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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이 그들의 배를 불리는 방식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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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이 그들의 배를 불리는 방식 V

admin | 금, 2019/12/06- 21:02

지난 회에 이어 <도시가 사라진다>를 몇 회 더 쓰기로 한다. 오늘 처음 이 글을 보는 독자는 반드시 이전 글을 찾아 읽어 보기 바란다. 그래야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을 테니까.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인분이 널린 이유: 내재적 접근

자, 그럼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왜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길거리에 사람 똥이 널렸을까? 그야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똥을 싸 재꼈으니 그렇다. 그럼 왜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똥을 쌀까? 답은 간단하다. 쌀 데가 없어서가 답이다. 똥을 쌀 공공 화장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사람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 화장실은 턱없이 부족하고, 마천루 빌딩의 화장실은 노숙자들을 반기지 않을뿐더러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백번 아량을 베풀어 노숙자들이 이용하게 한다고 해도 문을 닫는 밤이면 화장실 이용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용변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어떤 명사가 애용하는 내재적 접근을 한 번 해보도록 하자. 노숙자 입장에서.

누구에게나 용변을 보는 행위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보이고 싶지 않은 그런 창피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용변을 볼 때 아주 제한된 공간에서 은밀하게 그 일을 치른다. 아무도 보길 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변태들 빼고는. 그런데 그렇게 수치스런 일을 길거리에서 버젓이 하고 있다고? 그것도 지상 최고의 문명을 자랑하는 나라 미국, 더군다나 최고부자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람들이?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그런 대로변에서? 사정이 어느 정도면 그리 하겠는가?

UFC챔피언 제이크 실즈(Jake Shields)가 샌프란시스코 자기 차 앞에서 찍은 노숙자 사진. 그는 “그 아름다웠던 이 도시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하고 한탄하는 트위터를 날렸다

 

안전마약투약소 법제화 서두르는 샌프란시스코

제정신을 가진 이들이라면 아무리 급하더라도 수치심을 잃어버릴 정도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용변을 보는 데는 매번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그럴 진데 길거리에서 정말로 스스럼없이 배변 행위를 할 정도라면 제정신이 아닐 공산이 매우 크다. 그것도 인생의 막장까지 갔다는 자괴감마저도 상실할 정도로.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노숙자들은 이런 이들로 북적인다. 물론 여기엔 실질적으로 공짜로 제공되다시피 하는 마약이 한 몫을 한다. 자신이 처한 현실을 부정하고픈 사람들에게, 그래서 전혀 제정신이고 싶지 않을 이들에게 마약만한 것이 어디 있을까. 똥 더미 곁에 널브러진 마약 주사들을 보면 그것을 대번에 알 수 있다.(“San Francisco’s dirtiest street has an outdoor drug market, discarded heroin needles, and piles of poop on the sidewalk,” Business Insider, Sep 20, 2019).

오죽했으면 샌프란시스코 시는 연방법이 엄격히 금하고 있는 ‘마약투약소’(safe injection site)까지 만들어 낼 궁리까지 했겠는가. 거기다 ‘안전’이란 수식까지 붙여서.(“SF resumes push for drug injection site after judge’s ruling,” San Francisco Chronicle, October 2, 2019).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가. 세상에 마약만큼 위험한 게 어디 있나. 그러니 아무리 마약에 찌든 마약쟁이라도 자식에게 마약을 권하지는 않을 터. 그런데 그 마약을 공짜로 그것도 깨끗한 주사까지 제공해 주고 간호사 앞에서 투약하게 한다고 해서 그게 과연 ‘안전’한 것일까?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버려진 마약주사기들 <출처: AP>

 

산송장들의 땅’(the land of the living dead)

그런데 노숙자들의 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당국이 그 문제는 둘째 치고, 돌려쓰는 마약 주사기로 인한 에이즈나 간염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일단 이런 조치를 취하려 하고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미국의 대도시가 어느 정도나 사람 살 곳이 못되는 곳으로 변하고 있는지를 간파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의 노숙자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가늠할 수 있다. 수시로 도심 곳곳에서 발견되는 사람 똥과 똥냄새, 그리고 그 옆에 함께 널브러진 주사바늘 등, 코를 막고 고개를 젖힐 수밖에 없게 하는 이런 장면들을 매일 목격하며 사는 주민들에겐 그것은 지옥의 장면과도 같다. 오죽했으면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한 주민은 취재 나온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여기는 산송장들의 땅”이라고 까지 말하고 있을까. 산송장들의 땅. 서양식으로 말하면 좀비들의 땅. 그곳에 가면 머리에 꽃보다는 샌프란시스코 시 보건당국자 고든(Rachel Gordon)이 충고하는 것처럼 길을 걸을 때 똥냄새 때문에 “숨 쉬는 것을 참아야만 하는 곳”이 되었다.(“Life on the Dirtiest Block in San Francisco,” New York Times, October 8, 2018). 그러니 도시가 사라진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노숙자 증가원인: 집값 폭등

결국 노숙자가 문제다. 그럼 그 많은 노숙자들은 대체 어떻게 양산된 것인가? 그 답을 하기 전에 이 쯤에서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집값이 오르면 마냥 좋기만 한 것일까? 통상 집을 가진 이들이라면 “그렇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결코 아니다. 집값이 오르면 물가도 덩달아 오르고 물가 오르면 인건비도 당연히 오른다. 그게 그런 식으로 순환하는데 그냥 순환하는 게 아니고 악순환 한다. 결국 이렇게 되면 맨 먼저 저임금 노동자들과 서민들만 피를 보게 된다. 물론 집 가진 자들도 나중에 피해를 보게 된다. 집값 오르면 뭐 하나. 사람 살 곳이 못 되고 있는데… 저임금 노동자들과 서민들의 경우, 그깟 최저임금 조금 오르면 뭐 할까. 물가 앙등으로 생활비는 더 들고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니 집을 사기는커녕 월세 살기도 빠듯해진다. 월세는 집값 상승 대비 연동되어 함께 오르게 되어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월세 내고 나면 살길이 막막해진다. 그야말로 생활이 아닌 생존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먹는 건 손가락 빨고 사는가? 그럴 순 없으니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고를 수밖에. 월세가 도심에 비해 저렴한 도시 밖으로 나가든지 아니면 도시 안에서 노숙자가 되든지. 도시 밖으로 나가면 그나마 허드레 일자리 구하기도 하늘에 별 따기. 그 경우 출퇴근은 어찌하나? 그렇다면 막장 인생 그것이 유일한 답.

“어떤 도움이든 감사할 것!”이라 쓴 푯말을 들고 구걸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노숙자 <출처: Flickr>

독자들은 이 대목에서 오해하지 마시라. 노숙자들이 원래부터 배우지도 못하고 게다가 게으기까지한 별 볼 일 없는 하층민이었지 않겠느냐고. 천만에 말씀. 치솟는 집값과 임대료의 상승은 심지어 동부의 명문 예일대 졸업생까지 한 순간에 노숙자로 전락하게 만든다.(“He was a Yale graduate, Wall Street banker and entrepreneur. Today he’s homeless in Los Angeles”, CNN, September 18, 2019). 그러니 절대로 현재 미국 대도시에 쏟아져 나오는 노숙자들을 평범한 이들과 구분되는 천민정도로 취급하지 말기 바란다. 그들의 대부분은 집값이 오르기 전엔 그야말로 필부필부였으니까. 결국 노숙자 문제는 서민들의 문제다.

엔리코 모레티(Enrico Moretti) 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집값이 10% 상승할 때마다 식당 등을 포함한 지역 소비 물가는 6% 증가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집값의 중간값(the median home price)이 2012년 이래 두 배 증가했다.(“San Francisco Restaurants Can’t Afford Waiters. So They’re Putting Diners to Work”, New York Times, June 25, 2018.) 샌프란시스코는 최첨단 기술 기업들이 소재하는 이유로 주택의 수요가 높고 그에 따라 한정된 공급으로 집값이 대거 상승했다. 이것은 집을 소유하지 못하고 임대를 해야만 하는 서민들의 입장에선 내 집 마련 꿈은 점점 더 요원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커녕 현재 사는 월세조차 위협받는 것을 말한다. 왜냐고?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최저임금이 2014년 시간당 10.74달러에서 2018년 7월 15달러로 상승했다. 그러나 집값 상승에 따른 임대료 상승 그리고 생활비의 상승은 시급 오른 것을 한껏 비웃을 뿐이다. 부동산을 잡지 않는다면 그깟 소득 얼마 찔끔 오른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샌프란시스코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 명이 집 구매할 때 세 명이 노숙자 되는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사무소 소장인 제이미 알만자(Jamie Almaza)의 말을 들어 보면 이 지역의 주거 불안정성이 어느 정도나 심화되었는지 알 수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알만자는 샌프란시스코 시에서 한 명이 집을 갖는 동안 두 명의 노숙자가 탄생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올 8월에 열린 토론회에서 그것을 수정했다. 한 명이 집을 가지면 이제는 세 명이 길거리 노숙자가 된다(“California homeless crisis: San Francisco tackles costly waste problem with ‘poop patrol”, FoxNews, August 20, 2019.). 샌프란시스코 시가 기존의 방식으로 집계한 노숙자 수는 올해 8천11명으로 2017년에 비해 17% 증가한 것으로 나오지만, 새로운 기법으로 으로 집계해 본 결과 그 두 배인 17,595명에 달해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San Francisco’s Homeless Population Is Much Bigger Than Thought, City Data Suggests,” New York Times, November 19, 2019).

 

비등점에 이른 로스앤젤레스 노숙자

로스앤젤레스의 노숙자 문제는 한층 더 심각하다. 작년에 비해 노숙자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광역)에서 12%가 늘어나고 로스앤젤레스 시만 보면 16% 증가했다. 해서 그 수는 각각 58,936명, 36,300명으로 집계되었다(“Homeless Populations Are Surging in Los Angeles. Here’s Why.”, New York Times, June 5, 2019).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인근 오렌지카운티는 43% 증가했다(“California mayor says high cost of living is root of homeless crisis,” FoxNews, June 26, 2019). 물론 이것도 공식적 집계이니 실제로는 더 그 수가 더 늘어난다. 폭스뉴스는 로스앤젤레스의 노숙자 문제는 이제 “비등점”에 이르렀다고 코멘트를 달았다. 그리고 이렇게 노숙자문제가 극단적으로 악화된 데에는 이구동성으로 집값 상승을 지목한다. 로스앤젤레스 시민단체 소장 엘리스 뷰익(Elis Buik)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의 주택위기가 곧 노숙자 위기”라고 정곡을 찌른다. 더도 덜도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멀쩡한 서민들을 노숙자로 만드는 주범은 바로 “거주부담능력”(housing affordability)이라 말한다. 그런데 착각하지 마시라. 여기서 거주부담능력이란 주택 구입 부담능력이 아니다. 월세 감당력을 말한다. 로스앤젤레스 노숙자담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월세 중간값을 내고 방을 얻으려면 적어도 시급을 47.52달러(약 5만 원) 받고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최저 시급은 14.25달러(약 1만5천 원)이다. 죽었다 깨어나도 살인적 거주비용을 임금이 따라잡을 수 없다. 이러니 많은 수의 평범한 시민들이 노숙자로 길거리로 나갈 수밖에.

로스앤젤레스 도심에 늘어선 노숙자 텐트들 <출처: 로이터>

 

바보야, 문제는 부동산이야!

이제 미국 전통적인 대도시가 사라져 가는 이유를 어느 정도 파악했으리라 믿는다. 서민이 살지 못하는 도시, 중산층이 몰락하는 도시, 그것은 무늬만 도시지 사실 도시가 아니다. 그저 소수의 몇 십 명도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임대한 아파트에서도 쫓겨나 길거리에서 노숙해야 하는 곳이 어떻게 사람이 사는 도시라고 할 수 있을까? 결국 노숙자의 퇴치(?)를 위해서는 치솟는 집값과 임대료를 내려야 한다. 그것이 아니고서는 미국 대도시의 노숙자 문제는 해결할 방도가 없다. 샌프란시스코처럼 ‘똥 순찰대’를 고용해 똥 치우고, ‘안전마약투약소’를 설치하는 것은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그런데 그것이 그리 쉽게 될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미국 대도시에 집값을 상승시킨 주범들이 미국 어딘가에 떡하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실마리를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소도시 라구나 힐스(Laguna Hills)시장 돈 세지위크(Don Sedgwick)의 언급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이 문제를 쟁점화 시켜야한다. 수 킬로미터에 걸친 노숙자 행렬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것도 한 때는 그들도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아가려했던 멀쩡한 이들로 우리의 이웃이었다는 점에서 가슴이 미어진다. 그러나 정말 환장하겠는 것은 그 어느 누구도 이 문제의 근원에 캘리포니아의 천정부지로 치솟은 살인적 거주비용에 대해선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을 문제 삼지 않고 외면한 바로 그 자유주의적 정책들이 캘리포니아의 노숙자 문제를 키워온 원흉이다”(“California mayor says high cost of living is root of homeless crisis,” FoxNews, June 26, 2019).

자, 그러면 그 자유주의적 정책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볼 차례이다. 물론 다음 회에서…

 

<참고자료>

“He was a Yale graduate, Wall Street banker and entrepreneur. Today he’s homeless in Los Angeles”, CNN, September 18, 2019.

“San Francisco Restaurants Can’t Afford Waiters. So They’re Putting Diners to Work”, New York Times, June 25, 2018.

“Why is San Francisco … covered in human feces?” the Guardian, Aug. 18. 2018

“SF resumes push for drug injection site after judge’s ruling,” San Francisco Chronicle, October 2, 2019.

“San Francisco’s dirtiest street has an outdoor drug market, discarded heroin needles, and piles of poop on the sidewalk,” Business Insider, Sep 20, 2019.

“Life on the Dirtiest Block in San Francisco,” New York Times, October 8, 2018.

“San Francisco Restaurants Can’t Afford Waiters. So They’re Putting Diners to Work”, New York Times, June 25, 2018.

“San Francisco’s Homeless Population Is Much Bigger Than Thought, City Data Suggests,” New York Times, November 19, 2019.

“California homeless crisis: San Francisco tackles costly waste problem with ‘poop patrol”, FoxNews, August 20, 2019.

“Homeless Populations Are Surging in Los Angeles. Here’s Why.”, New York Times, June 5, 2019

“California mayor says high cost of living is root of homeless crisis, FoxNews, June 26, 2019.

 

김광기 경북대 교수의 연재 ‘인사이드 아메리카’는 <프레시안>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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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서울의 미대사관에는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라는 기습시위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사실은 주한미군 분담금의 5배 인상을 요구한 도날드 트럼프의 요구에 거칠게 항의하는 시위가 이미 수개월 간 진행되고 있었다.

참가중인 한 시위자는 외친다. “그들은 우리에게 전쟁무기를 팔아먹고 있을 뿐이다.” 한 배너에는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항의시위의 구호 문구를 인용하여 이렇게 적혀 있다. “미제국은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는 뜻이다.” 한국전쟁을 통하여 피로 맺은 동맹이라는 혈맹의 나라에서 반미 감정의 흐름이, 특히 진보적인 젊은이들 그룹을 중심으로 긴장이 형성되고 있다.

그런데 현직 미국 대통령에 대한 혐오가 지난 몇 년간 비등해지면서 참가자와 경찰들 간의 충돌을 야기하는 등 시위가 발생하면서 이제 반미의 정치적인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미국은 방위분담금을 더 내라는 압박을 가하기 위해,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에 심한 충격을 주는 와중에도, 지난 4월 미군기지에 일하고 한국인 근무자들을 일시 해고시켰다. 이러한 조치는 6월에 이루어진 잠정적인 합의 덕분에 중단되었지만 한국민의 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는 한국인에게서 돈을 받아 내는 것이 (자신의 부동산을 통해) 뉴욕의 시민들에게 임대료를 받는 것보다 쉽다’고 떠벌리면서, 우리를 맘대로 돈을 뜯어낼 수 있는 국민이라고 조롱하였다”고 퇴역한 장교출신인 최인범씨는 인터뷰에서 밝혔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워싱턴의 오랜 혈맹인 한국은 그의 장사꾼 방식 외교정책으로 자신들의 이해가 소홀하게 무시되는 것을 염려해 왔으며, 상기에 언급한 시위 사태는 트럼프와 서울 당국자 간의 마찰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미행정부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이 국제적 비난을 받고, 미국사회가 인종차별 문제로 혼란에 빠져 있는 와중에, 미국과 한국 간의 갈등으로 지난 70년 간 지역의 평화를 유지해 왔던 미국주도의 안보질서에 간극이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간극은 중국의 급속한 굴기에 의하여 넓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미국의 지도력에 의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트럼프의 미국제일주의(America First)가 한국에게 가장 큰 충격을 주고 있지만,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동맹국들도, 호주와 일본을 위시하여 지난 세기에 지역을 주도했던 미국의 패권에 자신들을 방어해 주는 역량과 의지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중국이 이웃 국가들에게 경제력과 더불어 군사적 영향력을 공격적으로 적용하면서 여기저기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아시아의 주요 국가들이 미국과 함께하는 것으로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고 이를 신뢰할 수도 없게 되었다”고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 센터의 Bonnie Glaser는 말한다.

“오는 11월에 트럼프가 낙선되면 이 지역의 국가들 사이에 안도의 한숨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후의 워싱턴 당국이 트럼프보다 나아질 것에 대해서 확신을 갖지 못한다. 그 이유는 미국외교의 주요 관심과 군사력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그녀는 설명한다.

북경당국이 중거리 미사일 숫자를 늘리면서 역내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위협받고 있고 독일 내 미군의 잠재적인 철수가 거론되는 등 유럽과의 관계와 나토가 논쟁의 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무역이 핵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아시아는 북한문제와 SenKaku 또는 Diaoyu 군도, 대만해협, 남중국해, 이에 더하여 인도와 파키스탄 및 중국간의 국경 분쟁 등 많은 위험 요소들이 존재한다.

동시에 워싱턴 당국의 신뢰성 여부가 의심받고 있으며, 오랫동안 견지해 왔던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상실되고 있다는 징후들이 나오고 있다. 북경이 중장거리 미사일을 증강시킨다는 의미는 미국의 전통적인 역내 군사력 상징인 거대한 항공모함의 운용방식이 위협에 처해 있다는 것을 말한다.

2004년 이래 미군은 괌에 전략적인 폭격기 기지를 운용하면서 몇 시간 안에 미태평양 사령부 관할지역인 동중국해, 대만해협 또는 남중국해로 중무장 또는 스텔스 폭격기를 출격시킬 수 있었는데, 16년 만인 지난 4월에 이의 운용을 종결했다 ‘이제 미군은 전략폭격기를 미국 본토의 기지에서 운용하며, 이러한 변화는 군사력을 보다 유연하지만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변화라고 전략사령부의 책임자는 이야기하면서, 이는 괌의 킬러라고 불리는 중국의 D-26 중거리 미사일, 즉 중국본토에서 괌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에 대한 대응이며 옳은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어서 군사력과 무기체계를 유동적이고 비정기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중국이 대응하기 어렵고 비용을 크게 부담하게 만든다고 추가 설명하면서도, 반면에 역내의 국가들에게 미군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 역시 언급한다.

같은 논리가 미국 군사력의 보호막이라는 핵심적인 항공모함의 운용에도 적용된다. 이들이 공룡(한 순간에 무력화)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고 동경의 싱크탱크이며 미군과 일본군 장교의 교환 프로그램을 주도한 Asia-Pacific Initiative의 회장인 Yoichi Funabashi는 주장한다. “COVID-19 사태로 미군의 항공모함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확인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는 바이러스가 출현하자 역내에 있는 4개의 항공모함 모두가 항구에 정박해야 했으며, 서태평양 지역에는 단 한 대의 항공모함도 운용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코로나를 대응하는 워싱턴 당국의 무력함에 신뢰가 심하게 흔들렸다. 미국은 경제와 군사력 그리고 기술적 주제에서 보여준 것 같은 효과적이고 강력한 모습을 팬데믹 대응과정에서 보여주지 못했다고 필리핀 대학 해양연구 센터의 책임자인 Jay Batongbacal는 지적하면서 미국의 군사력은 쇠퇴하였고 모든 이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은 이러한 비판을 거부한다. 우리는 전투력 증강을 위한 협력을 중진하고 능력을 고양시키는 상호지원운용, 정보의 교환 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대변인 Mike Kafka 대위는 주장하면서 2주 전에 군사력의 교체를 위해 호주의 Darwin 항구에 200 척의 군함이 집결되었던 사실을 상기시킨다.

아시아 내의 미국동맹국들은 중국이 시도하는 군사적 도전에 트럼프 행정부가 초점을 맞추도록 신뢰를 보내고 있다. 워싱턴 당국은 북경당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확인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을 대체하려는 잠재적인 힘으로 묘사하고 있다. 북경당국이 강력해진 군사력과 경제적인 힘으로 이웃국가들과 관련지역을 자신의 이해에 복종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십 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는 전력강화를 통해 중국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태평양 함대의 지휘관인 Phil Davidson 함장은 지난 4월에 언급하면서 향후 6년간 200억 달러의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한 재편성으로 잠재적인 적의 어떠한 예비적 도발도 실패할 것이며 비용을 치를 것이라고 선언한다.

인도-태평양 사령부 역시 동맹간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보의 교환을 강화하고 역내의 동맹들과 공유할 탐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합동지휘와 무기통제력을 구성하여 합동훈련을 배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해군이 소위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향해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를 운용하고 있지만, 역내의 국가들, 특히 중국과 해역과 지원이용 문제로 중국과 충돌하고 있는 필리핀과 베트남은 미군이 보다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베트남 국립대학 학장인 Pham Quang Minh,는 미해군은 중국이 공격적일 때만 반응을 보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회자되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물은 아무리 많아도 불을 진화하는데 사용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최근 미국은 중국이 분쟁 해역에 대한 소유권 주장을 강화하는 것에 대응하여 남중국해에 대한 접근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지아 국영회사인 Petrobra가 드릴쉽을 운용하고 있는 전용수역에 중국이 탐사선을 파견하자, 미군은 호주해군과 연합하여 해당지역에 전투함과 구축함 등을 운용하였는데, 이는 이전과 확연히 달리진 모습이었다.

“미군은 중국의 도전적인 행태에 대응하여 해전을 불사할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역내의 아시아 친구들은 이를 환영하고 있다”고 전역한 미군장교가 이야기한다. 그러나 아시아의 동맹들은 미군의 적극적이 작전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의 정치적인 입장 특히 미국제일주의의 배경을 염려하고 있다.

몇 주전에 워싱턴 당국이 발표한 중국인민공화국에 대한 전략적 접근은 민주주의와 자유무역에 대하여 동맹들과 자유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의례적인 내용 이상은 없었다. 미국과 전통적인 관계를 맺어온 동맹국가들은 워싱턴 당국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해를 존중하고 안전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면 중국을 향해 접근해 갈수도 있다.

‘우리는 미국이 과거 자유적인 국제질서를 지켜왔다고 믿습니다. 이 점이 우리가 믿는 가치와 질서를 위해 중국과 대항하는 이유입니다’라고 Funabashi는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현재의 미국은 이러한 가치를 지켜주는 동맹이 아니라고 봅니다. 미국이 우리를 거래의 품목으로 취급하고 소모품(as prawn)으로 활용한다고 염려합니다. 이런 류의 불안감은 처음있는 일로 우리를 당황하게 합니다’라고 그는 말을 잇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대 고객인 일본은 워싱턴과 서울 당국간의 불협화음을 지켜보고 있다. 일본의 미국고객국가로서의 협정은 올해 재협상을 예정하고 있다.

호주와 일본은 특히 미국이 환태평양-파트너쉽(TPP)를 파기한 것에 실망하고 있는데 이는 오바마 시절 중국의 경제력 굴기에 따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호주당국이 지지한 역내 무역협상안이었다. 호주의 전직 외교통상 차관 출신인 Richard Maude는 미국이 TPP를 탈퇴하면서 역내 경제에 관한 발언권을 상실했다고 평가한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제일주의라는 경제적 자국주의에 의해 평가절하되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른 동맹들은 미국이 중국과 대립이 심화되는 과정에 자신들이 볼모가 되었다고 느낀다. 싱가포르의 수상 Lee Hsien-loong은 6월에 있던 외교행사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고 연설문에 적고 있다.  그는 작성된 연설문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을 역내의 핵심적인 이해를 지닌 지역의 힘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중국을 디딤돌의 현실로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미중 간에 선택을 강요당하길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산업적인 공급사슬에서 중국과 결별을 요구하고 무기통제와 보건 및 기후위기에 관한 국제합의에서 철수하면서, 미국이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적고 있다.

시드니 연구센터의 연구자는 호주의 정책 책임자들은 워싱턴이 우리에게 양자 간에 선택을 강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5월 미국무장관인 폼페이오는 호주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의 경제계획에 참여하면 정보공유를 중단시키겠다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호주와 단절을 위협했다. 이후 그의 발언은 호주의 미국대사관에서 긴급하게 수정되었다.

미국과 긴밀한 동맹관계를 갖고 있는 국가들은 이의 유지를 선호한다. 베트남은 아직 미국과 군사적 동맹은 아니지만, 미군에게 항구를 개방하고 미군의 훈련과정을 관람하는 수준에서 군사적 교환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오랜 동맹관계를 유지해온 필리핀은, 비록 현직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희망하면서 기존의 관계가 손상되기도 했지만, 최근 중국에 대한 억지력으로 미국과 동맹이 지니는 가치를 재평가하면서 미군의 잠정체류를 통제하려던 계획을 중단하였다.

일부의 국가들은 미군이 철수하는 것에 대비하여 양자 또는 다자간의 안보관계를 수립하고자 한다 한 예로 일본은 지역 안보에 독자적인 책임을 강화하려고 노력한다. 일본의 자위대는 미군 항공모함의 운용작전에 동참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해상안보를 위하여 유럽과 캐나다 등과 해군함정의 운용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미국 때문에 발생하는 경제 소프트파워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동경당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 프로그램의 일부인 동남아 인프라 투자에 참여한다. 호주 수상은 인도의 수상과 이번 달 초에 화상회의를 통하여 쌍무적인 협약을 체결하였으며, 이의 내용에는 양국 간의 군사기지에 접근하는 것을 양허하는 것이 포함되었다. 이는 2018년 베트남과 맺은 파트너 협정의 연장에서 이루어 졌다.

호주의 연구자는 중국의 영향력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 일본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 가능한 역할을 나누는 것이 호주에게 이상적인 조건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미들-파워의 형성을 통해 지역의 안보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미군이 철수를 감행할 경우를 대비한 가장 안전한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록 중국의 외교정책이 동맹을 공식적으로 승인하지 않고 있지만, 다른 상황 즉 친미국의 진영과 친중국의 진영으로 나누어지는 위험한 시나리오도 무시할 수 없는 가능성으로 보고 대비해야 한다.

전통적인 동맹인 미국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무시하고 안보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대안으로 중국과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것이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존재한다. 서울에 있는 안보 컨설턴트인 StratWays그룹의 연구자이자 주한미군의 전직 전략가였던 Paul Choi는 미국과 불화가 심화되면 개혁적인 현재의 정부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과 강한 군사적 관계(강요)를 갖는 것과 중국과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는 것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가?”

한국사회 시민들은 북경당국이 어느 때보다 강력해 지면서 중국을 수용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새로운 {   }의 세계질서가 형성되면 새로운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상황을 매우 위험하게 만든다’고 한국의 어느 예비역 장군이 걱정스럽게 말을 맺는다.

 

출처 : FT 기자단의 합동취재 기사. 2020-06-15.

Kathrin Hille in Taipei, Edward White in Wellington, Primrose Riordan in Hong Kong and John Reed in Bangkok

수, 2020/06/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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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지난 주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한 한반도평화활동가주간KPAW의 모임이 있었다. 아래의 내용은 참석자의 한사람이며 미국 내 저명한 반전평화 및 환경운동가 Garl Smith의 참가 보고서 요약본이다.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가장 ‘오랜 전쟁’의 타이틀은 아프칸이 아닌 한반도에 주어져야 한다. 이는 한반도의 대결이 여전히 공식적으로 종결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한국전쟁은 종전대신에 전쟁 당사자들간에 물리적 열전을 보류하는 정전형태의 Amnesty(사면)합의에 서명함으로써 군사적 대결에서 대치로 전환되었다.

오는 6월 25일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아프칸의 미국전쟁은 18년 동안 열전 중에 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한국전쟁은 이보다 4배가 넘는 기간 동안 여전히 내연되고 있다.

아프칸에 워싱턴 당국이 개입하면서 그동안 미국시민의 세금이 2조 달러이상 투입되었지만, 한반도를 방어한다는 명분으로 해당지역을 군사화하고 남한지역에 미군을 주둔시키면서 발생한 현재까지 70년간의 비용을 감안하면 아프칸에 투입된 전비를 훨씬 넘어선다.

활동가들을 초청하고 6.25를 기념하는 것과 별도로,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전을 요구하는 Ro Khanna(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의 ‘의원결의-152호’에 동료의원들의 서명참여를 요청하고자 한다.

2 주전에 나는 한국평화활동가주간(KPAW, Korean Peace advocacy week)에 200여 명 활동가들과 함께 참여하였는데, 이 모임은 한국평화네트워크, Korea Peace Now!, 그리고 Women Cross DMZ 등 풀뿌리 시민단체들이 공동으로 주관한 행사이다.

나와 자리를 함께한 6 명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한국계 미국여성들이었는데, 이 중에는 Bay Area 영화제작자이자 활동가이며 “Women Cross DMZ” 다큐를 제작한 Borshay Liem도 있었다.

30분간 워싱턴에 있는 Barbara Lee 민주당 연방의원과 줌을 통한 영상대화가 있었고, 얼굴을 맞댄 토론과 준비된 노트북의 활동보고 그리고 온라인으로 올라오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전쟁없는세상(WbW)’이 북한의 실상에 대한 소개를 준비하는 동안 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전하였다.

▪한국은 1200여년 동안 통일된 왕국을 유지하여 왔으나, 1910년 일본이 식민지로 강점하면서 통일된 역사는 끝이 났다. 이후 북한을 만들어 낸 것은 다름아닌 바로 미국이었다.

▪그것은 1945년 8월 14일 즉 제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직후였으며, 미군부의 2명 장교가 한반도를 가르는 분단의 선을 설정하였다.

▪한국전쟁 중에 유엔의 경찰작전(police action)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의 폭격기들이 63만톤의 각종 폭탄과 32만톤의 네이팜탄을 투하했는데,, 이로 인하여 북한지역에서만 78개의 도시와 5000개의 학교, 1000여 개의 병원과 50만 채의 민간주택이 파괴되었고, 군인이 아닌 60만 명의 일반시민이 사망하였다. 현재까지 북한사람들이 미국을 증오하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늘 현재, 북한은 남한의 50개와 일본내의 100여 개 미군기지로 둘러 쌓여 있으며 평양을 폭격할수 있는 거리의 괌섬에 전략핵무기의 장착이 가능한 B-52 폭격기가 대기하고 있다 (최근 비공식적 정보에 의하면, 미군은 중국의 중거리 미사일 사정거리에서 전략폭격기들을 철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백년).

▪1958년부터 미군은 정전협정을 위반하면서 남한에 핵무기를 반입하기 시작하였다. 한떄 950개에 달하는 핵탄두가 남한 내에 배치되기도 하였다.

▪미국은 북한이 제안하는 침략금지조약을 일방적으로 거부(무시)하여 왔다. 이런 배경에서 북한의 다수는 핵무장만이 미국의 침공에서 조국을 방어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일련의 외교적 활동이 진행되어 온 것을 지켜 보았다.

▪1994년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이 플라토늄 생산을 중지하는 대가로 경제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일반협정-Agreed Frame에 서명하였다.

▪2001년 출범한 부시정권은 상기의 일반합의를 비난하고 제재를 가했다. 북한은 이에 대응하여핵무기 계획을 재개하였다.

▪북한은 북한을 위협하는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미사일시험 역시 보류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제안하였다.

▪2019년 봄에 미국은 봄철에 예정되었던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는 것에 동의하였고, 김정은은 미사일시험을 중단하는 것으로 화답하였다. 이후 이들은 DMZ에서 재회하였으나, 미국은 합동훈련을 재개하였으며, 북한은 전술핵시험을 반복적으로 실시함으로써 대응하였다.

▪이제 미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제안에 따라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결하고 평화협정에 서명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 주말에 민주당 Barbara Lee연방의원으로부터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여 HR6639의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전제안에 서명하고 이의 지원활동에 동참한다는 메시지를 접수하였다.

– 여기까지가 지난주에 있었던 한국평화행동주간 회의에 대한 요약 보고서이다 –

 

지난 해에는 75 명이 참여하였는데, 올해에는 200 명으로 늘어 났고, 이중 50% 정도가 한국계 미국시민들로, 캘리포니아에서 뉴욕 주까지 26개 주에서 자발적으로 참석하였고 워싱턴 수도에서 84 명의 공직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다음과 같은 성과에 대해 성급하지만 보고를 하고자 한다.

Rep. Carolyn Maloney (NY)와 Rep. Barbara Lee (CA) 두 분이 처음으로 HR 6639에 동참하였다.

Sen. Ed Markey (MA)와 Sen. Ben Cardin (MD) 두 분이 상원에 계류 중인 S.3395에 동참하였다.

북한의 인도적 지원법(S.3908)을 공식화하기로 하였으며, 내용은 곧 준비될 예정이다.”

한 회의에서 연방의회 직원에서 “우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하여 이런 행사를 갖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하자, 그에게서 다음과 같이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아니, 한국전쟁은 이미 끝난 것이 아닌가요?”

한국전쟁 70주년 행사를 진행하면서, KPAW 기획팀과 참여단체들은(Korea Peace Network, Korea Peace Now! Grassroots Network, Peace Treaty Now, Women Cross DMZ 등) 각자 해당지역의 정치인들에게 함께할 것과 한국전쟁의 종전을 공식적으로 요구할 것을 촉구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활동이 한국전쟁의 개시일인 6월 25일에서 정전협정의 서명이 이루어진 7월 27일까지 진행되기를 희망한다.

더불어 한국평화네트워크(Korea Peace Network)에서 정리한 요점을 소개한다.

“2020년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종결되지 않은 한국전쟁 70주년의 해이다. 전쟁의 지속상태는 군사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한반도에 긴장을 야기하는 원인이다. 평화를 정착시키고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결해야 한다.

미군은 여전히 70년 동안 북한과 전쟁상태로 대치하고 있다. 이제는 긴장과 적대를 끝내고 이러한 대결을 해결해야할 시점이다.

대립상태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수천 가족들이 여전히 헤어져 살고 있다. 반드시 전쟁을 끝내고 가족들이 다시 결합하고 70년 간의 기나긴 대결과 분단의 고통을 이제 치료하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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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Berkeley Daily Planet via WorldBeyondWar on 2020-06-21

Gar Smith

WbW과 함께하는 반전평화활동가이자, 버클리에서 활동하는 환경운동가 겸 저술가

목, 2020/06/2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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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아시아의 경제대국 일본에 근무 중이던 미국대사는 본국 국무부장관에게 다음의 노골적 전보를 보냈다. “일본을 완전히 끊어내진 말라. 이들에게 ‘경제적 운신의 폭’을 주지 않으면 무력으로 자체 경제제국을 세우려 할 것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역사적 경기불황과 싸우는 경제 국수주의에 사로잡혀 조셉 그루(Joseph Grew)대사가 1935년 일본에서 보내온 간청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몇 년 지나지 않아 미국은 대일 경제압박을 확대했고, 이는 통상금지령과 석유수출금지령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루 대사가 위의 전보를 보낸 날로부터 6년 후, 두 나라는 전면전에 나섰다.

오늘의 미국 정계는 또 다른 아시아 대국과의 경제적, 지정학적 갈등에 사로잡혀 있다. 그리고 1930년대에 그랬듯이 ‘경제-탈동조화’라는 주제가 대유행 중이다.

트럼프정부 내 강경파는 언제나 그랬듯이, 지난 20년간 친밀하게 지속된 양국의 경제관계를 끝내고, 중국의 공장과 기업의 투자에 대한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야 말로 끝이 안 보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결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코로나 사태가 경쟁국 중국과의 위험한 동행을 벗어나고 싶은 미국의 욕구를 자극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생각은 전부터 확고했다. 현재 미 의회와 행정부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두 나라를 떼어놓기 위해 다양한 제품에 대한 수출 금지, 중국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미국 기업의 강제 본국이전, 심지어는 WTO 탈퇴 등 여러 조치들을 강구하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것이 되려 중국의 소위 경제 제국주의를 조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경제 관계만 위험에 빠진 게 아니다. 유럽 내에서도 중국과 최근 수십 년간 쌓아온 교역 및 투자 관계를 축소하고자 하는 논의가 늘고 있다 (물론 유럽은 영국의 EU탈퇴와 함께 이웃 유럽국가와의 관계도 축소하고 있기는 하다). 다른 나라들 역시 작금의 유례없는 경제통합이 너무 멀리 간 나머지, 득보다 실이 많다는 불안감에 점차 빗장을 걸어 잠그려 한다.

이렇게 본격적인 탈동조화의 위협은 1914년 갑자기 터져 나온 제1차 세계전쟁에 버금 갈 역사적 단절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당시 영국과 독일, 그리고 나중에는 미국까지, 서로 밀접하게 뒤얽힌 경제국들은 스스로 자기 파괴와 경제 제국주의의 포탄 속으로 몸을 던졌고, 이 행태는 이후 30년간 이어졌다. 이번 탈동조화는 전쟁이 아닌 포퓰리즘적 충동이 원인이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세계적 대유행이 기름을 부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계경제가 수십 년 간 쌓아온 공급망의 지혜와 미덕을 흔들어 대고 있다.

다른 나라들 역시 작금의 유례없는 경제 통합이 너무 멀리 간 나머지, 득보다 실이 많다는 불안감에 점차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여기서 진짜 문제는 ‘탈동조화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이다. 미-중 간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지난 목요일 Fox News인터뷰에서 “전면적 관계를 단절할 수 있다”고 말하며 근래 가장 신랄한 협박을 가했다. 이런 생각이 현실적으로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사실 상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그의 언급만으로 글로벌 경제에는 유례없는 충격파가 될 것이다.

실제 대다수 전문가와 당국 관계자는 코로나의 대유행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갈등이 한층 고조되면서 여러 다국적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 변화와 함께 공급망을 미국에 가깝게 재조정할 것이라 내다봤다. 국내 정치상황이 꽤나 복잡한 미국 안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한 목소리로 중국과의 교역관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팬데믹의 여파가 빠르게 지나가고, 거기에11월 선거에서 트럼프와 그의 “미국 제일주의” 보호무역 어젠다가 재선에 실패한다면, 정치인들은 곧 세계 2대 경제대국들을 분리하는 것이 얼마나 까다로운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고, 중국과의 탈동조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사그라지기 시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미국채 1조 달러 이상을 보유한 2대 채권국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세계 경제의 구조가 바뀌면 비즈니스 모델의 해체부터 산업 전반의 개조까지 엄청난 파급효과가 뒤따를 것이다. 예측불허의 지정학적 결과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 40년간 촘촘한 글로벌경제 시스템 안에서 서방사회와 교역 및 투자 관계를 발전시키며 피라미에서 고래로 거듭났다. 이 고래를 해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근 동향을 보면 미-중 관계에 대한 그간의 가정을 근본적으로 뒤엎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을 암시하는 증거가 충분하다. 기존의 미-중 관계는 1970년대 덩 샤오핑(Deng Xiaoping)이 지도부에 복귀해 중국의 40년 미래를 재시동한 당시 성립된 것이었다”. 전 호주 총리이자 유명 중국학 학자인 케빈 러드 (Kevin Rudd)가 Foreign Policy에 전한 말이다.

그는 핵무기 경쟁과 대리전으로 얼룩졌던 1차 냉전의 도돌이표까지는 아니더라도 냉전 1.5는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 “지금 그런 변곡점에 와 있다.”

이는 과거 냉전 시대와 같은 경쟁 구도의 재등장을 의미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자체 경제권 조성 이니셔티브인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에 푹 빠져 있다. 이를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물론 일부 유럽 국가와의 경제 연결을 꾀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경쟁적으로 다음 경제 대변환을 이끌 기술 개발, 특히 휴대전화 기술 개발을 착착 진행 중이다.

현재 트럼프정부는 뜻을 모은 국가와 단체 그리고 기업을 잇는 “경제번영네트워크(EPN, Economic Prosperity Network)”논의를 시작했다. 그간 미국경제의 중국의존이 주요한 국가안보 취약성으로 지적된 바, 미국의 대중 경제의존도를 줄이고자 미국 기업이 중국 땅을 떠나 네트워크 구성원과 협력하도록 유도하는 목적도 있다. 예컨대 미국 제조기업이 중국을 떠나 미국 본토에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베트남이나 인도 등 미국 친화적인 국가로 일자리를 옮길 수 있다.

미 국무부에서 경제 성장, 에너지, 환경 등을 전담하는 키스 크라크 (Keith Krach)차관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자산보호가 핵심인데, 그 중에서도 공급망(supply-chain)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공급망은 워낙 복잡해 경우에 따라서는 10단계, 20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그 중 정말 중요한 영역과 방해물이 있는 영역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반응은 어떨까? 신(新)미국안보센터의 애슐리 펭(Ashley Feng)연구원의 말을 빌리면 중국은 발전된 기술을 직접 개발해 미국과 여타 서방기업에 대한 의존을 낮추자는 운동에 착수한 이래, 어찌보면 10년 이상을 자체적 탈동조화에 힘써온 셈이다. 실제로 다수의 중국 기업이 미국과의 불화 속에서도 무리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화웨이(Huawei)는 스마트폰 부품 때문에 미국기업에 의지했던 과거가 있으나, 이제는 미국 없이도 건재하다. 다만 이들이 스스로 혁신을 도모하고 기술주도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여전히 전세계 기업과 연구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므로, 중국은 서방사회와의 완전한 단절은 원치 않는다. 게다가 올해는 이미 팬데믹으로 경제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우선 지난 1월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 준수에 매진하며 트럼프를 달래는 등, 일단 미국과의 경제적 긴장을 늦추기 위해 노력할 공산이 크다.

러드는 “코로나 이전에 이미 무역전쟁으로 다소 상처를 입은 경제가 코로나 위기로 큰 손실을 입게 됐다”면서 “아직은 중국이 홀로 설 만큼 강하지는 않아서 당장은 경제관계를 안정시키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탈동조화는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공급망을 고의적으로 해체한 후, 결국 다른 구성원들과 재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공급망은 세계화와 최근의 미-중 관계를 정의하는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컨셉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건 중국의 과도한 달러 의존과 미국의 고급기술을 걱정한 1990년대 중국 정치인들이었다.

오랫동안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노동자의 희생을 발판 삼아 미국경제를 착취하여 부를 창출했으며, 경제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정부는 중국과의 부분적 경제 탈동조화를 추구해왔다. 처음에는 높은 관세를 통해 중국제품의 미국수입을 줄였고, 나중에는 주요 분야에 대한 중국의 자본투자를 더욱 제한적으로 심사했다.

최근에는 잠재적 첨단기술의 중국수출에도 통제를 확대했으며, 이번 주에는 연방퇴직연금의 중국 주식투자를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중국이 보유하는 미국국채의 상환을 거부(defaulting)하는 방안이 언급되기도 했다. 요즘에는 글로벌 공급망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려는 노력이 반도체, 희토류원소, 또는 코로나 팬데믹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의약품과 개인보호장비 등 가리지 않고 탄력을 얻고 있다.

상윈의원(공화당, 미주리) 조쉬 하울리 (Josh Hawley)에 따르면 “이번 팬데믹은 우리가 메이드-인-차이나, 나아가 해외생산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특히 주요 분야가 중국제조업과 중국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는 미국 공급망의 귀환과 WTO탈퇴를 위한 입법활동에 매진 중으로 “최대한 많은 제조업이 다시 미국본토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팬데믹은 미국이 메이드-인-차이나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미국동맹국들도 미국을 뒤따르기 위해 길을 모색 중이다. 중국의 무역위협에 발끈한 호주는 중국 외 수출시장 및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유럽은 그 어느 때보다 친밀했던 중국과의 무역투자 협력을 재검토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일부 유럽국가는 항구에서 전력망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핵심인프라를 장악하려는 중국의 공격적인 움직임에 크게 당황했다. 중국이 해당 국가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중국외교부는 일부 서구권에 저돌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코로나 대유행 중 네덜란드와 관계가 틀어지자 제재나 기타 강압 등 완곡한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많은 나라가 이들의 이런 저돌적 전술을 알아차리고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 망가진 국가평판은 회복불가다.” 크라크 미 국무부 차관의 말이다.

독일 주류 언론사인 악셀 스프링거(Axel Springer)의 CEO 마티아스 되프너(Mathias Döpfner)는 최근 유럽의 상황을 바탕으로 “(중국이) 넘어서는 안될 선을 긋고”, 미국을 따라 대중 경제협력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고문에 “유럽이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지키지 않으면, 천천히 중국 식민지가 되는 아프리카와 같은 운명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썼다.

이러한 동향은 정치를 초월한다. 즉, 트럼프 정부가 끝나도 탈동조화는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트럼프의 대항마로 떠오른 민주당의 조 바이든(Joe Biden)은 무역 및 외교정책의 중도파이지만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 지지자들을 포함, 그의 경제무역정책에 좌회전을 촉구하는 진보진영 포퓰리즘의 압박이 거세다. 이번 주 바이든은 자신의 최측근과 샌더스 지지자들을 한데 모은 민주당 단일 플랫폼을 구성하고자 “단일화” 공동 태스크포스를 발표했다. 샌더스는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회복과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 중국과의 전면적 무역 재협상을 요구해왔다. 그 사이 공화당에서는 부통령 시절 바이든이 중국에 너무 너그러웠다고 공격하며 향후 논쟁을 대비한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이번 대선기간의 화두는 중국과 코로나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현재의 탈동조화 경쟁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상승한 중국 경제력의 결과이다. 트럼프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제조업 등 서방국가 내 주요 산업의 공백을 중국 탓이라 한다. 중국 국영 기업은 흔히 정부가 제공하는 보조금과 경쟁사 지적재산의 무단사용을 바탕으로 운영되기에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래 미국 및 기타 선진국과 불공정한 경쟁을 해왔다는 것이다.

하버드 케네디스쿨(Harvard University’s Kennedy School) 대니 로드릭(Dani Rodrik)국제정치학 교수에 따르면, “과거에는 중국이 언젠가 경제 운용방식을 바꿔 미국과 유럽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에기존 상황을 지속할 수 없었다.” 또한 “그 가정은 처음부터 인정하기 어려웠고, 틀렸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우려가 타당하다”면서,“ 중국이 자국정책을 지키고 싶듯이 우리도 우리의 노동시장과 혁신 그리고 기술을 적절히 지키고 싶은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WTO 가입을 선진국과 중국 간 경제 관계의 원죄로 지적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는 주장을 견지하는 이들도 있다.

“중국이 이미 미국 시장 안에 진입한 상황이었음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이 포기한 건 없다. WTO 가입을 위해 양보를 한 건 중국이다.” 중국의 WTO 가입 당시 조지 W. 부시 (George W. Bush) 정부 통상대표를 맡은 로버트 졸릭(Robert Zoellick)의 주장이다.

그는 “국제협력이 실패했다는 생각이 하나의 주제, 새로운 통념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런 가정은 모두 오해”라면서 “핵 확산, 글로벌 금융위기, 환경, 안보 등 국제 협력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 경우도 아주 많다”고 말한다.

“국제협력이 실패했다는 생각이 하나의 주제, 새로운 통념이 되어버렸지만, 그건 모두 오해다.”

이런 주장이 중국의 자유 무역이 결국 미국의 발목을 잡았다는 트럼프의 오랜 믿음에 닿을 리 없다. 그는 2017년 대통령 당선 이전,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이런 생각을 고수했다. 실제 2015년 Fox New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너무 엮여 있기 때문에 중국이 잘못되면 우리도 무너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은 문제가 많으니, 나라면 지금 중국과 결별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겠다.”

이미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득이 될 것인가에 대한 회의론이 만연한 와중에, 중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자, 중국과의 결별 욕구를 증폭시켰다. 중국은 그간 세계 여러 공급망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올해 초 세계경제가 멈추자 파급효과가 아시아, 유럽, 북미 전역에 퍼졌다.

현재 미국 통상대표를 역임 중인 로버트 라이츠시저(Robert Lighthizer)는 이번 주New York Times에서 미국 일자리의 해외이전은 “잘못된 실험”이었고, 이번 팬데믹으로 극명히 대조되는 취약점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팬데믹은 새로운 방식으로 트럼프 무역정책의 정당성을 보여준다. 핵심 약품과 의료기기, 개인보호장비 등의 원료를 외국에 너무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썼다.

그런데 전염병의 여파가 의료품에만 미친 것은 아니다. 자동차업계와 전자업계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공장들이 연초에 중국이 경제활동의 동면에 들어가면서 운영이 힘들어졌다.

베아타 자보르칙(Beata Javorcik)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성(province)을 하나 봉쇄했더니 갑자기 전세계 공장들에 재료공급이 막혔다”면서 그 결과 우리는 “얼마나 중국에 의지하고 있는 지와 글로벌 공급망에 대안이 없음을 자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과 발생을 은폐하려는 시진핑 (Xi Jinping) 주석의 시도는 미국이 그동안 너무 저들의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정치제도에 너그러웠던 것 아니냐는 중국혐오만 부채질할 뿐이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2대 경제대국 간의 결별을 가속화하기 위해 팬데믹 사태를 이용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와 국가안보 간 구분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여 국가경제안보전략(Economic National Security Strategy)의 초안을 작성 중이었는데, 팬데믹 선언 이후 해당업무의 긴급성을 배가됐다. 이번 사태로 주요 인프라기술에서 필수의료장비 공급망에 이르기까지 지정학적 라이벌과 상호 의존하고 있었음이 탄로났기 때문이다.

(계속)

출처: Foreign Policy, 2020년 5월 14일

키스 존슨 (Keith Johnson)로비 그레이머 (Robbie Gramer)

두 기자는 Foreign Policy에서 외교 및 국가 안보를 담당하고 있다

금, 2020/06/26-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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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70주년을 앞두고 미연방하원에서 한국전쟁 종식 평화협정체결 촉구결의안 동참이 확산(擴散)되고 있다.

Ayanna Pressley 의원과 이금주씨(왼쪽)

코리아평화네트워크 등 4개 미주평화단체들은 24일 ‘한머리땅(한반도) 종전지지 결의안’(H. Res. 152)에 매사추세츠 아이아나 프레슬리(Ayanna Pressley) 의원과 뉴욕 폴 톤코(Paul Tonko)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6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 걸쳐 진행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온라인 로비 액션 결과, 두 의원이 합류함에 따라 결의안 지지 의원은 대표 발의자인 로 칸나 의원을 포함하면 45명으로 늘어났다.

한국전쟁 종식, 평화협정체결 촉구 결의안은 2019년 2월 북미 싱가포르 정상 회담을 앞두고 로 칸나(Ro Khanna, 캘리포니아 하원의원), 앤디 김(Andy Kim, 뉴저지 하원의원), 바바라 리(Barbara Lee, 캘리포니아 하원의원) 등에 의해 발의되었다.

이번 로비 활동은 남북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고 나날이 한반도 긴장이 고조(高調)되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직접 로비를 통해 미국 의원들을 움직였다는 것에 더욱 의미가 크다.

로비행동의 참가자였던 ‘전쟁에 반대하는 여성(Women Against War)의 멤버인 Maud Easter(마우드 이스터)’은 “폴 톤코 하원 의원실과의 회의 결과로 구속력있는 평화 협정을 요구하는 하원 의원 결의안의 공동 지지자가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톤코 의원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북한과 외교 대화를 지원했다. 한국 전쟁이 외교에 방해가 된다는 우리 입장을 인정해 주어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보스턴 부근 아이아나 프레슬리 의원 지역에 거주하는 이금주씨는 “정말 기쁘다. 가장 진보적인 민주당 의원 중 하나인 의원이기에 우리의 기대도 컸다. 하프레슬리 의원과 3번의 만남을 갖고, 보좌관들과 여러 차례 방문 미팅과 수십통의 이메일, 최근 화상미팅까지 지난 1년6개월간 희망을 놓지 않고 꾸준히 설득했다. 마침내 프레슬리 의원이 코리안 아메리칸과 한국인들의 평화의 열망을 이해하고 지지해 한국전쟁 종식 결의안에 서명을 하게 됐다. 다른 의원들의 설득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온라인 로비 액션은 코리아평화네트워크(Korea Peace Network, KPN), ‘코리아 피스 나우(Korea Peace Now! Grassroots Network, KPNGN)’,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해외동포연대(Peace Treaty Now, PTN)’, 그리고 위민크로스DMZ (Women Cross DMZ, WCD)에서 공동주최하고 있다.

조현숙씨는 “이번 로비 활동에는 26개 주 90개 지역에 거주하는 200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참여했으며, 이중 84개 의원사무실과 만남이 진행되었다. 총 참가인원 110명은 한인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로비주간에는 H Res 152 외에도 한반도 관련 다른 법안들도 로비활동을 펼쳤다. 북한과 위헌적 전쟁 금지 법안인 H.R. 6639, 대북 인도적 지원 강화 법안 H.R. 7218, 상원에는 대북 인도적 지원 강화 법안인 S.3908, 한국전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인 S.3395 등이 이번 로비 주간의 주요 내용이었다.

한편 캐롤린 마로니 하원의원(Carolyn Maloney-NY)과 바바라 리 하원의원(Rep Barbara Lee-CA)은 북한과 위헌적 전쟁 금지 법안인 HR 6639의 첫 지지자가 되겠다고 나섰으며, 폴 톤코 (Paul Tonko-NY)도 바로 뒤따라 지지에 나섰다.

에드 마키(Ed Markey-MA) 상원의원과 벤 카딘(Ben Cardin-MD) 의원은 한국전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인 S.3395 결의안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메릴랜드 상원의원 벤 카딘 (Sen. Ben Cardin-MD)이 대북 인도적 지원 강화 상원결의안인 S.3908의 첫 지지자가 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각 미팅에서는 위 법안에 대한 지지 및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내주기를 요청했다. 많은 의원실에서 6.25 주간에 한국전쟁이 70주년을 맞이했으며 종전을 통한 한반도 평화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각 의원의 SNS에 포스팅 하거나 성명서를 내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번 활동은 ‘하노이 회담’ 이후 북에 최대압박 정책을 가하고 있는 미국 정부를 향해 유권자들의 지속적인 종전협정 요구를 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처 : 뉴스로 www.newsroh.com, 2020-06-25 일자.

로창현

뉴스로 대표

금, 2020/06/2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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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팬데믹이 세계 경제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기회를 주는 이유는 하나다. 미국과 그 외 대부분의 국가가 올해 상반기 경제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이는 충격적일지 언정, 백지에서 새로 시작할 절호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다트머스 대학교의 무역 역사와 정책 전문가인 더글라스 어윈(Douglas Irwin) 교수는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실업률이 낮을 때 세계 경제를 분리한다면 그 고통을 바로 느끼겠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상황이기 때문에 분리가 쉬워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런 인위적인 위축으로 과거로 돌아가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계화와 함께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글로벌 공급망이었다.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도 있었지만 제조회사에게는 저비용 고효율이, 거의 전세계 모든 곳의 소비자에게는 이득이 허락되었다.많은 기업이 단순한 글로벌 생산 원천이 아닌 세계 최대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투자를 지속했다. 중국 시장에 전기차를 대량공급 중인 테슬라(Tesla)의 상하이 공장을 보라.

각 정부는 근본적인 사업 논리를 뒤집기 위해 정책을 통해 특정분야 기업들이 제조설비를 이전하도록, 또는 투자자들이 중국투자를 재고하도록 독려하거나 강제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러한 공장이전 강제의 일환으로 중국제 등 수입품의 관세를 인상하고자 국가안보 논의를 이용해왔다.앞으로는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등 정부가 민간 분야의 일부 생산 관련 결정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에도 손을 뻗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정부는 중국의 첨단기술 탈취를 막기 위해 중국자본의 미국기업 투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했다.

다만 미 의회와 행정부는 여전히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할 때 정치와 평판에 미치는 위험, 중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은폐가 초래한 경제적 손실, 그리고 조금 구태의연하지만 애국심 등 복합적인 요인들을 깨닫고 기존의 사업 관행을 정비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일부 정부 당국자는 실제로 중국 철수를 위해 단기적인 재정적 충격은 감수할 의향이 있음을 표한 기업이 있었다고 밝혔다.다만 구체적인 이름 언급은 거절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얘기가 나오면 ‘절대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웃는다. 그런데 제조업은 획일적이지 않다.”

다른 기업들도 정부에 협조하는 모양새이다. 대형 반도체회사 인텔(Intel) 등은 정부와 민간부문 소비자를 위해 첨단제조시설을 미국에 다시 세우는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다. 이번 셧다운(shutdown) 기간 중 멕시코처럼 인접한 국가의 공급마저 중단되면서 다른 기업들도 생산활동을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자와 제조사,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은 중국과 다른 공급망 등 너무 많은 외부요인에 지쳤다.이제 직접 생산을 통제하고 싶어한다.” 조쉬 하울리 상원의원(미주리)의 말이다.

해당 정부는 단호하게 정책을 추진할 준비를 마쳤지만, 이들은 사실 허술한 문에 기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포퓰리즘이나 팬데믹 사태만 글로벌 공급망과 세계화 이면의 사업 논리를 재확립하고 있는 게 아니다. 2011년 일본 쓰나미와 말레이시아 홍수처럼 기후변화와 극단적 기상사태로 일회성 외부 충격처럼 보이지만 글로벌 생산을 뒤흔드는 사건의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자보르칙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팬데믹과 그 여파로 단순히 저렴한 게 아닌 견실한 공급망의 가치가 회복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신용평가기관과 주주가 기업을 평가할 때 앞으로는 회복력이 그 잣대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기업에게는 공급망을 변화시키는 것, 중복이 될지라도 지리적 다양성을 가지는 것이 강력한 보상이 될 것이다”라 전했다.

탈동조화의 첫 물결은 아마도 의료공급망에서 일어날 것이다. 이번 팬데믹 대응과정에서 마스크와 장갑은 물론 호흡기 조달조차 어려워 그 취약성을 드러냈다. 통신에서 반도체에 이르는 여러 첨단기술의 공급망 역시 안보를 이유로 재구성되고 있다. 하울리 의원처럼 탈동조화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현재의 트렌드가 더 넓은 제조분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

하울리 의원은 “전문가들은 제조업 얘기가 나오면 ‘절대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웃지만 제조업은 그렇게 획일적이지 않다.”면서 “이 세상에는 정말 많은 정밀 기기와 첨단기술 제조가 진행 중이다. 그런 기술이 필요한 제품은 거의 대부분 미국이 디자인하지만, 실제 그 기기와 완제품은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다. 미국이 디자인과 생산을 모두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생산기지를 베트남 등 아시아국가나 미국으로 옮기기 시작했다.컨설팅회사 커니(Kearney)가 최근 발표한 제조업회귀지수(Reshoring Index)에 의하면 실제 점점 더 많은 제조회사들이 미-중 무역전쟁의 위험을 느끼면서 중국을 떠나 공급망을 다양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 회복력과 공급망의 분산을 기준으로 기업평가를 시작하는 대형 투자자와 자산운용사도 늘어나고 있다.

물론 목전에 있는 듯한 이 탈동조화에는 비용이 따른다. 미국 등 고비용 국가로 생산을 이전하는 회사들은 최근 10여 년간 달성한 효율을 다소 잃을 것이다. 아무리 미국 정부가 수많은 인센티브와 경고를 쏟아내도 보호주의적 압력은 많은 산업에서 회사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괴로움에 발버둥치며 결국 중국을 떠나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산업도 있을 것이다.”

투자자에게 중국 경제 관련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플랫폼인 차이나 베이지-북(China Beige Book)의 쉐자드 H.카지(Shehzad H. Qazi)는“대체로 기업은 주가에 손상을 주는 요인이라면 놀라울 만큼 강한 저항력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비용측면에서 전혀 말이 안되기 때문에, 예컨대 나이키(Nike)가 생산기지 전체를 미국으로 옮겨서 모든 신발과 운동복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그걸 가능하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세제혜택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다른 산업에 비해 탈동조화의 규모가 작은 일부 산업의 경우, 그 과정이 더 쉽거나 최소한 덜 고통스러울 수 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탈동조화가 사실상 불가능한 산업도 있을 것”이지만“괴로움에 발버둥치며 결국 중국을 떠나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산업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한 국가가 경제적 자급을 추구하면 이는 십중팔구 다른 국가들도 가담하여 향후 투자기회를 박탈하고 교역의 감소를 초래할 것이다.

전 미국 통상 대표 졸릭은 “1980년대 적시(just-in-time) 생산방식과 관련하여 얻은 교훈도 일부 수정될 것이며, 그게 자연스럽고 적절”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탈동조화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므로 우리는 어디서 그 대가를 치룰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모든 생산을 미국 내에서 처리하면 그 자체에도 대가가 있을 것이고, 무역장벽이 날로 높아지는 세상에서 고군분투해야 할 미국의 수출기업들에게도 대가가 있을 것이다.”

2018년 3월 23일 중국 주식은 개장과 동시에 폭락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수십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가능한 보복조치 목록을 작성한 직후였다.

대규모 탈동조화가 이리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세계가 지난 80여 년간 미국의 주도 하에 의도적으로 각국의 경제통합을 (약화가 아닌)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개방적, 상호연결 세계경제를 전후 사회의 주요 구성 요소로 삼았는데, 이는 미래의 글로벌 분쟁을 모면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세계2차대전이 끝나기도 전인 1944년에 브레턴우즈(Bretton Woods)체제가 탄생했고, 그 결과 WTO의 전신인 관세무역일반협정(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가 도입되어 경제적 상호의존을 평화와 연결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세계2차대전이 끝나고 몇 년 후에는 전쟁으로 얼룩진 유럽 대륙의 경제안보적 유대의 초석으로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의 창설이 뒤를 이었고, 이는 향후 유럽연합(EU) 결성의 근간이 되었다. 이후 수십 년간 일시적인 하락이나 퇴보가 있었을 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및WTO창설에서 EU회원국 간긴밀한 경제통합과 확대에 이르기까지 그 추세가 계속되었다.

전반적인 과정은 가장 최근 겪은 거대 탈동조화, 즉 격동의 세계1차대전에 대한 반작용 그 자체였다. 세계1차대전으로 첫번 째 세계화시대가 막을 내렸고, 이후의 10년은 대공황과 무역장벽, 자국경제주의, 세계화의 전면적 퇴보로 점철되었다.

그 결과로 국가 간 경제경쟁은 경제문제가 안보위협이 되는 제로섬, 근린궁핍화(beggar-thy-neighbor)경쟁으로 변질되었다. 원자재가 필요했던 일본은 만주를 점령했고, 이는 1930년대 그루 대사가 우려한 바 있는 “대동아공영권(Greater East Asia Co-Prosperity Sphere)”이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자원이 풍부한 동남아를 공격했고, 진주만에서는 선제공격을 강행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립되었던 나치 독일은 독일팽창주의 개념인 레벤스라움(Lebensraum)의 경제적 동의어로 거대한 경제권이라는 뜻의 Großwirtschaftsraum의 창설을 꾀했고, 결국엔 힘으로 이를 실현하고자 했다.

WTO에서는 “1차대전과 2차대전 사이의 경험에서 도출할 수 있는 주요 교훈은 국제적 정치협력과 항구적 평화는 근본적으로 국제경제협력에 의존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교훈을 가장 잘 흡수한 나라가 미국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이 작금의 의도적 세계화 퇴보를 고민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하버드 경제학자 로드릭 교수는 “탈동조화의 파급력은 2008-2009 금융위기 이후 십여 년 간 완만하게 축소된 글로벌교역과 글로벌공급망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한다. “포지티브-섬보다는 중상(重商)주의와 제로-섬에 가까운 무역 접근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로드릭 교수는 중국과 관련하여 “탈동조화 논의 시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은 경제를 채찍으로 활용하여 경제관계를 지정학적 경쟁의 인질로 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 누렸던 세계화는 없어질 것이다. 세계화를 뒤집기 위해 어디 수준까지 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렇다면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탈동조화가 가속화될수록 세계는 다시 1930년대에 가까워진다는 의미인가?

다트머스의 어윈 교수는 “미국에는 실제 그런 지경까지 가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는 반면, 좀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나라들도 있다”는 입장이다. “특정 국가가 탈동조화의 길을 걷게 되면 이들은 다른 나라들에게도 탈동조화에 동참하고, 개방과 통합이 주는 이익을 일부 포기하도록 강요할 것이다. 그러면 상황이 급변할수 있고, 이는 정히 1930년대와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하면 이러한 역사의 되풀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세계화, 무역, 역외투자 등이 대공황 당시보다 훨씬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는 “반론을 제기하자면 오늘날에는 경제의 통합정도가 높으므로 호주와 캐나다, EU는 미국이 원하는 만큼 탈동조화에 따라주지 않거나, 미국처럼 본격적으로 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그 결과도 어둠의 골짜기에 또다시 빠지는 것이 아닌, 통합의 축소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다.

“과거에 누렸던 세계화는 없어질 것이다. 세계화를 뒤집기 위해 어느 수준까지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졸릭 전 통상대표는 공급망의 재조정, 수출 통제, 무역금융 제한, 전통적 보호주의의 부활 등 이번 팬데믹과 국가봉쇄가 야기한 효과를 언급했다.

“이들 현상이 결국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확신할 수 없지만, 방향이 분명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다고 1930년대로 돌아간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팬데믹 리스크로 기존의 경제침체가 악화되어 경제자급주의로 간다면, 정말 끔찍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면서 “매사를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고 당부했다.

트럼프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을 이용해 경제적 탈동조화를 더욱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 앞으로의 미-중 관계에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은 이미 중국과의 전략적 제휴 카드를 버렸고, 공공연히 중국을 주요 지정학적 라이벌로 취급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팬데믹을 대만에 대한 압박증대의 기회로 삼았다. 이들은 대만을 반란에 의해 떨어진 영토로 여긴다. 연간 6천5백억 달러 이상의 상호 교역, 수백억 달러 이상의 투자,중국이 보유 중인 조 단위 미국 국채 등으로 결속된 미국과 중국의 경제관계를 약화시킬수록 양국 간 대립은 극도로 악화될 것이다.

러드 전前호주 총리는 “현재 우리는 경제 탈동조화의 시작과 함께 미-중간 경제적 완충재의 상실을 보고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이 완충재를 통해 냉전시대 미국-소련 관계와는 차별성이 있었다”고 말한다.

“또 다른 팬데믹이나 기후 문제, 금융 문제, 이란 또는 북한 문제가 터졌을 때, 중국과 협력관계가 없다면 얼마나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중국과 관계가 틀어지면 날로 적대성과 공격성을 띄는 중국 외교정책의 완화는 고사하고,미국이 수년간 중국을 상대로 추진해온 개혁 관철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다. 졸릭 전 통상대표는 “경제협력의 쇠퇴가 마찰 증가로 이어질 것이냐고 묻는다면, 답은 그렇다”면서 “탈동조화가 중국이 파괴적 행동을 멈추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탈동조화 이전에 미국이 밀어붙였을 기준에 신경을 끄게 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즉,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중국에 글로벌체제의 “책임감 있는 당사자”가 되도록 호소를 해놓고,실제로 졸릭 전 통상대표가 국무부 차관의 자격으로 지난2005년 발표한 연설처럼 일부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결국 미국은 패배를 인정하게 되는 셈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세계최대 인구, 제2의 경제대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의 관계를 포기하는 것은 글로벌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이해관계를 전반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

“또다른 팬데믹이나 기후 문제, 금융 문제, 이란 또는 북한 문제가 터졌을 때, 중국과 협력관계가 없다면 얼마나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중국 인민대표대회 위원들이 2018년 3월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인민대표대회 폐회식에서 시진핑중국 주석의 연설을 듣고 있다. 중국 정책입안자들의 연례회의인 인민대표회의는시 주석의 국수주의적 연설로 막을 내린다. 시 주석은 해당 연설을 통해 세계속에서 국가의 위상을 찾겠다는 중국의 결의를 당당히 표현했다.

그리고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등 트럼프 정부의 다른 외교정책 과제와는 달리, 중국과의 갈등 문제는 내년에 민주당이 백악관 주인이 된다 한들 크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닉슨(Richard Nixon) 시대에 처음 중국비밀 방문의 문을 연 후, 전략적 제휴는 실질적으로 후속 정부들의 길잡이가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과거 오바마 정부에 속했던 이들조차 이에 대한 사망선고를 내렸다. 사상최대 실업률과 경제침체로 그 누구도, 특히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실시되는 바이든(Biden)도 중국에 호락호락하지 않을 태세다. 그리고 외국인 투자 개혁에서 외국인 투자 통제, 중국 수입품에 대한 유지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펼치는 다수의 경제정책은 펜 한번 굴려 번복하기엔 정치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신미국안보센터 의 펭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당을 초월해 중국에 더욱 강경하게 맞서야 한다는 강경화법이 진행 중이고, 이번 팬데믹 사태는 기름을 부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이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한 세계화의 한 축, 즉 글로벌공급망과 무역을 줄이겠다는 건 아무리 잘 말해봐야 불완전한 해결책이며, 다른 문제들을 악화시킬 것이다. 졸릭 전 통상대표는 오늘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경제적 탈동조화를 택하는 것은 미래의 또 다른 골칫거리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화의 관성으로, 한 지역의 시스템을 방해하려 든다면 그것이 팬데믹이든 이민이든,그 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무역체제를 망가뜨리면 개발도상국의 성장 기회도 죽이게 된다. 저성장은 더 많은 이민으로 이어진다. 이민이 늘어나면 선진국의 정치적 긴장은 더 높아진다. 그는 현 상황을 두고 “풍선을 쥐어짜는 셈”이라고 말했다.

출처: Foreign Policy, 2020년 5월 14일

키스 존슨 (Keith Johnson)로비 그레이머 (Robbie Gramer)

키스 존슨(Keith Johnson)은 Foreign Policy에서 선임기고가로 활동 중이고, 로비 그레이머(Robbie Gramer)는Foreign Policy의 외교 및 국가 안보 기자이다

금, 2020/06/2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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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독자 여러분이 미국 시민들의 항의시위가 우리를 어디로 안내할 지 안다면, 필자인 나보다 매우 명석한 것이다. 고백하건대, 정부의 강압적 기구들과 맞서 싸우고 있는 대중의 항의시위로 인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헤아리는 것이 내게는 너무나 어렵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어려운 이유의 하나는, Timur Kuran이 세미나 중에 설명하였듯이, 개인적인 저항의 성향을, 이번에는 시위에 가담하는 것이지만, 미리 추정하는 일이 실제로 불가능한 까닭은 개인적 정보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처럼 발달한 시기에도, 어떤 사소한 일이 동기가 되어 사람들이 거리로 몰려 나오게 될지, 어떤 조치를 취해야 사람들이 진정鎭靜하고 집으로 돌아갈는지, 외부인으로서 이를 알아내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시위에 참가하는 것은 ‘폭포수(군중심리)’ 효과를 지니고 있다. 대부분은 자신이 시위를 처음 주도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5천 명이 모인다면 그 중 한 사람이 되는 것에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항의운동의 규모는 시간이 흐르면서 커지고, 특히 정부가 초기 단계에 시민들의 흥분을 부추기는 대응을 하면 시위의 흐름은 더욱 커져만 간다.

트럼프 대통령(그리고 공화당 Tom Cotton 상원의원)은 시위를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위압적인 힘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듯싶다. 그는 여기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때때로 강압적인 위세가 통할 때도 있는데, 다중의 시위가 체제의 안전을 위협하고 여론이 강압적 조치를 지지하고 강제적인 권위가 질서를 옹호하고 책임을 진다는 판단이 서있을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란의 Shah 등 독재자들이 보여 주었듯이, 철권鐵拳을 휘두르는 것이 평화로운 시위를 폭력적으로 변하게 하고 사람들을 반대편에 가담하게 하며 거리로 뛰쳐나오게 만들면서 안보(강압)의 조직들이 기능을 상실하면서 무력해 진다. 설령 무자비한 독재자가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시리아에서 보듯이, 해당국가는 이미 거덜이 난 상태가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Trump나 Cotton이 원하는 막무가내의 억압이 정당화될 만큼 미국이 무질서한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약간의 범죄와 약탈이 있긴 했지만 (이들 행위자들은 온당한 비난을 받아야 하고, 체포해서 법의 판결을 받게 해야 한다), 그러나 알려진 정보와 데이터에 의하면 압도적 다수는 매우 평화롭게 시위에 참가하였으며, 상식을 벗어난 폭력의 경우는 드물게 예외적이었다. 더구나 폭력 사태는 시위를 제지하는 경찰력이 과도하게 자극하면서 촉발된 것이었지, 시위대가 먼저 폭력을 일으킨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시위참가자들은 공공조직을 파괴하거나 헌법적 질서를 뒤흔든 사례가 없다. 연방의회에 불을 지르거나, 백악관의 출입구를 부수거나, 시장과 의원 또는 경찰 지휘관을 납치하려고 시도한 적이 없다. 몇 주 전에 미시간 주에서 극우집단이 총기로 주 소속 입법의원들을 협박한 사례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어떤 주지사도 연장정부에게 시위대에 대처하기 위한 협력을 요청한 바도 없다.

FBI에 의해 Antifa(반파시즘)운동으로 알려진 위험한 무리는 다행히 폭력을 조장하지 않았고(아마도 이들은 극우적인 민병대인 듯하다), 폭스뉴스는 이점에 크게 실망하였다.

오히려 헌법질서를 위협하는 주요 움직임은 시위참가자들이 아니라 백악관 자체에서 나왔다. 이런 배경에서 현직 및 전직 군부 지도자들이 공식적으로 비판에 나서는 것을 우리는 목격했다. 이들은 트럼프가 원한다 하더라도 군대조직을 동원할 필요가 없다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이들은 미국시민들이 공격해야 하는 전장터의 무리가 결코 아니며, 군대가 복무해야 하는 신성한 역할이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운명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을 준수하고 외국의 침략에서 국가를 방위하는 것임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다.

이러한 혼란의 상황은 한가지를 분명히 예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능력이 없는 그리고 절망에 빠진 대통령이며, 그가 선택할 다른 수단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선임자(오바마)는 2008년의 위기에서 국가를 성공적으로 구출해낸 반면에, 현재 경제는 점차 수렁에 빠져드는 가운데 트럼프는 조만간 이를 회복시킬 아무런 계획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최근의 일자리 현황은 충격적이며, 수천 만 명이 대선선거 당일에도 여전히 실직상태일 것이라는 것이고, 이점을 트럼프 자신도 잘 알고 있다.

나라가 이 지경인데 COVID-19에 대처하는 트럼프의 행동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바이러스가 마법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가 지닌 예의 습관성 거짓말인데, 문제는 10만 명 이상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의 허풍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축복받은 주변의 국가들이 능력있는 지도자의 지휘에 따라 회복기에 들어서면서 안정적인 사회활동을 재개할 준비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미국의 상황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조만간 재차의 대규모 감염을 걱정하는 처지에 빠져 있다.

마지막으로 외교정책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무한 상태에서 그의 충동적인 행동은 상대국들을 담대하게 만들고 동맹국들을 화나게 만들면서 도무지 외교적 성과라고는 내놓을 것이 한가지도 없는 지경이다. 트럼프는 문제의 해결능력이 전혀 없는 인물이다.

그가 하는 짓이라고는 나라 전체가 영구적 타격을 입는다 해도 상관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거짓말이 아니라, 그는 폭력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그의 실책으로부터 우리의 관심을 멀리하고, 미국시민들이 공공질서의 대규모 위협에 직면하게 하여 그가 동원하는 모든 강압수단을 정당화시키려 하고 있다.

정말로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다. 미국의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란 자가 폭력을 부추기고 국내에 혼란을 야기시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유리하게 유도하려는 것이다. 리차드 닉슨조차도 결코 이런 정도는 아니었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자연스럽게 트럼프가 그토록 절절하게 필요로 하는 대혼란의 상황을 본인 스스로 부인하도록 하는 것이다. Erica Chenoweth와 그녀의 동료는 비폭력적인 시민저항이 폭력적인 봉기보다 사회변혁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을 저술하였다.

요점은 간단하다. 폭력은 정부가 사용하는 강압을 정당화시키는 것을 용이하게 하는데, 국가의 강압적인 무기(조직)들은 항의하는 시민들 것보다 매우 강력하다. 그러나 시민들이 평화롭게 항의를 진행하면, 강제적인 진압을 정당화시킬 수 없으며, 경찰조직이나 국가수비대 또는 다른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하기 더욱 어려워 진다. 강압적 수단을 사용하게 되면 미국시민들이 이를 지켜보면서 저항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평화스런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것은 현재의 대통령이 국가를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다.

이 지점에서 필자가 진심으로 염려하는 일이 있다. 현재 진행중인 항의시위가 일차적으로 인종차별에 관한 것이고, 전적으로 정당한 사유이지만, 미국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안들은 인종차별을 넘어서는 내용들이다. COVID-19의 충격이 소수인종들에게 비대칭적으로 고통을 발생시킨 사례를 포함하여 인종차별에 대한 합법적인 문제에 추가하여, 이번 시위에는 정치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는데 최근 몇 년간에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광범한 계층보다 생활이 매우 풍족한 소수의 정치적 경제적 엘리트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제공받으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한다는 사실을 향하고 있다.

시민들의 분노는 개혁을 거부하고 직위를 남용한 책임 당사자들의 해고를 거부하고 있는 경찰조직을 일차적으로 향하고 있지만, 또한 2008년의 금융위기를 야기시킨 월가의 내부자들이 사태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지지고 있지 않은 사실에 더욱 격분하고 있다. 이러한 분노의 표출은 직위남용이 폭로되고 처벌받기 전에 수십 년간 위세를 떨었던 Harvey Weinsteins를 향하고 있으며, 존 볼턴과 에리옷 에이브람스(극우변호사 출신으로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특사)와 같이 소위 외교전문가라는 작자들이 벌리고 있는 황당한 뻘짓을 지켜보아야 하는 좌절함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렇듯 엘리트 층에 대한 배신감과 직위남용에 대한 광범한 시민들의 분노가 정상적인 상태에서 등장하지 못할 트럼프 그리고 버니 샌더스라는 인물들을 현실적인 정치적 힘으로 형성시킨 것이다.

2016년으로 돌아가 보자.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자찬을 통하여 미국이 처한 어려움을 청산하고 자신이 지닌 사업적 혜안으로 모든 현안을 처리하겠다고 허풍을 떨면서 광범하게 퍼져있는 대중들의 불만을 조직하여 정치적 자산으로 삼았다.

비록 그의 지지자들 일부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지만, 이제 트럼프의 사기성 거짓말은 완전히 노출되었다. 어려움(쓰레기)를 청산하기는커녕, 그는 자신의 행정부 요직에 로비스트, 졸부들, 추종자들, 잡동사니들 그리고 부실한 자신의 가족들을 배치하여, 공공의 세금으로 사익을 취하여 왔다.

재앙에 가까운 통치방식으로 끊임없는 사직과 해임 그리고 대리지명 등 미국 행정부 역사상 요직인사에 가장 잦은 교체를 반복하면서 중앙정부 기능이 국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노출하였다. 이런 와중에 팬데믹이라는 공공보건의 절박함과 경제적 위기에 직면하게 되면서, 트럼프는 상황을 진정시키며 조직을 단합하고 격려하고 지시하는 능력이 전무하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오로지 거짓말하고 뻐기고 비난하는 것이 그가 가진 정치기술의 전부인 것임을 노출시켰다.

나의 판단으로는 시민들의 분노가 지금부터 오는 11월 대선의 시점까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대도시권에서 심해지면서 인종차별의 주제를 넘어 다양한 이슈로 확산될 것으로 본다. 중소기업의 임금지불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도 끝나가고 개인의 저축도 바닥이 나면서 시민들은 임대료조차 내지 못해 숙소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고, 젊은 세대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해야만 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은 질병에 노출되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제 우리 대부분은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가 가능할지 회의를 갖게 될 것이다. 미국시민들은 외국의 거버넌스가 안정된 국가들이 하나 둘 활동을 재개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찾아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왜 미국은 이것을 해내지 못하는지 스스로 자책하게 될 것이다.

분열을 획책하는 도날드는 이런 시점에서도 불난 집에 기름을 붇듯이 지옥에서도 선동을 획책하고 그의 실책에 대한 회생을 시도할 것이다.

우리는 그가 무슨 짓을 저지를 것이지 직감적으로 안다. 그는 자신이 벌려놓은 실책에 대해 중국과 WTO를 비난하고 낸시 펠로시와 오바마를 언급하고 힐러리의 이메일 서버와 새로운 매체 그리고 소위 deep-state를 비난하고, 필요하다면 불소화된 음용수를 언급할 것이다. 조지 소로스를 호출하고 종교재판과 예언자 등 자신을 뺀 모든 인물과 사례들을 둘러댈 것이다. 그는 경쟁자인 조 바이든을 어리석은 자로 몰아 부치며 그의 가족들에 대해 온갖 거짓말을 조작해낼 것이다.

그의 행패가 지속되는 와중에, 아마도 무장진압을 정당화하려는 처방전을 내려 그의 진영사람들에게 자신이 진정으로 강한 지도자임을 보여주려 할 것이다. 아마도 그의 측근인 법무장관 bill Barr에게 요술을 부려서 대선을 보류시키는 것이 정당하다는 법적 논쟁을 야기시키도록 종용할 것이다. 또는 선거를 방해하도록 보안조직을 동원할지도 모를 일이다. 누가 알겠는가?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는 지도자가 진행할 변명(행패)에는 한계가 없다. 왜냐하면 그에게 남은 선택지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출처 : Foreign Policy on 2020-06-06.

Stephen M. Walt

하버드대학교 석좌교수이며, 국제관계학의 세계적 권위자

 

월, 2020/06/2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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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시위가 미국전역에 넘쳐나는 가운데, 중도좌파적 경향을 지닌 경제학자들은 투시경을 통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바마시절 백악관의 경제자문단을 이끌었던 하버드 대학의 James Furman은 오는 11월에 트럼프를 끌어내리는 것에 안달을 하고 있는 민주당원들에게 경고를 보내면서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향하는 직전에 ‘이 나라 역사에서 가장 경기가 좋은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저명한 Paul Krugman 역시 빠른 회복세를 전망한다. 이러한 입장들에 대해 초당적인 입장을 지닌 의회예산처(CBO)도 동의하고 있으며, 증권시황도 낙관적이다.

이러한 판단의 공식은 매우 단순하다. 의회예산처는 2분기에 GDP가 12% 위축된다고 전망하는데 이는 일년으로 따지면 40%가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동시에 3분기에는 5.3%의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는데 이는 연간기준으로 23.5%의 성장을 의미한다.

반등의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5월의 고용동향이 긍정적이며 2분기의 부진도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예산처의 상기 예측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선거시점의 GDP는 1분기에 비하여 7%가 축소된 것이고 실업률 역시 10%를 훨씬 넘어선 수준에 이를 것이다.

3분기에 대한 낙관론자들의 전망이 맞는다고 가정해 보자.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이 전개될까? 소득이 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즐거운 일들이 연속해서 벌어질까? 아니면 극심한 불황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정확히 표현하자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뉴딜이 필요할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상기에 언급한 Furman & Krugman 교수들 그리고 예산처는 심리적 모델로 접근하였다. 이들은 팬데믹이 불러온 상황을 마치 지진 또는 9.11 테러공습과 같은 일시적 충격으로 바라본다. 아니다, 이는 정상적 성장에 대한 이탈이며, 견고했던 구조의 붕괴를 의미한다.

미국이 다시 가동되려면, 정말로 필요한 것은 아마도 충격적 자극을 통한 신뢰의 회복이다. 소비자들의 위축된 잠재수요를 충격적 자극을 통하여 새로운 소비로 전환한다면, 기업은 투자를 재개할 것이고 빠른 시일 안에 모든 것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 이런 류의 각본은,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중도좌파의 경제학자들과 정책입안자들이, 1960년 케네디와 존슨 시절 세금을 인하하여 경기를 회복시켰던 사례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미국의 경제가 1960년대 이후 세계화를 통하여 주요한 변화를 가져온 것을 무시한 것으로, 소비와 고용에 있어 서비스분야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개인과 기업의 부채가 증가한 사실을 잊고 있다.

1960년대에는 경제가 매우 균형적이었고 기업과 가계를 위한 생산은 기술적 수준의 향상에 의해 이루어졌고 잘 통제된 금융산업은 비교적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생산이 경제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수입도 부족한 상품중심으로만 이루어 졌다.

그러나 현재의 미국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선진적 투자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우주항공, 정보기술, 전쟁무기 그리고 석유생산 기술과 금융 등을 판매하고 있다 대신에 반세기 전에는 자체생산을 했던 온갖 소비재들, 의류와 전자제품, 차량과 부품 등을 대량 수입하고 있다.

1960년대에는 미국소비자들의 수요가 차량과 TV 그리고 가전제품들에 몰려 있었으나, 현재에는 외식과 호텔, 리조트, 살롱, 커피샵 그리고 오락실 등 중심으로 대량소비가 이루지고 있으며 이들 분야에 수천만 명이 종사하고 있다.

종합하면, 1960년대에는 임금이 오르고 가계자산이 늘어나고 있었던 반면에, 2000년 이후 임금은 전반적으로 정체상태에 머물고 개인과 기업의 부채를 증가시켜 소비를 함께 늘려 왔다. 주택가격은 운좋으면 정체상태를 유지하거나, 아니면 조만 간에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소비는 수입과 욕구에 의해 되살아날 것이고 이에 따라 기업의 투자도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질과 현상은 전혀 구분되지 않은 채, 부채라는 현실의 짐이 전적으로 무시되고 있다.

더구나 미국자신이 만든 자본상품의 수요는 글로벌한 조건에 의존한다. 민간 항공기의 절반이 묵혀있는 상황에서 신규 항공기 수요는 회복되지 않는다. 현재의 원유가격에서는 새로운 유정을 개발하지 않는다. 국내적으로도 새로운 건물계획이나 토목의 프로젝트가 없을 것이고 신규의 대규모 소비판매장(outlets)도 개설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왕래를 줄이면서, 차량의 보유기간은 늘어나고 차량에너지 수요도 격감할 것이다.

급격하게 닥친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은 덜 쓰고 더 많이 저축하려 할 것이다. 정부가 일시적으로 수입을 보전해 주는 조치를 취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재정지원이 조만 간에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람들이 정말 알지 못하는 것은 실직 후 일자리가 다시 회복되는 시점이다.

더구나 사람들은 필요(needs)와 욕구(wants)를 구별한다. 미국인들은 먹어야 살지만 대부분 반드시 외식을 해야 할 필요는 없고 반드시 여행을 즐겨야 할 필요도 없기에, 레스토랑과 항공산업은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한다. 공공보건(팬데믹)이 진행되는 동안 매출은 제한되어 기본 경비를 충당할 수 없으며, 설령 코로나가 사라진다 해도 수요는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배경이 법적으로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아직 사업의 재개를 망설이는 이유이고. 재개한 사람들도 지속적으로 운영이 가능한지 자신을 못하는 이유이다. 거대한 서비스 부문에 종사해온 수백 수천 만영의 종사자들은 이제 자신들의 직업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반면에 미국의 가계부채는 임대료, 담보비용, 전기-가스 사용료, 교육비와 차량 대출의 이자 등 줄곧 늘기만 하였다. 정부의 구제지원이 유효하기는 하였다. 파산이 줄어 들었고, 부동산 임대업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수입부족이 장기간 지속되면, 사람들은 부채를 갚기 위해 자금을 비축하려 할 것이고, 이에 따라 매출은 줄어들고 연방정부와 지방조직들의 재정수입이 줄어들면서 지출을 삭감하고 일자리와 수입 또한 사라질 것이다.

미국경제의 어려움은 구조적인 것이다. 단순히 트럼프의 무능함이나 연방의회 의장인 Nancy Pelosi의 정치전략의 미숙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지난 50년간 일류상품을 글로벌 시장에 의존하고 소비재를 등한시 하였으며 가계와 기업의 부채에 의존한 성장을 추구해온 시스템의 결함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 동안 다행스럽게 수백 수천만 명에게 일자리와 소득을 제공하면서 번영을 구가하여 왔으나. 이는 부채로 쌓아 올린 모래성이었고 이제 COVID-19에 의해 날라가 버린 것이다.

미국의 재가동(Reopen-America)는 경제적이든 정치적이든 환상일 뿐이다. 현직의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기대하는 만큼 일시적인 성장의 반등을 추구할 것이고, 붕괴의 깊이가 깊어진 만큼 잠시 동안의 반등은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깊숙이 들어다 보면 잠시의 반등은 새로운 시작에 대한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뿌리깊은 인종차별과 폭력적인 정치강압에 대한 시위가 미국전역에 벌어지는 만큼, 당장 미국의 경제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환상일 뿐이다.

출처: Project Syndicate. on 2020-06-10.

James K. Galbraith

텍사스 대학의 교수이며 공공정책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저술한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의 아들이기도 하며 ‘The end of Normal(2014)’ 등을 저술하였다

화, 2020/06/3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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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2차와 3차 대유행이 오리라는 데 의견이 일치해 가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볼 때 1918년 스페인독감과 1968년의 홍콩독감 때도 그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장기화하는 코로나사태는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오늘날의 경제위기는 1929년 대공항 당시와 그 발현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당시만 하더라도 정부가 경제에 개입하는 ‘국가독점자본주의’가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복지국가’ 관념이 보편화되었으며, 평상시 정부는 경제에 적극 개입하면서 대중의 기본적 생존권도 책임져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국가의 개입 여력은 어느 정도일까? 오늘날 자본주의 체제위기의 징표는 아마도 이 같은 국가 개입 한도와 관련 있을 것이다. 국가가 돈을 푸는 정책이 유효한 한, 경제위기는 비록 국부적 혼란을 가져올망정 결코 체제 전반을 위기에 빠트리지는 않는다는 것이 여러 차례 입증되었다.

예컨대, 2008년 금융위기 시 미국은 경제위기를 불러일으킨 주범이었다. 하지만 달러를 무제한으로 푸는 양화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남들보다 먼저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통할까?

그러나 지금처럼 중국과 같은 강력한 전략적 경쟁자가 존재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때문에 중국변수는 매우 중요하다. 향후 코로나 경제위기와 관련하여 중국은 다음 세 가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국제 소비시장의 역할이다. 코로나사태를 맞이하여 미국의 경제상황은 크게 위축되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활동으로 축소되었다. 이는 세계경제 발동기가 일시 작동을 정지한 것을 의미한다.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 이 전염병의 유행으로 급격한 경기위축을 당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정부도 미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줄도산을 막고 서민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부채가 크게 느는 것을 감수하고, 중앙은행을 통한 이자율 인하와 통화증가 정책을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과는 달리 이들 국가의 화폐는 세계기축통화가 아닌 관계로 곧 국가부채의 임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이론상으로는 국가부채가 GDP의 60%정도까지는 괜찮다고 하지만 그것은 모든 나라에 공평하게 적용되는 기준은 아니다.

IMF는 2010년 보고서에서 선진국은 GDP 대비 60%, 신흥국은 4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조언하였다. 따라서 일반 개도국은 이 선 가까이 가게 될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되고 외자가 유출되는 등 상당한 대외적 압력을 받게 된다. 유럽연합이 평균 부채율의 120%임에도 여전히 버틸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강력한 독일 경제를 바탕으로 지탱되는 유로화라는 기축통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가장 다급한 것은 바로 일반 개도국들이다. 그들은 비록 코로나사태로 인해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더라도 여전히 원유나 식량, 기존 외자대출금 상환에 사용될 달러와 같은 국제결제화폐가 필요하다. 그 때문에 평소 일정한 외환비축이 있어야 하며 외자의 철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 국가들은 코로나사태 하에서 어쩔 수 없이 증가하게 될 정부부채에 대해 미국 정부처럼 여유를 가질 수가 없다. 만약 미국을 대신해 자국 경제를 가동시킬 동력을 제공하는 국가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들에게는 구원자와 다름없을 것이다.

유럽연합과 일본도 개도국보다는 사정이 다소 낫지만, 그렇다고 내부 사정이 그리 여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들은 세계기축통화 국가이기에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긴 하지만, 그 여력은 미국에는 훨씬 못 미친다. 만약 코로나사태의 여파가 오래 갈 경우 치솟는 실업률과 정부부채 증가 속에서 이들 국가도 사회적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이들도 자신들의 경제에 활로를 제공할 수 있는 외부의 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국밖에 없다.

중국은 이번 코로나사태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지만 또한 가장 먼저 방역에 성공한 국가이다. 중국정부가 취한 방역조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에 맞는 상당히 과학적인 방식으로 평가된다. 한국 방역 전문가로서는 유일하게 지난 3월 WHO 공동조사단으로 열흘간 베이징·선전·광둥성·광저우에 출장을 다녀온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서울대의대 교수)은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공산주의 체제에서나 가능한 우한(武漢) 봉쇄 정책이 어쨌든 유효했다. … 의료진 4만여 명이 우한에 투입됐다. 대형 체육관에 병상을 만들었다. 중증(重症) 정도에 따라 환자를 분류해 재배치했다. 역학대응팀을 1800개 구성해 접촉자들을 찾아내 격리했다. 스마트폰으로 이들의 격리 상태를 매일 체크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자원을 한꺼번에 동원하는 중국을 보면서 전율을 느꼈다.” (조선일보, 2020년3월2일)

중국은 전염병 감염지역을 초기부터 과감하게 봉쇄하고, 전국의 이동을 2주간 금지시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범위를 분명히 하였다. 그런 다음 감염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의료 지원과 치료를 통하여 오염원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처럼 일차 방역에 성공한 뒤에도 계속해서 사후 관리를 늦추지 않고 ‘통행바코드 발행’ 등 각종 보완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통해 2차 확산을 방지하면서, 그간의 방역성과를 기초로 지난 3월 중순부터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재개하였다. 지금은 일부 서비스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이 코로나사태 이전의 가동률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중국 통계는 이 같은 경제활동의 재개가 매우 성공적임을 확인시켜 준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3월31일 발표에 따르면,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0으로 집계되었다. PMI는 50을 넘을 경우 경기 활성화를 보여주는데,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지난 2월 지수(35.7)는 물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내놓은 시장의 평균 예상치(44.8)도 훌쩍 뛰어넘는 결과였다. 또 5월7일 중국 해관총서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4월 수출도 작년 같은 달보다 3.5% 증가하면서 가파른 회복세를 보여주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15.7%와 전달의 -6.6%를 크게 웃도는 것이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가장 극심했던 1∼2월 수출 증가율은 -17.2%까지 떨어진 바 있다.

중국 4월 수출이 3.5% 증가를 보인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그것은 코로나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전년도 동기와 대비한 것이다. 지금처럼 전 세계 교역이 대폭 감소된 상황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성과라 평가받을 만하다. 비록 중국의 같은 달 수입은 작년 동월보다 14.2% 감소했지만, 그럼에도 다른 나라들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희망을 제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주목할 만한 사건이 있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 5월 중순, 시진핑 주석이 산간벽지의 빈곤마을들을 방문한 기사를 일제히 크게 보도하였다. 시주석의 시찰은 2020년 말까지 빈곤층을 완전히 제로로 만들겠다는 중국 정부가 기존에 내건 ‘전면적 소강사회 건설’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해석된다. 그것은 앞으로의 코로나 방역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지난 19차 당 대회(2017년)에서 발표한 ‘두 개의.백년’ 전략목표가 차질 없이 수행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정책 추진은, 현재 이미 3억 명을 넘어선 중국의 중산층을 계속해서 증가시킬 것이며, 확대되는 중국시장 규모는 코로나 경제위기로 인해 해외 수요에 목말라 하는 다른 나라들에게 있어선 ‘가뭄 끝에 단비’일 수밖에 없다.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이번 코로나사태를 계기로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이게 될 것으로 보여 진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2018년 중국 내수시장 규모는 이미 미국과 같아졌다.

둘째, 국제 공급중심의 역할이다. 공급측면에서 볼 때,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국제 분업의 가치사슬로 본다면, 그것은 첨단 기술을 포함한 최상위 고급산업은 미국과 유럽‧일본이 차지하고 단순한 제조기지로서의 낮은 위상에 불과하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덕택에 중국은 유엔의 산업분류에 따른 대분류 41종, 중분류 207종, 소분류 666종 전 산업을 고루 갖춘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이 같은 완비된 산업체계는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해 국제 분업 사슬이 자주 끊기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 다른 나라의 생산 활동이 이것저것 부품공급의 차질로 순조롭지 못한 때, 중국은 나름대로 온전한 경제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품종이 다양하면서도 값싸고 질 좋은 경공업제품은 물론이요, 아직까진 초정밀기계 제작과 반도체에 있어선 일본‧독일‧한국만큼 최고급 제품을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대체재 공급이 가능한 수준에는 올라와 있다. 특히 국제적 경제교류가 지금처럼 정상적이지 못한 상태에서는, 각국이 마스크나 산소호흡기와 같은 긴급 의료물자에 대해 이것저것 까다롭게 따질만한 게재가 못된다. 중국은 지금의 코로나사태가 가져다준 일시적 공백을 틈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기술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마치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 후방기지 역할을 하였던 미국이나, 한국전쟁 발발 직후 유엔군의 후방기지 역할을 하였던 일본과 같은 뜻하지 않은 행운이 중국에 찾아온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 글로벌 타임스는 5월18일 중국의 ‘의료물자 특수’와 관련한 기사에서, “5월 1일 기준 중국이 해외에 수출한 마스크 수는 500억9천만 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마스크 외에도 이번 코로나19 발생 기간에 방호복 2억1천600만 벌과 의료용 고글 8천103만 개, 적외선 체온계 2천643만 개, 수술 장갑 1억4천만 켤레를 수출했으며, 이 밖에도 코로나19 검사 키트 1억6천200만 개와 산소호흡기 7만2천700대를 해외에 공급했다.

중국은 이번 기회를 활용하여 자신의 독자적인 국제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국제 분업질서에 있어서의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자 할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세계 선진국 대열로 도약하기 위한 ‘중국제조 2025’ 전략을 야심차게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패권국가인 미국과 전면적인 무역전쟁까지 벌였었는데, 이번 코로나사태는 중국에 날개를 하나 더 달아 준 셈이 된다. 중국은 지금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할 요량으로 4차 산업 관련한 경제기반 구축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5세대(5G) 통신 기지국, 도시 간 고속철도, 전기차 충전 시설, 빅데이터센터, 인공지능, 산업용 인터넷 등을 ‘뉴 인프라’라고 부르면서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 중이다.

예컨대, 중국국가전력망회사는 올해 27억 위안(약 4700억 원)을 투입해 전기차 충전 설비 7만8000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다른 전력 회사인 남방전력망도 4년간 251억 위안(4조3500억 원)을 투입해 충전설비 38만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친환경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도 2022년까지 2년간 더 연장하기로 하였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4월23일 발표에 따르면, 5G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5000만 명을 돌파하였으며, 같은 기간 5G 통신기지국 수도 19만8000개로, 한국의 10만9000개를 2배 가까이 추월했다. 현재 일주일에 1만 개의 속도로 건설 중에 있으며, 금년 말까지 모두 60만개의 기지국을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최종적인 건설 목표는 600만 개 이상이다.

여기서 5G 건설에 있어 화웨이나 종씽(ZET)과 같은 국제 경쟁력을 보유한 중국 기업들이 세계 선두에 서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무엇보다도 빅데이터에 크게 의존하는 이상, 이를 가능케 하는 기반으로서의 사물인터넷의 실현이 매우 중요하다. 전송시차를 없애고 대용량 전송이 가능한 5G가 충분히 상용화하여야만 사물인터넷의 실현이 가능하다. 그러니 만큼 중국이 이 분야의 선두에 서서 코로나사태로 2만개 기지국 정도에서 멈춰서있는 미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5G는 극초단파를 사용하는 만큼 기지국 건설이 관건이다.

그밖에도 중국은 풍력과 태양열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이미 총연장 2만8천km에 달한 고속철도망을 더욱 촘촘히 건설해 가는 한편, 원래 계획했던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천궁(天宫)2호 우주선도 5월20일 성공리에 발사하였다. 2022년 화성탐사 계획을 발표하는 등 後코로나시대를 대비한 정책들이 연이어 나오거나 예정되었던 계획들이 순조롭게 집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발표가 최근 있었는데,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지난 해 국제특허 출원 건수에서 처음으로 중국이 미국에 앞섰다는 소식이다.(아래 표 참조)

미국은 그간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9년부터 40년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에 선두 자리를 물려주고 말았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중국이 미래 산업이라 불리는 5G·드론·인공지능·재생의료 등의 분야에서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프랜시스 거리(Francis Gurry) WIPO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지식재산권이 세계 경쟁의 초점이 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급속한 성장은 기술 혁신의 중심이 세계의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였다. (조선일보, 2020년4월13일)

이처럼 중국의 최첨단산업 분야에 있어서의 도약은 앞으로 국제 분업의 중심축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전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번 코로나사태는 그 같은 변화의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의 이 같은 도약을 저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셋째, 달러패권 종식자의 역할이다. 중국의 이상과 같은 시장과 공급 양 측면에서의 부상은 필연적으로 그에 수반하는 국제통화질서의 근본적 재편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위안화라는 유력한 새로운 기축통화의 등장을 통해 마침내 기존 달러패권은 종식되게 된다.

중국은 그렇지 않아도 달러패권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동안 자국화폐인 위안화의 국제화에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위안화는 2015년 IMF에 의해 정식으로 세계기축통화의 하나로 인정받았으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브릭스은행이 설립되는데 있어서도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또한 2013년 이래 일대일로를 야심차게 전개하였는데, 현재 일대일로 정식 회원국은 60여개 국가이며, 참여를 표시한 국가도 120여 개국에 달한다. 중국은 이러한 참여국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위안화의 저변을 넓혀왔다. 2019년 3월에는 상해에 석유선물시장을 개장함으로써 뉴욕선물시장 외에 위안화로 표시되고 결재되는 또 하나의 석유선물 거래시장이 존재하게 되었다.

인민은행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중앙은행이 주관하는 ‘디지털화폐’의 발행을 선언하면서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소주 등 몇 개 대도시에서 실제로 사용을 시작하는 등 그 상용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인민은행이 6년의 준비 끝에 내놓은 이 화폐는 스마트폰에 저장한 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5월23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정기 간행물 ‘금융브리프’에 발표된 한 선임연구위원의 글에 따르면, “중국이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인 일대일로 국가들과 코로나사태를 통해 중국 보건 외교의 혜택을 입은 국가들은 디지털 위안화의 사용을 희망할 수 있다”며 “이들 국가가 디지털 위안화로 무역 결제와 국가 간 송금을 확대하면 위안화의 입지는 급속히 강화할 것”이라고 보았다.(“코로나 사태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곧 등장…위안화 입지↑”, MK증권, 2020년5월23일)

이러한 모든 것이 국제 달러 결제시스템과 달러패권의 영향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중국의 노력이라 할 수 있으며, 이제 중국은 코로나사태가 준 기회를 십분 활용할 것이다.

세계 각국은 지금 중국의 시장과 그 완비된 산업체계를 통해 만든 방역물품을 비롯한 각종 중간재들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중이다. 중국은 이런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여 각종 교역을 위안화로 하거나 최소한 결재에 있어 달러와 위안화 두 화폐를 동시에 사용토록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종 상품(석유‧구리‧철광석‧옥수수 등) 수출에 주로 의존하는 국가들로서는 값싸고 질 좋은 중국의 제품을 지금 같은 시기에는 더욱 필요로 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나 방제복, 소독약, 치료제, 산소호흡기 등의 의료용품 또한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그 같은 요구를 전혀 만족시켜 주지 못하는 미국을 대신해, 중국은 지금 그들 나라에 있어서는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되고 있다. 그 같은 사정 때문에 중국이 바라는 위안화 결재를 거절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세계기축화폐가 되기 위한 조건은 다음 두 가지이다. 즉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결재 수단’으로서 기능해야 함과 함께,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 또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 볼 때 위안화는 현재 달러보다 유리한 조건에 있다. 달러는 이번 코로나사태를 겪으면서 미 연준의 과도한 통화발행과 미 연방정부 부채의 증가로 인해, 향후 코로나사태가 종식 된 후 세계경제가 정상화 될 경우 악성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가치절하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과거 몇 차례 경험을 통해 학습효과를 갖게 된 각국은, 지금은 달러보다 ‘실질 구매력’을 갖는 위안화를 보유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이는 누가 강요하지 않더라도 위안화에 대한 자발적인 보유를 유도할 것이다.

이제 마침내 2차 대전 종식 이후 70년 넘게 유지되어온 달러패권 시대가 정식 막을 내리고, 여러 기축통화 간의 진정한 경쟁 시대가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경쟁은 세계 공용의 단일한 ‘보편적 화폐’를 탄생시키기 위해 반드시 경과해야 할 디딤돌이라 할 수 있다. 달러를 대체할 세계화폐로는 아마도 현재 IMF 회원국 간에 내부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특별인출권(SDR)’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 진다.

 

김정호 박사

중국 북경인민대 경제학 박사. 다른백년 고정칼럼 ‘중국의 시각’ 기고자

목, 2020/07/0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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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에 시작된 미중 간의 통상전쟁을 중단하고자, 1단계 경제 및 통상에 대한 합의가 지난 2020년 1월 15일에 체결되었다. 미국이 추가적인 관세의 인상을 보류하는 대신,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수입량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약속했다. 싸움은 일시 중단되었지만 수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품에 가하는 추가적인 관세를 완전히 철폐할 것이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미래에 있을 협상에 거래할 게임의 칩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기의 협정에서 약속하였듯이, 미국의 고관세 정책과 중국의 수입확대는 무역불균형을 줄일 뿐만 아니라, COVID-19의 충격으로 영향을 받은 중국경제의 성장속도를 낮추는 압력으로 작동할 것이다.

그러나 협상 내용에는 ‘중국제조MadeinChina-2025’의 산업정책이나 중국공기업(SOE)의 지원에 대한 제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사실 이것들이 미국의 주요한 관심이었다. 이들 사항은 추가적인 협상과정의 주요의제에서 배제되었기에, ‘중국의 국가자본주의’ 기둥으로서 이들 주제가 향후 협상과정에서 추가적인 양보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채결된 협상내용이 2001년 WTO 가입 당시 취해졌던 경제개혁과 유사한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여전히 희망하지만, 당시의 상황과는 확연하게 다른 점들이 존재한다.

WTO시스템은 다자간의 합의체제로 회원국들 간에 가장-선호하는-국가의 원칙(most-favored-nation principle)을 적용한다. 이와는 반대로 미중 간 통상합의 조치는 양자간에 이루어진 것으로 제3국에 적용되지 않는다.

중국의 WTO가입은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낮추어 자유통상을 촉진하는 것인 반면에, 양자간의 합의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대한 수량적 확대를 위하여 관리적 통상조치를 담고 있다. 미국에 대해 유리한 조치는 가장-선호적-국가의 원칙을 위배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통상에서 기술이라는 주제로 확산되었다. 미국은 ‘화웨이’같은 중국의 첨단기술기업의 활동을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금지하고 있고 미국의 첨단기술기업을 중국이 매수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더구나 동맹국들에게 같은 조치를 강요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속도는 이미 인구의 노령화와 농촌노동력(農工)의 고갈로 늦추어 지고 있다. 성장속도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수입하지 못하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이 굴기를 지속하는 동안에는 미국이 이를 전략적 경쟁자로 견제하면서 양국 간의 갈등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분명하게 중국의 포용정책에서 단절(decoupling)정책으로 전환하였고, 통상과 투자 기술과 인적 교류 등 흐름을 제한하면서 중국과의 연결고리를 차단하였다.

이러한 전략은 즉시 효과를 나타내면서 미국과 교역대상 국가 순위가 2018년에는 1위였으나 2019년에는 3위로 내려 앉았다. 미국의 첨단산업에 대한 중국투자는 현저하게 줄어들어(금지되어) 중단상태에 이르렀다.

거대한 경제대국 간의 단절이라는 흐름은 현재 진행중인 COVID-19 팬데믹으로 더욱 격화될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염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미국은 단순히 소비재만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기계제품과 의료기자재 역시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여 미대통령의 경제고문인 Larry Kudlow는 미국기업이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정부재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4월30일 트럼프는 COVID-19가 우한에서 시작되었다는 증거를 확인했다(?)는 핑계로 관세를 높이겠다고 협박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단절은 세계경제를 양단으로 해체하여 지난 시기에 대공황을 초래한 블록화를 형성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마샬 플랜을 실제적으로 설계한 Charles Kindleberger는 대공황은 미국이, 영국을 대체한 국제사회의 지도국가로서, 주요한 공공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금융시스템을 개방적으로 운용하지 못한 실패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다.

한세기가 지난 후, 세계는 다시 ‘Kidlerberger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주도권의 전환시기에 국제사회를 이끌어 갈 지도력의 부재로 국제질서가 붕괴되고 혼란이 다시 야기될 조짐이다.

퇴조하는 패권국가인 미국은 외교정책를 고립주의로 퇴각시키고, 합의로 구축된 국제기구들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킨다. 팬데믹이 한창인 가운데 트럼프는 WHO가 중국편을 든다고 비난을 하면서 지원금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반면에 굴기하는 중국은 명목상(nominal) GDP기준으로 미국의 2/3수준으로, 미국이 떠난 국제사회의 공백을 채울만한 힘을 갖추지 못했다.

국제적 질서가 혼란한 상태에서 COVID-19가 발발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COVID-19의 위기와 ‘Kindleberger의 함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의 갈등을 협력으로 전환하고 특히 두 개의 거대 세력간에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출처 : East Asia Forum of ANU, 2020-05-05.

C H Kwan

노무라 증권의 자본시장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금, 2020/07/0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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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팬데믹 상황은 모두의 협력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으며, 기존의 불평등과 부정의한 사회구조를 변혁할 일대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세계 10위 권의 경제규모에서 시간당 임금 1만원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 여건과 상황의 문제가 아니고(핑계일 뿐), 경제개발 시대 이후 수탈에 의존해온 지난 수십 년간의 산업구조의 관행에 기인한 것이며 이를 돌파할 강력한 의지와 실천적 정책을 마련할 실력이 현정권에는 없는 탓이다. 최저임금의 이슈를 을과 을 간의 싸움으로 몰고 가는 것은 수구 집단들의 간계이며, 문재인 정부가 무능하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개혁정부의 모습이 아니다.


미국 전역에 있는 주요 도시와 주 단위에서 최저임금인상의 운동이 전개되자, 기업들은 정치권과 의회 그라고 사법적 투쟁을 통해 이를 저지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로비의 활동이 실패로 돌아가자, 이들은 이제 자체적인 혁신작업 착수하기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기업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처지에 빠질 것이라’는 이들의 구호는 ‘최저임금인상이 코로나 위기가 노동자와 중산계층의 시민들에게 가하는 충격에 대응하는 정책을 무산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는 만큼이나 잘못된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쾌쾌묵은 경제학 신조의 새로운 변형으로 ‘물가가 오르면, 소비가 줄고 기업의 매출도 감소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는 노동시장의 기본적인 성격을 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수요와 공급의 거래를 통해서 예측이 가능한 비용이라는 관성적인 요소(entities) 또는 단순한 대상이 아니다. 노동자들은 기업과 시장에 참여하여 변화를 만들어 내는 주체적인 행위자들이다.

노동자들은 일상적으로 경영상황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여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이며,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누구보다도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일터라는 공간을 떠나, 노동자들은 자신과 가족을 위하여 다양한 상품들에 대해 자신의 수입을 어떻게 지출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노동에 비용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노동에 의해 만들어진 상품의 수요가 상응하게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정책 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의 David Cooper 연구원은 이러한 논점을 다음과 같이 명확히 정리한다.

“점포의 임대로가 오르면 오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하여 상품의 가격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임대료를 인상한 소유주의 수입이 증가한다 해서 점포의 상품을 추가로 구매할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지역 내에 최저 임금이 인상되면, 해당기업은 자신의 상품가격을 인상할 것이지만, 점포의 주인은 지역경제에 임금이 많이 풀린 만큼 상품을 추가로 소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수십 년간의 연구결과는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고도 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해 주고 있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증권형태로 고도로 유동화 되어 있어서, 노동자들을 단기 수익을 위해 착취해야 하는 자산 정도로 취급하고자 한다.”

환경기준을 강화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듯이,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버티지 못하는 기업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과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적정한 기준을 강제하여도 전체적인 경제의 흐름에는 영향이 없다, 일부 기업들은 문을 닫겠지만, 강제된 기준을 준수하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는 기업들이 활발하게 탄생한다.

새로운 기준을 따르는 기업들이 나타나는 것과 더불어,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른 몇 가지 추가적인 이점利點들이 존재한다. 적정생활을 보장하는 임금의 일자리는 향상된 업무의 성과를 가져오며, 노동자 자신들의 현재 직업에 대한 자긍심과 애착을 가져다 준다. 이에 따라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며, 오히려 (노동에 대한) 감독비용을 줄일 수 있다.

사실이 그러하다면, 왜? 기업경영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임금인상 정책을 선택하지 않는가 하는 질문이 자연스레 발생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미국 자본주의 경우에는 극도로 증권으로 유동화 되어 있어서, 노동자들을 단기 수익을 위해 착취해야 하는 자산 정도로 취급하고자 한다. 이에 더하여 금융기관과 자본가들이 민주적인 일터를 기피하는 경우에 부채비중이 큰 기업에게는 임금인상 정책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편집자: 한국의 경우는 생산공급지로서 민주적 노동운동을 통제하는 법제와 행정조직과 더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종속적 거래관행, 직종과 규모 및 성별에 따른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수직적 빨대라는 사슬구조가 최저임금의 인상을 어렵게 한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위기를 침착하고 이성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최저임금의 인상이라는 입장을 방어하고자 한다면 이것이 가져다 줄 좋은 점(virtues)에 대하여 제대로 정리하여 멋지게 대응하여야 한다. 대선을 앞둔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서는 새로운 임금기준의 도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지 추가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적정한 임금의 인상은 모든 노동자들에게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지만 일부 게으른 소수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다 주는 일반적 이점들을 감안한다면 게으른 소수 집단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낮출 수 있다.

최저임금을 옹호하는 활동가들은 단지 자신들의 주장을 방어하는 영역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임금의 적정 수준을 조정하는 것에 과거의 정부들은 수년 간을 허비하여 왔다. 그렇게 세월을 허비하는 동안 발생하는 인플레 때문에 임금인상의 효과는 상쇄되어 왔다. 따라서 최저임금은 반드시 매년 적정생계비와 연동되어야 한다.

경제정책연구소는 다음 사항을 지적한다 “1960년 이후, 입법의원들은 수입의 실제가치를 평가해 왔다….. 2018년의 연방최저 임금 7.25달러는 2009년에 이를 처음 도입한 시점으로 평가하면 14.*%가 감소된 것이고 최저임금의 가치가 가장 높았던 1968년에 비교하면 28.6%가 깎인 것이다. 1968년의 최저임금의 가치는 2018년으로 환산하면, 10.15달러에 해당한다. (편집자: 만약에 1968-2018년의 지난 50년간 일인당 경제성장이 2배로 이루어 졌다면 2018년 기준 최저 임금은 50% 인상된 20.30 달러 이어야 합리적이다)

지구적으로 유행하는 팬데믹이 우리사회의 가장 가난한 계층을 공격하는 구실로 작동하여서는 안된다. 오히려 새로운 적정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은 전염병의 창궐에 대응하여 보다 나은 사회, 보다 평등한 사회를 향해가는 주요한 정책으로 역할을 하여야 한다.

출처 : CommonDreams.org on 2020-06-29.

John Buell

정치학 박사이며 아틀란타 대학에서 10년 간 강의를 맡고 있으면서 ‘10년 간의 진보-The progressive for 10 years’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주로 노동과 환경에 관한 글을 여러 곳에 기고하고 있다

월, 2020/07/0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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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난 일년 반 동안 연속적으로 세 번의 경제적 충격을 겪고 있다. 첫 번째 것은 미중 간의 통상전쟁으로 일본의 제조업 분야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면서 경제성장 속도를 낮추었다. 이러한 충격은 소비세를 2019년 10월1일 기준으로 8%에서 10%로 인상하면서 소비수요의 축소라는 두번 째 요인에 의해 더욱 악화되었고, 세 번째 충격은 가장 악성적인 것으로 Covid-19에 의해 일본은 완전한 수렁( full-blown)을 뜻하는 불황에 진입했다.

올림픽을 주최하면서 외국관광객의 목표를 의욕적으로 40백만 명으로 설정하였고 낮은 이자율을 유지하여 전국적으로 도시개발을 진행하여 왔다. 외국의 투자가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과 REIT(부동산투지신탁)지수가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였고, 국내은행들도 부동산 영역과 REIT관련 부문에 대출을 늘려 왔다.

관광과 건설 그리고 부동산 개발 등 분야가, 상기에 언급하였듯이, 2019년 제조업에 불어 닥친 불황을 보상하는 과정에서 잠재적인 위험이 발생하였는데, 즉 경제성장이 건설과 부동산 개발과 외국인 관광에 과다하게 의존하게 된 것이다.

팬데믹이 발생하기 이전에도 올림픽이 끝나면, 경기가 위축되면서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미 제기되었다. 대부분의 개발 프로젝트는 2020년 초에 완료되었고 과잉공급에 따라 부동산의 실제가격이 부풀려져 있었다. 이제 막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이러한 현안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2020년 2월에 접어 들면서 숙박업과 음식업 그리고 소매업 분야에서 파산이 발생하였다. REIT 지수는 상당하게 떨어졌고 경제와 사회 활동은 팬데믹의 긴급한 상황이 종결되는 6월이 지나야 재개될 전망이다.

그러나 회복의 속도는 여전히 느릴 것으로 전망하는데, 근거에는 COVID-19 봉쇄를 지속해야 한다는 일반여론과 더불어 감염테스트 능력의 한계가 존재한다.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파산이 늘어나고 은행대출은 악성부채로 전환될 전망이다.

일본의 경제규모는 지난 2분기 동안 축소를 거듭하여 왔는데 연율年率기준으로 지난 4/4분기에는 -7.3%이었고, 올해 1/4분기는 지난 분기 대비하여 -3.4%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2/4분기에는 -20%로 더욱 악화될 것이 예상된다.

제공하는 구제지원 금액은 대동소이한 반면에, 미국과 유럽에 비교하여 일본정부의 조치는 매우 느리게 진행되어 왔다. 지난 4월초 정부는 명목 GDP대비 21%에 달하는 구제의 지원책을 발표하였다.

지원책은 세금유예와 사회안전망의 지원에 우선순위를 두고 대출수수료 인하와 은행대출에 대한 보증 등으로 이루어졌다. 고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기업의 임금지원이 지원책에 포함되었지만, 신청절차의 까다로움과 승인의 과정이 지연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신청을 기피하기도 하였다. GDP의 3% 정도가 기업과 개인에게 현금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되었지만, 위기에 처한 기업들에게 추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애초에 대상 가구당 2800 달러를 현금으로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해당 가구에 대한 자격심사의 까다로움으로 인하여 개인당 935달러를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 조치하였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일본의회에서 관련법안의 통과가 지연되어 4월말에나 이루어졌다. 이번 위기를 통하여 공공서비스 즉 연금과 수당, 세금 및 복지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수적인 주민등록번호(ID)인증에 결함이 있는 것과 더불어 정부의 기능이 부적격한 것이 밝혀졌다.

일본중앙은행(BOJ)의 역할이 미국과 유업의 중앙은행에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다. 지난 5월 초, BOJ는 일반시중은행들에게 일시적인 유동성을 제공하였는데, 9월까지 지불(담보)요구를 늦춘다는 조건으로 최대 1년간(대부분은 3개월이었지만) 0% 금리를 적용하였다. 그러나 BOJ는 인하율의 기준치를 단지 10(10/100%)로 낮추었을 뿐, 이자수수료를 조정하지 않았다. 이에 반하여 유럽중앙은행은 일반은행에게 3년간의 유동성 대여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대폭적인 이자수수료도 제공하였다.

BOJ는 기업의 채권과 상업어음의 매집을 확대하였지만 대기업을 지원하는 것에 머물렀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이미 충분한 현금과 제예금을 확보하고 있고 비상적인 상황을 대비하여 추가로 채권과 어음을 발행한 상태이었다.

전체적인 기업들의 재무사정에 비해 상기의 매집 행위는 전체 GDP의 11% 수준으로 시장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협소하다. 기업에 제공된 은행의 대출규모는 GDP 대비 60%에 달한다. 중앙은행은 EFT(지수연동펀드)를 구입하는 액수를 늘렸지만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며, 이는 가계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의 비중은 전체 금융자산의 10%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BOJ 제무표상 부채는 2020년 3월에 비해 겨우 5%정도가 늘어났다. 이러한 증가는 미국연방제도에게 차입을 통해 일반은행에 미국달러를 공급한 결과이었다. 물론 이것이 대형 은행이 외국환시장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돕기는 하겠지만, 국내의 수많은 중소규모 은행과 신용금고들과는 무관한 것이다.

지난 4월 말 BOJ는 다시 기업채권과 상업어음의 매수액수를 확대하였다. 이것으로 자격을 갖춘 대부업체와 금융회사들에게 일시적인 유동성을 부여하겠지만, 이런 조치는 COVID-19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에게 은행이 대출을 제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일자, 중앙은행은 5월에 긴급회의를 개최하여 해당은행들이 중소기업에 적은 이자수수료만을 받는 신용을 확대하는 자금지원의 프로그램을 추가하였다.

물론 이러한 확대조치는 환영할만한 것이지만, 2013년 이래로 지속된 QE 정책 때문에, 더 이상의 통화운용에 한계가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BOJ가 주식시장에서 ETF(증권연동펀드)의 상당한 매입을 통해 이미 상당한 위험을 감수한 마당에 더 이상의 위험을 감당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다.

팬데믹은 일본정부와 BOJ의 역량을 시험하면서, 동시에 이들에게 경제의 지원에 필요한 만큼 혁신적이며 유연성을 지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 : EAF in Sydney on 2020-06-15.

Sayuri Shirai

Keio 대학교 고수이자 일본중앙은행의 기획담당 전직 임원

화, 2020/07/0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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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하계국제올림픽 개최여부는 혼선과 귀환 이상의 대사건이다. 이미 일본에게는 1940년에 동경에서 개최하기로 예정되었던 올림픽이 전쟁으로 취소된 경험이 있다. 1896년 국제올림픽이 출범한 이래, 1916, 1940, 1944년 등 세 번의 취소 사례가 있었는데 모두 세계대전 때문이었다. 국제경기행사는 때때로 정치적인 보이콧과 테러 등으로 얼룩지기도 했지만, 팬데믹을 이유로 일단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4년에 올림픽이 동경에서 처음 개최된 것은 아시아에서 처음 있던 역사적 이벤트이었고, 이를 계기로 일본은 전후 국제적인 무대에 평화를 존중하고 기술적으로 앞서나간 나라의 모습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당시의 구호는 ‘행복한 올림픽-Happy Olympic’ 이었다.

2011년 세가지 재앙을 동시에 겪은 일본은 이번 2020 이벤트를 ‘돌아온(회복의) 올림픽-Recovery Olympic’이라고 명명했는데 이에 대한 속내는 복합적이다.

일본은 이러한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하면서 한편으로 관광과 여행 스포츠와 교육 건강과 은퇴 등 영역에 투자를 유치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2021년에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다면, 명실공히 ‘Recovery Olympic’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그러나 성공 여부는 전세계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가운데 COVID-19의 대응에 대한 일본의 정치적 역량에 우선적으로 달려 있다.

팬데믹에 대한 판단지연과 공공보건보다 올림픽 유치를 우선했다는 일본의 정치적 판단에 대하여 국제적으로 광범한 비난이 일어났었다. 이런 배경으로 지난 3월24일 IOC(국제올림픽연맹)과 동경 조직위원회는 공동으로 행사의 연기를 선언하였다. 이런 와중에 최종적인 결정권을 쥐고 있던 일본이 마지막까지 연기를 거부하려고 했다는 점에 국제적 여론이 의구심을 던진 가운데, 참여 예정인 선수들과 경기연맹 그리고 각국의 올림픽조직위원회들이 영향을 미치면서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이 이루어졌다.

이런 의구심은 올림픽 개최의 이해를 가지는 다수의 관계자들 사이에 복잡한 상황을 재조명하게 한다.

우선 IOC는 세계보건기구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개최국인 일본과 협력하여 결국 어려운 결정을 해냈다. 개최국가로서 행사를 준비해온 해당도시 그리고 관련 경기연맹과 조직들과 함께 일해온 지난 7년간의 노력을 뒤로 하고 일본과 IOC는 공동으로 2020년 이벤트의 진행 가부를 결정해야만 했다.

6월 23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9백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50만 명이 사망한 가운데, 경기를 연기한 것은 시의적절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연기되었다는 것이 동경에 주는 신호는 (연기인지 축소인지 취소인지) 불분명해 보인다.

2021년에 행사를 치를 것인지 여부는 IOC-동경 간의 합동운영위원회가 관리하는데, 각자의 조직들은 나름대로 고유의 역할을 가진다. IOC팀은 “여기 우리가 간다-Here We go”라는 팀을, 동경은 “새로운 출발-New Lauch”라는 팀을 각자 구성하였다.

원래의 계획대로 진행했다면, 206개 국가들에서, 33개의 경기항목에 339개의 행사를 통하여 11만 명의 선수들이 참가하고, 7천 명의 수행단과 25천 명의 취재단, 8만 명의 자원종사자들 그리고 매일 90만 명의 관객으로 치렀을 것이었고, 전세계에서 10백만 명이 일본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일본인들은 총7.8백만 좌석표 중에 4.5백만 표를 이미 구매하였다. 국내에 43개의 경기시설들이 완비되었고, 수십 만의 숙박시설이 예약되어 있었다. 행사관련 조직들이 투자한 비용도 126-252억불에 달한다. 올림픽의 국제중계 수수료 역시 수십 억불에 이르는데 이는 IOC의 수입에 2/3에 해당한다. 한 예로 미국의 NBC사가 미국의 단독 중계권으로 14억불을 지불할 예정이었다.

행사의 연기로 발생하는 일본의 손실액은 27-58억불에 이르고, 만약 취소를 할 경우에는 액수가 415억불에 달할 것이다. 한편, 지난 몇 년 간, 일본을 찾는 외국관광객은 급격한 증가를 보였다. 2019년 한해 일본을 찾은 중국인들만 9백만을 헤아렸다.

COVOD-19의 충격은 일본에게 단순히 동경올림픽2020에 제한된 것이 아니다. 올림픽의 시설과 인프라에 이루어진 투자는 장기간에 걸쳐 회수될 것이며, 환경의 지속성을 위한 결정이라는 특징과 더불어, 1964년 동경올림픽 경험에서 보듯이 투자된 시설들은 지금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듯이, 행사 이후 시설운용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2021년에 행사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여부는 우선 국내적으로 COVID-19에 대한 일본의 대응력에 달려있다. 현재의 확진자(17,916명?)와 사망자 숫자(953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나, 정책결정권자들은 이에 대한 회의론과 비판을 씻어내야 하며, 향후 있을 수 있는 재차 유행의 발발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내야 한다.

또한 2021년 개최여부는 국제적으로 팬데믹이 관리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데, 특히 올림픽의 주요 참가국(big hitters)인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 2016년 리오 올림픽에서 메달순위 10위권에 있던 국가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불행하게도 이들 대부분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심각하게 감염되어 있는 가운데, 이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 여부에 달려있다.

주요 국가들의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열리는 ‘축소올림픽’은 한마디로 인기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동경도지사인 Yuriko Koike는 일본정부와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축소된 경기-Simplified Games’를 검토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만약 일본이 2021년 7월까지 전염병을 통제하고 해외유입의 검역을 엄격히 해낸다면, 그나마 행사는 통제된 가운데 제한된 관중으로 치러낼 수 있을 것이다.

마침 2019년에 치른 세계 럭비월드컵 대회의 경험이 소중한데, 토너멘트가 한창 중에 불어 닥친 태풍에도 모든 경기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그러나 팬데믹의 경우에는 이와 달리 새로운 도전일 수 있다. ‘

ToKyo-2020’의 올림픽 행사가 취소가 되던 혹은 축소가 되던, 이는 향후 있을 국제적 대규모의 스포츠 행사들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좌표가 될 것이다. 연기될 ‘ToKyo-2020” 이후 수개월 뒤에 예정된 동계올림픽’Beijing-2022’와 다시 2년 뒤에 열릴 ‘Paris-2024’에 일본의 경험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출처: EAF in Sydney on 2020-06-24.

Helen Macnaughtan

런던 SOAS대학교 부설 국제기업경영 및 일본연구소 소장

수, 2020/07/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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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현재 양극단으로 나뉘어 있지만, 대부분 중국이 커다란 문제라는 점에는 동의하는 것 같다. 트럼프는 취임하는 첫날부터 중국과 통상문제로 대립각을 세웠고, 2017년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을 ‘수정주의적 패권’이라고 호칭을 붙이며 주요한 전략적 적국으로 규정하였다.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예상되는 조 바이던은 2019년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중국이 미국의 먹거리를 빼앗아간다는 우려를 평가절하하였지만, 그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에 대한 강경대응을 추구하고 있다.

공화당의 강경파 상원인 J. Hawley와 M. Gaetz 같은 인사들이 경고음을 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진보와 중도 진영 역시 새로운 냉전시대에 대하여 염려하면서 중국과 관계를 통제할 새로운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표현을 달리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는 미중 관계의 현상태를 매우 중대하게 바라보고 있다.

불행하게도 미중 간의 경쟁에 대한 논쟁은 대상국가의 내부적인 성격을 비난하는 관행적 경향에 치우쳐 있다. 이들은 중국의 지배이념, 정치체계, 또는 개인 지도자의 특성 등을 지적한다. 이러한 경향은 미국의 오랜 관행이 되었다.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의 참여 구실로 독일의 군사주의를 격퇴하고 세계를 민주주의로 지킨다는 것을 내세워 제1차 세계대전에 참여 하였고, 이후 제2차 대전에는 파시즘을 패퇴시킨다는 명분으로 싸웠다.

냉전의 초기 당시에 유명했던 조지 캐넌의 ‘X’ 문건(타이틀: 소비에트 행동의 근원)에는 ‘모스크바는 공산당의 권위주의를 정당화시키기 위하여 내부적으로 팽창에 대한 무자비한 동기를 부여하고 외부적으로 상대국가들을 적으로 규정한다. 원만한 타협은 결코 유효하지 않으며, 소비에트가 내부적으로 무너질 때까지 봉쇄를 감행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지이다”라고 적고 있다.

최근에도 미국의 지도자들은 이라크의 문제를 사담 후세인이라는 무자비하고 사악한 야망과 비이성적인 종교적 열광을 지닌 지도자 때문으로 규정하고, 그의 외교정책이 전적으로 이념적 신념에 의해서 진행된다고 비난하였다.

이들에 의하면, 모든 대결의 과정 속에서, 제기되는 현안의 문제들은 국제정치 자체의 본질적인 경쟁적 성격이라는 환경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되는 상대국 지도자의 기본성격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과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전직 백악관 안보보좌관이었던 H.R. MacMaster는 중국이 위협적인 것은 지도자들이 민주적 정치제도와 자유시장경제 대신에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모델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폼페이오 역시 같은 입장이다. 그의 견해에 의하면 미중 관계가 악화된 것은 10년 전 중국과 지금의 공산당 리더쉽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며, 현재 중국공산당은 서구의 이상, 서구의 민주주의 서구적 가치를 파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더 나가서, 호주의 수상인 Kervin Rudd같이 중국에 대해 복잡한(황당한) 견해를 지닌 이들은 “중국의 점증하는 위협은 시진핑 주석이 권력집중에 대한 공세적인 입장을 취한 것에 기인한다”고 판단하면서 “시진핑이 개인적 (독재)지도성향으로 중국체제에 관료제라는 전염병을 강화시키려 한다. 반면에 국제사회는 무방비상태로 이를 방관하고 상황에 익숙해져 있다”고 염려를 표한다.

이러한 견해는 중국의 지도자가 다른 성격이면 문제가 덜 심각했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같은 주장을 Timothy G. Ash도 되풀이 한다 “신냉전시대는 시진핑이 2012년 공산당의 지도자가 되면서 반전을 거듭하며 시작되었다.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보다 공세적으로 변질되었다.”

다른 이들은 중국의 강화된 외교정책의 주요한 요인으로 민족주의의 대두(자연적이든, 정부가 조작을 하였든)를 언급하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일군의 국제관계학자들에 의해 제기되는 것으로 카테고리에 의존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들은 단위-차원(Unit-level), 축소주의자(reductionist), 이차(부수적)-이미지(second-image)등으로 카테고리를 분류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상기의 다양한 이론들은 대체로 해당국가의 외교정책이 기본적으로 내부의 특성에 의해서 형성된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미국의 외교정책은 때때로 자신의 민주주의 시스템과 자유라는 가치 또는 자본제적 경제질서 등에서 의존하며, 다른 국가들의 정책 역시 자신들의 내부적인 지배체제, 통치이념, 전략적인 문화 또는 지도자의 개인성향 등에 근거한다는 것이다.

국내적 특성에 기반하는 설명들은 매우 단순하고 직접적이라는 측면에서 부분적으로 매력적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민주주의는 관용에 기반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반면에, 지도자들이 무엇을 하던 견제하는 기능이 없는 독재국가들의 침략자는 지배와 억압의 성향에 기반하여 공세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내부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면, 대결의 과정에 대한 자신의 책임에 대하여 눈을 감게 하고 손쉽게 상대방을 비난하도록 유도하기 십상이다. 우리는 천사의 편에 서 있으며 우리의 정치체제는 건전하고 정의로운 원칙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상대방의 나쁜 정치제도 또는 악한 지도자 때문에 온갖 악한 일들이 터져 나온다는 식이다.

이러한 인식에 기반하면 해결책이 손쉽게 준비된다. “나쁜 나라 또는 사악한 지도자들을 제거하라!” 또한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것은 국제적인 도전에 직면하여 일반대중의 지지를 과시하는 속도전의 방식으로, 악한 짓을 벌리는 것이 상대방의 속성이라고 몰아붙이면 된다.

불행하게도 모든 대결의 원인을 상대방의 국내적 속성에 기인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우선 대결이 일차적으로 상대국가의 체제라는 속성에 나온 것이라면, 장기적인 해결책은 체제를 전복하기만 하면 된다. 타협과 협상, 공존공영, 상호이익을 위한 광범한 협력 등을 거론할 근거가 사라지면서 차후에 잠재적으로 엄청난 재앙을 불러오게 된다. 상대방 역시 우리의 본질을 위협이라고 인식하게 되면 죽을 때까지 투쟁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인 셈이다.

단위-수준(unit-level)이론이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미중 경쟁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광범한 구조적 요인들이다.

일단 강대국인 양국은 국제적인 기구들 속에서 전면적으로 격돌을 마주하게 된다. 왜냐하면 서로가 상대방에게 잠재적인 위협인 까닭에 서로가 상대방을 짜증스럽게 바라보면서 상대방의 이익을 위협하며 자신이 보다 많은 것을 확보하려는 동시에 상대방의 능력을 축소시키려고 갖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서로가 상대방이 자신의 안보와 번영 그리고 국내적 생활방식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온갖 기법과 성공의 수위를 다양하게 변화시키면서 서로를 견제하여 갈 것이다.  그리고 서로가 상대방의 미래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최근 외교정책의 변덕에서 충분히 지켜보았듯이, 모든 영역에서 패권을 향해 양보없이 경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상대방에게 가하려는 서로의 전략적 목표의 불일치(비양립성)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지정학적 조건에서 부분적으로는 지난 세기의 사건경험을 통하여, 긴장의 상황은 더욱 확대되어 간다.

한가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의 지도자들은 가능한 이웃국가들과 안전하게 지내길 바라는 것이고, 같은 배경으로 과거에 미국이 서구의 지역에서 몬로 독트린(고립주의)을 공식화하고 강화해온 행적이다. 북경당국은 주변국가들에게 자신들의 일당 국가자본주의를 강요할 필요가 없으며, 모든 주변국가들이 각자의 이해에 전념하기를 바라면서 그들에게 심각한 일체의 위협을 가하길 원하지 않는다.

그러한 목표를 향하여, 중국은 미국이 중국 주변에서 철수하여 미국의 군사력에 대해 위협을 느끼지 않거나 일부 주변국들이 미국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이러한 바램은 비현실적인 것도 아니고 비합리적인 것도 아니다. 어느 국가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상대방이 군사력을 주변의 여러 국가들과 연합하여 배치하는 것을 좋아하겠는가?

한편 미국은 아시아에 잔류해야 할 이유들을 가지고 있다. J. Mearsheimer와 필자가 여러 번 언급하였듯이, 중국이 아시아에서 지배력을 확장하는 것을 봉쇄하는 것이 미국의 안보를 강화하고 중국으로 하여금 국내 현안에 집중하도록 강요하면서 세계를 향해, 특히 미국의 인접 지역에, 힘을 과시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이런 전략의 논리는 역으로 중국이 자유질서를 유지하고 미국이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를 도입하려 한다고 가정해도 유효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행하게도 제로-섬의 대립이다. 누구도 상대방을 제압하지 않고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없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 간에 진행되는 경쟁의 근본 구도는 개별적인 지도자의 성향이나 체제의 성격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강대한 양국이 추구하는 힘의 배분과 이에 상응하는 전략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물론 경쟁의 강도에 미치는 영향과 상대방에 가하는 기량과 관련하여, 정치상황과 개별적인 지도력이 전혀 무관한 것은 절대 아니다. 지도자에 따라 수반되는 위험을 감수(또는 회피)하려 할 것이며, 현재의 미국인들은 무능한 지도력이 펼치는 고통스런 현장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거나 국내적 상황이 급변한다고 해서 미중 관계가 가지는 본질적인 경쟁의 성격이 따라서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 내의 진보진영과 수구집단 모두 잘못하고 있다. 전자는 중국은 미국에 대하여 대단한 위협을 가하지 않을 것이며, 적당한 타협과 능란한 외교를 결합하여 대응하면 새로운 냉전이 야기시키는 격돌의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필자는 능란한 외교관의 자질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이것만으로 강대국 간에 힘의 배분과정에서 발생하는 치열한 경쟁을 예방하는데 충분하다고 믿지 않는다.

트럼프가 그가 주도하는 통상전쟁에서 언급하였듯이, 참모인 강경파들은 중국과 경쟁이 승리하기 쉽고 편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더욱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미중의 경제관계에 대한 단절(decoupling)을 시도하며,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는 한편, 미국과 같은 민주주의를 과시하면, 궁극적으로 중국의 공산당체제를 종결시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기의 행동에 따르는 명백한 위험과 비용을 차치하더라도, 이들은 중국의 취약점을 과장하고 미국이 지불할 비용을 과소평가하며, 중국과 치를 십자군 전쟁에 다른 국가들이 흔쾌히 가담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가정하고 있다. 중국의 주변국가들은 중국에게 지배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미국과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지만, 한편으로는 폭력적인 대결의 장에 말려들기를 결단코 원하지 않는다.

또한 중국이 민주적으로 변한다 해서 자신의 이해를 방어하는데 소극적이며 미국의 종속적 지위를 항구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믿은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

그렇다면 현재 국제정치의 구조적 관점이 제기하는 내용은 무엇일까?

첫째로, 세계가 장기적 변화의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천재적인 전략이나 돌출적인 사건으로 현재의 경쟁구도가 해결될 수는 없다. 최소한 가까운 장래는 아니다.

두 번째, 현재의 상황은 심각한 경쟁구도이며, 미국은 이를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 아마추어 수준의 책임자들과 국가보다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대통령을 내세워 야심적인 경쟁 상대자와 경합할 수는 없다. 당연히 앞선 군사기술에 투자를 해야 하고,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외교관 진영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에 더하여 아시아 동맹국가들과 충실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긴요한 까닭은 지역내의 많은 도움이 없이 단순히 미국 홀로 아시아에 영향력을 지탱할 수는 없다.

셋째로, 가장 중요한 일은 양국이 경계(boundary)를 가지고 때로는 경합을 하고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면서도, 미국과 중국의 이해가 중첩되는 주제에 대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진지하게 이해를 공유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후위기와 팬데믹 예방에 관한 것이다.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묵살하고 혼자서 모든 위험을 제거하고 미래의 위기를 예방할 수 없기 때문에, 워싱턴 당국은 중국이 넘어서는 안되는 레드-라인을 분명히 설정하고 중국에게 이를 이해시켜야 한다.

이 지점에서 단위-수준(unit-level)의 이론을 도입해야 한다. 양국은 경쟁을 하면서도 현재 여러 국제적인 기구들 안에서 심하게 얽혀 있기에, 이런 상황에서 경쟁관계를 어떻게 취급해야 할지는 각자의 국내 정치제도와 책임자(지도자)들의 역량에 달려있다.

필자는 현재 미국이 결코 밀리지는 않겠지만 일방적으로 우세하지도 않다고 판단한다.

출처: 포린포리시 on 2020-06-30.

Stephen M. Walt

하버드대학교의 석좌교수이며 국제관계학의 세계적 권위자이다

목, 2020/07/0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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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신 저작 “정치에서 도덕이 필요한가? Do Marals Matter?”을 위하여 1945년 이후 14명의 미국 대통령을 연구하는 동안에, 미국인들은 외교정책이 기본적으로 도덕적이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진정 의미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본 적(대가를 치른 적)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미국인들은 종종 자신들의 나라를 ‘예외적인 국가’로 여기면서, 민족적 단위가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자유에 기반한 사회의 개방적 사고와 방식으로서 자신들이 미국인이라는 것을 확인해 왔다. 그런데 현재의 대통령인 트럼프는 이러한 전통에서 벗어나고 있다.

물론 미국인들의 ‘예외주의’는 건국 시기부터 모순에 직면했다. 자유에 대한 화려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건국 헌법에 노예제도의 원죄를 삽입함으로써 남과 북이 연합하는 타협을 이루었다.

동시에 미국인들간에 외교정책에 있어 자유를 해석하는 입장이 서로 다르다. 일부에게는 미국의 ‘예외주의’는 때때로 국제법규를 무시하며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다른 민족을 지배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반대로 어떤 이들에게는 ‘미국의 예외주의’란 자유진영에 노력을 고양하여 세계를 보다 자유롭고 평화롭게 만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외부 침략의 위협에서 각국의 자유를 방어하는 국제적 법규와 조직을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는 취임연설에서 분명하게 ‘미국우선주의’를 선언하였다 “우리는 세계 다른 나라들과 함께 우정과 선의를 추구할 것이지만, 이는 각자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이 모든 국가의 권리라는 것을 확인하는 바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미국의 방식을 타국에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타국에게 모범을 보이는 방식으로 추구해 갈 것이다.” 그는 요점을 잘 정리했다. 즉 미국은 스스로 모범을 세워서 다른 나라들에게 영향력을 증대한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의 외교정책에는 개입과 성전수행(crusading)의 전통이 있다. 윌슨 대통령은 세계에 민주주의를 안전하게 구축하기 위해 외교를 추구했다. 케네디는 세계의 다원화에 미국이 기여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베트남에 1.6만 명의 군대를 투입하여 개입을 시작했고 그의 후임자인 존슨은 이를 56.5만 명으로 늘렸다. 같은 방식으로 조지 W. 부시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국가안보전략의 명분을 내세워 이라크에 대한 침략과 점령을 정당화하였다.

냉전이 종결된 이후에도 미국은 7번의 전쟁과 군사적 개입을 진행하였다. 그러면서도 레이건은 1982년의 연설을 통해 “총포로 건설된 제국은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는 스스로 모순된 주장했다.

상기와 같은 모순을 기피하는 것이 트럼프가 선호하는 정책의 특징이 되었다. 그는 시리아에서 군대의 개입을 제한했으며, 오는 대선 당일까지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를 희망한다.

미국은 두 개의 대양大洋과 상대적으로 약한 이웃들에게 둘러 쌓여 있으면서, 19세기 동안은 주로 서부개척에 집중하여 왔으며, 유럽이 중심이 되어 전개되는 국제적 분쟁에 말려들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경제적으로 세계제일의 대국이 되었고 힘의 균형을 깨뜨리는 제1차 세계대전에 개입하게 되었다.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인들은 유럽의 분쟁에 개입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믿으면서 귀에는 거슬리는 표현이지만 전통적인 고립주의로 다시 돌아섰다. 그러나 다시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졌고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과 후계자인 트루먼 등은 고립주의를 고수하는 것이 실제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대신 지도자들은 미국과 같은 거대한 국가는 ‘예외주의’라는 두 번째의 선택지가 있다는 것과 미국과 같은 거대한 경제대국이 국제적 공공선을 만드는데 앞장서지 않으면 누구도 이를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전후의 미국대통령들은 안보동맹, 다국적 기구들, 그리고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경제정책들을 수립했다. 70년이 지난 오늘 현재까지 미국정책의 기본이 되어온 ‘자유국제 질서’가, 중국 같은 새로운 강대국이 등장하고 민주주의 진영 내에 포플리즘이라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면서, 과연 타당한 것인지 회의가 생겨났다.

트럼프는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2016년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었고, 1945년 이후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질서에 반대하고 이에 함께하는 동맹을 무시하는 입장을 취하여 대통령 직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제적 이슈에 대한 시카고의 단체가 조사한 여론에 의하면, 미국인들의 2/3 이상이 대외지향적인 외교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민들의 주류는 군사적 개입을 반대하는 것이지 동맹들과 다자적 협력을 포기하라는 것은 아니다. 즉, 시민들의 여론은 1930대 식의 고립주의로 복귀하라는 것이 아닌 것이다.

핵심적인 질문은 미국인이 직면하고 있는 ‘예외주의’의 모순된 양면의 얼굴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지에 관한 것이다 – 무력개입이 없는 민주주의 확산과 국제적 기구들의 지원.

미국인들은 과연 군사적 개입과 성전을 수행하지 않고 민주주의의 가치와 인권을 확산시키는 것과 국제적 위협이 되고 있는 기후위기, 팬데믹, 사이버-공격, 테러리즘, 그리고 경제적 불안정 등을 대처하기 위한 국제적 규칙과 기구들을 만들어 가는 것을 동시에 해낼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트럼프의 미국은 2개의 전선 모두에서 실패하고 있다. COVID-19를 대처하는 싸움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핑계로 중국을 비난하고 WHO의 탈퇴를 거론하며 세계를 협박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많은 답변을 가지고 있겠지만, 특히 트럼프가 중국을 비난하는 이유를 다가오는 국내정치게임인 미국대선의 이슈로 악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팬데믹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고, 향후 COVID-19를 넘어서는 새로운 전염병의 발발도 예상해야 한다. 더구나 미국과 중국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온실가스의 40%를 배출하는 책임을 갖고 있으며, 누구도 독자적으로 국가안보의 위협을 해결할 수 없는 처지이다. 세계 양대 경제대국으로서, 미국과 중국은 경쟁과 동시에 협력의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저주스런 운명이다. 미국으로서는 예외주의라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포용하면서 국제적인 공공선을 함께 만들어 가야하고 인권 등 주요한 가치를 옹호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오는 대선을 치르기 전에 미국인들은 도덕이라는 가치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출처 : Project Syndicate, 2020.

Joseph S. Nye

하버드 대학의 석좌교수이자 소프트-파워의 개념을 도입한 저명한 학자이디. 최근 미국정치에 “정치에서 도덕이 필요한가? Do Moral Matter?’라는 저서를 출간하여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금, 2020/07/1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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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6.17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에 붙은 이상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서울 주요지역의 랜드마크 아파트들이 신고가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들리는가 하면, 풍선효과 탓에 파주나 김포 등에 위치한 아파트들도 투기의 대상이 돼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6년 연속 대세상승을 이어와 6년 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가격대에 도달한 상태다.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 쇼크가 실물경제에 쉽게 회복할 수 있는 상처를 입히는 중이다. 오를만큼 오른데다 미증유의 역병사태 탓에 실물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휘청대는 와중에도 서울 아파트 시장이 재차 꿈틀대는 이 기현상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서울 아파트값에 직접적이고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건 무엇보다 기존 재고주택의 출회량

서울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수다하지만, 가장 직접적이고 영향이 큰 요인은 기존 재고주택(신규 공급이 아니다)의 매물 출회량이다. 문재인 정부가 4번의 큰 부동산 대책들(2017년 8.2대책, 2018년 9.13대책, 2019년 12.16대책, 올해 6.17대책)을 연이어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기존 주택을 가진 사람들(특히 다주택자)이 자신들이 소유한 주택을 팔지 않고, 도리어 기존 재고주택 매매시장에 신규로 구매자들이 계속 유입되기 때문이다.

매물은 시장에 나오지 않는데 구매자들은 많으니 거래가 될 때마다 가격이 계속 치솟는 것이다. 그럼 기존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은 왜 주택을 팔지 않는 것이며, 할 말을 잃게 많들 정도로 비싼 주택을 추격매수하겠다고 덤벼드는 사람들은 도대체 왜 주택을 사려고 아우성일까? 당연한 말이지만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적어도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부동산대책들은 나름의 합리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내리누르는 힘이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그 대책들마저 취임 초기에 일괄투사된 것이 아니고 시차를 두고 축차적으로 투사되다 보니 시장을 내리누르는 건 고사하고, 기존 주택재고시장에 신규 구매자가 유입되는 걸 차단하는 것조차 버거웠다.

서울 아파트 가격을 하락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존 재고주택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가해야 한다. 즉 다주택자들이 투매의 선두에 서고 시세차익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조건의 1주택자들이 투매의 뒤에 서는 상황을 정부가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다.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게 만들 4종 정책패키지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다주택자들과 엄청난 시세차익을 누릴 1주택자들이 주택을 들고 가지 못하게 만들면 된다. 다주택자들과 시세차익을 충분히 누린 1주택자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을 4종 정책세트는 ‘보유세의 획기적 강화+1주택자 양도세 감면 폐지+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강화+임대등록사업자에 대한 특혜의 전면적이고도 소급적인 폐지’다.

먼저 특례와 공제를 대거 없앤 보유세 강화 장기 로드맵을 최대한 신속히 발표해야 한다. 예컨대 현재 실효세율 0.16%에 불과한 보유세 실효세율을 10년 내 1%수준까지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면 어떨까 싶다. 보유세 실효세율을 혁명적으로 높이기 위해선 보유세의 과표가 되는 공시가격의 현실화, 과세기준과 구간의 획기적 강화, 세율의 대폭 상향 등이 망라되어야 한다. 혹시 조세 저항이 우려되면 기본소득과 결합시켜도 좋을 것이다. 빠져 나갈 구멍이 거의 없게 설계된 보유세의 획기적 강화는 기존 주택 소유자들과 주택 구매희망자들의 기대수익률을 큰 폭으로 떨어뜨려 기존 주택 소유자들은 주택 매도를, 주택 구매희망자들은 매수 의사 철회를 각각 결심하게 만들 것이다.

또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의 기본원리에도 정면으로 반하고 투기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혜택을 폐지하여야 한다.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특혜는 똘똘한 1채를 비롯해 온갖 부작용의 온상이다. 이제는 실수요 1주택자라는 신화와 작별해야 한다. 1주택자라도 가격에 상응하는 보유비용을 응당 부담해야 하고, 양도차익이 발생하면 당연히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아울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지금 보다 훨씬 강화해야 한다. 다주택자들이 향유하는 양도차익은 최악성의 불로소득이다. 이런 최악성의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차익의 대부분을 정부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환수하는 것이 지극히 타당하다. 다만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 강화를 앞두고 5개월 남짓의 유예기간을 줘서 다주택자들이 시장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정도의 정책적 배려는 필요할 것이다. 끝으로 조세회피처와 투기의 소굴 역할을 하는 임대등록사업자에 대한 특혜를 전면적이고도 소급적으로 철회해야 함은 당연지사다.

자, 만약에 이 4종 정책패키지가 발표되고 추진된다고 가정해 보자. 다주택자들과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1주택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응당 보유 매물을 시장에 급매로 던지고 시장을 빠져나가려 아우성일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보유세 고지서가 날아오고, 5개월이 지나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강화가 시행되며, 1주택자도 양도차익을 온전히 사유화할 수 없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특혜의 대부분이 소급적으로 폐지될 판에 어떤 간 큰 소유자들이 소유 주택을 들고 가겠다고 마음을 먹을 것인가? 시세차익은 고사하고 손해를 볼 마당에 말이다.

시장에서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는 다주택자들과 시세차익을 충분히 누린 1주택자들이 던진 매물들이 눈사태처럼 시장에 출회되면 추격매수세는 눈 녹듯 사라지고,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시장이 펼쳐질 것이다. 시장의 기조는 완전히 바뀌고 대세하락이 시작되는 것이다.

 

투기꾼을 쫓을 것이 아니라 투기꾼이 발붙일 공간을 없애야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투기꾼들을 쫓아왔다. 그리고 불행히도 문재인 정부는 유능한 사냥꾼이 아니었다. 이제 문재인 정부가 할 일은 투기꾼을 쫒는 것이 아니라 투기꾼이 발 붙일 공간을 없애는 것이어야 한다. 파르티잔들을 소탕하는 최고의 방법은 파르티잔들을 직접 토벌하는 것이 아니라 파르티잔들이 운신할 촌락을 소개하고 양도를 끊으며 동선을 차단하는 것이다. 성벽을 굳게 지키고 곡식이 자라는 들을 태우면(堅壁淸野) 파르티잔들은 스스로 시들어 없어진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총선 압승을 통해 서울 아파트 시장에 매물이 눈사태처럼 쏟아지게 만들 4종 정책패키지를 입법화하고 추진할 힘을 지녔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의지다. 이번에도 문재인 정부가 서울 아파트 시장을 확실히 하향안정화시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몫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을 못잡으면 얼마 남지 않은 대선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음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월, 2020/07/1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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