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안산시는 포스코건설, 한국서부발전(주)와 MOU를 체결해 시화MTV부지 내에 850MW급 LNG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려고 추진하고 있었다. 최근 대기오염관련 용역결과가 나와서 시화지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시화지속위’)에서 논의를 거쳐 거의 합의에 이르렀으며, 빠르면 4월초에 발전소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이 사업은 몇 가지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2000년대 초부터 시화MTV 개발과 관련해 논의할 때 시민단체들의 반대에 대해 시화지속위는 친환경첨단산업만을 유치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했다. 발전소건립사업은 아예 계획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지역 공론화를 제대로 거치지도 않고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어 발전소를 짓겠다고 하는 것은 일종에 사기와 다르지 않다. 시화지속위 내에서 검토했다고 문제가 없다는 식의 논리는 문제가 있다. 시화지속위가 시민들의 대변 기구라고 보기도 어렵고 설사 대변기구라도 의견 수렴의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는 것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둘째, 환경문제에 대한 의혹이 충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비록 LNG가 다른 화석연료에 비해 청정에너지라고는 하나 이 역시 화석연료이다. NOx라고 불리는 질소산화물이 배출되며, 이는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수처리수를 냉각수로 이용할 경우에 발생하는 문제, 대규모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수증기 등이 대기에 미치는 영향 등이 충분히 공론화되지 않았다.
셋째, 에너지수급계획에 따른 사업 추진의 문제가 있다. 이 사업은 2008년 정부의 4차 에너지수급계획에 따른 전력수요예측을 기본으로 계획되었다. 그러나 이 게획은 발표 당시에도 과도하게 수요량을 예측해 논란이 있었다. 유가는 오르고 GDP는 하락할 것이 예상되는데 전력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비중이 비슷하지만 GDP는 훨씬 높은 일본과 독일에 비해 이미 훨씬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턱없이 높게 책정된 전력수요량에 의해 많은 전력을 생산하게 될 경우 저가로 전력을 공급하게 돼 에너지사용량을 늘리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이는 기후변화 등으로 온실가스를 저감해야하는 국제적 요구와 필요에 역행하는 비상식적 행위이다.
코로나19와 의료공백 코로나19 상황에서 공공의료체계는 감염병 긴급대응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공공병원 및 병상, 의료진 부족 등 기존의 불안정한 의료체계가 긴급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서, 적절하게 치료·진료받지 못하거나, 치료·진료가 거부되는 등의 의료공백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초기, 급격하게 감염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제공 공백의 문제, 열이 난다는 이유로 진료가 거부되거나 적절한 진료 없이 코로나19 검사만 지속했던 상황들, 공공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이용하던 병실을 비울 수밖에 없었던 과정 등이 있었다. 누군가는 의료가 제공되지 않았던 공백의 상황을 겪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감염의 우려 때문에, 혹은 공공병원이 부재해서, 적절한 치료와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해서 누군가는 목숨을 잃어야 했고, 누군가는 불안과 공포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었지만, 이는 공공병원을 주로 이용했던 쪽방 주민이나 노숙인, HIV감염인, 이주민 등 일상에서 불평등한 위치에 놓여 있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게 더욱 큰 무게로 다가왔다. 경제적 격차,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와 정보 접근의 격차가 큰 한국사회에서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소수자는 의료기관 선택의 자유가 제한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소수자가 주로 이용했던 공공병원이 코로나19 대응으로 전환되면서 더욱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는 코로나19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 기존의 공공의료가 갖고 있던 문제점이 위기 상황과 마주하면서 촉발된, 예견된 결과였다.
메르스 이후 변화된 것은 무엇인가. 공공의료의 문제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마다 반복되어 온 한국사회의 오랜 화두였다. 2015년 우리는 이미 메르스라는 감염병 위기를 겪은 경험이 있다. 이후 감염병 대응을 위한 방역체계가 개편되었고, 대책을 수립하는 등의 여러 노력과 시도가 있었다. 그 결과 코로나19 상황에서 일정 정도 방역에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적 격차, 사회적 지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달라지는 의료서비스의 문제, 공공병원·병상의 부족, 의사·간호사 등 의료노동자 노동권의 문제, 사회적 약자·소수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미흡한 대책, 민간병원을 중심으로 한 의료계층화 문제 등에 대한 대안 마련은 여전히 부재했다. 부족했던 대책은 현재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으며, 유사한 형태로 반복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는 자유롭게 숨 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감각인지, 타인의 체온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상인지 이것들을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누려왔던 일상적인 만남과 연결의 과정이 감염의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거리 두기와 단절은 당연한 선택이 되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거리 두기의 과정은 오히려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기대어 살아왔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서로의 노동과 사회적 관계에 얼마나 기대고 있었는 가. 공공서비스와 의료, 돌봄에 얼마나 의지하고 있었는가. 평범한 일상에서 드러나지 않던 연결고리는, 위기의 상황에서야 얼마나 소중한 가치였는지 빛을 발했다. 공공의료 역시도 마찬가지다. 건강보험 체계와 공공의료는 위기 상황에서 우리 사회를 지켜낼 수 있던 기준선이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절실히 필요한 서로에 대한 연대, 노동에 대한 존중과 연결, 사회적 돌봄과 모두가 안전하게 이용하는 공공의료라는 소중한 가치를 갈고 다듬는 것, 그래서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은 정작 필요하고 중요한 공공의료 확충 및 대안 마련, 사회적 돌봄 시스템 마련 등은 뒷전으로 한 채, 비대면 사업육성, 원격의료 등의 다른 대안과 극복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코로나19 의료공백, 존엄과 평등으로 채우다. 우리는 근본적인 위기의 본질을 외면한 채, 응급조치 식의 대안만을 마련하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문제 제기한다. 우리가 만난 13명의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된 공공의료체계, 사회적 약자·소수자의 삶을 지켜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위기의 상황이니까 ‘어쩔 수 없다’가 아니라, 모두가 존엄하게 생존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의료공백은 위기에서 촉발된 갑작스런 일이 아니라, 의료를 이윤의 논리에 따라 등급화하고, 시장화한 지난 정책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지난 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비어있는 시스템을 채우는 과정이 시급하다. 앞으로 감염병의 위기가 지속적으로 우리 삶을 찾아올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우리는 그때마다 공백을 겪고, 누군가의 삶을 내버려 둔 채 일상의 회복을 이야기할 것인가. 재난의 위기에서 모두가 존엄하고 평등하게 생존할 수 있는 삶이 보장될 수 있도록 존엄과 평등이라는 인권의 가치를 바탕으로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때이다. 이 보고서가 그 과정에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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