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탐사보고-청문회 열자⑥] 4대강에서 마주친 충격적인 생명체

[4대강 청문회를 열자] 수질 좋지 않은 곳 나타내는 지표종
| 4대강 사업, 그 뒤 5년. 멀쩡했던 강이 죽고 있습니다. 1000만 명 식수원인 낙동강 죽은 물고기 뱃속에 기생충이 가득합니다. 비단결 금강 썩은 펄 속에 시궁창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드글거립니다. 혈세 22조원을 들인 사업의 기막힌 진실. '4대강 청문회'가 열리도록 '좋은기사 원고료 주기'와 '서명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을 바랍니다. 이번 탐사보도는 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 불교환경연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 주최하고 충남연구원이 후원합니다. |
▲ 24일 오전 충남 세종시 금강 세종보 하류에 있는 마리나 선착장에 실지렁이가 보이고 있다. 실지렁이는 환경부가 정한 환경오염 최하위 등급인 4등급 지표종이다. ⓒ 이희훈
저도 처음엔 놀랐습니다. 금강 세종보 상류 2km에 있는 마리너 선착장에서 발견한 이상한 생명체. 붉은색 실 같은 것이 시커먼 펄 속에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물의 작은 떨림에도 흔들거렸습니다. 자세히 보니 사방에 수많은 작은 구멍이 있었습니다. 그곳을 가만히 들여다봤습니다. 구멍 바깥으로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녀석들. 시궁창 냄새가 폴폴 풍기는 '죽음의 수챗구멍'에 생명체가 살아있었습니다.녀석의 정체
이명박씨, 신기하지 않습니까? 당신 심기를 불편케 했던 '반대를 위한 반대론자'들은 그간 4대강을 죽음의 강으로 묘사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생명체가 살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당신을 '4대강 청문회'에 세우려고 탐사보도를 떠난 특별취재팀이 대한민국 언론사 중에 최초로 그 사진을 보도한다는 것, 믿어지십니까? 녀석의 정체가 궁금하시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십시오. 그 전에... 이명박씨, 이 말 기억하시나요? "전국 1800km 4대강 자전거 길을 따라서 각 지역의 독특한 멋과 정취를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당신이 2012년 7월 9일 라디오 정례연설에서 한 말입니다. 당신은 2009년 4월에는 퇴임한 뒤 '녹색운동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앞뒤 말을 고려해 당신이 퇴임 후 4대강 여행사를 차리는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당신이 역점을 둔 사업이기에 4대강 사업을 알리는 활동, 녹색 운동을 겸해서 말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퇴임 후인 2013년 10월 당신은 SNS에 이렇게 호객행위를 했습니다. "북한강 자전거길에 나왔습니다. 탁 트인 한강을 끼고 달리니 정말 시원하고 좋습니다. 기차역 근처에는 자전거 렌트도 가능하네요. 여러분도 한 번 나와보세요~^(^"'역주행'의 원조
이야기가 옆길로 새는 것 같지만, 이 말은 꼭 해야겠습니다. 그날 당신의 글을 읽는 순간 어이가 없었습니다. 많은 누리꾼도 저와 비슷한 생각이 들었는지, 비아냥거림을 쏟아냈습니다. 대통령 재임 당시 국가를 역주행시킨 것도 모자라 그날 자전거 도로까지 역주행하면서 천하태평인 것이 눈물겹게 황당했습니다. 거기에 당신이 온몸에 걸친 값비싼 장비가 눈에 띄었습니다. 기자들도 그게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당시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당신의 자전거 가격은 약 440만 원, 헬멧은 28만 원, 고글 38만 원, 팔다리 보호대는 2만4000원 등이었습니다. 호객행위를 하면서 몸에 두른 게 총 508만400원. 순간 당신 때문에 금강에서 개고생하는 김종술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임기자가 떠올랐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가는 금강 취재에만 매달리면서 가진 것을 탕진하고 수억 원의 빚까지 떠안은 '4대강 독립군' 말입니다.▲ 24일 오전 충남 세종시 금강 세종보 하류에 있는 마리나 선착장에 실지렁이가 보이고 있다. 실지렁이는 환경부가 정한 환경오염 최하위 등급인 4등급 지표종이다. ⓒ 이희훈
▲ 24일 오전 충남 세종시 금강 세종보 하류에 있는 마리나 선착장에 실지렁이가 보이고 있다. 사진에 보이는 좁쌀크기의 구멍에는 실지렁이가 숨어 있다가 인기척이 사라지면 기어 올라온다. 실지렁이는 환경부가 정한 환경오염 최하위 등급인 4등급 지표종이다. ⓒ 이희훈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4대강 탐사보도 특별취재팀은 당신이 차릴지도 모를 4대강 여행사의 'MB 강추 코스'를 정했습니다. 우선 저희가 탐사보도 둘째 날(24일) 찾은 마리너 선착장을 소개합니다. 4대강 여행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충격적인 생명체를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커먼 펄 속 구멍에서 기어 나오는 녀석들의 정체는 바로 실지렁이였습니다. 실지렁이는 유기물이 많이 쌓인 곳, 오염된 물에서 사는 종입니다. 환경부에서도 수질이 좋지 않은 곳을 나타내는 지표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질 최하위 등급인 4등급. 이날 실지렁이 옆에서 검은 입을 내밀고 기어 다니는 새빨간 깔따구 유충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역시 수질 최하위 등급에 속하는 지표종입니다. 이 모습을 보고도 '4대강 사업이 강을 살렸다'고 말할 수 있나요?사라진 큰빗이끼벌레... 좋아할 일이 아니다
▲ 금강 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가 충남 세종시 세종보 하류에 위치한 요트 선착장에서 펄로 뛰어 들고 있다. ⓒ 이희훈
▲ 금강 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가 충남 세종시 세종보 하류에 위치한 요트 선착장에서 펄로 뛰어 들자 퇴적토에 발생하는 메탄 가스가 기포가 되어 부글부글 올라오고 있다. ⓒ 이희훈
▲ 충남 세종시 세종보 하류에 위치한 요트 선착장에서 퇴적토에서 발생하는 메탄 가스가 기포가 되어 부글부글 올라오고 있다. ⓒ 이희훈
그래서입니다. 이명박씨, 23일에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이 함유된 녹조 밭에 풍덩 빠졌고, 오늘은 시궁창의 펄에 들어갔습니다. 그야말로 '개고생 취재'입니다. 박근혜 정권도 어쩌지 못하는 4대강 수문에 대항하려면 강한 자극이 필요했습니다. 일종의 충격 취재 요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 강을 멀리서만 보아왔던 사람들에게 죽어가는 강의 진실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김종술 기자는 페이스북 라이브 중계를 하다가 시궁창 펄 속으로 들어가 양손으로 퇴적토를 떠올렸습니다. 냄새가 고약하지만 고운 펄 흙이었습니다. 모르는 이들이 보면 마치 바닷가에서 머드팩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팩으로 사용했으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왜냐면 그 펄 속에서 수많은 실지렁이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자, 세상에 없습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명박씨, 강 건너편으로 세종시 청사가 보이는 이곳이 4대강 사업 이전에는 어떤 곳이었는지 아시나요? 김종술 기자의 말입니다. "모래와 자갈, 그리고 여울이 있던 곳입니다. 아름다운 곳이었죠. 물이 맑았습니다. 강의 모래와 자갈, 여울은 물을 정화하는 천연 필터이자 생물들의 서식처이자 산란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시궁창 실지렁이를 이곳에 살게 한 당신은 또 다른 이상 현상도 만들었습니다. 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쉼 없이 기포가 올라옵니다. 뭔가 아래쪽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속의 펄이 썩으면서 메탄가스를 뿜어대고 있는 겁니다. 그 모습이 마치 달 표면의 분화구 모습이었습니다. 이명박씨는 '4대강을 재창조하겠다'더니, 월면 분화구 같은 모습도 창조해 냈습니다. 참으로 경이적 능력이십니다. 이명박씨, 큰빗이끼벌레를 아시죠? 당신이 만들었지만, 당신도 분명 꺼림칙하게 생각했을 생명체. 김종술 기자가 특종보도했던 벌레입니다. 그런데 금강에 그 벌레가 사라졌습니다. 시궁창 냄새가 나는 물컹물컹한 벌레의 사멸은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2~3급수 수질에서 생존하는 녀석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4급수에 살 수 있는 실지렁이와 깔따구 같은 녀석들이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또 눈에 띄는 것은 두껍게 쌓인 퇴적토입니다. 2년 전만 해도 이곳은 세종시 수상스키 선수들이 배를 대고 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수심이 2m였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0.05m 정도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약 2m가량 퇴적됐다는 말입니다. 이런 상태면 배를 댈 수조차 없습니다. 설사 마리나 시설에 배를 댔다고 해도 수렁 같은 펄 빠져서 나오기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그냥 추측일 뿐이라고요? 아닙니다. 직접 펄 속으로 들어가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만약 옆에 잡을 수 있는 시설이나 사람이 없으면 극히 위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4대강 청문회' 서명운동에 참여해 주십시오
▲ 금강 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가 충남 세종시 세종보 하류에 위치한 요트 선착장에서 펄밭으로 변해 버린 바닥의 토사를 퍼내 뿌리자 시커먼 펄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 이희훈

▲ 금강 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가 충남 세종시 세종보 하류에 위치한 요트 선착장에서 펄밭으로 변해 버린 바닥의 토사들을 손으로 퍼내 실지렁이를 찾고 있다. 실지렁이는 환경부가 정한 환경오염 최하위 등급인 4등급 지표종이다. ⓒ 이희훈
▲ 금강 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가 충남 세종시 세종보 하류에 위치한 요트 선착장에서 펄밭으로 변해 버린 바닥의 토사들을 손으로 퍼내고 있다. ⓒ 이희훈
이명박씨, 4대강 특별 취재팀은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현장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심각한 상처를 입은 강은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있습니다. 불편부당한 억압이 여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 자유(Free)를 위한 독립운동을 벌이는 것입니다. 4대강을 이렇게 만든 이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이들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으면 제2, 제3의 또 다른 4대강 사업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청문회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불교환경연대, 대한하천학회는 청문회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4대강 독립군을 위한 '좋은기사 원고료 주기' 캠페인도 벌이고 있습니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4대강 독립군과 특별취재팀은 이제 4대강 사업 이후 '물고기가 씨가 말랐다'는 낙동강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가슴이 아프지만, 참혹한 현장 보도는 계속 이어집니다. - 글 : 이철재 환경연합 정책위원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 ⓒ한강유역네트워크[/caption]




채송화 작가가 전시한 ‘구르는 나무’. ⓒ 김종술[/caption]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생태공원이 있다. 국가지정 문화재보호구역이다. 당시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세계적인 예술 작품도 전시해 놓았다. 4대강 준공 5년이 흘렀다. 공주시가 여기를 밀어버리겠다고 한다. 축구장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와 환경부, 문화재청의 허가도 끝났다.
문재인 정부는 이용률이 떨어지는 수변공원을 정리해 자연에 돌려주겠다고 했다. 그때부터다. 자치단체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4대강 공원의 이름이 바뀌고 있다. 지방선거도 내년 6월로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으로 농민들이 쫓겨났다. 강변에서 농사를 지으며 농약과 비료를 사용한다는 주범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농민들이 떠난 강변 둔치는 중장비가 밀어버렸다. 공원을 짓기 위해서다. 강변엔 낯선 풍경들이 펼쳐졌다.
땅콩밭은 파헤쳐져 시멘트가 깔린 산책로로 변했다. 배추와 무가 자라던 곳에 산과 들에서 옮겨온 조경수가 심어졌다. 황량한 강변은 축구장과 운동시설 등 도심 공원에 있던 시설물로 채워졌다. 4대강 사업비 22조 2천억 원 중 수변 생태 공간 조성비용만 3조 1132억 원의 국민 혈세가 들었다.
이렇게 세운 수변공원이 전국에 357개. 금강 변에 90개의 공원이 있다. 인구 7만 명이 거주하는 부여군에 여의도 공원의 50배가 넘는 공원이 조성됐다. 사람이 찾지 않는 공원은 ‘우범지대’ 또는 ‘유령공원’으로 불린다.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등 시설물이 사이에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 김종술[/caption]
충남 공주시 ‘쌍신생태공원’이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국가 명승 제21호 고마나루 문화재보호구역이다.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조성했다. 조경수를 심고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작품을 전시하고 코스모스와 유채꽃을 심어 시민들을 유혹했다.
강변 갈대가 춤을 췄고 새들이 노래했다. 도심에서 가까운 곳이라 찾기도 쉬웠다. 공주시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에서 ‘연미산자연미술공원’과 연결된 ‘고마나루 명승길’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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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금강 쌍신공원 축구장 조감도. ⓒ 공주시[/caption]
공주시는 금강 수변 종합관광레저 이용계획 수립을 위해 ‘쌍신 축구장’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장소는 신관동 496-35번지 ‘쌍신생태공원’ 일원이다. 천연 잔디 축구장 2면 외 부대시설로 관람석, 음수대, 다목적 광장, 수목 및 조형물 이전, 축구장 휀스, 보행자 및 자전거도로 등 사업비는 20억 원이 들어간다.
생활체육 공간 확보로 시민의 여가활동 장소 제공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 주민들의 다양한 체육시설 욕구충족 및 생활체육 수요확대 부응이라고 한다. 본래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사업이 불가능한 ‘근린친수’ 구역이었다. 그러나 2016년 12월 국토교통부 대전지방관리청 중앙하천관리위원회에서 사업이 가능한 ‘친수거점’지구로 완화됐다.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과 문화재청도 특별한 제재는 없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자치단체에서 하천에 시설물을 설치하려고 한다. 주민편의를 생각한다면 수요조사를 통해 도심에 축구장이 건설되어야 한다. 매년 범람 위기가 있는 하천에 축구장 건설은 유지비용도 감당이 안 되며, 전시성 행정이다. 특히 문화재는 지켜져야 할 공간이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시설이라면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축구장 두 면이 그런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제재를 해야 할 문화재청이 자신의 기능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현상변경 허가를 해준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했다. 담당자가 회의에 들어갔다며 연락을 주기로 했으나 답변은 없었다.
1일 현장을 찾아갔다. 잔디가 깔린 입구엔 리앙하오(중국/미국) 작가가 설치한 작품이 있다. ‘존재의 선율’이라는 작품이다. ‘내적, 외적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시각적인 요소뿐만이 아니라 소리도 이용할 수 있다. 마음과 정신을 자유롭게 한다. 나무에 깃든 생명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나무와 나 자신으로부터 나온 에너지를 동시에 이용한다.’는 설명도 붙어있다.
채송화 한국 작가가 전시한 ‘구르는 나무’라고 적힌 작품도 있다. 작품 앞에는 노란 은행잎이 수북이 쌓였다. 4대강 사업에도 뽑히지 않고 살아남은 나무들이 작품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인도 작가부터 일본 작가의 ‘라치쿠 헥스’라는 작품까지 볼수록 빠져든다.
산책을 나온 시민을 만나봤다. 신관동에 산다는 주부는 “4대강 사업으로 보석 같은 모래톱이 사라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 되돌아가는 시기에 축구장 건설은 말도 안 된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니까 (단체장) 치적을 쌓으려고 하는 것 같다. 500m 떨어진 곳에 축구장도 이용자가 없다. 망둥이가 뛰니까 꼴뚜기도 뛰는 꼴이다”고 꼬집었다.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관계자는 “우리는 힘이 없다. 시에서 (작품) 옮기라고 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 소문으로는 ‘비엔날레 놈들 때문에 (축구장) 못 한다’는 말까지 들리고 있다. 시설물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작가들이 설치한 작품으로 작가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공주시 담당자는 “생활체육공원조성이란 명목으로 국비 4억 5천만 원을 지원받았다. 2015년도부터 추진된 사업으로 선거를 앞두고 하는 것은 아니다. 전국대회 유치를 위해 국제규격으로 만들 것이다. 4개월 정도면 공사가 끝나고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용객을 위한 주차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예산 확보가 안 돼서 추가로 예산을 세워서 만들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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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홍수가 발생하면서 유네스코 공산성이 바라다보이는 둔치에 조성한 수변공원이 침수되고 있다. ⓒ 김종술[/caption]
4대강 사업은 70~80%의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강행한 사업이다. 물고기 떼죽음과 녹조가 창궐하면서 수질오염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특히 천연 잔디를 가꾸기 위해서는 비료를 뿌려야 한다. 축구장에 뿌려진 비료는 강으로 흘러든다. 결국, 또다시 오염을 증가시키는 시설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문의 : 물순환팀 안숙희 02-735-7066



금강에서 살아가는 흰목물떼새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그런데, 보호종으로 지정되었어도 친구들이 사라지게 만드는 공사는 멈추지 않더군요. 그리고 제 인생에 가장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벌써 10여년이 다 되어가네요. 2009년 금강에 나타난 포트레인은 모래톱과 하중도를 모두 없애 버렸습니다. 제가 번식하던 하중도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퍼내면 다시 만들어지기를 기다렸지만 이번에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더군요.
친구들에게 소식을 들어보니 금강에 3개의 대형댐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하중도와 모래톱이 다시 생기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 뒤로 수면이 흐른 뒤에야 손바닥만한 모래톱이 생겨났습니다. 작은 곳에 모래톱이라도 생기면 친구들과 경쟁을 해야 했습니다.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저는 번식을 포기했습니다.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도 빠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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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건설전에 모래톱의 모습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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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건설후 사라진 모래톱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강가에만 나오면 먹을 수 있었던 제첩과 다슬기 수서곤충 등을 강가에서 먹이구하기도 힘들었습니다. 먹이가 사라지면서 굶기를 밥먹듯이 했지요. 한해 한해 버티며 살아온 순간순간이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런 고통을 가중시켰던 것이 여름철 발생하는 녹조였습니다. 녹색으로 물들어버린 강의 먹이를 먹고 병을 얻은 친구들도 있습니다. 안전한 먹이터가 되지 못하는 금강이 되었습니다. 녹색이 참 아름다워보였지만 그안의 생명들에게는 치명적인 존재였습니다. 녹조는 해가 갈수록 더 짙어졌고, 녹조가 안생기는 곳을 찾기 어려워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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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에 녹조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어느 해(2014~2015년)인가는 큰빗이끼벌래가 온바닦을 뒤덮었습니다. 전 그해 북에서 이야기하는 ‘고난의 행군’을 해야 했습니다. 바닦에 서식하는 작은 생명들을 덮어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힘들게 두해를 보냈습니다.
전 그나마 아직까지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커다란 댐에 물이 가둬지기 시작한 그 해에 금강에는 수십만마리의 물고기가 죽었습니다. 이렇게 죽은 물고기는 저에게 끔찍한 트라우마를 남겼습니다. 고기가 먹는 생물도 고기를 먹는 생물들에게도 이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지요.
저는 이제 벌써 쭈그렁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번식이 저의 유일한 삶의 가치인데 이를 할 수 없게 되버리면서 더 빨리 늙은 듯 합니다. 이제 살만큼 살았으니 세상을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다시 생각이 바뀔 수 있었습니다. 다시 모래톱과 자갈밭이 금강에 생겨난 것입니다. 번식을 할 만한 곳을 찾은 것입니다. 번식만 할 수 있다면 다시 살아갈 동기가 됩니다. 모래톱과 하중도가 생겨난 자리에 전에 살던 생명이 돌아올 것이 자명하기에 기대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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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목물떼새 알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전 올해 다시 금강에 번식을 했습니다. 작은 새끼 3마리를 지금 열심히 키우고 있는 중입니다. 모래톱에 가보니 제첩도 다시 돌아왔더군요.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 조사한 겨울철새 조사에서는 종수와 개체수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제 친구들이 늘어났다는 거죠! 그중 반가운 친구는 황오리입니다. 4대강 사업 완공 저처럼 모래톱을 좋아하는 황오리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나이든 저도 이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명을 길러내는 일이 힘들지만 저의 본분을 다할 수 있는 지형이 만들어 졌습니다. 언제 다시 막힐지 모르는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요. 소식에 의하면 11월까지 평가를 통해서 수문개방의 여부를 결정한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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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흐르기 시작한 강물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금강 둔치에 심어진 나무 수종 국토교통부제공[/caption]
논산 하왕지구 둔치에 고사한 나무들 ⓒ이경호[/caption]
4대강 전역에 357개의 수변공원을 만들었다. 3조1132억 원의 혈세를 들였다. 이때 금강의 강변 공원에 심은 나무만도 수십만 그루이다. 이 나무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매년 농약과 비료를 주면서 관리했던 나무를 제외하면 집단 폐사했다. 나무를 베어버리고 다시 식재하는 일도 반복됐다. 공사비가 자기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고수부지로 불리는 둔치는 우리나라의 강우 특성상 1년에 1~2회 정도 침수된다. 큰비가 내릴 경우 물에 취약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금강 둔치에 심은 나무는 이런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산에서 잘 자라는 참나무, 느티나무, 회화나무 등을 심은 것이다.
둔치가 높아서 큰비가 와도 물에 잠기지 않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일부 수종의 경우는 뿌리가 물에 잠기면 곧바로 고사하는 종들이다. 물에 잠기지 않더라도 비가 많이 와서 뿌리가 물에 잠길 경우 고사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한두 해 동안 둔치가 물에 잠기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물에 잠길 수밖에 없기에 사망선고를 받고 강변에 심어지는 꼴이다.
반면 버드나무는 하천변에서 워낙 잘 자라기 때문에 따로 심을 필요는 없다. 버드나무는 1년에 수 미터씩 자라며 하천 수량도 조절해주기에 강에 적합한 나무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 때 멀쩡한 버드나무를 베어 버렸고, 수위가 상승하면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수몰된 버드나무 군락지도 많다.
부여군 봉정지구에 방치된 시설물 ⓒ김종술[/caption]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들과 함께 지난달 21일부터 2박3일간 금강을 탐사취재했다. 강변 공원에는 다양한 시설물도 들어섰다. 멋진 벤치를 만들었고, 보도블록이 깔린 강변 광장도 있다.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축구장, 테니스장 등의 운동시설도 설치했다. 정자와 그늘막 등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여가 공간도 마련했다. 하지만 이런 운동기구와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왜일까? 도보는 물론 차를 타고도 접근이 어려운 공원도 많다. 인구 7만 명인 부여군에 여의도 50배에 달하는 강변공원을 만든 것은 과잉공급의 전형적인 사례다. 더 큰 문제는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도 없기에 관리할 필요성도 없고, 관리 자체가 비효율적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공원에 가지 않더라도 어떤 상황인지 짐작할 수 있다. 누구도 돌보지 않는 '유령 공원'이다. 벤치는 풀로 뒤덮였다. 난간은 파손됐다. 보도블록은 홍수 등으로 유실돼서 어디가 길이고 숲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운동기구는 누가 훔쳐 가기도 한다. 곳곳에 빈 술병과 쓰레기가 나뒹군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기에는 용량초과 상태다. 1년에 2~3번 정도 산책로 주변을 제초하는 게 공원관리의 전부이지만 이때마다 야생동물들은 전쟁을 치른다. 수많은 동물들이 제초작업을 피해 도로로 도망치면서 로드킬 당한다. 이런 제초 작업마저도 정부가 예산을 내려주지 않으면 지자체는 속수무책이다.

![[보도사진]20151007영주댐 담수는 내성천 파괴 가속화한다3](http://kfem.or.kr/wp-content/uploads/2015/10/보도사진20151007영주댐-담수는-내성천-파괴-가속화한다3.jpg)
![[보도사진]20151007영주댐 담수는 내성천 파괴 가속화한다4](http://kfem.or.kr/wp-content/uploads/2015/10/보도사진20151007영주댐-담수는-내성천-파괴-가속화한다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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