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40호]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즉각 시행하라!
[월간경실련 2019년 11,12월호]
일상의 민주주의를 넓혀갑니다! “빠띠(Parti)”
씽(정승구) 활동가, 단디(황현숙) 활동가
Q. 빠띠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씽 ● 빠띠는 일상 곳곳에서 민주적인 삶을 위해 필요한 도구나 기술, 방법을 만들어서 시민, 시민단체, 공공기관 등과 나누고 있어요. 각 주체들이 조금 더 민주적으로 변하고 싶을 때 함께 일을 하는 거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 어떤 이슈에 관한 캠페인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플랫폼과 툴킷을 만들고 프로젝트를 같이 하고 있어요.
Q. 단체가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단디 ●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자유롭게 자기 관심사나 문제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알고 있어요.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더 건강한 정치구조, 민주주의가 작동할 때 해결될 수 있죠.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은 시민 개개인이 직접 참여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열어줬고요. 빠띠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방식의 소통과 협업 도구를 만들고, 우리 일상에 더 민주적인 문화가 확산될 수 있는 활동들을 합니다.
빠띠는 내부 조직 안에서 소통과 협업을 민주적으로 하기 위한 방식을 스스로 실험하고 있고, 그런 방식들을 정리해서 외부에 있는 다른 팀들도 해볼 수 있게끔 공개하고 있어요. 더 민주적인 세상을 만든다고 했을 때, 그 형태가 다양한데 그것들이 일어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민주주의 활동가 협동조합으로써 민주주의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슈 중심의 단체나 정당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씽 ● 어쩌면 디지털 기술로 인한 사회변화가 하나의 요인일 수 있는데, 지금 시대의 사람들과 시민들이 생각하는 민주주의가 예전의 민주화 시절보다 개념이 많이 발달했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것에 참여하고 싶고,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싶고, 의견을 내고 싶고, 반영되길 바라는 것을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고 있잖아요. 그것에 비해서 한국의 민주주의 문화라는 것은 마음에 비해서 경험이나 도구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혁신하는 게 저희가 하는 일인 것 같아요. 민주주의의 가장 이상적인 것이 권한을 나누고, 같이 책임지고, 공공의 것으로 같이 유지해나가는 건강한 공동체라고 하면, 아주 작은 일상의 공동체에서부터 한 국가까지 적용할 수 있는(혹은 기후 위기 얘기할 때 글로벌 공동체 얘기도 많이 하는데요) 빠띠는 거기서 통용될 수 있는 문화 같은 것을 만드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Q. 지금까지 활동을 통해 지켜본 변화나 성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단디 ● 빠띠는 2017년부터 서울시와 민주주의 서울이라는 시민참여 플랫폼을 만들어왔어요. 시범사업 기간을 거쳐 올해 본 사업이 진행됐는데, 단순한 청원이나 제안에 기관이 응답하는 방식의 일방향적인 소통을 넘어서 시민의 제안과 의견이 정책화될 수 있는 공론장으로 소통의 과정, 구조를 만들려고 했어요.
올 초에는 난임 부부의 주사 처방을 보건소에서 맞게 해달라는 제안에서 시작된 토론에 5천 명이 넘는 시민이 의견을 남겼고, 서울시는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정책을 새로 만들고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논의의 장을 열었어요. 여름에는 재건축 시 길고양이 보호조치를 만들어달라는 제안으로 토론을 열었는데요. 동물권 보호 정책 강화와 맞물려서 시의회에서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시도와 연결이 되기도 했어요. 이 두 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기존의 공무원 입장에서는 서울시가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를 자꾸 해결해달라고 요청하는 민원인 거예요. 그런데 이 제안이 ‘민주주의 서울’에 들어와서 5천 명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남기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더 많은 토론이 열리게 됐어요. 그래서 이게 몇몇 당사자들의 민원을 넘어서,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우리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여, 실제로가능한 방법을 찾은 결과를 낳았거든요.
저는 시민참여 플랫폼을 통해서 시민들이 자기 일상에서 고민하는 문제들을 얘기하고, 참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경험을 했다는 게 참 중요하다고 봐요. 서울시라는 행정 기관이 많은 일을 하지만, 시민들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고, 소통이 필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시도한다는 게 중요한 거 같고요. 시민과 기관 모두 새롭게 경험하는 과정인거죠.
빠띠는 그 과정에서 여러 주체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목소리를 연결하고, 시민의 관점에서, 행정의 관점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지점이 어딘지 찾아보고, 각각의 다양한 의견들이 어떤 맥락에서 나오고 어디서 모일 수 있는지 계속 조정하며 만들어가요. 그 과정을 플랫폼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는 역할도 하고요. 최근에 이런 플랫폼들이 지자체마다 많이 생기기도 했고요. 빠띠로 어떤 고민으로 어떻게 운영했는지 물어보는 문의가 많이 와요. 그런걸 보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느끼죠.
씽 ● 앞으로 만들 변화가 좀 더 많을 것 같아요. 최근에는 빠띠가 이야기 하는 이슈 커뮤니티나 시민주도 캠페인을 본인의 현장에도 만들고 싶다고 연락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처음 시작할 때는 조금 낯설어 하는 분위기였는데 최근에는 즐겁게 협업하는 곳들이 늘어난 것 같고요. 그만큼 저희 팀도 커지고 있어요. 이런 변화도 성과라고 생각해요. 문화나 인식이 바뀌고 있는 느낌이지요.
Q. 빠띠는 기존에 운동을 하는 단체와도 다르고, 포털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토론장과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단디 ● 제가 생각했을 때는 활동가 중심보다는 참여자 중심의 기획, 참여자 중심의 활동이 차이인 것 같아요. 기존의 시민단체은 보통 활동가가 전업으로 그 이슈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성명서도 쓰고 하잖아요. 빠띠가 함께하는 활동은 시민 개인이 가진 고민이나 해결하고 싶은 문제, 자기가 관심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하고 싶은 만큼,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참여하고, 변화를 일으키는 거죠. 그런 점에서 다루는 주제나 결과물은 크게 차이가 없을 수도 있는데 그 과정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빠띠는 법적으로는 사업자 대표가 있지만 실제로는 대표의 결재라인을 따라 움직이는 시스템이 아니거든요. 조직의 필요에 따라 조율하기는 하지만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고, 합의를 통해서 의사결정을 하고, 역할 중심으로 일을 나눠요.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를 계속 해서 논의하고 정리하며 수정하는 과정들을 반복하죠. 그런 점에서 조직 내부의 민주주의와 외부로의 연결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씽 ● 디지털 플랫폼 관점에서 보면 빠띠라는 조직이 소유한 것이라기보다는, 공공의 것으로 만든다는 면에서 다르다고 생각해요.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플랫폼의 정책이나 규칙 같은 것도 참여자들과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을 거라고 보고요. 이런 것은 일반적인 기업 소유 플랫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점이죠. 빠띠는 민주주의를 위한 공공재를 만드는 팀이라는 것을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런 공공재를 만든다는 목표를 디지털 플랫폼과 문화적인 것을 정리한 툴킷 등에 적용하고 있구요.
Q.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단디 ● 저희는 디지털 기술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계하거든요. 사실 온라인에만 갇혀있는 건 없어요. 필요하면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캠페인도 해야죠. 문제에 따라 적절한 방식이 다를 뿐이에요. 근데 처음 기획단계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왜 연계해야 되는지, 어떻게 연계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공감을 얻는 것이 좀 어려워요. 민주주의 서울을 기획운영하면서 다른 정책 부서들과 협업할 일이 있는데, ‘그냥 사이트에 올리면 되지 않아요?’라고 이야기해요. 근데 그렇지 않거든요. 참여 플랫폼이라고 온라인에 열어둔다고 토론이 일어나지 않죠. 온라인 참여가 어려운 사람들도 있고, 이런 플랫폼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고요. 기술적으로 충분히 사람들의 의견을 담아낼 수 없다면 오프라인 토론회를 열 필요도 있지요. 반대로 오프라인에서 사람이 많이 모였다고 충분히 토론이 이뤄지고, 의견을 모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마찬가지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과의 연결이 필요할 수 있어요.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가야 되는데 마치 다른 세계인 것처럼 생각하기도 하죠. 실제 해보기 전에는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하나는 공통의 상황이기도 한데 참여의 주체가 되어야 할 시민들이 너무 바쁘고 힘들죠. 그래서 저희가 지향하는 단계가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있다고 했을 때, 한 번에 10단계를 바라지는 않고 한발씩 나아가려고 해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민참여가 어려운 상황이죠. 저희가 갖고 있는 디지털 도구들이 이런 상황을 좀 더 쉽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어려움인 동시에 해결방안이기도 해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활동계획과 그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달라지길 바라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단디 ● 민주주의는 정치인이나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 시민의 참여를 통해 만들어지죠. 공공재와 자원을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활용하는데 필수적인 기술이기도 하고요. 자원을 활용하는 일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면, 소외받는 이들이 더 적어진다면, 이 세계가 더 풍요로워질 수 있겠죠. 모두의 기여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요. 빠띠가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기술을 만드는 이유에요.
요즘 플랫폼이나 공유경제, 커먼즈 같은 논의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빠띠는 민주주의에 있어서도 기반이 되는 공공재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왔어요. 빠띠가 만들어온 툴킷과 디지털 플랫폼을 오픈소스로 공개해오기도 했고요. 훈민정음이 일상적으로 쉽게 소통하고, 많은 이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준 것처럼, 디지털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며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려고 해요. 협동조합이라는 형태를 통해서 빠띠의 활동에 관심을 가진 더 많은 시민이나 조직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 빠띠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홈페이지 : https://parti.coop/
-페이스북 : www.facebook.com/PartiUnion/
[월간경실련2019년 11,12월호]
청년만의 생존이 아닌 모두의 공존을 꿈꾸는 “민달팽이유니온”
최지희 위원장
Q.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희는 청년들의 집 이야기, 방 한 칸 가진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방 한 칸도 가지지 못한 세입자도 되지 못한 청년들의 이야기, 세입자로 살아가는 청년이면서 여성, 비혼, 대학생, 취준생 등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모인 단체고요. ‘달팽이도 집이 있는데 청년들은 몸 둘 곳이 없다. 민달팽이들 좀 모여보자’ 하면서 모이게 됐습니다. 청년주거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저희가 청년주거 단체라고 맨날 말하면서 청년, 주거, 청년주거 이렇게 항상 보고 있거든요. 주거에만 한정되지 않은 청년들의 삶이라는 것이 있고, 청년에만 한정되지 않은 주거의 이야기가 있고, 그런 것들이 중첩되어서 나타나는 청년 주거라는 문제가 생기는거죠. 이런 것들을 풀기 위해서는 분야를 나누지 않은 청년의 삶도, 그리고 세대를 나누지 않은 주거권도 봐야 돼요. 그래서 보편적인 시민권에 대한 것을 주창하는 창구로서의 청년, 보편적인 주거권을 이야기하는 창구로서의 주거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하는 일은 제도 개선을 위한 것들, 그리고 세입자 네트워킹, 교육, 상담 같은 것들 하고 있어요. 그리고 청년들에게는 집을 준 전례가 없다고 해서 그 사례 한번 만들어보자 하고 주택협동조합이라는 방식으로 집을 공급하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도 생겼어요. 지금 달팽이집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10채에 150명 정도 있습니다.
Q. 교육이나 상담은 어떤 것들을 하고 있나요?
A. 우리가 역량을 갖추어야 될 것들이나 도움이 필요한 것들을 주로 교육과 상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 달팽이집도 그렇고, 이렇게 모이게 된 게 모두 다 이런 일을 겪고 있잖아요. 술자리 안주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제 사회에서는 전혀 이야기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주거권 교육도 하고 있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계약서 쓰는 법, 집 구하는 법도 교육하고 있어요. 그리고 주거정책도 누더기처럼 많으니까 전혀 감을 못 잡는데 이런 정책들이 있고, 어떻게 하고, 이 정책의 기저에는 이런 맥락이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 우리가 맞춰나가야 된다고, 같이 이야기하는 교육도 하고 있고요. 협동조합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살기 위해서 앉으면 막 크레파스로 그리는 거죠. 내가 살아왔던 집, 살집 같은 것도 이야기하고, 같이 살면 무조건 갈등이 생기는데 이 갈등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런 것들도 하는 다양한 범주의 교육이 있습니다.
Q. 단체가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먹고사는 게 너무 빡빡하고 힘든데 아무 데도 이야기할 곳이 없으니까 그런 친구들 한번 모여보자고 해서 모인 것 같아요. 제일 처음에는 대학생들의 주거권으로 시작하긴 했어요. 근데 대학을 안 가도 이 문제를 안 겪는 게 아니고, 한때라고 생각했던 대학생을 지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들을 보잖아요. 그래서 대학촌에 취업한 직장인들도 다 있죠. 그런 것들을 볼 때 집 문제라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봤어요. 그러면서 점점 확장이 된 거죠. 한 대학의 문제가 아니어서 여러 대학이 모였는데. 대학생들만의 문제도 아니었던 거죠. 그래서 애초에 민달팽이유니온이라고 이름 지었던 것도 단숨에 풀릴 문제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고, 이 이슈로 계속 활동을 해보자는 목표로 하긴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점점 확장되면서 더 넓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Q. 지금까지 활동을 통해 지켜본 변화나 성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가장 크게는 단체가 아직 살아남은 것이에요. 옛날에는 다 자기가 아르바이트한 돈으로 활동을 했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다만 얼마라도 회원분들이 모아주시는 회비로 조그마하게라도 사무실도 있고, 인건비도 나가고 있어요. 살아남아서 이 이슈를 끌고 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인 것 같고요.
진짜 중요한 성과는 청년 문제가 더 이상 낯선 이슈가 아니잖아요. 여기저기서도 다 청년을 이야기하고, 청년주거를 이야기하는 게 가장 큰 거 같아요. 그전에는 사실 청년주거라고 이야기를 해도 ‘청년=대학생, 대학생=재학생’이었어요. 근데 사실 우리는 휴학도 해서 뭔가 해야 되고, 졸업유예도 해야 되는데 이런 대학생의 상황을 전혀 몰라서 항상 이야기할 때, 말이 안 통했단 말이죠. ‘젊을 때는 다 사서도 고생을 해, 그때는 잠깐 그래’라고 하는 사람들이 행정을 하고 있고, 정치를 하고 있고, 저희가 주거 이야기를 하면 ‘장애인보다 힘들어, 노인보다 힘들어’라는 식으로 없는 사람들끼리의 경쟁을 붙였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청년주거라는 이름으로 여러 가지 정책들이 나오고 있죠. 그런 면에서 어쨌거나 청년주거라는 위상을 가지게 된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봐요. 이전에는 민원인 정도로 취급받는 것 이상이 안됐던 것에서 이제는 청년주거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모여있고 하니까 동등한 당사자로서, 전문가로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고,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피드백이 오고 가죠. 이게 되게 크다고 생각해요.
Q. (경실련을 비롯해서) 기존에 전통적인 방식의 운동을 해오던 단체들이 있습니다. 그 단체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기존의 시민사회활동이라고 하는 것들은 큰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민주주의, 통일, 민족 같은 것들. 그것들이 참 중요한 시기였죠. 그것으로부터 쟁취한 민주주의의 토양으로 자라온 지금의 청년세대들이 이 유산을 받아안고 자라와서 앞으로 나아갈 때인 것 같아요. 크게는 일상 속의 민주주의가 익숙하고, 그런 것들이 되지 않은 것에 문제점을 느끼는 것들을 주거문제, 청년문제라고 바라보는 것 같아요.
청년주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사람들한테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간인 게 저희의 중요 포인트인 것 같아요. 무슨 말이냐면 집 같은 경우만 해도 불평등이 심화되고, 공동체의 붕괴라는 것이 이야기되고 있죠. 그런데 자본주의, 경쟁주의 같은 게 있으니까 사람들이 모두 문제를 겪고 있는데, 이걸 밖에 나가서 말을 못 하는 거예요. 일단 만나면 자기소개할 때도 나이 말하고 어디 다니고 뭘 하고 이런 것들부터 하잖아요. 근데 그런 것들이 너무 넌덜머리가 나있다는 말이죠. 그런데 내가 있는 그대로 나를 보여도 되고, 내 이야기를 해도 안전한 공간이라는 게 저희 단체의 중요한 정체성인 것 같아요. 가장 크게 느끼는 어려움이 청년으로서 살아가는 지금의 이야기, 집 이야기인거죠. 그런 부분이 다른 단체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희 단체의 중요한 점인 것 같아요.
Q.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탄탄한 기반이 없는 것이 가장 힘들죠. 우리나라 자체의 NGO, NPO 영역이 저평가 되어있고, 물적 토대가 없는 것들이 너무나 강력하죠. 그래도 저희는 다른 단체에 비해서는 나을 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 청년세대 안에서는 이런 기반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것들은 그저 좋은 가치, 보람 이런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실제로 단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지금 같은 활동가의 처우로 단체에 유입되는 활동가들을 보장할 수 있는가‘라는 게 좀 고민이에요.
생활에서 내게 와닿는 문제를 푸는 것은 좋은데 결국에는 집 문제, 청년문제라는 것들이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로부터 곪아 터진 자리라는 거에요. 근원으로 파고들어, 해결하려면 너무 어렵고, 무거운 주제들인데 실제로 해결해야 되는 내용과 문제를 느끼는 사람들 간의 간극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가 고민이기는 해요.
또 최근에 청년주거가 많이 대두되면서는 청년주거라는 이름으로 정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사실 디테일을 뜯어보면 안 맞는 거죠. 예를 들어서 역세권 2030주택도 역세권에 청년들이 들어오게 살 수 있는 건 되게 중요한 이야기인데, 여전히 집을 사고파는 것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그대로 반영된 정책들인거죠. 역세권에 있는 시장을 건드리지 않고, 하고 싶으니까 이미 뻥튀기 된 시세에 대비해서 몇 퍼센트라고 해봤자 그게 무슨 의미에요. 그리고 대상도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청년의 기준이 대학생이던 것에서는 벗어났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일을 해야 되는 존재, 결혼을 안 하고 애를 안 낳아서 문제인 존재, 그걸 위해서 지원을 해줘야 되는 존재로 바라보는 거죠. 그러면 필연적으로 비혼여성, 퀴어커플 같은 존재들이 다 없어지잖아요. 그래서 ‘저기서 말하는 청년은 내가 아니구나, 나는 끊임없이 만족하지 못하는 2등 시민이구나’라는 것을 느끼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어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활동계획과 그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달라지길 바라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희 단체가 7,8년이 됐지만 사실 매년마다 앞으로 우리가 얼만큼 지속될 수 있을까가 고민이다 보니 시간의 단위가 달라요. 다른 곳들은 사람을 뽑으면 5년은 바라보는데 저희는 단체가 5년 후에 있을지 없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단체 내부적으로는 장기적인 계획을 담보할 수 있는 것들이 목표이고, 그 기반으로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일구는 것들, 내부 시스템, 조직문화 같은 것을 갖추는 것이 목표에요.
구체적 사업의 활동 방향으로는 결국 청년이라고 대표되는 표상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에요. 나이도 중요할 수 있지만 거기에 우리가 담고자 했던 가치인 평등, 다양, 안전, 안정 이런 것들을 다른 넓은 연대를 통해서 담아 가는 거죠. 그래서 청년이라는 것으로 대표할 수 있고,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다른 소수자들과 연대하는 게 너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사업 방향에서도 다양한 소수자들을 우리가 어떻게 대변하고, 같이 갈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어요.
또 하나는 활동을 몇 년 하면서 계속 주거권을 이야기 해왔는데, ‘이게 정말 우리 사회에서 가능할지 상상해보았는가’라는 점에서 요새 좀 달라진 것 같아요. 그전에는 이게 100년 뒤에나 될까 했는데 요새는 작년에 토지공개념 이야기가 나온거라던지, 종부세 논란이 나온거라던지, 최근에 분양가상한제가 나온거라던지. 너무 필요했던 것들이지만 언급조차 안될 것 같은 것들이 다시 나오고 있잖아요. 물론 결과는 다시 실망스러운 방향으로 갔지만, 그런 주제들이 계속 올라오는 것들을 보면, 주거권 운동을 좀 더 절박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그나마 조성된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점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우리 시민사회계가 주거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에서 작은 역할을 해볼 수 있겠다는 것이 내년 목표고요.
마지막으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수많은 죽음들이 있잖아요. 근데 청년들의 문제는 서서히 스스로를 안으로 죽여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그런 고통에 너무 무심하고, 무심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이 드는 거예요. 너무 마음이 아프잖아요. 근데 거기서 내가 무력하고 할 수 있는 게 없고, 그럼 그것에 무뎌지는 수밖에 없는 거죠. 얼마 전에 어디서 봤는데 인류가 멸망이 무서운 것은 멸망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얼마나 잔인해질지가 무서운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가 그런 것 같아요. 청년이 나타났을 때도 ‘너네가 뭐가 힘들어 우리 때는’과 같은 말들이 계속 왔다 갔다 하잖아요. 그래서 불행 경쟁으로 서로를 끌어내리는 게 아니라, 다른 세대에 대해서도, 다른 처지에 대해서도 ‘아 나도 참 힘들지만, 너는 이런 것 때문에 힘들구나,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것을 돌아볼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것에 있어서 아주 강력하고, 핵심적인 요소가 집을 둘러싸고 있는 제도들이고, 저희 활동이 그런 부분을 고치는 것에 하나의 새로운 동력이라고 생각해요.
*민달팽이유니온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홈페이지 : www.minsnailunion.net
-페이스북 : www.facebook.com/page.minsnailunion/
[월간경실련 2019년 11,12월호]
우리사회의 30년을 생각해 볼 책
글 조진석 책방이음 대표
[당신과 나를 이어줄 ㅊㅊㅊ]은 책방이음의 조진석 대표가 추천하는 ‘책 소개 코너’입니다. 책방이음은 시민단체 ‘나와우리’에서 비영리 공익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서점입니다. 2009년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문을 열었으며, 우리 사회를 밝게 만드는데 수익금을 써왔습니다.
경실련을 창립된 지 30년이 되었다고 해서, 198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사회에 대해서 발언하는 분들이나 중요한 이슈에 대한 책을 고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성공회대 사회과학부에 있는 김동춘 교수의 책을 골라보았다. 김동춘 교수는 박사과정생일 때부터 논문이나 짧은 글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사회적인 발언을 했다. 보통은 20대에 전임교수가 아닐 때, 패기롭게 사회현실에 대해서 발언하고, 행동으로 옮기다가 점점 더 보수화되고, 사회적인 발언이 줄고, 논문이나 전문서를 써야 되는게 본인의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김동춘 교수는 지금도 사회적 발언을 이어오고 있고, 최근에는 페이스북을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그곳에 쓴 글들과 기존에 썼던 칼럼을 모아서 책을 냈다.
경실련을 창립하던 89년의 이슈는 아직까지는 민주화였다고 생각한다. 노태우 정권이 92년에 마감하기 때문에 그 무렵은 군부독재의 마무리 국면이었고, 그러다보니 민주화라는 큰 틀에서 사회가 격동을 치던 시기였다. 93년부터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슈들이 훨씬 더 커졌던 것 같다. 제도로서 국민들이 국민의 대표를 뽑는 제도가 안착되었다고 생각했고, 군에서 군사반란이나 쿠데타로 정권을 잡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민간국민의 주권이 보장된 상태였다. 지난 25년 동안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한 과제를 갖고서 정책적인 실험을 했지만 아직까지 미진하고 사회개혁에는 이르지 못했다. 정치개혁에 있어서 여야의 교체는 틀이 잡혔지만, 경제•사회적인 면에서는 훨씬 더 편차가 커졌다. 경제적으로도 절대적인 빈곤층을 줄었다고 하지만, 상대적인 빈곤층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차이의 정도도 커졌다. 그래서 이제 교육은 계급 재생산의 도구로 자리잡은 것 같고, 새롭게 창업으로 재산을 축적 한다거나 새로운 기술을 통해서 부를 창출하는 것이 너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 같다.
이렇게 꽉 막힌 사회에 대해서 보통의 사회학자들은 분석을 하는데 머무는데, 김동춘 교수는 적극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책 제목처럼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할지 본인의 논지를 펴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의 사회, 교육, 정치, 정의, 노동, 역사 등을 꼭지로 묶어놓았다. 현재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종합적으로 진단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경실련 30주년을 축하하면서 앞으로의 과제도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추천했다.
경실련을 출범했을 때 굉장히 새로웠던 것은 ‘시민지식인’이 출현했다는 것이다. 그 뒤에 참여지식인 같은 얘기들이 나오지만, 보통 학계에 있는 지식인은 정부쪽이라고 생각했는데, 지식인이 경제정의에 대한 시민단체를 결성해서 정책적인 부분을 제안했던 것이 굉장히 신선했다. 이전의 거리에서 하는 투쟁이 아니라, 정책적 이슈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정부와 다툰다는 것이 새로웠다. 그런 흐름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던 게 경실련의 출범과 함께라고 본다.

이번에 소개할 <지민의 탄생>은 제목 아래에 ‘누구를 위한 지식인가, 지배지식동맹 vs 시민지식동맹’이라고 쓰여 있다. 여기서 지배지식동맹을 친정부적인 정부용역을 하거나 본인의 연구결과와 다르게 요구받는 결과를 바탕으로 지식을 생성하는 그룹이라고 얘기한다면, 시민지식동맹이라는 것은 본인의 연구 결과로 볼 때, 국가나 시장과 괴리된다고 해도 그것이 사실이기에 밝히고자 했던 지식인의 운동을 얘기한다.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황우석 사태다. 당시 황우석이 과학계에 가진 헤게모니가 있어서 과학자들도 적극적인 반대가 쉽지 않았다. 과학자들이 인터넷의 소통경로를 통해서 사실이 아닌 것뿐만 아니라, 반윤리적인 것에 대해서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며 황우석의 연구 결과들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황우석 교수 지지자들과 시민지식인 간의 충돌이 컸다.
두 번째는 4대강 사업이다. 4대강 사업은 ‘이게 운하냐, 아니냐.’ ‘농업용수를 비롯해서 강을 되살리는 사업이냐, 강을 파헤쳐서 강의 생명력을 끊는 사업이냐’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 사업에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용역도 많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한 사업도 많이 진행되었다. 또 국가적인 의제가 되다보니 이견을 표현했던 사람들이 정부 사업에서 배제되고, 반정부적인 집단으로 매도되는 상황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일부 연구자 그룹에서는 적극적으로 발언했다. 당시에 사업을 막지는 못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그당시의 나온 사실들이 거짓임이 많이 드러났다.
세 번째는 광우병인데 광우병의 진실이 어느 정도 밝혀졌는지는 고민을 해야 되지만,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여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는 적극적으로 발언 하고, 본인의 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를 제시했던 수의나나 과학자 그룹에 대해 중요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삼성 백혈병 관련해서 반올림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했다. 삼성은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썼던 위험물질로 인해 백혈병이 유발될 수 있다는 인과관계를 부정했다. 그리고 기업의 비밀이라며 물질에 대해서도 공개를 거부했다. 기업의 엄청난 자본으로 이 문제를 덮고자 했으나, 반올림이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인과관계를 밝히고자 노력했기 때문에 삼성과 피해자분들의 화해가 가능했다고 본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문제를 풀었어야 했는데, 국가의 의료인력이 연구나 조사가 엄밀히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책에서 ‘대항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조직되어서 백혈병을 유발한 사실을 밝히는 것에 공헌이 컸다.
책에 나오는 지배지식동맹이 단지 정권만이 아니라, 헤게모니를 갖고 있는 집단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은 지배지식동맹이 가진 단일적인 헤게모니에 균열을 내서 또 다른 헤게모니를 추구하기 보다는 시민들을 위한 지식을 만들기 위한 헌신적인 노력을 한 사람들과 사건들에 대한 중요한 기록이다. 그래서 지민의 탄생이라는 이름을 쓴 것 같다.

이 책은 2016년 5월, 강남역 살인사건이 준 충격과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한국사회의 내재적인 부분에 대한 페미니즘 학자들의 연구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여성들이 늘 노출되어있고, 여성이기 때문에 겪은 여성 살인에 가까운 경험들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성들이 잠재적인 살해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사회이기 때문에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강남역에 많은 여성들이 포스트잇을 붙였고, 현장에 가서 슬픔과 분노, 통감하게 되었다. 그 뒤에 여성들만의 시위, 집회 등도 결성되었고, 소라넷 폐쇄 운동, 미투 운동, 낙태죄 폐지 운동, 불법촬영과 편파수사에 대한 것들, 탈코르셋 운동, 스쿨 미투 같은 것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들이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에 사회적인 논쟁의 장으로 나온 이야기들이다.
책에서는 사회에서 여성혐오와 페미사이드(여성살해)가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여성에 대한 폭력이 다른 혐오와 어떻게 다른지, 경찰이나 언론에서는 ‘묻지마 범죄’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여성혐오에서 나온 여성 살해로 이어졌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직시하자는 얘기가 담겨있다. 또 하나는 언론이 페미사이드 문제나 탈코르셋, 스쿨 미투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온라인으로 매체의 소통경로가 커지면서 여성들에 대한 공격과 혐오가 오히려 더 증식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이 책은 현재 한국 여성들이 페미사이드의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구조와 현상을 꼼꼼하게 11편의 글로 묶은 책이다.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담았는데, 이것은 여성만이 아닌 남성들이 귀를 열기를 바라는 강한 요청이라고 생각한다. 30년 전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잠재되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나오지 못했는데, 30년이 지나서 도달한 지점이 여기까지다. 마지막에 보면 ‘STOP Killing Women’이라고 ‘여성을 죽이는 것은 더 이상 안된다’는 구절로 마무리 짓는 것 자체가 2019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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