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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양보호는 국익이 될 수 없는가?

해양보호는 국익이 될 수 없는가?
시민환경연구소 김은희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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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곶에서 바라 본 풍경 ⓒ김은희[/caption]
2016년 10월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The Commission for the Conservation of Antarctic Marine Living Resources, CCAMLR, 이하 까밀라)에서 지구상 최대면적의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이 지정되는 순간을 목도한지 어언 2년이 흘렀다. 2011년 25개의 회원국들에 의해 남극 해양보호구역 네트워크 설립을 위한 보존조치(Conservation Measure, CM91-04)가 채택되고, 2012년 로스해 해양보호구역 지정 논의를 시작한지 몇 년이 지나서야 모든 회원국들이 드디어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이다. 로스해를 시작으로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가속화되는가 싶었는데 작년에 논의된 동남극해 제안은 또다시 몇몇 반대 국가들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동남극해 제안서는 심지어 로스해에 앞서 2011년부터 까밀라에서 다뤄온 주요 안건이었다. 올해 10월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리는 제37차 까밀라 연례회의에서는 동남극해, 웨델해, 그리고 남극반도 지역에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하자는 제안서들이 협상 테이블에 놓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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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곶에서 바라 본 풍경 ⓒ김은희[/caption]
1982년에 발효된 까밀라 협약의 목적은 명백히 남극해양생물자원의 보존에 있다. 그러나 “합리적 이용을 포함한 보존”이라는 조항에 대하여 합리적 이용을 조업할 권리로 좁게만 해석하여 종종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회원국들이 있다. 까밀라 회원국들 중 남극에서 조업을 하는 국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6-2017과 2017-2018 어기에 모두 14개국으로 50 %가 넘는다. 이들 중 한국 조업 선박의 숫자는 총 8척으로 회원국들 사이에서 가장 많고 최근 몇 년 동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한국을 비롯한 조업 국가들에게 상업적 조업이 금지되는 해양보호구역의 확대가 반가울리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밀라 회원국들 모두에게는 2011년의 보존조치 결의에 따라 남극의 해양보호구역 네트워크 구축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해양보호구역은 광범위한 지역에 장기간 동안 금어구역을 포함한 효과적인 관리 정책이 수반되는 경우에 기후 변화와 조업 영향으로부터 해양생물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한 최선의 관리 수단임을 여러 연구 결과들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해양보호구역 지정 논의는 비단 남극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2015년에 비로서 유엔에서도 국가관할권이원지역 해양생물다양성(Biodiversity Beyond National Jurisdiction, 이하 BBNJ) 보호를 위하여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조약을 만드는 결의안이 통과되었고, 2016-2017년 4 차례의 준비위원회를 거쳐 올해 9월에 첫 번째 정부간회의가 개최되었다. 이제 바다는 “공해 자유의 원칙”으로 무한히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 보다는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공익에 부합하도록 보호하고 보존해야 할 의무의 대상으로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 속에서 한국이 취하는 입장은 어떠한가?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의 기조는 여전히 공해 자유의 원칙 쪽에 무게 중심이 현저히 쏠려 있다. 까밀라와 유엔 BBNJ 회의를 위한 정부 대표단 구성만 보더라도 해양환경의 보호를 위한 주무부처는 찾아보기 힘들다. 남극의 해양보호구역 지정에 대해서 한국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과학적 근거 부족이나 시기상조를 들어 우려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국가들 중 하나였다. 남극해에서 한국 원양선사의 불미스러운 불법조업만 없었더라면 우리나라는 아마도 로스해 해양보호구역 지정에 마지막까지 걸림돌이 되었을 국가 중 하나가 되었을 확률이 크다. 그러나 당시 불법조업에 대한 담당부처의 미흡한 대응 때문에 회원국들과 환경보호단체들의 비판을 면치 못했고 한국은 이를 만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이런 수세 속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해양보호구역을 찬성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 하겠다. 유엔 BBNJ 회의 해양보호구역 관련 안건에는 조업의 이익을 우선하기 때문에 한국의 태도는 그저 미온적일 뿐이다.
해양보호구역 지정에 대하여 까밀라와 BBNJ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원론적 혹은 소극적 찬성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는 하다. 여기서 진일보한 적극적 행동이라든지(예를 들면 반대 국가들을 설득하는 외교), 해양보호구역 논의를 선도해가는 리더쉽을 요청할 때 필자가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단연코 국익 우선이었다. 우리가 소비할 수산자원을 확보하고 해양자원 채굴과 이용의 기회를 최대화하며 관련 산업계의 이윤을 보장하는 것이 국익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해양보호구역 안건을 주도하는 국가들의 의도가 순수하지 않고 심지어 자국의 이익을 위한 교묘한 포장이라고, 또한 다자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총성 없는 전쟁터와 같은 국제외교 무대에서 국익을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고된지 아느냐는 말도 들었다. 필자는 어느 순간 당혹감에 혼자 알지 못한 국익의 의미가 있는지 궁금해져서 사전을 다시 찾아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국익은 과연 무엇인가? 세계의 바다는 이미 남획 및 개발, 기후변화, 서식지 파괴, 오염 등 인간활동의 영향으로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수산자원 고갈 문제에 대해 많은 연구자들이 수산자원 관리정책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2050년에는 식탁 위에 오를 생선이 없을 거라고 경고하고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해양환경을 두고 누가 얼마의 할당량으로 조업권을 획득하는가가 정말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국익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혹자는 우리가 조업을 포기하면 해양 환경이 과연 보호될지 묻는다. 결국 누군가는 우리가 포기한 조업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혹자는 해양보호구역 안건을 주도하기에 우리나라의 국제적 영향력이 너무나 미미하다는 이유로 회의적이다. 이러한 의문과 회의가 정말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공익을 위한 해양보호에 앞장서지 못하는 (혹은 하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있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 사회에서 공익을 위한 한국의 보다 발전된 역할을 위해 극복할 현실적인 문제점들은 간단하지 않다. 정부부처의 잦은 인사이동으로 연속성을 가지고 가야할 업무에도 한두 해 마다 담당자가 바뀌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추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러한 의제를 주도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 고질적 문제점들을 각성하고 적극적으로 바꾸어 볼 내부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도 안타깝다. 이것을 차치하더라도 정부, 산업계와 국민들 사이에 공익을 위한 한국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진지하게 공유되고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는지 돌아보면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문득 먼 훗날 전세계 초등학생들이 공부할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상상해 본다. 해양환경을 보호하는데 앞장 선 자랑스럽고 감사한 국가들 중에 한국이 한 줄이라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상상 말이다. 이렇게 후대가 기억할 모범 국가로 역사책에 남을 수 있는 국익은 너무나 소소한 것인가.













































































ⓒ 뉴스1[/caption]
왜 산란계에 이처럼 커다란 피해가 집중하게 되었을까? 근본적 원인은 동물복지가 적용되지 않는 정부 정책실패와 공장형 대량생산체계에 원인이 있으며 세부적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의 긴급행동지침 문제와 살처분 정책으로 인한 AI 방역정책 실패이다. 긴급행동지침을 2016년 6월에 국내 발생이 확인되었을 경우 이전에는 경계 단계로 설정하고 대응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던 것을 주의단계로 한 단계 낮추어 놓은 것이다. 또한 백신정책을 도입하지 않고 예방적 실처분에만 의존하는 정책에 따라 매몰된 수가 크게 증가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인도적 살처분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생매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밀집사육 환경의 문제이다. 저가의 달걀을 대량 생산 하기 위한 공장형 밀집사육이 AI 급속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이다. 닭 한 마리 당 사육면적은 A4용지 면적 0.06㎡ 보다 작은 0.04㎡(20cm×20cm)이다. 닭이 정상적 활동을 하면서 알을 낳을 수 있는 환경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있으며 알을 낳는 기계에 가깝게 사육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밀집 사육환경은 면역력 저하와 바이러스 증폭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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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용지 1장보다 작은 0.04㎡(20cm×20cm) 면적에서 평생 살아가야하는 산란계들. 좁은 면적에 여러 마리가 함께 살아야해 서로 쪼지 못하게 병아리때 부리를 잘라버린다[/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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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닭장 안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산란계의 모습 ⓒ farmsanctuary[/caption]
셋째, 수직계열화에 따른 대규모화 문제이다. 현재 닭은 90%, 오리는 95%정도가 수직계열화 되어 있다. 산란계 농장들이 최근 현대화 시설로 6만~20만 마리 이상으로 대규모화되었으며 AI 발생도 이들 큰 농장에서 대부분 발생하였고 그 결과 피해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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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계의 공장형 밀집 사육장. 사진 속의 사육장은 우리를 2층으로 쌓아놓은 형태지만 장소에 따라 3-4층을 쌓아놓은 곳도 있다. ⓒ farmsanctuary[/caption]
EU는 1986년 산란계의 과도한 밀집사육을 금지하는 지침을 제정하였으며, 1997년 동물보호를 위한 기본방향으로 다음 다섯 가지 지침을 채택하였다. 첫째, 배고픔 영양불량 갈증으로부터의 자유, 둘째,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셋째, 통증 부상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넷째, 두려움과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다섯째, 정상적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그것이다. EU의회는 2001년에 동물복지 정책을 시행하면서 2012년부터 산란계의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였다. EU의 동물복지정책은 AI에 대한 피해를 원천적으로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와 2013년 AI 발생건수가 스웨덴 1건, 영국 3건에 불과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 3월 산란계에 대해 처음으로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가 도입되어 운영이 되고 있다. 현재 정부의 인증을 받은 농장은 89곳이 있다. 이번 AI 피해를 입은 농장은 이들 가운데 단 1곳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사육되는 동물에도 최소한의 복지가 시행될 경우 AI 발생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가금동물의 산란-부화-성장-사망의 전 과정에서 동물복지가 실현되어야 AI 참사를 피할 수 있다. AI 발생은 철새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잘못된 사육 방식과 동물복지정책의 실패가 문제라는 것을 되새겨 이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책의 틀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글은 2017.01.08 한국일보 오피니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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