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과학자들이 모여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연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산업부와 과기부가 각각 같은 명목으로 예산을 집행해서 연간 700억  원(2018년 예산)의 국민세금을 지원하고 국가핵융합연구소 운영에만 840억 원 가량이 들어간다. 발전기술개발 명목으로 산업부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도 예산을 받고, 기초연구사업 명목으로 과기부에서 추가로 예산지원을 받아 관련 예산이 연간 1800억 원이 넘는다(국가핵융합연구소 총 383명).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을 지낸 이가 지난 2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인재 19호로 영입되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부설기관이었던 국가핵융합연구소를 연구원으로 독립법인화 하는 법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이다. 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가 남았다.  

정부 출연 연구원 중에 특정 연구주제로 연구원이 설립된 곳은 없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산하 부설기관이다. 이를 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동격으로 승격시키겠다는 것이다. 한국식품연구원 산하 부설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를 한국식품연구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얘기인 셈이다. 

핵융합이건 핵분열이건 모두 원자의 핵을 두고 벌어지는 일들이니 원자력연구원 산하로 옮기거나, 발전소 건설이 목적이면 산업부로 이관하는 게 맞다. 지금도 여기저기 걸쳐 국민세금을 지원받는 핵융합연구소를, 인력을 더 늘리고 세금도 더 쓸 수 있는 연구원으로 승격시키는 이유가 뭘까. 이렇게 특별대우를 받을 만큼 그동안 성과를 낸 것이 있는가? 

지구 질량의 33만 배인 태양이라서 핵융합 반응이 가능 

꿈의 에너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핵융합 에너지'는 어린 시절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에 등장했던 영웅들이 악당을 무찌를 때 사용하던 막강한 힘의 원천으로 종종 등장하곤 했다. 그런 꿈같은 핵융합에너지를 현실화시켜보겠다는 의지는 과학자로서 품어 봄직한 꿈일 수 있겠지만 실제는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다.  

우라늄 방사성 동위원소인 우라늄 235의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를 합쳐 235개나 된다. 이렇게 큰 핵에 중성자선이 반응하면 핵이 분열해서 다양한 크기의 핵들로 쪼개진다. 그 과정에서 핵분열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이를 이용하는 것이 원자력발전소(정확히는 핵분열에너지 발전소)이다. 수소는 양성자 하나 전자 하나로 가장 작은 원소이다.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핵융합 반응으로 헬륨이 되면서 핵융합에너지를 방출한다. 이때 발생하는 핵융합에너지가 핵분열에너지보다 5배가량 더 크다. 문제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야 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도 되고 경제성도 확보해야 발전소로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