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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그 많던 물고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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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그 많던 물고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익명 (미확인) | 금, 2015/07/24- 18:10

 

"옛날에 비교 해가지고는 한 90-95% 멸종이라고 보면 돼요. 그 정도로 낙동강 환경이 안 좋습니다. 어민들로써는 조업해가지고 생계를 해야 하는 판인데 굉장히 어려움이 있다고 봐야죠. 그런데다가 자꾸 뭐 이번에 방송에도 많이 나와서 아시겠지만 그 뭡니까? 녹조 문제 때문에 아마 있던 고기들까지도 많이 폐사됐을 겁니다. 폐사된 현장도 목격을 했을 텐데 환경이 자꾸 더 안 좋아지고 악순환이 되는 판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굉장히 어렵습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안 그래도 그 을숙도 하구둑을 하고나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안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근래 와서는 4대강 이후로 급하게 많이 어획량도 감소되고 굉장히 많이 안 좋아졌다고 봐야지예"

 

(어종들은 어떻습니까?)

"어종들은 우리 뭐 잘 알고 있는, 어민들이 수입(원)으로 생각하는 토종고기들, 붕어 잉어 메기 장어 해가지고 그런 고기들이 거의 폐사직전입니다... 

 

강바닥에는 거의 모래 아니면 좋은 뻘. 진흙이고, 하구 둑 없을 때, 하여튼 어느 지역 관계없이 재첩이 없는 자리가 없었어요. 강바닥에. 뻘층도 있고, 모래층도 있고. 재첩은 다 있었습니다. 삼랑진에도 재첩이 있었습니다. 낙동강 하구는 물론이고 위쪽으로 올라가도 삼랑진에도 재첩이 있었습니다. 재첩이 주로 많은 데는 민물하고 바닷물하고 만나는 자리에서 재첩이 산란을 많이 했고, 그 자리에서 재첩이 그대로 컸습니다. 근데 지금은 이쪽에서는 전혀 그런게 형성될 수 없지요.

 

4대강(사업) 이전에는 그나마 모래톱도 있었고, 낮은 곳도 있고 깊은 곳도 있고, 낮은 곳에는 수초도 있고... 그러니까 2m 안 넘는 지역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근데 그거를 다 준설을 해버리고, 강바닥을 고속도로처럼 일정한 깊이로 해서 쫙 준설을 다 해버렸으니까. 그런 자리가 전혀 없어졌고... 내가 봤을 때는 물벼룩이나 이런 것들은 다 없어졌다고 봐야한다. 이런 게 작은 물고기들의 1차 먹이인데 그런 것들도 없어져버리고 그나마도 살아있는 고기들도 수초라든지 얕은 지역이 없으니까 산란도 안합니다. 

 

붕어나 잉어 같은 경우도 봄에 산란을 합니다. 근데 가을에 잡아도 배가 불룩한 것들이 있어요. 알이 배안에 그대로 있습니다... 원래 서식지가 안 맞으면 산란을 안 한 대요. 산란을 안 하면 고기 자체도 병이 걸려서 죽게 되고 알을 다음에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배안에서 그대로 상해버린대요. 그런 부분도 있고, 그러니까 뭐 아주 조그만 고기들도 산란처가 없어져 안 되고, 내가 생각할 때는 먹이사슬부터도 1차부터도 없어져버렸으니까 거의 전멸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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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묶여있고, 어구는 선착장에서 기약 없는 시간을 보낸다. 배를 띄워본들 잡을 물고기가 없다 - 김해, 2015년 7월 / 박용훈 

 

"우리는 함안보 막혀가지고 실제 바다에서 올라오는 어류가 아무것도 못 올라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주로 우리 소득이 장어인데, 장어가 몇 년째 못 올라오니까 4대강 할 때 갇힌 몇 마리밖에 없습니다. 어제 통발을 80개 작업을 했는데 거짓말 하나도 안하고 메기 손바닥만 한 것 대여섯 마리, 빠가 약 1kg정도 밖에 못 잡았습니다. 연료를 얼마나 때겠습니까? 그러니 함안보 위에도 우리 창녕 어민들은 작업을 거의 포기해할 지경에 놓여있습니다...

 

2년을 겪었는데 어떤 게 있냐면, 겨울에는 어망을 저녁에 설치하고 아침에 걷는데, 걷으면 붕어 잉어가 죽은 게 통째로 걸려 올라오더라고. 그래서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아 이게 오염이 되가지고 폐사하는구나, 큰일 났다. 얼마 안가면 낙동강 고기 다 전멸되겠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지금 고기 없어요. 솔직히 없어요. 4대강 이후에 일어난 현상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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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쉬어야 하는 강준치는 녹조알갱이를 피할 수 없다. 그래도 아직 살아있으니 다행인가? 22조를 들였다는 강이 어떻게 이 지경인가 - 함안보 직 상류 우안, 2015년 7월 / 박용훈 

 

"강바닥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강이 살아있었던 자리가 올해 가보면 시커멓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자리가 굉장히 많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그건 우리 어구를 보면 알아요. 어구가 그냥 썩어서 올라와요... 새카만 물이 들어 올라옵니다. 냄새 맡아보면 완전 악취가 날 정도로 썩은 내가 나고 있거든요. 지금 제가 한 군데만 알려드릴게요. 하구둑 수문 바로 앞에서부터 농수산물센터 즈음까지 2km 정도 가장자리 조금만 빼고 복판은 전부 새카맣게 썩어있습니다. 그자리만 해도... 

 

옛날에 용당이라는데 가면 청정지역이라고 푯말도 붙여놨는데. 옛날에 우리 조업할 때. 수심이 굉장히 깊더라고. 거의 30m 그런 자린데 지금은 수심이 얕아지고 땅도 다 썩어버렸습니다. 청정지역이라고 적어놓은 자리조차도. 그런 자리가 낙동강 구간에 계속 생기고 있는데, 그냥 그렇게 생긴 자리만 있으면 관계없는데 고만치 생기면 옆에 번져가 또 생기고 또 생기고. 얼마 안 있으면 제가 생각하기에는 낙동강 전체가 다. 그냥 밥그릇이 썩어버렸다. 물만 그냥 흘러갈 뿐이지. 썩은 자리에는 미생물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썩은 자리가면 고기 한 마리 없습니다. 우리는 모르고 작년에 거기서 잡았으니까 올해 조업할까 싶어서 가면 고기 한 마리도 없습니다. 미생물도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렁이도 산 땅에 있는 거지 죽은 땅에는 없습니다.

 

지금은 유속이 아예 없습니다. 물이 어쩌다가 한 번씩 일정 수위가 올라가면 그 수위만큼 조절하기 위해 빼는 거거든요 강을 좋게 하기 위해서 빼는 게 아니고... 우리가 낙동강 내수면이라고 해가지고 꼭 내수면 고기만 잡아먹고 사는 게 아닙니다. 바다에서 강에 와가지고 커서 가을에 내려가는 고기들이 장어, 숭어, 웅어라든지 고기들이 많아요. 농어 있죠. 농어 새끼를 가시메기라고 하는데 조금 때 올라와서 커가지고 내려갑니다... 만약에 내수면에 올라와있던 숭어들이 가을되어서 내려가야되는데, 그 때 되면 갈수기가 되가지고 문을 못 열지요. 그래서 수문 앞에 고기들 와글바글 합니다. 근데 전부다 보면 고기에 부스럼이 나가지고. 못 내려가는 거야. 내려가야 하는데 못 내려가니까. 엉망진창입니다. 고기가 등들이 또 전부 썩어가지고, 피부병으로 엉망 되어가지고 다니고 있다 아닙니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문을 여는 게 해결책이라고 말씀하시는데, 혹시 수문을 열기위해서 소송 할 생각이...)

"소송을 해서 이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가 수공한테 들은 거랑 우리가 판단할 때도 지금 공업 취수장이 을숙도 하구둑에서 6-7km 위에 있습니다. 김해공항 약간 밑에 공업용수 취수장이 있습니다. 그 취수장을 통해서 부산시의 녹산공단이라든지 공업취수가 되게 되어 있는데 을숙도 쪽에 수문을 열면, 그러니까 바닷물이 유입이 되면 공업용수로 못 쓰니까, 공업용수를 옮긴다던지 또 아니면 이쪽에 있는 식수를 옮긴다던지. 하지 않으면 아마 수문 열기는 굉장히 힘들 거다. 그런데 어민 몇 명이 그걸 해가지고 수문을 열겠나. 우리 어민 400명 다 죽어도 수문은 안 연다고 봅니다. 수자원공사가서 그랬습니다. 어민 400명 다 죽고 녹산공단 하나 돌리는 게 더 이익 아닌가? 당연한 이야깁니다..."

 

대한하천학회, 4대강 범대위가 주최하고, 4대강 재자연화를 향한 낙동강 국민조사단이 주관한 “4대강 재자연화를 향한 2015 낙동강 현장조사”가 7월 20일부터 3일간 진행되었다. 어민들의 발언내용은 조사 첫날 아침, 낙동강 어민들과 조사단이 1시간 가까이 대화한(주로 조사단이 듣는 쪽이었지만) 것을 조사에 참여한 녹색연합(녹색연합은 현재 4대강 범대위 사무국을 맡고 있다) 활동가 이다솜씨가 정리한 내용을 전달받아 다시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실태조사 없었습니까?)

"없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없었습니다."

 

(4대강 할 때부터 지금까지 보상 못 받으셨는지요?)

"보상은 조금 받았죠. 얼마 안 됩니다."

 

다시 한 어민이 나서서 말했다. 

“보상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면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도 안 될 만큼 받았습니다. 그거 가지고는 4대강 이전에 고기를 잡아가지고 생활할 때를 생각하면 1,2개월 치 밖에 안 됩니다” 

 

문제는 어민들의 말에서 보듯, 이들의 고통이 단순한 보상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는 전처럼 계속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데, 그 물고기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각양각색으로 낙동강에 천지이던 물고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4대강사업이 끝나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정치가며 4대강사업을 찬동했던 사람들이 쉽게 내뱉었던 그 물고기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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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물고기들이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칸칸이 낙동강을 막은 저 거대한 구조물은 혹시 알고 있을까? 합천보, 2015년 7월 / 박용훈

 

지난 음력 2월, 봄비가 온 후 섬진강에 갔다. 당초 지난해 봄 이맘 때 가려했다가 내성천 국가하천구간 정비사업 문제로 때를 놓쳤는데, 올 봄에는 화개, 하동 일대의 일기예보를 지켜보았다. 황어를 보기 위해서였다.

 

황어는 바다와 강을 오가는 물고기인데, 음력 2월이면 하구에 모여 민물에 적응하는 준비를 하면서 비가 오기를 기다린다. 지리산에 비가 내려 섬진강으로 향하는 지천에 맑은 물이 넘치고 그 물이 다시 바다로 향하면,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어른 팔뚝보다 조금 작은 황어들은 떼를 지어 상류로 질주한다. 이때 짠물과 민물이 공존하는 기수역은 황어가 민물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조절공간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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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맑은 물이 내려오는 지천에 다다르면 황어들은 얕은 곳을 택해 강을 거슬러 오른다. 새 생명을 위한 선택이다. 화개천 2015년 3월 / 박용훈

 

황어는 비로 수량이 풍부해진 섬진강을 오르지만, 일단 목표한 지천에 다다르면 이때부터는 깊고 물 흐름이 센, 그래서 스스로에게 안전한 쪽이 아닌 수심이 얕은 쪽을 택한다. 물 흐름이 적당히 완만해야 알이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을 수 있고, 또 수심이 얕아야 알들이 강물 속의 천적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얕아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온의 강바닥에 알을 낳아야 빨리 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쉽게 잡힐 것을 알지만 태어날 생명을 위해 황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알을 강의 품에 맡긴 어미들은 다시 바다로 향한다. 물론 이때부터는 애써 강의 얕은 쪽으로 다닐 이유는 없지만, 때를 놓쳐 바다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지천의 수심이 너무 얕아지면 오도 가도 못하고 죽어야 한다. 그 오가는 길에서 왜가리나 백로, 가마우지 또는 수달의 먹이가 되는 것 또한 자연의 순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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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을 뒤 덮을 만큼 큰 무리의 황어 떼가 오르내리는 철이 되면 덩달아 가마우지 등 큰 새들도 활기가 넘쳐 보인다. 섬진강 2015년 3월 / 박용훈

 

올 봄 섬진강에서 한 지역방송의 다큐 촬영팀과 만났었다. 그들은 화개천, 내서천 등 지천으로 올라가는 황어무리와 이들을 기다리는 수달 등을 촬영하였는데 이후 재첩을 잡는 어민들과 바다와 강을 오가는 은어의 이동도 촬영할 것으로 들었다. 이 촬영 대상들은 모두 만남과 소통의 아이콘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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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흘러온 강물이 바다를 향해 마지막 숨을 고르는 자리,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강과 바다가 서로를 향해 열려있는 자리, 그래서일까? 평화롭고 아름답다. 두근거리는 생명의 냄새가 물씬 올라온다. 섬진강 2015년 3월 / 박용훈

 

‘화개장터’라는 노래가 그렇기도 하지만, 하구 쪽 섬진강은 좌안으로 경상도가 그리고 우안으로 전라도가 있어서 재첩 잡이 등을 통해 사람들이 강에서 만나고, 강과 바다가 이곳에서 만나며, 이런 자유로운 만남의 공간에서 황어나 은어는 강과 바다를 오가며 생명을 이어간다. 섬진강이라고 강이 온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바다와 강 사이를 차단하는 하구 댐이 있지 않기에 생명의 힘찬 몸짓이 섬진강과 또 강에 의지해 사는 사람들의 마을에도 생기를 넘치게 만든다.

 

2014년 봄 녹색연합의 녹색순례에 참가했을 때, 전라남도 광양시 다압면과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이 강 양쪽으로 자리 잡은 일대에서 마침 한 어민이 재첩을 잡고 있어서 강에 들어가 잠시 인사를 나누었는데, 하동에 산다는 초로의 노인은 재첩농사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큰 욕심내지 않으면 그런대로 먹고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면서, 다 자라지 않은 것을 잡지 않기 위해서 망이 큰 것을 사용한다며 뜰채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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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다압면과 경상도 악양면이 만나는 섬진강 일대 2014년 4월  / 박용훈

 

재첩은 수질오염에 취약한 조개로 하구 둑이 들어선 낙동강이나 영산강 등에서는 강 하구에서 재첩 잡는 모습을 볼 수 없다. 한편 4대강사업이 한창이던 2010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대한하천학회 세미나에서 낙동강 수문을 상시 개방해도 염분으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를 담은 인제대학교 박재현교수의 ‘낙동강 재첩 프로젝트 구상 - 낙동강 하구둑 개방의 효과’ 발표 내용을 당시 부산일보가 보도하기도 하였다. 

 

소통하는 이 강이 베푸는 혜택은 단지 강의 생명이나 주위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강 따라 여행하다가 파 잘게 송송 썰어 넣은 맑은 재첩국을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이나 화개와 하동구간에 발달한 모래톱에서 바람에 밀려오는 맑은 물결의 강에 발을 담그는 즐거움 역시 강과 바다가 서로 열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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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하구 쪽에 가까운 악양의 모래밭에서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섬진강은 그 지리적 위치로 인해서 4대강에 포함되지 않지만, 영산강보다 작지 않은 강이다. 4대강사업에 이어 5대강사업이 또 고개를 들면서 섬진강의 이 자연스런 모습도 위기에 처할 듯싶다. 경향신문은 올해 5월 26일자 관련 보도에서  “ [정부 ‘5대강 사업’ 극비 추진]5대강 절반이 ‘개발 바람’ 노출… 내년 총선 ‘공약 남발’ 우려” 라는 기사 타이틀을 내보냈다. 2015년 3월  / 박용훈

 

이렇게 강의 생명들이 여유롭게 살고, 사람들이 충분히 즐거울 수 있는 공간이지만 국토부는 강을 온통 파괴한 4대강사업에 이어서 다시 섬진강을 포함한 5대강의 하천변 친수지구 개발을 크게 확대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이 처음 알려진 당시 4대강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가 내놓은 논평은 다음과 같은 요약설명으로 시작된다. “ - 국토부는 하천파괴와 난개발의 초석을 놓는 4대강사업의 후속작업을 추진하고 있음 - 국토부의 5대강 하천변 친수지구 개발은 식수원 오염 및 생태계 훼손 초래 - 경량항공기 이착륙장, 자동차 경주장, 파크골프장, 사격장은 명백한 수질오염원 - 부처이기주의에 입각한 국토부의 하천관리권한에 대한 사회적 통제 필요”

 

불요불급한 재정지출을 자제하여 천문학적인 나라 빚을 줄이고 튼튼한 경제토대를 만드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국가부처가 어떻게든 국민 세금인 나랏돈을 사용해서 국토를 난개발하고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서 국민들이 휴식을 얻는 즐거움을 빼앗으며, 후대까지 누려야 할 아름다운 국토를 사라지게 만드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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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현장조사단이 구미 감천합수부 일대에 다시 모래가 퇴적된 강에 들어가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멀리 뒤로 낙동강 본류를 가로막고 서있는 구미보가 보인다. 2015년 7월 / 박용훈

 

“인간과 자연을 위한 21세기 강살리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부제를 가진 “생명의 강”(RIVERS FOR LIFE/샌드라 포스텔, 브라이언 릭터 지음, 최동진 옮김)은 “하천의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하천 본래의 유황(流況 : 일년 혹은 여러 해에 걸친 고수위와 저수위의 변동패턴)“에 대해 다룬 책이다. 강에 의지해서 사는 모든 생명들은 강의 유황을 숙명적으로 몸에 각인하는데, 이를테면 물새는 갈수기를 기다려 알을 낳고, 물고기는 범람 등을 기다려 알을 낳는다는 따위이다. 강의 유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생명은 종족을 이어나갈 수 없는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한국을 방문한 해외학자들이나 관련 서적들을 참고하면 유럽이나 미국 등은 이러한 강의 유황을 충분히 존중하는 방향으로 하천관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거나 바뀐 것으로 보인다. 

 

위 “생명의 강”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마무리한다. “자연계의 각종 서식지와 생물종은 생명유지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인간이 각각의 기능을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 또 그 기능의 가치를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 하는 문제와는 무관하게 꾸준히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하천을 돌보는 임무를 감당하는 자로서 지켜야 할 도리는 자연계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존경하는 태도라는 점이다...우리는 과학과 정책, 기술의 정수를 자연을 조작하는 데가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서 검증된 생명유지의 순환과정에 우리 자신을 효과적으로 적응시키는 데에 써야한다” 한국에서 하천을 돌보는 임무를 감당하는 국가부처가 만약 있다면 깊이 귀담아 들어야 할 문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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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조사일정의 마지막 자리인 영주댐에서 낙동강 현장조사단이 “영주댐 담수 안된다”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2015년 7월 / 박용훈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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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고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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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없데이 #GoNaked2019


수, 2019/04/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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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생계를 위해 일식 레스토랑에서 웨이터 일을 한지도 어느새 6개월이 넘어섰다꽤 많은 손님들이 채식 메뉴나 글루텐 프리로 조리가 가능한지 물어온다다른 식당에 가도 베지테리언이나 비건을 뜻하는 ‘V’표시가 된 메뉴들이 있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딱히 전문 식당이 아닌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매장에도 베지테리언 햄버거나 피자 메뉴가 준비되어있다한국에 있는 채식을 하는 주변인들로부터 채식 메뉴가 흔치 않아 곤란을 겪었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단체 회식 혹은 외부 행사 진행 중 지급된 도시락이나 식단이 채식이 아니었는데 따로 뭔가를 요구하기에는 눈치가 보여 굶거나자비로 다른 음식을 먹었다는 내용이었다아마도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호주에 오면 이것저것 시도해볼만한 새로운 메뉴들이 많아 꽤 멋진 식도락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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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호주 프렌차이즈의 베지테리언 메뉴들



 




 사람들이 채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개인의 건강을 위해서환경을 위해서동물 복지를 위해서혹은 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어서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의 주인공은 루마니아에서 온 Cosmin이다그가 몇 년 전 영국에 머물 때어느 날 눈을 뜨자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평소 육식에 대한 반감이 있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고기를 보니 무언가 역한 느낌이 들어 채식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그는 이후에 고기를 먹으려고 몇 번 시도 했지만 거부감이 들어 결국은 포기하고 채식주의자로 지내오고 있다자신도 갑자기 그냥 그렇게 된 것이기에 다른 사람들이 고기를 먹는 것에 대한 반감은 없다고 Cosmin은 말했다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이 이렇게도 변하는 구나’ 하고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Hannah는 고등학생 때 공장제 축산에 대한 다큐를 보고 채식을 선택했다공장제 축산이라는 시스템에 대한 반대라는 의식적인 측면 보다는 심적으로 동물이 죽는 것에 마음이 아픈 것이 이유가 되었다고 한다채식을 하는데 있어서 말레이시아와 호주에서 체감 되는 차이점이 있나 물어보자 자신은 항상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기에 차이를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집에서 다른 가족들이 채식을 하지 않는데 마찰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고기를 조리한 음식 냄새에 반감이 없고고기와 함께 조리한 야채도 먹는 편이라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고 한다.



 호주에서 태어난 모리셔스인 2세인 Nazaar는 건강의 문제로 채식을 선택하게 된 케이스이다채식을 하기 전까지 자주 아프고 피부에 반점이 자주 올라왔다고 한다그런데 어느 날 자신이 닭고기를 먹으면 피부 반점이 올라오는 것 같아 닭고기를 한동안 먹지 않았더니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체질적으로 채식이 맞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이후 채식으로 전향하자 소화불량 등 평소에 만성으로 지니던 증상들이 사라지고몸도 가벼워지며 스트레스도 덜 받고집중력도 올라가는 것을 체감했다고 한다이후로 Nazaar는 지금까지 채식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채식주의 까지는 아니더라도 육류 섭취를 좀 줄여보려고 생각하는데먹는 것을 좋아하고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나로서는 고기가 들어간 음식에 자꾸 손이 가는 것을 멈추기가 어렵다공장제 축산을 생각하면서 세 네 번에 한번은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메뉴를 선택하려고 노력한다잡식인 인간이 고기를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하지만 거대화집적화된 고기 공장에서 소비되기 위해 길러지는 동물을 생각하면 지금 인간은 동물을 과하게 잡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린피스를 비롯해서 몇몇 환경단체들은 건강 문제를 비롯해 산림 파괴동물 복지탄소 배출토양 및 물 오염을 이유로 채식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한국에서도 동물 보호 단체들의 캠페인으로 인해 동물 복지 문제에 대한 이슈는 꽤 널리 알려져 있다공장제 축산업의 경우 최소 투입 최대 산출이라는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생물이 다루어진다그렇기에 가축이 태어나서 상품이 되는 과정 중에 동물 복지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같은 공간에서 더 많은 동물을 길러내고짧은 시간에 더 큰 고기를 얻기 위한 기준으로 유전자사육장먹이를 결정한다동물 복지와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방목형(Cage free) 농장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대세가 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집적화된 축산업은 토양과 물을 소비하고사료로 쓰일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한다예를 들어 두부 120g을 생산하는데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0.47kgCO₂ eq.* 인데 반해 같은 양의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5.365kgCO₂ eq. 가 배출된다.







* 온실가스 인벤토리란 온실가스 배출원과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구성한 리스트를 뜻합니다.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인지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이 되므로 각 배출원 또한 명확히 파악이 되어야 합니다. 온실가스 인벤토리 산정의 대상이 되는 온실가스는 교토의정서 상의 6대 온실가스로, 직접 온실가스로 알려져 있는 CO2, CH4, N2O, HFCs, PFCs, SF6 입니다. 이 온실가스들은 각 온실가스 별로 배출량이 산정된 후 지구온난화 지수를 곱하여 CO2를 기준으로 환산됩니다. 주로 ton(kg) CO2 eq.로 표시됩니다.



- 출처 : 국립수산과학원 홈페이지




 



온실가스 중 하나인 CH4는 메탄을 뜻하는데 이 메탄은 방귀의 성분에도 포함되어 있다. 2003년 뉴질랜드에서는 정부가 소나 양 등의 가축이 뀌는 방귀에 대해서 방귀세를 부과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농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었다에스토니아에서는 실제로 소 한 마리당 한화 약 14만원 정도의 방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한다방귀에 세금을 부과하는 우스우면서도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에서 축산업에서 생산되는 메탄으로 인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반추동물(되새김동물)은 위가 4~5개 되는데 이들의 위에서 미생물들이 음식물을 분해할 때 메탄이 생성된다전 세계의 소와 양염소 등 모든 가축이 발생시키는 메탄가스는 전 세계 메탄가스 배출량의 약 37%를 차지한다그리고 이 메탄가스는 동일 부피의 이산화탄소보다 열을 가두는 능력이 21배 높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이런 사실들을 미루어 생각하면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이 지속가능한 지구를 꿈꾸는데 꽤 도움이 되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는 메인 요리라고 하면 대부분 고기가 들어간 것이 많다그리고 회식과 같이 무언가를 함께 먹으면서 하는 사회적 활동이 잦기 때문에 채식을 접하고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사회적으로 채식에 대한 인식의 폭이 확장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그렇다고 당장 나 스스로도 입맛을 바꾸기 어려운 마당에 모두가 채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다만 채식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폭과 기회가 늘어나면 세상이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채식주의자들이 겪는 불평들을 줄이기 위해서든동물을 위해서든환경을 소모하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든 그것이 결국 사람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그리고 육류소비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채식주의자가 되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비틀즈의 멤버로 잘 알려진 폴 메카트니는 코펜하겐 2009년 기후변화 협약 전에 있었던 벨기에 토론회에서 고기 없는 월요일(Meat Free Monday)’* 운동을 제안했다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이에 참여하고 있다서울시는 산하 161개 공공기관 구내식당에서 일주일에 하루 채식 식단을 마련해서 이를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환경 보호동물 복지건강 등 뭔가 무거워 보이는 내용들이 줄줄이 엮여 있지만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주 월요일 친구와 함께 맛있는 채식 식당을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 www.meatfreemonday.co.kr : ‘고기 없는 월요일홈페이지에서는 채식에 관련한 소식뿐만 아니라 채식 레시피를 공유하는 공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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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 호주에 가다>는 필자가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하며 바라본 일상에서의 환경 이야기를 담습니다. 

<필자 소개>

이재욱 전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

생태지평연구소 전 연구원이자 전 프리랜서 기타 강사.

아직도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며 무턱대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온 33살.

월, 2019/09/1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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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해 소박하지만 조화로운 삶을 꿈꾸는 분들과 함께 따뜻한 식사와 마음을 나누고자 합니다. 생태지평연구소 창립 13주년 기념행사에 초대합니다. 

일시 : 2019년 11월 7일(목) 오후 6시 30분

장소 : 곤자가컨벤션(서강대 후문, 서울시 마포구 백범로 35, 02-711-3115)

후원 : 기업은행 048-065485-01-090 사단법인생태지평

문의 : 생태지평연구소(02-338-9572)

<모시는 이>
이 사 장   김인경
후원회장  임창수
이     사   전승수(소장), 명호(부소장), 고영조, 김광식, 조경만
연 구 원    강은주, 박현하, 손성희, 이이자희, 장지영, 홍숙경
 
여는마당(6시 30분) : 따뜻한 만찬
본 마당(7시~8시) : 감사와 나눔의 시간
# 행사에 참석하실 분은 미리 알려주시면 준비에 큰 도움이 됩니다. 

토, 2019/10/0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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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동안 정성을 보내주신 생태지평 회원님과 후원자님께 감사드립니다. 



2019년도 기부금영수증 발급 관련 사항을 아래와 같이 안내드립니다. 





1. 개인정보 확인




회원님의 성함, 주민등록번호(13자리), 주소가 정확하게 기입돼있는지 확인해주세요.
* 2019년 12월 31일까지 기입된 정보로 기부금영수증이 발급됩니다.

- 개인정보 확인 및 변경 링크 






2. 기부금영수증 발급 방법




1-1.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이용
- 주민등록번호가 바르게 입력된 회원님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서비스 오픈예정일 : 2020년 1월 15일부터


*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 웹사이트 https://www.hometax.go.kr 방문 →  본인 공인인증서 로그인 → 자료 조회/출력 클릭
  ※ 소득/세액공제 대상자만 가능합니다. 부양가족의 자료를 조회/출력하고자 할 경우 미리 자료제공 동의 신청을 해야 합니다.


1-2. 생태지평 홈페이지에서 출력
- 아이디가 있는 회원 : 로그인 --> 기부내역 출력 --> 연말정산용 영수증
- 아이디가 없는 회원 : '아이디 없이 로그인' 기능을 이용해주세요. 
- 서비스 오픈예정일 : 2020년 1월 15일부터
1-3. 우편발송
- 주민등록번호, 주소지가 등록되어 있고 우편수신을 체크해두신 회원님께 발송됩니다. 
- 발송예정일 : 2020년 1월 중순
3. 발급기준 및 기부금유형
2019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회비 및 후원금에 대해 기부회원 본인 명의로만 발급됩니다. 
- 기부금 유형 및 코드번호 : 지정기부금(코드번호 40번)
- 지정기부금 공제한도 범위 
   * 개인: 소득금액의 30%

    * 법인: 소득금액의 10%
    * 세액공제율 15%(기부금 1천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30%)
    * 공제한도 범위 및 세액공제율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3. 문의 



운영팀 02-338-9572~4 / [email protected]
목, 2019/12/26-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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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자년,
흰쥐처럼 부지런하고 토실토실한 결과들이 많은 해가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생태지평의 모든 연구원은 생태사회를 향해 올해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현장과 이론이 만나는 연구소 생태지평 드림 -

금, 2020/01/03-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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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한국으로 돌아 온지도 1달이 지나고, 글의 연재도 마지막 회를 맞았다. 호주에서 머물렀던 1년은 스스로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 중에는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와 같은 삶의 형태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하더라도 세상이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로 가는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소망하는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의지적으로 목표하는 상태로 변화했다. 아마도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무엇을 향해 어떻게 나아갈지 스스로 질문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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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동안 지내며 6개의 연재분을 작성한 책상(오른쪽)








세상 속의 개인은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으며, 좀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길은 하나만의 정답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과정 중에는 화합과 협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립과 갈등도 함께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유의미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형태의 협력 혹은 갈등이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일어난 몇 가지 상황들은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로 ‘혐오’에 의한 갈등이다. 한국에서는 우한 교민 수용에 대한 갈등이나 확진자, 중국인에 대한 혐오 정서가 일고 있다. 시선을 돌려 해외를 살펴보면 동양인에 대한 혐오 정서로 한국인, 중국인 할 것 없이 피해를 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혐오와 차별은 스스로 감염을 의심하는 사람이 검사를 늦추게 되거나, 감염 여부를 숨기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사회적 공포와 공황을 야기하게 된다. 그 배경에는 공포와 무지에 대한 관리능력의 부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장은 사회 전반에 대한 평으로 누군가를 욕되게 하려는 것이 아님을 먼저 밝혀두고자 한다. 공포와 무지는 인간에게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사람은 신이 아니기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 수 없고, 어떤 것으로부터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를 대비하는 관리 능력을 준비해야 한다. 그 저항력이 없으면 쉽게 패닉에 빠져 혐오를 조장하거나 가짜 정보를 믿고, 편견을 통해 잘못된 대상에게 원인을 찾거나 책임을 전가하게 되기 쉽다. 공포와 무지에 대한 관리능력을 기르는 일은 의외로 생각보다 간단하다. 이는 재난 대피 훈련의 과정과도 일맥상통하는데 침착하게 행동 요령을 수행하는 것을 훈련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무지에 대한 행동 요령은 무엇일까? 여기, 무지와 관련된 안타까운 일화가 있다. 지난 2월 13일 공식적으로 종료된 호주 산불에 관련되어 코알라가 사람에게 물병을 받아 마시는 사진이 화제가 되었다. 가벼운 화상을 입고 구조된 코알라가 물을 마시는 사진은 호주 산불 현장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이 코알라는 선의에 의해 주어진 물 때문에 죽게 되었다. 원인은 흡인성 폐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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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주는 물병으로 물을 마시는 코알라 / 출처 : 아래 기사와 동일









일반적으로 코알라는 다른 동물들처럼 직접 물을 마시기보다는 풀이나 나무 등을 통해 소량의 물만 섭취한다. 물을 마실 때에는 고개를 숙이고 혀에 물을 대는 느낌으로 조금씩 마시는데, 구조대원이 물통을 잡은 채 물을 마시게 할 경우 고개가 위로 젖혀지면서 지나치게 많은 양의 물이 폐로 들어갈 수 있다. 이 경우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져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애니멀리아 야생동물 보호소 측은 SNS를 통해 “아니는 이러한 방식으로 물을 마시다 흡인성 폐렴으로 죽은 것이 확실하다”면서 “그들(코알라에게 물을 준 사람들)은 그저 코알라가 이러한 방식으로 물을 마시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출처: <서울신문 : 나우뉴스> 사람이 준 물 먹다가...산불서 살아남은 코알라의 안타까운 죽음]1) 







무지의 탈출은 정보의 획득이다. 앎을 통해서 우리는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나간다. 물론 위의 코알라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모든 것을 언제나 다 알 수는 없다. 그래서 무지에 대한 대응의 중요점 또한 이 지점에 있다. 모든 것을 인지하고, 기억할 수도 없거니와 인간사회는 이제 너무나 복잡하게 전문화, 분업화 되었기에 끊임없이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짜뉴스, 정치집단이나 이익집단의 입김으로 인한 여론 조작 등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나 정보원을 찾는 능력도 길러야 한다. 이 과정들이 바로 무지에 대응하는 행동요령이다.






하지만 글을 연재하면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사실 여부와 출처를 확인하고, 다른 각도에서도 살펴보는 작업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사실 정보가 넘쳐나는 현재에서는 먹고 사는 일만 생각해도 머리가 복잡하다. 그래서 관심에서 멀거나 불편한 이야기들은 외면받기 쉽다. 그 중에는 환경이나, 정치와 같은 중요한 주제들도 있다. 결국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제대로 알고, 나누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불편한 이야기를 불편하지 않게, 변화와 실천이 자발적일 수 있도록 설득력 있는 나눔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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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공원의 포썸(Possum : 주머니여우)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미끄럼 판(포썸 밴딩)이 설치된 나무가 많다. 2)









호주에 가기 전에 나는 내 삶이 구체화 되는 것이 가능성의 축소라고 느껴졌었다. 하지만 돌아온 지금은 삶이 구체화되는 것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조금 더 알게 된 결과로 생각된다. 앞으로 한국에서 살아가야할 삶이 어떻게 풀려갈지는 모르지만 나는 제대로 알고, 즐겁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그 동안 <얼룩말 호주에 가다>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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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킬다 방파제 끝 펭귄 관찰 지역. 펜스 밖으로 나온 펭귄에게서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사람들과 펭귄을 보호하는 자원봉사 활동가






<각주> 







1)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116601016



2) https://www.travstrees.com.au/information-centre/possum-banding-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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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 호주에 가다>는 필자가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하며 바라본 일상에서의 환경 이야기를 담습니다. 



<필자 소개>



이재욱 전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



생태지평연구소 전 연구원이자 전 프리랜서 기타 강사.









아직도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며 무턱대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온 33살.

월, 2020/02/2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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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근새근 자는 아기(사진: 이승은)

아기를 낳았다
2019년 2월부터 아기를 뱃속에 품고 열 달을 지내고 12월에 아기를 낳았다. 나는 임신 중에 입덧도 심하지 않고, 여름 더위도 힘들지 않게 지나가고, 막달에도 크게 힘든 줄 모르고 생활을 했다. 단, 예정일이 지나도록 아기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아서 마지막에는 고생을 조금 했다.
아기가 뱃속에 있는 열 달 동안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예비하는 시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은 정말 떨리고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출산 후 며칠 동안 몸은 힘들었지만 쉴 새 없이 모유 수유를 하면서 아기를 만나는 시간은 너무 신비롭고 행복했다. 그리고 산후조리원을 거쳐 집으로 돌아오면서 임신,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과정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아기와 같이 나는 엄마로 ‘태어났다’.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까
엄마가 되고 보니 가장 많이 하게 되는 것이 ‘비교’였다. 우리 아기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아기들의 몸무게, 분유, 수유량, 잠드는 시간 등의 신체 상태는 물론이고, 무슨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지 어떤 침대에서 자는지 등이 모두 비교꺼리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비교 대상은 바로 ‘엄마’이다. 나는 모유 수유를 길게 하지 못해서 100일, 6개월, 1년이 넘도록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들을 보면 부럽고 내가 더 노력했어야 하는지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리고 예쁜 아기의 모습을 찍어서 SNS에 올리고, 아기의 성장과정을 기록하는 엄마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내가 덜 해주는 것 같고 더 부지런히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나는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지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아기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고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만족할 수 있게 돌봄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아기가 세상을 경험하는데 흥미롭고 즐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자꾸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로 존재하기 위하여
엄마가 되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기에서 수유를 한 뒤 잠든 아기를 품에 안고 가만히 얼굴을 보고 있을 때다. 자그마한 아기가 내 품에 쏙 들어오면 너무 따뜻하고 포근하고 소중하다. 아기도 배부르게 먹고 엄마 품에서 스르륵 잠이 들었을 때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엄마는 품을 내어주고 존재하는 것으로 아기에게는 이미 충분하게 소중한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아기에게 무엇을 남들만큼 더 해주지 못하는 걸 괴로워 할 것이 아니라 지금 더 많이 안아주고 눈 맞춰주면서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주면 될 것이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건강하게 존재’하는 것이 어떤 엄마가 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존재하는 것은 아름답다
나에게 제주도에 살면서 주는 것과 관계없이 존재만으로 의지가 되는 것이 있다. 바로 한라산이다. 내가 산을 좋아하는 까닭도 있겠지만, 제주도에서는 어느 곳을 가던지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한라산을 먼저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한라산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1,950m)이고, 1966년 천연보호구역으로, 1970년 천연보호구역 지정되었다. 2002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고, 200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높은 가치가 있는 산이다. 한라산 국립공원은 매년 100만 명 가량의 등산객이 찾는다. 1월은 한라산에 가장 많은 등산객이 찾는 달로 한 달 동안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2014~2019년 탐방객 현황,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이 겨울 산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한라산에 오른다. 
한라산 고지대 중에서도 해발 1,500m 이상의 아고산대에는 고산식물 100여종(제주특산종 33종)이 살고 있어 그 가치가 더욱 크다(참고: 한라산의 고산식물, 국립산림과학원). 특산식물에는 한라꽃창포, 눈개쑥부쟁이, 한라솜다리, 애기솔나물, 섬잔대, 한라송이풀, 깔끔좁쌀풀, 좀향유, 제주사약채, 좀갈매나무, 두메대극, 제주황기, 한라개승마, 제주산버들, 붉은호장근, 한라장구채, 섬매발톱나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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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사진: 이승은)

2018년 8월 태풍 ‘솔릭’이 왔을 때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큰 피해가 날 것이 우려되었는데, 육지에 올라온 솔릭은 예상과 달리 세력이 급격하게 약해졌다. 태풍이 약해진 원인에 대해 기상청에서는 한라산이 방패막이로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솔릭이 제주도 부근에 오래 머물면서 한라산 인근에 1,000mm 넘는 많은 비를 쏟아서 에너지를 다 방출하고 수증기를 잃어버렸다고 한다. 
이제 제주도민인 나에게 한라산의 가치는 위의 내용들 그 이상으로 중요하게 여겨진다. 내가 늙어서 할머니가 되어도 한라산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나 한라산이 건강하게 제주도의 중심을 잡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기는 제주도가 고향이다. 
아기가 자라 육지에 올라가지 않는다면 제주도에 살면서 한라산을 계속 보며 자라게 될 것이다. 한라산이 인간에게 주는 다양한 혜택이 아니더라도 한라산을 바라보며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한라산처럼 아기와 오래오래 함께 하며, 아기가 자라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다시 포근한 품을 기억하고 언제든지 오고 싶을 때 돌아올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아기의 고향은 엄마의 품이다. 
::다음 이야기:: 제주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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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삶>은 필자가 제주에 내려와서 살고 정착하기까지 2년 동안 지내면서 겪은 제주의 환경, 생태, 생활 이야기를 담습니다. 






<필자 소개>



이승은 전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 제주도민



생태지평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가, 대학원에서 환경과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제주도로 내려와 살고 있습니다.

월, 2020/02/2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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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스페인독감 약 5000만명, 1957년 아시아독감 약 100만명, 1968년 홍콩독감 약 70만명, 1976~2019년 에볼라 출혈열 약 1만2950명, 2002~20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775명, 2012년 3~2017년 4월 사이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737명, 2013년 이후 조류인플루엔자 616명.

시기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했던 전염병들과 그로 인한 사망자의 수다. 이처럼 숱한 희생자를 만들어낸 전염병들의 공통점은 동물에서 비롯돼 인간에게 피해를 준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사실이다. 이들 질병 외에도 신종플루, 유행성 출혈열(한탄바이러스), 흑사병, 결핵, 광견병(인간에서는 공수병), 광우병(변종크로이츠펠트-야콥병), O-157, 탄저병, 뇌염 등 익숙한 이름의 질병들 역시 모두 인수공통전염병의 범주에 들어간다. 최근 중국에서 시작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19 역시 박쥐가 지니고 있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병원체가 된 인수공통전염병이다.

크기_동물카페의 부적절한 동물 접촉 모습. 출처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jpg
동물카페의 부적절한 동물 접촉 모습. 출처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은 다양한 병원체를 지닌 저장고 같은 역할을 하며 인수공통전염병이 점점 증가하는 원인으로 야생동물과의 접촉 기회가 늘어나는 것을 꼽는다. 가축의 밀집 사육과 야생동물로 인한 감염, 체험동물원이나 실험동물, 반려동물 등 사람과 동물이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증가하는 것이 인수공통전염병 발생의 주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감염병 중 약 75%는 동물과 인간이 모두 걸릴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에 해당한다. 동물, 특히 야생동물의 체내에는 언제라도 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는 병원체가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내 연구진의 다양한 연구결과에서도 이미 증명된 내용들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이 지난해 5월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국내 야생박쥐 코로나바이러스 감시현황 및 결과’를 보면 국내의 야생박쥐에도 과거 감염병을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국내에 서식하는 야생 박쥐의 사체와 배설물, 구강 내 샘플 등을 조사한 결과 전남에서는 샘플 189개 중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13개, 충북과 경북, 광주에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각각 1개씩 검출됐다.
다행히 국내 박쥐에서 검출된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한국 역시 박쥐로 인한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에 있어 안심할 수 없으며 야생 박쥐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크기_말이나 인간 등에게 헨드라 바이러스를 옮기는 호주큰여우박쥐. 출처 듀크대.jpg

말이나 인간 등에게 헨드라 바이러스를 옮기는 호주큰여우박쥐. 출처 듀크대

박쥐로 인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잠재적인 위협이라면 흔히 살인진드기로 알려진 참진드기 매개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는 이미 국내에서도 매년 여러 건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대표적인 감염병이다. 서울대 수의대 채준석 교수가 지난해 같은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국내 동물의 SFTS 바이러스 검출 현황’에 따르면 멧돼지, 고라니, 길고양이, 군견, 재래식 농장의 돼지, 소, 흑염소 등 다양한 동물에서 이 바이러스의 항원이 검출됐다. SFTS는 아직 치료제나 백신도 개발돼 있지 않은 질병으로, 국내의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탓에 감염 사례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처음 발생한 SFTS는 진드기로부터 동물, 동물로부터 다른 동물이나 인간 등으로 전염되는 질병이다. 치사율이 평균 20%에 달하는 탓에 정부가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람이 직접 진드기에게 물려서 감염되는 사례뿐 아니라 반려동물로부터 전염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수의학 전문매체 데일리벳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는 반려견이 이 질병에 걸린 사례가 4건 보고됐다. 지난달에는 한 임상수의사가 이 질병에 감염돼 치료를 받은 사례도 확인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한 수의사가 진료한 고양이로부터 SFTS에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은 사례도 보고됐다. 이밖에도 중국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는 조류인플루엔자 역시 상존하는 위협 중 하나로 꼽힌다.

크기_서울 청계천의 한 반려동물 매장에서 조류와 토끼 등을 좁은 우리에 가둬둔 모습. 출처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jpeg

서울 청계천의 한 반려동물 매장에서 조류와 토끼 등을 좁은 우리에 가둬둔 모습. 
출처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처럼 야생동물과의 무분별한 접촉이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들이 나오지만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여전히 밀렵과 야생동물의 불법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중국 연구진에 의해 코로나19의 중간숙주로 지목된 천산갑은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미신에 가까운 보신 욕구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기도 하다.

천산갑은 몸 길이 50~80㎝에 꼬리 길이 20~50㎝ 정도로 이마부터 꼬리 끝까지 모두 어두운 빛깔의 비늘로 덮여 있는 동물이다. 이가 없어 개미핥기처럼 긴 혀로 먹이인 개미, 흰개미 등을 핥아먹으며 주로 밤에 활동한다. 언뜻 보면 파충류처럼 보이는 비늘에 덮인 몸과 길쭉한 주둥이를 지닌 천산갑은 포유류 중 유일하게 비늘을 지닌 동물이다. 이 비늘이 바로 천산갑을 멸종위기에 몰아넣는 원인이 됐다. 이를 약재와 가죽 등으로 사용하기 위한 밀렵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중국 등에서 성행했기 때문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아프리카에 4종, 아시아에 4종이 서식하는 천산갑은 모두 IUCN의 멸종위기종 목록인 적색목록에 포함돼 있고 현재도 모두 개체 수가 감소 중이다. IUCN은 2014년 천산갑의 야생 개체 수가 21년 만에 기존의 20% 이하로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8종 중 순다천산갑, 필리핀천산갑, 중국천산갑은 위급(CR), 인도천산갑, 자이언트그라운드천산갑 등 3종은 위기(EN), 나머지 두 종은 취약(VU) 범주로 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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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천산갑. 출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하지만 천산갑의 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가죽을 노린 밀렵과 불법 거래는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에서는 30t 무게에 해당하는 천산갑의 사체가 적발된 바 있다. 무분별한 밀렵으로 인해 기존에 천산갑을 쉽게 볼 수 있었던 보르네오섬에서는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적발된 천산갑은 실제 불법거래되는 양의 10분의 1 정도로 보고 있다.

천산갑의 국제 거래는 2017년부터 금지됐지만 적어도 67개국에서 밀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보내진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2011~2013년 사이 살해당한 천산갑은 11만6990~23만3980마리로 추산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200개가 넘는 업체가 천산갑의 비늘을 포함한 약을 60여종 제조하고 있다. 연평균 26.6t의 비늘이 약재로 사용된다. 이는 천산갑 7만3000마리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러나 중국이 1994~2014년 수입한 천산갑 비늘은 15t에 불과해 여전히 새로 밀렵된 천산갑이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중국 세관은 2017년에는 12t 가까운 천산갑 비늘을 압수했고, 2018년에는 홍콩 세관이 7t을 압수한 바 있다. 중국으로 유입되는 천산갑 비늘이 대부분 약재로 사용되고, 고기는 별미로 여겨진다. 미국 등에서는 천산갑 가죽이 카우보이들의 부츠와 벨트, 지갑 등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멸종위기에 처한 천산갑은 현재 코로나19의 중간숙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중국 화난농업대 연구진은 지난 7일 천산갑을 2차 숙주로 지목하면서부터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사향고양이가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옮긴 것처럼 박쥐의 바이러스를 천산갑이 인간에게 옮겼다는 얘기다. 만약 중국 연구진의 주장이 맞다면 이번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결국 천산갑을 무분별하게 이용한 인간 자신의 자업자득일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다만 아직 천산갑이 숙주인지 여부가 과학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은 상태다.

밀렵과 불법거래로 희생되는 동물은 물론 천산갑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이른바 보신 문화로 인해 동물을 밀렵하고, 유통시키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3월 고라니, 너구리, 꿩, 살모사, 유혈목이 등 야생동물 83개체를 불법 포획한 밀렵꾼 2명을 적발했다. 당시 압수된 야생동물 중에는 삵과 구렁이, 큰기러기 등 멸종위기종도 5개체 포함돼 있었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무분별한 야생동물 이용이 앞으로도 더 큰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는데 특히 바이러스의 저수지라는 별명을 얻은 박쥐의 서식지 파괴와 교란이 인간 자신도 위협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연구진은 지난 10일 국제학술지인 이라이프(eLife)에 박쥐가 바이러스를 지니고도 생존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박쥐 서식지 파괴와 교란이 박쥐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주고, 이는 다른 동물들을 감염시킬 수 있는 분비물, 배설물 등을 더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추정도 내놨다. 즉 인간이 동굴을 훼손하는 등의 활동을 해서 박쥐가 위협을 받게 되면 인간도 위험해지게 된다. 기존에 인류를 위협했던 인수공통전염병들 역시 인간이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해당 동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전염된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국제적인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들도 야생동물 밀렵과 불법거래가 전세계의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야생동물 불법거래의 완전 근절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한국의 야생동물 불법거래 역시 활발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학적 근거가 미미한데도 야생동물의 한약재 사용이 여전히 만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생활환경 주변에 시민들이 쉽게 동물과 접촉할 수 있는 시설들이 다수 존재하는 점도 문제다. 아직 곳곳에 남아있는 개시장이나 최근 증가 추세인 체험 동물원, 동물카페 등이 모두 시민들이 동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시설들이다. 사실상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 시설에 대한 법적 제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개를 포함해 다양한 동물이나 동물 사체를 파는 상점이 집중된 대구 칠성시장에서는 최근 꿩을 매달아 놓고 파는 모습이 목격됐다. 불법 도살된 개들의 신체 부위가 판매되는 것은 물론이다. 칠성시장은 성남 모란시장, 부산 구포시장 등이 폐쇄된 이후 전국에서 개고기 판매 상점이 가장 집중된 곳으로 꼽힌다. 경주 안강시장과 함께 불법 개 도축시설을 갖춘 몇 안 되는 시장이기도 하다. 서울 청계천 등에서는 아무런 수의학적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상태로 토끼나 새 등을 좁은 우리에 넣어 밀집해 놓은 채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농촌에서는 올무 등으로 야생동물을 밀렵해 식용으로 삼는 경우 역시 여전히 만연해 있다. 녹색연합은 지난 3일 태백산국립공원 경계 밖 지역에서 밀렵도구에 걸려 폐사한 삵의 사체를 발견했으며 주변에서 다수의 올무를 확인했다. 지리산에 서식하던 반달가슴곰 ‘KM-55’도 2018년 전남 백운산으로 이동했다가 올무에 걸려 희생됐다. 최근에는 엽사들이 멧돼지를 사냥한 후 자가도축해 식용으로 삼는 것이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로 인해 드러나기도 했다.

많은 시민들이 경계심 없이 동물에게 노출되는 체험 동물원과 동물카페는 최근 법적인 제한이 없는 상황을 틈타 우후죽순 증가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들 시설 대부분이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이기 때문에 동물들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병원체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동물복지를 크게 훼손할뿐 아니라 공중보건에 있어서도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라는 “동물복지는 물론 국민건강을 위해서도 야생동물 거래 및 도살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전국에 산재한 재래 개시장 등의 전면 폐쇄 및 전업 유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도 “국내 사설동물원들이 체험을 빙자해 동물을 만지고 먹이를 주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야생동물카페에서는 라쿤, 미어캣, 사향고양이, 파충류 등 여러 종의 동물을 한 공간에 전시하면서 동물 간, 동물과 인간 간 질병 감염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인류는, 그리고 한국 사회는 야생동물을 포함한 동물들과 인간 사이의 접촉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행태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동물을 위해서뿐 아니라 인간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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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기자의 사람과 자연>은 필자가 경향신문 지면을 통해 소개한 사람과 동물, 환경에 대한 이야기와 지면에 다 담지 못했지만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습니다. 

<필자 소개>

김기범 생태지평연구소 운영위원 / 경향신문사 기자


2006년 경향신문 입사했고, 2013년 환경부를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동물면 담당을 맡고 있으며 환경전문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2020년 3월부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에서 공부할 예정입니다.
화, 2020/02/2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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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중류 예천, 모래강은 아이들을 엄마처럼 품었다. 모래강은 다시 흘러야 한다. 박용훈

국토부가 아닌 환경부가 시험담수라는 이름을 내걸고 영주댐 수문을 닫았다. ‘종합진단’을 끼워 넣었지만 거대한 녹조를 재현하고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훼손하는 일이다. 4대강 보를 ‘자연성 회복’ 방향으로 열어 조사하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였다. ‘4대강 살리기는 생명 살리기’라고 홍보했던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사라진 내성천과 영주댐 이야기, 지금 내성천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떠올려 글을 쓰기 위해 숨을 크게 돌려야 했다. 벌써 아마득한 시간이 되어버린 그때를 찾아가려면, 사라진 것들을 하나하나 불러보려면…
내성천이라는 모래집이 있었다 
내성천은 백두대간 고산준령에서 봉화, 영주, 예천, 문경 쪽 영남지역으로 쏟아낸 물길들이 대간에서 뻗은 문수지맥과 만나 모여 흐르는 강이다. 대간 아래로 중생대에 관입한 화강암층이 오랜 세월 풍화하여 봉화-영주 분지를 만들었고, 물길들이 이곳의 모래를 끌어다 내성천에 부려놓아 우리나라 최고의 모래강으로 만들었다. 강과 산맥이 함께 흐르며 굽이마다 펼쳐놓은 하얀 모래밭과 그 여백이 조화를 이뤄 한국 최고의 산수라는 평을 받는다. 명승 110곳 가운데 4곳이 내성천 유역에 있을 정도로 강의 경관이 매우 빼어났다. 명승 제16호인 회룡포와 제19호인 선몽대일원이 내성천 하류에 있으며, 하류의 하곡 폭은 평균 700미터에 이른다.
2009년 여름, 4대강 사업 종합계획이 나온 뒤 ‘생태지평’을 따라 낙동강 보 예정지로 가다가 낙동강 구담습지와 멀지 않은 예천 오천교에서 이 강을 처음 보았다. 비가 왔는지 물이 조금 불었고, 모래가 가득했다. 그해 여름휴가 때 낙동강을 기록하는 일정에 내성천을 넣었다. 그 뒤 내 좌표를 다시 설정하는데 이 강의 존재는 매우 중요했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됐고, 강 이곳저곳에서 ‘속전속결’이란 표현에 걸맞은 ‘전쟁터’ 같은 죽음의 모습들을 마주해야 했다. 그러다 찾은 백두대간 아래 평은의 마을들은 여느 산골 고향마을이었고, 그곳을 흐르는 강은 그저 평화롭고 잔잔했다. 어디나 넓고 판판한 강은 햇살에 반짝이며 은빛 여울로 흘렀다. 
그곳의 모래는 강에 들어가 찬찬히 보면 알갱이들이 쉬지 않고 흘러갔다. 강물은 바닥의 두툼한 모래 덕에 그 빠름을 드러내지도 않았고, 모래 위로 자신의 모습을 일부만 보여준 채 흘러갔다. 한여름 밤 내성천 강변에서 반딧불이가 생명의 춤을 추듯, 강 안을 걷다 보면 무언가 반가움에 몸을 비비는 듯 차가운 물길이 발을 감싸곤 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모래 속과 모래 위에서 물은 모였다 갈라지고 다시 모이면서 바다로 향했다. 생각해보면, 흐르는 것들은 그것을 바람이라 하든 시간이라 하든, 또는 비라 하든 강이라 말하든 모두 섭리의 발현이다. 작은 모래알 하나도 지구의 다른 시간들이 서로 만나야 할 곳에서 만나 모래가 되어 그곳에 다다른 것이다. 강물이 흘러가다가 무심히 내려놓은 곳에 상 없는 상을 새기다가 또 다른 강물을 만나 바다로 향했다. 그곳에 작은 언덕과 골을 이뤘다가 흩어지고, 다시 언덕이 생기고 골이 생겼다. 모든 생명이 다 인연을 따르는 것이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으며, 너무 얕지도 깊지도 않은 곳을 따라, 수줍은 듯 모래로 집을 삼는 흰수마자는 내성천이라는 모래집에 들어 뼈와 살과 비늘을 받은 내성천의 귀한 아이였다.
아름다운 지구 정원이 온갖 삶을 품었다 
비가 와서 큰물이 지면 수달과 고라니, 삵이 다녀간 모래들도 큰물을 따라 바다로 떠났다. 늘 그 자리를 지켜온 모래톱은 사실 그 자리를 지켜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모래톱이었다. 만약 늘 그 자리를 지켜왔다면 풀과 나무가 자라 땅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모래톱이 모래톱으로 있어야 하는 소명은 기실 다른 데 있었다. 작은 물새들은 이른 봄부터 강변에 맑고 높은 소리를 남기다가 어느 순간부터 도통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알락할미새들이 쌍쌍으로 강물 위에서 날렵한 곡예를 뽐내지만, 그것은 너무 조용해진 강변의 지루함을 깨려는 작은 마법이거나 대를 잇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물새들을 응원하기 위한 장엄한 화음임에 틀림없다. 흰목물떼새가 흰 모래밭 위에 가장 먼저 알을 낳아 품으면 시간을 두고 꼬마물떼새가 슬금슬금 자리를 잡는다. 강에 붙은 산에서는 황조롱이나 수리부엉이가 모래톱을 주시하고, 한낮 달궈진 모래밭에서 물새들은 서서 그늘을 만들거나 강물을 몸에 적신 뒤 살금살금 돌아와 알의 체온을 낮춰준다. 강에서 장마기 홍수는 큰 변곡점이다. 때가 되면 강이 몸을 부풀려서 떠나야 할 것들을 데리고 떠나는데, 물새들은 그 시간이 되기 전 서둘러 새끼를 키워낸다. 
큰물이 지나간 자리, 강과 연결된 작은 물웅덩이에는 치어들이 줄지어 오가고, 새 모래톱에는 낯익은 흔적들이 다시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 사람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농사를 지어왔듯이, 그 강에서는 늘 그렇게 강물이 흘렀고, 흰수마자가 살아왔으며, 흰목물떼새가 해마다 온 힘을 다해 알을 품어왔다. 그 강에 들어서는 것은 수십억 년 동안 온갖 생명의 기운이 함께 빚어낸 아름다운 지구 정원의 문 하나를 여는 것이어서, 그것을 단박에 알아보는 아이들은 탄성을 지르며 강으로 뛰어가곤 했다. 
곶자왈에서 아이들이 내성천을 찾았다. 처음 강의 모래를 밟아본 아이들 표정에는 신기함이 가득했다. 몇 명의 어른과 10여 명의 아이들은 모래밭을 걷고, 모래 위에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함께 강을 건너고, 흠뻑 소나기를 맞고, 편을 나눠 꼬리잡기를 하고, 물 위에 둥둥 떠서 팔다리를 뻗은 채 눈을 감고 강물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그렇게 내성천은 ‘아이들의 강’이 되었다. 그해 가을 프란치스코 수도원에서 수사님 한 분이 내성천을 찾았다. 비를 맞으면서도 동영상으로 강을 여러 날 기록한 그는 이 땅에서 피어날 여러 피카소의 싹을 영주댐이 없앨 것이라면서 탄식했다. 지난여름 회룡포는 더 이상 어쩌지 못하고 아픈 상처를 드러냈다. 아이들은 여전히 찾아왔고, 내성천은 품에 안았다. 바다 같던 그 품이 볼품없이 작아지고 있다. 
적당한 봄날 산마루에 서서 물결치는 연록의 잎들을 보면서 교과서에 실렸던 <신록예찬>을 떠올렸던 적이 있다. 그리고 강변에도 이런 계절이 있다는 것을 그 강에서 처음 알았다. 덩치가 가장 큰 왕버들은 작은 버드나무들에게 먼저 오는 봄을 양보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한꺼번에 연록의 빛을 뿜어냈다. 이에 화답하듯 강을 따라 이어진 산 여기저기에서 산벚꽃이 일제히 분홍빛을 뽐냈다. 볕 좋은 봄날에 강이 굽이굽이 펼치는 한 편의 카드섹션이었다. 평은과 이산에는 굵은 왕버들이 큰 군락을 이뤘었는데, 이산이 물새들에게는 좀 더 아늑했던지 봄이면 원앙을 비롯한 여러 야생오리들이 모여 느긋하게 봄볕을 즐겼고, 저녁이면 아름드리 20여 그루의 왕버들 가지마다 멧비둘기들이 수없이 날아와 앉았다. 늦봄, 산 절벽 밑 물가에 핀 하얀 찔레꽃은 그냥 예쁘고 소박할 뿐이어서 장사익이 부른 것처럼 “너무 슬프고 서러워서 목 놓아 울어야 하는” 그런 하얀 꽃은 결코 아니었다. 한여름이면 왕버들 그늘 아래로 물고기가 모여들었고, 맞은편 절벽 숲의 나무들에는 백로와 왜가리들이 적당히 자리 잡은 채 해를 산 뒤로 보냈다. 강을 따라 넓고 긴 모래밭과 너무 일찍 베어진 왕버들 군락 밑으로 70년 세월의 녹물이 교각에 밴 송리원철교가 있었고, 그 아래로 금강마을 사람들이 불로산이라 부른 크고 깊은 계곡이 별유천지로 펼쳐졌다. 계곡 숲 여기저기에서 작은 산새들의 고운 울림이 얕고 맑게 흐르는 강물 위를 타고 퍼져나갔고, 계곡의 침입자를 끝까지 주시하는 물떼새들과 달리 할미새들은 호기심 반 무관심 반으로 사람을 대했다. 수달은 곳곳에 흔적을 남겼는데, 그 계곡을 여러 번 찾았어도 먹황새가 그곳에서 해마다 겨울을 나는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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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중류 예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흰수마자, 영주댐 건설로 자취를 감췄다.  박용훈
8년치 모래를 파낸 뒤 강은 숨을 멈췄다 
어느 날 많은 포클레인이 댐 상류의 평화로웠던 강으로 들어왔다. 흡사 4대강 준설현장을 다시 보는 듯했다. 영주시는 2012년 한 해에만 댐 상류에서 내려오는 8년치 양의 모래를 파냈다. 모래는 돈이 되는 골재였을 뿐, 환경부조차도 흰수마자의 서식처로 여기지 않은 듯했다. 4년 동안 모래를 파낸 뒤 2013년에는 다묵장어가 보이지 않았고, 2014년에는 흰수마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불로산 계곡에서 사람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던, 큰 바위를 뿌리로 감싼 왕버드나무가 어느 날 베어져 강물에 던져졌다. 그해 겨울 계곡에서는 요란한 전기톱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영주댐에서 상류로 20킬로미터 일대 강 양쪽 산의 나무들이 베어졌다. 평은과 이산의 왕버들도 모두 사라졌다. 이십여 마리씩 한가롭게 떠 있던 원앙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400년 된 느티나무가 천수를 누리지 못했고, 무엇보다 영남의 전통문화를 잘 간직해온 400년 된 마을들이 전통을 살리자는 21세기 초입에 사라졌으며, 531세대가 고향땅을 등져야 했다. 귀한 손님인 먹황새는 해마다 겨울을 보내던 계곡을 나와 강 여기저기를 떠돌았는데, 지난해 겨울에는 이 새를 보았노라고 반갑게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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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상류 영주 금강마을 앞, 내성천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마음을 모았다.  박용훈

댐 하류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극심한 골재 채취와 댐 공사 뒤 모래가 하류로 흘러간 만큼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내성천은 점점 빈약해졌으며, 풀과 나무가 뿌리를 내리면서 모래톱들은 더 이상 바다를 향해 나아가지 못했다. 여뀌에 이어 달뿌리풀과 버드나무가 모래톱을 차지할수록 작은 물새들의 번식지는 줄어들었다. 넓고 판판하던 물길이 좁아지고 빨라진 채 깊어졌으며, 강바닥은 더욱 거칠어졌다. 고운 모래가 급속히 줄어들었고, 2017년까지 영주댐 사후환경영향조사에서 180개체 넘게 나왔던 흰수마자가 2018년도에는 단 9개체만 확인됐다. 내성천 모든 구간에서 흰수마자가 멸종의 벼랑으로 내몰리는 것이 확인되자 환경부는 서식처 복원은 외면한 채 치어 방류에 급급했다. 한편 2016년도부터 내성천 흰목물떼새에 대한 시민공동조사가 이어졌고, 해마다 이십 몇 개씩 둥지가 확인되면서 내성천이 국내 최고 서식지임을 확인했는데, 그 가운데 댐 상류의 서식밀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흰수마자나 흰목물떼새 모두 서식지 보전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환경부는 오히려 지난 9월에 영주댐 시험담수를 강행했다. 
정부는 영주댐의 목적은 ‘갈수기에 낙동강에 물을 흘려보내는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백두대간의 물을 받아 두툼한 모래층에 저장하면서 낙동강에 보내온 내성천이 잘 해오던 일이었다. 2016년 1차 시험담수를 했으나 녹조가 심해 2018년 3월, 김은경 전 장관 재임 시절에 전량 방류했다. 그 뒤 1년 반 동안 아무 일도 안 하던 환경부는 국토부에서 넘어온 수자원공사가 발전기 부하시험 같은 이유를 내세워 시험담수를 요청하자 댐의 철거·존치에 대한 처리방안 마련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는 종합진단을 2년 동안 함께 하겠다면서 허가했다. 댐 착공 뒤 10년, 강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고, 흰수마자는 절멸 직전인 긴박한 때에 2중대 소리를 듣던 환경부가 이제 하천유지용수 공급용 댐이라는 새로운 댐의 시대를 열며 무대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몇 해 전 대구의 어린이들과 함께 회룡포 전망대에 오른 적이 있다. 강이 곧장 가면 편할 것을 왜 이렇게 한 바퀴 빙 돌아가느냐고 물었는데, 아직 고사리 손인 지웅이가 “마을을 돌아서 물을 주려고요”라고 말했다. 아이들만 할 수 있는 답이었다. 지웅이는 강에 도착하자 모래성을 쌓고 풀잎 물고기를 그 안에 띄워 놀았다. 흰수마자와 흰목물떼새를 위해, 그리고 지웅이를 위해 내성천은 예전처럼 흘러야 한다. 뒤늦은 면피성 조사가 아니라, 복원과 보전을 위한 결단이 필요한 때다. 그 결단에 지금 당신의 응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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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 268호 '강'특별호 '우리 땅 우리 강의 말'에 실린 글을 옮겨 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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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운영위원인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이 전하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필자 소개> 
박용훈 – ‘초록사진가’라는 이름으로 미처 알지 못한 아름다운 강, 우리가 잃어버린 강, 위기에 처한 우리의 강들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내성천의 아름다움과 상처를 기록해왔다. 
화, 2020/03/24-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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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대 유튜브 시대!
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와 비대면 콘텐츠의 수요가 겹치면서
생태지평의 막내가 나섰습니다!
... 구독자 100명 쯤 나오면 다음편이 나올 수 있을까요?

* 도움주신 분들 *
- 기획 및 영상편집 : 이한울 (스튜디오 '수집')
- 기획 및 영상 디자인 자문 : 애니메이션 제작 집단 '냥냥단' - 서새롬, 배이삭

https://www.youtube.com/channel/UChDR...
- 기획 자문 : 박소리

* 정보 출처 *
1)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한국에서의 사스감염분석 및 향후관리대책 최종결과보고서'

http://www.nih.go.kr/board.es?mid=a40...
2) WHO MERS-CoV Monthly Summary, November 2019
http://applications.emro.who.int/docs...
3) 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온라인 상황판 (2020.04.10 PM07:00 조회값)
http://ncov.mohw.go.kr/
4) '변신의 귀재'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언제쯤 나올까? (헬스조선, 2020.03.25
16:47)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
5) "코로나19 '2차 파도' 대비...수도권 '폭발적 발생' 가장 우려"(종합2보) (연합뉴스 2020.04.08
15:44)
https://www.yna.co.kr/view/AKR2020040...
6) "코로나19 풍토병될 가능성 매우 높다..변종 출현도 예의주시해야"
https://www.medigatenews.com/news/111...
화, 2020/04/14-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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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모두 5개의 해양도립공원과 1개의 육상도립공원이 있다. 이중 가장 최근에 지정된 도립공원인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은 화산섬인 제주도에 존재하는 독특한 생태계이다. 곶자왈이란 대규모의 용암지대이면서 식생의 다양성을 높게 하는 함몰지 등 다양한 미소환경을 보여주고 있어서 제주도 곶자왈 식생의 가치는 더욱 크다. 또한 곶자왈은 과거에 제주도민들의 삶의 현장이 되었던 곳으로 중요하다. 버려진 땅이 아니고 숯가마터, 마소방목장 등으로 활용되어 왔기 때문에 인간과 자연의 공존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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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래곶자왈_조천·함덕곶자왈지역(2018년 10월)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은 2011년에 제주의 대표적인 자연자원인 곶자왈의 체계적인 보전 및 관리와 체험 및 학습의 장, 지속가능한 이용공간 마련을 위해 지정되었다. 위치는 서귀포시 대정읍 애듀시티로 178이며, 면적은 1,546,757㎡에 이른다. 


곶자왈 
제주도 곶자왈의 전체 면적은 110㎢로 제주도 면적의 약 6%를 차지한다. 곶자왈은 제주도의 동·서부지역에 비교적 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크게 4부분으로 나눠진다. 서부지역에는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이 있는 한경·안덕곶자왈지역과 애월곶자왈지역 그리고 동부지역에는 비자림으로 유명한 구좌·성산곶자왈지역과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선흘곶자왈이 포함된 조천·함덕곶자왈지역으로 구분한다.

제주도는 2016년에 ‘제주특별자치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를 지정하여, 곶자왈 지역을 효과적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곶자왈 지역의 자연환경적 자원과 역사·문화적 자원을 보전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였다. 이 조례에 따르면 5년마다 곶자왈 보전을 위한 기본계획과 곶자왈의 자연생태 및 사회·경제적 현황조사를 실시하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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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_구좌·성산곶자왈지역(2015년 2월)


제주곶자왈도립공원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은 『자연공원법』  제4조 제1항에 근거하여 2011년 12월 30일 지정되었다. 이곳은 대정읍 신평리, 구억리, 보성리에 포함되어 있다. 공원은 공원자연보존지구(1,436,992㎡)와 공원자연환경지구(44,825㎡)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으며, 제주특별자치도, 신평리마을회, 개인 소유로 되어 있다. 운영은 2015년부터 신평리마을회가 맡아서 하고 있다.


도립공원의 보전 및 관리
곶자왈도립공원에 있는 보호자원은 동식물자원과 역사문화자원으로 구분되며,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는 개가시나무, 애기뿔소똥구리, 물장군, 조롱이가 있다. 그리고 포유류는 노루, 오소리, 제주족제비 등 7종, 조류는 황조롱이, 꿩 등 7종, 양서·파충류는 줄장지뱀 등 6종, 곤충류는 무당벌레 등 106종이 보호자원으로 조사되어 있다. 역사문화자원으로는 석축시설 10기, 숯가마 1기, 천연동굴(궤) 4개소가 있다. 곶자왈도립공원에서는 2019년 4월부터 11월까지 월1회 모니터링단을 모집 및 운영하여 곶자왈 보전에 시민들의 침여를 독려하고 있다. 

정광중 교수에 따르면 전체 곶자왈 92.56㎢ 중 20.6㎢(22.3%)가 다른 형태로 이용되고 있으며, 영어교육도시 등 택지개발에 의한 곶자왈 파괴도 있다고 한다. 현재 곶자왈도립공원 주변으로 영어교육도시가 위치하고 있어 생태계 연결성, 생태계 교란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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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곶자왈도립공원_한경·안덕곶자왈지역(2018년 9월)


도립공원의 교육 및 이용
곶자왈도립공원에서는 정기적인 숲해설과 비정기적인 숲생태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정기적인 숲해설은 하루 2회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진행되며 20명 이내로 숲해설사가 동행하여 곶자왈 내부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된다. 비정기적인 숲생태교육은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또는 개인이나 부모와 같은 성인 대상으로 구분된다. 주요 교육은 생태미술과 생태놀이이며, 계절에 따라 ‘봄찾기’, ‘여름에 만나는 곤충들’, ‘가을숲’, ‘겨율 숲에도 생명이’ 등과 같이 내용을 구성하여 진행한다. 개인이나 부모들에게는 ‘산림치유’, ‘아이와 숲에서 노는 방법’ 등과 같이 대상의 특징과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 내용을 마련하여 진행한다. 2019년에는 곶자왈신평생태학교에서 진행되는 ‘숲놀이터’ 12회, 곶자왈 탐방코스에서 팀으로 구성된 참가자들이 미션을 해결해나가며 곶자왈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는 ‘에코엔티어링’이 4회 진행되었다. 

곶자왈도립공원에서 이용가능한 시설로는 탐방안내소, 곶자왈전망대, 휴게쉼터(5개소), 곶자왈탐방로, 주차장, 곶자왈신평생태학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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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공원_애월곶자왈지역(2018년 7월)


마치며
곶자왈은 이름처럼 나무가 빼곡히 우거진 숲, 울퉁불퉁 다니기 험한 숲이라는 이미지도 있지만, 제도적으로 보호받는 지역이자 제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지역이다. 

누군가 나에게 제주도에 살면서 가장 많이 가보고, 가장 좋아하는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비자림, 노꼬메오름, 금산공원 정도를 답할 것 같은데 이곳들이 모두 ‘곶자왈’이다. 제주도에서 곶자왈이 정말 중요한 지역이고, 앞으로도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내가 자료를 찾아보던 2018년에는 곶자왈도립공원 차원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나 정기조사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는데, 2019년에 시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한 모니터링단을 운영하였다니 매우 반가웠다. 또한 제주도는 환경보전중기기본계획(2016~2020)을 통해 곶자왈 국·공유화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직접 애쓰는 시민단체들의 활동도 지지하고 있다.

여전히 우려스러운 점은 곶자왈도립공원 주변으로 영어교육도시가 위치하고 있으며, 다른 곶자왈도 지역 개발계획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곶자왈 경계지역에 대한 생태계 교란, 주변 곶자왈 지역과의 연결성 문제,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영향 등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관심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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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본 글은 동국대학교 생태환경연구소에서 발행된 생태환경논집 제6권 제2호(2018)에 투고한 본인의 논문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의 보전 및 이용”을 바탕으로 재정리하였다. 
2) 환경부, 「곶자왈 보전 및 현명한 이용대책 마련 연구」, 2012
3) 정광중 제주대 교수, 발표 ‘곶자왈의 인문사회자원의 현황과 보전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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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삶>은 필자가 제주에 내려와서 살고 정착하기까지 2년 동안 지내면서 겪은 제주의 환경, 생태, 생활 이야기를 담습니다. 




<필자 소개>


이승은 전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 제주도민


생태지평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가, 대학원에서 환경과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제주도로 내려와 살고 있습니다.

화, 2020/04/2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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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김포의 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골프장에서 금개구리가 사라졌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월 20일 김포공항 골프장 인근 농수로에 서식하던 금개구리 30여개체가 자취를 감췄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골프장 조성사업으로 인해 사업지 인근 농수로인 서울 강서구 오곡동 345번지 일원에 서식하던 금개구리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금개구리는 몸길이 6㎝ 정도의 멸종위기 양서류로, 등줄기에 금빛 노란 줄이 있는 한국의 토종 개구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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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개구리

 서울환경운동연합은 금개구리들이 사라진 이유로 서식지 보존을 포기하고 콘크리트 수로 건설을 고집한 탓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밖에 골프장 개발로 인해 농수로 습지와 골프장 내 습지가 단절되었고, 주변 지역이 개발제한구역임에도 농지를 2m 이상 불법적으로 복토한 것 등도 금개구리에게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포공항골프장은 사업 추진 초기부터 생태계 파괴로 인해 논란이 됐던 곳입니다. 특히 골프장 예정 부지에서 금개구리를 비롯한 멸종위기 동물과 천연기념물이 다수 확인되면서 환경단체들은 골프장 조성에 강하게 반발해 왔습니다. 공항공사가 추진해온 김포공항 골프장사업은 오곡동 300-1번지 일원 및 부천시 오정구 고강동 76-1번지 일원에 골프장 27홀 99만8126㎡, 대체녹지 25만9052㎡를 조성하는 내용입니다.
 2012년부터 골프장 반대운동을 시작한 서울환경운동연합·생태보전시민모임 등 44개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김포공항 습지 매립반대·골프장 사업 백지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013년 10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골프장 예정부지인 서울 강서구 오곡동 습지에서 금개구리 9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금개구리 울음소리가 청취됐다는 기록은 있었지만 직접 발견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해당 부지에서는 금개구리 외에도 새매·말똥가리·쇠부엉이·뜸부기·독수리·구렁이·맹꽁이 등의 동물들도 발견됐습니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 습지가 환경훼손이 심한 지역이며, 골프장 예정부지에 멸종위기 동물이나 법적보호종이 없다고 사전환경성검토서를 허위로 작성한 바 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김포공항 습지의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며 수도권 최대 습지로서 보존해야 할 가치가 충분한 곳이라고 주장했지만 한국공항공사는 골프장 조성사업을 밀어붙였습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환경영향평가에서 협의된 내용에 따라 2016년 12월 ‘김포공항습지 보전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한국공항공사, 사업자와 함께 멸종위기종 보호와 습지 보전을 위한 대책을 논의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2016년 골프장 사업부지에 접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농수로 겸 공항 배수로를 조사한 결과 30개체의 금개구리가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2018년 1월, 사업자는 임의로 금개구리 서식지를 훼손했고, 이에 반발한 환경단체들의 항의로 환경단체들과 사업자가 협의를 진행한 결과 그해 2월부터 4월까지 금개구리 서식지 보호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러나 공항공사는 협의체의 결정사항과는 무관하게 사업자에게 금개구리 서식지를 훼손하고, 콘크리트 수로를 건설하도록 했습니다. 공항공사는 콘크리트 수로를 고집하면서 공항의 침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해 왔습니다. 하지만 침수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방법들이 얼마든지 있고, 선행해야할 문제들이 있음을 감안하면 공항공사의 설명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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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된 금개구리 서식지
 금개구리가 사라진 것에선 무엇보다 서식지를 파괴한 공항공사의 책임이 크지만 다른 행정기관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서울지방항공청, 한강유역환경청, 서울시, 강서구청 등 관계기관들은 이 지역의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금개구리의 집단 서식지임에 확인됐음에도 서식지 보호대책을 수립하지 않았고, 개발제한구역인 이곳의 논을 불법적으로 밭으로 형질변경하는 행위 역시 감독하지 못한 것입니다. 환경단체들은 현재 논 습지를 복원할 것과 콘크리트 수로를 생태적인 공간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김포에서 금개구리들을 절멸시키는 행태가 벌어지는 동안 백령도에서는 한 마리의 금개구리라도 살리려는 노력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의 농수로에 설치된 ‘개구리 사다리’가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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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사다리
 새와생명의터, 인천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 4월 19일 백령도 하늬해변 인근 농수로에 천연기념물 금개구리를 포함한 양서류들을 위한 개구리 사다리 27개를 설치했습니다. 백령도에는 금개구리를 포함해 다수의 양서류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하늬해변은 역시 천연기념물인 점박이물범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새와생명의터 나일 무어스 박사는 영국에서 설치된 개구리 사다리 사례를 한국에 소개했고, 한국 상황에 맞는 개구리 사다리를 만드는 과정을 자문했습니다. 그 결과 길이 110㎝, 넓이 12㎝로 개구리들이 이동하는 것을 돕는 통로가 연결된 것입니다. 이처럼 한쪽에서는 수십마리가 잘 살고 있는 서식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파괴하는 일이 자행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단 한 마리만이라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는 것이 바로 한국의 현실입니다. 김포공항 골프장의 금개구리 서식지 훼손과 백령도의 개구리 사다리처럼 어느곳에서는 멸종위기종이라며 보호하고, 복원하려고 노력하면서 다른 곳에서는 서식지를 파괴해 해당 종의 지역절멸 사태를 불러일으키는 모습은 비단 금개구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제주를 대표하는 해양포유류인 남방큰돌고래 역시 우리 사회의 자연 생태계를 대하는 모순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2013년 서울시는 불법 포획된 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돌고래쇼에 동원되었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방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불법포획된 돌고래를 고향인 제주 바다에 돌려보내는 초유의 결정을 두고 정부, 서울시,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위원회를 만들어 협력했고, 제돌이는 무사히 제주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제돌이뿐 아니라 함께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들은 최근에도 제주 바다를 헤엄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를 기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돌이와 친구들이 주 서식지로 삼고 있는 제주 바다는 돌고래들에게 있어 더 이상 안심하고 살아갈 만한 장소가 아닌 상황입니다. 숱한 항구와 선박 운항, 해양쓰레기 등으로 돌고래를 비롯한 해양생물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거기에 제주도청이 탄소제로섬을 목표로 삼으면서 야심차게 도입하고 있는 해상풍력발전단지는 돌고래들에게 있어 직간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미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선 지역에서는 돌고래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앞서 열거한 위협들을 피해 돌고래들이 주요 서식지로 삼고 있는 제주 서남쪽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마저 제주도는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세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4월 28일부터 열리는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에서 해당 사안이 다시 논의될 예정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자유롭게 바다를 헤엄치고 있을 돌고래들은 자신들의 운명이 풍전등화인 것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청정에너지라는 미명으로 해양생태계를 훼손할 가능성이 큰 해상풍력발전단지에 대해 더 큰 경계심을 갖고, 돌고래들의 서식지를 보전하도록 노력해야할 이유입니다.
 지리산국립공원에서는 많은 이들의 노력을 기울여 반달가슴곰을 복원하면서 정작 전국 곳곳의 농가들에서 비참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농장곰들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는 것 역시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리산에서 국립공원공단이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반달가슴곰 개체군이 미래에도 존속 가능한 수인 50마리를 넘어서도록 하는 성과를 이룬 이면에는 법적으로 웅담 채취가 가능해지는 열살이 될 때까지의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곰들이 아직도 사백여마리에 달한다는 어두운 그림자가 숨어있습니다.
 이런 일들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것은 정부가 생태계 보전과 야생동물 보호에 있어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개발사업과 생태계 보전이라는 가치가 충돌할 때 눈앞의 이익에만 어두워 미래세대에게 물려줘야할 자연을 망쳐놓는 것이 너무나 쉽게 허용되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사실은 생태계 보전을 등한시하고, 개발을 우선시해온 모습이 너무 지나치게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리산 반달가슴곰이나 제돌이의 사례에서 보듯 망치기는 쉬워도 복원하고,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사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무작정 개발에만 나서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더 큰 손실을 가져오게 될 공산이 큽니다. 올 하반기에 시작될 새로운 국회에서만큼은 이런 일관된 모습이 조금은 달라지기를 바라봅니다.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세대와 함께 향유해야할 자연의 가치가 더욱 크다는 관점에서 모든 입법과 정책활동이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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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기자의 사람과 자연>은 필자가 경향신문 지면을 통해 소개한 사람과 동물, 환경에 대한 이야기와 지면에 다 담지 못했지만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습니다. 

<필자 소개>

김기범 생태지평연구소 운영위원 / 경향신문사 기자


2006년 경향신문 입사했고, 2013년 환경부를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동물면 담당을 맡고 있으며 환경전문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2020년 3월부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에서 공부할 예정입니다.
화, 2020/04/2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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