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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의 식탁이 위험하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바다 방출 막아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바다 방출을 막아라
최경숙(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
설 명절을 앞둔 요 며칠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소식이 일본으로부터 전해졌습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발생하고 있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11만 톤의 처리 방안을 찾지 못하고 이를 바다로 방출할 예정이라는 소식과 그 중 약 300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지속적으로 누수 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2년 만에 파악했다는 것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96798" align="aligncenter" width="640"]
그린피스가 지난해 10월 촬영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모습. 방사성 오염수를 담고 있는 푸른색 저장탱크들이 발전소 부지 안쪽에 늘어서 있다. 사진:그린피스 제공[/caption]
우리가 잊고 있었을 뿐 그다지 새로운 소식은 아닙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8년 가까이 지났지만 지금도 방사성 오염수는 태평양으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2011년 3월 11일 폭발했던 3개의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를 냉각시키기 위해 지금도 매일 210여 톤 이상의 냉각수를 주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입된 냉각수는 핵연료와 직접 닿아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되어 원자로 지하와 터빈 건물에 스며들어 주변을 흐르는 지하수와 섞이며, 엄청난 양으로 불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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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바다 쪽에 위치한 탱크에서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물이 2년여 전부터 새어 나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NHK[/caption]
도쿄전력은 방사성 오염수가 바다로 직접 방류되기 전에 펌프로 퍼낸 다음 핵종제거설비로 62종의 방사성핵종을 걸러 낸 처리수를 부지 내 탱크에 저장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저장탱크에 담기는 오염수는 일부일 뿐 지하수와 섞여 바다로 흘러나가는 방사성 오염수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게다가 오염수를 보관하는 저장 탱크마저 지속적 누수 사고를 내고 있어, 안전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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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오염수를 담고 있는 탱크/동경신문[/caption]
도쿄전력은 그동안 저장탱크 속 방사능 오염수에는 다른 핵종은 없이 삼중수소만 존재하는 것처럼 말해왔지만, 지난 해 8월 후쿠시마 주민공청회에서 방사성오염 처리수에 삼중수소는 물론 세슘137과 스트론튬 90, 요오드 131 등 여러 방사성 핵종이 포함되었다고 실토했습니다. 또한 전체 방사성 오염수 94만 톤 가운데 89만 톤을 분석한 결과 무려 75만 톤이 방사능 방출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그 중에서 스트론튬90은 기준치의 2만 배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이런 심각한 방사능 오염수를 희석해서 바다에 버리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바다에 방사성오염수를 버리는 게 가장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또 다시 심각한 해양오염이 염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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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오염지도/동경신문[/caption]
일본 내의 상황을 보면 더 걱정입니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검사 항목과 검사체의 수를 축소하고, 25베크렐 이하의 방사능은 불검출로 처리하는 등 한국보다 느슨한 방사능오염관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여전히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있는 가운데 후쿠시마 앞바다에서의 조업 재개와 방사능 오염 지역의 농업도 재개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후쿠시마 현을 포함한 8개현의 수산물이 수입 금지되고 있고, 일본산 식품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1베크렐이라도 검출되면 반송조치 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안심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일본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했고, 1심에서 우리 정부는 패소했습니다. WTO 상소마저 패소한다면, 우리 식탁의 안전은 다시 흔들리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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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국민주권과 식탁의 안전이 위협당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일본 방사능 수산물 수입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우리 안전을 일본 정부에 기대할 수 없습니다. 도대체 우리 정부와 국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막아야 합니다. 방사능에 오염이 확인된 수산물 수입을 차단하는 한국 정부의 조치를 지켜내야 합니다. 시민들은 방사능 걱정 없이 수산물을 먹고 싶습니다.

지난 7월 5일부터 
ⓒ대전환경운동연합[/caption]
실제로 환경부의 ‘국가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남조류(7월30일 기준)가 세종보 6435셀, 공주보 1만 1275셀로 확인되었다. 반면 백제보는 약 6~10배 높은 수치인 6만2285셀로 수질예보제의 3단계인 경계단계에 해당된다. 폭염이 지속된다면 4단계인 심각단계 발령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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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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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 녹조 데이터[/caption]
녹조는 단순히 발생에서 그치지 않는다. 녹조에서 생성되는 마이크로시스틴 등의 독소가 하천에 축적될 수 있다. 이 독성분은 섭취될 경우 사람의 간과 소화기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또한 대규모 번성 시 하천의 용존산소량을 감소시킨다. 이에 따라 어류집단폐사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농업용수를 사용하는 농가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환경부는 백제보의 수문을 개방하지 못하고 있다. 인근지역의 수막재배 농가의 반발 때문이다. 2017년 6월 1일 수문개방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농민과의 협의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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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교에서 바라본 녹조 ⓒ대전환경운동연합[/caption]
수문을 개방한 세종보, 공주보는 2017년 같은 기간에 비하여 녹조가 확연하게 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수문을 열지 못한 백제보는 심각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써 수문 개방이 녹조를 해결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임이 증명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4대강에 녹조가 발생하면, 폭염과 가뭄 등의 기상이변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왔다. 하지만 단순히 폭염 때문이라면 세종보와 공주보에도 대규모 녹조가 발생해야 한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다. 대규모 녹조가 발생한 보는 수문을 열지 않은 백제보로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현장에서는 녹조에 대한 우려를 찾아보기 어렵다. 시민들이 녹조가 가득한 금강에서 배를 타며 물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
6일 휴가철을 맞아 백마강을 찾은 사람들이 충남 부여군 백마강에서 수상 레저를 즐기고 있다. ⓒ 김종술[/caption]
현재 녹조상태를 알려주는 곳도 없다. 환경부와 지자체는 홈페이지나 페이스북을 통해 쉽게 현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알려야 하지만, 현장 상황의 수치를 알기 위해서는 ‘물환경정보시스템’이라는 복잡한 사이트에서 접속하여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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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보의 녹조[/caption]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환경부뿐만 아니라 관계기관 모두가 녹조를 재난으로 인식하고 백제보의 수문을 하루 빨리 개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수문개방을 통해 금강의 수질을 개선하고, 4대강의 재자연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더불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녹조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지자체별로 현장상황을 게시하고 홍보해야 한다. 시민들이 녹조 위에서 수상스키를 타는 아이러니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새만금 해상풍력개발사업 조감도 ⓒ새만금개발청[/caption]
셋째, 반(反)에너지전환론자들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발언에 너무 신경 쓰지 않으면 좋겠다. 궁극에는 에너지전환의 진정성과 실력으로 승부하는 길밖에 없다. 여론조사에 나타나듯 국민의 마음은 이미 에너지전환으로 돌아섰다. “묻지마 탈원전이 경제위기의 원흉”이라는 어느 언론인의 독설 정도는 웃어 넘겼으면 한다. 원자력 발전은 기술적·경제적 대안이 없었을 때 중요한 전력 공급원이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방식은 달라지고 비중은 줄어들어야 한다. 현재와 미래 세대에 너무나 많은 비용부담을 지우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 원전이 서서히 경쟁력을 상실해 가는 현상은 이제 낯설지 않다. 뜻있는 원자력 전문가들이 에너지전환의 큰 틀에서 자신의 발전과 국가 기여를 고민할 줄 믿는다.
광복절에 생각해 본다. 에너지전환은 애국운동이다. 재생에너지는 안전하고 깨끗한 우리 에너지다. 석탄, 석유, 원자력 같은 전통 에너지원과 비교해 생산에 따른 부작용이 현저히 적다. 날로 경쟁이 격화되는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 에너지 효율 기술개발과 적용, 모든 경제주체의 소비절약 노력이 함께한다면 국가 에너지 경쟁력은 날로 높아갈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후손을 사랑하고 국토를 아끼는 세대의 모습이 아닐까? 3㎾짜리 가정용 태양광을 설치하신 부모님께 새삼스레 감사하다. (이 글은 8월 15일자 경향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녹조가 발생한 4대강 현장에, 케이블카가 들어서려는 설악산에, 방사능 오염 수산물을 막기 위한 기자회견장에,
기업에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유해 화학제품의 성분을 공개하라는 질의서에, 핵산업계에 맞서 에너지 전환을 주장하는 토론장에,
생명파괴를 막고 생태민주주의를 그리는 현장에는 언제나 환경운동연합이 있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그 이름 뒤에 바로 “회원님”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회원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2018년 회원확대캠페인을 준비하면서 모금전문가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후원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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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새의 위대한 비행 그리고 화성 갯벌
▲ 일 시 : 2018. 9. 5(수) ~ 9. 7(금)《2박 3일》
▲ 장 소 : 호텔푸르미르
▲ 주 관 : 화성시, 화성환경운동연합
▲ 주 최 : 화성시
▲ 후 원 : 환경부, 해양수산부, 문화재청, 환경운동연합,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참가신청 : 
©환경운동연합[/caption]
9월 2일 오전 11시 환경운동연합 전국 대의원 100여명은 경북 봉화군 석포면 석포리 소재 영풍석포제련소의 폐쇄 촉구행동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전날 안동에서 열린 전국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현장강연에 나선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국장은 “무려 48년간을 낙동강 최상류를 점령한 채 카드뮴, 비소, 납, 아연 등의 무시무시한 중금속과 아황산가스 등을 방출하는 21세기 한반도 최악의 공해공장 영풍제련소의 만행을 똑똑히 봐야 한다”면서 관련 자료들을 공개했다.
강연을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한 100여명의 대의원들은 영풍석포제련소 즉각적인 폐쇄운동에 돌입할 것을 결의하고, 다음날인 2일 오전 11시 영풍석포제련소 현장으로 이동하여 ‘죽음의 영풍제련소 낙동강을 떠나라’라는 대형 현수막을 펼치면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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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caption]
현장설명에 나선 영풍제련소봉화군대책위원회 신기선 회장은 “영풍이 48년 동안 얼마나 심각한 수질오염을 자행했는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도 2013년부터 46건이나 되고 최근에도 매년 평균 8건의 오염사고를 일으켜왔다”고 밝히고 제련소 뒷산을 가리키면서 “영풍제련소 저 뒷산은 매시간 뿜어내는 아황산가스로 인해 나무가 다 죽고 숲이 사라지면서 산이 무너져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48년간 끊임없이 환경오염문제를 일으켜온 영풍석포제련소의 수질오염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사업장의 위치가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다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산악지형에 둘러싸인 계곡형 지대에 공장이 입지하다보니, 비산된 대기오염물질이 인근 산이나 토양에 흡착된 후 수목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 오염물질이 공장 바로 앞으로 흐르는 낙동강으로 유입된다.
또한 원료나 폐기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낙동강으로 유해중금속이 바로 유입되거나 제3공장을 불법(벌금 부과후 양성화)으로 신축하고도 1,2공장의 폐수처리시설을 그대로 이용하는가 하면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폐수를 최종 방류구를 거치지 않고 공장내 토양에 배출하는 등의 문제가 적발되었기 때문이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환경운동연합 최준호 사무총장은 “오늘 우리는 오염덩이공장 하나로 인해 우리 산하가 죽어가고 있는 것을 똑똑히 목격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과 1300만 영남인의 안전한 식수원 보호를 위해서도 영풍제련소는 이제 낙동강을 떠날 때가 되었다”면서 “지구의벗 환경연합 50개 조직은 오늘부터 영풍제련소가 낙동강에서 물러나는 그날까지 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전국에서 집결한 100여명의 참가자들은 현장을 둘러보며 “국민들이 마시는 식수원 최상류에 어떻게 아직까지 이처럼 심각한 공해공장이 48년간이나 가동되고 있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라면서 “죽음의 독극물을 배출하는 낙동강 최악의 공해공장 영풍제련소는 조업정지가 아니라 반드시 폐쇄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마무리했다.
사르데냐섬 사사리시 인근의 해변ⓒ홍선기[/caption]
<섬의 날> 제정을 기념하여 목포MBC에서 주관한 글로벌 토론회에 저명한 섬 연구자를 초빙하여 강연을 들었다. 그 중 한분은 영국 캠브리지대학(Cambridge University) 교수이면서 이태리 사사리대학(University of Sasari)의 교수인 글로리아 풍게티(Gloria Pungetti)교수. 풍게티교수는 유럽 국가의 주요 섬에 대한 자연경관, 사회경제, 역사문화에 대한 심도있는 공동연구를 통하여 미래 지속가능한 섬 발전에 대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프로젝트인 ESLAND(European Culture expressed in Island Landscapes)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에는 이태리의 베네치아를 비롯하여 사르데냐(Sardegna)섬이 포함되어 있다. 사사리대학은 사르데냐에 있으며, 필자는 2012년 10월 ESLAND 심포지엄의 발표자로 초청을 받아 사르데냐섬에 간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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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데냐의 누라게 유적 (
누라게 유적인 돌탑의 외부 전경. 출입구는 매우 작다.ⓒ홍선기[/caption]
돌탑은 천정이 막혀있고, 여러 곳에 출입구를 만들어 놓았으며, 내부에는 수십명이 생활할 수 있는 넓은 공간도 있다. 여러 가지 특이한 구조로 봐서 신당(sacred place, 神堂)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구릉지나 평지에 많은 것으로 봐서 주거지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대체로 부족장의 주택, 군사 요충지, 회의실, 종교 사원, 거주지 등 조합된 기능을 갖추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다. 일부 누라게의 경우,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적으로부터 마을을 지키는 방어용으로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또한 부의 상징일 수도 있고, 주변 토지의 소유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표현했을 수도 있다. 일부 학자들은 사르데냐의 누라게와 지중해 동부에서 유입된 메소포타미아 돌탑과 유사함을 주장하면서 문화 유입에 의한 결과로 보는 경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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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라게 돌탑의 내부에는 생활수를 공급할 수 있는 우물이 있다. ⓒ홍선기[/caption]
사르데냐섬 전체에 분포하는 돌탑과 출토된 기타 유적들을 분석하면 이 누라게 문명을 일으킨 부족은 단일 부족이 아니고 여러 부족으로 나뉘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적어도 세 가지 다른 부족이 지역에 따라서 북쪽의 코르시카를 통한 중부 유럽의 문명, 동쪽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서쪽의 이집트를 비롯한 해양민족의 영향으로 나눠질 수 있다. 이처럼 기원을 달리는 고대문명이 종합적으로 한 섬에서 뭉쳐져서 나타나는 경향도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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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데냐의 누라게 유적 (
아시나라섬에 있는 마피아 수용소 정원. 당시 마피아들이 노동을 하면서 만들었다는 정원인데, 나름 조직의 심볼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곳 감옥은 개방되어 생태관광 체험프로그램에서 숙박이 가능하다고 한다.ⓒ홍선기[/caption]
아시나라섬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질병 격리소가 있었기 때문에 ‘죽음의 섬(Isola del Diavolo, Devil's Island)’으로 불렸고, 이후 1970년대에는 마피아 소탕으로 잡힌 폭력단들을 수용하는 교도소로 이용되었다. 이러한 악명 높은 아시나라섬은 1997년 10월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숨겨진 자연경관과 독특한 생물자원을 활용한 생태관광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고 있고, 마피아를 수용했던 감방은 생태관광 프로그램에서 숙박 체험이 가능하다고 하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바로 이런 곳에 있는 것 같다.

집중호우로 물이 불어난 대전천 ⓒ대전환경운동연합
라슈타트 - 좌측의 라인강과 습지가 연결되어 있는 모습ⓒ대전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8월 24일 방문한 독일 라슈타트지방에서는 이런 홍수조절을 위해 오히려 높게 쌓여있던 제방을 헐어냈다. 제방을 일부 구간 트고 넓은 습지를 만들어 놓고 비가 올 경우 홍수터로 활용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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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을 없애면서 만들어진 습지 ⓒ대전환경운동연합[/caption]
이런 무제부(제방이 없는) 구간 설계를 필자는 세종시특별자치시 조성계획에서 처음 접했다. 현재 장남평야에 금개구리 서식지 보전의 논란을 빚고 있는 지역이 애초에는 무제부 구간으로 설계하여 평상시 습지와 농경지로 이용하고 비가 올 경우 홍수터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이다. 획기적이었던 이 모델은 관계부처의 반대로 실행되지 못했다.
독일은 무제부 모델을 현실로 만들어 놓았다. 라인강에 위치한 라슈타트 지방에 약 100m구간의 제방을 없앴고, 평상시에는 하천의 물이 원류하는 자연습지로 역할을 감당하다가 홍수가 났을 때에는 홍수터로 물을 담아두는 댐의 역할을 한다. 계획만 세우고 실행하지 못한 우리나라와 비교하니 왠지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국지성 호우의 강우패턴이 변한 만큼 대도시에서는 한번쯤은 고려해볼 필요가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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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이 열려 물이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전환경운동연합[/caption]
국지성 호우에 절대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겠지만 자연과 홍수조절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책으로 보인다. 대전에도 하천의 상류지역 농경지를 매입하여 조성하고, 하천주면의 공원과 연계하여 무제부 구간을 일부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대전의 많은 소하천과 지방하천은 수십억 원씩 들여가며 제방을 쌓아가고 있다. 이번 홍수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도시의 홍수는 하천에서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없는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 때문에 제방을 높이는 홍수정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한다. 무제부 구간 역시 절대적인 답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제라도 홍수빈도에 따라 제방을 높이는 방식의 하천정비는 중단되어야 한다. 홍수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도시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방위주의 홍수정책을 유지한다면 국지성 폭우에 도시는 다시 노출 될 수밖에 없다.
흑산 대둔도 수리 전경ⓒ신안군청 홈페이지[/caption]
이명박 정부 시절 자연공원법을 개정하여 법적 근거는 이미 만들어져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위원회가 철새 보호대책을 이유로 승인을 보류하며 힘들게 버티고 있다. 철새도래지로서 국제적인 공동자원이자 전국 22개 국립공원 중 하나인 흑산도에 공항을 건립하는 문제, 어떻게 봐야 할까? 아니, 공항 건설이 흑산도 주민에게 지속 가능한 발전전략이 될 수 있을까?
분명히 하고 싶은 게 있다. “인구 2000여명에 불과한 흑산도에 왜 공항이 필요한가?”라는, 다수의 힘에 기대는 뭍의 논리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목포에서 94㎞ 떨어진 섬에서 기상 악화로 1년에 50일 가까이 육지로 나갈 수 없는 이곳 주민들의 마음을 우리는 다 헤아릴 수 없다. 좀 더 빠르고 편하게 이동하고 싶다, 응급환자 치료권을 보장받고 싶다, 관광객을 유치하여 소득을 올리고 싶다…. 주민들로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요구다. 나의 질문은 이것이다. 과연 공항 건설이 흑산도 주민의 염원을 이루는 최선의 대안일까?
교통수단으로서 항공기가 갖는 효용성부터 생각해 보자. 목포에서 흑산도까지 정기 여객선이 다닌다. 편도 2시간 걸린다. 풍랑을 견디고 운항 시간이 짧은 대형 전천후 카페리선이 있으나, 사업성 때문에 운항이 제한적이다. 정책의지만 있다면 정부가 주민 교통권 확대를 위해 대형 여객선 운항 횟수를 늘리는 유인을 해운회사에 제공할 수 있다. 반면 흑산도공항을 건설한다면? 우선 안전성이 문제다. 50인승 프로펠러 항공기는 지난 10년간 9대가 추락할 정도로 안전성이 미흡한 데다 활주로가 1200m에 불과해서 더욱 불안하다.
게다가 ATR-42 항공기는 우리나라에는 없어 수입해야 하는데, 어느 민간항공사가 흑산항로에 선뜻 취항할 것인가? 주민에게 주어지는 80% 이상의 선박 요금 할인에 상응하는 항공요금 혜택은 기대하기 힘들다. 흑산도공항 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2035년 1만5000회 항공기 이착륙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데, 이 정도 수요가 있는 공항은 현재 인천·제주·김포·김해·대구·청주공항뿐이다. 무안공항은 활주로 이용률이 예상 대비 1.5%, 양양공항은 0.4%에 불과한데 이것이 흑산도공항의 미래일 수 있다. 같은 돈이라면 무엇이 흑산도 주민의 교통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인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응급환자 이송 문제는 응급의료 의학전문가들에게 문의해 보니 항공기는 실효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흑산도 응급환자를 목포까지 이송하려면 목포에는 비행장이 없으니 일단 무안공항으로 가서 다시 육로를 이용해야 한다. 대형 병원으로 이송한다면 헬기로 병원 옥상에 착륙한 후 바로 치료하는 편이 훨씬 낫다. 민간 항공기 안에 응급처치 시설을 갖추기도 쉽지 않다. 이미 사용 가능한 닥터헬기 운영체계의 획기적인 개선이 보다 합리적이다.
흑산도공항의 경제성 토론회에 가 보고 한 가지 놀란 점이 있다. 서울지방항공청을 비롯한 추진 측 전문가 10여명은 공항 건설 이후 주민 소득창출 전략에 대해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공항을 건설하면 관광객이 많이 올 테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식이다. 예상 편도요금이 8만5000원이니 4인 가족의 왕복항공료만 68만원이 든다. 항공료만 문제인가?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생태관광은 자연 그대로의 체험거리가 이동수단보다 훨씬 중요하다. 흑산도를 대표하는 생태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관광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홍도와 달리 흑산도만의 관광 이미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관광객이 머물고 싶은 흑산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돈이 돌고 주민 소득이 만들어지며, 입소문을 타고 더 많은 관광객이 올 것이다. 공항 건설에 쓸 2000억원으로 ‘매력적인 흑산도 만들기’ 프로젝트에 예산을 지원한다면 나부터 적극적으로 환영할 것이다.
추진 측이 제시한 흑산도공항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4.38이다. 엄청나게 높은 값이다. 수요 예측이 비현실적이나 굳이 이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추진 측 의뢰로 조사한 공항건설의 국립공원 가치훼손 추정치를 비용에 넣으면 이 비율은 당장 0.26으로 급락한다. 환경비용을 감안한다면 공항은 전혀 경제성이 없는 사업이라는 의미다.
곧 흑산도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할 국립공원위원회가 열린다. 지역정서와 표심에 기댄 정치권의 압박이 예상된다. 하지만 흑산도 주민의 진정한 행복과 국립공원 보전이 가장 중요한 결정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이 글은 9월 12일자 경향신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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