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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인도네시아 정부에 “MR5” 반대서한 전달 – 역대 “최악의 인터넷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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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인도네시아 정부에 “MR5” 반대서한 전달 – 역대 “최악의 인터넷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규제”

admin | 목, 2021/06/10- 15:29

지난 5월 28일 사단법인 오픈넷은 아티클19 및 SAFENET 포함 24개 국제 인권단체들과 함께 인도네시아 정부가 공포한 정보통신부령 “MR5”에 대한 반대 서한을 전달했다. MR5는 전자프런티어재단(EFF)에 따르면 지금까지 나온 인터넷규제법 중에서 최악이라고 한다. (위 서한전달을 위한 교섭을 하는 도중 인도네시아 정부는 시행일자를 5월 24일에서 6개월 연기하였다.)

MR5는 첫째, 인도네시아 내에서 접근 가능한 모든 국내외 플랫폼에 ‘금지 콘텐츠’가 유통되지 않도록 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플랫폼이 차단되도록 하였다. 플랫폼 운영자에게 불법정보를 미리 차단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플랫폼 운영자가 사전검열(prior censorship)이나 상시감시(general monitoring)를 하도록 강요하여 국제인권원칙의 하나인 정보매개자책임제한 원리에 반한다.

둘째, 위 ‘금지 콘텐츠’는 “공공의 동요와 무질서(public unrest or public disorder)를 촉발하는(causing) 모든 콘텐츠”로 정의되어 매우 광범위하게 설정되어 있다. ‘금지 콘텐츠’의 정의는 우리나라 기준에서 과잉금지의 원칙과 명확성의 원칙에 모두 반하는 것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합법적인 정보까지 차단한다.

셋째, 특히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가 특정 콘텐츠에 대해 “긴급”차단을 요청할 경우 24시간 내에 차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플랫폼 자체가 차단된다. 이 역시 짧은 시간 안에 판단을 내릴 수 없는 플랫폼 운영자가 콘텐츠의 합법성에 무관하게 과잉차단을 하도록 한다.

넷째, 위 플랫폼들이 모두 사전등록을 하지 않으면 역시 플랫폼이 차단되도록 하였다. 전 세계에서 콘텐츠 제공자 등록제를 운영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사전등록제는 플랫폼들의 운영권한을 정부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통제수단이 된다.

다섯째, 위 플랫폼들이 사전등록과 동시에 사용자 정보에 “직접 접근(direct access)” 권한을 정보통신부에 부여해야 하며 이 권한을 부여하지 않으면 역시 플랫폼이 차단된다. 이와 같은 직접 접근은 아무런 근거 없이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감시를 허용하고 특히 영장과 같은 절차적 보호기제를 생략한다. 이는 오픈넷이 주도하여 500여 시민단체들이 연명한 통신감시에 대한 필수성 및 비례성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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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보고서는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하고 오픈넷이 참여한 ‘2019년도 국가인권위원회의 정보인권 보고서 개정 발간 연구용역보고서’의 일부분입니다.

본 보고서는 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연구참여자: 김가연,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제1절 통신의 비밀과 자유의 보호 현황과 쟁점
1. 통신의 비밀과 자유의 의의와 최근 침해 양상
(1) 통신의 비밀과 자유의 헌법적 의미
(2) 통신의 비밀의 보호대상
(3) 최근 침해 양상
2. 국제 동향 및 기준
(1) UN
(2) EU
(3) 각국의 법제 동향
(4) 시민사회
3. 국내 법·제도 현황
(1) 관련 법제 현황
(2) 헌법재판소 주요 결정례
(3) 국가인권위원회 주요 결정례
4. 주요 쟁점 사례
(1) 통신자료 제공 남용 사례
(2) 기무사의 세월호참사 유가족 사찰 및 불법감청 사건
(3) 전교조 서버 압수·수색 사건
(4) 국가정보원의 이탈리아 해킹팀 RCS 프로그램 구입 및 실행 사건
(5) 사인간 감시 사례

제2절 통신의 비밀과 자유 증진을 위한 개선방안
1.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1) 통신제한조치(감청) 제도 개선
(2)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제도 개선
2. 통신자료 제공 제도 개선
3.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 제도 개선
4. 정보수사기관 개혁
5. 사인간 감시 문제

제3절 온라인에서의 표현의 자유 보호 현황과 쟁점
1. 온라인에서의 표현의 자유의 의의와 제한
(1)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의 의의와 제한 원리
(2)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의 제한 유형
2. 국제 동향 및 기준
(1) UN 자유권규약위원회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
(2)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라 뤼의 한국보고서
(3) 유럽평의회의 인터넷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자유를 위한 7원칙
(4)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데이비드 케이의 기업 책임에 대한 보고서
(5) 정보매개자 책임에 관한 마닐라 원칙
(6) FOC의 인터넷의 자유와 인권 보호에 관한 정책 및 관행 수립을 위한 탈린 의정서
3. 국내 법·제도 현황
(1)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제도
(2) 선관위 선거법 위반 정보 삭제 명령 제도
(3) 정보통신망법 임시조치 제도
(4)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
(5)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모욕죄
4. 주요 쟁점 사례
(1) 혐오표현 규제
(2) 허위정보 규제

제4절 온라인 표현의 자유 증진을 위한 개선방안
1.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제도의 폐지 혹은 개정
2. 임시조치 제도의 개정
3. 공직선거법상의 실명제와 선거관리위원회 삭제명령제도 폐지
4.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폐지
5. 혐오표현에 대한 대응
6. 허위정보에 대한 대응

수, 2020/08/1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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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얼마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떠돌았을 때, 많은 사람이 ‘우리는 북한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다’라는 말을 새삼 실감했다. 북한 특유의 폐쇄성으로 인해 그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는 특히 북한에 대해 무지한 부분이 많다. 북한을 반국가단체나 적으로 취급하든, 혹은 같은 언어와 민족성을 나누는 통일과 화합의 대상으로 보든, 상식적으로 우리가 분단국으로서 북한을 제일 잘 알아야 하는 나라임을 고려하면 더욱 아이러니하다.

왜 그럴까. 한국은 북한에 대해 알려고 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는 뿌리 깊은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가 생긴 배경에는 북한을 찬양·미화하는 표현물을 ‘이적표현물’로 보고, 이의 유포와 소지를 범죄화하고 있는 국가보안법 제7조가 가장 큰 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많은 남용의 역사를 거쳐, 법원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 등으로 처벌 규정을 엄격히 해석하는 기준을 마련하긴 했다. 그러나 이는 개인을 형사처벌하는 경우에만 고려될 뿐, ‘이적표현물’ 조항의 존재는 여전히 우리가 북한에 대해 알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고 위축시키고 있다.

북한의 폐쇄성, 통제성으로 인해 북한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조선중앙통신,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의 국영·선전매체가 직접 생산한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에는 누구나 알다시피 낯간지러운 북한 체제에 대한 찬양·미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이들 콘텐츠와 북한 사이트 등 거의 모든 북한발 정보를 이적표현물(국가보안법 위반 정보)로 분류하고 온라인상에서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관행으로 수난을 겪은 두 명의 외국인 ‘마틴’ 씨들이 있다. 북한 기술과 관련한 뉴스를 전달하는 온라인 매체인 ‘노스코리아테크’를 운영하는 영국인 ‘마틴 윌리엄스’는 뉴스의 출처로써 조선중앙통신을 링크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사이트가 차단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노스코리아테크는 북한발 보도에 의혹을 제기하거나 독자적·학술적 분석을 해온 매체였기 때문에 법원에서 차단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아 차단은 해제되었지만, 그는 한국 정부가 북한 정보를 통제하는 방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북한학을 공부하는 독일인 ‘마틴 와이저’씨는 연구를 위해 북한의 장애인 관련 단체 사이트를 비롯한 각종 북한 사이트에 접속하려고 했지만 대부분이 차단되어 있어 한국에서 정상적인 인터넷 활동으로 북한의 정책이나 관행을 연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한다. 그는 인권위에 정보 접근권 침해를 이유로 민원도 넣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그는 아마 한국이 전 세계에서 북한 연구가 가장 힘든 곳일 거라는 말을 덧붙였다. 최근에는 외국인이 운영하는 KCNA watch라는 사이트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한국에서 차단된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 사이트는 조선중앙통신 등의 북한 매체 및 각종 온라인상 북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아카이빙하여 검색 편의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북한 연구자, 외교부, 통일부 등 공공기관 관계자, 언론 등에서 많이 활용했던 사이트다.

우리나라는 북한에 대한 정보가 최대한 많이 파악되고 공유되어야 하는 나라다. 북한발 정보의 왜곡·과장·미화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대부분의 국민이라면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또한 모든 ‘정보’가 그러하듯, 정보를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할지는 정보에 대한 접근 이후 비로소 독자들이 선택하는 영역이다. 북한발 정보가 북한 체제에 대한 찬양·미화적인 요소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의 존립·안전에 위협이 될리는 만무하다. 또한 세계적 시각에서 북한의 동향은 늘 ‘핫한’ 이슈로, 한국의 국가 가치 역시 북한과의 관계에서 중요성이 더 크다. 실리적 관점으로도 북한 정보에 대한 접근을 수월하게 하여 이해관계나 언어적 이해력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가 북한 연구와 보도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럼에도 북한발 정보를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로 보는 뿌리 깊은 관행으로 인해 우리 국민의 북한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사실상 원천적으로 통제·차단되는 위헌적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 국민의 보도·연구 활동이 오히려 다른 나라에 비해 크나큰 제약을 받게 됨으로써, 북한의 소식을 외신을 통해 접하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정원장과 통일부 장관이 새로 임명되었다. 정부는 더 이상 국가보안법을 확대해석하여 우리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불필요하게 옥죄는 구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새 수장을 맞이한 기관들이 당장 이적표현물 조항의 폐지 추진은 어렵더라도, 최소한 북한 정보에 대한 우리 국민의 자유로운 접근과 활용을 보장하는 열린 태도를 견지하길 기대한다. 그것이 바로 정부가 우리 체제와 북한 체제와의 근본적인 차이를 선언하는 길이자, 우리 국민과 체제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보여주는 길일 것이다.

*이 글은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08.05.)

수, 2020/08/12-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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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이 2020. 8. 21. 2020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KrIGF)에서 진보네트워크센터와 ‘인터넷 공간의 안전’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합니다.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KrIGF)은 국내 주요 인터넷 공공정책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대화 및 토론을 위해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KIGA),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 기관 및 단체가 함께 연 1회 개최하는 포럼입니다.

2020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KrIGF)은 “팬데믹 시대의 인터넷 거버넌스: 뉴노멀, 연결, 안전”이라는 주제로 8월 21일(금) 온라인웨비나로 개최될 예정입니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관심사를 폭넓게 반영하고자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프로그램을 제안 받아 KrIGF 프로그램을 구성하였습니다. 

KrIGF에 꾸준히 참여해왔던 오픈넷은 진보네트워크센터와 함께 2020 KrIGF의 이슈 중 인터넷 환경의 안전에 집중하여 “인터넷 공간은 ‘모두’에게 안전하고 정의로운 공간인가?”라는 제목의 워크숍을 개최합니다. 본 워크숍을 통해 오픈넷과 진보넷은 사회적 소수자에게 인터넷은 어떤 공간이 되어야 하는지, 모두가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이를 위해 우리가 해야할 것들은 무엇인지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인터넷 공간은 ‘모두’에게 안전하고 정의로운 공간인가?”

일정: 2020년 8월 21일(금) 13:00-14:30
기획: 오경미, 미루 
사회: 미루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여는 말: 오경미 (오픈넷 연구원)
토론1: 양지혜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활동가)
토론2: 왹비 (주홍빛연대 차차 활동가)
토론3: 이승현 (비온뒤 무지개 재단 이사장)
토론4: 오영택 (국가인권위원회 혐오차별대응기획단 사무관)

참여방법: 

  •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KrIGF) 홈페이지(krigf.kr)에서 2020 참가자 사전등록하실 수 있습니다.
  • 사전등록자에 한해 Zoom을 통한 ‘2020 KrIGF’ 온라인 웨비나를 진행합니다. (링크 및 비밀번호 제공)
  • 사전등록하지 않은 일반참가자는 유튜브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 채널을 통해 워크숍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토, 2020/08/15-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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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역사는 항상 희극과 비극이 섞여 있는 회색 덩어리 같은 것이다. 역사로부터 배운다는 말은 보통 역사의 비극에 초점을 두고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상징한다. 그런데 비극으로부터 배우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면 비극에 갇혀 있을 수도 있다. 공산주의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의만으로 가득 찬 사회는 자본주의의 착취로 나아갈 수 있고, 그 반대 벡터도 가능하며 양극단 사이에서의 진동이야말로 진정한 비극이 될 것이다. 비극의 관점에서만 역사를 볼 것이 아니라 비극이 실현되지 않은 경우의 수들, 즉 희극도 엄연히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칭했다고 하여 명예훼손 유죄가 선고되었다. 과거에 공산주의자라는 칭호가 국민들에게 씌웠던 누명과 천형을 생각하며 종북몰이에 대한 경계심을 갖는 것은 올바른 일이다. 필자도 수년 전 이정희 의원에게 ‘종북’이라고 불렀다고 해서 민사 손해배상 판결이 난 것에 대해서 ‘국가보안법의 역습’이라고 자위했다. 진보적인 인사들이나 독재에 순응하지 않은 사람들을 부당하게 처벌하고 심지어는 정치에 무관한 사람들을 간첩으로 엮었던 역사를 생각해본다면, ‘종북’ 칭호는 상대를 공공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이며 맹목적인 반공 사회의 사법적 피해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라고 볼 수 있었다. 분단사회의 질곡이라는 역사로부터 배우려면 저런 판결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공산주의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역사의 비극으로부터 너무 많이 배우려다가 역사의 비극 속에 갇히는 사례가 될 것이다.

명예훼손 형사처벌은 세계 각국에서 사문화하거나 폐지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명예란 도대체 무엇인가? 불특정 다수가 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평가의 집합, 곧 평판이다. 평판은 나를 고찰하는 사람의 사상과 의견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내가 통제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내가 아무리 천사처럼 살아도 아무런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할 수 있다. 그런데 내 평판이 훼손되었다고 해서 훼손의 씨앗이 된 말을 한 사람의 신체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은 비례성에 어긋난다. 민사 손해배상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더욱이 명예훼손이 형사처벌의 형태로 존재하면 기소와 압수수색만으로도 피의자들의 삶을 피폐화할 수 있는 검찰은 쉽게 권력 연장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역사의 희극은 더 이상 종북몰이가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민중은 완전히 승리하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승리했다. 역사는 항상 그런 것이다. 그런데 역사의 비극, 즉 분단사회에서 진보 인사들이 받은 핍박에만 매몰되어 종북 발언, 공산주의자 발언을 형사처벌까지 하려고 든다면 그 역사의 다른 면에 갇힐 수밖에 없게 된다. 이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된다면 이제 문재인 정권을 ‘독재’라고 불러도 나를 포함한 문재인 정권 지지자들은 할 말이 없게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제 ‘공산주의’를 포함한 다른 진보적인 사상들, 즉 사회주의 등등은 우리 사회가 절대로 언급해서는 안 되는 극악의 지표로 남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판결을 절대로 진보적인 판결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이다.

명예훼손으로 법정 구속된 종편 출신 송아무개 기자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송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수위는 송의 디지털스토킹이 불러왔을 피해자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피해자가 송의 ‘만행’을 먼저 알렸다면 피해를 막지 못했을까? 혹시 알리지 못한 이유는 거꾸로 송으로부터 명예훼손 고소를 당할 위험 때문 아니었을까? 우리가 피해자가 겪은 비극으로부터 배우려는 자세에만 매몰되어 형사처벌을 통한 검열에만 심취한다면, 소비자들의 이용후기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죄 없는 기업들의 블랙컨슈머리즘에 대한 고발도 같이 위축될 것이다. 역사로부터 배운다는 말은 항상 반만 옳다.

이 글은 한겨레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09.03.)

금, 2020/09/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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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수의 시위 현장에서 목격하게 되는 무기가 있다. 바로 ‘비살상 무기’다. 비살상 무기는 경찰이 사용하는 살상 무기 사용에 비해 사망의 위험이나 부상의 위험이 적은 진압 무기다.경찰 등의 법 집행 공무원은 여러 폭력 속에서 시민들을 보호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필요에 따라 비살상 무기를 사용해야 할 수 있다. 국제 법 집행 기준에 맞게만 사용한다면 비살상 무기는 시위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법한 무기이다.

8월 30일, 시위를 위해 거리로 나온 벨라루스 시위대

8월 30일, 시위를 위해 거리로 나온 벨라루스 시위대

 

지난 8월 30일, 벨라루스에서는 벨라루스 현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개최됐다. 알렉산더 루카센코Alexander Lukashenko 대통령의 26년 장기 집권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수도 민스크Minsk를 비롯해 각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났고 최소 10만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정부가 벌인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대통령 선거 이후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는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

대통령 선거 이후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는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

벨라루스 시위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지난 8월 9일, 벨라루스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26년간 장기 집권 중인 현 대통령 알렉산더 루카센코가 자신이 선거에서 압승했다고 주장하자, 선거가 조작되었다고 판단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나?

시위는 평화적이었지만 벨라루스 정부는 광범위한 체포, 폭력으로 대응했다. 경찰들은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 섬광 수류탄, 최루가스, 물대포 등을 사용했다. 벨라루스 내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8월 9일부터 14일까지 무려 6,700명이 체포되었다. 50명 이상의 기자들이 구금되었으며 이외 다수의 기자들이 자격을 박탈당하거나 벨라루스에서 추방되었다. 8월 30일 당일에도 140명의 평화적인 시위대가 구금되었다.

 

시민들을 체포하는 경찰들

시민들을 체포하는 경찰들

 

시위 진압, 체포 과정에서 어떤 경찰 폭력이 있었나?

시위 시작 이후, 국제앰네스티는 민스크에서 이루어진 잔인한 진압 행위를 모니터링하고, 전 구금자를 만나 그들의 경험을 직접 들었다. 이들 다수의 증언에 따르면, 민스크와 벨라루스의 각 도시에서 구금된 사람들은 경찰 버스에 끌려들어간 그 순간부터 구금 기간 내내 심하게 구타를 당했다. 이러한 폭행은 구금자들이 “분류”되는 경찰서에서도 계속되었으며, 석방 또는 재판 전까지 머무르는 임시 구금 시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신에 대한 자료는 다 갖고 있다.
여기서 다시 만나면 죽이겠다

카츠얄리나 노비카바를 풀어주며 경찰이 그에게 건넨 말

 

사례 1

카츠얄리나 노비카바Katsyaryna Novikava는 8월 10일 저녁 민스크 도심에서 수퍼마켓을 가던 도중 구금되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증언했다. 그는 범죄자격리시설TSIP에서 34시간을 보냈다. 카츠얄리나는 이 시설의 앞마당에는 체포된 남자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으며, 모두 흙바닥에 강제로 누워 있어야 하는 상태였다고 한다. 시설 내부에는 남성 수십 명이 알몸이 상태로 엎드리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경관들은 그들을 발로 걷어차고 경찰봉으로 폭행했다. 카츠얄리나 역시 강제로 무릎을 꿇어야 했으며, 다른 피해자들의 비명 소리를 들어야 했다.

카츠얄리나는 4인용 감방에서 다른 여성 20명과 함께 갇혔으며, 모두 바닥에서 잠을 잤다. 구금 기간 동안 물이나 음식은 전혀 제공되지 않았고, 의사의 진료도 받을 수 없었다. 함께 수감되었던 여성 중 여러 명은 경찰관에게 강간 위협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8월 12일 아침 석방되었다. 경찰관은 석방되는 카츠얄리나에게 “당신에 대한 자료는 다 갖고 있다. 여기서 다시 만나면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여권, 아파트 열쇠를 비롯한 소지품은 석방된 이후에도 돌려받지 못했다.

시민들을 체포하는 경찰들

시민들을 체포하는 경찰들

 

사례 2

러시아의 온라인 뉴스매체 Znak.com의 기자인 니키타 텔리졘코Nikita Telizhenko는 8월 10일 밤 체포되었다. 그는 기사를 통해 그날의 일을 이렇게 회상했다. “경찰 버스에서 사람들이 계속 구타 당하고 있었다. 문신을 했거나, 머리가 길다는 이유에서였다. “게이 자식, 교도소에서 제대로 된 인간으로 만들어주지!” 그들[경찰관]은 그렇게 소리쳤다.”

니키타는 마스코스키 내사 사무소에서 16시간을 보냈다. 그는 그곳에서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경찰은 구금자들에게 강제로 기도를 하고, 성서를 읽게 했다. 거부하는 사람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폭행했다. 강당에 앉아 있는데 아래층과 위층에서 사람들을 때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정말 무서웠다. 나도 온갖 일을 다 겪은 사람이지만,
그건 정말 무서운 광경이었다.

체포되었던 기자 막심 솔로포브의 증언

 

사례 3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있거나, 바닥에 다리를 펴고 앉아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 ] 정말 무서웠다. 나도 온갖 일을 다 겪은 사람이지만, 그건 정말 무서운 광경이었다.”

또 다른 기자인 막심 솔로포브Maksim Solopov도 매체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위와 같이 증언했다. 러시아 국적으로 라트비아의 온라인 매체 Meduza에서 일하는 막심은 8월 9일 밤 체포된 이후 40시간 동안 강제 실종됐다. 그는 여론의 압박과 러시아 대사관의 중재 끝에 석방되었으나, 눈에 띄게 몸에 멍이 든 상태였다.

인권단체 비아스나Viasna가 수집한 증거에 따르면, 일부 경찰서에서는 구금자들이 몇 시간 동안 바닥에 엎드려 있어야 했거나 복도 또는 마당에서 벽을 보고 서 있어야 했으며, 조금만 움직여도 폭행을 당했다. 이는 다수의 증언과 외부로 유출된 동영상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시민들을 체포하는 경찰들

시민들을 체포하는 경찰들

 

사례 4

구금자 수백 명의 행방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일부 구금 사례는 강제 실종에도 해당할 수 있다. 대부분 8월 9일부터 구금된 사람들이다. 구금자들의 가족과 변호인은 경찰서에 전화를 걸거나 ‘법률대리인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법원에 경고하는 등, 이들의 행방을 알아보려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8월 12일, 전경은 아크레츠냐 구금시설 앞에서 평화적으로 집회를 연 구금자 가족 200여 명을 무력을 동원해 강제 해산하기도 했다.

 

경찰 폭력을 겪고 눈물을 흘리는 시위대

경찰 폭력을 겪고 눈물을 흘리는 시위대

 

국제앰네스티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되어 구금된 평화적 시위대와 행인들은 독방에 구금되어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절차 규정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들의 기본권이 전혀 보장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벨라루스 정부는 구금자들에 대한 고문 및 부당대우를 즉시 중단하고 자의적으로 체포한 사람들을 모두 석방해야 한다. 독립 감시단은 지금 즉시 아무런 방해 없이 모든 구금 시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에서 과도한 폭력을 사용한 경찰관, 인권침해를 명령하거나 방관한 지휘관 등 인권침해에 관여했거나 공모한 사람은 모두 처벌을 받아야 한다.

마리 스트러더스Marie Struthers 국제앰네스티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국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아래와 같이 밝혔다.

“벨라루스 정부는 지금까지 시위대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했던 초기 며칠 동안 경찰이 자행한 대규모로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 관련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국제앰네스티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평화적인 시위대 수백 명을 잔인하게 고문했던 경찰에 대해서는 단 한 건의 형사기소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면 시위대를 대상으로는 수십 건의 형사기소가 이루어졌다. 범법 행위가 있었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벨라루스 시민들은 이처럼 (인권침해를 한 사람들이) 처벌받지 않는 위험한 문화를 막기 위해 평화적으로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위정자들과는 달리, 벨라루스 시민들은 이례적일 정도로 훌륭한 자제력을 보여줬으며 집회 역시 매우 평화적으로 진행했다. 수도 민스크를 비롯해 각 도시를 행진했던 수만 명의 시위대 모두가 거리의 쓰레기를 청소하고, 벤치 위로 올라갈 때는 신발을 벗고 올라갈 정도였다.”

국제앰네스티는 벨라루스 정부에 즉시 경찰의 폭력을 중단하고, 지난 1달 동안 벌어진 심각한 인권침해행위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

목, 2020/09/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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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불법촬영물 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할 의무를 지우고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사업자를 형사처벌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인터넷 검열감시법”)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인을 모집한다.

“인터넷 검열감시법” 헌법소원 청구인 모집 캠페인

제20대 국회 막바지에 인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었음에도 n번방 방지를 빙자해 성급하게 통과된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은 “전기통신역무의 종류,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불법촬영물, 딥페이크 영상, 아동·청소년이용성착취물(이하 “불법촬영물”)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할 의무를 지우고,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는 사업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이에 더해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검열감시법”은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며, 정보매개자(플랫폼)에게 사전적으로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할 의무를 지워 사적 검열을 강화해 이용자의 통신 비밀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률이다.

“법률이 없으면 범죄도 없고 형벌도 없다”라는 말로 표현되는 죄형법정주의는 이미 제정된 정의로운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되지 아니한다는 원칙으로서 이는 무엇이 처벌될 행위인가를 국민이 예측가능한 형식으로 정해야 한다는 법치국가 형법의 기본원칙이다. 한편 헌법 제75조는 대통령령에 의한 위임 입법을 허용하고 있지만, 위임을 하는 경우에도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처벌법규를 위임할 때는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이라고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백히 규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은 “종류,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그 사업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어떤 부가통신사업자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문언만 봐서는 전혀 예측을 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이렇게 처벌 규정의 수범자와 처벌 대상인 행위의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는 형벌 조항은 명백한 죄형법정주의 위반이다.

더욱이 유통방지 의무가 부과되는 “불법촬영물”이란 성폭력처벌법에 의하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촬영물과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더라도 이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배포된 촬영물을 말한다. 문제는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인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으며, 피해자가 특정이 되지 않거나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촬영 당시 또는 배포 당시에 피해자의 의사에 반했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이는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은 다행히도 “조치의무사업자”의 범위와“기술적·관리적 조치”를 구체적이고 제한적으로 규정해 모법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해소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모법에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했어야 하며, 시행령이 모법의 위헌성을 치유할 수는 없다. 또한 시행령안에서는 기술적·관리적 조치에 금칙어(키워드) 필터링과 불법촬영물 DB 필터링을 포함하고 있는데, 어떤 방식의 필터링을 적용하든지 간에 사업자가 불법촬영물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공유하는 정보를 다 들여다봐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비공개 대화방이 아닌 일반에 공개된 게시판이라도 정보매개자인 플랫폼에 이용자가 올리는 모든 콘텐츠를 일일이 확인하도록 하는 소위 “일반적인 모니터링(general monitoring)”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사적 검열을 강화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매개자 책임제한에 대한 국제적 인권 기준에 어긋난다는 것은 오픈넷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바이다.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며, 정보매개자에게 사전적으로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할 의무를 지워 사적 검열을 강화해 이용자의 통신 비밀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인터넷 검열감시법”에 대한 헌법소원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

“인터넷 검열감시법” 헌법소원 청구인 모집 캠페인

  • 마감 시한: 모집시까지
  • 참가 자격: 부가통신사업자 및 인터넷 이용자
  • 문의: 전화 02-581-1643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청구인 참가를 원하는 분은 [email protected]로 성함과 연락처(이메일 또는 휴대폰 번호)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논평] 부가통신사업자에 불법촬영물 유통방지 의무 지우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령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 (2020.09.16.)
[논평] n번방 방지법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는 프랑스 헌법재판소의 인터넷 혐오표현 금지법(아비아법) 위헌 결정을 환영한다 (2020.07.30.)
[논평] 제21대 국회는 위헌적인 N번방 방지법의 신속한 개정을 추진하라 (2020.06.11.)
[기자회견] 오픈넷, 전기통신사업법 각종 쟁점 해설 기자설명회 개최 (2020.05.18.)
[공동논평] 스타트업·소비자시민단체, 국회·정부에 방송통신3법 관련 공동의견서 제출 (2020.05.17.)
[논평] 국민의 기본권 침해 우려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을 중단하라 (2020.05.13.)
[논평] n번방 재발방지, 처벌과 함께 인식변화 병행되어야 (2020.04.16.)
[논평] 디지털 성범죄의 강력한 처벌을 위해서는 음란물과 디지털 성범죄물의 명확한 구분과 함께 디지털 성범죄물 양형기준 신설 필요 (2020.04.06.)
화, 2020/09/2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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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헌법재판소는 이른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1항)의 위헌확인 사건(2017헌마1113)에 대한 공개변론을 진행하였습니다. 진실을 말해도 형사처벌할 수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미투 운동, 내부 고발, 소비자불만글 등 각종 사회 부조리를 알리고자 하는 이들을 역고소 위협과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시킴으로써 심각한 위축효과를 낳고 있으며, 이를 개정·폐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곧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위헌 여부를 본격적으로 심리하고 판단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에 앞장서 온 사단법인 오픈넷과 사단법인 두루는 추가적인 헌법소원 및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진행하고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 결정 촉구 기자회견

  • 일시 및 장소 : 2020년 10월 8일(목)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정문 앞
  • 주최 : 사단법인 오픈넷, 사단법인 두루 
  •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 손지원 변호사(오픈넷), 이상현 변호사(두루), 이선민 변호사(두루), 엄선희 변호사(두루), 청구인(기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 참석 및 발언 예정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20/10/06-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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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사회와 정보매개자책임제한 제도 확립을 위한 세미나

2020년 10월 30일(금) 14시 – 16시 (RSVP only)
대학로 공공그라운드 001스테이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16 / 지하철 4호선 2번출구 앞 스타벅스 건물 지하1층)

기획취지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9년 10월 29일 워마드 운영자를 부당한 형사처벌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경찰은 워마드에 올라온 이용자 게시물을 이유로 워마드 운영자를 아동음란물배포죄, 음란물배포죄, 명예훼손죄 “방조”의 죄목으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하려 하였다. 불법정보를 게시한 당사자가 아닌 사이트 운영자, 즉 정보매개자를 형사처벌 하려는 시도는 국제인권기준인 정보매개자책임제한원칙을 위배한다. 또한 워마드 운영자가 게시물을 올린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압수수색 영장을 대신 집행하지 않은 것은 불법행위가 아님에도 워마드 운영자를 자신이 방조하지도 않은 행위에 대해 방조범으로 모는 것은 엄연한 공권력 남용이다. 

워마드 운영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게시물 규제는 유례 없이 촘촘하고 과도하다.  이와 같은 강력한 규제는 튼실한 자본을 가진 거대 플랫폼보다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주류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소규모의 자본으로 힘겹게 운영하고 있는 웹사이트나 플랫폼에 더욱 치명적이다. 나아가 정보매개자에게 과도한 게시물 모니터링의 의무를 지속적으로 지운다면 게시물에 대한 민간 운영자의 사적 검열로 이어져 결국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는 불가피해질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정보매개자에게 인지하지 못한 이용자의 게시물에 대해 책임을 지우지 않고, 신고 등으로 불법게시물을 인지할 시 바로 삭제하면 면책해준다는 정보매개자책임제한 제도의 확립이 필요한 것이다. 오픈넷은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형사처벌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워마드 운영자 지키기 캠페인을 벌여왔다. 10월 30일 캠페인의 일환으로 워마드 사례를 중심으로 국내의 정보매개자책임의 문제점과 부작용을 논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고자 한다. 

프로그램

발표1. 사건의 발단, 진행과정 및 법적 쟁점 정리: 김가연(오픈넷 변호사)

발표2. 정보매개자책임 제한 제도의 이해와 국제인권기준: 박경신(오픈넷 이사, 고려대학교 교수)

발표3. 불법정보가 아닌 유해정보에 대한 방심위의 시정요구와 정보매개자의 법적 책임:  손지원(오픈넷 변호사)

발표4. 워마드는 처단되어야 하는 ‘사회악’인가?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본 워마드 커뮤니티의 사회적 기능: 오경미(오픈넷 연구원)

질의응답(현장 참석자만 질의 가능) 

  • Covid-19로 인해 현장 참가자는 10인에 한해 선착순으로 참가신청을 받습니다. 참석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주시고 신청하신 분은 꼭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참가신청 후 참석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전에 참석을 취소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마스크를 착용한 분만 입장이 가능하며, 현장에서 체온 측정하여 37.5도가 넘는 분은 입장이 제한됩니다. 
  • 인근 주차장을 이용하시기 바라며, 주차비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20/10/2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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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 탄원사실을 말해도 처벌하는 명예훼손죄

조속한 폐지·개정이 필요합니다.

화난사람들 홈페이지에서 청원하기: https://www.angrypeople.co.kr/progress/v/63

우리나라 법은 진실을 말한 경우에도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판을 훼손하는 내용이면 명예훼손죄로 처벌합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 및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업체 이용 후기, 소비자불만글, 미투 고발, 상사나 권력자의 갑질 행태 폭로, 내부 고발 등, 거짓없이 다른 사람의 비리나 자신이 당한 피해를 고발하는 행위까지 모두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이유만으로 진실을 있는 대로 말한 사람이 형사처벌되는 것은 정당할까요? 

진실이 드러남으로써 훼손되는 명예가 과연 그 사람이 애초에 가질 수 있었던 진정한 명예라 할 수 있을까요? 

과장된 평판이나 헛된 명성을 보호하기 위해 진실을 말한 사람을 형사처벌하는 것이 정의로운 결과일까요? 

타인의 사회적 평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표현이라면 ‘진실’, ‘허위’를 불문하고 일단 모두 범죄로 규정하는 우리나라의 명예훼손 법제도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은 이를 이용하여 고소를 남발해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위축시키고, 진실을 고발한 사람들이 오히려 역고소를 당하여 형사 피의자, 수사 대상이 되어 큰 고초를 겪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같은 위험이 두려워 진실한 사실을 말하는 것을 스스로 억제하게 됩니다.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응당 드러나고 비판되고 개선되어야 할 부조리한 진실들이 은폐되고, 이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인해 유독물질이 나온 식품, 화학제품, 비위생적 식당, 의료사고가 난 병원 등에 대한 보도는 유권기관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일단 ‘익명’으로 보도하는 것이 원칙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국민들은 해당 업체의 실명을 몰라 두려움에 떨고,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선량한 업체나 사람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보거나 의심을 받는 일이 일어납니다. 

미투 운동이나 내부고발의 경우에도,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가해자를 특정하지 않고 사실을 폭로하게 됩니다. 결국 가해자는 다른 주변인들에 희석되어 부정적인 평가를 면하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교정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곤 합니다. 선량한 주변인들만 억울한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이 때문에 폭로를 한 피해자에게 오히려 조직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비난의 화살이 다시 돌아가기도 합니다.

폐지 반대론에서는 ‘공익 목적’이 있었던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공익’이 무엇인지, 공익이 주된 목적인지, 비방의 목적이 주된 목적이었는지 등은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모호한 기준입니다.

[사례1] 한 회사의 직원이 임금을 체불하고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 사장에게 항의하기 위하여 몇몇 직원들과 함께 “000은 체불임금 지급하고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라.”, “노동임금 갈취하는 악덕업주 000 사장은 각성하라.”는 등의 내용이 기재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확성기를 사용하여 거리행진을 한 사례, 한 제약회사의 대리점에 대한 갑질을 고발한 사례는 정황상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사례2]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소비자가 포털 산모카페에 일종의 소비자불만글로 산후조리원 측의 대응을 지적하는 글을 쓴 사례와, 12년 전 미투 운동과 유사한 사례로 국립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 내에서 제자인 여학생을 성추행하였다는 내용의 글을 지역 여성단체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소식지에 게재한 사례에서도 최종적으로는 공익 목적이 인정되어 무죄 선고가 나왔지만 원심에서는 유죄로 판단되었습니다. 이렇듯 법관조차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불명확한 ‘공익성’ 개념을 기준으로 형사처벌이 좌우되어서는 안 됩니다. 

대다수의 선진국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두고 있지 않으며, 2015년 유엔 자유권 규약 위원회와 2011년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대한민국 정부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정식으로 권고한 바 있습니다. 2018년 한국의 법률가 330인 역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촉구하는 법률가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진실한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타인의 사생활의 비밀은 함부로 공개되어서는 안 되고, 이러한 행위를 제재하기 위해 본 죄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시합니다. 그러나 사생활의 비밀 침해 행위는 해당 규정을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경우’에만 한정하여 적용하도록 개정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을 통해 제재·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생활과 무관한 모든 사실을 적시한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재 조항을 그대로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부당하게 위축시키는 법으로 우리 사회의 감시와 고발 기능을 마비시키는 악법입니다. 국회가 하루빨리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개정하는 법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처리하길 바랍니다.

오픈넷은 국회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조항을 폐지하고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을 적시’한 경우로 처벌 대상을 한정축소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통과시키도록 입법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개정 취지에 뜻을 같이 하는 국민의 의견을 모아 국회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청원: https://www.angrypeople.co.kr/progress/v/63

금, 2020/10/23-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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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법무부가 상인의 고의·중과실로 인한 위법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본 상법 개정안이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을 통해 기업의 영리 추구 과정에서의 반사회적 위법행위를 억제할 필요는 있으며 이러한 기본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런데 법무부가 해당 법안 설명자료에서 ‘가짜뉴스, 허위정보’를 명시하면서 언론을 주요 규제 대상으로 타깃팅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국회에서도 허위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한 여러 법안이 발의되는 등,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피해자의 손해액만큼의 보상, 즉, ‘전보배상의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민사 손해배상 체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은 예외적인 제도다. 즉, 개인의 피해에 대한 보상을 넘어, 사회 공익적 고려에서 다시 재발되어서는 안 되는 반사회적 행위를 징벌을 통해 억지하는 데에 초점이 있는 것이다. 물론 무책임한 보도로 개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언론 활동이 억지되어야 함은 당연하지만, 이것이 예외적 징벌이 필요할 정도로 해악이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인가는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기업의 안전기준 위반으로 인한 노동자의 사망,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같이 다수의 인명과 신체 안전에 위해를 가져오는 행위와 비교할 때, 표현행위는 그로 인한 해악의 결과나 인과관계 자체가 명백하지 않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은 보통 형사제재가 미비하거나 부족한 사건에서 추가적인 사적 벌금을 부과하여 재발방지 효과를 노리는 제도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미 표현에 대해 과도할 정도로 많은 형사처벌 규정이 존재하고, 징역형까지 규정되어 있으며, 명예훼손죄 고소·고발 건수도 굉장히 많다. 이런 형사 규제로도 억지되지 않던 부분들이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경제적 타격’을 준다고 하여 억지될 수 있을까?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있는 미국에서 지난 대선 때 가짜뉴스라는 용어가 생겼을 정도로 가짜뉴스 전쟁을 치렀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 효과는 의문스럽다. 가짜뉴스는 보통 영리적 목적보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생산, 이용, 소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징벌적 손해배상의 위협을 통해 비판적 여론을 차단하려는 공인이나 기업의 소송 남발로 언론 활동은 크게 위축될 것이다. ‘악의적’ ‘허위’ 보도라는 것이 각자의 정의 관념에서는 판단이 명확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한 명제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렵고, 어떠한 사실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 역시 해석에 따라 달라지거나 사실의 존재를 명백하게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명제가 가짜뉴스로 프레임 씌워질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특혜’, ‘성폭력’, ‘공산주의자’, ‘친일파’ 등의 단어 사용도 명확한 법적·학술적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사회적 맥락까지 고려한 용례에 의할 것인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고, 이러한 단어를 사용한 명제가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도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명박의 BBK 실소유주설을 주장한 정봉주 전 의원, 최태민-최순실 부녀와 박근혜의 유착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던 김해호 목사 모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위반 판결을 받고 처벌받았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점차 진실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보아도, ‘허위성’을 이유로 함부로 표현, 표현자를 단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사례들도 발화자의 ‘고의’가 인정되었기 때문에 유죄가 인정되었다는 점에서, ‘악의’, ‘중과실’과 같이 주관적인 기준은 안전장치가 되기엔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즉, 허위임을 명백히 인지하거나 조작한 수준이 아니라, 취재원 일방의 주장만을 듣고 당사자의 주장을 듣지 않았다거나, 추가 취재없이 받아쓰기만 했다거나, 확실한 증거가 없이 공표했다는 이유만으로 ‘악의’나 ‘중과실’이 인정될 수도 있다.

기존의 언론 판결에서 손해배상액이 적었다는 것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해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법원이 정신적 손해배상액(위자료) 산정에서 인색했다는 문제는 앞으로 법원이 자유재량 영역인 위자료 인정을 현실화·합리화하여 해결하면 될 일이다. 언론중재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9~2018년까지 10년간 손해배상 사건 청구액 평균은 약 2억원, 인용액 평균은 약 2000만원으로 청구액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고 하는데, 법원이 청구액을 상당한 수준으로 반영하여 인용하였어도 이같은 문제가 지적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넘어 언론 활동 자체를 중대한 위험을 가진 ‘징벌’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과 이에 기초한 과도한 규제는 언론인들을 위협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기자들 중 약 30%가 취재나 보도로 인해 소송을 당한 경험이 있고, ‘공인에 대해 취재할 때는 소송에 대한 부담감으로 보도가 꺼려진다’고 답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징벌적 손배제가 도입되면 사실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보도했다는 이유로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액을 부담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기자들로서는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게 될 것이고, 공인이나 기업에 대한 자유롭고 신속한 의혹 제기의 환경은 크게 위축될 것이 자명하다.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이 글은 한국기자협회보 [‘언론보도 징벌적 손배제를 말한다’ 전문가 릴레이 기고]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11.04.)

목, 2020/11/0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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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론회 취지

지난 해 8월 산업기술보호법(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습니다. 국내 산업기술을 보호한다는 취지를 내세운 이 법은 일본의 무역보복 분위기를 타고, 단 한 표의 반대 없이 통과되었습니다.

이후 시민사회와 여러 언론보도를 통해 이 법이 사업장의 유해환경 등에 대한 알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환경권, 생명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고, 산업보건학회를 비롯한 4개의 환경안전보건 관련 학회에서도 이런 우려를 담아 재개정을 요구하는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법안에 찬성했던 15명의 국회의원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법안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다시 개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오픈넷을 포함한 산업기술보호법 대책위원회는 산업기술보호법의 위헌성을 다투는 헌법소원을 진행중입니다.

21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산업기술보호법 재개정을 위한 조건이 형성되었고, 여러 개정안들이 발의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면서 재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산업기술보호법의 의미와 문제점 등을 돌아보고, 어떤 개정이 필요한지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이번 토론회를 마련하였습니다.

2. 토론회 프로그램

  • 제목: 산업기술보호와 알권리 – 산업기술보호법의 문제점과 개정 방향
  • 일시: 2020년 11월 19일(목) 오전 9시 40분
  •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
  • 공동주최: 이수진 의원(동작을), 이소영 의원, 류호정 의원, 국회 생명안전포럼(우원식(대표의원), 이탄희(연구책임의원), 오영환(연구책임의원), 강은미, 고민정, 고영인, 김기현, 김영배, 민형배, 박주민, 변재일, 서영석, 양경숙, 양기대, 양이원영, 윤호중, 이용선, 이재정, 이정문, 이해식, 임호선, 전혜숙, 진성준, 천준호, 최혜영, 허영), 산업기술보호법 대책위원회
  • 발제 1. 산업기술보호법의 내용과 문제점 및 개정방향 (임자운 – 법률사무소 지담 변호사, 반올림)
  • 발제 2. 산업기술보호법 취지 변화와 문제점 (박경신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단법인 오픈넷,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
  • 토론 1. 산업기술보호법이 위헌인 이유 (오민애 – 법무법인 율립 변호사, 산업기술보호법 헌법소원 대리인)
  • 토론 2. 산업기술보호법이 산업보건에 미치는 영향 (최상준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 토론 3. 산업기술보호법과 법재개정에 대한 의견 (김창희 – 산업통상자원부 기술안보과 과장)
  • 토론 4. 산업기술보호법과 법재개정에 대한 의견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보도자료] [반도체·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및 산업기술보호법 청구 기자회견]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권을 침해하는 산업기술보호법, 위헌이다!” (2019.03.05.)
[논평] 산업기술보호법 일부개정안[이수진 의원(비례, 더불어민주당) 대표발의]에 대한 입장 – 개정 산업기술보호법의 문제를 바로잡을 제대로 된 개정안을 마련해주십시오. (2020.08.27.)
[논평] 국민의 알 권리와 노동자의 안전을 침해하는 ‘삼성보호법’을 더 강화하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규탄한다 (2020.10.19.)
금, 2020/11/06-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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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5.(목)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4 간담회실에서 ‘공익제보와 개인정보 심포지엄’이 열렸다. 김남국 국회의원, 국민권익위원회, 경찰청, 대한변호사협회, 개인정보전문가협회가 주최한 본 심포지엄은 각계의 전문가들과 함께 공익제보의 활성화와 공익신고자의 보호를 가능케 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으며, 박경신 오픈넷 이사가 ‘공익 제보 행위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 판단 기준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발제했다.

발표문_공익제보와-개인정보보호법_박경신

금, 2020/11/0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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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0. 11. 5.(목)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4 간담회실에서 ‘공익제보와 개인정보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발제문의 요약문입니다. https://opennet.or.kr/18973 

개인정보보호법은,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자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생활과 행복추구에 긴요한 서비스나 재화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의 향후 이용이나 제3자제공을 미리 제한할 협상력이 없을 정도로 개인정보처리자와의 힘의 비대칭에 놓인 정보주체를 ‘정보감시’ 또는 정보감시의 가능성으로부터 오는 ‘위축효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법제로서 정보주체에게 자신에 대한 모든 정보에 대해 소유권과 유사한 통제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짜로 하고 있다. 

  한편 법이 원래의 목적에 부합하게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개인정보처리가 정보주체의 통제권 하에 놓여지면 도리어 힘없는 개인정보주체들이 표현의 자유나 알 권리를 통해 행사할 수 있는 저항권이 제한되므로 정보주체의 통제권을 정교하게 재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개인정보보호법제들은 첫째 GDPR 및 GDPR이행입법들의 상당수는 공익 및 정당한 이익을 위해 정보주체의 동의가 없는 정보수집 및 제3자 정보제공을 허용하고 둘째 단순히 제도권 언론의 취재보도만을 면책시키는 것이 아니라 언론 “목적”의 정보처리에 대해서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제3자가 언론에 제보하는 행위도 예외에 포함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개인정보보호법은 특히 공익제보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3자제공, 언론목적 정보처리, 개인정보처리자의 해석 등에 있어서 국제기준에 비추어 개정해야할 필요가 있다. 


우리법 
수집이용
우리법
3자제공
GDPR (수집, 이용, 3자제공)
타법률 O O O (4c)
공공기관업무 O O O (4f)
계약이행 O X O (4b)
정보주체보호 O O O (4d)
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
O X O (4f)
공익보호 X X O (4e)

개인정보보호법 제58조(적용의 일부 제외)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개인정보에 관하여는 제3장부터 제7장까지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 . . .4. 언론, 종교단체, 정당이 각각 취재·보도, 선교, 선거 입후보자 추천 등 고유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수집·이용하는 개인정보

GDPR의 경우 다음과 같이 주체를 한정하지 않고 “언론 목적의. . 처리(processing for journalistic purposes)”에 대해 표현의 자유 및 정보의 자유와의 화합을 도모하도록 개별국가가 법제화를 하도록 의무화하고(“shall”) 있음.

Article 85 Processing and freedom of expression and information 

1. Member States shall by law reconcile the right to the protection of personal data pursuant to this Regulation with the right to freedom of expression and information, including processing for journalistic purposes and the purposes of academic, artistic or literary expression.

수, 2020/11/18-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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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산업기술보호법(산기법)이라는 법이 있다. 영업비밀보호법이 ‘영업활동에 유용한 정보’만 보호하기 때문에 국책연구기관들의 영업비밀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막상 법을 만들 때는 정부 부처가 “산업기술”이라고 지정만 하게 되면 모두 영업비밀처럼 보호되도록 만들어놓았다. 이런 조문을 가진 법은 전세계에 우리나라밖에 없다. 법 만들 때 벤치마킹했던 미국의 경제스파이법도 영업비밀 보호에 한정되어 있고 중국, 일본, 독일에도 영업비밀이 아닌 것을 보호하려는 무리한 시도를 하는 법은 없다.

산업은 어떻게 발전하는가? 영업비밀이 아닌 산업정보는 자연스럽게 확산되면서 더 많은 연구와 실험을 거쳐 더 발전되어 나간다. 영업 직원이든 연구소 직원이든 회사의 기술정보 중에 영업비밀이 아닌 정보를 고객들이나 동종 업계 사람들과 공유할 수도 있지만, 산기법에 의해 차단된다. 더 중요한 것은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든 제조물책임 피해를 본 소비자든 기술정보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영업비밀이 아닌데도 알 수가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산업 발전에도 해가 되고 생명과 안전의 보호에도 해가 되는 법이 되어버린 것이다. 학자들은 이런 이유로 산업기술보호규제는 영업비밀에만 적용되도록 축소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9년 국회는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 영업비밀 침해는 부당취득행위나 비밀유지 위반이 있어야 발생하는데, 법을 개정하여 침해행위도 아닌 행위, 즉 산업기술 정보를 “제공받은 목적”과 다르게 이용 및 공개하는 행위를 처벌하기로 한 것이다(산기법 제14조 8호).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교수가 강의할 때 교육 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지만 그 정보를 학생이 어떻게 사용할지는 학생에게 맡겨진 것이다. 발명을 하건 창업을 하건 강의평가를 하건 말이다. A제품 발명을 위해 나온 정보가 B제품 개발에 유용할 수도 있다. 비밀유지 의무가 없는 한 합법적으로 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은 자신의 상상 내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이용, 공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막아놓은 것이다. 영업비밀도 아닌 것에 대한 침해행위도 아닌 행위를 처벌하는 세계 유일의 법이 더 위협적인 것은 “산업기술”이 이용되는 업체에 대해서는 노동자나 소비자들이 합법적으로 정보를 얻어도 안전이나 배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산기법이 2019년에 개정되면서 국가핵심기술 규제도 함께 누더기가 되어버렸다. 국가핵심기술 규제는 1980년대에 미국, 일본 등이 자신의 첨단기업들이나 첨단기술들이 해외로 팔려나가는 합법거래들을 국가에 신고하거나 또는 허가받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비밀보호와 무관하다. 국가핵심기술 상당수는 법적으로 항상 공개되는 특허나 사실상 공개되는 저작권으로 보호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처음 만들 때는 합법적인 거래들에 대한 허가 신고제로 잘 만들었다.

그런데 2019년 엉뚱하게 ‘국가핵심기술에 관한 정보’에 국민에 대해 비밀로 해야 한다는 조항(9조의2)이 만들어졌다. 결국 정보공개 청구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인데, 국가핵심기술 중에는 이미 국민뿐 아니라 전세계에 공개된 특허, 저작권도 있는데 어떻게 이것을 비밀로 한다는 말일까? 그래서 전세계의 어느 국가핵심기술 규제도 대국민 공개를 금하지 않는다.

이 법은 노동자와 소비자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행정부처가 사업장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얻지 못하게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삼성전자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산재소송을 위해 작업장에서 이용된 독극물 목록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으려고 정보공개 청구를 할 때 국가핵심기술이라는 이유로 공개가 거부된 사례다.

14조 8호나 9조의2가 영업비밀에만 적용되도록 축소해석될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 실제 업계 일반에 널리 알려진 정보에 대해서도 산업기술침해죄를 적용한 판례가 나왔고 위의 삼성전자 사례도 영업비밀 여부에 관계없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정보공개 청구에서 제외된 것이었다. 산업도 죽이고 노동자도 죽이는 세계 유일의 누더기법 산업기술보호법, 정부 여당이 책임지고 하루빨리 개정해달라.

이 글은 한겨레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11.29.)

월, 2020/11/3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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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비나] 혐오에 맞서는 대항표현

2021년 2월 24일(수) 13:00 – 15:30 (RSVP only)

주최: 사단법인 오픈넷, 진보네트워크센터

▶웨비나 참가신청하기

○ 기획취지: 

차별을 근거로 소수자 집단을 겁박하고 소수자 스스로 차별을 내면화하도록 하여 사회적 참여를 억압해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혐오표현은 그렇기에 자체로 해악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회에서 혐오표현에 관한 담론은 소수자나 피해자의 개념 정의와 범주가 주관적 판단에 의해 좌우되어 피해자의 대항표현을 가해자가 혐오표현으로 몰아세우거나, 혐오표현을 불쾌한 표현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특정 단어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연결되고 있어 오히려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혐오표현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으로 인해 법적인 규제의 필요성 역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누가 사회적 약자인지, 혐오표현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법적 규제는 검열과 사상검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대항표현은 혐오표현의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렇지만 대항표현에 대한 국내의 논의는 기초적인 수준이다. 이번 웨비나를 통해 대항표현의 가능성과 다양한 형식의 대항표현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해보고자 한다. 

프로그램:

  • 사회: 오경미(오픈넷 연구원)
  1. 대항표현이란 무엇인가 | 유민석(서울시립대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2. 대항표현을 위해 보장되어야 하는 선결조건 | 박한희(희망을 만드는 법 변호사)
  3. 성공적인 대항표현을 위한 몇 가지 전략 | 캐시 버거 Cathy Buerger (Dangerous Speech Project[위험한 표현 프로젝트] 연구팀장) (*동시통역 제공)
  4. 기술적 조치를 통한 혐오표현 대응: 악성댓글 처리 알고리즘을 활용한 댓글 시각화 | 박지현(랜덤웍스 테크 디렉터)
  • 참가신청: https://forms.gle/hrFpUZYGsJuJgbxC7
  • 본 행사는 줌(Zoom)으로 진행되며, 참가신청을 하신 분만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신청을 하신 분들께 행사 전 이메일로 웨비나 입장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 참석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주시고 신청하신 분은 꼭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참가신청 후 참석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전에 참석을 취소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21/02/1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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