중 한 곳인 케이비즈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케이비즈 사모펀드)에 60억 원을 투자한 중앙회는 출자 지분을 올해 모두 매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앙회는 당초 케이비즈 사모펀드 운용사인 트루벤인베스트먼트(대표 구본진, 이하 트루벤)와 106억 원을 투자하기로 약정했지만 실제 투자한 금액은 60억 원 가량이다.

중소기업청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중앙회가 2014년 5월 케이비즈 출자와 사모투자 전문회사 설립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60억 2천만 원이다. 2015년과 지난해에는 펀드 운용사 트루벤에 보수로 각각 1억 5천만 원과 1억 3천만 원을 지급했다.

<표> 중소기업중앙회가 케이비즈 사모펀드에 투자한 내역

투자시점 투자금액(억 원) 비고
2014.5.23 60.2 (주)케이비즈 출자금액 및 사모투자전문회사 설립비용 등
2015.6.26 1.5 운용사 보수
2016.1.14 1.3 운용사 보수

▲ 출처 : 중소기업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 

중소기업중앙회, 케이토토 투자 지분 연내 매각 방침

중앙회는 스포츠토토 투자 건으로 최근까지 아무런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2014년 중앙회가 트루벤으로부터 처음 스포츠토토 사업 제안을 받았을 때 트루벤 측이 밝힌 수익률은 24.2%였다. 그러나 사업 투자가 최종 결정될 당시 기대 수익률은 11.2%로 떨어졌고, 최근까지 배당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표> 중소기업중앙회가 케이비즈 사모펀드 투자로 거둔 수익률

사업 제안을 받았을 당시 수익률 24.2%
최초 사업투자 결정 당시 기대수익률 11.2%
사업 개시 시점부터 현재까지 연도별 수익률 없음

▲ 출처 : 중소기업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

중앙회는 김기문 회장(제이에스티나 회장) 시절 스포츠토토 사업 투자를 결정했는데 사업 초기 부터 논란이 많았다. 투자의 적정성 여부 등을 두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됐는데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실시한 감사에서 일부 의혹은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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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제안 받을 때 수익률 24.2%, 최근까지 수익은 없어

지난해 8월 중소기업청이 공개한 중소기업중앙회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중앙회가 케이비즈 사모펀드에 투자한 경과가 비교적 상세하게 나와 있다. 중기청의 감사 결과 내용을 일부 옮기면 다음과 같다.

2014년 1월 중앙회의 A경영기획본부장 및 B팀장이 체육진흥투표권 공모사업에 참여 권유를 받고, 권유 내용을 당시 김기문 중앙회장에게 보고한 이후, 중앙회 관련자는 2014년 1월 C 회장 D 및 E대표이사를 찾아가서 사업전반에 대해 청취했다.

당시 A경영기획본부장은 중앙회 재정이 좋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형편이 아니어서 중앙회 차원의 참여가 곤란하다는 보고를 하였고, 김기문 중앙회장은 투자기회가 좋으니 다른 경로로 참여를 검토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2014년 2월 말에 최종적으로 김기문 중앙회장이 노란우산공제에서 대체투자로 할 것을 지시하였고, A경영기획본부장은 F공제사업단장에게 이러한 결정 사실을 전달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6년 중소기업중앙회에 대한 중소기업청 감사 결과 보고서 발췌

<중소기업중앙회의 케이비즈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 경과>

2014.2 투자제안서 접수
2014.3.25 케이비즈 사모펀드 정관 작성 (투자계약 체결)
2014.3.26 체육진흥투표권 발생사업(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 입찰공고(입찰 마감 5.8)
2014.5.13 (주)케이토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2014.5.22 노란우산공제 대체투자위원회 서면 결의
2014.5.23 케이비즈 사모펀드에 출자금 납입
2014.7~2015.8 우선협상자 선정 관련 소송 진행, 대법원 결정
2015.7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수탁사업 개시

▲ 출처 : 2016년 중소기업중앙회에 대한 중소기업청의 감사 결과 보고서

결국 중앙회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 선정 공고 하루 전인 2014년 3월 25일 트루벤인베스트먼트와 케이비즈 정관을 작성했다. 투자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투자계약 체결 2개월 후 뒤늦게 투자위 서면 심의

문제는 중앙회가 소기업·소상공인의 폐업이나 사망 등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퇴직연금 성격의 사회안전망인 노란우산공제기금을 대체투자위원회의 논의도 거치지않고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당초 투자 약정 금액은 106억 원으로 적지 않은 규모였다. 이 투자건에 대해 중앙회가 대체투자위원회에 서면 결의한 것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2개월이 지난 2014년 5월 22일로 투자금액을 집행하기 바로 전날이었다.

중소기업청의 감사 내용에 대해 김기문 전 중앙회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비상근이라 결재 권한이 없고, 경영기획본부장이 그런 (투자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면 노란우산공제 쪽에 한번 얘기해봐라 이 정도였지 내가 하라 마라 할 이유가 없다”며 “대체투자위원회에서 결론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중앙회 측에 투자 지분을 처분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금, 2017/02/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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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계좌수 200만 개, 자산운용사 운용자산 927조 원. 더이상 금융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금융을 잘 모르는 사람들조차 대출, 보험, 할부, 펀드 등 다양한 금융 상품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는다. 열심히 일해도 평범한 삶조차 쉽지 않다는 사회적 푸념도, 왜곡된 부의 분배 구조도 사람들을 금융소비자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의 돈을 운용하는 금융사를 감시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 지고 있다. 돈의 흐름은 빠르고 복잡해졌다. 금융소비자는 물론, 금융감독기관들조차 이 흐름을 따라잡기 힘든 실정이다. 금융계의 낡은 적폐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 시리즈의 하나로 ‘금융개혁’을 통해 금융계의 적폐를 들춰내고, 그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시류를 타는 능력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대해 굉장한 직관력을 갖고 있어요. 펀드쪽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했던 부분입니다. 핵심은 펀드를 판매할 루트를 누가 잡느냐, 어떻게 잡느냐였거든요. 그때 미래에셋의 ‘1억원 만들기’가 통했습니다. 가장 많은 리테일(소매점)을 확보해 지금의 미래에셋을 만들 바탕을 만들었습니다.

5년째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미래에셋 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권준 TNPI 대표의 말이다. 권 대표는 지난 20여 년간 금융계에서 근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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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누구나 인정하는 금융계의 ‘신화’다. 20대에 증권사 직원으로 금융계에 입문, 10년만에 지점장을 거쳐 창업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로부터 20년만에 미래에셋을 자산 규모 92조 원의 거대 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금융계의 공고한 지형을 뚫고 자신의 입지를 세운 대표적 자수성가 금융인이다.

미래에셋 창립 20년을 맞은 올해,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야성’의 회복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8차례나 야성이란 단어를 반복하며 초심으로 돌아가 제2의 창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대우증권을 인수합병하는 등 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사업의 최대 수혜자로 불리며 국제 자본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박 회장과 미래에셋이 강조한 ‘야성’은 미래에셋의 지배구조에도 존재한다. 비금융 계열사를 통해 그룹 내 금융사들을 지배하는 사실상 금융지주회사 체제이지만, 정작 지주회사 도입은 수년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법의 허점을 이용해 고의로 지분관계를 조정하고 금융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때마다 미래에셋이 강조해온 것이 ‘야성’이다. 체제 전환이 미래에셋이 갖고 있는 야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에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한 보고서에서 미래에셋 지배구조의 ‘야성’에 대해 경고를 한 바 있다.

지금처럼 가족회사들 중심의 소유구조를 유지하면서 편법을 통해 현행 지주회사 규정을 회피하는 것이 투자회사로서의 야성을 잃지 않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미래에셋그룹은 자산총계 기준으로는 삼성·한화 그룹에 이은 국내 3위, 자본총계 기준으로는 삼성그룹 다음의 국내 2위의 금융그룹이다. 그 위상에 걸맞는 그룹 조직형태와 소유·지배구조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경제개혁연대 경제개혁이슈 2016-4, 김상조, 이은정

문제는 이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편법과 탈법으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오너의 이익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움직이다보면 금융소비자의 이익은 뒷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주회사가 가지는 투명성에서 좀 벗어나기 위해서 이렇게 여러가지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부당 내부거래가 있다든지 일부의 투자자를 해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하는 거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이와 관련, 미래에셋 측은 뉴스타파에 보낸 서면답변에서 “미래에셋이 선관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미래에셋의 경영철학 및 핵심가치는 고객우선”이라고 밝혔다. 지배구조와 관련해선 “기업이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지배구조로 편법이라고 볼 수 없다”며 “해외에서는 지주사 전환은 기업의 선택적 가치로 인정받는 부분이다”고 답했다.

# 장면1. 2006년 미래에셋증권 상장 : 고객돈 166억 원 쌈짓돈으로 펑펑

2006년 2월, 미래에셋증권은 상장 당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상장 사흘만에 미래에셋증권의 2대 주주였던 외국계 투자은행 CDIB가 자신의 지분 150만주를 처분하면서 곧바로 상승세가 꺽였다. 상장 초 6만 원대였던 주가는 넉달뒤 4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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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확인한 당시 미래에셋계열사들의 미래에셋증권 주식 매매 내역에 따르면, 당시 미래에셋의 주요계열사,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자산증권은 넉달에 걸쳐 20차례(장중대량거래 2건 포함)에 이르는 매수 주문을 냈다. 매입한 주식은 총 200만주. 대주주의 이탈에 따른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계열사가 일사분란하게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주식의 시세를 조정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176조 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 당시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는 미래에셋캐피탈. 사실상 미래에셋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핵심 회사로, 당시 박현주 회장과 그의 개인회사들이 이 회사의 지분 50%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동원된 미래에셋생명의 자금이 금융소비자의 자금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이 미래에셋증권의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동원한 고객의 돈은 총 166억 원에 이른다. 더구나 당시 미래에셋생명(전 SK생명)은 미래에셋그룹에 편입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전신인 SK생명 시절 유입된 고객의 자금이 미래에셋 그룹의 조직적 주식 매수 활동에 동원된 것이다.

미래에셋 계열사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포착된다. 구재상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정상기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 김경록 미래에셋투신운용 사장 등 계열사 임원 8명은 CDIB의 대량 매도가 시작되기 직전 일제히 5만주가 넘는 미래에셋증권 주식을 처분했다. 이들은 상장 직후  주식을 처분해 대주주의 대량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을 피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업무와 관련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제174조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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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장중대량매매 방식에 의한 정상적 거래였으며 계열사의 손익 여부는 특정 시점의 주가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래에셋생명의 주식 취득 또한 보험업법을 준수해 합법적으로 이뤄진 투자였다고 밝혔다.

# 장면2. 2006~2012 해외 부동산 투자 : ‘대박’은 오너, 고객은?

미래에셋 그룹은 2006년 중국 상해에 위치한 미래에셋타워 투자 성공 이후 해외부동산 투자를 확대해왔다. 지난 10년간 미래에셋 그룹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전체 규모는 5조 원이 넘는다.

미래에셋 그룹 해외부동산 투자의 시발점이 된 상해 미래에셋타워를 갖고 있는 것은 미래에셋 계열사들로 이뤄진 사모펀드 ‘미래에셋맵스프론티어사모차이나부동산투자신탁1호’다. 2008년 말 최초 지분 형성 당시 고객 투자금(미래에셋생명)과 계열사 고유 자금(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 비율은 3:7 수준이었다. 당시 투자금액은 2600억 원. 현재 이 빌딩의 가치는 1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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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지분대로라면 27.4%의 지분을 갖고 있던 미래에셋생명의 고객 계정은 초기투자금인  700억 원의 3배, 20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투자 5년만인 2012년에 이뤄진 계열사 간 지분거래를 통해 이 기대수익은 반토막이 나게 된다.

당시 미래에셋생명은 지분 전체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매각액은 1700억 원, 초기 투자금 700억 원을 제하면 이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은 1000억 원 수준이다. 큰 수익을 얻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000억 원에 이르는 추가 수익 기회를 잃은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현주 회장과 그 측근들이 9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실상의 개인회사다.

상해에서 계열사 지분 거래가 있었던 2012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오피스빌딩 파리아 리마 4440 빌딩에서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계열사 거래가 이뤄졌다.

미래에셋은 2010년 계열사 자금으로 지분이 구성된 ‘브라질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를 통해 이 빌딩의 지분 50%를 사들였다. 사모펀드의 지분 75%를 가지고 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2년 초 자신의 지분 전부를 매각해 400억 원의 수익을 남겼다. 다른 계열사 지분의 평가액을 포함해 당시 미래에셋이 거둔 펀드 수익금은 500억 원이 넘었다. 박 회장은 이 투자로 또한번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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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지분 거래 이면에 금융투자자의 막대한 손실이 있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분 75%를 매각한 곳은 미래에셋생명의 고객 계정. 헤알화 고평가와 브라질 정치 리스크로 인해 헤알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시점이었다. 그런데 거래 직후 헤알화가 폭락하며 펀드가 소유한 부동산의 가치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12년 600원 대였던 헤알화는 지난해 200원 대까지 떨어졌다. 미래에셋 측에 따르면, 설정된지 6년이 지난 이 펀드의 수익률은 현재까지도 마이너스 상태다. 갑작스런 계열사 지분 거래로 미래에셋은 큰 수익을 챙겼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피해는 엉뚱한 미래에셋생명 고객들이 떠안은 셈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와 로펌의 검토를 거친 거래였다”며 “안정적인 배당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보험사의 성격에 맞는 투자자산이라 판단해 지분 거래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또 “환율 변동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일정 시점의 가격 변동만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취재 : 오대양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이선영
CG : 정동우

금, 2017/06/1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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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 과정과 결과를 미국 탐사전문기자 팀 셔록(Tim Shorrock)과 공동 취재해 보도합니다. 팀 셔록 기자는 1996년, 미국이 광주 학살을 묵인, 혹은 승인했다는 내용이 담긴 미국정부 기밀문건, 일명 ‘체로키 파일’을 공개해 광주 학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탐사기자이자, 한미 관계 전문 독립언론인입니다.

지난주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첫 날,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결정적으로 보여준 순간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한미 군사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의례적인 발언을 한 직후였다.

난데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의 경제관계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바로 지금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고 있습니다.” 그의 발언은 주위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 그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오바마 정부가 최종 확정한 한미FTA를 ‘미국에 불공평한 협정’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우리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 지난 6월 30일 오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지난 6월 30일 오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업사냥꾼’ 출신 상무부 장관의 속보이는 훈계

더욱 충격적인 장면은 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백악관 캐비넷 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각을 만났을 때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짧은 환영사를 한 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에게 무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것을 부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언론 카메라 앞에서 로스 장관은 문 대통령과 강 장관에게 한국의 미국 자동차 및 철강 수입 제한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불과 며칠 전 비슷한 논조의 발언으로 독일 정부와의 관계를 소원하게 했던 로스 장관은 이날도 외국 제품에 대한 한국의 행정 ‘규칙 제정’이 제조업 같은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접근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북한 문제나 북한과의 긴장 관계를 해소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해 답변을 시작했으나, CNN은 80살인 로스 장관의 발언을 마지막으로 보도를 마무리했다.

AP통신은 “가까운 동맹국 간 회의에서 보기 드문 우월감의 표출로 끝이 났다”고 결론을 내렸다. 로스 장관의 발언은 의전 규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과거 미 행정부에서는 국무부 장관이 주로 외교 정책을 대변해왔다. 그러나 과거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회담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지난주 여러 언론매체는 틸러슨 장관이 백악관의 대우에 크게 분노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간 대립이 대부분 그렇듯, 이 이야기에는 양국 언론이 놓친 숨겨진 이면이 있었다.

부산에서 노동변호사로 일한 문 대통령도 경험으로 알고 있겠지만, 로스 장관은 1990년대 한국 IMF 위기 발생 당시 몰려든 약탈적 투자자들의 물결을 이끈 뉴욕 자본가다. 당시 수많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을 때, 외국계 기업들과 사모펀드들은 부도난 한국 기업들을 사고 팔면서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로스 장관의 경우에는 철강 제조업체로 재미를 봤다.

나는 1999년에 로스 장관이 파산한 한라그룹의 파업을 진압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로스 장관은 당시 김대중 정부로부터 IMF 위기 국면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은 반면, 그의 개입으로 희생자가 된 파업 참가자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당시 한 한국경제학자(한성대 교수였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지칭-역자 주)는 2006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로스가 “취약한 기업들로부터 엄청난 이득을 취한 사기꾼이라는 평판을 얻고” 한국을 떠났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은 그 후 경제를 회복하여 현재는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백악관 캐비넷 룸에서 있었던-역자 주) 로스 장관의 불평을 통해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한국 경제에 변화를 강요하는 오랜 아젠다를 밀어붙이면서, 로스 장관은 마치 트럼프 일가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편협한 관심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행동해왔다. 미국 외교정책은 한 부자의 개인적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한미 동맹과 양국의 공동 이익에 대한 온갖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의 대통령이 2017년 확연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양측 모두 만족한 동상이몽?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목적은 한미 군사동맹 강화 및 대북 공동목표 모색이라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방미 일정 첫 이틀 동안 한국전쟁 추모식 등에 참석하고 한국전쟁 당시 자신의 부모님이 북한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왔던 미군에 감사하는 등 정서적으로 접근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정상회담 전에 현재 환경 평가를 이유로 미뤄지고 있는 논란 많은 사드 배치를 궁극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승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도 목요일에 미 의회 의원들과 공화당 지도부와 만나 이 점을 재차 확인했다.

이러한 행동의 결과로 문 대통령은 자신이 원한 것을 많이 얻었다. 정상회담 공동 성명에 따르면, 양 정상은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데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남북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 문제에 있어서는 자신의 일방적인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시작부터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 도착하기 하루 전, 미 재무부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의 자금세탁을 도운 중국 은행과 중국인들에 대한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타이완에 대한 대규모 미국산 무기 수출과 함께 이뤄진 그의 지시는 “중국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에 대한 경고이며, 외교를 통한 압박을 강조한 것”으로 널리 해석됐다고 뉴욕타임즈가 논평했다.

같은 날 양국 간 불화를 보여준 또다른 사례는 맥마스터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 목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군수업체들로부터 많은 후원을 받는 민주당 계열 싱크탱크인 CNAS(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신미국안보센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에 더욱 큰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군사적 관계 강화가 어떻게 사업상 도움이 되는지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많이 주문한다. 록히드 마틴사의 F-35 전투기를 사고, 다른 군사장비도 전보다 훨씬 많이 사가고 있으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록히드 마틴이 사드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CSIS 연설은 워싱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승인 도장’

문 대통령이 한국의 무역관행에 대한 로스 장관의 훈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공세를 문 대통령과 그의 방문단이 좋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임은 명백하다. 문 대통령은 서울로 귀국하기 직전인 토요일에 한국 기자들에게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자신이 백악관과 “합의한 내용에는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마찰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에 대한 자신의 두 갈래 접근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해 준 점과 양측 모두 대북 제재와 대화를 강조한 점 등 이번 회담 결과에 대단히 만족한 것으로 보였다. 문 대통령은 귀국 직전 토요일에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인 역할과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은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였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와 관찰자들 역시 정상회담 결과에 만족했다. 문 대통령이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연설을 한 금요일 저녁에 CSIS의 빅터 차 선임고문은 “모두가 엉망이 되리라 전망했지만, 반대로 모든 것이 좋게 흘러갔다”고 뉴스타파에 말했다.

사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환경 평가가 향후 한미 동맹에 문제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차 선임고문은 강 장관이 지난 6월 26일 서울에서 열린 CSIS 포럼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취소,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명백히’ 밝힌 것에 안심했다고 밝혔다. 차 선임고문은 강 장관의 발언이 “매우 중요한 발언이었고, 상황을 개선했다”고 지적했다(그는 자신이 차기 주한미대사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문 대통령의 CSIS 연설은 문 대통령에 대한 워싱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일종의 승인 도장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문 대통령의 연설을 듣기 위해 앉은 청중들 중 앞줄에는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외교관들과 국가안보 관계자들이 앉아 있었다. 콜린 파월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 전직 국무부 장관 두 명, 콜린 파월의 부장관이자 국방부 관료였던 리처드 아미티지, 전직 국방부장관인 윌리엄 코헨, 그리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의장을 지내고 오랫동안 한미 관계에 관여해 온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 등이다. 차 선임고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후 거의 두 시간 동안 CSIS 이사진들과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 CSIS 전문가 초청 만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매들라인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

▲ CSIS 전문가 초청 만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매들라인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

미국 내 한국 전문가들의 모임인 ICAS(Institute for Corean-American Studies:한미문제연구소)의 김상주 부회장은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이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러 왔던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이지만 “시대가 변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와 미국 기업들의 이해

문 대통령의 첫 공개일정이었던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미국의 정책을 좌우하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행사에 수백 명의 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미국 재무부, 국무부, 상무부, 그리고 미국통상대표부 관계자 수십 명이 참석했다.

상당수 참석자가 제트 엔진 제조업체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를 자회사로 둔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nited Technologies)’ 같은 방위산업체 관계자였다. 최근 보잉(Boeing Corporation) 사의 국제사업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된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대사는 대사 시절 그를 흠모한 팬들에게 둘러싸여 환영을 받았다. 제약업계의 거대 로비단체인 미국제약협회(PhRMA)나 세계적인 숙박 회사 에어비앤비(AirBNB)를 비롯해 시그나(CIGNA), 하니웰(Honeywell), 퀄컴(Qualcomm)과 같은 대기업의 뱃지를 단 사람들도 보였다. 두산, LG, 삼성 등 한국 기업들도 참석했다.

가장 규모가 큰 미국 기업 대표단 중 하나는 텍사스와 걸프연안(U.S. Gulf Coast)의 액화 천연 가스(LNG) 업계에서 왔다. 한 테이블에서 나는 넥스트 데케이드(NextDecade)라는 텍사스 회사 설립자이자 CEO인 케서린 아이스브레너(Kathleen Eisbrenner)를 만났다. 넥스트 데케이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LNG를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텍사스 브라운스빌에 대규모 가스액화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넥스트 데케이드의 매니저 지 윤(Jee Yoon)은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인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임원들을 자랑스럽게 가리키며, 그들이 자신의 회사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틀 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루이지애나에 위치한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가 “250억 달러를 넘는 계약에 따라 미국산 액화 천연가스를 한국에 최초 선적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가스업계가 액화 천연가스에 큰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다른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같은 입장에 서야 한다고 회담에 참석한 미국 고위급 관계자들이 말했다. 제프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의장은 “두 정상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 의견을 일치시키고 준비됐다고 말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 강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치, 그 너머의 일까지 내다보고 있다. 그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의 다분히 회유적인 연설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미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등 미국 측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평화적 문제해결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 협상 과정이 전개되면 미국 기업들이 “안심하고 한국에 투자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북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될 수 있다”고 약속했다. 미국의 감수성에 대한 최선의 호소였지만, 귀담아 들은 사람이 있었는지는 알기 어렵다.

“이제 한국이 운전석에 앉아야 할 때”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개인적 스타일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부분은 바로 언론과 시민들을 대하는 태도였다. 정상회담 기간 내내 미국 언론은 유명 앵커 미카 브레진스키를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이한 트윗 관련 보도에 집중됐다. 문 대통령의 첫 백악관 입장 당시 한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윗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까?”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주말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공개적으로 경멸하고 ‘가짜뉴스’라고 부르는 CNN과 레슬링을 하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이 논란은 한층 악화되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시민과 언론 모두와의 만남을 즐기는 듯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일부 교민들이 그를 환영하기 위해 백악관 인근에 위치한 미국상공회의소 건물 앞에 모였다. 이들 중 일부는 백악관 앞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었다. 갑자기 문 대통령이 그들 사이에 나타나 교민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 있던 교민 중 서울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찍었다는 교민 양하나 씨는 “이것은 잊지 못할 기억”이라며 “우리는 문 대통령이 한국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마지막 일정이었던 토요일 동포 간담회에는 500명 이상의 한국 교민들이 문 대통령의 방미 소감을 듣기 위해 워싱턴 DC의 힐튼 호텔에 모여들었다. 뉴욕에서 온 인테리어 디자이너 구혜란 씨도 그 중 하나였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독립운동가인 구익균 선생이며 박정희 정권 당시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혀 수감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10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박근혜 정부의 보훈처는 그의 현충원 안장을 불허했다. 구 씨는 기자에게 말했다. “그러니 제가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인 게 얼마나 기쁘겠어요? 문 대통령이 하나씩 다 바로잡고 있어요.”

▲ 미국 현지교민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문재인 대통령

▲ 미국 현지교민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문재인 대통령

워싱턴 DC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서혁교 NAKA(National Association of Korean Americans: 미국동포전국협회)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전 대통령들의 방문 때와 비교하여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모인 인파 구성이 매우 다양했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집회와 세월호 희생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며 “교민들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서 부회장은 또 문 대통령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한미동맹이 굳건하고 중요하지만 “이제는 한국이 운전석에 앉을 때가 됐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과적으로 “한반도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남북대화의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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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팀 셔록
번역 : 임보영

화, 2017/07/0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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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 과정과 결과를 미국 탐사전문기자 팀 셔록(Tim Shorrock)과 공동 취재해 보도합니다. 팀 셔록 기자는 1996년, 미국이 광주 학살을 묵인, 혹은 승인했다는 내용이 담긴 미국정부 기밀문건, 일명 ‘체로키 파일’을 공개해 광주 학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탐사기자이자, 한미 관계 전문 독립언론인입니다.

지난주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첫 날,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결정적으로 보여준 순간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한미 군사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의례적인 발언을 한 직후였다.

난데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의 경제관계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바로 지금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고 있습니다.” 그의 발언은 주위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 그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오바마 정부가 최종 확정한 한미FTA를 ‘미국에 불공평한 협정’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우리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 지난 6월 30일 오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지난 6월 30일 오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업사냥꾼’ 출신 상무부 장관의 속보이는 훈계

더욱 충격적인 장면은 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백악관 캐비넷 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각을 만났을 때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짧은 환영사를 한 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에게 무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것을 부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언론 카메라 앞에서 로스 장관은 문 대통령과 강 장관에게 한국의 미국 자동차 및 철강 수입 제한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불과 며칠 전 비슷한 논조의 발언으로 독일 정부와의 관계를 소원하게 했던 로스 장관은 이날도 외국 제품에 대한 한국의 행정 ‘규칙 제정’이 제조업 같은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접근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북한 문제나 북한과의 긴장 관계를 해소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해 답변을 시작했으나, CNN은 80살인 로스 장관의 발언을 마지막으로 보도를 마무리했다.

AP통신은 “가까운 동맹국 간 회의에서 보기 드문 우월감의 표출로 끝이 났다”고 결론을 내렸다. 로스 장관의 발언은 의전 규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과거 미 행정부에서는 국무부 장관이 주로 외교 정책을 대변해왔다. 그러나 과거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회담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지난주 여러 언론매체는 틸러슨 장관이 백악관의 대우에 크게 분노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간 대립이 대부분 그렇듯, 이 이야기에는 양국 언론이 놓친 숨겨진 이면이 있었다.

부산에서 노동변호사로 일한 문 대통령도 경험으로 알고 있겠지만, 로스 장관은 1990년대 한국 IMF 위기 발생 당시 몰려든 약탈적 투자자들의 물결을 이끈 뉴욕 자본가다. 당시 수많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을 때, 외국계 기업들과 사모펀드들은 부도난 한국 기업들을 사고 팔면서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로스 장관의 경우에는 철강 제조업체로 재미를 봤다.

나는 1999년에 로스 장관이 파산한 한라그룹의 파업을 진압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로스 장관은 당시 김대중 정부로부터 IMF 위기 국면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은 반면, 그의 개입으로 희생자가 된 파업 참가자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당시 한 한국경제학자(한성대 교수였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지칭-역자 주)는 2006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로스가 “취약한 기업들로부터 엄청난 이득을 취한 사기꾼이라는 평판을 얻고” 한국을 떠났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은 그 후 경제를 회복하여 현재는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백악관 캐비넷 룸에서 있었던-역자 주) 로스 장관의 불평을 통해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한국 경제에 변화를 강요하는 오랜 아젠다를 밀어붙이면서, 로스 장관은 마치 트럼프 일가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편협한 관심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행동해왔다. 미국 외교정책은 한 부자의 개인적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한미 동맹과 양국의 공동 이익에 대한 온갖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의 대통령이 2017년 확연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양측 모두 만족한 동상이몽?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목적은 한미 군사동맹 강화 및 대북 공동목표 모색이라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방미 일정 첫 이틀 동안 한국전쟁 추모식 등에 참석하고 한국전쟁 당시 자신의 부모님이 북한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왔던 미군에 감사하는 등 정서적으로 접근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정상회담 전에 현재 환경 평가를 이유로 미뤄지고 있는 논란 많은 사드 배치를 궁극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승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도 목요일에 미 의회 의원들과 공화당 지도부와 만나 이 점을 재차 확인했다.

이러한 행동의 결과로 문 대통령은 자신이 원한 것을 많이 얻었다. 정상회담 공동 성명에 따르면, 양 정상은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데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남북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 문제에 있어서는 자신의 일방적인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시작부터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 도착하기 하루 전, 미 재무부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의 자금세탁을 도운 중국 은행과 중국인들에 대한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타이완에 대한 대규모 미국산 무기 수출과 함께 이뤄진 그의 지시는 “중국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에 대한 경고이며, 외교를 통한 압박을 강조한 것”으로 널리 해석됐다고 뉴욕타임즈가 논평했다.

같은 날 양국 간 불화를 보여준 또다른 사례는 맥마스터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 목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군수업체들로부터 많은 후원을 받는 민주당 계열 싱크탱크인 CNAS(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신미국안보센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에 더욱 큰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군사적 관계 강화가 어떻게 사업상 도움이 되는지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많이 주문한다. 록히드 마틴사의 F-35 전투기를 사고, 다른 군사장비도 전보다 훨씬 많이 사가고 있으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록히드 마틴이 사드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CSIS 연설은 워싱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승인 도장’

문 대통령이 한국의 무역관행에 대한 로스 장관의 훈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공세를 문 대통령과 그의 방문단이 좋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임은 명백하다. 문 대통령은 서울로 귀국하기 직전인 토요일에 한국 기자들에게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자신이 백악관과 “합의한 내용에는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마찰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에 대한 자신의 두 갈래 접근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해 준 점과 양측 모두 대북 제재와 대화를 강조한 점 등 이번 회담 결과에 대단히 만족한 것으로 보였다. 문 대통령은 귀국 직전 토요일에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인 역할과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은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였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와 관찰자들 역시 정상회담 결과에 만족했다. 문 대통령이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연설을 한 금요일 저녁에 CSIS의 빅터 차 선임고문은 “모두가 엉망이 되리라 전망했지만, 반대로 모든 것이 좋게 흘러갔다”고 뉴스타파에 말했다.

사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환경 평가가 향후 한미 동맹에 문제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차 선임고문은 강 장관이 지난 6월 26일 서울에서 열린 CSIS 포럼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취소,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명백히’ 밝힌 것에 안심했다고 밝혔다. 차 선임고문은 강 장관의 발언이 “매우 중요한 발언이었고, 상황을 개선했다”고 지적했다(그는 자신이 차기 주한미대사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문 대통령의 CSIS 연설은 문 대통령에 대한 워싱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일종의 승인 도장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문 대통령의 연설을 듣기 위해 앉은 청중들 중 앞줄에는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외교관들과 국가안보 관계자들이 앉아 있었다. 콜린 파월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 전직 국무부 장관 두 명, 콜린 파월의 부장관이자 국방부 관료였던 리처드 아미티지, 전직 국방부장관인 윌리엄 코헨, 그리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의장을 지내고 오랫동안 한미 관계에 관여해 온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 등이다. 차 선임고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후 거의 두 시간 동안 CSIS 이사진들과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 CSIS 전문가 초청 만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매들라인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

▲ CSIS 전문가 초청 만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매들라인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

미국 내 한국 전문가들의 모임인 ICAS(Institute for Corean-American Studies:한미문제연구소)의 김상주 부회장은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이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러 왔던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이지만 “시대가 변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와 미국 기업들의 이해

문 대통령의 첫 공개일정이었던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미국의 정책을 좌우하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행사에 수백 명의 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미국 재무부, 국무부, 상무부, 그리고 미국통상대표부 관계자 수십 명이 참석했다.

상당수 참석자가 제트 엔진 제조업체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를 자회사로 둔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nited Technologies)’ 같은 방위산업체 관계자였다. 최근 보잉(Boeing Corporation) 사의 국제사업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된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대사는 대사 시절 그를 흠모한 팬들에게 둘러싸여 환영을 받았다. 제약업계의 거대 로비단체인 미국제약협회(PhRMA)나 세계적인 숙박 회사 에어비앤비(AirBNB)를 비롯해 시그나(CIGNA), 하니웰(Honeywell), 퀄컴(Qualcomm)과 같은 대기업의 뱃지를 단 사람들도 보였다. 두산, LG, 삼성 등 한국 기업들도 참석했다.

가장 규모가 큰 미국 기업 대표단 중 하나는 텍사스와 걸프연안(U.S. Gulf Coast)의 액화 천연 가스(LNG) 업계에서 왔다. 한 테이블에서 나는 넥스트 데케이드(NextDecade)라는 텍사스 회사 설립자이자 CEO인 케서린 아이스브레너(Kathleen Eisbrenner)를 만났다. 넥스트 데케이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LNG를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텍사스 브라운스빌에 대규모 가스액화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넥스트 데케이드의 매니저 지 윤(Jee Yoon)은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인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임원들을 자랑스럽게 가리키며, 그들이 자신의 회사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틀 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루이지애나에 위치한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가 “250억 달러를 넘는 계약에 따라 미국산 액화 천연가스를 한국에 최초 선적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가스업계가 액화 천연가스에 큰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다른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같은 입장에 서야 한다고 회담에 참석한 미국 고위급 관계자들이 말했다. 제프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의장은 “두 정상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 의견을 일치시키고 준비됐다고 말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 강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치, 그 너머의 일까지 내다보고 있다. 그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의 다분히 회유적인 연설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미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등 미국 측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평화적 문제해결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 협상 과정이 전개되면 미국 기업들이 “안심하고 한국에 투자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북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될 수 있다”고 약속했다. 미국의 감수성에 대한 최선의 호소였지만, 귀담아 들은 사람이 있었는지는 알기 어렵다.

“이제 한국이 운전석에 앉아야 할 때”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개인적 스타일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부분은 바로 언론과 시민들을 대하는 태도였다. 정상회담 기간 내내 미국 언론은 유명 앵커 미카 브레진스키를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이한 트윗 관련 보도에 집중됐다. 문 대통령의 첫 백악관 입장 당시 한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윗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까?”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주말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공개적으로 경멸하고 ‘가짜뉴스’라고 부르는 CNN과 레슬링을 하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이 논란은 한층 악화되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시민과 언론 모두와의 만남을 즐기는 듯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일부 교민들이 그를 환영하기 위해 백악관 인근에 위치한 미국상공회의소 건물 앞에 모였다. 이들 중 일부는 백악관 앞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었다. 갑자기 문 대통령이 그들 사이에 나타나 교민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 있던 교민 중 서울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찍었다는 교민 양하나 씨는 “이것은 잊지 못할 기억”이라며 “우리는 문 대통령이 한국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마지막 일정이었던 토요일 동포 간담회에는 500명 이상의 한국 교민들이 문 대통령의 방미 소감을 듣기 위해 워싱턴 DC의 힐튼 호텔에 모여들었다. 뉴욕에서 온 인테리어 디자이너 구혜란 씨도 그 중 하나였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독립운동가인 구익균 선생이며 박정희 정권 당시 수감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10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박근혜 정부의 보훈처는 그의 현충원 안장을 불허했다. 구 씨는 기자에게 말했다. “그러니 제가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인 게 얼마나 기쁘겠어요? 문 대통령이 하나씩 다 바로잡고 있어요.”

▲ 미국 현지교민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문재인 대통령

▲ 미국 현지교민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문재인 대통령

워싱턴 DC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서혁교 NAKA(National Association of Korean Americans: 미국동포전국협회)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전 대통령들의 방문 때와 비교하여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모인 인파 구성이 매우 다양했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집회와 세월호 희생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며 “교민들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서 부회장은 또 문 대통령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한미동맹이 굳건하고 중요하지만 “이제는 한국이 운전석에 앉을 때가 됐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과적으로 “한반도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남북대화의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기사 원문(영어) 보기 | See original version(EN)


취재 : 팀 셔록
번역 : 임보영

화, 2017/07/0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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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의 자회사인 삼성SRA 자산운용은, 지난 2013년 ‘삼성 SRA 사모 부동산 투자 펀드 2호’라는 사모펀드를 조성해 영국 런던 중심가의 고층 빌딩을 사들였다. 여기에는 국내의 삼성생명, 삼성화재, 교보생명, 신한생명, 현대해상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다. 뉴스타파는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의 유출 데이터에서 이 거래와 관련한 내부 문서들을 다수 발견했다. 이 문서들에는 이른바 ‘관행’이라고 불리는 국제 투자펀드의 조세회피전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삼성 SRA 자산운용, 케이멘 페이퍼 컴퍼니 통해 영국 런던 부동산 매입

‘삼성 SRA 사모 부동산 투자 펀드 2호’가 1억 4천 5백만 파운드, 당시 환율로 2천 5백억 원 정도를 주고 사들인 빌딩은 영국 런던의 30 Crown Place라는 ‘Pinsent Mason’이라는 유명 법률 회사가 입주해 있어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나오는 알짜 부동산이다. 이 부동산의 매입을 통해 해당 펀드는 약 20% 가량의 투자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법적으로 이 건물의 소유주가 ‘삼성 SRA 사모 부동산 투자 펀드 2호’였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어떻게 된 일일까?

2017111402_01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를 통해 유출된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의 문서를 보면 그 구조가 고스란히 나온다. 우선 조세도피처인 케이맨 제도에 트러스트를 하나 만들고 그 트러스트를 소유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다. 그 뒤 이 트러스트로 하여금 런던 빌딩을 매입하게 하고, ‘삼성 SRA 사모 부동산 투자 펀드 2호’는 그 페이퍼 컴퍼니의 지분을 소유한다. 그리고 난 뒤 신탁회사를 만들어 빌딩의 관리와 운영을 맡긴다. 매입 자금의 절반 가량은 독일의 은행으로부터 빌렸는데, 돈을 빌린 주체 역시 해당 펀드가 아니라 신탁회사들이다.

2017111402_02

이런 구조를 짜두면, 법적으로는 한국 국적의 사모펀드가 아니라 케이맨에 있는 페이퍼 컴퍼니가 빌딩의 소유주가 된다. 건물의 임대수익 역시 케이맨에 있는 신탁회사에 귀속된다.

‘절세’를 위한 복잡한 구조.. 업계 관행?

사모펀드가 영국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데 왜 이런 복잡한 구조가 필요한 것일까? 프랑스 은행 비앤피 파리바가 지난해 만든 홍보용 책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자는 런던 부동산에 투자를 권유하고, 투자를 하기 위한 여러가지 팁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한 챕터가 절세 전략에 할애되어 있다. 비앤피 파리바는 런던에 투자한 한 싱가폴 투자자의 사례를 들어 절세 테크닉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싱가폴 투자회사가 사용한 구조가 바로 삼성 SRA가 사용한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이 싱가폴 투자회사는 조세도피처인 저지섬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런던의 빌딩을 매입했고, 은행으로부터 매입 자금의 절반을 대출받되 돈을 빌린 주체는 페이퍼 컴퍼니로 해두었다.

2017111402_03

이 홍보 책자는 이러한 구조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영국에서는 부동산을 거래할 때 매매가액의 4%에 이르는 거래세(Stamp duty land tax) 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런 구조를 통하면 부동산을 직접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페이퍼 컴퍼니의 지분을 사고파는 것이기 때문에 이 거래세를 회피할 수 있다.

둘째, 임대 수익은 페이퍼 컴퍼니에 귀속되는데, 이 페이퍼 컴퍼니는 은행에 대출 이자를 먼저 갚고 모회사에 (이 경우 싱가폴 투자회사, 삼성 SRA의 경우는 ‘삼성 SRA 사모 부동산 투자 펀드 2호’) 배당을 지급한 뒤에 남는 돈에 대해서만 세금을 낸다. 더군다나 이 페이퍼 컴퍼니의 설립지는 조세도피처이기 때문에 매우 낮은 세율의 세금만 내면 된다.

결과적으로 영국에서 부동산 거래를 하고 임대소득을 올렸지만 영국이 가져갈 수 있는 세금은 거의 제로가 되는 것이다. 삼성SRA 자산운용 역시 뉴스타파의 질의에 대해 세금 회피 목적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방식은 투자업계의 관행이며, 한국이 아니라 영국에 내야할 세금을 회피하는 것인만큼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즉 영국에 세금을 회피함으로써 국내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돌려주는데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먹튀’ 론스타와 뭐가 다른가

지난 달 24일 론스타 펀드가 한국의 국세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지난 2007년 론스타 펀드가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해 벌어들인 매각 차익에 대해 국세청이 법인세 천 700억 원을 부과했는데, 이러한 세금 부과가 부당하다는 소송이었다. 이 소송은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여러 건의 소송 가운데 하나다.

론스타 펀드가 소송에서 결국 이긴 이유는, 론스타가 한국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벨기에와 버뮤다 등 조세도피처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경유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론스타 상위 투자자들이 외국법인으로서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가지고 있지 않아 이들에 대한 법인세 부과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결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결국 론스타 펀드는 한국에서 자산을 사고 팔아 큰 돈을 챙겼는데도 한국 국세청의 세금을 교묘히 피해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언론들이 론스타를 ‘먹튀’라고 비난했다.

그런데 삼성 SRA가 영국의 부동산을 사고 팔아 막대한 차익을 올리면서도 조세도피처인 케이맨의 페이퍼 컴퍼니를 경유함으로써 영국에 세금을 내지 않은 것과 론스타가 한국에서 막대한 돈을 벌면서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은 어떤 점에서 다른 것일까?

홍익대학교 경제학부의 전성인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두지 않고, 사실상 국내에서 여러가지 경제활동을 통해서 이익을 얻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허점을 이용해서 사실상 과세의 손길로부터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핵심적인 수단은 이중과세 방지협정인데, 한국에서 과세받지 않고 자기네들의 설립지인 설립국에서 받겠다, 그리고 그 설립지를 조세피난처에 설립함으로써 양국 간의 세율 차이로 인한 추가적인 이익을 얻겠다고 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두 사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 부자들만을 위한 세금 회피 ‘관행’

미국 자본인 론스타는 조세도피처를 활용해 한국에서 세금을 회피했고, 한국자본인 삼성 SRA 사모펀드는 역시 조세도피처를 활용해 영국에서 세금을 회피했다. 그렇다면 피장파장이니 이것으로 된 것일까?

어떤 국적을 가진 자본이 혜택을 보느냐가 아니라, 국적과 관계없이 어떤 계층이 혜택을 보느냐로 프레임을 바꾸면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진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사모펀드를 통해 해외에 투자를 하고, 그 과정에서 조세도피처를 이용한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계층은 상위 1%다. 물론 평범한 99%의 시민들도 펀드에 소액투자를 하거나 거대 보험사에 납입한 보험료를 통해 이러한 투자에 참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들이 가져가는 몫은 매우 작고 거대 자본이 가져가는 몫은 그와 비교할 수 없이 크다. 그런데 이런 상위 1%가 ‘절세’ 테크닉을 통해 재산을 불리고, 한국이든 영국이든 그만큼의 조세 수입이 줄어든다면 줄어든 만큼의 조세 수입은 누가 메우게 될까? 바로 99% 시민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투자업계의 이같은 ‘관행’은 결코 ‘피장파장’도 아니고 ‘좋은 게 좋은’, 그런 일도 아니다.

국제 시민단체인 조세정의네트워크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약 21조 달러에서 31조 달러, 즉 2천 3백조 원에서 3천 5백조 원의 자산이 조세도피처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거대한 자산으로부터 거둬들여야 하는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음으로써 피해를 보는 것은 99%의 시민들이다.


취재 : 심인보
영국 현지 취재 : 장정훈 독립 피디
촬영 : 김남범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화, 2017/11/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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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의 자회사인 삼성SRA 자산운용은, 지난 2013년 ‘삼성 SRA 사모 부동산 투자 펀드 2호’라는 사모펀드를 조성해 영국 런던 중심가의 고층 빌딩을 사들였다. 여기에는 국내의 삼성생명, 삼성화재, 교보생명, 신한생명, 현대해상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다. 뉴스타파는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의 유출 데이터에서 이 거래와 관련한 내부 문서들을 다수 발견했다. 이 문서들에는 이른바 ‘관행’이라고 불리는 국제 투자펀드의 조세회피전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삼성 SRA 자산운용, 케이멘 페이퍼 컴퍼니 통해 영국 런던 부동산 매입

‘삼성 SRA 사모 부동산 투자 펀드 2호’가 1억 4천 5백만 파운드, 당시 환율로 2천 5백억 원 정도를 주고 사들인 빌딩은 영국 런던의 30 Crown Place라는 ‘Pinsent Mason’이라는 유명 법률 회사가 입주해 있어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나오는 알짜 부동산이다. 이 부동산의 매입을 통해 해당 펀드는 약 20% 가량의 투자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법적으로 이 건물의 소유주가 ‘삼성 SRA 사모 부동산 투자 펀드 2호’였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어떻게 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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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페이퍼스’를 통해 유출된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의 문서를 보면 그 구조가 고스란히 나온다. 우선 조세도피처인 케이맨 제도에 트러스트를 하나 만들고 그 트러스트를 소유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다. 그 뒤 이 트러스트로 하여금 런던 빌딩을 매입하게 하고, ‘삼성 SRA 사모 부동산 투자 펀드 2호’는 그 페이퍼 컴퍼니의 지분을 소유한다. 그리고 난 뒤 신탁회사를 만들어 빌딩의 관리와 운영을 맡긴다. 매입 자금의 절반 가량은 독일의 은행으로부터 빌렸는데, 돈을 빌린 주체 역시 해당 펀드가 아니라 신탁회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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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조를 짜두면, 법적으로는 한국 국적의 사모펀드가 아니라 케이맨에 있는 페이퍼 컴퍼니가 빌딩의 소유주가 된다. 건물의 임대수익 역시 케이맨에 있는 신탁회사에 귀속된다.

‘절세’를 위한 복잡한 구조.. 업계 관행?

사모펀드가 영국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데 왜 이런 복잡한 구조가 필요한 것일까? 프랑스 은행 비앤피 파리바가 지난해 만든 홍보용 책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자는 런던 부동산에 투자를 권유하고, 투자를 하기 위한 여러가지 팁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한 챕터가 절세 전략에 할애되어 있다. 비앤피 파리바는 런던에 투자한 한 싱가폴 투자자의 사례를 들어 절세 테크닉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싱가폴 투자회사가 사용한 구조가 바로 삼성 SRA가 사용한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이 싱가폴 투자회사는 조세도피처인 저지섬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런던의 빌딩을 매입했고, 은행으로부터 매입 자금의 절반을 대출받되 돈을 빌린 주체는 페이퍼 컴퍼니로 해두었다.

2017111402_03

이 홍보 책자는 이러한 구조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영국에서는 부동산을 거래할 때 매매가액의 4%에 이르는 거래세(Stamp duty land tax) 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런 구조를 통하면 부동산을 직접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페이퍼 컴퍼니의 지분을 사고파는 것이기 때문에 이 거래세를 회피할 수 있다.

둘째, 임대 수익은 페이퍼 컴퍼니에 귀속되는데, 이 페이퍼 컴퍼니는 은행에 대출 이자를 먼저 갚고 모회사에 (이 경우 싱가폴 투자회사, 삼성 SRA의 경우는 ‘삼성 SRA 사모 부동산 투자 펀드 2호’) 배당을 지급한 뒤에 남는 돈에 대해서만 세금을 낸다. 더군다나 이 페이퍼 컴퍼니의 설립지는 조세도피처이기 때문에 매우 낮은 세율의 세금만 내면 된다.

결과적으로 영국에서 부동산 거래를 하고 임대소득을 올렸지만 영국이 가져갈 수 있는 세금은 거의 제로가 되는 것이다. 삼성SRA 자산운용 역시 뉴스타파의 질의에 대해 세금 회피 목적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방식은 투자업계의 관행이며, 한국이 아니라 영국에 내야할 세금을 회피하는 것인만큼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즉 영국에 세금을 회피함으로써 국내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돌려주는데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먹튀’ 론스타와 뭐가 다른가

지난 달 24일 론스타 펀드가 한국의 국세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지난 2007년 론스타 펀드가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해 벌어들인 매각 차익에 대해 국세청이 법인세 천 700억 원을 부과했는데, 이러한 세금 부과가 부당하다는 소송이었다. 이 소송은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여러 건의 소송 가운데 하나다.

론스타 펀드가 소송에서 결국 이긴 이유는, 론스타가 한국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벨기에와 버뮤다 등 조세도피처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경유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론스타 상위 투자자들이 외국법인으로서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가지고 있지 않아 이들에 대한 법인세 부과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결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결국 론스타 펀드는 한국에서 자산을 사고 팔아 큰 돈을 챙겼는데도 한국 국세청의 세금을 교묘히 피해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언론들이 론스타를 ‘먹튀’라고 비난했다.

그런데 삼성 SRA가 영국의 부동산을 사고 팔아 막대한 차익을 올리면서도 조세도피처인 케이맨의 페이퍼 컴퍼니를 경유함으로써 영국에 세금을 내지 않은 것과 론스타가 한국에서 막대한 돈을 벌면서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은 어떤 점에서 다른 것일까?

홍익대학교 경제학부의 전성인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두지 않고, 사실상 국내에서 여러가지 경제활동을 통해서 이익을 얻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허점을 이용해서 사실상 과세의 손길로부터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핵심적인 수단은 이중과세 방지협정인데, 한국에서 과세받지 않고 자기네들의 설립지인 설립국에서 받겠다, 그리고 그 설립지를 조세피난처에 설립함으로써 양국 간의 세율 차이로 인한 추가적인 이익을 얻겠다고 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두 사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 부자들만을 위한 세금 회피 ‘관행’

미국 자본인 론스타는 조세도피처를 활용해 한국에서 세금을 회피했고, 한국자본인 삼성 SRA 사모펀드는 역시 조세도피처를 활용해 영국에서 세금을 회피했다. 그렇다면 피장파장이니 이것으로 된 것일까?

어떤 국적을 가진 자본이 혜택을 보느냐가 아니라, 국적과 관계없이 어떤 계층이 혜택을 보느냐로 프레임을 바꾸면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진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사모펀드를 통해 해외에 투자를 하고, 그 과정에서 조세도피처를 이용한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계층은 상위 1%다. 물론 평범한 99%의 시민들도 펀드에 소액투자를 하거나 거대 보험사에 납입한 보험료를 통해 이러한 투자에 참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들이 가져가는 몫은 매우 작고 거대 자본이 가져가는 몫은 그와 비교할 수 없이 크다. 그런데 이런 상위 1%가 ‘절세’ 테크닉을 통해 재산을 불리고, 한국이든 영국이든 그만큼의 조세 수입이 줄어든다면 줄어든 만큼의 조세 수입은 누가 메우게 될까? 바로 99% 시민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투자업계의 이같은 ‘관행’은 결코 ‘피장파장’도 아니고 ‘좋은 게 좋은’, 그런 일도 아니다.

국제 시민단체인 조세정의네트워크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약 21조 달러에서 31조 달러, 즉 2천 3백조 원에서 3천 5백조 원의 자산이 조세도피처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거대한 자산으로부터 거둬들여야 하는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음으로써 피해를 보는 것은 99%의 시민들이다.


취재 : 심인보
영국 현지 취재 : 장정훈 독립 피디
촬영 : 김남범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화, 2017/11/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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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7일 서울행정법원 제11부(강우찬, 위수현, 김송, 이하 “재판부”)는 DLF 사태와 관련하여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사 지배구조법”) 」제24조를 위반하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은 손태승 전 우리은행장 등이 제기한 「문책경고 등 취소청구소송(20구합57615, 이하 “이번 판결”)」에서 금융회사 및 대표이사 등은 금융사 지배구조법이 규정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할 의무는 있으나, ‘준수’할 의무는 없다는 궤변을 앞세워 영업성과 확대에만 눈이 멀어 금융소비자 보호 의무를 저버린 손태승 전 행장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번 판결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현행 법령의 전체적인 취지를 부당하게 축소하여 금융회사의 준법감시 의무를 사실상 형해화한 것일 뿐만 아니라, 내부통제기준을 앞서 도입한 나라들에서는 모두 실효적 작동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한 것이다. 그동안 금융회사의 준법 경영과 금융소비자 보호 의무를 강조해 온 우리 시민사회는 이번 판결을 개탄한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판결을 금융회사와 그 임직원에 대한 솜방망이 제재의 빌미로 삼으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금융소비자 보호와 준법경영 관행의 정착을 위해 즉시 항소해야 한다.

 

내부통제기준의‘마련’의무만 있고,‘준수’의무는 없다는 행정법원의 궤변

현행 법령을 “기준 마련”과 “기준 운영”으로 임의 구분하여 의무범위 축소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금융감독원에게 제재 권한이 적절하게 위임되었다는 점과 손 전 행장이 우리은행의 최고 경영자로서 감독자의 지위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은 과연 ‘금융회사 및 대표이사에 대해 적법한 제재 사유가 존재하는가’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금융사 지배구조법 <별표> 제25호는 “제24조를 위반하여 내부통제기준과 관련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동법 제34조와 제35조에 따라 금융회사와 임직원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대한 판단은 금융사 지배구조법 제24조에 규정된 “내부통제기준과 관련된 의무”가 무엇이고, 우리은행과 손 전 행장이 “그 의무를 이행하였는가”에 달려 있다. 

 

금융사 지배구조법 제24조는 제1항에서 “금융회사의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하여야 할 기준 및 절차”를 마련하도록 하고 있고, 제3항에서는 이를 위한 “세부적인 사항과 그 밖의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래 <그림 1> 참조)

 

<그림 1>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4조의 내부통제기준 관련 조문

그림1.PNGhttps://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270/817/001/93... />

 

따라서 금융회사가 제24조에 규정된 “내부통제기준과 관련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동조 제1항에 규정된 내용은 물론이고, 제3항이 위임하고 있는 대통령령의 내용 또는 그 위임에 따른 또 다른 하위 규정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실효적 내부통제제도의 구축”을 기준 마련 의무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야

 



금융사 지배구조법 제24조 제3항의 위임을 받은 대통령령은 동법 시행령 제19조이고, 이 시행령의 위임을 받은 금융위원회 고시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제11조와 해당 조문이 인용하는 <별표 2>와 <별표 3>이다. 이 구조를 간단히 도시하면 아래 <그림 2>과 같다.

 

<그림 2>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3항의 위임 구조

그림2.PNGhttps://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270/817/001/68... />

 

 


<그림 2>에 간략히 제시된 하위 규정의 취지는 분명하다. 임직원이 준수하여야 할 내부통제기준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내용을 규정하는 것이다. 실효성 확보를 위해 세부사항을 규정하고(시행령 제19조 제1항), 대표자를 위원장으로 하는 별도 위원회를 설치하여 그 준수 현황을 감독하고(제2항), 내부통제의 실효적 작동을 위한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금융회사는 이를 지원하도록 하는 것(제3항)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시행령 제4항의 위임을 받은 감독규정 제11조에서는 감독기준의 운영을 위한 세부사항을 <별표 2>로 규정하고(제1항), 추가로 포함되어야 할 세부 기준을 <별표 3>으로 규정하고(제2항), 기타 시행령이 규정한 각종 지원 조직이 실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세부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적 작동 의무를 중시하는 외국 법리와도 부합하지 않아

이익에 눈멀어 금융소비자 보호 외면한 경영진, 엄벌은커녕 면죄부 발급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금융사 지배구조법 제24조 및 그와 관련된 여러 하위 규정의 취지는 전체적으로 미국 등 해외에서 운영하고 있는 ‘실효적으로 작동하는 준법감시제도(effective compliance program)’를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 도입하고 금융회사로 하여금 이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고 제24조 제1항의 ‘기준 마련 의무’의 본질적 의미 역시 ‘실효적으로 작동하는 준법감시제도의 구축 의무’라고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현행 법령의 취지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부당하게 축소·왜곡하는 잘못을 범했다. 

 

첫째, 재판부는 ‘제24조의 내부통제기준과 관련된 의무’를 전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이행하여야 할 금융회사의 책임 범위를 ‘제24조 제1항에 규정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할 의무’로 부당하게 축소하였다. 

둘째, 재판부는 그 후 <그림 2>에 도시된 내부통제기준과 관련하여 법령에 명시적으로 규정된 내용을 임의로 “기준 마련”과 관련된 규정 및 “기준 운영”과 관련된 규정으로 분류하였다.

 

셋째, 재판부는 법령의 명시적인 위임구조에도 불구하고 금융회사가 ‘기준 운영’과 관련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제재할 수 없고, 오직 ‘기준 마련’과 관련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만 제재가 가능하다는 궤변을 만들어 냈다. 

 

넷째,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제11조 제1항과 관련된 <별표 2>의 내용은 내부통제기준의 ‘마련’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운영’에 관한 것이므로 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제재를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바로 여기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할 의무는 있으나 ‘준수’할 의무는 없다는 재판부의 궤변이 탄생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런 궤변에 기반하여 손 전 행장등에 대해 5개 중 1개의 사유만을 제재 근거로 인정하여 실질적인 면죄부를 발급하였다. 

 

금융사 지배구조법 제24조에 도입된 내부통제기준 조항은 미국에서 운영 중인 「실효적으로 작동하는 준법감시 프로그램 (effective compliance program)」을 우리나라에 도입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당초에는 이 제도가 금융기관의 모범규준(best practice) 형태로 도입되었다가 금융사 지배구조법이 입법되면서 비로소 금융회사가 반드시 준수해야 할 법령상의 의무 조항으로 강화된 것이다. 이 제도의 핵심은 단순히 내부통제기준을 그럴듯하게 마련하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만일 재판부의 판결 내용처럼 ‘기준 마련’ 의무만 강제하고, ‘기준 운영’ 또는 ‘기준 준수’ 의무는 강제하지 않는다면 현실에서 그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이 준법감시제도 일반에 대한 보편적 이해와 크게 동떨어진 편협한 것임은 이 제도를 먼저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미국 연방양형기준(US Sentencing Guidelines) 제8장에는 실효적 준법감시 프로그램의 기본적 의미가 잘 나타나 있다. (<그림 3> 참조) 이에 따르면 실효적 준법감시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회사는 범죄행위를 예방하고 탐지하기 위해 응분의 노력(due diligence)을 다하여야 한다.’ (§8B2.1.(a)) 그런데 내부통제기준을 설정하는 행위는 그런 ‘응분의 노력’을 구성하는 7가지 최소 요건 중의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8B2.1.(b)(1)) 

 

<그림 3> 미국 연방양형기준에 나타난 실효적 준법감시 프로그램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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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적 준법감시 프로그램에서 특히 회사의 최고 경영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최고 경영진은 회사가 범죄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고 탐지하기 위한 응분의 노력을 다하고, 윤리적 행동과 준법 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고위 경영진이 범죄 행위에 연루되거나, 이를 묵인하거나 또는 고의로 이를 외면한 경우, 미국 연방양형기준은 원칙적으로 ‘준법감시제도는 실효적으로 작동하는 데 실패했다’고 간주한다. (§8B2.1.(f)(3)(B), <그림 4> 참조)


 

<그림 4> 고위 경영진의 역할과 실효적 준법감시제도의 실패 간주 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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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실효적 준법감시 프로그램이란 내부통제기준 그 자체가 번드르르한 말의 성찬으로 마련되었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실효적으로 작동’해야 하고, 그 판단은 개별 사례에서 경영진과 위법행위간의 상호 관련성이 얼마나 긴밀한 것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실효적 준법감시 프로그램이 단순히 화석화된 ‘기준 마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건에서 당사자들의 구체적 행위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은 미국의 투자자문사법(Investment Advisers Act of 1940)의 관련 조문을 보면 더욱 명확해 진다. (<그림 5> 참조) 

 

<그림 5> 미국 투자자문사법상 감독자 책임의 면책 요건(15 U.S. § 80b–3(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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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조항을 보면, 하위 직급을 감독할 책임이 있는 상위 감독자는 감독자 책임(supervisor’s liability)를 부담하는 데 금융사고에서 이 감독자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①금융회사 내부에 합리적인 준법감시제도가 운영되고 있고, ②본인은 그 제도가 요구하는 책임을 다했고, ③이 제도가 준수되지 않고 있다고 합리적으로 믿을 만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야 한다.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실효적 준법감시 프로그램에서 합리적인 내부통제기준이 존재한다는 것은 여러 요소 중 하나의 요소일 뿐이고, 실제로 금융회사 또는 감독자가 준법감시 의무를 이행했는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행위와 준법감시제도의 실제 운영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준법경영 관행 정착시키기 위해 당연히 항소해야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는 피상적으로는 ‘내부통제기준이 실효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했지만, 그 말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서는 근본적 무지를 드러냈다. 이번 DLF 사태와 관련하여 우리은행의 경영진들이 영업성과 지상주의에 눈이 멀어 적극적으로 부실상품 판매를 독려했다는 점은 사실로 인정되었다. 이처럼 경영진이 고위험 금융상품의 판매를 직원들에게 독려할 경우 금융소비자의 피해 가능성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은행은 경영진의 성과지상주의에서 파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불건전 영업행위 가능성에 부합하는 내부통제기준과 금융소비자 보호 구제 절차를 마련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재판부가 상세하게 적시했듯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내부통제기준과 절차조차 위반하기 일쑤였다. 결론적으로 우리은행과 손 전 행장은 금융사 지배구조법 제24조에 규정된 내부통제기준과 관련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금융회사의 준법감시 의무를 부당하게 축소 해석함으로써 준법감시 제도 자체를 실질적으로 형해화하고 금융사고를 일으킨 당사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이번 판결이 그대로 굳어질 경우 앞으로 금융회사들이 내부통제기준만 장황하게 마련해 놓은 채, 운영시 이를 준수하지 않아도 감독당국이 제재를 가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반드시 항소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시민사회는 금융감독원이 이번 판결을 금융회사와 그 임직원에 대한 솜방망이 제재의 빌미로 삼으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즉시 항소하여 금융소비자 보호와 준법경영 관행의 정착을 도모할 것을 촉구한다. 끝.

 

2021. 9. 6.

경제개혁연대⋅경제민주주의21⋅경실련⋅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한국YMCA전국연맹

 

공동성명[원https://docs.google.com/document/d/1n3k-GBrxwXOctqVCBT9B5psQHfE0vt4M08SC... rel="nofollow">문보기/다운로드]

 



화, 2021/09/07-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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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금융 금융사고 빈발, 금융위 시절 일방적 규제 완화 등 논란 많아
내부통제시스템·절차 준수, 금융소비자 보호 책임 다할 인사인지 의문
노동시민사회단체, <우리금융지주 회장(사내이사) 선임 관련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의견서> 제출

금융정의연대,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지난 3월 17일 국민연금에 <우리금융지주 회장(사내이사) 선임 관련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우리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3월 24일에 개최될 예정으로, 손태승 회장의 후임 회장으로 임종룡 사내이사 선임의 건이 안건으로 상정되어 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주주총회소집공고에서 “후보자 임종룡은 경제, 금융 부문의 공직에서 다양한 국가 정책들을 총괄했고, 농협금융 회장직을 맡아 재무실적을 크게 개선한 바 있으며, 농협금융 회장직을 맡아 재무실적을 크게 개선하고 증권사 인수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등 민관에서 두루 역량이 입증”되었다고 평가했고,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해 우리금융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과감한 조직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할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 내정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재무·금융관료 출신의 인사를 금융지주사 대표이사로 임명하는 것이며, ‘관치금융’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융정의연대, 민주노총, 참여연대는 “이러한 (관치) 논쟁과 별개로 임종룡 후보가 농협금융지주회장을 맡을 당시 다수의 금융사고를 방치함에 따라 농협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켰고 금융위원장 재직 당시에도 불투명하고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말미암아 수차례 논란을 일으킨만큼, 안정적으로 경영능력을 발휘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과감한 조직혁신을 이끌 최적임자인지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며, 국민연금이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에 임함에 앞서 임종룡 회장(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재고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지난 2020년 국민연금은 손태승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손태승 회장 연임 안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는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손태승 회장이 비이자수입 창출을 위해 전사全社 차원에서 펀드 판매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책임을 도외시했고 고위험상품을 일반금융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내부통제절차를 형해화시킨 책임이 있는만큼, 후임 회장은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1)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하고 절차를 준수하며, (2) 금융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책임감 있는 인사로 선임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금융정의연대, 민주노총, 참여연대는 임종룡 회장은 앞서 말한 두 기준에 부합하는 인사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국민연금이 지난 2020년 손태승 회장 연임안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한 것과 같은 입장에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의결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붙임: 임종룡 후보의 우리금융지주 회장(사내이사) 선임 관련 국민연금의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의견서


임종룡 후보의 우리금융지주 회장(사내이사) 선임 관련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의견서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오는 3월 24일 오전 10시 우리은행 본점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국민연금은 우리금융지주의 주식 6.84%을 보유한 주요 주주입니다.

이번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는 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이은 차기 회장(사내이사) 후보에 대한 선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며, 현재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후보로 내정된 상황입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주주총회소집공고에서 “후보자 임종룡은 경제, 금융 부문의 공직에서 다양한 국가 정책들을 총괄했고, 농협금융 회장직을 맡아 재무실적을 크게 개선한 바 있으며, 농협금융 회장직을 맡아 재무실적을 크게 개선하고 증권사 인수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등 민관에서 두루 역량이 입증”되었다고 평가했고,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해 우리금융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과감한 조직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할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재무·금융관료 출신의 인사를 금융지주사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것에 대해 ‘관치금융’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융정의연대, 민주노총, 참여연대는 이러한 논쟁과 별개로 임종룡 후보가 농협금융지주회장을 맡을 당시 다수의 금융사고를 방치함에 따라 농협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켰고 금융위원장 재직 당시에도 불투명하고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말미암아 수차례 논란을 일으킨만큼, 안정적으로 경영능력을 발휘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과감한 조직혁신을 이끌 최적임자인지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래의 사유로 국민연금이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에 임함에 앞서 임종룡 회장(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재고해주시기를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1.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 무산 관련 후임 회장에게 요구되어야 할 2가지 항목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손태승 회장 연임 안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는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과거 손태승 회장은 저금리 상황에서 비이자수입을 통한 수익창출을 위해 전사全社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펀드 판매를 독려했고,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KPI”)에서 자산관리 상품 판매 배점을 높게 부여하고 펀드 판매에 별도의 배점을 부여한 반면, 고객보호는 매우 낮게 설정해 금융소비자 보호 책임을 도외시했습니다. 또한, 고위험 상품인 해외금리연계파생펀드(DLF)를 일반금융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내부통제절차를 우회하고 형해화시켰으며 이로 인해 막대한 금융 피해 사태를 야기했습니다. 따라서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1)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하고 절차를 준수하며, (2) 금융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책임감 있는 인사로 선임되어야 할 것입니다.

2. 임종룡 회장 후보는 위 두 기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울 인사로 판단됩니다.

(1) 내부통제시스템과 절차를 준수하는 인물인지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임종룡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원장으로서 ‘서별관회의’라고 불리는 비공식 논의에 참석해, 산업은행이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의거해 마련된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을 적용하지 않고, 2015년 6월까지 추가 여신을 제공하도록 부당 압박한 의혹이 있습니다.

또한, 임종룡 후보가 위원장었을 당시 시절 금융위원회는 2016년 12월 K뱅크의 은행업 영위 본인가를 승인하면서 K뱅크의 대주주 우리은행의 적격성 판단을 위한 재무건전성 기준을 ‘최근 분기말 현재의 BIS 비율 대신에 과거 3개년도 BIS 비율의 평균치를 사용해도 된다’는 해석을 내렸고, 이는 K뱅크 인가 당시 대주주인 우리은행이 「은행업감독규정」상 BIS비율이 업종 평균치 이상이 되지 못한 상황을 넘기고자 특혜를 제공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임종룡 회장 후보가 금융위원장 재작 당시 사전계획에 없던 ‘크라우드펀딩 캠페인’ 정부정책 홍보광고를 추가제작하기로 하고 이를 기존 업체가 아닌 차은택 단장이 대표로 있던 ‘아프리카 픽처스’에 제작을 맡기면서 제작비 1억3천만원을 한국거래소가 지급하도록 해 국정농단 당사자에 대한 광고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임종룡 회장 후보자는 이와 같이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거나 혹은 현행 은행법을 충실하게 집행하지 읺았던던 의혹을 받고 있고, 이러한 전례로 볼 때 우리금융지주 회장직을 수행할 경우 금융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과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고 준수할지가 의문입니다.

(2) 금융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책임감 있는 인사로 보기 어렵습니다.

우선 임종룡 회장 후보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2013.6.~2015.2.) 농협금융은 금융사고 단골 금융사가 되었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대규모 금융 피해가 빈번히 발생했습니다. 2014년 한 해만 1월 NH농협은행 내 NH농협카드 약 2500만명 고객정보 유출 사건, 2월 농협생명 35만건 개인정보 유출 사건, 6월 텔레뱅킹 1억2000만원 무단 인출 사건을 비롯해 수차례 대규모 금융피해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전례를 감안하면, 과연 임 후보자가 신용을 그 무엇보다도 중요시 하는 금융사의 수장으로서 금융사고 방지 및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해 역량과 의지가 있는 인사인지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임종룡 회장 후보는 금융위원장 시절 모험자본 육성을 구실로 사모펀드 규제완화를 추진하면서 향후 약 7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금융소비자피해를 야기한 책임도 있습니다. 물론 금융위원회는 임종룡 회장 후보가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2013년 12월 ‘사모펀드 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는 등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추진하기는 했었습니다. 그러나 임종룡 후보는 과거 NH금융지주회장 시절 금융소비자 피해 사건을 숱하게 경험한 바, 이러한 규제완화가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모펀드에 대한 감독/관리를 강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완 제도 마련을 배제했고, 기존에 5억원으로 설정되었던 논의되었던 최소투자한도 금액도 1억원으로 낮추어 고위험 상품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일반 금융소비자가 리스크에 노출되도록 방치했습니다.

따라서 임종룡 후보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직을 수행하기에 금융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인사로 보기 어렵습니다.

3. 결론

위와 같은 전력으로 비추어 보건대, 임종룡 회장 후보는 손태승 회장 재임 당시 발생했던 내부통제 부실과 금융소비자 피해 발생 문제를 바로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으며, 오히려 악화시킬 수도 있는 인사로 평가됩니다. 만약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약화로 리스크 관리가 소홀해지고, 그에 따라 과거와 같이 금융소비자 피해사건이 재발하게 된다면, 이는 우리금융지주와 그 계열사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국민연금 역시 그 손실을 감당하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손태승 회장 연임안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한 것과 같은 입장에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의결권을 행사해야 할 것입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The post [의견서] 임종룡 후보, 우리금융지주의 수장으로 부적격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일, 2023/03/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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