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특별기획] 훈장과 권력 2부 ‘최초공개, 대한민국 훈장 받은 친일파’

지역

[특별기획] 훈장과 권력 2부 ‘최초공개, 대한민국 훈장 받은 친일파’

익명 (미확인) | 금, 2016/08/05- 01:02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지난 68년 동안 친일파 222명이 대한민국 훈장 440건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지난 넉달 동안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대한민국 서훈 72만 건을 분석한 결과다. 일제 강점기 친일파들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받은 훈장 내역의 전모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0804_01

이 같은 사실은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가 확정한 친일파 1,006명과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4,700여 명을 서훈 내역 72만 건과 비교 분석해서 나왔다. 대한민국 훈장을 받은 친일인사 222명 중 가운데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한 사람은 모두 105명이다.

일제의 훈장과 감사장 등을 받은 뒤 대한민국 훈장을 동시에 받은 친일파도 48명으로 집계됐다.

각 정권 별 친일파 서훈 건수를 보면, 박정희 집권 기간이 20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승만 집권 시기엔 162건이었다. 이어 전두환 28건, 노태우 22건, 김대중 7건, 노무현 정부에서 2건이 수여됐다.

이승만과 박정희, 두 대통령의 집권 시기에 친일파에게 준 훈장은 모두 368건으로 대한민국 정부 전체 친일파 서훈의 84%를 차지했다.

이승만 집권 시기에는 친일파에 대한 서훈이 주로 일제 경찰과 군인 출신에 집중된 반면, 박정희 집권 시기에는 교육, 사법, 경제, 문화 등 전 분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훈 내역을 연도 별로 살펴보면 친일파들에게 대한민국 훈장을 준 시기는 5.16 쿠데타 직후인 1962년과 1963년에 집중됐고, 1970년에도 많았다.

또 직군 별로 분류하면 일제 강점기 일본군이나 만주군 출신이 53명, 180건의 훈장을 받았고, 식민지 관료 출신이 31명에 42건, 일제 사법부 출신이 21명에 35건, 일제 경찰 출신 17명이 41건, 친일 문화예술인이 43명에 66건, 각종 친일 어용 단체 출신이 26명에 37건이었다. 조선귀족과 중추원 참의 출신 친일파 6명도 대한민국 훈장 9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일반민족 행위자의 개별 대한민국 훈장 서훈 상세 내역은 뉴스타파 ‘훈장과 권력’ 특별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정부 당국 ‘불허’ 없어 ‘경쟁 촉진’ 기조 스스로 훼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 심사 앞두고 걱정 솟아
조건 없는 인가나 가벼운 공적 책임 부과 “안 될 말”

그런 적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선 기본적으로 신청하면 해 주죠.

한국에서 제법 규모있는 방송통신사업자의 인수•합병이 허가나지 않은 적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한 A 씨의 말이다. 그는 방송통신 정책과 시장에 밝은 업계 관계자다. “크기가 작은 종합유선방송의 대주주 변경 신청을 두고 이면 계약 같은 게 발견돼 안 해 줬을 뿐이고, 많아야 한두 번”이라고 덧붙였다.

A 씨가 든 보기는 2008년 10월 이민주 전 씨앤앰 회장의 한국케이블TV포항방송과 신라케이블방송 인수가 인가되지 않았던 것. 7년 전 기억을 되살려야 할 만큼 한국 방송통신 시장에선 낯선 일이다. 특히 이듬해 5월 티브로드가 청와대 행정관 성 접대 의혹을 뚫고 큐릭스를 사들일 정도로 신청하면 받아주는 게 만연했다.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 2008년 11월 업무 계획 가운데 ‘주요 현안’이었던 큐릭스와 티브로드 인가 신청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 2008년 11월 업무 계획 가운데 ‘주요 현안’이었던 큐릭스와 티브로드 인가 신청

웃음 짓는 SK텔레콤

SK텔레콤이 이런 흐름에 다시 올라탔다. 올 3월 기준으로 417만 가구를 시청자로 둔 종합유선방송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의 지분 30%를 5000억 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3년 안에 지분 23.9%를 더 쥐기 위해 모두 1조 원을 들일 계획이다. 2000년 이동전화 3위 사업자였던 신세기통신을 인수하고, 2008년 초고속 인터넷 시장 2위였던 하나로텔레콤을 사들인 데 이어 또다시 큰 합병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실패한 적 없는 인수•합병 경험에 힘입어 정책 당국의 주식 인수 불허 상황엔 아예 대비하지 않는 모습이다. 눈길을 벌써 인가 뒤로 던진 채 KT와 벌일 2강 과점 체제를 준비하고, 방송사업 인수•합병에 따른 공적 책임보다 이윤 창출에 집중할 태세다. 실제로 16일 방송통신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transformation)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라며 망사업(MNO)과 플랫폼 조직을 ‘사업총괄’로 통합해 이형희 전 망사업 총괄을 임명했다. 또 ‘미디어부문’을 새로 만들어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에게 맡겼다.

(SK브로드밴드에 CJ헬로비전을) 합병한 이후에도 (KT 대비) 유선 시장 점유율은 유료방송이 29 대 26, 초고속 인터넷이 41.6 대 29.6, 유선전화 57.6 대 19.1로 여전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KT와 LG유플러스가 이번 인수•합병 인가에 반대하는 까닭이) 실제로는 경쟁 갭이 커져 있는 상황에서 좁혀진 것에 대한 불편함일 수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유선 분야에서 1강 2약에서 2강 1약의 모습으로 바뀌는 것에 대한 1강(KT)이었던 것의 느낌, 1약(LG유플러스)으로 남는 것의 느낌이 여러 가지로 마음 아프게 하는 측면이지 않나 싶고요.
–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

가입자 빼앗기 중심(경쟁)이 아니고, 기존 가입자를 우대해서 가입자가 밖으로 나갈 생각을 굳이 많이 할 필요가 없는, 그런 것이 유선 (방송통신) 시장에도 가급적 빠른 시간에 그러한 경쟁질서 변화를 반드시 이루겠습니다…(중략)…규모 경제 속에서 가격 경쟁력이 충분히 있는 것, 개별 소비자는 비용이 같거나 큰 변화가 없더라도 회사 전체적으로는 콘텐츠 산업에서, 유료방송 시장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적자가 아니라 이익이 어느 정도 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

유료방송 판의 변화, 경쟁 양상 변화, 투자와 관련된 요인 제공,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가입자 수) 100만, 200만, 300만짜리로 투자 요인을 얻는 것과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합친) 800만 플랫폼 사이즈의 투자 요인은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들 사이의 경쟁. 예컨대 우리가 합병되면 KT와의 경쟁 속에서 이 산업 전체 다이렉트가 어떻게 변할 건가에 대한 얘기입니다.
–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 겸 SK텔레콤 미디어부문장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이 바라는 것처럼 CJ헬로비전 인수가 인가된 뒤 SK브로드밴드로 합병되면 방송통신 시장은 SK와 KT 과점 체제로 바뀔 개연성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이 총괄은 CJ헬로비전을 SK브로드밴드에 합쳐도 유선 방송통신 분야에서 KT에 크게 뒤진다고 말하나 SK텔레콤의 이동전화 뒷심을 감출 수 없기 때문. 올 10월 말 기준으로 이용자가 2623만2649명에 달했다. 점유율이 44.7%로 예년보다 조금 내려앉긴 했지만 늘 이동전화 시장의 50% 안팎을 SK텔레콤이 지배했다.

이런 통신 시장 지배력에 기대어 이동전화와 CJ헬로비전 케이블TV를 한 묶음으로 꾸린 상품을 파는 것. KT와 LG유플러스 같은 방송통신사업자가 두려워하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 뒤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더욱 절박해 “SK텔레콤의 방송통신 시장 독점화 전략을 용인하지 말라”고 줄기차게 목소리를 돋우었다.

사업자 수 줄이는 건 “정책 철학에 어긋나”

LG유플러스의 급한 사정을 내버려 두더라도 시장에서 사업자 수를 줄이는 건 정부(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0년 간 펼친 방송통신 정책 기조를 거스른다. 그동안 ‘공정 경쟁을 촉진해 이용자 편익을 높이겠다’며 사업자 수를 꾸준히 늘려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6년 정통부가 011(한국이동통신)과 017(신세기통신)만 있던 이동전화 시장에 016(한국통신프리텔)•018(한솔텔레콤)•019(LG텔레콤)를 풀어놓은 뒤 ‘경쟁 촉진’이 한국 방송통신 정책의 밑돌이 됐다. 2003년쯤부터 이동전화 시장이 다시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로 굳어지자 이들의 통신망을 빌려 쓰며 상품을 재판매하는 ‘알뜰폰’ 사업자를 만들었고, 제4 이동통신사업자까지 허가하려고 준비했다.

송도균 제1기 방통위 상임위원(2008년 3월 ~ 2011년 2월)은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KT로) 2강 체제가 강화되면 3위 사업자(LG유플러스)도 위협을 느낄 테고, 전체적으로 합리적인 경쟁을 통해 이용자 후생을 보장한다는 정책 기본 철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준형 제10대 정보통신부 장관(2006년 3월 ~ 2007년 8월)도 ‘공정 경쟁 촉진’을 두고 “거의 유일한 정부 정책”이었으며 “세계적인 (방송통신) 인프라 같은 게 모두 경쟁 정책의 결과여서 여러 사업 기회가 생기고 (이용자) 후생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특히 “1996년부터 획기적으로 경쟁 정책을 펼쳤다”고 덧붙였다.

▲미래창조과학부 홈페이지의 통신정책국 주요 업무 설명. 공정 경쟁과 이용자 이익 증진 의지를 새겨 넣었다.

▲미래창조과학부 홈페이지의 통신정책국 주요 업무 설명. 공정 경쟁과 이용자 이익 증진 의지를 새겨 넣었다.

▲방송통신위원회 2008년 업무 계획 가운데 통신 분야. 사업자 수를 늘려 경쟁을 활성화하겠다는 정책 기조가 담겼다.

▲방송통신위원회 2008년 업무 계획 가운데 통신 분야. 사업자 수를 늘려 경쟁을 활성화하겠다는 정책 기조가 담겼다.

‘시민 편익’이 열쇠

송도균 전 방통위원과 노준형 전 장관이 말한 ‘이용자’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고객뿐만 아니라 한국 내 5860만 이동전화 소비자와 1459만 종합유선방송 시청자를 포괄한다. 곧 ‘시민’이다. 이동전화 1위 사업자가 케이블TV 1위 사업자를 사들이니 정책 당국이 지켜 내야 할 시민 ‘편익’에도 ‘편리하고 유익한’ 통신 이용 체계와 함께 방송의 공공성과 공적 책임까지 담게 됐다.

결국 ‘시민 편익’이 방송통신 인가 정책 열쇠인 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 심사의 중심에도 ‘시민 편익’이 놓여야 마땅하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동전화 1위 사업자(SK텔레콤)가 케이블TV 1위 사업자(CJ헬로비전)를 사들여 인터넷(IP)TV 계열사(SK브로드밴드)와 합치면 시장을 뒤흔들어 시민 편익을 해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당장 CJ헬로비전 케이블TV와 SK브로드밴드 IPTV를 견줘 더 싸고 유익한 방송을 고를 권리를 빼앗긴다. “SK 브랜드 힘이 세 CJ헬로비전 케이블TV가 IPTV로 빨리 바뀔 것”이라는 송도균 전 방통위원의 전망처럼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잇따라 무너질 것이라는 분석도 쏟아진다. SK텔레콤은 이동전화에 케이블TV를 묶은 상품으로 새로운 이용자를 꾈 텐데 KT와 LG유플러스가 이를 보고만 있을 리도 없다.

이처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계기로 한국 방송통신 시장은 한두 사업자의 과점과 독점을 향해 내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중론. 정책 당국의 인가 여부에 시선이 모인 이유다.

조건 없는 인가나 가벼운 공적 책임 “안 돼”

여태까지 정부가 경쟁 촉진 정책을 계속 시도했는데 시장에서 갑자기 (이동전화) 1위 사업자가 (케이블TV) 1위 사업자를 인수한다고 나오니까 굉장히 놀랐을 겁니다. 정부가 이번에 정책을 인수•합병 인가에 맞추든지, 기존 정책이 맞으니까 계속 끌고 가겠다든지 하는 뭔가 큰 결심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렇게 봅니다.

설정선 전 방통위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2008년 5월 ~ 2009년 6월)의 말. SK텔레콤의 통신 시장 지배력이 유료방송 쪽으로 넘어가는 게 걱정된다면 “거기에 맞게 (인가) 조건을 붙이면 된다”고 덧붙였다.

▲2008년 2월 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허락했다. 인가 조건이 SK텔레콤에 큰 부담을 주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2008년 2월 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허락했다. 인가 조건이 SK텔레콤에 큰 부담을 주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노준형 전 정통부 장관도 “인수•합병은 시장의 흐름”이라며 “(공적 책임을 지우기 위해) 시장 상황이 어떤지와 콘텐츠, 더 멀리로는 지상파 방송에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기 방통위 상임위원(2011년 3월 ~ 2012년 11월)을 지낸 신용섭 제7대 EBS 사장(2012년 11월 ~ 2015년 11월)은 합병에 찬성하는 쪽으로 조금 더 기운 시각을 내보였다. “과거 개념으로 케이블TV를 방송으로 보면 안 되고 네트워크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는 (규제를) 수평적으로 봐야 할 텐데 콘텐츠냐 네트워크 기업이냐의 의미에서 케이블TV와 IPTV가 합치는 걸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 “방송 공공성은 별개로 좀 달리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두 옛 정통부 출신으로 공정 경쟁을 촉진해 시민 편익을 높이려는 통신 정책 기조를 마련한 주역.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 여부를 탁자에 올려놓은 이정구 미래부 방송진흥정책국장과 조규조 통신정책국장이 선배 관료의 훈수로부터 무엇을 꺼내 들지 주목된다.

이정구 방송진흥정책국장은 “아직 방향을 정한 게 없고 공익성심사위원회 구성 준비를 하며 각계 의견을 듣는 단계”며 “되도록 정해진 심사 일정에 맞춰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규조 통신정책국장은 <뉴스타파>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지 않았다.

한국 방송통신 정책과 시장에 밝은 A 씨는 “사업자에게 이런저런 인가 조건을 붙인다고 (공정 경쟁이) 되는 게 아니”라며 “아예 인가하지 않는 것 말고는 의미 있는 게 없다고 봐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목, 2015/12/17- 08:00
523
0

본지는 지난 11월 23일자 「은인표 정관계 인맥과 로비… ‘3가지 의혹’」제하의 기사에서 전일저축은행 대주주 은인표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제기하면서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이 은 씨와 강남의 모 술집에 자주 가고 집까지 은 씨의 차를 같이 타고 갔으며, 은 씨의 구명 로비에 주 의원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주호영 의원은, 위 보도내용은 은 씨 운전기사의 일방적 진술에 따른 것으로 주호영 의원은 은 씨와 우연히 한 차례 만났을 뿐 개인적 친분이 없으며, 강남의 모 술집에 가거나 은 씨의 차량에 동승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또한 주 의원은 은 씨의 사건에 개입한 바 없어 은 씨의 로비의혹과 무관하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토, 2015/12/19- 09:00
316
0

빅3(현대,대우,삼성), 중국과 일본에 여전히 비교 우위

현대중공업 대조립 1부 7개 협력사와 2부 2개 협력사는 지난 11일 기성금(도급 단가) 삭감에 항의하며 작업 중단에 들어갔다. 협력사 사장들은 현대중공업이 적자를 이유로 지난 상반기부터 삭감한 기성금으로는 직원들 월급도 주기 어려웠다. 대조립부 협력사 상당수가 현대중공업의 기성금 삭감으로 지난달 직원 월급을 절반만 지급했다. 협력사들은 원청 현대중공업과 협의 끝에 16일 대부분 작업에 복귀했다.

하청 사장까지 자살로 내몬 조선업 구조조정

그러나 대조립 1부 협력사 세양산업 대표 서 모(63) 씨는 지난 17일 새벽 6시 4분께 울산대병원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운 채 자살했다. 서 씨가 남긴 유서에는 경영난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 씨는 이달 직원 월급을 절반만 지급하는 바람에 1억 원에 달하는 임금을 체불했다.

 일시

주요 내용

2014.5

대조립1부 7개 협력사 오후 작업 거부

2014.7

계열사 미포조선 도장부 협력사 하청노동자 100여명 항의 농성

2014.12

계열사 미포조선 건조부 11개 협력사 삭감된 기성금(도급단가)에 항의 작업거부

2015.1

33개 협력사 삭감된 기성금 수령 거부하고 직원 조기퇴근

2015.2

해양사업부 37개 협력사 삭감된 기성금에 항의, 직원 7천명 작업 중단

2015.4

계열사 미포조선 협력사 KTK, 한달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한채 폐업

2015.8

해양사업부 48개 협력사 삭감된 기성금 수령 거부

2015.11

협력사 총무 목매 자살, 하청노동자 산재 사망 뒤 유가족과 협상에서 스트레스

2015.12.11

대조립1, 2부 9개 협력사 기성금 삭감에 항의해 작업 거부 (16일 작업 복귀)

2015.12.17

대조립1부 ㅅ협력사 사장 자살

2015.12.21

21개 협력사, 대책위원회 구성

▲ 현대중공업-협력사 갈등 일지

현대중공업 21개 협력사 대표들은 21일 울산시청 앞에서 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의 살인적 기성 삭감으로 하청 사장은 도산하고 자살하고, 하청 노동자는 빚더미에 나앉았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협력사에서 관리자로 일했던 하창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장은 “자살한 서 사장은 성격이 원만한 분이었는데, 줄어든 기성금에도 직원 월급을 맞추느라 빚도 많이 졌을 것”이라며 “대재벌 현대중공업이 하청노동자를 넘어 이젠 하청 사장까지 착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하청 중심의 해양플랜트 전략의 위기

하청 사장까지 죽음으로 내몰린 한국 조선업의 위기를 놓고 박종식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은 “하청 의존형 성장구조의 위기이지 조선업을 이끄는 빅3(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는 일본과 중국의 추격에도 앞으로 20년 가량 세계 선두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 위기설은 10년 이상 이어졌지만, 한국 조선업은 세계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10년에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조선업은 수주에서 건조까지 대략 2~3년의 시차가 벌어진다. 2007년 리먼 사태로 시작된 위기는 2010년 조선업에도 불어왔다. 한국 조선업은 2010년 11월 1배럴에 126.65달러까지 치솟은 원유가에 기대어 빅3를 중심으로 심해석유를 시추하는 해양플랜트 쪽으로 눈을 돌려 위기를 호황으로 돌렸다. 빅3는 2009년 이후 위기에 처한 중소 조선사에게 쏟아져 나오는 인력을 하청으로 흡수해 위기를 돌파했다.

▲ 빅3 (현대, 대우, 삼성) 해양중심 인력재편과 하청 중심 심화(출처 : 한국플랜트협회 조선자료집(2015)

▲ 출처 : 한국플랜트협회 조선자료집(2015

오늘 한국 조선업의 위기는 고유가 의존과 상선을 포기한 플랜트 집중, 하청 중심 성장전략의 위기다.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고공행진하던 유가는 지난해 8월 100달러선 붕괴 이후 계속 하락해 급기야 지난달 40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심해석유시추는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배럴당 70~80달러 이상은 유지돼야 채산성이 나온다. 빅3가 수주한 석유시추용 해양플랜트는 현재의 유가로는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그 결과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에서 올 한 해에만 4천여 명의 하청 노동자가 퇴출됐다.

빅3는 유동적인 고유가에 기대어 해양플랜트에 하청 노동자를 집중 투입했다. 2007년 빅3 해양플랜트 하청노동자는 1만 2,442명에서 2014년엔 5만 2,453명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빅3 조선부문 하청노동자는 2배도 늘지 않았다. 플랜트협회의 국내 9대 조선소 전체를 보면 직영과 하청 비율은 4 : 6인데 반해 빅3 해양부문에선 1 : 9로 하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빅3는 해양플랜트는 유가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상선은 감가상각 주기에 따라 꾸준히 수요가 있는데도 상선 건조 대신 해양부문에만 집중했다. 오늘 한국 조선업 위기는 무분별한 해양플랜트 수주가 낳은 위기다.

국내 빅3, 중국.일본에 경쟁력 앞서

흔히 조선업 위기는 중국과 일본에 끼인 샌드위치에 비유된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은 우리나라 중소 조선사와는 경쟁관계에 있지만, 빅3와는 격차가 크다. 조선업은 가장 단순한 벌크선에서 시작해 중소형 컨테이너선, 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크루즈선까지 기술력에 따라 순위가 분명하다.

중국은 2010년 이후 한국을 추월해 선박건조량에서 세계 1위가 됐지만 수주금액으로 환산하면 한국에 훨씬 뒤진다. 정부의 대폭 지원에도 중국은 여전히 벌크선과 중소형 컨테이너선을 만드는데 그친다. 한국의 빅3는 중국 조선소가 만드는 벌크선에는 관심조차 없다. 중국은 3,000여 개의 조선소 가운데 2,700여 개가 도산 위기에 처했고, 중국 정부도 50여 개만 살린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1980년대 조선업을 사양산업으로 보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70년대 16만 명에 달했던 조선업 노동자가 2012년엔 4만 명으로 급감했다. 조선업은 숙련공에 크게 의존하는 산업이라 한번 사라진 숙련공을 육성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일본 조선업 전성기를 주도한 미쓰비시나 가와사키 중공업은 90년대 이후 항공우주, 철도, 발전으로 옮겨 현재 이들 회사에서 조선업 비중은 10%가 안 된다.

최근 일본 조선업에 새로 등장한 회사는 이마바리(Imabari) 조선과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 정도다. 두 조선사는 아직도 한국의 성동조선이나 한진중공업 정도의 중형 조선소로 여전히 초대형 컨테이너선박 건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조선사는 숙련공이 부족해 늘 고정된 형태의 배를 만드는 ‘표준선 전략’을 추구했다가 까다로운 유럽 선주들의 외면을 받았다.

중소조선소 위기에 직격탄… 줄도산

빅3가 호황을 누리던 2009년부터 한국 중소 조선소들은 혹독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2008년 12월 C&중공업을 시작으로 2009년 녹봉조선, YS중공업, 2010년 광성조선, 일흥조선, 영광TKS, 세광중공업이 매각되거나 청산됐다. 2011년 5월엔 삼호조선이 매각됐다. 신아SB는 지난해 4월 매물로 내놨으나 매각에 실패하고 파산에 들어갔다. SPP조선과 진세조선, 오리엔트조선은 매각을 진행중이다. 성동조선과 STX조선, 대선조선도 채권단과 협약을 맺고 관리에 들어갔다.

중소 조선사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국내 빅3는 2014년 수주 잔량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차례로 전세계 1~3위를 기록했다. 조선업은 전후방 연관효과가 매우 큰데다 숙련공 중심의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일자리 창출에도 효과적이다. 그런데도 한국 조선업은 하청 중심의 성장전략에 따라 숙련공을 잡아 두지 못한채 고유가에 의존한 해양부문의 과잉투자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종식 연구원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월등한 우위를 지닌 빅3 조선사들은 지금이라도 하청 중심의 성장 전략을 수정해 숙련공을 중심으로 한 기술력을 확보한다면 앞으로 20년까지는 조선업 강국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 2015/12/23- 19:04
664
0

현대경제연구원의 이준협 실장은 단기 부양책으로 경기가 일단 안정된 것은 박근혜 정부의 성과라고 칭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준협 실장마저 내년 경제를 올해보다 더 어둡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을 지낸 이동걸 교수는 부동산 경기 단기 부양책에만 급급했던 지난 3년 간 박근혜 정부의 행적을 감안하면 한국 경제의 장기 침체는 이미 예약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합니다.

한편 이런 불안한 경제 상황에서도 정부의 경제정책 덕에 큰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손해를 입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디에 속하십니까? 그리고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요?

최경영 기자가 두 전문가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이슈들을 정리했습니다.

목, 2015/12/24- 18:32
387
0

윤석열과 박형철, 그리고 이시원과 이문성 검사

지난 6일 발표된 법무부 인사에서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담당 검사와 간첩증거 조작사건 담당 검사의 운명이 엇갈렸다.

대선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에서 팀장과 부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검사(23기)와 박형철 검사(25기)에 대해 각각 대구고검에서 대전고검으로, 대전고검에서 부산고검으로 인사 발령이 났다. 또다시 한직으로 여겨지는 고검으로 발령이 난 것이다.

반면 유우성 씨 간첩사건을 수사지휘하다 조작된 증거를 법정에 냈던 이시원 검사(28기)와 이문성 검사(29기)는 모두 1년 5개월만에 지방고검 탈출에 성공했다. 이시원 검사는 대구고검에서 법무연수원 기획과장으로, 이문성 검사는 광주고검에서 전주지검 부장검사로 인사발령이 났다.

대전고검 발령 2년 만에 다시 부산고검으로 인사 통보를 받은 박형철 검사는 다음날(7일) 사표를 제출했다.

윤석열 검사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박형철 검사는 서울에 있는 가족과 오랫동안 떨어져 있으면서 힘들어했다”면서 “그런데 현재보다 먼 부산으로 내려보냈기 때문에 가족과 논의 끝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석열, 박형철, 이문성, 이시원 검사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석열, 박형철, 이문성, 이시원 검사

유능했다…그러나 모두 정의롭지는 않았다.

이들 4명의 검사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좌천성 인사를 받고 지방고검으로 내려가기 전에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윤석열 검사와 박형철 검사는 검사장의 승인없이 국정원 직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는 이유로 각각 정직 1개월과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이시원 검사와 이문성 검사는 유우성 씨 간첩사건에서 조작된 증거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항소심 재판부에 냈다가 각각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또 한 가지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검찰 안팎에서 인정받는 유능한 검사였다는 점이다.

윤석열 검사는 대검 중수부 1.2과장과 서울지검 특수1부장을 지내며 현대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헐값 매각 사건 등 대형사건을 처리했던 ‘특수통’이었고 박형철 검사는 선거법 분야에서 이시원 검사는 공안기획분야에서 검찰조직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으며 기수 동기들 중에서도 에이스급으로 꼽히던, 속된 말로 ‘잘 나가는’ 검사였다.

그러나 이들이 맡았던 사건의 성격은 서로 달랐다.

대선개입 사건은 파고들수록 권력자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유우성 씨 간첩증거 조작사건은 어떻게든 검사의 잘못을 최소화해야 검찰이나 국정원의 체면을 살릴 수 있는 사건이었다.

또한 수사 검사의 의지도 판이했다. 윤석열 검사와 박형철 검사는 국정원이라는 권력기관의 불법 행위에 대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대로 처리하려고 했다. 특별수사팀을 지원하는 대신 권력자의 눈치를 보며 오히려 국정원을 옹호하는 장관과 맞서 싸웠다.

그러나 이시원 검사와 이문성 검사는 국정원 직원의 증거 조작이라는 불법 행위를 처음부터 끝까지 애써 눈감아주려고 했다. 자신들이 수사를 지휘하고도 증거 조작을 부인했고, 증거 조작 사실이 확연히 드러나자 증거 조작에 가담했거나 방조했다는 의혹으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씀으로써 검찰 조직을 보호했다.

그 결과 지방고검으로의 문책성 전보 이후, 이번 인사에서 이들의 운명은 갈렸다.

“찍히면 끝이라는 인식 검찰 내부에 팽배”

검찰 내부 사정에 밝은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고검에서 고검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경우는 보통 기수가 높아서 검찰에서 나가야 하는데 자진해서 안 나가는 검사들의 경우지 박형철 검사처럼 한창 일할 나이의 능력있는 검사가 2번씩이나 지방고검을 떠도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이시원, 이문성 검사의 경우 이번 인사가 혜택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법무연수원은 한번은 들러야 되는 곳이고, 고검에서 지검 부장검사로 갔다는 것은 현장에서 일할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배려는 해주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석열 검사는 “내 인사는 어차피 이렇게 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박 검사의 경우는 최소한 서울고검이나, 아니면 지방 차장검사 정도는 갈 것이라는 의견이 검찰 내부에서도 많았고 박 검사 본인도 그렇게 예상했다. 무슨 비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관의 지시가 위법하다고 본 팀장의 지시에 부팀장으로서 따라온 것 뿐인데 너무 가혹할 뿐 아니라 납득하기 힘든 인사”라고 평가했다.

박형철 검사는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사직의 변도 올리지 않았다. 오랫동안 검찰에 몸담았던 검사들은 조직을 떠나면서 쓴소리든 단소리든 내부통신망에 소회를 밝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윤 검사는 “글을 올리게 되면 동료, 후배 검사들이 그 글에 대해 댓글을 달아도 부담이고 안 달아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 현재 검찰 분위기라며 그런 이유 때문에 박 검사가 아무런 글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프로스에는 2013년 징계 때와는 달리 이번 인사에 대해 성토하는 글이 현재까지 단 1건도 올라와 있지 않다. 한 변호사는 “청와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이 이번 인사를 통해 다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한마디 했다가 찍히면 끝장난다”는 인식이 검찰에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금, 2016/01/08- 17:46
529
0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지난 4년 동안 19대 국회가 청년 정책을 제대로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했는지, 각 정당의 관계자를 만나 물었다. 새누리당(김용태 의원), 더불어민주당(장하나 의원), 정의당(조성주 미래정치센터 소장)이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정의당은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청년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공약을 적게는 10개, 많게는 40개 가까이 제시했다. 그리고 4년이 흘렀다.

이들은 스스로 자당 청년정책의 이행과 성과에 대해 몇 점이나 매겼을까? 이번 4.13 총선에서 기성 정치권은 청년 문제에 제대로 된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동영상을 클릭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판단과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관련 보도 : 2016 총선기획 ‘중식이의 노래’

월, 2016/01/11- 18:54
315
0

한국노총이 11일 9·15 노사정 합의 파탄을 공식 선언했다. 민주노총을 제외한 노사정이 지난해 9월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를 의결한 지 4개월 만이다.

한국노총이 노사정 합의 파탄을 선언한 이유와 향후 노동 법안,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둘러싼 논란이 어떻게 전개될지 Q&A 형식으로 짚어봤다.

Q. 한국노총은 왜 “노사정 합의 파탄”을 선언했나.

A. 한국노총은 11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장시간 논의를 거친 후 “정부가 노사정 합의 내용과 다른 노동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2개 지침을 발표했다”며 “노사정 합의가 심각하게 훼손돼 파탄 났음을 공식 확인하고 책임은 정부와 새누리당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이 노사정 합의 ‘파기’가 아닌 ‘파탄’이라는 용어를 굳이 사용한 이유는 책임이 정부와 새누리당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9·15 노사정 합의는 민주노총이 빠진 반쪽짜리 합의였지만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법에 의해 노사정위에서 의결된 것이다. 노사정위원회법에 따르면 정부·노동단체·사용자단체는 위원회 의결사항을 정책에 반영하고 성실히 이행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노사정은 일반해고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근로계약 체결 및 해지의 기준과 절차를 법과 판례에 따라 명확히 한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전문가 간담회에서 노동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정부안이 아니라 검토 자료일 뿐”이라고 강조했지만, 노동계는 사실상 초안을 공개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노사정 합의 정신을 어겼다는 지적은 이미 지난해 9월 노사정 합의 직후 불거졌다. 노사정 합의 의결 다음 날인 9월 16일 새누리당이 노사정위에서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해 노동 5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새누리당 발의 법안이 정부와 협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시인했다.

▲ 한국노총은 1월 1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격론 끝에 “9·15 노사정 합의 파탄”을 공식 선언했다.

▲ 한국노총은 1월 1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격론 끝에 “9·15 노사정 합의 파탄”을 공식 선언했다.

Q.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 무엇이 문제인가?

A. 고용노동부는 12월 30일 전문가 간담회에서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 가이드북 및 취업규칙 지침’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가이드라인의 명칭에서부터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가 참고하는 가이드북이라는 방향성을 보여준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가이드라인 제정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법률과 판례에 기초하여 근로계약 해지 시 법적 쟁점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소개함으로써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인력운영의 예측가능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고자 함.
– 고용노동부 자료집 3페이지

결국 사용자가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인사평가 제도와 해고 기준, 절차 등을 미리 마련해 놓으면 해고 후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일반해고를 둘러싼 해석이다.

고용노동부는 이 가이드라인에서 법원 판례에 따라 ‘일반해고’라는 표현 대신 ‘통상해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23조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다. 정당한 이유가 있는가 없는가는 결국 법정에서 판단하게 되는데 법정에서 다투는 해고는 징계해고와 징계해고를 제외한 나머지 해고, 즉 통상해고로 나뉜다.

고용노동부는 통상해고를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계약상의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함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 규정한 뒤 △근로자의 부상·질병 그 밖의 건강상태를 이유로 한 해고 △유죄판결 등을 이유로 한 노무제공의무의 이행불능에 따른 해고 △능력부족, 업무성적 불량 등을 이유로 한 해고 등을 제시했다.

징계해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비위행위 등 기업 질서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조치 중의 하나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 규정한 후 △업무명령 위반으로 인한 해고 △근태불량으로 인한 해고 △기업업무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 이유로 인한 해고 △회사의 명예나 신용 훼손으로 인한 해고 등을 제시했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은 고용노동부가 능력부족, 업무성적 불량 등을 이유로 한 해고를 통상해고로 규정한 것이다.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변호사는 지난 6일 노조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법률강좌에서 “법원 판례는 고용노동부처럼 업무능력 결여 등을 통상해고 사유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징계의 사유, 절차에 의하지 않는 해고를 통상해고로 파악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지침에서 업무능력 결여, 근무성적 부진을 통상해고 사유에 해당한다고 일반화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징계해고를 제외한 나머지 해고들을 통상해고로 언급하고 있는 것인데, 고용노동부는 마치 ‘능력부족, 업무성적 불량을 이유로 한 해고=통상해고’인 것처럼 일반화해버렸다는 것이다.

통상해고는 법원 판례도 많이 축적돼 있지 않다. 실제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북에 소개된 판례의 상당수는 징계해고에 관한 내용이다.

김기덕 변호사는 “업무능력 결여나 근무성적 부진이 곧바로 해고 사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노동자의 책임이 있는 사유로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더 존속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근로기준법상 해고로 정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은 법적 효력은 없지만, 현장에 미칠 파급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해 12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과 취업규칙' 관련 전문가 간담회.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 왼쪽에서 여섯번째)이 직접 간담회를 주재했다.

▲ 지난해 12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과 취업규칙’ 관련 전문가 간담회.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 왼쪽에서 여섯번째)이 직접 간담회를 주재했다.

Q. 고용노동부는 일반해고, 취업규칙 가이드라인 발표를 강행할까?

A. 고용노동부는 빠르면 이달 말쯤 2대 지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정위는 1월 27일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를 열어 지침 수정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1일 한국노총 중집이 끝난 후 “노사정 대타협은 특정 합의주체 일방이 임의로 파기, 파탄 선언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5대 입법, 2대 지침, 현장실천 조치 등 노사정 대타협에 따른 후속 개혁 사항들을 흔들림 없이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노사정 주체가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2대 지침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월 4일 기자간담회, 7일 언론사 사회·경제부장 간담회를 열어 지침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12일에는 언론사 논설위원을 만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일 노동 등 4대 부문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회의 법안 처리 결과가 신통치 않기 때문에 2대 지침이라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Q. 노동 5법은 어떻게 처리될까?

A. 지난해 12월 정기국회와 임시국회에서도 노동 쟁점 법안은 처리되지 못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정규직의 사용기한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기간제법과 파견업종과 대상을 확대하는 파견법 개정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야당 소속이고 한국노총 출신 노동계 인사라는 점도 한몫했다. 민중총궐기 대회와 민주노총 총파업 등 노동자들의 강력한 반발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연말 우려했던 노동법 날치기 통과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안건을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의 5분의 3(180명)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이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까지 요구했지만, 국회의장은 거부했다. 국회법 85조에 따르면 직권상정은 △천재지변의 경우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조항에 막혀 직권상정도 어렵게 되자 새누리당은 아예 국회법 개정에 나섰다. 권성동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1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11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국회법을 개정해서라도 노동 법안 등 쟁점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12일 현재 새누리당 의석수는 156석으로 과반이 넘는다. 법이 개정될 경우 새누리당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직권상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동 5법 처리 여부는 1월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야당의 입장만 변하지 않는다면 법안 처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Q. 한국노총, 노사정 탈퇴할까?

A. 한국노총은 정부가 2대 지침에 대해 시한을 정하지 않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노동법안 철회를 공개적으로 천명하지 않으면 오는 19일 향후 투쟁 방안을 밝힐 계획이다. 중집 위원들은 노사정 탈퇴 여부와 조직적 투쟁, 정치투쟁, 법적 대응투쟁에 대한 전권을 김동만 위원장에게 위임했다. 당초 이날 중집에서 4월 총선을 앞두고 ‘반노동자정당 심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노사정 합의 파기 여부에 대한 격론이 이어지면서 거기까지 가지는 못했다. 현재 한국노총 지도부의 정치 성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정치투쟁 방침이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고용노동부가 한국노총의 요구 사항을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노사정위원회 탈퇴는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이 단호한 결정을 내리길 바랐으나 이에 미치지 못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지침 발표를 저지하기 위해 23일 총파업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화, 2016/01/12- 11:54
531
0

대한민국은 ‘마우스 랜드’인가 아닌가

‘마우스 랜드’라는 우화를 아시나요? 1962년 캐나다 정치인 토미 더글라스가 연설에서 얘기한 우화입니다. 토미 더글라스는 ‘캐나다 공공의료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위대한 정치인입니다. 미드 ‘24’에 나온 배우 키퍼 서덜랜드의 할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우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생쥐들이 사는 마우스 랜드, 그런데 마우스 랜드의 생쥐들은 이상하게도 자신들의 대표로 고양이를 뽑는다. 고양이들은 말로는 생쥐들을 위한다며 사실상 자신들을 위한 법을 만든다. 예를 들어 생쥐 구멍의 입구를 넓힌다든가, 생쥐의 달리는 속도에 제한을 가한다던가.. 생쥐들은 더 이상 못살겠다며 투표를 통해 집권당을 바꾼다. 검은 고양이당에서 흰 고양이당으로.. 흰고양이 당은 쥐구멍의 입구를 좁히지는 않고 그저 모양만 네모로 바꾸는 ‘가짜 개혁’을 하며 생쥐를 위하는 척하지만 생쥐들의 삶은 점점 힘겨워진다. 결국 몇몇 생쥐가 생쥐들이 직접 정치를 하자며 나서지만 이들은 모두의 외면 속에 감옥에 갇히고 만다.

2016012101_01

참 어리석은 생쥐들이라고요? 그런데 우리는 이 생쥐들과 얼마나 다를까요? 뉴스타파가 19대 국회의원들의 출신 직업과 재산, 학력을 분석해봤습니다.

유권자의 45% 차지하는 노동자 농민.. 국회의원 비율은 3%

▲ 19대 국회의원 출신 직업 분석

▲ 19대 국회의원 출신 직업 분석

우리나라 유권자 가운데 노동자와 농민은 45% 가량 됩니다. 그런데 노동자, 농민 출신 국회의원은 3%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반면 전체 유권자의 1%도 되지 않는 법조인과 기업인, 학자, 언론인, 의료인 등이 국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깝습니다.

국회의원 3분의 1은 자산 상위 1%.. 평균은 일반 국민의 10배

2016012101_03

푸른색 막대는 우리 국민들의 2014년 순자산 분포도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순자산 5억 원 이하에 몰려있습니다. 가장 많은 구간은 자산 1억 미만이고요. 우리 국민들의 평균 순자산은 2억 8천만원, 중간값은 1억 6천만원입니다. 중간값이란 우리 국민이 100명이라고 했을 때 그 가운데 50번째 있는 국민의 순자산을 말합니다. 상위 1%가 되려면 자산 19억 원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노란색 막대는 국회의원들의 2014년 순자산 분포도입니다. 같은 나라의 국민이라는 게 믿어지시나요? 순자산이 5억 원 이하인 국회의원은 별로 없습니다. 자산 상위 1%의 기준인 19억 원 이상을 가진 국회의원은 31%, 전체의 3분의 1 가량입니다. 이 정도 자산을 가진 집단이 우리 국민들을 정말로 대표할 수 있는 걸까요?

아, 한 가지 빠트린 사실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자산은 ‘시가’ 기준인 반면 국회의원들의 자산은 ‘공시 가격’ 기준입니다. 즉, 실제 자산 차이는 이보다 더 크다는 것이지요.

정당별로도 분석해봤습니다.

2016012101_04

의원들의 평균 재산이 가장 많은 당은 국민의 당(안철수 신당)이었습니다. 평균 자산 77억 원으로 압도적인 1등입니다. 안철수 의원이 워낙 부자라서 평균이 왜곡되는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중간값도 구해봤습니다.

2016012101_05

중간값을 구해봐도 순위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물론 국민의 당은 의원 수가 14명 뿐이어서 표본이 충분치 않다는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

고양이들은 생쥐를 위해 일할 수 있는가

국회의원들은 원래 직업도 좋고 재산도 많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서민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만 한다면 재산이나 출신은 관계 없다는 거죠. 여기에 두 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사례 1.

이른바 ‘미친 전세’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던 2015년 1월. 국회에 ‘서민 주거복지 특별 위원회’라는 게 생겼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집값 부양을 위한 이른바 ‘부동산 3법’을 통과시키고 나서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대책도 만들자며 합의해서 만든 특별 위원회입니다. 이 위원회에서 주로 논의된 것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제’입니다. 전월세 인상폭을 제한하고, 세입자가 재계약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법이죠. 누가 봐도 무주택 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법입니다. 특위는 1년 동안 활동했지만 사실상 아무런 결과도 내지 못한 채 활동 기간이 종료되고 말았습니다. 특위 위원 상당수는 (주로 새누리당) 무관심으로 일관했습니다. 출석률이 60%밖에 되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뉴스타파는 의원들의 재산과 출석률 사이의 상관 관계를 분석해봤습니다.

2016012101_06

의원들의 재산과 출석률의 상관계수는 -0.52, 상당한 반비례 관계가 확인됐습니다. 재산이 많을수록 출석률이 낮았다는 겁니다. (참고로,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의 경우 재산이 지나치게 많아 분석에 포함시킬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한 범위를 벗어나게 되어 제외했습니다.)

출신 직업과 출석률 사이에서도 강한 상관 관계가 발견됐습니다.

2016012101_07

결국 재산이 많을수록, 그리고 이른바 엘리트 출신일수록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특위 활동에 무관심했다는 것이지요.

사례 2.

지난해 1월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 등 11명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합니다. 이 법은 ‘가업상속제도’ 적용을 받는 기업의 범위를 기존의 매출 3천억 원 이하에서 5천억 원 이하로 확대하는 법입니다. 즉, 일정한 조건을 갖출 경우 매출 5천억 원 이하인 기업까지 상속세 공제 혜택을 주자는 것이지요. 더불어 민주당 김관영 의원에 따르면 이 법이 통과될 경우 276개 기업의 대주주 일가족이 6조 원의 상속세 절감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야말로 최상층 부자들을 위한 법안이지요.

뉴스타파가 이 법안을 발의한 11명 의원들의 재산을 조사해봤더니, 이들의 평균 재산은 무려 84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16012101_08

이들은 어쩌면 대의제 민주주의의 원리에 가장 충실한 국회의원들인지도 모릅니다. 자신들의 계급적 이해관계를 충실히 대변했으니까요.

대의제 민주주의의 기본으로 돌아가자

대의제 민주주의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여러 집단이 파이를 두고 직접 다투는 대신 국회에 자신들의 대표를 보내 대신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기득권층의 대표들에게 장악돼 있습니다. 국회에 자신의 대표를 보내지 못한 노동자와 농민들, 서민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국회에 호소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파업을 하기도 하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하고, 미약하지만 물리력을 동원하기도 하고, 그것도 안 되면 때로 목숨을 걸기도 합니다. 그러면 기득권층과 보수 언론들은 “극단적인 투쟁을 일삼는다”고 야단을 칩니다.

국회의 사회 경제적 대표성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한국 정치가 ‘사회의 갈등을 조율하고 타협하는’ 정치의 본래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가장 긴급한 선결 조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회의 비례성을 회복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혁이 필수 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뉴스타파가 2015년 9월 24일 보도한 ‘부당거래 , 유권자 속이는 선거제도의 비밀’을 참고하세요)

데이터 : 최윤원
촬영 : 김기철
CG : 정동우
편집 : 박서영

목, 2016/01/21- 19:41
698
0

20대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 천여 명의 출신 직업 등을 뉴스타파가 분석한 결과 기업인 출신이 노동자 출신보다 5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과 법조인, 공직자, 학자, 의료인, 언론인 등 우리 사회에서 엘리트나 기득권 층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경력을 가진 예비후보는 55%에 달했다. 우리 정치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은 과소 대표되고, 기득권 계층은 과대 대표되는 이른바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대표의 위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현 19대 국회의원도 기업인 출신이 노동자 출신보다 압도적으로 높고, 재산은 일반 국민의 10배인 것으로 분석됐다.(관련기사 : 생쥐 나라의 고양이 국회.. 당신을 위한 대표는 국회에 없다)

엘리트들의 리그, 대한민국 선거판

뉴스타파는 1월 19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 1,022명의 출신과 경력 등의 정보를 전수 분석했다. 예비후보는 선관위에 등록할 때 직업과 경력을 제출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후보자가 임의로 적는 방식이기 때문에 신뢰하기가 힘들다. 뉴스타파는 후보자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핵심 경력이 무엇인지 일일이 찾아서 재분석했다.

1. 기업인이 노동자의 5배…사회적 약자 대변자 극소수

2016012102_01

총선 예비후보들 가운데 가장 많은 경력은 ‘전문 정치인’이었다. 비교적 젊은 시절부터 본격적인 정당활동을 시작했거나, 의원 보좌관 등으로 정치를 시작한 사람들이다. 전문 정치인은 225명으로 22%였다. 그 다음으로는 기업인 출신(대기업 임원, 중소기업 대표 등)이 가장 많았다. 180명으로 18%다. 반면 대기업 임원급 이하의 회사원 등을 포함한 노동자 출신은 40명이었다. 4%가 채 되지 않는다. 총선 예비후보 가운데 기업인이 노동자 보다 5배가 많다. 180명의 기업인 가운데 111명은 새누리당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은 32명이었다.

2. 법조인·공직자 출신, 20대 총선에도 대거 출마

2016012102_02

기업인 다음으로는 법조인과 공직자가 많았다. 법조인은 119명(12%), 공직자 출신은 116명(11%)이었다. 19대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법조인은 50명(15%)이고, 공직자 출신(경찰,국정원 등 포함)은 60명(18%)이다. 법조인과 공직자 출신은 후보로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당선될 확률도 높다는 말이 된다.

3. 학자, 언론인, 의료인 등도 많아…’성공한 엘리트’ 55%

2016012102_03

기업인과 공직자, 법조인에 이어 학자와 언론인, 의료인의 비중도 높았다. 이들 6개 직종을 합하면 전체 예비후보의 55%에 이른다. 성공한 명망가, 엘리트들이 국회의원 선거판에서도 주류였다. 아래는 예비후보들의 주요 경력을 분석한 결과다.

4. ‘대표의 위기’…정치의 위기

정치가 사회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를 균형있게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대표의 위기’라고 부른다. 대표의 위기는 필연적으로 정치의 위기로 이어진다. 이관후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실제 유권자에 대한 대표성이 떨어지게 되면, 국회의원은 일상적으로 유권자의 이해 관계를 지속적으로 정치에 반영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지적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지역주의 정당체제에서는 재선을 하기 위해서 유권자의 이해를 대변하기 보다 당내 계파 경쟁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이관후 연구원은 말했다.

실제로 뉴스타파가 선거 운동 현장을 취재한 충북 제천단양 지역구의 경우 유권자의 대다수가 농업, 자영업, 노동자이지만 12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유권자를 대변할 수 있는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제천단양 지역구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은 경찰청장, 지방국토관리청장, 청와대비서관, 변호사, 기업인 등 사회적으로 성공한 엘리트들이 대부분이었다. 농민 출신은 없었고, 노동자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1명에 불과했다.

노동자의 도시라고 알려진 울산의 경우 역대 지역구 국회의원 중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노동운동가 경력이 있는 조승수 전 의원 단 1명이다. 특히 울산 동구의 경우 정몽준 현대중공업 회장이 5선을 했고, 이후 정 회장의 비서 출신 안효대 의원이 재선이다. 울산 동구는 조선업의 불황으로 폐업과 실업, 임금체불 등이 심각한 상황이고, 현대중공업이 운영하고 있는 울산과학대에서는 2년 째 청소노동자의 파업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치는 무관심하거나 무력하다. 안효대 의원은 19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아무런 가시적 해결책은 내놓지 못했다. (제천단양과 울산 선거구의 ‘대표의 위기’는 영상 리포트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취재 : 김경래 조현미 김새봄
데이터 : 최윤원
촬영 : 김수영 신승진
편집 : 정지성

목, 2016/01/21- 19:35
557
0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오후 세종시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양대 지침’으로 불리는 일반해고(통상해고)와 취업규칙 지침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일반해고 지침이라는 표현 대신 ‘공정인사 지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장관은 당초 이날 울산에서 양대 지침 관련 노사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급히 일정을 변경했다. 한국노총이 9.15 노사정 합의 파기를 공식 선언한 지 3일 만에 고용노동부가 예상보다 빨리 지침 발표를 강행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변 동료에게 부담되면 ‘엄격한 절차’에 따라 해고하라?

이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정인사 지침’에는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 가이드북’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고용노동부는 해고의 유형을 징계해고, 정리해고, 통상해고로 나눈 후 “대다수 성실한 근로자는 통상해고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면서도 “각 사업장에서 극히 예외적으로 업무능력이 현저히 낮거나 근무성적이 부진해 주변 동료 근로자에게 부담이 되는 경우, 통상해고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에도 해고가 정당하려면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통상해고를 둘러싼 해석이다. 고용노동부는 업무능력 결여나 근무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한 해고를 통상해고로 봤다. 하지만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단순히 저성과자라는 이유로 해고할 수 없고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그 여부는 법원에서 사건 별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실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강문대 변호사는 “현재 법원은 ‘저성과자 해고’를 일관되게 정당하다고 판결하고 있지도 않고, 이런 유형의 해고를 명시적으로 정당하다고 판결하고 있지도 않다”며 “저성과가 다른 징계 사유와 함께 제기됐거나 저성과에 이른 과정(불성실, 태만)과 함께 제기됐을 때 저성과도 해고 사유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즉 현재 판례상으로도 저성과자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를 사전에 판단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는 저성과자 해고를 통상해고의 하나로 유형화해버린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이 이뤄지면 기업이 정규직 인력 채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강 변호사는 반대로 “비정규직을 확산하고 정규직에 대해 사전적,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부가 생각하기에 꼭 필요한 내용이면 입법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날 ‘공정인사 지침’과 함께 발표된 취업규칙 지침은 기존의 취업규칙 지침을 개정한 것이다.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때는 노동자 집단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동의를 구하지 않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면 효력이 인정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성과연봉제 도입 등 임금체계를 변경해 임금 및 근로조건이 저하될 경우에도 근로자 과반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 일방시행이 가능한 방안을 안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연공제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고 있고, 당장 공공부문과 금융부문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

노동계 반대 속 서두른 배경은?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 노사정 합의에서 양대 지침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날 지침 발표를 강행한 것은 국회에서 노동 5법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속해서 ‘노동개혁’을 강조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고용노동부 등 4개 부처로부터 합동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노동개혁’ 관련 “지금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시간을 끌고 가기에는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도 어렵다”고 말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1일 서울 중구 (주)한화를 방문해 “노동계가 주장하고 있는 쉬운 해고, 일방적 임금삭감은 결코 사실이 아니며 전체 근로자의 10%에 불과한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특정노조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가 양대 지침과 관련해 한국노총에 논의를 시작하자고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정부가 노사정이 합의하지도 않은 내용을 새누리당과 함께 입법 발의한 것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고, 이것이 받아들여 지지 않으면 지침 관련 논의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기권 장관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한국노총이 대타협을 파기한 지 3일 만에 지침을 발표했는데 지침 내에 노동계 의견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평가하느냐”고 질문하자 “19일(한국노총 노사정 합의 파기 당일) 이후 금속, 화학, 공공, 정보통신 등 개별 기업에서 노사 간담회를 했는데 어느 기업에 가서 얘기를 해도 현장 근로자들이나 기업에는 정확한 지침의 내용이 안 알려져 있었다”며 “더 많은 얘기를 듣는 것도 주요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전체 내용을 발표하고 현장에서 교육하고 홍보하는 게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사가 지침의 내용을 모르고 있으니 얼른 발표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2016012202_01

▲ 지난해 12월 11일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직무능력 중심의 인력운영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린 서울고용노동청 앞. 양대노총 관계자들이 경찰이 막아선 토론회장으로 출입하지 못하고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지난해 12월 11일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직무능력 중심의 인력운영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린 서울고용노동청 앞. 양대노총 관계자들이 경찰이 막아선 토론회장으로 출입하지 못하고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공청회 한 번 안 열고 밀실 간담회

이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노사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도 보도자료에서 2대 지침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 5회, 전문가 TF 운영, 토론회 및 간담회 등을 총 45회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반해고 지침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서 처음 초안이 공개됐을 뿐이고, 간담회에는 기자들만 출입이 가능했다. 지난해 12월 11일 역시 고용노동부 주최로 열린 ‘직무능력 중심의 인력운영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도 노동부 관계자가 기자들의 신분증까지 일일이 확인하며 출입을 시켰을 정도였다.

1월 1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환노위 소속 의원실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주최측이 고용노동부에 2대 지침 관련 발제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고용노동부에서 거부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발제자 없이 토론자들의 토론만 이뤄졌다.

이날 고용노동부의 갑작스런 지침 발표에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두 가지 지침은 정부가 법률적 근거도 없이 기업주들에게 해고 면허증을 쥐어주고 임금 근로조건을 개악할 수 있는 자격증을 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25일 회원조합대표자회의 등을 열어 향후 투쟁계획을 논의하고 29일 오후 서울역에서 ‘2대 지침 폐기와 노동시장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단위노조 대표자 및 상근간부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도 입장을 내고 “정부의 노동개악 행정지침 발표는 일방적 행정독재”라며 “총파업 등 즉각적인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3일 ‘노동개악 법안 저지, 정부지침 분쇄’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기로 하고 이기권 장관에 대해서는 고발과 해임건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한국노총 “노사정 합의 파탄” 선언 … 노동 5법 어떻게 되나?

금, 2016/01/22- 18:26
617
0

-대통령경호실, 안전 구실로 휴대폰 먹통 만들어
-시민의 통신 자유 침해… 위헌 시비 따져야

대통령경호실이 ‘안전조치’를 구실로 대통령의 외부 일정 시 주변 시민의 휴대폰을 먹통이 되게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음에도 대통령이 머무는 장소마다 일정 시간 동안 이동통신 전파 방해(재밍)를 일삼아 국민들의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재밍(jamming)’은 특정 휴대폰의 전파를 막거나 끊는 게 아니라 방해 전파를 쏘아 주변을 아예 통화할 수 없는 상태에 빠뜨린다. 때문에 대통령이 외부 일정으로 움직일 때마다 불특정 다수 시민의 통신 자유를 침해하는 셈이다. 대통령 행차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먹통이 된 휴대폰 때문에 비상시에도 긴급 통화 등의 대응을 할 수 없게 되는 사태도 걱정된다.

먹통 된 휴대폰

1월 12일 오후 4시 ‘2016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가 열린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1층 로비. 기자 휴대폰이 갑자기 먹통이 됐다. 송신 버튼을 눌렀지만, 화면이 움직이지 않았다.

신년 인사회 행사장인 지하 1층 국제회의장으로 내려가는 1층 로비 계단 앞을 가로막고 선 대통령 경호원은 기자에게 “(이동통신)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고 말했다. 통화가 되지 않게 해 놓은 거냐고 묻자 그는 “그런 것 같다”고 했고, 누가 그리했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건 제가 뭐 누구라고 말하지 못하지 않습니까”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경호원은 이내 “(신년 인사회) 행사 시간대에는 (전화 통화가) 안 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고, 그 까닭을 “(전파를) 차단시키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지하 1층 행사장에 있는 사람과도 통화가 안 되느냐는 질문에 “이 건물 자체가 통신 두절된 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자 휴대폰 화면의 전파 감도를 나타내는 막대그래프에 빨간색 ‘×’ 표시가 뚜렷했다. 전화를 걸기 위해 송신 버튼을 누르면 ‘긴급통화만 가능합니다’라는 문자가 잠깐 떴다가 사라졌을 뿐 통화 기능이 아예 멈춘 상태였다. 휴대폰 화면에 ‘긴급통화만 가능하다’는 문자가 잠깐 떴지만, 긴급 통화 대상 번호인 ‘119’나 ‘112’에 전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창주 박사는 “재밍 신호가 들어온 상황에서 긴급통화를 한다면 그 주파수는 어쨌거나 영향을 받는데 (전파가) 서로 간섭하기 때문”이라며 누군가 전파 방해를 했다면 “(긴급통화도) 어렵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 박윤현 국장도 방해 전파를 쏜 곳에선 “긴급통화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았다.

그날 오후 4시 14분 기자가 건물 밖으로 나가자 휴대폰이 살아났지만, 과학기술회관 안 지하 1층의 신년 인사회 참석자와 통화할 수 없었다. 송신 신호음이 수십 초 동안 건너갔으나 그가 받지 않았다. 2분 뒤인 4시 16분 기자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휴대폰이 다시 먹통이 됐다.

▲ 12일 오후 4시 7분 먹통 된 휴대폰(왼쪽). 노란 점선 원 안에 빨간색 ‘×’ 표시가 뚜렷하고, 이동통신사업자 표식도 사라졌다. 기자가 건물 밖으로 나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송신한 4시 15분 통화 기록(가운데). 기자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을 때 다시 먹통 된 휴대폰(오른쪽). ‘긴급통화만 가능하다’는 문자가 떴으나 역시 송신 버튼이 움직이지 않았다.

▲ 12일 오후 4시 7분 먹통 된 휴대폰(왼쪽). 노란 점선 원 안에 빨간색 ‘×’ 표시가 뚜렷하고, 이동통신사업자 표식도 사라졌다. 기자가 건물 밖으로 나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송신한 4시 15분 통화 기록(가운데). 기자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을 때 다시 먹통 된 휴대폰(오른쪽). ‘긴급통화만 가능하다’는 문자가 떴으나 역시 송신 버튼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튿날인 13일 오전 10시 12분, 전날 통화하지 못한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기자가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9분 뒤인 10시 21분 그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가 기자의 ‘부재중 전화’ 표시를 보고 송신한 것. 그에게 12일엔 기자의 ‘부재중 전화’ 표시를 보지 못했느냐고 물으니 “없었다”며 “전파를 막잖아요. 대통령 경호할 때, 4시부터 (행사를) 했거든요”라고 말했다.

그의 휴대폰에 12일 치 ‘부재중 전화’ 표시가 없었던 건 과학기술회관 밖에서 송신된 기자의 호(call)가 가까운 이동통신 기지국을 거쳐 건물 안 행사장의 그에게 닿지 못하고 1층 로비 어딘가에서 사라졌기 때문. 그 참석자도 “(행사가) 끝나고 나서 5시 조금 넘어, 집에 전화하고 사무실에도 전화하려는데 안 되더라”고 전했다. 대통령이 과학기술회관을 빠져나가는 동안 경호팀이 계속 휴대폰 방해 전파를 쏜 것으로 보였다. 1시간 이상 먹통이었던 그의 휴대폰은 대통령경호실의 방해 전파가 시민의 통신 자유 기본권을 어찌 침해할 수 있는지를 내보였다.

박윤현 국가사이버안전센터 국장은 “휴대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은 분산 방식”이라며 “무전기처럼 주파수를 정해서 쓰는 게 아니라 넓은 대역 내에서 코드(code)로 나눠서 하기 때문에 신호가 대역에 흩어져요. 통신하는 신호가 잡음처럼 대역에 흩어져 있는 거지, 그걸 코드로 다시 합쳐서 우리가 듣는 것인데 그 대역 내에 노이즈(잡음)가 끼게 되면 자기 신호를 주워 담을 수가 없게 되는 거”라고 풀어냈다. 그런 곳에 “(재밍) 신호의 에너지 수준을 높여 버리면 잡음처럼 깔려 있던 우리(휴대폰) 신호가 (송수신)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경호실은 ‘무소불위 무선국’?

2016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가 열린 과학기술회관 지하 1층 국제회의장의 무대가 있는 대회의실은 가로 20.1m, 세로 22.1m이다. 가로 길이가 같은 중회의실 두 개를 더하면 세로가 37m에 이른다. 먹통이던 기자의 휴대폰이 살아난 과학기술회관 현관 앞(건물 밖)이 1층인 것을 헤아리면 대통령으로부터 반지름 사오십 미터쯤에 전파 방해를 일으킨 것으로 보였다.

▲ 기자가 건물 밖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휴대폰으로 송신한 건물 밖 위치(왼쪽). 대통령경호실의 시민 접근 차단선이 설치됐던 1층 로비 계단 앞(가운데). 신년 인사회가 열린 과학기술회관 지하 1층 국제회의장 대회의실(오른쪽). 1월 25일과 26일에는 ‘2016 소프트웨어 컨버전스 심포지엄’이 열렸다.

▲ 기자가 건물 밖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 참석자에게 휴대폰으로 송신한 건물 밖 위치(왼쪽). 대통령경호실의 시민 접근 차단선이 설치됐던 1층 로비 계단 앞(가운데). 신년 인사회가 열린 과학기술회관 지하 1층 국제회의장 대회의실(오른쪽). 1월 25일과 26일에는 ‘2016 소프트웨어 컨버전스 심포지엄’이 열렸다.

휴대폰 먹통 지역(재밍 반지름 안쪽) 크기는 방해 전파를 쏘는 무선국 출력에 따라 결정된다. 전파를 쏘기 위해 어떤 전기통신 설비와 조작 기구를 갖췄느냐에 따라 휴대폰 먹통 지역의 넓이를 짐작할 수 있을 텐데 대통령경호실 장비는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상태다. 한국에서 무선국을 열려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중앙전파관리소의 지역별 관리소에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대통령경호실에선 그런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강병삼 서울전파관리소장은 “(대통령경호실이 무선국 신청•허가) 없이 (재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선국 운용을 허가 “없이 할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대통령 경호 관련) 보안 때문에 사전에 (신청)하기가 힘든 사안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전파관리소 쪽에서는 대통령경호실의 재밍 장비가 “정식으로 수입됐는지 안 됐는지 저희는 모른다”고 전했다. 신고되거나 허가가 난 적이 없으니 어떤 장비를 몇 대나 쓰고, 재밍 반지름(출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오로지 대통령경호실만 아는 상황이다.

2016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에는 700여 명이 참석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과 김시중•서정욱•채영복 전 과학기술부 장관,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과 최시중•이경재 전 위원장, 양승택•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미래부•방통위 고위 공무원들도 여럿 보였다. 서울과학고 학생과 일반 시민도 있었다. 행사와 상관없이 과학기술회관 건물 안에 있었을 수백 명을 헤아리면 1000여 명의 시민이 자기 뜻과 달리 휴대폰을 1시간 이상 쓰지 못했다. 휴대폰 먹통 사실을 사전에 공지하지도 않았고 행사 위에도 전파 방해를 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

‘전파 차단’을 경호법 상 안전활동으로 임의 해석

법률에서 불명확한데 전파 차단까지 가능하다고 봐야 하느냐는 건데요. 대통령 경호법이 상당히 모호하고 광범위해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것처럼 보여서 문제죠.

방송통신에 밝은 한 변호사의 말. 그는 전파 방해가 시민의 통신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가 말한 법률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통령 경호법) 제5조(경호구역의 지정 등)’이다. 경호실장이 경호에 필요한 구역을 지정하되 ‘최소 범위로 한정’하고, ‘경호 목적상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위해 방지 안전 활동을 할 수 있게 했다. 경호 구역 안 교통을 관리하고 검문•검색하며 출입을 통제할 때 쓰이는 법적 근거다.

▲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5조

▲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5조

특히 ‘위험물을 탐지하고 안전 조치를 하는 것’도 안전 활동의 하나로 법률에 포함됐는데, 대통령경호실은 그 안전 활동에 ‘전파 차단’까지 넣은 것이다. 휴대폰 전파 방해를 ‘안전 조치 등 위해 방지에 필요한 안전 활동’이라고 임의로 포괄해 버린 것. 그동안 이런 경호 활동은 미리 안내되거나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고, 대통령 주변에서 휴대폰이 먹통이 되는 일이 잦자 이를 겪은 여러 시민의 의혹 제기 끝에 실태가 드러났다.

2006년 10월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옛 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경호와 관련한 휴대폰 전파 방해가 불법일 수 있다는 지적이 일자 “정통부 실무진이 ‘대통령 경호라는 게 범위를 한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서 우선 법적인 근거는 있다’고 답변하기는 했는데 (실무자 사이에도) 계속 그 얘기(적법성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게 위 변호사의 전언. 그는 대통령경호실이 안전 활동 대상을 자의적으로 포괄해서 일정 지역을 방해 전파로 다 덮으니 문제라는 지적에도 “맞다”고 응답했다. 그때 논란은 최규하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을 위해 대통령경호실이 서울 광화문과 신문로 일대에서 10월 26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여 동안 전파방해를 해 일어났다.

이후로도 대통령경호실의 휴대폰 전파 방해는 잊힐 만하면 시민에게 꼬리를 밟혔다. 2008년 3월 25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30분쯤 서울 계동 현대빌딩 일대 휴대폰이 먹통이 됐는데 보건복지가족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을 위한 재밍 때문이었다. 그때 대통령경호실 쪽은 이례적으로 “전파를 이용한 폭발 등을 막기 위해 대통령이 머물거나 지나는 곳에서는 경호용 무전 전파 외에는 모두 차단하거나 교란시킨다”고 밝혔다. “대신 범위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전파 교란을 할 때는 해당 건물 반경 30m 정도까지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관 당시 청와대 대변인도 3월 26일 브리핑을 통해 “(업무보고) 행사장 인근 4개 동(계동•관훈동•낙원동•인사동)에 걸쳐 휴대폰이 불통되었다는 내용은 장비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부족한 과장”이라며 “업무보고 장소 주변 사무실까지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터진 공간의 경우 50m까지 통화가 안 될 수 있지만, 사무실 내에서는 10 ~ 20m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대통령경호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때 전파 방해가 지하철 안국역 근처 기지국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바람에 800m 밖에서도 휴대폰이 먹통이었다는 반박이 일었다. 이런 소동과 논란은 ‘시민의 휴대폰 전파를 방해할 법적 근거가 확실하지 않다’는 데서 비롯됐다. 실제로 관계 당국이 근거로 내미는 대통령 경호법 제5조에는 ‘전파 차단’이나 ‘전파 방해’ 따위가 명시되지 않았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같은 해 5월 1일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대통령경호실의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제처에 유권 해석을 요청한 것. “위해 전파의 차단을 목적으로 경호구역 안에서 전파를 차단하는 게 대통령 경호법 제5조 제3항에 따라 가능한지”가 질의 요지였다.

회답은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는 거였다. 법제처는 “경호 대상이 소재하는 시간과 장소에 대해 상시적으로 전파를 차단하려면 법률에 구체적인 근거를 두라”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피할 수 없을 만한 까닭이 있을 때나 매우 조심히 전파 방해를 하되 일상화하려면 법적 근거부터 마련하라는 뜻.

대통령경호실은 법제처의 회답을 들은 뒤 7년 9개월이 지난 2016년 1월에 이르렀음에도 아직 ‘상시적 전파 방해의 구체적인 근거’를 만들지 않았다.

▲ 대통령 경호를 위한 전파 차단의 법적 근거에 대한 법제처 유권 해석

▲ 대통령 경호를 위한 전파 차단의 법적 근거에 대한 법제처 유권 해석

전파 방해하면 10년 이하 징역… 재밍 실효도 의문

무선 설비 기능에 장애를 줘서 무선 통신을 방해하는 자. 이거는 10년 이하 징역,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조문이 있거든요.

전성배 미래창조과학부 전파정책국장의 말. 적법하지 않은 전파 방해 행위는 전파법 제82조(벌칙)에 따라 처벌된다. 전 국장은 “벌칙과 과태료 부과가 다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같은 법 제29조(혼신 등의 방지)에 따라 “무선국을 운용할 때 다른 무선국의 운용을 저해할 혼신이나 방해를 하면 안 된다고 되어 있고, 이걸 위반하면 과태료 200만 원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상시적인 휴대폰 전파 방해’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대통령경호실은 ‘위법한 무선국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앞으로 “법률에서 불명확한데 (휴대폰) 전파 차단까지 가능하다고 봐야 하느냐”는 민간 법률가의 지적에 제대로 대답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 경호법이 상당히 모호하고 광범위해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문제의 답을 내놓을 책임도 대통령경호실에 있다. 이를 외면하는 건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통신 비밀의 자유에 해를 끼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 2013년 2월 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전경 (사진: 청와대 홍보영상 갈무리)

▲ 2013년 2월 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전경 (사진: 청와대 홍보영상 갈무리)

2013년 2월 25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에서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시작되자 주변 휴대폰이 먹통이 됐다. 취임식에 참석한 시민은 무려 7만 명. 행사가 끝난 뒤 인파에 뒤섞여 따로따로 떨어진 가족들이 먹통이 된 휴대폰 없이 서로를 찾느라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국회의사당 터 33만㎡(10만여 평)에 1시간 30분 이상 휴대폰 전파 방해가 일어난 탓이었다.

대통령경호실이 재밍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내세우는 게 ‘무선으로 작동하는 폭발물’이다. 휴대폰 전파가 기폭 장치 구실을 할 수 있다는 것. 2008년 3월 25일 서울 계동 현대빌딩 주변 휴대폰 전파를 방해했을 때에도 대통령경호실 쪽 관계자가 청와대 브리핑에 나와 “무선 비행기나 무선 폭탄이 설치될 수 있기 때문에 전파 차단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1978년 국립현충원에서 무선으로 조종하는 폭발물이 발견된 뒤 대통령 행사 때에는 경호를 위해 주변 전파를 차단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대통령경호실의 이런 주장에는 허점이 있다. 대통령 주변에 쏜 휴대폰 방해 전파보다 출력이 센 전기통신설비를 기폭 장치로 쓰면 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논리적, 기술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확인했다. 다시 말해 무선 폭탄이 걱정된다면 시민의 휴대폰 전파를 방해할 일이 아니라 폭탄 탐지에 더욱 힘쓰는 게 낫다는 뜻이다. 방송통신에 밝은 민간 법률가도 출입 통제와 위험물 탐지 같은 경호 활동의 근거로 쓰이는 대통령 경호법 제5조 제3항을 내밀어 전파 방해까지 일삼는 것은 무리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대통령경호실도 인터넷 홈페이지 ‘자주 묻는 질문(FAQ)’ 코너에 “경호실에서는 VIP께서 방문하시는 모든 장소에 대해 사전 안전 활동으로써 인력 및 장비를 활용한 검측 업무를 실시”하며 “검측 활동을 실시함에 있어 여러 장비가 동원되는데 폭발물을 탐지하는 장비, 폭발물 발견 시 해체 및 처리하는 장비, 시설물 안전 점검을 위한 장비 등이 있다”고 밝혔다. 시민 휴대폰 전파 방해와 폭발물 탐지 활동 가운데 어느 것에 더 실효가 있는지를 스스로 잘 아는 셈이다.

기자는 대통령경호실 쪽에 상시적 전파 방해의 구체적인 근거, 재밍 무선국 신청•허가 여부와 운용 현황을 물었지만, 자세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어떤 재밍 설비를 몇 대나 쓰는지에 대해서도 “경호와 관련한 기술적인 사항이어서 공개하거나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금, 2016/01/29- 19:24
568
0

지난해 8월 29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의 조건부 사업 추진 승인을 받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의 적절성과 타당성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책 연구 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강원도 양양군이 제출한 ‘설악산 오색 삭도(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 평가서(초안)’를 검토한 결과, “입지의 적절성”과 “계획의 타당성”이 미흡할 뿐 아니라, 국립공원위원회의 조건부 심의 결과에 배치되고 부실 조사와 오류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KEI의 검토 의견은 그동안 시민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돼온 주장과 대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지난해 국립공원위원회가 관광 활성화를 빌미로 찬반 격론에 이어 표결까지 가는 진통 끝에 조건부 승인을 내린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현재대로 추진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여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 설악산케이블카 사업 환경평가영향서(초안)에 대한 KEI의 검토 의견.

▲ 설악산케이블카 사업 환경평가영향서(초안)에 대한 KEI의 검토 의견.

KEI는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지역의 산림 훼손 면적이나 수목량이 애당초 계획에 비해 감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고, 사업계획 대상지는 ‘아고산대’로 산양 등 법정 보호 동식물의 주 서식지일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상부 정류장 부근에 조성될 산책로에서 관광객이 이탈할 경우, 불과 260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백두대간에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되고 그 수준은 매우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식물 현황의 경우 설치될 시설물로부터 100미터 범위 내를, 동물 현황의 경우 직접 영향권인 500미터와 간접영향권인 1,000미터를 중점 지역으로 설정해 조사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케이블카의 지주와 노선 부근만 조사해 현장의 현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점들은 국립공원위원회가 조건부 심의에서 제시한 ‘상부 정류장 주변 식물보호 대책 추진’과 ‘산양 문제 추가 조사와 멸종위기종 보호대책 수립’, ‘탐방로 회피대책 강화 방안 강구’ 등 7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KEI는 분석했다.

또 양양군은 공사와 소음 등 인위적 요인에 의해 동물들이 주변으로 회피하는 영향만을 예측했지만, 헬기 이용으로 포유류, 조류, 곤충류들의 짝짓기와 번식, 먹이와 영역 활동에 심각한 영향이 예상되고, 멸종 위기 종인 산양과 담비, 삵 등은 서식지 파편화로 개체군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업 추진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적지 않기 때문에, 주민 설명회와 공청회를 통해 환경 영향 평가에 대한 법적, 절차적 요건이 만족 된다 하더라도 환경 단체와 양양군 간의 추가적인 갈등 조정 노력이 필요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평가서에 수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환경영향 평가 협의기관인 환경부(원주지방환경청)는 법령상 KEI의 검토 의견을 수렴하도록 돼 있다.

▲ 환경단체 원주지방환경청 항의방문. 2016.1.12(출처: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 환경단체 원주지방환경청 항의방문. 2016.1.12(출처: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설악산 국립공원지키기 국민 행동’과 ‘케이블카 반대 설악권 주민 대책위’등은 국책연구기관인 KEI조차도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의 타당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며, 환경부는 양양군의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고 사회적 기구를 통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설악산 국립공원지키기 국민행동 황인철 상황실장은 “설악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보호 구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이대로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놓여진다면 다른 국립공원 역시 난 개발의 대상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며 환경부가 이번 KEI 검토 의견을 중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주지방환경청은 “양양군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는 초안이기 때문에 이번 KEI의 검토 의견을 포함해 지적 사항들을 보완해 본안에 반영되도록 전달할 예정”이라며, 다만 “초안이든 본안이든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할 수 있는 법령상 규정은 없고, 사업 추진 여부를 따질 수 있는 권한은 <국립공원위원회>에 있다”고 밝혔다.

화, 2016/02/02- 20:00
366
0

문체부, 사표 수리로 방석호 사장에게 퇴직금 챙겨주나?

아리랑 TV 방석호 사장이 2월 1일 저녁 문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뉴스타파가 방 사장의 초호화 해외 출장과 가족 동반 의혹을 보도한 뒤 24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방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2일 오전, 문체부는 사표를 수리했다. 인과응보, 사필귀정일까?.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방 사장과 문체부의 ‘꼼수’가 보인다.

2016020203_title

방석호 사장은 현재 비위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파면이나 해임 처분을 받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방 사장이 현재처럼 ‘자신의 뜻에 따라’ 사퇴를 한다는 것은, 파면이나 해임 처분을 피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방 사장은 여러 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된다.

1) 퇴직금과 성과급 수령

방석호 사장의 지난해 연봉은 1억 2천만 원이다. 근무 연수가 1년 남짓이므로 대략 천만 원 가량의 퇴직금을 수령하게 된다. 여기에 추가로, 공공 기관 평가에 따른 성과급이 지급된다. 아리랑 TV가 받게 될 경영 평가 등급에 따라 방 사장은 최소 2천만 원에서 최대 4천만 원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퇴직금과 성과급, 두 가지를 합치면 방 사장은 최소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을 챙겨서 나가게 된다. 웬만한 직장인들 1년 연봉에 해당하는 돈이다. 회사 돈, 정확히 말하면 국민의 혈세로 호화 해외 출장을 다니며 가족과 함께 고가의 식사 등을 하고, 업무 추진비를 사적인 용도에 펑펑 쓴 방석호 사장에게 문체부가 직장인 1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돈을 전별금으로 ‘선물’하는 셈이다.

2) 취업 제한 회피

국민권익위원회가 제정한 ‘비위 면직자의 취업 사무 제한 운영 지침’ 3조에 따르면, 비위 때문에 면직된 사람은 1) 공공기관 2) 퇴직 직전 3년 이내 업무와 연관된 사기업 3) 관련 협회에 5년간 취업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방석호 사장이 파면이나 해임의 처분을 받게 되면 당연히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자발적인 사퇴라면 얘기가 다르다. 방 사장은 어떤 취업 제한도 받지 않게 된다.

이 같은 부조리를 방지하기 위한 지침은 이미 있다. ‘공기업, 준정부 기관의 인사 운영에 관한 지침’이다.

제32조 (의원면직의 제한) 임명권자 또는 임명제청권자는 비위와 관련하여 조사 또는 수사 중인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임원 등에 대하여 의원면직을 제한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지금의 상황은 이 조항에 들어맞는다. 따라서 문체부가 방 사장의 사표를 덥석 수리한 것은 정부의 지침을 스스로 위반하고 방 사장의 편의를 봐준 것이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비리 의혹들

방석호 사장에 대한 보도 이후, 아리랑 TV 노조는 해외 출장과 업무 추진비 부당 사용 이외에 또 다른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가 제기하고 있는 의혹은 다음과 같다.

1)외주 제작 관련 입찰 비리 의혹

아리랑 TV는 상당수 프로그램을 외주 제작하고 있으며, 외주 제작 예산은 연간 100억 원에 이른다. 아리랑 TV 노조에 따르면, 방석호 사장 취임 이후 ‘티비 000’ 이라는 특정 업체가 이 가운데 16억 원 이상을 수주했다고 한다. 이 업체는 과거 MBC와 KBS의 외주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의 임금을 체불하고 취재 대상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켜 업계에서는 ‘문제 업체’로 알려져 있다. 아리랑 TV 노조는 이 업체 선정 과정에 특혜가 있었던 정황을 제시하며 방 사장과의 연관 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이 업체가 아리랑 TV의 한 프로그램을 수주할 당시의 입찰 문서를 보면, 이 업체는 아리랑 TV가 내부적으로 결정한 예정 가격 6억 4천 8백만 원에 매우 근접한 6억 4천 7백 8십 1만 6천 원을 써냈다. 경쟁 업체의 응찰 가격은 5억 7천 3백만 원 가량이다. 통상 입찰 시에 예정 가격은 철저한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이렇게 근접한 가격을 써냈다는 것은 내부의 정부가 사전에 흘러나갔다고 볼 수 있는 강력한 정황 증거다.

2016020203_02

문제의 업체는 더 높은 가격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낙찰에 성공했다. 당시 입찰 심사에는 6명의 심사 위원이 참여했는데, 3명은 아리랑 TV 내부 직원이었고 3명은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외부 심사 위원이었다. 아리랑 TV 노조가 확보한 입찰 심사 당시의 녹취를 들어보면, 방석호 사장의 측근인 아리랑 TV의 모 팀장이 “프레젠테이션은 비록 못했지만 실제 제작 능력은 더 낫다”며 외부 심사 위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외부 심사 위원 : 첫 번째 업체가 두 번째 업체보다 잘했다고 생각하시고..

방 사장 측근 : 두 번째 업체가 잘했다고요?

외부 심사 위원 : 첫 번째 업체는 내용이 없었어. (내용이 없었어)

방 사장 측근 : 제가 말씀드리면요, 첫 번째 팀이 훨씬 강해요. 왜냐면 첫 번째 팀은 시스템이 완전 구축되어 있어요.

외부 심사 위원 : 그런 건 저희가 알 수가 없죠.

방 사장 측근 : 쌍방향 시스템으로, 앱 개발하는 것까지 해가지고 실시간으로 데이터까지 분석해가지고.. 그리고 두 번째는 시스템 자체가 안돼있는 거죠.

외부 심사 위원 : 아이디어는 좋은데, 전혀 백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거죠?

방 사장 측근 : 네 네..

아리랑 TV 노조는 방 사장의 측근이 특정 업체를 밀어준 정황이 뚜렷한 만큼 실제로 입찰에서 특혜를 주었는지 여부와 방 사장이 이를 지시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방 사장은 입찰 심사에 참여할 수 있는 외부 심사위원 풀을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2)인사 비리 의혹

아리랑 TV 노조가 제기하는 또 다른 의혹은 방석호 사장이 취임 이후 자신의 측근 2명을 아리랑 TV에 근거 없이 채용했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사람은 아리랑 TV 본사의 김 모 팀장과 자회사인 아리랑 TV 미디어의 김 모 고문이다.

우선 아리랑 TV 본사의 김 모 팀장은 방석호 사장이 원장으로 재직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출신이다. 방석호 사장은 취임 이후 김 모 씨를 정직원으로 채용한 다음 두 달 뒤 곧바로 팀장으로 승진시켰다. 아리랑 TV 노조에 따르면, 아리랑 TV는 지난 10년 동안 정규직을 채용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방 사장이 채용한 김 모 씨는 방 사장 학교 후배의 아내로 알려졌다.

아리랑 TV 미디어의 김 모 고문은, 방 사장이 취임과 함께 보도 부문의 책임자인 뉴스 센터장으로 채용하려고 시도하였으나 노조의 반대로 무산되자 자회사인 아리랑 TV 미디어에 고문직을 신설하면서까지 채용했다고 한다. 고문직의 연봉은 7천만 원 선이다. 김 고문은 KBS 기자 출신으로, 개인 비리 혐의로 물의를 일으켜 퇴사한 인물이다.

아리랑 TV 노조는 이와 함께 아리랑 TV의 계약직 신입 사원 공채 비리 의혹, 사옥 시설 관리 업체 입찰 비리 의혹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체부 특별 조사, 믿을 수 있나?

문화체육관광부는 방석호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것과는 별개로, 특별 조사를 2월 5일까지 계속하겠다고 한다. 방 사장에 대한 첫 보도가 나간 게 2월 1일이니, 실질적인 조사 기간은 길게 잡아야 5일인 셈이다. 해외 출장비와 업무 추진비 부당 사용 의혹을 조사하기에도 짧은 기간이다.

문체부가 이번 사안을 제대로 조사할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언론 노조에 따르면 문체부는 국정 감사에서 나온 지적에 따라 아리랑 TV의 외주 제작과 관련한 특별 감사를 실시했으나 방석호 사장 취임 이전 시기만 감사 대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뉴스타파가 확인 취재에 들어간 날 방석호 사장의 집무실이 있는 아리랑 TV 사옥12층에서 다량의 문서 파기 행위가 있었던 것도 의혹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아래 사진은 지난 1월 29일, 아리랑 TV 사장실이 있는 12층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이 날은 뉴스타파가 방석호 아리랑 TV 사장의 호화판 해외 출장과 가족 동행 여부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방석호 사장을 만난 날이다.

2016020201_02

아리랑 TV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12층에서 파쇄기로 문서 두 박스를 파기하고 있다는 제보(?)를 듣고 뛰어 올라가 보니 이미 문서 파쇄는 끝난 상태였다고 한다. 검은 비닐 봉투 안에는 갈가리 찢긴 종이 조각들만 남아 있었다. 앞으로 있을 감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정말 중요한 문서를 파기했는지, 아니면 일상적인 정리 차원에서 문서를 파쇄했는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화, 2016/02/02- 18:36
575
0

북한이 쏘면 위성도 미사일?

지난 2월 7일 북한은 위성을 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 것은 사실이다. 북한은 이 위성을 지구 관측 위성 ‘광명성 4호’라고 명명했으며, 이 위성은 지금도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다만 이 위성이 정말 지구 관측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 그리고 지상의 기지국과 통신이 가능한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해 실제로는 미사일 발사 실험 아니냐는 ‘의심’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16021801_01

그러나 해외 유수 언론들은 북한의 위성 발사체를 곧바로 미사일로 단정짓지는 않았다. 주요 언론들의 기사 제목을 훑어보자.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North Korea launches ‘satellite’’(2월 6일), 즉 ‘북한 ‘위성’ 발사’ 라고 해서 북한의 주장을 인용하되 따옴표로 의심을 표시했다. 뉴욕 타임즈는 ‘ North Korea Launches Rocket Seen as Cover for a Missile Test’ (2월 6일), 즉 ‘북한, 미사일 시험을 위장한 것으로 보이는 로켓 발사’라고 해서 북한의 주장과 그에 대한 의문을 모두 표현했다. 영국 BBC는 ‘North Korea fires long-range rocket despite warnings’(2월 7일), 즉 ‘북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라고 했다. CNN과 알자지라 등 다른 국제 뉴스 네트워크도 모두 ‘로켓’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북한의 위성을 곧바로 미사일이라고 불렀다. 국방부는 북한의 위성 발사 당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조중동은 물론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도 이를 그대로 받아 장거리 미사일 등의 표현을 단정적으로 사용했다. 그 뒤는 모두가 아는 바다. 하루 종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난하는 종편의 아우성 속에 북한이 실제 위성을 발사했다는 것은 까맣게 잊혀졌다.

사거리 12,000 km라는데 왜 한국에 사드 배치?

한국 정부와 언론의 논리는, 위성 발사 기술이 미사일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위성이지만 이를 미사일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실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 2월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 기술이 “미사일에 적용될 경우 만 2천 킬로미터에서 만 3천 킬로 미터 정도 사거리를 지닌 미사일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북한의 위성 발사 기술로 그처럼 어마어마한 사거리를 지닌 미사일을 곧바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쏘려면 일단 미사일을 대기권 바깥으로 쏘아 올린 뒤 우주 공간을 거쳐 목표 지점까지 보내고 (우주 공간에서는 공기의 저항이 없어 연료 소모가 거의 없다.) 목표 지점에 다다르면 이를 다시 대기권 안으로 끌어 내려야 한다. 이 때 미사일을 다시 대기권 안으로 끌어내리는 기술을 재진입 기술이라고 하는데,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했다는 증거는 아직 전혀 없다.

이런 점을 일단 접어두고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의문은 남는다. 세계 지도를 열어 북한을 중심으로 지름 만 2천 킬로미터인 원을 그려보라. 동쪽으로는 미국 워싱턴을 넘어 대서양 한 복판까지, 서쪽으로는 아프리카 대륙의 서쪽 끝까지 닿는다. 사실상 전 지구를 포괄하는 사정거리다. 그 말은, 당장 이번 미사일 발사로 잠재적 위험이 증대한 쪽은 북한과 겨우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한국보다는 멀리 떨어진 다른 대륙에 살고 있는 누군가라는 뜻이 된다. 물론 이번 위성 발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기술의 수준이 높아지고 안정화되는 증거라고 보면 남한에 대한 잠재적 위협도 증대한 것은 사실이나 딱히 이번 발사와 연관시켜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2016021801_02

한국의 국방부가 미국과 사드 배치를 협의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 지 불과 6시간 만이었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는 토마스 밴달 미 8군 사령관이 동석했다. 이 사실은 이번 북한의 위성 발사로 잠재적인 위험을 안게 된 ‘누군가’가 누구인지를 잘 보여준다.

사드는 한반도 방어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경위야 어쨌든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남한을 방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 다른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사드 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만 하다. 그러나 사드가 남한 방어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매우 희박하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드가 아직 실전에서 사용된 적이 없는 ‘개발 중’인 무기라는 점이다. 실전에서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무기를 놓고 이게 한국의 전장 환경에 도움이 되는지 안되는지를 다투니 결론이 날 수가 없다. 그러나 판단을 도와주는 근거들은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지난 2013년 ‘아태 지역에서의 탄도 미사일 방어 : 협력과 반대’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는 아태 지역에 탄도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 체계, 즉 MD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검토한 보고서이다. 보고서의 전체 결론은 ‘도움이 된다’는 쪽이다. 보고서의 전체 결론이 그러한데도 불구하고 한국 쪽의 효용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적시되어 있다.

2016021801_03

▲ 2015년에도 미국 의회 조사국은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냈으나 여기서는 한국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 2015년에도 미국 의회 조사국은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냈으나 여기서는 한국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의 방위사업청 역시 이 문제를 검토한 바 있다. 2013년 방위사업청은 미국 현지에 직접 가서 사드에 대한 실사를 벌였다. 방위사업청의 보고에 따르면 미국 측은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했는데, 대구 부산 지역에 배치할 경우 스커드 B, C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 방어에는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수도권을 위협하는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는 미국 측에서 아무런 시뮬레이션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 두 가지 사례는,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고 싶어하는 미국 측조차도 사드가 한반도 방어에 적합하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드 배치 찬성론자들은, 사드가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14차례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든다. 그러나 이 실험들은 매우 제한된 조건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가장 최근에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요격에 성공했다며 미 미사일 방어국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타겟 미사일을 비행기에서 낙하산으로 내려보내 점화시킨 뒤 표적으로 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북한이 지상의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환경과는 다르다.

뉴스타파는 이러한 실험이 한반도의 전장 환경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미사일 방어국에 타겟 미사일과 사드의 요격 미사일 간의 거리가 얼마인지, 요격 고도와 시간은 어떠한지, 타겟 미사일의 좌표가 사드 시스템에 사전 입력되어 있었는지 등에 대한 질의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 미국의 속내

그렇다면 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미국은 효과를 장담할 수도 없는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려고 하는 것일까?

사드의 구성 요소 가운데 X밴드 레이더(AN/TPY-2)가 있다. 이 레이더는 두 가지 모드로 세팅할 수 있는데 종말 모드(terminal mode)와 전진 배치 모드 (front based mode)가 그것이다. 종말 모드의 경우 감시 범위가 600km, 전진 배치 모드의 경우 감시 범위가 1,800km에 이른다. 문제는 전진 배치 모드의 경우 북한 뿐 아니라 중국 베이징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까지 감시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레이더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실시간으로 괌, 하와이, 미국 본토에 있는 미군은 물론 주일 미군을 통해 일본 자위대에게까지 공유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이유다.

2016021801_05

2016021801_06

한국의 국방부는 한번 ‘종말 모드’로 세팅을 해 놓으면 세팅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미 미사일 방어국에 질의했으나 역시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사드 레이더를 통해 수집된 정보가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 방어망에 실시간으로 전송되기 때문에 사드는 미국이 구축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체제, MD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MD로의 사실상 편입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한국을 MD에 편입시켜 한미일 삼각 동맹을 구축해 이를 통해 북한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한다는것이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동북아 전략의 뼈대이다.

이명박조차 거절했던 미국의 MD 참여 요구

이러한 전략적 이점 때문에 미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을 MD에 끌어들이기 위해 애써왔다.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된 것은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이 되면서부터다.

부시가 당선되고 몇 달 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은 워싱턴을 방문했다. 그런데 부시는 기자들이 모인 공개석상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this man’ 이라고 부르는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이 외교적 결례의 배경은 몇 달 뒤 한국일보가 보도한 외교 전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그 배경은 바로 MD였다.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 며칠 전 미국은 한국에 외교 전문을 보내 “한국은 MD 배치 필요를 인정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성명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는데, 한국의 외교부가 그 부분을 삭제한 채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한국의 이러한 조치는 부시 대통령을 화나게 했고, 이는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 내내 미국의 홀대로 이어졌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김대중 정부는 미국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끝내 MD 참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미국의 MD 참여 요구는 더욱 거세졌고, 이에 따라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이동식 레이더, 제주 해군 기지 건설 등의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공식적으로는 MD 참여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MD 참여를 적극 검토했으며, 실제로 MD 편입 쪽으로 상당히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게 한미 합동 미사일 방어 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는’ MD 참여를 인정하지 않았다. 한국으로서는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고, MD를 받아들일 경우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이 가속화 되는 악순환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급선회’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표면적으로는 비슷한 기조가 계속됐다. 미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MD에 참여하라고 압박했다. 대표적인 게 2014년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이다. 고의였는지 부주의 때문인지 국내 언론은 초점을 맞춰 보도하지 않았지만 당시 한미일 공동 회견 영상을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하는 얘기는 바로 MD 참여 논의를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게는 미국에게 구실을 내줄만한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전시 작전권 환수 연기 문제다. 전작권 환수 연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으며 한국은 외교력을 총동원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고자 미국에 매달렸다. 이 때 미국이 내세운 조건이 바로 MD 참여였다. 한국의 전시 작전권 환수 연기와 MD체제 편입이 맞교환된 게 아니냐고 전문가들은 의심하고 있다.

상징적인 장면이 2014년 서울에서 벌어졌다. 2014년 4월 전작권 환수 연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는데, 당시 공동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 연기 문제를 주로 얘기했고 국내 언론의 관심도 그 부분에 집중됐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발언 마지막 부분에서 뜬금없이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제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되 상호 운용성을 증대”하겠다고 말한다. 뒤를 이은 오바마 대통령은 발언의 순서가 정반대였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MD가 우선이고 전작권은 그 다음 관심사였던 것이다.

미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꾸준히 MD를 얘기하며 한국의 참여를 압박했지만 한국의 자세는 표면적으로는 요지 부동이었다. 한국은 사드 문제에 대해 이른바 ‘3 no’, 즉 미국의 요청을 받은 바도 없고 협의한 바도 없고 결정된 바도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 미국보다 중국을 외교의 중심에 놓는듯한 행보를 보이기까지 했다.

겉으로 드러난 상황이 급변한 것은 지난해 연말부터다. 첫번째 조치는 지난해 12월 28일 있었던 한일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합의다. 위안부 문제는 미국이 추진하는 한미일 삼각동맹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불과 70년 전까지 일본의 식민지로 고통받던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일본과의 군사협정을 추진할 경우 국내 여론의 커다란 반발이 부담이 될 것이고, 그 정점에 있는 것이 바로 위안부 문제였기 때문이다. 역으로 보면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MD 참여를 거부하는데 있어 가장 강력한 명분 중의 하나가 위안부 문제였다. 그런데 한국이 나서서 이 걸림돌을 스스로 치운 것이다. 미국에서 환영의 논평이 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사드 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한다. 중국을 대북 제재에 참여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국내 여론의 후폭풍을 감수하면서까지 위안부 협상을 타결한 점으로 미루어보면 실제로는 이미 사드 배치, 그리고 MD 편입 쪽으로 방향이 정해져 있었던 결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1월 22일 있었던 국방부의 신년 업무보고다. 국방부는 신년 업무 보고에서 한미일의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채널을 구축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2월 7일 북한이 예정에 따라 위성을 발사하자(북한은 이 기간에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국제해사기구, IMO와 국제전기통신연합, ITU에 사전 신고를 했다.) 이를 곧바로 미사일이라고 규정하며 6시간 만에 사드 배치 협의를 공식화했다.

2016021801_07

사드 배치, 안보와 경제 모두에 ‘최악의 결정’

과거 정부들과 달리 박근혜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왜 이렇게 쉽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 이유를 현재로선 정확히 확언하기 힘들다. 군사안보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전시 작전권 환수 연기에 따른 보답을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공을 들여온 중국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것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적인 배신감과 분노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야권의 주장처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의식한 ‘북풍 몰이’일 수도 있다. 물론 이 모두 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결정은 이 모든 이유들을 합한 것보다 훨씬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군사적으로 보면 북한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넣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할 뿐 아니라 세계 2위와 3위의 군사대국인 러시아를 잠재적인 적국으로 돌리게 된다. 더 크게 보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균형 외교라는 우리 외교의 근본 기조와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성장 전략을 뿌리채 뒤흔드는 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한국은 90년대 중국의 개방 이후 전통적 우방인 미국으로부터는 안보를 제공 받고, 새롭게 수교를 맺은 중국으로부터는 경제적 실리를 취해왔다. 이 전략이 효과적이었던 것은, 강대국들의 이전 투구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간을 확보해 경제발전에 매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이러한 전략을 포기함으로써 안보 비용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경제를 고사시킬 수도 있는 ‘최악의 결정’이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미래를 암담하게 할 역사적 결정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목, 2016/02/18- 19:39
540
0

한국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수출을 하는 나라가 중국이고,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도 중국인이 가장 많다. 이 때문에 한국 내 사드 배치로 중국의 여론이 악화되면 경제적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간에 사드 배치가 공식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지금, 중국 여론의 변화는 어떨까.

2016021802_01

중국 언론보도 전수조사… 한국 사드 배치 비판 35일간 187건

뉴스타파 취재진은 인민일보, 환구시보, 신화통신, CCTV 등 중국 4대 매체의 사드 관련 보도를 전수조사했다. 기간은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를 처음 언급한 1월 13일부터 사드 논의가 공식화된 이후인 2월 16일까지로 정했고, 해당 매체에서 ‘한국’과 ‘사드’라는 두 단어를 동시에 포함하는 모든 기사를 수집해 내용을 분석했다.

기사는 총 230건이었다. (인민일보 38건, 환구시보 87건, 신화통신 30건, CCTV 75건) 내용 분석 결과, 한국 정부나 미국 정부의 발표 내용을 단순하게 전달하는 스트레이트성 기사 43건을 제외한 187건의 기사가 모두 사드 배치에 비판적인 보도로 분류됐다.

▲CCTV 1월 14일 방송보도

▲CCTV 1월 14일 방송보도

특히 국영방송 CCTV는 주요 시점마다 한국 내 사드 배치를 비판하는 논조의 방송을 반복적으로 내보냈다. 이 방송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회견이 있었던 1월 13일 이후 이틀간 ‘전문가, “미국 사드 배치 한국 국방을 위한 것이 아니다” (专家:美部署“萨德”主要不是为保卫韩国)’ 라는 뉴스를 4회 내보냈다. 한국의 사드 배치가 사실상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중국 내 군사전문가의 의견을 전달하는 내용이었다.

▲CCTV 2월 13일 방송보도

▲CCTV 2월 13일 방송보도

한미 간 공식적인 사드 논의가 있었던 2월 13일에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사드 비판 발언을 인용해 이틀간 8차례나 방송했다. ‘왕이, “미국 한국에 사드배치, 겉과 속이 다르다” (王毅:美拟在韩部署“萨德”反导系统是“项庄舞剑”)’는 제목의 해당 보도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사드 배치를 요청하는 것이 겉으로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왕이 외교부장의 말을 담았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국제시사분야 자매지 환구시보는 가장 많은 보도와 논평을 통해 한국의 사드 배치를 비판했다. 35일간 87건이나 관련 기사를 보도했는데 한국의 사드 배치를 비판하는 논평이 17건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안보 관련 국회 연설을 했던 2월 16일에는 전쟁까지 거론하며 중국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원문 링크)

한국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중국은 해방군을 동북지역에 배치해서 강력 대응할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에 전쟁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으나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언제든 상대해 줄 수 있다. 중국이 다리가 잠겼을 때 누군가는 허리까지, 심지어 목까지 잠기게 될 것이다.
– 환구시보, 2월 16일 논평

중국 매체들이 이처럼 날선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타파 취재진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관한 중국의 입장과 여론 변화를 들어보기 위해 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스위엔화 교수(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위엔화 교수는 한국의 사드 배치가 결국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술에 취하고자 하는 이유가 술에 있는 건 아니다” … 미국이 자국 이익 위해 중국 위협

스위엔화 교수 (중국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스위엔화 교수 (중국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 사드 배치의 주요 목적이 한국의 안보가 아닌 중국 위협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드 배치가 한국의 안보를 보장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몇 천 개의 대포를 휴전선에 배치해놓고 있는데 서울도 발사 범위 안에 있다. 이런 공격이 한국 입장에서 가장 큰 위협이지만 사드는 북한의 포 공격을 막을 수 없다. 중국 표현에 “술에 취하고자 하는 이유가 술에 있는 건 아니다(醉翁之意不在酒)”는 말이 있다. 미국은 자신의 이익과 안보를 위해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 한국과 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20년 넘게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이런 우호적인 관계는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중시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이 중국, 미국 사이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외교를 펼친 국가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번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을 억제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의 이익을 무시했다. 이는 한중 우호관계의 기본 방향을 위반하는 행동이라고 본다.

 

신화통신이 2월 10일 실시한 여론 조사(중국 누리꾼 11,868명 대상)에 따르면, 56%의 중국인들은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한미일 동맹이 강화”될 것이라고 봤고, 29%의 중국인들은 “일본이 틈을 타 수작을 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국인들은 한국이 중국에 등을 돌리고 미국, 일본과 가까워질 것으로 보고 한국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6021802_05

또 한 명의 중국 내 국제관계 전문가인 스인홍 교수(인민대 국제관계학원)는 북한 핵실험 이후 한중 관계가 한 달만에 크게 악화되었다며 이것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한중 관계 한 달 만에 이토록 악화될 수 있나”… 사드 배치 강행하면 더욱 나빠질 것

스인홍 교수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스인홍 교수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 한국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 미국의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또 다른 목적이 있다고 중국 정부는 보고 있다. 또한 한국에 사드 배치가 성사되면 일본에도 이어서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 사드의 레이더는 중국 시안(西安)까지의 모든 미사일 발사 정보를 탐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럴 경우 중국의 미사일 위력에 엄청난 손해가 생기고,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전략적 균형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절대적으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분위기다.

– 관영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한국에 대한 여론이 상당히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분위기는 어떤가?

= 중국 내 여론은 기본적으로 중국 정부 측 입장과 일치한다. 알다시피 중국의 언론 구조와 여론 확산 루트를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물론 소수의 여론은 “북한의 핵실험 및 핵개발이 한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으니 사드 배치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고 있지만, 대부분 여론은 사드에 대해 부정적이다. 1월 6일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후 한중 관계는 큰 피해를 입었다. 한국과 미국이 사드 배치를 고집한다면 한중 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한 달여 만에 한중 관계가 이토록 악화되었다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

 

사드 배치 ‘논의’만으로도 수출 기업들 피해 현실화 우려

한국 내 사드 배치는 현재 공식적인 논의 단계에 와 있는 수준이지만, 중국 내 여론 악화에 따라 조금씩 한국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최광혁 책임연구원은 “중국에서 비관세 장벽을 설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며, “대표적으로 음식료 업종이나 화장품 업종, 여행, 엔터테인먼트 업종등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관세 장벽은 관세가 아닌 수량 제한, 위생 규정 강화 등의 방법으로 외국산 물품의 교역에 불이익을 주는 다양한 장치들을 뜻한다. 최 연구원은 “예를 들어 중국이 한국에서의 면세 소비를 제한한다든지, 아니면 중국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중국 쪽으로의 수출제한 조치를 건다든지, 아니면 한국 연예인들의 공연을 막아버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 대해 다양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 여행 업체 관계자는 “여행업이 가장 영향을 받는 이슈들이 사실 국내외 정세, 경제 문제 이런 부분들인데 지금 그 부분들이 다 좋지 않다”면서 사드 배치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드릴 수 있는 답변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2016021802_07

사드 배치 이후는?

정부 여당도 중국이 한국에 대해 경제적 불이익을 줄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새누리당 경제상황점검TF 단장)은 지난 15일 열린 제11차 경제상황점검 임시대책회의에서 “과거 중국의 행태 등을 놓고 봤을 때 경제적 제재가 현재 우리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회의에서 “중국이 주요 수출 국가인데 제재 조치가 있을 시 매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중국발 리스크 대응을 잘 해야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스위엔화 교수(중국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도 “사드 배치가 중국에 심각한 손해를 가하게 된다면 중국도 이에 맞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매우 높은 수준인데, 이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게도 이익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신중하게 처리할 것”이라면서도, “사드 배치가 현실이 된다면 중국에게 손해를 입힐 것이고, 중국은 이에 따른 군사적, 전략적 또는 경제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은 국제정치 문제를 경제적 조치로 앙갚음했던 예가 있었다. 2010년에는 노벨 위원회가 반체제 운동가 류샤오보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자 노벨 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의 연어 수입을 중단했고, 2012년에도 센카쿠(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자 분쟁 대상국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취재 : 정재원
촬영 : 김남범, 김기철
리서치, 번역 : 최재서
편집 : 박서영

목, 2016/02/18- 19:38
42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