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⑭]물고기 공장에서 녹조 공장으로 변한 낙동강

"사람 돌아삔다... 녹조 공장을 멋지게 지어놨으니"
| 4대강 사업, 그 뒤 5년. 멀쩡했던 강이 죽고 있습니다. 1000만 명 식수원인 낙동강 죽은 물고기 뱃속에 기생충이 가득합니다. 비단결 금강 썩은 펄 속에 시궁창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드글거립니다. 혈세 22조원을 들인 사업의 기막힌 진실. '4대강 청문회'가 열리도록 '좋은기사 원고료 주기'와 '서명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을 바랍니다. 이번 탐사보도는 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 불교환경연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 주최하고 충남연구원이 후원합니다. |
▲ 어민은 분노했다. 목에 핏대를 세워 MB와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낙동강이 물고기 공장서 녹조공장으로 변해서다. MB의 삽질에 변한 거는 낙동강만이 아니다. 강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삶도 바꿨다. 사진은 지난 26일 김해시 대동면 앞 앞 낙동강에서 만난 어민 모습. ⓒ 정대희
이명박씨, 이 육성 기록을 한번 들어보실래요? 26일 경남 김해시 대동면 낙동강 구간에서 빈 그물을 확인한 뒤에 만난 어부 조형국(65)씨의 성난 목소리입니다. 조씨는 대동선착장에서 '4대강 탐사보도팀'에 따뜻한 커피 한 잔씩을 돌린 뒤 작심했다는 듯 당신을 성토했습니다. 그는 "물고기 공장을 거대한 녹조공장으로 만들었다"면서 몸부림쳤습니다. 정수근 시민기자(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가 질문 몇 개 던졌을 뿐인데 그는 땅을 구르고, 손짓 발짓을 하면서 말을 했습니다."진짜 낙동강 오리알 된 겁니다"
- 선상 시위를 3번 했지요? 수자원공사는 묵묵부답인데. "심지어 우린 종이 돼 버린 거라. 창녕(함안보)에서 홍수지면 보 문을 연다고 합니다. 그물을 빼는 데 7시간, 8시간 걸려요. 그런데 시간도 안 줍니다. 한 서너 시간 전에 와서 통발 빼라 안카요. 그러 내가 통발 빼려고 평생 거기 앉아 있는교? 어디 볼일도 제대로 못 봅니다. 누가 대신 빼주면 된다고요? 아이고, 그걸 누가 빼는교. 언 놈이 가서 뺀다고 빠지는교? 통발 친 놈이 빼야지. 아니면 통발 다 떠내려갑니다. 지들 꼴리는 대로 빼라마라하고. 이게 종이지 뭡니까? 진짜 우리가 낙동강 오리알 된 겁니다. 이명박이가 청계천 만들고 나서 4대강 한 거 아닙니까? 더러운 거 다 치우고 시멘트 부어가지고 맑은 물 퍼 올려 흐르게 하는 거, 그거 누가 몬 합니까? 콘크리트 두드는 거, 그거 개나 소나 다하지. 뭐 잘했다고 지랄인겨, 지랄을... 그걸 가지고 4대강까지 거품 물고 해놓은 거 아닌겨. (중략) 여기, 이 앞이 전에 어땠는지 아시나요? 여기에 손만 넣으면 재첩을 잡을 수 있던 자리라요. 말도 못해요. (손짓으로 40cm 정도를 그려가며) 재첩이 이래 쌓여 있어요. 위를 긁으면 또 있고, 긁으면 또 쌓여 있었던 거래요. 그게 다 모래처럼 물도 정화해줬던 거 아니래요. 우리가 알게 모르게 그렇게 했다니까요. 여기에 지천이었던 장어의 먹이사슬이 재첩이었어요. 얼마나 잘 먹는데. 새도 얼마나 잘 까먹는지 아는교. 그런데 지금은 오리도 없다 아닌교. 먹을 게 없는데 와서 여기 뭐 할 건데. 아무 먹을 것도 없는데. 오면 녹조나 처먹겠지."
▲ 지난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낙동강 달성보 하류 3km 지점 박석진교 일대에 녹조가 창궐해 강 전체를 뒤 덮고 있다. ⓒ 이희훈
"섬진강 재첩? 그건 재첩도 아닌겨"
- 옛날에는 재첩만 잡아서 생계가 됐습니까? "돈 몇 십만 원은 그냥 눈 깜짝할 사이에 벌었어요. 섬진강 재첩이 어디 재첩인교. 재첩도 아이야. 저거는 이름도 없던 거라. 물이 바로 돈이었다니까 돈. 진짜 첫째 강이 살아야 해요. 강이 살면 우리가 살듯이. 강에 진짜 모든 미생물이 엄청시레 살 거든요. 우리 눈에 안 보여서 그렇지. 여기 얼마나 고기 종류가 많았습니까. 지금은 그런 종류들이 많이 사라지고. 고기들이 이래저래 서로 잡아먹고 사는데. 새우 저런 것도 살고 여기 플랑크톤이 그래 많다니까. 그런데 지금은 녹조만 저렇게 새파랗게 있다 아닙니까. 녹조 공장을 만들어놨다니까 공장을. 여기 고기 생산 공장을 갖다가 거꾸로 녹조 공장을 만들어놨다니까. 사람 돌아 삔다니까. 허파가 뒤집혀. 녹조 공장을 차려놨다니까. 대한민국에 이렇게 큰 녹조 공장이 어딨어?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큰 녹조공장 있으면 나와보라 카이소. 이 녹조공장을 멋지게 지어놨다니까."
▲ 김해시 대동면 앞 낙동강에서 어민이 통발 7개를 건져 올렸다. 빈 통발에는 좁쌀만한 고기뿐이다. 어민은 "4대강 사업 후 물고기가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 정대희
"강에서 거품이 바글바글... 다 썩어 버렸다"
- 날 좋을 때 보면 시퍼렇게 녹조가 뜹니까? "시퍼런게 아니고, 거품이 바글바글 가스가 바글바글 차오릅니다. 그만큼 심각하다니까. 그러니 뭐 저 방류? 아무리 해봐도 소용없다니까. 땅바닥이 다 썩어버렸어. 이제는 못 살려요. 이제는 안 되는겨. 보 다 뿌싸뿌고 저 하구언 저거 열고. 그것도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 바닷물을 끌고 나가고 밀고 끌고 나가고 밀고 이래야지 본땅이 나타나야 해. 옛날에 생땅, 살아있는 땅 그게 안 나오는 이상 절대 복원 안 됩니다. 손가락에 장을 지집시다. 핼애비 댐을 열어도 절대 안 됩니다. 옛날에 최적층은 모래층이라서 괜찮았어요. 보 부수고 한 5년 이상 되면 옛날의 60% 돌아올란가? 10년 되면 옛날처럼 될라나? 그래 만들어야 후손들 물려줄 거 아닙니껴. 꺼떡하면 맑은 물, 맑은 산? 지랄들 하고 있네요. 자연 오염은 저거가 다 시켜놓고, 무슨 자연을 갖다가 후세들한테 물려준다고. 있는 돈, 없는 돈 다 처부어 가지고 자연을 망치는데 써놓고 말이지." 어부의 목소리는 여기까지입니다. 4대강 특별 탐사 보도팀은 다음 취재 일정 때문에 자리를 떠야 했습니다. 녹조의 강에서 빈 그물을 꺼내 올리는 어부들의 탄식. 22조 원을 들여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던 이명박씨, 낙동강에서 들려오는 어부들의 통곡소리 들리시나요? - 글 : 계대욱 대구환경연합 간사 ※ 관련기사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①] “제발 이명박 씨 죗값을 치르게 해주세요”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②] 비겁하게 도망가지 말고, 숨어서 떠들지 말고, 나오십시오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③] 깔따구 창궐한 강, 이게 이명박의 ‘재창조’?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④] 이상돈 국회의원 “MB 사기극에 박근혜 동조… 4대강 유령 취급”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⑤] 독성물질 확산, 4대강 국가재난사태 선포해야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⑥] 4대강에서 마주친 충격적인 생명체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⑦] 비교 보기 극과극, 2009년 금강 vs. 2016년 금강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⑧] 드론으로 찍은 ‘독조의 강’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⑩]구덩이 파니 물이 '출렁'... 땅 속에서 무슨 일이?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⑪] 단독-낙동강 4급수 지표종 실지렁이 첫 발견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⑫]이명박씨, 당신이 물고기 씨를 말렸습니다 [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⑬]낙동강의 ‘MB 싱크홀’, 함안보가 위태롭다※ 청원페이지 바로가기 : 4대강, 청문회 열자








강물 속에 회전식 스크류가 돌아가며 인위적인 물흐름을 만든다. 이것이 한국수자원공사의 녹조 대책이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이곳은 낙동강 강정고령보 상류로 좌안 쪽 철제 자전거도로가 강물 위로 놓여 있는 곳이다. 자전거도로 아래로 가서 강변을 살폈다. 한쪽에선 스크루가 돌아간다. 전기로 회전식 스크루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녹조 띠가 모여서 엉겨 붙는 것을 방지하고자 수자원공사에서 설치한 설비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녹조 대응이 아닐 수 없다. 녹조가 사람들의 눈에만 띄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눈가림용 대책인 것이다.
대구 달성군의 유람선이 강정고령보 앞을 돌아나오고 있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그러나 과연 작금의 낙동강이 뱃놀이사업을 벌여도 좋을 만큼 여유롭고 안전한 강일까? 멀리서 낙동강을 바라보면 일견 그런 생각도 들지 모른다. 왜? 강에 물이 가득하니 멀리서 보기엔 좋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까이 가보면 실상은 달라진다. 이날 기자가 물이 제법 빠진 낙동강 가장자리를 따라 돌아본 현실도 녹록지 않은 것이었다.
강정고령보 좌안 아래쪽으로 따라 떼죽음한 강준치가 널려 있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강 가장자리 마른 곳으로까지 밀려 나온 폐사체들은 이미 일주일쯤 전에 죽은 것들로 절반이 뜯겨나간 놈들, 내장이 다 빠져나가 뱃속이 텅 비어 버린 녀석들, 머리만 남은 녀석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녀석들까지 그 양상이 다양하다.
사실 낙동강에서는 지난 7월 3일경부터 물고기의 떼죽음이 목격되었다. 그 일주일 뒤인 7월 7일에는 합천 창녕보 상류인 우곡교 일대에서도 강준치 떼죽음이 목격되었고, 7월 15일 이곳 강정고령보에서도 85마리의 강준치가 떼로 죽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낙동강 전 구간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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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서 강준치가 떼죽음했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왜 그럴까? 강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얕은 낙동강에서 최소 수심이 6m로 깊어져 물은 층이 져 순환되지 않고 있고, 또 가장자리를 따라 녹조 띠가 떠오른다. 이날은 날도 흐렸는데도 녹조 띠가 가장자리를 따라 떠올랐다. 이미 녹조의 한계 용량을 넘어서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녹조는 자가증식을 통해서 점점 더 자라고 있는 것이다. 녹조가 내뿜는 맹독은 청산가리의 10배에 해당한다 한다.
위험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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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도래지 옆을 뱃고동을 울리며 개선장군인양 진군하고 있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그러나 유람선사업은 아무 제지 없이 그대로 강행되고 있다. 뱃고동까지 울리면서 말이다. 녹조 띠는 강 표면에 많이 핀다. 남조류가 강 표면에 몰려 있는 것이다. 강 표면의 물은 배가 지나다니면 포말로 부서지면서 흩뿌리게 되고 그것이 그대로 승객의 피부나 입에도 닿게 된다. 피부에 닿은 남조류는 사람의 입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이 얼마나 위험한 시나리오인가? 그러나 과연 이런 위험이 없을까? 남조류 독성은 청산가리의 10배 해당하는 맹독으로 심각한 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일찍이 서구에서는 가축이나 야생동물의 감염사에 어이 사람까지 사망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녹조가 필 시기에는 유람선사업을 자제해달라"는 환경단체의 주장마저 무시하고 위험천만한 뱃놀이사업을 강행하는 달성군은 도대체 누구의 군청이란 말인가. 강정고령보와 화원유원지 사이에 있는 달성습지가 철새도래지이자 야생동물들의 서식처인 것도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비가 내리는 날임에도 강정고령보 상류에 녹조가 피어올랐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이대로 두면 상태는 더욱 악화될 뿐이다. 낙동강은 다른 강들과 달리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다. 식수원 낙동강이 점점 위험해지는 것이다. 이를 어쩔 것인가?
더 늦기 전에 특단의 조처를 내려야 한다. '찔끔 방류'가 아닌 수문 완전 개방을 통해 강의 유속을 빨리 만들어줘야 한다. 수문을 연 뒤 일어나는 제반 문제들도 빨리 대안을 만들고 해서 빨리 수문부터 열어야 한다. 그러고 난 후 하나씩 4대강 보를 철거해야 해나가야 한다. 강을 강답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 강은 흘러야 한다. 그것이 순리이자 진리이다. 더 늦기 전에 강을 흐르게 하는 것만이 강도 살리고 우리 인간도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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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끔 방류로는 안된다. 수문을 활짝 열어라!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수문이 열린 공주보를 지켜보는 참가자 .ⓒ 이정훈
모래톱에 새겨진 수달흔적 .ⓒ 이정훈[/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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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에 흔적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 이정훈[/caption]
수문개방으로 실제로 물의 흐름이 생기면서 물은 다시 맑은 강의 모습을 되찾았다. 20일과 25일 찾아간 금강의 생물들의 다양한 흔적은 종다양성을 입증해주고 있었다. 재첩, 고라니, 삵, 이름 모를 작은 새들의 흔적이 하천의 모래톱에 그대로 새겨져 있었다. 본디 이렇게 살아왔을 생물들에게 4.5m의 인공호수는 그야말로 지옥이었을 게다. 수문개방은 생물들에게는 지옥으로부터 탈출구인 것이다.
사람들도 낮아진 강에서는 마음이 달라지는 모양이다. 20일 함께 찾은 아이들이 거침없이 강물에 발을 담갔다. 쌀쌀한 날씨에도 모래가 있는 물가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발을 담근 것이다. 맑은 물과 모래가 발가락 사이를 오가며 느끼는 간지러움 때문에 잠시지만 즐겁게 물놀이를 진행했다. 모래가 흐르는 강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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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상류에 생긴 모래톱에 발에 물을 담근 아이들 .ⓒ 이정훈
민물조개 ⓒ 이정훈[/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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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타난 재첩.ⓒ 이정훈[/caption]
흐르고 싶은 대로 흐르고 쌓이고 싶은 곳에 쌓이면서 만들어왔던 모습을 잃어버린 죽은 강을 이제 다시는 없게 해야 한다. 하지만 백제보는 11월 1일부로 다시 수문을 닫았다. 수막재배라는 농법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백제보 수문개방으로 지하수위가 내려가면서 물을 쓸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11월부터 3월까지 겨울철 보온을 위해 사용되는 백제보 인근 주민들의 농업용수사용량은 부여인구 전체가 사용하는 용수의 수배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물을 사용하는 농법의 전환이 이루어지거나, 대체용수공극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백제보는 매년 겨울 수문을 닫아야 한다. 따라서 농가의 농법전환과 대체수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강은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역동성을 증명해주었다. 강의 역동성에 사람과 생명들은 더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을 만났다. 강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다시 닫힌 백제보 수문은 평가를 통해 반드시 다시 열릴 것을 기대해본다. 강은 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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