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현장소식] 선흘곶자왈 이야기 마지막회

선흘곶자왈에 추진되고 있는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팀장([email protected])
화산이 만든 숲, ‘곶자왈’은 제주어로만 존재하고 우리나라에서 제주에만 존재하는 숲이다. 바위를 감싸안고 살아가는 나무들이 숲을 이룬 곶자왈은 마을주민과 생활사를 함께했던 숲이었다. 하지만 제주도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곶자왈은 개발의 표적이 된다. 특히,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이라고 불리었던 선흘곶자왈의 한축은 이미 10여년전 묘산봉관광지구 개발로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최근에 또다시 선흘곶자왈의 일부가 토석채취사업 승인과정에 있고 사파리 동물원을 만드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이 2개의 사업이 모두 승인이 될 경우, 광대한 상록활엽수림과 습지,동굴을 자랑하던 선흘곶자왈은 사실상 제주도지방기념물인 동백동산만이 ‘섬’으로 남게된다. 그래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선흘곶자왈을 위협하고 있는 난개발의 문제점을 되돌아보는 기사를 4회에 걸쳐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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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곶자왈에 동물원을 짓겠다는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
평지에 형성된 상록활엽수림 중에서 한반도 최대 크기를 자랑했던 선흘곶자왈은 이미 10여년 전, 묘산봉관광지구(현재 세인트포 골프장)개발사업으로 인해 한축이 없어졌다. 게다가 최근에 다려석산 토석채취사업 계획이 승인될 경우 선흘곶자왈 북쪽에서부터 남쪽방향으로 야금야금 없애 갈 것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욱 압권은 동백동산 옆에 추진되고 있는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이다. [caption id="attachment_164870" align="aligncenter" width="565"]
▲ 사파리월드부지사진. 빨간선으로 그려진, 삼성공동목장이라고 쓰인 곳이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부지이다. 이 넓은 면적의 선흘곶자왈을 세인트포골프장이 10여년전, 잠식했고 사파리월드 조성사업마저 통과되면 선흘곶자왈은 사실상 동백동산만이 섬처럼 남게된다.ⓒ제주환경운동연합[/caption]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은 제주도 구좌읍 동복리 97만3000㎡의 면적에 사파리, 실내동물원, 숙박시설, 휴게시설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곳은 작년 8월 열린 도시계획위원회 자문회의 심의에서도 사업지로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입지 재검토를 요구했던 곳이다. 그 이유는 1)사업대상지역이 문화재 보호구역(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0호 동백동산 등)에 인접한 지역이어서 보호구역에 대한 악영향이 우려되고 2) 해당지역에 습지가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3) 세계에서 이쪽 지역에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 자생지 군락 분포 가능성이 높고 4) 공공자원에 대한 도민 갈등 유발 요인이 되는 점을 고려하여 사업구역 설정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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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사진. 10여년전, 묘산봉관광지구 사업을 위한 도로개발을 하면서 드넓은 선흘곶자왈을 반으로 쪼개 놓았다.사진 오른편이 세인트포골프장이고 왼쪽이 사파리월드 사업예정지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caption]
도시계획위원회 자문회의에서 이 정도의 강력한 주문사항이 나오는것은 드물다. 사실상, 사업계획 자체를 백지화하라는 주문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업예정지의 가치가 큰데다가 사업계회 자체도 황당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도시계획위원회 자문회의의 주문사항이 강제성은 없었지만 사업추진이 힘들거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런데, 돌연 지난 5월 10일, 제주도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열어 환경영향평가 초안보고서 작성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사업승인을 위한 절차이행에 들어간 것이다.
# 제주사파리월드 사업부지는 선흘곶자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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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부지. 제주사파리월드 사업예정지. 상록활엽수림이 풍부한 선흘곶자왈의 일부이다.ⓒ제주환경운동연합[/caption]
인근의 다력석산 채석사업장 부지가 선흘곶자왈이냐 아니냐의 논쟁이 있는 것처럼 이곳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현재 제주도에서는 ‘곶자왈 경계설정 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내년 2월경에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그런데 곶자왈 관련한 여러 전문가들이 이곳은 지질적,생태계 측면에서 명백한 선흘곶자왈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이런 우려 때문인지 이 용역결과가 나오기 전에 서둘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곶자왈이라고 판명될 경우 여론이 악화될 것이 뻔하고 사업추진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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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부지습지. 선흘곶자왈의 가장 큰 특징인 습지가 사업 예정지안에 분포해있다.ⓒ제주환경운동연합[/caption]
선흘곶자왈은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파호이호이용암(빌레용암)이 흐른 후에 숲이 형성된 지역이다. 그래서 파호이호이용암의 특징인 용암동굴이 곶자왈내에 여러 개 분포하고 있다. 그리고 이 평평한 바위위에 습지가 형성되어 있다. 게다가 상록활엽수림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건습지 지역은 ‘제주고사리삼’이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쪽 일대에만 서식하는 희귀한 식물이 자라는 곳이다. 이러한 선흘곶자왈의 특징을 사업예정지는 한치 어김없이 갖고 있다. 작년 도시계획위원회에서도 우려했던 것처럼 이미 제주고사리삼 군락지가 2곳 발견되었고 습지도 흩어져 있음도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 평가 준비서에서 인정했다.
# 사라지는 마을공동목장과 곶자왈
제주사파리월드 사업부지는 동복리가 소유한 마을공동목장이다. 현재 50여개 남은,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만 있는 마을공동목장은 제주도의 소중한 목축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주로 마을공동목장은 초원에 형성된 곳이 많지만 이곳처럼 곶자왈을 끼고 있는 공동목장도 청수곶자왈 등 여러 개가 있다. 물론 숲만 아니라 초지, 습지가 어우러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사업예정지에 마을공동목장이 들어선 이유도 마소가 물을 마실 수 있는 습지가 여러 개 있고 먹이인 풀이 풍부하고 눈비와 강한 바람이 불 때 피할 수 있는 곶자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때는 116개나 되던 마을공동목장은 그동안 절반 이상이 사라져버렸다. 1930년대 116곳이었던 마을목장은 1987년 85곳, 2004년 74곳, 2011년 60곳에 이어 지난해 말에는 54곳으로 줄었다. 2010년 이후엔 해마다 1~3곳의 마을공동목장이 매각돼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1980년대 중반에 수입 소가 들어와 소값이 폭락하면서 축산업이 쇠퇴하고, 집약적 사육관리로 목축 방법이 변한 이유도 있었고 1990년대부터는 개발 광풍으로 인해 골프장이나 위락시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caption id="attachment_164874" align="aligncenter" width="640"]
▲ 공동목장. 마을공동목장은 제주도 중산간의 광활한 초원과 곶자왈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땅일지도 모른다.ⓒ제주환경운동연합[/caption]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까지 나서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올해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마을목장은 중국 기업의 손에 넘어가 분양형 콘도로 변했다. 마을공동목장은 제주도 중산간의 광활한 초원과 곶자왈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땅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마을목장의 해체는 축산업의 포기인 동시에 전통적 목축문화의 소멸, 제주선조들의 체계적인 초지관리 시스템의 붕괴이며 제주도의 독특한 경관자원의 소멸을 의미한다. 더욱이 제주도의 중요한 토지자산과 경제적 토대가 붕괴되는 것이기도 하다.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부지의 동복리 마을공동목장은 마을에서 매각하지 않고 사업자에게 50년 장기 임차하기로 했다. 매각보다는 나은 것이지만 마을주민과 제주도가 50년동안 이곳에 대해 아무런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이곳에서 살아가던 마소들과 노루, 오소리와 수많은 새를 내쫓고 외국 동물들을 데려와 동물원을 짓는 사업이기 때문에 선흘곶자왈과 마을공동목장의 해체와 다름이 없다. 그렇다면 이곳을 이런 식으로밖에 개발할 수 없는 걸까?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보자.
# 초지와 목장을 생태관광과 교육프로그램으로 활용하는 일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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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ep농장. 일본의 공익재단법인 KEEP가 운영하는 친환경축산 농장. 소와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제주환경운동연합[/caption]
일본 야마나시현 키요사토 지역은 해발 1,000M가 넘는 고원지대로서 3,000M급의 산과 숲, 초원이 많은 지대이다. 야마나시현은 이곳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생태계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고 있다. 공익재단법인 KEEP(키요사토교육실험계획)은 창립한지 100여년이 넘은 야마나시현의 NPO(민간 비영리 단체)다. 야마나시현은 KEEP에게 약 240ha의 부지를 대여해주었다. KEEP는 이를 토대로 이곳에서 소를 사육하고 소에서 나오는 우유와 고기로 가공식품을 만들고 다양한 체험교육 프로그램과 숙박시설, 관련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 있는 숲, 초지, 목장을 연계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많은 학생들이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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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ep팜숍. KEEP는 친환경축산으로 기른 소에서 나오는 재료로 다양한 유제품과 가공식품을 만들어 숍에서 판매한다. 대부분의 직원이 지역주민이고 지역 농산물도 함께 판매한다.ⓒ제주환경운동연합[/caption]
이러한 사업은 지역과 철저히 함께한다. 직원 100여명을 지역주민으로 채웠다. 지역농가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식당에서 쓰고 지역 수공예품과 공산품도 가게에서 판매한다. 제주도의 경우처럼 주민과 괴리된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목장의 시스템은 철저한 자연순환시스템을 적용한다. KEEP가 키우는 젖소 130마리의 똥을 퇴비로 만들고 이를 소가 먹는 목초지에 뿌려 풀을 키운다. 이렇게 자란 풀은 다시 소가 먹는다. 인공사료 의존성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축산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 마키바전경. 마키바공원의 설립목적은 축산업을 홍보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제공, 학생들에게 축산 체험 프로그램 제공 그리고 목장에서 키우는 동물들의 분뇨를 이용한 퇴비를 지역농가에 제공하는 것이다. 야마네시현에서 예산을 전액 지원하고 NPO가 운영한다.
KEEP의 이러한 지역에서의 사업성과와 노력은 야마네시현 현립 목축 공원을 탄생시키는 계기도 되었다. 마키바공원(마키바는 ‘목장’의 일본어)이 그 예다. KEEP가 오랫동안 키우던 목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관리가 힘들어지자 야마네시현에 협조를 요청한다. 이 협조요청을 받아들여 야마네시현이 설립과 운영예산을 전액지원하고 관리와 운영은 목축관련 전문 NPO에서 하는 마키바공원을 1984년에 개원한다. 현재 이곳에는 한해 25만명이 관람하며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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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바 전경 ⓒ제주환경운동연합[/caption]
마키바공원의 개원 목적은 시민들에게 축산업을 홍보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제공, 학생들에게 축산 체험 프로그램 제공 그리고 목장에서 키우는 동물들의 분뇨를 이용한 퇴비를 지역농가에 제공하는 것이다. 더욱이 마키바공원은 지역 축산농가들의 도우미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마키바공원에서 키우는 소는 지역농가가 주인이다. 지역 축산 농가는 마키바공원에 소를 맡겨 전문적인 목축관리자들에 의해 키운다. 소가 임신하기 전까지 이곳에서 키우고 임신 후에는 다시 농가가 관리한다. 이것은 제주도의 전형적인 마을공동목장의 시스템이기도 하다. 마을의 마소들을 전문 테우리에게 맡겨 중산간의 목초지에서 길렀던 것과 유사하다. 마키바공원의 목축시스템도 철저한 자연순환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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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소와함께.마키바공원의 염소와의 교감 프로그램은 인기가 높다. 염소는 개와 비슷한 인간과의 공감능력을 갖고 있다.ⓒ제주환경운동연합[/caption]
# 이곳은 후세대와 타생명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일본의 키요사토 지역과는 달리 제주의 마을공동목장은 현재도 거대자본에 매각되고 있고 대규모 관광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곳은 개발이 진행되는 순간부터 지역․지역주민과 괴리될 수 밖에 없고 철저히 이윤을 위한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제주에도 일본과 같은 사례는 아직은 없지만 미약하나마 새싹은 자라고 있다. 상도리공동목장의 경우에 사업자와 연계하여 레일바이크 사업을 진행하면서 목장은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레일바이크를 타는 탐방객들은 제주의 시원한 초원과 오름을 구경하면서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의 풍경에 감탄을 자아낸다.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청수곶자왈도 마찬가지다. 청수곶자왈은 청수리 마을공동목장이기도 하다. 청수리 마을회는 청수곶자왈을 주민들이 협심하여 생태탐방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64878" align="aligncenter" width="640"]
▲ 말과습지.사업예정지는 곶자왈이면서 오래된 마을공동목장이기도 하다.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과 마소를 몰아내고 외국의 동물을 들여오겠다는 것인가?ⓒ제주환경운동연합[/caption]
제주사파리월드 부지는 선흘곶자왈인 동시에 제주의 오래된 목축문화유산인 마을공동목장이다. 이곳에 사파리월드 사업이 승인된다면 곶자왈과 마을공동목장 2개를 동시에 잃는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제주의 중요한 자연자산과 문화유산이 사라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세계적으로 드믄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숲에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동물을 데려와 키우겠다는 것은 이곳의 가치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일이다. 이곳에 오래전부터 살아왔던 수많은 곤충과 새, 양서파충류, 노루․오소리 등의 포유류와 마을공동목장에서 길러왔던 소와 말은 어디로 가란 말인가? 토종생물을 몰아내고 외국 동물을 키운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한 것이다. 물론, 위에 소개한 일본의 사례가 쉬운게 아니다. 가야할 길이 멀다. 하지만 그 길이 멀다고 제주의 소중한 자산을 없애서는 안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자산은 지금 현세대의 것만이 아니며 인간들만의 권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 지난 4회 동안의 연재를 마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 이 기사는 제주의소리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피니시(Pinisi)를 타고 인도양을 누볐던 부기스인들의 모습 (Museum La Galigo, Makassar) ⓒ홍선기[/caption]
피니시(Pinisi)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Sulawesi) 남부 불루쿰바(Bulukumba)에 거주하는 부기스-마카사르(Bugis-Makassar) 계통의 하위 부족인 콘조(Konjo) 부족에 의해 전수되고 있는 전통 항해 보트이다. 현재도 해양부족인 부기스 부족, 마카사르 부족에 의하여 인도네시아 전 해역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관광용으로 일본이나 필리핀 등 각지에서 주문을 받고 있다. 피니시 선박 제조방법은 2017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전통 목조 선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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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주변 해안가 풍경. 주변 조선소에서도 피니시를 건조하고 있음 (술라웨시 불루쿰바 조선소에서 촬영)ⓒ홍선기[/caption]
피니시는 순수하게 나무로 건조하고 있고, 길이는 보통 20~35미터, 무게는 350톤 정도 되는데, 2011년에 50미터 길이(폭 9미터), 500톤의 피니시를 건조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도 기동성 있는 모터를 장착한 동력 선박이 유행하기는 하지만, 피니시의 인기는 여전하고, 오히려 세계 선박 애호가들의 수집품이나 관광용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조상이 세계 7개 대양을 누비며 살아왔음을 의미하는 7개의 주 밧줄을 이용한 닻과 2개의 마스터가 기본으로 되어 있으며,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목재를 이용하여 이음새를 맞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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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중인 피니시. (술라웨시 불루쿰바 조선소에서 촬영)ⓒ홍선기[/caption]
그러나, 이전과 다르게 이곳 술라웨시 불루쿰바(Bulukumba)의 전통선박 제조에도 어려움이 다가오고 있다. 첫째, 규모에 맞는 대형 목재를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어 인근 섬에서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둘째,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선박업체들의 인력난이다. 이곳에도 역시 전통제조업은 어려운 것 같다. 셋째, 오랫동안 맨투맨 방식의 전통지식(traditional knowledge)으로 이어져 온 전통산업이라 선박 제조 매뉴얼 체계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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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선박 재능보유자, 무하마드 아리프 새농(Muhammad Arief Saenong)씨와 인터뷰. ⓒ홍선기[/caption]
다행히 불루쿰바(Bulukumba)에서 오랫동안 피니시를 제작했던 노인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다. 무하마드 아리프 새농(Muhammad Arief Saenong)씨. 아쉽게 나이, 가족 상황을 자세히 여쭙지 못하였지만, 고령임에도 불고하고 본인이 평생 정리해 온 피니시 선박 건조 방법을 그림과 사진으로 남겨 놓았다. 타인에 의하여 그의 관한 기록이 인도네시아 책으로 남겨졌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새농씨는 평생 피니시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그냥 노트에 펜으로 남긴 기록물을 보여주면서 아쉬워하는 노인을 보고, 인도네시아 동료 교수에게 정리의 필요성을 설명하였고,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내용을 정리하겠다고 약속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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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하마드 아리프 새농(Muhammad Arief Saenong)씨가 기록한 노트, 사진 그리고 새농씨를 소개한 책. ⓒ홍선기[/caption]
언젠가 인도네시아에 가면, 100루피아 지폐 뒷면에 피니시 그림이 있음을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
전통지식은 참으로 대단한 인류의 삶의 지혜이고 저장창고이다. 인도네시아 멋진 피니시 목선의 제조과정과 스토리를 접하면서 전통지식을 유지, 전승하기는 어렵지만, 해양관광이라는 새로운 국제시장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전통 조선 산업을 보니 한편으로는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서 수십년 쓰던 중고 여객선이 들어와서 사용되고 있고, 2-3인용의 조그마한 선외기까지 FRP로 만들어 내는 우리나라 소형조선업계의 새로운 판로는 없는 것일까.
도시와 섬을 연결하는 첨단 스마트 선박이 악천후에도 불철주야 목포에서 흑산도, 인천에서 백령도, 포항에서 울릉도로 내달릴 수 있는 시대는 언제쯤 올 것인가.
7월 22일 전국에 내려진 폭염 특보 (기상청)[/caption]
올해 7월의 기온 추세를 1994년과 비교해 보면 서울의 경우 매우 흡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월 20일부터는 1994년 해당 일에 비해 더 높은 기온을 보이다가 하루빨리 38도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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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과 2018년 서울시 최고기온 비교 ⓒ장재연[/caption]
1994년 7, 8월 서울시 일 사망자와 최고기온 ⓒ장재연[/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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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7,8 월 일 사망자와 최고기온 상관관계 ⓒ장재연[/caption]
1994년과 2016년 서울시 최고기온 비교 ⓒ장재연[/caption]
또한 2016년에는 폭염이 심했던 기간에 사망자가 다소 증가하기는 하지만 1994년처럼 큰 폭으로 높아지지는 않았다. 인구 노령화가 진행돼서 최근 서울시 하루 평균 사망자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져서, 7, 8월에는 약 110명 수준이다.
2016년 7, 8월은 이보다 사망자가 많은 날이 36일로 적은 날 26일에 비해 다소 많지만, 1994년 당시처럼 사망자가 급증하는 현상은 크게 둔화됐다. 1994년과 같이 기온 상승 후 바로 다음 날 사망자가 급증하는 현상도 뚜렷하지 않았다.
이런 차이는 2016년에는 1994년에 비해 폭염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행정기관의 적절한 대응 등으로 인해 폭염 피해가 상당 부분 예방됐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폭염 피해는 예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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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 8월 서울시 일 사망자와 최고기온ⓒ장재연[/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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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8 월 일 사망자와 최고기온 상관관계. 1994년 당시 보다 기온 상승에 따른 사망자 증가율이 훨씬 낮다.ⓒ장재연[/caption]
2012년 여름 환경운동연합의 쪽방촌 폭염 위험 예방 캠페인(사진 연합뉴스)[/caption]

스발바르 군도의 위치 (출처.
주변 국가들에 의하여 포경이 성행하였던 스발바르 군도 주변 해역 포경 풍속도 (출처: 스발바르 박물관.
포럼 장소인 래디슨호텔 전경의 오후. (홍선기 촬영)[/caption]
오슬로에 도착, 하루를 묵은 후, 다음날 스발바르 공항으로 향하였다. 오슬로로 만만치 않게 추웠는데, 스발바르에 도착하니 살을 베어내는 칼바람이 환영해 준다. 일단 스노타이어를 장착한 특수 차량이 마중을 나와 호텔까지 가이드, 이후 가벼운 환영만찬을 끝으로 하루를 정리하였다.
문제는 다음날. 해가 안 뜬다. 솔직히 뜬 건지 안 뜬 건지 구분이 안되었다. 일단 알람에 맞춰서 일어나고, 컴컴한 아침부터 포럼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점심식사 할 때 쯤 되었을까 뭔가 멀리 산자락 경계가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의 빛을 보았다. 지인의 말로는 이제 북극의 낮이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한두 시간 사이에 다시 어두움이 깔리면서 도시는 어둠과 칙칙한 네온의 빛, 그리고 칼바람 분위기로 바뀌었다. 한밤중의 태양과 극지의 밤을 느낄 수 있다는 롱위에아르뷔엔에서의 1월의 분위기에 조금씩 적응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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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land Dynamics포럼. 본 포럼을 주관한 Adam Grydehǿj박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 (홍선기 촬영)[/caption]
포럼의 내용은 사실 한국이나 일본의 도서정책과는 매우 상이한 내용이 많았다. 앞서 본문에도 소개하였지만, 스발바르 군도는 노르웨이령이라고 해도 다국적 조약에 의하여 이권을 공유하고 있는 비무장 지역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생활, 경제사회에 대한 제도 등이 정상적인 국가와는 다르게 운영된다.
이러한 스발바르 군도 주민들은 과연 어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을까. 사실 스칸디나비아 3국을 비롯하여 아이슬란드, 러시아, 그리고 덴마크 같은 나라들은 스발바르에 대한 보이지 않은 영유권 분쟁과 알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점은 현재 다국적 조약에 의하여 수면 밑에 있을 뿐, 영토 문제는 늘 잠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럼을 마치고 만찬을 가졌다. 롱위에아르뷔엔의 최고 전통요리 레스토랑에서 고래, 순록, 물개 등등 북극요리들이 선을 보였다. 스발바르 군도에서 생산하는 것이라고는 바다 생물 뿐이라, 이곳 마트에는 이러한 생물들의 고기들만 팔고, 쌀이나 밀가루 등 나머지 생필품은 전체를 수입한다. 다행히 한국의 매운 라면도 있었다. 암튼 귀한 자리에 초대해준 지인의 성의를 생각하여 만찬에서 세 가지 고기 맛을 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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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육회(Whale tartar). (홍선기 촬영)[/caption]
신기한 것은 고래 육회(Whale tartar)인데, 처음 나왔을 때는 마치 우리나라 쇠고기 육회로 착각할 정도로 정말 모양이 같았다. 우리나라 쇠고기 육회와 같이 위의 달걀 노른자가 올라와 있다. 이것을 고래고기와 섞어서 먹는다. 이렇게 추운 지역에서는 어떻게 닭을 키울까. 계란을 보니 그 귀중함이 예사롭지 않았다. 다음메뉴는 물개 카르파쵸(Seal carpaccio). 사실 이태리에서 쇠고기나 말, 연어, 광어 등을 재료로 하여 먹어 본 적은 있으나 물개는 처음이었다. 우리나라식으로 말하면, 전라도식 쇠고기 생고기(일명 ‘육사시미’라고 함)식으로 물개고기를 요리한 것이라고 할까. 사실 맛이 있었냐고 평가하기엔 첫 경험이라 뭐라고 말 할 수도 없었다고 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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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개 카르파쵸(Seal carpaccio). (홍선기 촬영)[/caption]
대개 해외에 조사나 학회에 나가면 늘 식사가 문제이다. 특히 현지 조사의 경우에는 주민들과 함께 식사하거나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때문에 거의 지역 토착 음식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음식에 대한 혐오감은 없는 필자라도 갑작스럽게 나오는 기인한 음식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점을 가지면서 식사를 한다. 음식도 문화이다.
만찬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올 때는 걸어서 왔다. 영하 15도 정도 되는 밤 기온인데, 이런 북극의 마을을 걸어보는 것도 문화체험이라는 참가자들의 의견에 따라서 동행하였다. 한참 추울 때는 카메라 셔터 누르려고 장갑에서 뺀 손가락이 10여초도 안되는 순간에 얼 것 같은 밤 기온인데, 이곳을 걸어가자니 참으로 열정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은 칼로 베듯이 아리고, 옷은 에스키모처럼 입었어도 칼바람은 옷 속을 후벼 팠다. 그런데, 다들 말도 없이 걷기만 하는데, 멀찌감치 스키로 오는 두 사람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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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없이는 살 수 없는 스발바르 군도. 추운 동토의 땅에서 다정하게 스키로 이동하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하였다. (홍선기 촬영)[/caption]
부녀지간에 스키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종종걸음으로 호텔로 걸어가는 우리 일행의 모습이 우습게 보였는지, 어린아이 얼굴에 살짝 웃음이 보였다. 씩씩하고 여유롭게 스키로 걷고 있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을 보니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하게 녹아들었다.
지난 2013년 1월 스발바르에서 개최된 포럼 참석이후, 다시 갈 기회는 많이 있었고, 또한 인근 아이슬란드에서도 학회와 미팅이 계속되고 있지만, 참석을 못하였다. 언젠가 롱위에아르뷔엔을 포함하여 스피스베르겐(Spitsbergen) 섬 전체를 탐구하고 싶다. 최근 국내에도 오지탐험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스발바르 군도도 이젠 생소한 곳이 아니다. 그러나, 이 섬에서 개최된 포럼의 내용처럼, 스발바르는 다양한 국가들의 조약에 의하여 보이지 않은 통제가 있고, 경계 없는 경계 속에서 살아야 하는 주민들의 생존권과 주권에 대하여 함께 느끼면서 여행을 하면 어떨까 제안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필자가 롱위에아르뷔엔에서의 느낀 감성은, 첫째 ‘춥다’, 둘째 ‘추웠다’, 셋째 ‘엄청 추웠다’라는 기억이다. 다시 가보고 싶은 섬, 북극권에 가장 가까운 섬 마을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조사를 통해 드러난 몇 가지 문제점을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첫째, 1회용품 줄이기 홍보물의 크기 규정이 없었다. A4 보다 작은 크기로 부착해 놓거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부착해 가시적인 효과도 보기 어려웠다. 홍보물의 크기 규정을 명확히 하고 더불어 부착장소도 출입구와 계산대 등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협약서에는 ‘다회용컵(머그컵, 유리컵)을 이용할 있도록 다회용컵을 비치하여 우선 제공하고 다회용컵을 이용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노력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이를 이행하고 있는 경우를 찾기 어려웠다. 다회용컵 이용 시 인센티브 제공에 적극 나서야 한다.
셋째, 1회용품 줄이기 홍보물처럼 개인컵(텀블러) 사용 시 가격 할인 혜택 홍보물도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넷째, 협약 후 두 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다회용컵 수량 준비 부족을 이유로 1회용컵을 제공하는 매장의 모습은 협약 이행 의지가 부족해 보였으며, 동일한 브랜드 매장의 경우도 매장별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며, 협약과 이행에 대한 매장 직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다섯째, 협약을 체결한 21개 업체가 자사 홈페이지에 협약 체결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조사 결과 자발적 협약 사실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업체는 없었으며, 롯데리아만이 홈페이지 공지사항에‘협약 홍보물’을 게시했고, 엔제리너스, 탐앤탐스,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4개 업체는 자사의 이벤트와 환경보호 캠페인 등의 언론보도를 인용하여,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음을 홍보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 내용도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찾기는 어려웠다.
홈페이지를 통해 자발적 협약 사실을 시민에게 알리고, 업체의 협약 실천 의지와 시민의 참여를 요청해야 한다.
환경운동연합 황성현 부장은 자발적 협약 전과 비교해 1회용컵 사용이 줄고 다회용컵이 사용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업체들이 협약 내용을 이행하려는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얼마 전 유명 커피전문점이 '현금 없는 매장' 선언했다. 그 매장에 현금으로 결재하겠다고 하면, 아마 다른 매장 이용을 권할 것이다. 1회용품 줄이기도 마찬가지이다. 매장 내에서 1회용컵 사용은 안된다는 원칙을 보여줘야 한다. 부득이 한 경우 매장 밖으로 나갈 때 1회용컵에 옮겨 담아주겠다고 하면 된다. 현금 없는 매장은 가능한데, 1회용컵 없는 매장은 왜 안 되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법 보다 현금 없는 매장이라는 기업 운영 규정이 우선되고 있다. ”며 기업의 이중적인 행태를 비판했다.

흑산도 공항 건설 계획도 (사진제공 환경부)[/caption]
이런 기적의 섬에 공항을 만들겠다고 야단이다. 20일 국립공원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한 흑산도공항은 재심의로 연기되었다.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 환경단체들은 ‘심의’가 아닌 ‘감사’를 진행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환경부와 소속 검토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생태원,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는 지난 2015년 3월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입지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각각 제출한 바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심의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항의 설계도면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섬 전체가 공항이 되는 계획에 가까워 보인다. 이렇게 되면 흑산도를 찾았던 새들은 이제 갈 곳이 없다. 새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철새연구센터가 세워진 곳이기도 하다. 새들과 공존해야 하는 섬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새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항공기와 버드스트라이크를 걱정하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공항에서는 활주로에서 총을 이용해 새들을 잡고 있다. 흑산도에서도 이런 풍경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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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지역에서는 관찰이거의 불가능한 검은바람까마귀. 2012년 흑산도에서 만난 검은바람까마귀의 모습 ⓒ이경호[/caption]
흑산도에 찾아오는 철새들은 봄과 가을철 섬에서 영양을 보충하고 떠나는 나그네새들이 대부분이다. 흑산도에 공항을 만드는 것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휴게소 없이 주행하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사람도 장거리 이동시 휴식을 취하는데 새들에게 이런 휴식을 없애버리는 것이 흑산도 공항 건설이다.
‘그깟 새’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들이 없는 곳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다. 종의 멸종은 반드시 인과 관계로 다른 생명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흑산도 공항은 멸종을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게 자명하다. 15분에 한 종씩 멸종하고 있는 현재의 속도를 늦추는 것만이 사람들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흑산도 공항 예정지는 새들의 서식처 이전에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은 야생동식물들의 삶의 터전이며 자연, 문화 경관이 공존하는 곳이다.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공항추진은 중단되어야 한다. 국책 사업이라는 미명 하에 경제성과 환경성 없는 사업을 강행하여 새들의 무덤으로 흑산도를 만드는 일이 없기를 간곡히 바란다.
필자는 흑산도에 비행기를 타고 들어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비행기를 타고 편하게 간다 한들 가봐야 볼 것이 없는데 뭣하러 가겠는가? 현재 운영 중인 쾌속선으로도 흑산도를 찾기에 충분하다.

지난 7월 5일부터 
ⓒ대전환경운동연합[/caption]
실제로 환경부의 ‘국가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남조류(7월30일 기준)가 세종보 6435셀, 공주보 1만 1275셀로 확인되었다. 반면 백제보는 약 6~10배 높은 수치인 6만2285셀로 수질예보제의 3단계인 경계단계에 해당된다. 폭염이 지속된다면 4단계인 심각단계 발령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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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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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 녹조 데이터[/caption]
녹조는 단순히 발생에서 그치지 않는다. 녹조에서 생성되는 마이크로시스틴 등의 독소가 하천에 축적될 수 있다. 이 독성분은 섭취될 경우 사람의 간과 소화기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또한 대규모 번성 시 하천의 용존산소량을 감소시킨다. 이에 따라 어류집단폐사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농업용수를 사용하는 농가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환경부는 백제보의 수문을 개방하지 못하고 있다. 인근지역의 수막재배 농가의 반발 때문이다. 2017년 6월 1일 수문개방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농민과의 협의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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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교에서 바라본 녹조 ⓒ대전환경운동연합[/caption]
수문을 개방한 세종보, 공주보는 2017년 같은 기간에 비하여 녹조가 확연하게 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수문을 열지 못한 백제보는 심각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써 수문 개방이 녹조를 해결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임이 증명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4대강에 녹조가 발생하면, 폭염과 가뭄 등의 기상이변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왔다. 하지만 단순히 폭염 때문이라면 세종보와 공주보에도 대규모 녹조가 발생해야 한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다. 대규모 녹조가 발생한 보는 수문을 열지 않은 백제보로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현장에서는 녹조에 대한 우려를 찾아보기 어렵다. 시민들이 녹조가 가득한 금강에서 배를 타며 물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
6일 휴가철을 맞아 백마강을 찾은 사람들이 충남 부여군 백마강에서 수상 레저를 즐기고 있다. ⓒ 김종술[/caption]
현재 녹조상태를 알려주는 곳도 없다. 환경부와 지자체는 홈페이지나 페이스북을 통해 쉽게 현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알려야 하지만, 현장 상황의 수치를 알기 위해서는 ‘물환경정보시스템’이라는 복잡한 사이트에서 접속하여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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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보의 녹조[/caption]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환경부뿐만 아니라 관계기관 모두가 녹조를 재난으로 인식하고 백제보의 수문을 하루 빨리 개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수문개방을 통해 금강의 수질을 개선하고, 4대강의 재자연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더불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녹조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지자체별로 현장상황을 게시하고 홍보해야 한다. 시민들이 녹조 위에서 수상스키를 타는 아이러니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새만금 해상풍력개발사업 조감도 ⓒ새만금개발청[/caption]
셋째, 반(反)에너지전환론자들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발언에 너무 신경 쓰지 않으면 좋겠다. 궁극에는 에너지전환의 진정성과 실력으로 승부하는 길밖에 없다. 여론조사에 나타나듯 국민의 마음은 이미 에너지전환으로 돌아섰다. “묻지마 탈원전이 경제위기의 원흉”이라는 어느 언론인의 독설 정도는 웃어 넘겼으면 한다. 원자력 발전은 기술적·경제적 대안이 없었을 때 중요한 전력 공급원이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방식은 달라지고 비중은 줄어들어야 한다. 현재와 미래 세대에 너무나 많은 비용부담을 지우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 원전이 서서히 경쟁력을 상실해 가는 현상은 이제 낯설지 않다. 뜻있는 원자력 전문가들이 에너지전환의 큰 틀에서 자신의 발전과 국가 기여를 고민할 줄 믿는다.
광복절에 생각해 본다. 에너지전환은 애국운동이다. 재생에너지는 안전하고 깨끗한 우리 에너지다. 석탄, 석유, 원자력 같은 전통 에너지원과 비교해 생산에 따른 부작용이 현저히 적다. 날로 경쟁이 격화되는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 에너지 효율 기술개발과 적용, 모든 경제주체의 소비절약 노력이 함께한다면 국가 에너지 경쟁력은 날로 높아갈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후손을 사랑하고 국토를 아끼는 세대의 모습이 아닐까? 3㎾짜리 가정용 태양광을 설치하신 부모님께 새삼스레 감사하다. (이 글은 8월 15일자 경향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녹조가 발생한 4대강 현장에, 케이블카가 들어서려는 설악산에, 방사능 오염 수산물을 막기 위한 기자회견장에,
기업에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유해 화학제품의 성분을 공개하라는 질의서에, 핵산업계에 맞서 에너지 전환을 주장하는 토론장에,
생명파괴를 막고 생태민주주의를 그리는 현장에는 언제나 환경운동연합이 있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그 이름 뒤에 바로 “회원님”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회원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2018년 회원확대캠페인을 준비하면서 모금전문가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후원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생명을 위한 초록변화가 흔들림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의 회원이 되어 든든한 힘을 보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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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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