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스마트 도시재생: 소상공업 부흥을 위한 도시재생사업

지역

스마트 도시재생: 소상공업 부흥을 위한 도시재생사업

익명 (미확인) | 일, 2018/10/14- 11:57

우리나라의 소상공업체 수는 360만개, 종사자는 1,700만명에 이른다.  소상공업은 서민경제의 주요 기반이다. 선진국은 이미 21세기 경제를 떠 받드는 새로운 축으로  소상공업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5년동안 매년 100군데씩 500곳에 이르는 도시재생지구를 지정하려고 한다. 도시재생지구에 있는 산업은 대부분이  소상공업이기 때문에, 소상공업 부흥과 도시재생사업은 별도로 따로 노는 정책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소상공업 정책과  도시재생 정책 모두 윈-윈을 가져올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20세기 산업화 시대에 조성되어 구도심과 재래 주거지에 아직도 남아 외면을 받아오던 소상공업이  모바일 경제로 대표되는 21세기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소상공업은 교외지의 산업단지나 싸이언스 파크로 이전 할 필요가 없이 전통적인 도심이나 주거지역에 계속 머물며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고 도시의 번영을 도울 수 있는 장점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

     21세기 산업의 특징은 생산비용의 저렴화,생산도구 접근의 용이화, 소상공업에 필요한 물리적 공간의 소형화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제는 소규모 수요에 기반하여, 하룻 밤사이에도 완제품이 나오는 산업경제로 진입했다.  

     소상공업은 도심과 재래 주거지 중심부에 입지하여 편익도 취하고, 지역의 재생에도 기여하는 성장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있다. 소상공업  생산시설은 근린주거지에서 요구하는 용도와도 양립하고, 소규모 공간만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 또한 동네의 비즈니스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생활형 S.O.C.의 공급과 씨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근린주거지 재생에도 기여하는 다중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OLYMPUS DIGITAL CAMERA

미국의 경우 소상공업의 존재는 Made in Baltimore, Cincinati Made같은 도시와 마을의 지명을 브랜드로 사용하며, 지역 공동체의 지명도를 높여, 지역의 결속을 가져온 성공적인 사례가 다수 있다. 

 

사례#1:워싱톤 D.C.에 있는 “아트 워크(Art Walk)” 지구는 가내수공업체들에 400-800 제곱 피트로 공간을 나누어 가로변 상점이 필요한 소상공업자들에게 낮은 임대료를 받고 임대해 주었다. 지하철 역으로 연결되는 통과로에 있는 이 건물1층은 소상공업 상점이고, 상층부는 임대아파트로 구성되었다.  섬유 업체 “스티치 앤 리벳(Stitch & Rivet)”같은 소상공업체는 지역으로 방문객을 끌어들이며 동네를 활성화시켰고, 또한 자사의 매출도 늘었다. 회사 규모가 커짐에 따라 소규모 영세 업체에서 장래가 유망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소비자 대면을 위해 작은 작업장이 필요한 소상공업자가 동네에 입지하여 보행인을 유인해 거리를 활력 있게 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해 성공한 사례이다.

 

사례#2:미시건 디트로이드에 있는 “쉬놀라(Shinola)”라는 시계부품제작업체는 지역 대학의 창조연구거점 건물에 입주했다. 디자인, 부품공급,시계부품 제작, 관리팀이 모두 한 건물에 입주해 한팀으로 운영했다. “쉬놀라”의 작업은 대학의 센터와 상호 보완적으로 진행되었고, 심지어 학생들의 디자인 워크숍과 파트너쉽으로 공동작업을 하기도 했다. “쉬놀라” 소상공업체의 입주로 동네에는 많은 일자리가 생겼으며, 심지어 동네의 교육기관을 지원하는 효과까지 가져왔다.

소상공업체는 마이크로 수준의 소매업이나 동업하는 업체에서부터 시설설비를 장착한 업체까지 그 규모가 다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교육기관이나 관리팀 같은 성격이 다른 용도와 혼합해서 운영되기도 한다. 따라서 “쉬놀라”의 사례는 회사의 성장에 맞추어 복합용도로 생산공간의 임차, 재활용, 운영을 지원해주니 성공으로 이르렀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회적 경제 달성과 생활형 S.O.C.공급을 통한 낙후시설정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사례이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전통적인 주거지역은 낙후하고, 지방도시 원도심은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 저출생, 고령화사회, 인구감소로 인해 도시는 소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때, 소상공업기반 재생사업은 사회적경제와 생활 S.O.C.사업을 연결시켜, 사람이 떠난 도심에도 보행인을 끌어들이고, 낙후된 주거지역도 물리적으로 정비해 살고 싶은 도시로 변모 시키는 ‘스마트 전략’이 될 것이다.

 

21세기글로벌도시연구센타 대표/원광대 명예교수

조재성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 홈페이지 특성상 전체화면일 때 가독성이 제일 좋습니다.

 

금, 2019/04/12- 07:55
12
0
<div class="xe_content"><p><img alt="촛불프리즘" src="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197/619/001/7028…; style="margin:10px;width:800px;height:1143px;" /></p> <h1>[좌담회] 촛불 프리즘: 정치가 마주한 질문들</h1> <p> </p> <p style="text-align:justify;">우리는 촛불광장 2년, 문재인 정부 2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p> <p style="text-align:justify;">좀 더 나아질 것이라 ‘확신’했지만, 생각만큼 달라진 것이 없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치의 복잡성 앞에 모든 것이 짙은 안개 속에 놓여있는 것도 같습니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프리즘은 빛을 굴절시키거나 분산시키는 광학도구입니다.</p> <p style="text-align:justify;">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는 2년 전 촛불이 담고 있던 여러 가치들이 프리즘이라는 광학도구를 투과하여 현실에 어떻게 드러나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지난 2년간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당연시되었던 것들이 질문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옹호하던 가치들은 굴절되어 왜곡되기도 하고, 역설에 처하거나 양가적인 모습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p> <p style="text-align:justify;">예컨대, 공정이라는 가치 또한, 현실에서는 차별을 옹호하거나 타인의 배제를 용인하는 담론이 되기도 합니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촛불과 문재인 정부 2년 동안 우리 사회를 휘감고 있는 다양한 질문을 들춰보고자 합니다.</p> <p> </p> <blockquote> <p>일시</p> <p><strong>2019.4.24.수 오후 2시-4시</strong></p> <p> </p> <p>장소</p> <p><strong>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strong></p> <p> </p> <p>주최</p> <p><strong>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strong></p> <p> </p> <p>좌장</p> <p><strong>김윤철</strong> 참여사회연구소 부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p> <p> </p> <p>패널</p> <p><strong>서복경 </strong>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p> <p><strong>손희정 </strong>문화평론가</p> <p><strong>이기중</strong> 정의당 관악구의원</p> <p><strong>이태호</strong>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p> <p><strong>정한울</strong> 한국리서치 전문위원</p> <p> </p> <p>문의</p> <p><strong>[email protected] 02-6712-5248</strong></p> </blockquote> <p> </p></div>
수, 2019/04/17- 11:27
9
0


참여연대는 오늘(7/21) 문재인 정부 평가보고서 <https://bit.ly/3ir01LE" style="background:rgb(255,255,255) 0px 0px;color:rgb(102,153,204);font-family:'나눔고딕', NanumGothic, ng;text-align:justify;" rel="nofollow">문재인 정부의 멈춰선 개혁, 성과와 한계>를 발행했습니다.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통제 강화>분야 국정과제에 대한 평가서를 공개합니다.  


 

 

https://bit.ly/3ir01LE"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전체 이슈리포트 보러가기


 


http://bit.ly/3eDYQaL" target="_blank" rel="nofollow">보도자료 보러가기

 



 

----------------------------------------------------------------------------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통제 강화

 

 

 

1. 배경

 


  •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기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은 주어진 권한을 국민의 기본권 보호보다 제 조직을 지키거나 권력자를 위해 남용해왔음. 국정원의 대선개입 댓글부대와 불법 해킹사찰, 검찰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의혹 봐주기 수사 등 권력기관이 스스로 정치적 행위자로 나서기도 하였음. 정치 중립 의무를 저버린 권력기관을 개혁하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되었음. 




  •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분권, 견제와 균형을 기본 방향으로 하여 공수처 설치,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 국정원 개편 등 권력기관 개편 방안을 제시하였음. 공수처법이 입법되어 공수처가 2021년 1월 공식 출범하고,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형사소송법, 검찰청법)이 개정되어 2021년 1월 시행되었으며, 경찰개혁 관련법과 국정원법이 개정되었음. 일련의 권력기관 개혁입법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이러한 개혁입법과 개혁이 실제로 애초에 목표한 방향대로 이루어졌는지 평가해 볼 필요가 있음. 



 

2. 국정과제 현황과 평가 요약  

 

<표>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통제 강화 관련 국정과제 현황과 적절성 평가, 이행 평가 







































분류



세부 과제 



적절성 평가



이행 평가



판단 근거



검찰

개혁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찰의 기소독점을 분산하는 점에서 개혁적 과제





- 공수처 설치법 제정(2019.12.29.) 고위공직자 부정부패 수사 및 수사대상 일부 기소할 수 있는 기구 신설 

-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2020.12.10.)

- 공수처 공식 출범(2021.1.21.)



검경 수사권 조정 



검-경 권한 재정립하는 개혁적 과제이나 구체성 부족





-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개정(2020.1.13.)

- 수사권 조정 시행(2021.1.1.) 



법무부 탈검찰화 및 검사의 법무부 등 외부기관 근무 축소



검찰의 영향력 축소 위한 개혁적 과제이나 구체적 추진 일정 제시되지 않음





- 법무부 직제를 복수직제로 바꾸며 일부 진행

-  장관과 차관에 비검찰 출신 임명

- 검사의 외부기관 근무 축소 일부 진행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와 

검찰인사위원회의 중립성, 독립성 확보



방향은 개혁적이나 구체성 부족





- 검찰총장후보추천위 관련 제도 개혁 없음

- 인사관련 제도 개혁 일부 진행



경찰

개혁



자치경찰 관련 법률 제⋅개정, 시범 실시 후 2019년 전면 실시



방향은 개혁적이나 ‘자치경찰’의 구체적 방안 없음





- 자치경찰제 관련 경찰법 개정(2020.12.9.)

- 자치경찰사무만 신설하는 방식으로 시행(2021.7.1) 



경찰위원회 실질화를 통한 민주적 통제 강화



방향은 개혁적이나 구체적 방안 제시 없음



Х



- 경찰법 개정 과정에서 관련 내용 제외



국정원

개혁



국정원 국내정보 수집 금지, 대공수사권 경찰로 이관 등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 금지 위한 개혁적인 과제





- 국내정보 수집 금지, 대공수사권 이관(3년 유예)하는 국정원법 개정(2020.12.13.)


<이행 평가> 


  • ◎ 취지에 맞게 이행이 완료된 과제




  • ⵔ  취지에 맞게 이행 중인 과제




  • △ 미흡하거나 핵심이 변질된 채로 이행중이거나 이행이 완료된 과제




  • Х  미이행인 과제, 남은 임기 1년동안 진행계획이 없어 사실상 폐기로 봐도 무방한 과제



 

 

 

3. 국정과제의 적절성과 이행 평가  

 

1. 검찰 개혁  

    1.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 국정과제




  • 2017년까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관련 법령 제정




  • 적절성 평가 : 검찰의 기소독점을 분산하고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기구의 신설이라는 점에서 개혁적인 과제




  • 검찰의 힘은 수사권과 기소권의 독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해체 및 분산 조정하는 것은 검찰개혁의 핵심이자 반드시 진행되어야 할 과제였음. 검사를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엄단하기 위한 공수처 설치는 20여년 가까이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요구해온 개혁과제로, 구체적 법안까지 여러 차례 제출된 바 있으며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다는 점에서 개혁성과 구체성이 높은 과제였음. 




  • 하지만 검찰과 제1야당(자유한국당)이 공수처 설치에 극렬하게 반대해 왔다는 점, 20대 국회의 의석 비율을 봤을 때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어려움이 예상된 바 있음. 




  • 이행 평가 : ◎ 




  •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내 공수처 설치법을 제정할 것을 국정과제로 제시하였으나, 실제로는 2019년에야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었음. 




  • 국회에서는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2019년 4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절차를 통해 입법이 진행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여야 간 격렬한 충돌이 있었고 검찰의 수사와 재판으로까지 이어짐. 




  • 공수처 설치법이 2019년 12월 30일 통과되고 2020년 7월 법이 시행되었지만, 미래통합당의 보이콧으로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지 않고 공전하였음. 결국 출범도 하기 전, 공수처법을 개정해 후보추천위원회 구성과 정족수를 바꾸고서야 공수처장 추천이 이뤄지고 2021년 1월 공식 출범하였음. 




  • 정부여당이 입법 추진 당시 공언하였던 야당의 거부권이라는 약속이 야당이 공수처장 추천 자체를 막는 수단으로 삼자, 약속을 뒤집고 공수처법을 개정하여,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공수처장 임명 등 공수처 운영에 필수적인 객관성과 중립성 요청이 약화되었다는 위험성도 존재함. 공수처의 수사 및 기소 범위도 제한적으로 부여되고 조직의 규모도 매우 작아 태생적 한계도 있음. 또한 검경 등 기존의 수사기관과의 협력체계가 완비되지 않아 기능적 한계도 가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검찰이 독점해온 기소권을 분산시키고 고위공직자 부패와 비리를 독립적으로 수사하여 기소하는 기구가 만들어지고 공식 출범했다는 점에서 이행완료로 평가함. 



 

    2. 검경 수사권 조정  


  • 국정과제 / 주요 정책 




  • 2017년까지 경찰권 분산 및 인권친화적 경찰 확립 실행 방안 등과 연계하여 수사권 조정안 마련, 2018년부터 수사권 조정안 시행 




  • 적절성 평가 : 검찰의 광범위한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검-경 권한 재정립 면에서 개혁적 과제였으나, 구체성은 부족함  




  • 수사권 조정은 직접수사권과 수사지휘권 등을 수 십년간 제한 없이 독점해온 검찰의 광범위한 권한을 분산하고, 경찰과의 관계를 변화시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오래된 과제였음. 문재인 정부가 이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은 개혁적인 방향이었음. 그러나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을 어떻게 나누고 조정할 것인지 목표와 상을 분명하게 제시하지는 못 함. 결국 검⋅경 간 힘겨루기와 타협을 통해 그 결과가 정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애초 개혁의 취지를 벗어날 우려도 높았다고 평가할 수 있음. 




  • 이행 평가 : △ 




  • 2018년 6월, 법무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발표함. 합의문의 핵심 사항은 기존 상하관계였던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수사와 공소제기, 공소유지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상호 협력 관계로 설정하고, 경찰에 1차적 수사권과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며, 검찰에는 보완수사요구권, 송치후 수사권 등 경찰수사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하는 것임. 




  • 위 합의문을 바탕으로 2018년 11월,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고 국회에서 패스트트랙 절차를 거쳐 2020년 1월 13일,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이 개정되었음. 공수처법과 달리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는 여야 간 대립이 극심하지는 않음. 2021년 1월 1일,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시행됨.  




  • 그러나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로 남아있는 6대 범죄(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역시 과도하게 넓고, 검찰작성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 제한 시행이 2022년으로 유예되어 애초 수사권 조정 취지에서 일부 후퇴하여 미흡한 채로 남았음. 



 

    3. 법무부 탈검찰화  


  • 국정과제




  • 법무부 탈검찰화 및 검사의 법무부 등 외부기관 근무 축소 




  • 적절성 평가 : 법무부 등에 대한 검찰의 영향력을 줄이는 점에서 개혁적인 과제이나 목표 시기 등이 제시되지 않음 




  • 검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해야할 법무부가 검사들에 의해 장악되어 있는 현실을 개선하고 불필요한 외부기관 근무를 축소하는 것은 청와대와 법무부의 직제 개정과 구체적 인사로 실현가능한 과제였고, 검찰의 영향력을 줄인다는 점에서 필요하고 적절한 과제였음. 하지만 탈검찰화를 어느 수준까지 할지 외부기관 근무 축소는 언제까지 할지 등 국정과제의 추진 계획이 분명하게 제시되지는 않아 구체성은 떨어졌음. 




  • 이행 평가 : ⵔ 




  •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부터 법무부장관에 비(非)검찰 출신을 연이어 임명(박상기-조국-추미애-박범계)하고, 후반에는 차관에도 비검찰 출신을 임명(이용구-강성국)하였음. 2017년과 2018년 직제를 개정하여 그동안 검사만 보직할 수 있었던 직제를 복수 직제로 개편함. 감찰관, 법무심의관, 검찰국 국제형사과장, 형사법제과장 등 직위에 검사가 아닌 일반직 공무원이나 외부 전문가를 임용할 수 있도록 함. 




  • 법무부 파견 검사 수가 70명에서 33명(2021.3.기준)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2018년 이후 추가적인 법무부 직제 개편이 없고 30여 명 수준에서 법무부 파견이 유지되어 현 시점에서 탈검찰화는 답보상태에 있음. 




  • 검사의 외부기관 파견은 2016년 41개 기관에 68명 검사를 파견했던 것에서 2021년 31개 기관에 46명 검사를 파견하는 정도로 일부 줄어들어 큰 폭의 변화라고 보기는 어려움. 



 

    4. 검찰인사 중립성⋅독립성 확보  


  • 국정과제




  • 2017년부터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중립성⋅독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 정비, 검찰인사위원회의 중립성⋅독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 정비 




  • 적절성 평가 :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로서 인사 중립성⋅독립성은 개혁적인 과제이나, 구체성이 떨어짐 




  • 검찰 인사와 관련한 중립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은 검찰의 수사, 기소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 조건임. 방향면에서 개혁적으로 평가함.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와 검찰인사위원회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정비는 대통령령 개정으로 가능한 사안이고, 중립성 등은 위원 구성과 구성방식을 바꿔 실현할 수 있는 과제임. 그러나 과제가 추상적으로 제시될 뿐 세부적인 내용과 추진 계획 등은 제시되지 않음. 




  • 이행 평가 : △ 




  • 검찰인사위원회는 검사인사규정 등의 제⋅개정으로 과제가 일부 이행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검찰총장 인사와 관련해서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관련 제도상 변화가 전혀 없었음. 특히 검찰개혁위원회와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검찰총장 추천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을 최대한 배제하는 등의 권고가 있었음에도 제도 개선이 없었음.  



 

 

2. 경찰 개혁  

    1. 자치경찰제 도입 및 전면 실시 


  • 국정과제




  • 2017년부터 자치경찰 관련 법률 제⋅개정, 2018년 시범 실시 후 2019년 전면 실시




  • 적절성 평가 : 과제 자체는 개혁적인 과제이나, ‘자치경찰제’의 구체적 방안이 없어 구체성이 떨어짐 




  • 자치경찰제는 경찰총장을 정점으로 군대식의 상명하복체제를 가진 현재의 체계를 분권형 경찰체제로 변화시키자는 것으로, 자치분권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른 개혁적인 과제임. 그러나 과제 제안시 어떤 수준으로 자치경찰제를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구체성이 떨어지는 과제였음. 




  • 이행 평가 : △




  • 문재인 정부의 자치경찰제 논의는 2017년 7월 발족한 경찰개혁위원회가 그 해 11월 3일 <광역단위 자치경찰 도입 권고안>을 발표하고, 2018년 11월 13일 자치분권위원회가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도입방안>을 발표하며 본격화됨. 2019년 국가경찰-자치경찰 이원화 모형을 기반으로 매우 최소화한 수준의 자치경찰제 도입안이 발의(홍익표 의원안)되어 입법이 추진되었지만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음. 




  • 2020년 7월, 정부는 코로나19 상황과 청사 건축 비용 문제를 이유로 국가경찰-자치경찰 일원화 방침을 밝히고, 조직분리 없이 경찰사무의 일부를 자치경찰 사무로 분리하고 시도경찰위원회만 설치하는 방식으로 자치경찰제 도입안을 후퇴, 변질시킴. 2020년 12월 9일, 여야 합의로 자치경찰제 도입, 국가수사본부 신설 등 경찰법 전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 이후 시도별로 자치경찰위원회가 구성되고, 개정된 경찰법에 따른 자치경찰제가 7월부터 시행되었음. 




  • 결과적으로 자치경찰제의 애초 취지는 사라지고 일부 사무만을 자치경찰에 이관하는 수준으로 그 도입 취지가 크게 훼손되었음. 경찰의 조직과 권한은 확대된 반면, 민주적 통제와 관련한 개혁은 진행되지 않은 점도 심각한 문제임. 이러한 개혁 후퇴의 원인은 개혁 주체인 청와대와 여당의 변심으로밖에 설명하기 어려움. 검찰개혁과 관련해 대립하던 검찰과 달리 순치되어 있던 경찰에 대해서는 개혁명분만 얻고, 사실상 경찰에 힘을 싣는 선택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음. 




  • 또한 시민들의 삶에 직결된 경찰 조직의 근본적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공론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 시민사회(경찰개혁네트워크)에서는 실질적인 자치경찰제 도입을 촉구하는 활동을 지속했지만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으며, 국회 행안위는 코로나19를 이유로 경찰법 공청회조차 비공개 진행하였음. 



 

    2. 경찰위원회 실질화를 통한 민주적 통제 강화 


  • 국정과제 




  • 2017년부터 경찰위원회 실질화를 통한 민주적 통제 강화




  • 적절성 평가 : 경찰조직에 대한 민주적 통제 면에서 개혁적인 과제  




  • 자문기구에 불과한 (국가)경찰위원회의 구성을 다양화하고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권한을 강화하는 것은 경찰청장을 정점으로 수직적으로 구성된 경찰조직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개혁적인 과제였음.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해 경찰위원회 구성 권한을 대통령 독점에서 국회 등으로 나누는 것도 필요한 과제였음. 그러나 세부 방안 제시가 부족하여 구체성이 떨어짐. 




  • 이행 평가 : Х




  • 2017년 11월, 경찰개혁위원회는 국가경찰위원회 지위를 격상하고, 위원 임명 방식도 기존 대통령 임명에서 행정⋅입법⋅사법부에 3명씩 추천권을 부여, 시민에 의한 외부통제기구로 경찰 인권⋅감찰 옴부즈만 설치 방안 등 <경찰위원회 실질화> 권고안을 발표하였음.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 내용을 일부 반영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긴 하였으나, 정작 2019년 3월 11일 사실상 정부안인 홍익표 민주당의원의 경찰법 전부개정안에는 관련 내용이 모두 제외됨. 이후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에서도 경찰위원회 실질화 방안은 부재하여 입법과정에서 국가경찰위원회 개혁은 제외됨. 청와대와 여당이 과제 이행을 포기한 것이며 사실상 폐기한 국정과제로 평가함. 




  • 대통령의 인사권을 국회에 나누어 주는 것으로 대통령의 의지로 가능한 개혁과제였지만, 이 역시 ‘무늬만 자치경찰제’ 도입과 궤를 같이하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평가됨. 



 


  • 경찰개혁과 관련 국정과제로 명시적으로 제시된 것은 아니지만, 전 정부에서 정치개입 등이 드러난 정보경찰의 폐지 또는 축소도 중요한 경찰개혁 과제였음. 시민사회에서는 정보경찰의 전면 폐지를 강력히 요구해왔음.




  •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정보경찰 인원이 약간(11% 가량) 축소되었지만, 지난해 12월 경찰법 개정과정에서 경찰 정보수집의 근거규정인 '치안정보의 수집 작성 및 배포'가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과 대응을 위한 정보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로 바뀜. 




  • 오히려 정보경찰의 정보수집 범위가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기존의 탈법적 정보수집으로 비판 받아온 정보활동이 법적 근거를 획득하게되어 경찰권이 더 비대화 되었음. 이러한 입법은 개혁이 아니라 퇴행임.



 

 

3. 국정원 개혁  

 


  • 국정과제




  • 국정원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 조직명 변경, 국내정보 수집 금지, 대공수사권 경찰로 이관




  • 적절성 평가 :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을 막기 위한 개혁적인 과제 




  •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 등은 민간사찰과 국내 정치 개입 등의 불법행위로 지탄받아온 국정원을 사실상 순수한 정보기관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면적인 개혁 방안이었음.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는 과거 국정원의 여러 불법행위들이 확인된 상황으로, 방향은 개혁적으로 제시되었고 국내정보 수집 금지나 대공수사권 이관과 같은 핵심 의제도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구체성도 가지고 있었음. 다만 국정원법의 전면 개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공수사권 이관과 관련하여 제1야당이 강력하게 반대하여 실현 가능성에서 어려움이 예상되었음. 




  • 이행 평가 :  △ 




  • 2017년 6월, 서훈 국정원장은 새로 임명되자마자 국내정보 수집을 하지 않겠다며 국내정보담당관을 폐지하고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를 구성해 내부에서 논의를 진행함. 이후 국정원 개혁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기도 했으나 2019년 남북정상회담 등의 상황 등으로 2020년 5월까지 20대 국회에서는 법 개정과 관련된 별다른 논의가 없었음. 




  • 2020년 하반기 정부와 여당이 권력기관 개혁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나서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됨. 2020년 12월 13일, 국내정보수집과 사찰의 근거가 되어 왔던 ‘국내보안정보’라는 용어와 대공, 대정부전복 정보를 삭제하고, 수사권을 폐지하고 이관하도록 하였으나 이관의 시행은 3년 유예하는 내용으로 국정원법이 개정됨. 




  • 국정원의 정보수집 범위는 축소하였으나 규정이 모호한 ‘국민의 안전을 위한 대응조치’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예방 및 대응’ 등을 새롭게 직무범위에 추가하여 직무범위가 확대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음. 수사권 폐지(이관)이 3년 유예되고, 새롭게 조사권이 부여됨.



 

4. 총평 및 향후 과제

 


  • 권력기관 개혁은 수사와 조사, 정보 수집 등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약하거나 침해할 가능성이 큰 권력기관(검찰, 경찰, 국정원 등)의 권한을 분산시키거나 조정하여 궁극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 




  •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 슬로건은 거창하였으나 개혁의 지향과 의미, 가치가 명확하게 제시되지 못하였고 개혁의 종합 로드맵은 부재했다고 평가함. 그동안 제시되어온 개혁 과제들이 병렬식으로 나열되었고, 권력기관들의 권력의 총량을 어떻게 조정하고 재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평가함. 더욱이 탄핵 이전(2016년)에 구성된 20대 국회는 개혁 입법을 추진하기 쉽지 않은 의석 구조(여당 121석)로, 개혁의 적기라 할 수 있는 집권 초기(임기후 2년) 권력기관 개혁 입법은 진행하지 못함. 




  • 또한 정치적 상황과 필요에 따라 개혁 아젠다가 왜곡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개혁 과정에서 개혁 대상 기관(검찰, 경찰, 국정원)들의 조직논리에 개혁 아젠다가 굴복하는 상황까지 나타남.




  • 지난 4년간의 권력기관 개혁의 종합적인 결과는 ‘경찰의 비대화, 검찰과 국정원의 건재, 미미한 공수처’로 평가할 수 있음. 자치경찰제는 무늬만 도입되었고, 경찰위원회나 정보경찰 개혁은 사실상 없었던 반면 수사권과 수사종결권, 대공수사권 등의 권한을 새롭게 갖게 되면서 비대한 권한을 가진 경찰이 탄생했음. 검찰은 공수처가 신설되고 경찰과 권한을 조정하여 권한이 분산된 것처럼 보이지만, 6대 범죄 수사권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고 기소권 역시 거의 변화가 없어 기존의 막강한 권한이 축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움. 국정원의 정보수집 범위는 일부 줄었지만, ‘대응조치’ 등 직무범위가 일부 확대되었음. 수사권 이관도 3년 유예되면서 제도적으로는 권한이 줄지 않았음. 공수처가 출범하여 검찰을 견제할 것을 기대했지만 작은 조직으로 출범하여 권한과 수사력의 한계가 확인되고 있음. 그 결과 권력기관 관련 법과 제도가 크게 바뀐 것처럼 보이지만 권력기관의 권한의 총량은 오히려 증가했고, 권력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장치가 구비되지 않은 등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임. 




  • 권력기관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권력의 총량이 늘어나는 것을 경계해야 하고 권력기관 간의 균형과 무엇보다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 인권을 보장하는 것을 염두에 두는 종합적인 개혁의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개혁이 진행되어야 함. 또한 시민사회가 민주적인 방식으로, 시민의 인권보장이라는 목표 안에서 권력기관 개혁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감시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임. 



수, 2021/07/21- 23:43
2
0

참여연대는 오늘(7/21) 문재인 정부 평가보고서 <https://bit.ly/3ir01LE" rel="nofollow">문재인 정부의 멈춰선 개혁, 성과와 한계>를 발행했습니다.

<서민 주거 안정과 자산 양극화 개선>분야 국정과제에 대한 평가서를 공개합니다.    

 

https://bit.ly/3ir01LE"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전체 이슈리포트 보러가기


 


http://bit.ly/3eDYQaL"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보도자료 보러가기

 



 

서민 주거 안정과 자산 양극화 개선 

1. 배경


  • 박근혜 정부는 임기 내내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 ‘빚내서 집사라’ 정책을 펼쳤고, 2014년에는 새누리당 주도로 소위 강남 부동산 재건축 특혜법으로 불리는 ‘부동산3법’이 처리됨. 그 결과  박근혜 정부 4년차(2016년)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수도권 주택매매 거래량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가계부채 증가폭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이 나타남. 이에  대응하여 참여연대를 비롯한 주거시민단체들은 △부동산 세제 정상화, △장기공공임대주택 확대, △분양가상한제 부활, △LTV·DTI 규제 강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 투기근절과 주거안정화 대책 촉구 활동을 펼침. 




  •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주거취약계층   주거 지원 강화, 등록임대주택 활성화를 통한 민간임대시장 안정화 대책 등을 국정과제로 제시하였음. 대통령 취임 전후 서울, 부산 등 지역에서 투기수요 움직임이 일어나 출범 초기부터 지금까지 투기 수요 억제와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26차례의 대책을 발표함. 그러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핀셋 규제를 반복한 결과 지금까지도 주택가격 상승과 혼란이 계속되고 있음. 이에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와 주요 주거부동산 정책의 목표와 수단이 적절했는지, 목표대로 추진 되었는지, 추진 과정은 적절했는지 등을 평가하고자 함. 



2. 국정과제 현황과 평가 요약  

<표> 서민 주거 안정과 자산 양극화 개선 관련 국정과제 현황과 적절성 평가, 이행 평가 




























분류



세부 과제



적절성 평가



이행 평가



판단 근거



주택

공급



공적임대주택 공급 연평균 17만호 공급


 

•2017, 주거복지로드맵(공적주택 100만호, 신혼부부 공공임대 20만호, 청년 30만실) 

•2018, 수도권 공공택지 30만호(3기 신도시 등)

•2020, 주거복지로드맵 2.0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재고량 240만호 확보 계획, 유형통합 시범 실시) 

•2020, 수도권 127만호 공급(3기 신도시 + 공공재개발 등) 

•2021, 공공자가주택 도입, 3기 신도시 추가 발표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 지원 확대 및 주거 비용 지원 강화


 

복잡한 공공임대주택 유형통합 및 대기자 명부제 도입



공공주택 대거 공급은 개혁적인 과제. 

다만 집값 폭등 이후 분양주택 공급으로 중심을 옮겨간 것은 문제




















 

입주 희망자 수요에 맞는 공급 등을 위한 개혁적인 과제





-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공공임대주택 공급 중. 18년(14.8만호), 19년(13.8만호), 20년(14.6만호)  


 

- 신혼부부 18년(3만호), 19년 (4.4만호), 20년(5.7만호) 공급 중, 신혼희망타운, 신혼부부 지원범위 확대

- 청년임대 18년(3.7만호),19년(4.8만호), 20년(5.2만호) 공급, 30만실 목표 달성 


 

- 3기 신도시 지구 계획 발표 중



투기 및 대출

규제 정책



국정과제 없음

조정대상지역 LTV 60%, DTI 50%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LTV, DTI 40%, 임대사업자 주담대 LTV 40%, 9억 원 초과시 LTV 20%

DSR 관리 강화 등 



투기수요에도 국정과제 부재

핀셋 대책, 무주택자 반발 등에 규제완화 추진해 부작용 키워





- 규제지역을 확대하고 대출규제 강화 

- 무주택자 반발에 규제 완화 

-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청년신혼⋅부부⋅무주택자 대출규제 추가 완화 



실수요자 및 주거

세입자 주거

안정



임대주택 등록 확대 위한 인센티브 강화, 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 등의 단계적 제도화 추진



2016총선 공약이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단계적 도입으로 후퇴시키고, 임대가격 상승 시기에 뒤늦게 개정해 임대차 시장 불안 계속됨 

등록임대주택 확대 위해 임대사업자에게 과도한 특혜 부여해 부작용 초래



△ 



-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2017.12.) 이후 등록임대주택이 98만호에서 161만호로 증가 

- 그러나 과도한 세제혜택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로 다주택자들의 조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



세제 대책



국정과제 없음

다주택자 양도세 종부세 강화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 강화, 분양권 전매시 양도소득세 강화

법인 종부세 강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발표

주택임대사업자 세제혜택조정



임대사업자의 세제 특혜는 반개혁 정책

부동산 세제 강화 방향은 개혁적이나, 뒷북 추진이 문제

공시가격 현실화는  필요한 과제이나 10년 장기 계획으로 실현 가능성 의문 





- 2017,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 강화, 분양권 전매시 양도세 강화 등

- 2018, 종부세 강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 통해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부여 

- 2018~2020,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통해 종부세, 양도세 강화 등 

- 2020, 10년에 걸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발표

- 2021, 종부세 상위 2% 대상 부과,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 12억 원으로 완화 등 세제 개편 추진 중


<이행 여부> 


  • ◎ 취지에 맞게 이행이 완료된 과제




  • ⵔ  취지에 맞게 이행 중인 과제




  • △ 미흡하거나 핵심이 변질된 채로 이행중이거나 이행이 완료된 과제




  • Х  미이행인 과제, 남은 임기 1년동안 진행계획이 없어 사실상 폐기로 봐도 무방한 과제



 

3. 국정과제⋅주요 정책의 적절성과 이행 평가

1) 주택 공급 


  • 국정과제




  • 공공임대주택 연평균 13만호 공급 및 공공지원 임대주택 연평균 4만호 공급 등 공적임대주택 연평균 17만호 공급, 공공임대주택 대기자 명부 제도 도입, 복잡한 임대주택 유형 통합, 22년까지 신혼부부에 20만호(전체의 30%) 임대주택 공급(준공기준)




  • 주요 정책 




  • 2017-11-29, 주거복지로드맵 발표 : 무주택 서민⋅실수요자 위한 공적 주택 100만호 공급, 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 20만호, 청년 30만실 공급 등(’18~’22)




  • 2018-03-27, 도시재생뉴딜 로드맵 발표




  • 2018-09-21, 1차 수도권 주택공급계획 발표 :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30만호 공급, 도심 내 규제완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 등 



         ㄴ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 수도권 30만호 공급계획 및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계획 발표(2018-12-19)  


  • 2020-03-20, 주거복지로드맵 2.0 발표 :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재고량 240만호까지 확보  계획, 유형통합 ‘20년 2곳 시범 실시, 22년 사업승인부터 통합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 2020-08-04, 수도권 총 127만호 공급 및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도입 계획 발표




  • 2021-02-04,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 :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추가발표, 공공자가주택 도입 등 




  • 적절성 평가 : 과거 정부와 달리 ‘서민 주거 안정’을 정책 과제로 설정. 이를 실현하기 위해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한 공적지원주택 공급(105.2만호)계획 발표한 것은 개혁적, 2020년 말 기준 65만호의 공적지원주택 공급한 것은 긍정적이나, 전세임대주택으로 상당수 채워짐. 주택  가격 상승으로 급증하는 주택 가수요를 가라앉히기 위해 2018년부터 3기 신도시 공급에 눈을 돌렸으나 이를 통해 대규모 개발, 공공분양주택으로 정책의 중심이 옮겨지는 등 수도권 집중 완화에 역행하고 주택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큰 정책을 시행중임. 



(1)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


  • 과거 정부와 달리 ‘서민 주거 안정’을 정책 과제로 설정, 이를 실현하기 위해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한 공공주택 공급(105.2만호)계획을 발표하고, 2020년 말 기준 65만호의 공공주택을 공급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음.




  • 그러나 정권 초기부터 선제적⋅근본적인 개혁보다는 핀셋⋅뒷북 정책을 추진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폭등했고, 결국 애초에 목표했던 지역균형발전,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보다는 수도권 중심의 대규모 공급대책, 공공분양 주택으로 정책의 중심점을 조정함. 최근 주택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주택 가격 급등의 원인이 공급 부족에 있다는 시장의 진단이  잇따르자 정부는 2020년 5·6 대책을 기점으로 대규모 공급 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장기공공임대주택의 확보보다는 단기적으로 가격 안정에 효과가 있는 분양주택 공급에 역점을 두고 있음.




  •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계획, 3기 신도시 개발계획, 광역급행철도(GTX) 등은 수도권 과밀화를 집중시킨다는 점에서 적절한 방향인지 의문이며, 주택가격이 안정되기 보다는 GTX 예정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음.




  • 분양 중심의 공공택지 및 공공주택 사업체계, 일부지역에만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고는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한다고 해도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량이 대폭 확대되지 않고 주변 집값이 동반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 따라서 본격적인 3기 신도시 사업이 시행되기 전에 공공택지의 민간매각 최소화, 장기공공임대주택 최소 50% 이상 확보, 공공분양주택에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제도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3기 신도시 사업의 청사진이 필요함.



(2) 공공임대주택 공급


  • 공공이 2019년 주거복지로드맵, 2020년 주거복지로드맵2.0을 발표하면서 100만호가 넘는 공공주택 공급계획을 밝히고 2025년까지 장기공공임대 24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은 높게 평가할만함. 특히 취약계층용 영구⋅국민임대주택과 건설임대주택의 공급비중을 확대한 것은 지난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정책과 비교할 때 바람직함. 




  • 공공임대주택의 복잡한 유형으로 인해 입주 희망자들의 혼선이 큰 상황에서 유형 통합 과제를 제시하고, 수요에 맞는 공급을 위해 대기자 명부 도입 과제를 제시한 것은 개혁적인 방향임. 




  • 이행 평가



(1) 공적임대주택 공급 연평균 17만호 공급 : ⵔ 


  • 매년 공공임대주택 13만호, 공공지원 임대주택 4만호 등 공적임대주택 연평균 17만호 공급 계획에 따라 2018년 19.4만호, 2019년 18.5만호, 2020년 19.1만호 공급,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추진 중이며 상당한 의미가 있음. 특히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간 연평균 11만호 이상 공공임대주택 재고를 증가시킨 것은 2013년부터 2017년 기간 동안 공공임대주택 재고를 31.6만호(연평균 6.3만호)를 증가시킨 박근혜 정부보다 공급을 늘린 것이어서 공공임대주택 공급량 측면에서는 높게 평가할 수 있음.




  • 다만 공공임대주택 공급 실적은 목표를 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임대료 지원정책에 가까워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량에서는 제외해야 하는 전세임대주택이 약 30% 포함되어 있음. 또한 기존주택 매입임대주택도 위 3년 기간 중 7만호 정도 공급됨으로써 전세임대주택과  매입임대주택을 합산한 17만호가 위 3년간 공공임대주택 재고 증가량(약 34만호 추정)의 50%를 차지하는 등 질적인 측면에서 양호한 평가를 받기는 어려움.



(2)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 지원 확대 및 주거 비용 지원 강화 : ⵔ 


  • 신혼부부에게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2018년 3만호, 2019년 4.4만호, 2020년 5.7만호의 공적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추진중이며, 신혼희망타운 공급 및 신혼부부 지원범위(혼인 7년 이내에서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를 확대하고 있음. 




  • 청년 임대주택은 2018년 3.7만호, 2019년 4.8만호, 2020년 5.2만호를 공급하면서 30만실 공급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임. 이들 주택에 대해서는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주택도시기금을 통한 주택 구입과 낮은 이자의 전세자금대출을 지원하고 있음.



(3) 공공임대주택 유형통합 및 대기자 명부제 도입 : Х   


  • 임대주택 유형통합은 시범 사업으로 시작했으나, 2022년 사업승인분부터 전면 시행하기로 하여 본격적인 시행은 차기 정부로 넘기고, 공공임대주택 대기자 명부제도 도입은 구체적인 계획조차 제시하지 않았음. 



2) 투기 및 대출 규제 정책


  • 국정과제




  • [투기 근절] 국정과제 없음




  • [대출 규제] 가계부채 위험 해소와 관련해 주택 담보 대출 비율(LTV) 및 소득 대비 부채 비율(DTI) 합리적 개선, ’17년부터 총체적 상환능력 심사(DSR)의 단계적 도입으로 가계부채 연착륙 유도




  • 주요 정책 




  • 2017-06-19, 조정대상지역의 LTV(70→60%) DTI(60→50%) 규제 강화하는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방안’, 2017-08-02, 서울 전역과 과천시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재개발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LTV⋅DTI를 40%로 강화하는 ‘실수요자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 2018-09-13, 2주택 이상 소유자의 규제지역 내 주택구입 시 주택담보대출 금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에 LTV 40% 적용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 2019-12-16,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담보대출 강화(9억원 초과시 LTV 20%), DSR 관리 강화,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전세대출 회수하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2020-06-17,  경기, 인천, 대전 등을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추가지정, 투기⋅조정대상지역 주택 구입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화, 임대사업자 주택담보대출 금지 등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 발표.




  • 2020-07-10, 6.17대책 이후 무주택자 대출규제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지자 규제지역에서 무주택자의 LTV⋅DTI 규제 및 소득기준을 완화하는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 발표.




  • 적절성 평가 : 이미 수도권을 중심으로 투기수요가 나타나고 있었음에도 투기수요 억제 위한 국정과제 부재했고 투기 억제를 전면적으로 추진하지 않은 실책이 있었음. 임기 중 다수의 규제정책 시행했지만 핀셋 대책으로 일관하다 풍선효과로 집값 폭등 후에야 뒤늦게 시행함. 무주택자 반발에 규제 완화로 일관성 흔들림. 




  • 박근혜 정부의 ‘빚내서 집사라’,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정책으로 이미 수도권을 중심으로 투기수요가 나타나고 있었음에도, 문재인 정부는 투기근절과 투기이익 환수, 자산양극화 문제 해결을 국정과제로 삼지 않았음. 이후 대책에서도 최소한 박근혜 정부 시절 완화된 주택대출, 부동산 세제에 대한 원상회복이 필요했지만 첫 대책부터 조정대상지역의 LTV⋅DTI를 10% 강화하는데 그치면서 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를 주었고 이후 주택가격이 상승한  지역을 규제 대책이 따라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풍선효과가 확대됨. 




  • 이행 평가 : △ 




  • 임기 초 주택 가격과 관련된 저금리 기조, 풍부한 유동성 등 경제적 환경 등을 감안해 강력한 투기 수요 억제 정책을 추진해야 했으나, 주택 시장이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잘못 판단하고 규제지역 중심의 핀셋 규제로 국지적으로 강하게 규제하면 주택 시장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였음. 이로 인해 잘못된 정책 조합(= 주택시장 핀셋 규제 + 임대등록 확대 + 주거복지 로드맵 등 주거복지 확대)을 채택하면서 주택과 토지 투기를 적절하게 규제하지 못하면서 주택 가격 상승으로 자산 양극화가 더욱 심화됨.




  • 2017년, 6.19 대책을 시작으로 규제 지역 중심 대출규제(LTV, DTI), 전매제한, 보유세 강화 등 사후적인 핀셋 대책을 내놓으면서 투기 억제와 가격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으나, 주택 가격 급등으로 정책 신뢰도를 상실함. 뒤늦게 규제지역을 확대하고 대출규제 등을 강화하는 9.13대책, 12.16대책 등을 내놓았으나 무주택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7.10대책으로 이를 완화하는 한편, 202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자 여당을 중심으로 청년⋅신혼부부⋅무주택자에 대한 대출규제를 추가 완화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음.




  • 가계부채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고 최근 규제지역의 집값이 폭등한 상황에서 청년⋅신혼부부⋅무주택자에 대한 LTV⋅DTI를 10% 추가완화한다고 해서 실제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향후 금리인상⋅주택가격 하락 현상이 발생하면 청년⋅신혼부부⋅무주택자들의 부채상환 압박만 더 가중될 수 있는만큼 매우 부적절한 해법임.




  • 지난 정부에서부터 폭증한 주택담보대출과 문재인 정부 들어 크게 증가한 전세자금대출이 갭투기에 활용된 만큼 집값이 아닌 소득에 연계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정권 초부터 전면적으로 시행해야 했으나 잘못된 예측과 뒤늦은 시행으로 인해 주택가격 상승 추세를 뒷받침해주는 결과를 낳았음. 결국 다주택자들이 임차인의 전세자금 대출을 활용한 갭투자를 통해 적은 자기 자본으로 주택 투기를 하는데 이를 제대로 규제를 하지 못한다는 비판적인 평가로 이어졌음. 




  • 참여연대와 민변이 제기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은 부동산 투기로 인한 사회적 병폐를 고스란히 보여줌. 문재인 정부는 수도권 주변 개발 가능지역 등 전국에 걸쳐 토지 투기가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갖지 못한 채 3기 신도시 정책을 발표하고도 특별한 부동산 투기 관리대책을 수립하지 않았음. 정부와 여당은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뒤늦게 대대적인 수사와 함께 공직자 관련 투기 방지 대책을 세우고 국회를 포함한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등 제도적인 통제 장치를 강화하였음.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투기 방지와 관련한 근본적인 개혁 과제인 토지나 주택 투기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겨냥한 조세 등을 통한 개발이익 등의 환수 강화 및 비생산적 토지 보유에 대한 조세 부담의 강화, 비농민의 농지 소유제한 및 농지 전용 제한 등 농지소유제도 개혁 등에는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음.



3) 민간 임대시장 안정화 대책     


  • 국정과제




  • 자발적 임대주택 등록 확대 위한 인센티브 강화, 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 등의 단계적 제도화 추진




  • 적절성 평가 : 2016년 총선 공약이었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국정과제에서 단계적 도입으로 후퇴시킴. 이를 대체하기 위한 등록임대주택 활성화 정책은 임차인 보호 취지는 있었으나 임대사업자에게 과도한 세제 특혜 부여하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함. 




  •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했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이 국정과제에서 단계적 도입으로 후퇴되었고,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통해 임대인에게 세제 감면, 사회보험료 감면, 대출 혜택을 주면서 사실상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인상률상한제를 ‘자발적으로 유도⋅ 시행’하겠다고 정책방향을 선회함. 등록임대주택을 통해 최대 8년까지 세입자 주거 안정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는 있었으나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거나 임대사업자등록을 의무화하는 등 근본적인 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세제 특혜를 통해 ‘자발적으로 유도’하겠다는 방향 자체가  부적절했음. 




  • 이행 평가 : △ 




  • 다주택자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해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등록임대주택 수는 2017년 98만호에서 2020년 6월 161만호로 증가했음. 그러나 임대사업자들에게 과도한 세제혜택을 주면서도 공적의무 이행에 대한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 결국 애초 취지와 달리 다주택자들이 투기와 조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하는 문제점이 발생하자 단계적으로 혜택을 축소하고 사실상 제도 폐지 수순을 밟고 있음.




  • 2020년 7월 31일,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계약갱신청구권(1회, 2년), 임대료인상률상한제 5%가 도입된 것은 의미있는 진전임. 다만 정권 초기 전월세 가격이 안정되었을 때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지 않고, 뒤늦게 주택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아 전월세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는 시점에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함. 또한 계약갱신청구권이 1회, 2년에 그쳤고 신규임대차계약에 대해서는 전월세인상율상한제 적용이 제외되었으며 계약갱신거절 요건이 확대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 등의 제도를 둘러싼 혼선이 일어나고 있음. 신규임대차에도 인상율상한제 적용, 계약갱신기간 확대, 임대인 및 직계존비속의 실거주요건 강화 등 주택임대차보호법 추가 개정이 필요한 상황임. 



4) 세제 대책     


  • 국정과제 : 없음 




  • 주요 정책  




  • 정권 초기에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강화 및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를 위한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부여가 주요한 정책으로 추진되었음. 이후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종합부동산세 인상안 제시와 주택시장 불안에 따라 종합부동산세가 강화되고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이 일부 축소됨. 




  • 2020년에 주택 가격이 급등한 것에 대한 대책으로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및 취득세가 강화되었고 단기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강화와 중저가 주택에 대한 재산세 인하가 실시됨. 




  • 적절성 평가 :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세제 특혜는 반개혁적 정책, 부동산 세제 강화 방향 자체는 개혁적이나, 집값 상승에 대응한 뒷북 추진이 문제, 공시가격 현실화는 필요한 과제이나 10년에  걸친 장기 계획을 내놔 실현 가능성 담보할 수 있을지 우려됨. 




  • 임차인 보호 취지에도 불구하고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명목으로 임대인에게 세제 감면, 사회보험료 감면, 대출 혜택 등 과도한 특혜를 부여한 것은 개혁에 반함. 




  • 임기 중에 다주택자 종부세, 양도소득세 강화 방향의 세제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것은 긍정적이나, 투기가 성행하고 집값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뒷북식으로 뒤늦게 추진된 것이 한계임. 시세에 비해 턱없이 낮게 책정되어온 공시가격을 90%까지 현실화하는 계획은 그 방향은 옳으나, 10년에 걸쳐 장기적이고,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계획이어서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우려됨. 세부담에 대한 과장된 우려 때문에 시행하기도 전에 재산세  감면을 약속하면서 공시가격 현실화의 취지를 훼손한 것도 문제임. 




  • 최근 여당이 집값 폭등에 따른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종부세 상위 2% 대상 부과,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 12억 원으로 완화 등의 세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주택시장 안정화와는 무관한 고가 주택  소유자의 부동산 세금 인하 정책에 불과함.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가중시켜 부동산 투기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혁에 반함. 




  • 이행 평가 : △




  • 임대사업자들에게 과도한 세제혜택을 주면서도 공적의무 이행에 대한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 부동산 세제는 부동산 대책 중 핵심적인 것으로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하나, 주택 임대사업자에게 세제 혜택 부여한 것 외에는 선도적으로 개혁을 추진하고자 하는 모습을 찾을 수 없었음.




  • 특히 부동산 보유세의 경우 실효세율이 낮은 만큼 부동산 투기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혁하겠다는 목표하에 구체적인 정상화 계획이 제시되었어야 하나 시장 상황에 따라 뒷북 세제 개편을 추진함. 그러다보니 4.7 보궐선거 패배의 원인을 세제에서 찾는 엉뚱한 상황이 벌어졌고 뒤늦게나마 추진된 개혁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기도 전에 여당이 나서 후퇴시키려는 시도를 해 시장에 혼란이 발생함. 



4. 총평 및 향후 과제


  •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서민 주거 안정과 청년⋅신혼부부 주거비 경감을 위한 주택 공급 부분만 구체적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주거⋅부동산 개혁에 핵심적인 부동산 세제, 금융 부분에 대한 국정운영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하지 않음. 결국 정권 중⋅후반부에는 대규모 공급대책과 함께 상당히 강력한 수준의 부동산 세제 강화, 대출규제, 재건축⋅재개발 규제 등의 대책을 시행했지만 정권 초에 근본적인 개혁을 시행하지 않고 집값이 폭등한 이후에야 뒤늦게 뒷북 정책을 남발하면서 국민들의 분노와 불만을 가져왔고 정책 신뢰를 상실함. 특히 시장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부동산 세제 개편을 추진하다 보니 4.7 보궐선거 패배의 원인을 세제에서 찾는 엉뚱한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늦게나마 추진한 개혁 정책이 효과를 내기도 전에 여당이 나서 후퇴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장에 혼란이 발생함. 




  •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공급확대 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예산을 늘리지 않고 단기적 가격 안정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양주택 공급에 역점을 두고 있음. 문재인 정부가 주거급여 상향과 대상 확대, 공공임대 공급의 확대 등 주거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으나,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예산을 크게 늘리지 않고 공급 실적을 높이려다보니 전세임대를 크게 늘리고 저소득층용 건설임대주택 공급은 줄고 있음.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위한 재정 확충 방안이 마련되어야 함. 이를 통해 취약계층용 공공임대를 확충하는 한편, 소셜믹스형 공공임대, 환매조건부⋅토지임대부 공공주택 등을 공급하는 것이 적절함. 2020년 어렵게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었으나, 단 1회(2년)의 갱신청구권에 비해 임대인의 직계존비속까지 실거주시 갱신을 거절하도록 하여 임차인들의 갱신청구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의 이중가격 형성되고 있어 신규임대차에도 인상율상한제를 적용하는 등 추가적인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임. 



 

이슈리포트 [https://bit.ly/3ir01LE"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보도자료 [https://bit.ly/3eDYQaL"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21/07/22- 02:31
2
0


  • http://me2day.net/" style="background:url("../images/mobile_scrapbar.png") no-repeat -70px top;color:rgb(51,51,51);float:left;text-indent:-100em;padding:0px;margin:0px;vertical-align:middle;height:35px;width:35px;" title="sns_share" rel="nofollow">sns_share

  • http://www.cyworld.com/" style="background:url("../images/mobile_scrapbar.png") no-repeat -140px top;color:rgb(51,51,51);float:left;text-indent:-100em;padding:0px;margin:0px;vertical-align:middle;height:35px;width:35px;" title="sns_share" rel="nofollow">sns_share

  • http://yozm.daum.net/" style="background:url("../images/mobile_scrapbar.png") no-repeat -105px top;color:rgb(51,51,51);float:left;text-indent:-100em;padding:0px;margin:0px;vertical-align:middle;height:35px;width:35px;" title="sns_share" rel="nofollow">sns_share



참여연대는 오늘(7/21) 문재인 정부 평가보고서 <https://bit.ly/3ir01LE" style="background:rgb(255,255,255) 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문재인 정부의 멈춰선 개혁, 성과와 한계>를 발행했습니다. <한반도 평화 실현>분야 국정과제에 대한 평가서를 공개합니다.   


 

https://bit.ly/3ir01LE"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전체 이슈리포트 보러가기


 


http://bit.ly/3eDYQaL"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보도자료 보러가기

 



----------------------------------------------------------------------------

 

한반도 평화 실현

 

1. 배경

  •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 남북 관계는 악화되었고 대화가 단절된 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강화되었음. 이러한 상황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부와는 다른 접근법을 취하면서 대화 국면을 열었고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끌어냈음. 그러나 2021년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임. 2018년 어렵게 맺은 남북·북미 합의는 결실을 이루지 못하고 있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교착 상태에 놓여 있음. 이에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관련 국정과제의 방향과 이행이 적절했는지 평가하고자 함.

 

2. 국정과제⋅주요 정책 현황과 평가 요약

<표7> 한반도 평화 실현 관련 국정과제 현황과 적절성 평가, 이행 평가 

 

































분류



세부 과제 



적절성 평가



이행 평가



판단 근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남북관계 재정립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남북관계 개선을 함께 협의하는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택한 점에서 개혁적 과제





- 3차례 남북 정상회담 개최 및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군사 분야 합의 채택, 각종 분야별 회담 개최(2018)

- 남북 정상 핫라인 구축, 서해 해상 국제상선공통망 운용 정상화, 서해 군 통신선 복구(2018.4.~7.)

- 남북 표준시 통일(2018.5.5.)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2018.10.)

- 상호 적대행위 전면 중지(2018.11.1.)

- 한강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수로조사 (2018.11.~12.)

- GP 시범철수(2018.11.~12.)

- 하노이 노딜 이후 대화 중단

- 남북 연락 채널 단절(2020)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





- 평창동계올림픽 공동입장 및 단일팀 운영을 시작으로 각종 체육, 사회문화 교류협력 (2018~2019)

- 이산가족 상봉(2018.8.15.)  

-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2018.9.14.)

- 남북 산림협력(2018), 남북 철도·도로 연결 공동조사,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2018.12.26.)

-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2018.10.22.~ 12.10.)

-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평양, 2018.10.),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 새해맞이 연대모임(금강산, 2019.1.) 등 사회문화 교류 진행  

- 하노이 노딜 이후 교류협력 중단

- 북한, 대북전단 살포 이유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2020.6.16.)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 문재인 대통령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 제안 발표와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2017~2018)

- 북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발표(2018.4.21)

-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2018.5.24)

- 북미 정상회담 및 싱가포르 공동성명 발표(2018.6.12.)

- 트럼프 정부, 대북 독자제재 추가 지속(2018~2020) 

- 북한, 미군 유해 송환(2018.7.27.)

- 프리덤가디언 한미연합군사연습, 케이맵 한미해병대연합훈련 유예(2018.8.)

- 북한, 평양공동선언 통해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의사 밝혔으나 이후 이행되지 않음(2018.9.19.)

-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2019.2.27~28.)

- ‘19-1 동맹’ 한미연합군사연습 축소하여 재개(2019.3.)

-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2019.6.30.)

- 북한 신형 SLBM 발사(2019.10.2.)

- 북미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2019.10.5.)

- 중국·러시아,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제출(2019.12.17.)



통일 공감대 확산과 통일국민협약 추진





- 보수·중도·진보 시민사회단체와 7대 종교, 평화·통일 비전 사회적 대화 추진기구인 전국시민회의 출범(2019)

- 평화·통일 사회적 대화에 시민 3천여 명 참여(2018~2019)

- 숙의 토론을 통해 통일국민협약(안) 마련 후 채택, 정부와 국회에 제안(2020~2021)



주변 4국과의 당당한 협력외교 추진





- 한미 정상회담,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등 각종 협의 진행. 주한미군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2017)과 기지 공사 진행. 제10차,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협상 타결 

-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결과 보고서 발표(2017.12.27.) 및 화해·치유재단 해산(2018),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및 번복(2019)

- 한중 관계 개선 양국 간 협의 결과 발표(2017.10.31.), 한중 정상회담 등 각종 협의

- 한러 정상회담 등 각종 협의



전작권 

조기 전환



‘임기 내’ 전환 공약 지키지 못하고 조건에 얽매임





-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 수정안 합의(2018.10.31.)

- 한국군 기본운용능력(IOC) 검증결과 승인(2019.11.14~15.)  



국방예산 증액과 

군비 증강



안보 딜레마 심화하는 부적절한 과제





- 2018년 국방예산 약 43조 원, 2019년 국방예산 약 46조 원, 2020년 국방예산 약 50조 원, 2021년 국방예산 약 52조 원

- 매년 국방중기계획 발표

- 핵·WMD 위협 대응 관련 사업 지속 추진

- 국방개혁 2.0 기본계획 확정(2019.1.8.)


<이행 여부> 

 


  • ◎ 취지에 맞게 이행이 완료된 과제




  • ○ 취지에 맞게 이행 중인 과제




  • △ 미흡하거나 핵심이 변질된 채로 이행중이거나 이행이 완료된 과제




  • Х  미이행인 과제, 남은 임기 1년동안 진행계획이 없어 사실상 폐기로 봐도 무방한 과제



 

 

 

3. 국정과제⋅주요 정책의 적절성과 이행 평가

 

1)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 국정과제

남북관계 재정립,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통일 공감대 확산과 통일국민협약 추진, 주변 4국과의 당당한 협력외교 추진 등 

 

  • 주요 정책 

2017년 7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베를린 구상’과 <문재인의 한반도 정책> 등으로 구체화되었음. <문재인의 한반도 정책>은 남북이 주체가 되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전환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히고 있음. 3대 목표 △북핵문제 해결 및 항구적 평화 정착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신(新)경제공동체 구현, 4대 전략 △단계적 포괄적 접근 △남북관계와 북핵문제 병행 진전 △제도화를 통한 지속 가능성 확보 △호혜적 협력을 통한 평화적 통일기반 조성, 5대 원칙 △우리 주도 △강한 안보 △상호 존중 △국민 소통 △국제 협력으로 구성되어 있음. 

 

  • 적절성 평가 :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남북 관계 개선을 함께 협의하는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택한 점에서 개혁적 과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역대 정부의 남북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한 점,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주도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점, 북한 비핵화를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삼지 않고 비핵화 진전에 따라 평화체제 협상과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 추진하겠다고 한 점, 한반도 비핵화를 남북 간 신뢰 구축,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북미, 북일 관계 개선과 함께 협의하는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적절한 방향이었음.

이는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핵 폐기를 사실상 협상의 입구로 삼고,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거나 단계적으로 협상하는 방법을 배제해왔던 것과는 다른 해법이었음.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를 통해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고 ‘굳건한 한미동맹, 국제사회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 추가 도발을 억제’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남북 대화와 교류협력, 6자회담 등 다자대화, 남북 간 정치·군사적 신뢰 구축을 함께 해나가겠다고 강조했음. 이러한 정책 방향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소홀히 했던 대화와 신뢰 구축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임. 더불어 집권 초기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통일은 평화가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일이라고 밝힌 것 역시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다른 점이었음. 

 

  • 이행 평가 

  • 남북관계 재정립 : △

2018년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개최, 남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발표했음. 2018년 남북 연락 채널 복원, 고위급 회담 등 분야별 회담 개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설 등이 진행되었으며, 2019년에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이 이루어졌음. 

그러나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이후 사실상 실질적인 남북 대화는 이루어지지 못했음. 2019년 6월 판문점 남북미 회동으로 대화 국면이 다시 열리는 듯 했으나,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강행되고 10월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대화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음. 2020년 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공식적인 연락 채널을 차단했음. 

남북 대화가 단절된 것은 북미 대화의 교착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규모만 축소한 채 지속한 점, 남한이 군비 증강과 공격적인 무기 도입을 이어간 점, 남북 합의가 대북 제재와 유엔사의 저지를 넘어서지 못한 점 등으로 인해 남북 간 신뢰가 무너져온 것에도 원인이 있음. 북한 역시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이어갔으며, 군사 합의 파기까지 시사했음. 

 

  •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 : △

2018년, 2019년 특히 문화, 체육 분야에서 남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국제행사에 남북공동참가가 이어졌음. 경의선, 동해선 철도·도로 현지 공동조사가 이루어졌으며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 발굴조사도 재개되었음. 

그러나 북미 협상 교착과 함께 남북 교류협력도 더 이상 진척을 이루지 못했음.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이 합의한 사항들조차 이행되지 못했으며 경제협력도 아무런 진척이 없었음. 코로나19와 장마로 인한 수해 등 재난 상황이 이어졌으나 보건의료나 방역 분야에서도 협력 사업이 전혀 추진되지 못했음. 인도적인 문제인 이산가족 상봉은 2018년 1차례 진행된 후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으며 대북 제재 면제 승인을 받았던 화상상봉 역시 남북관계 경색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음.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이산가족 대면 상봉이 각 2차례씩 이루어진 것과 비교했을 때도 매우 실망스러운 부분임. 

남북·북미 대화가 이른바 ‘톱다운’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남북·북미 민간 교류는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했고, 코로나19 팬데믹은 제한적이나마 이루어지던 민간 교류협력을 크게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음. 무엇보다 가장 큰 제약 요소는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였음. 2018년 11월 출범한 한미워킹그룹은 2019년 북한 타미플루 지원이 결국 무산된 사례처럼 제재를 내세워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막는 기구로 기능했고, 유엔사 역시 DMZ 관할권을 과도하게 행사하여 남북 협력에 제동을 걸어왔음. 한반도 평화의 진전을 위해서는 남북 교류협력 사업들의 실질적인 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했으나, 미국 정부의 반대와 대북 제재를 극복하지 못한 것은 지난 4년을 평가했을 때 가장 아쉬운 부분임. 

 

  •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 △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다”고 천명한 판문점선언과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자고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은 한반도 평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인 선언이었으며, 대화가 평화로 가는 가장 현실적이고 빠른 길이라는 것을 증명한 합의였음. 판문점 선언을 통해 ‘군사적 신뢰 구축에 따른 단계적 군축’을 합의하고 군사 분야 합의로 구체화한 것 역시 가시적인 성과임. 군사 분야 합의는 현재 일부만 이행되었으나 상호 적대행위 전면 중지,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등 실제 남북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탕으로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었고, 북미 정상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통해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에 포괄적으로 합의하였음. 문재인 정부는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의미를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하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음. 그러나 남북·북미 합의들은 이후 실질적인 이행으로 이어지지 못했으며, 북미 간 상응 조치에 대한 합의가 불발되면서 대화도 단절되었음. 트럼프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사실상 선(先) 비핵화를 요구했고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에도 대북 제재 조치를 계속 추가했음. 2018년 여름 유예했던 연합군사훈련은 2019년 규모만 축소한 채 재개되었고, 대규모 군사훈련이나 무력 증강 문제를 협의하기로 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역시 구성조차 되지 못했음. 결국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북미가 합의한 ‘북한에 대한 안전 보장’에 대한 합의나 행동 없이 선 핵무기 폐기만 집중해온 것이 상황 악화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음.

 

  • 통일 공감대 확산과 통일국민협약 추진 : ○

정부는 2018년부터 평화·통일 비전 사회적 대화 전국시민회의(이하 ‘통일비전시민회의’)와 협력하여 ‘평화·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추진함. 7대 종교와 보수·중도·진보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통일비전시민회의는 정부(통일부), 지방자치단체, 국회 등과 협력하여 평화·통일 사회적 대화를 확산하고, 남북·남남 갈등 해결과 바람직한 한반도의 미래상 등 평화·통일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제도화하는 활동을 수행하였음. 구체적으로 2018~2019년 1천여 명의 일반 시민과 2천 여 명의 시민사회단체·종교계 활동가와 회원이 대화에 참여했고, 미래세대, 해외 한인, 종교인 대화 등 부문별 대화로 확장되었음. 2020~2021년 전국의 시민 100여 명을 표본으로 선발, 사회 구성원과 국가가 합의하고 실천해야 할 바를 도출하여 ‘통일국민협약’을 채택함. 

보수·중도·진보 시민사회가 남북 관계와 같은 첨예한 갈등 사안을 두고 4년 동안 사회적 대화를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이어온 점, 일반적 숙의 모델로 사용해온 공론조사형(선호확인형) 대화 모델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완성된 협약안을 도출하는 합의도출 모델을 개발하고 적용한 점, 진보·보수 전문가와 활동가가 함께 참여하여 공정성이나 편향에 대한 우려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의제와 기초 정보 설명자료 등을 개발하고 전문가들의 사회적 참여를 촉진한 점,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온라인으로 사회적 대화를 중단 없이 추진해 협약(안)을 채택한 점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됨. 그러나 이후 사회적 대화를 지속하고 확산할 정책이나 지원체계, 예산 등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함.

 

  • 주변 4국과의 당당한 협력외교 추진 : △ 

정부는 주변 4국과 △한미동맹의 호혜적 책임동맹으로의 발전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실현 △한일 미래지향적 성숙한 협력동반자 관계 발전 △한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실질적 발전 추진 등을 주요한 외교 과제로 설정했고, ‘동북아 다자 안보협력’을 주요 목표로 강조해왔음. 

그러나 한미관계는 호혜적 관계로 나가아지 못했음. 전작권 환수 지연,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미국 MD 편입, 방위비분담금의 과도한 증액, 주한미군 기지 오염 문제 등 한미동맹 현안들은 어느 것 하나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다뤄지지 않았음. 트럼프 정부의 근거 없는 5배 증액 요구는 실현되지 않았으나, 결국 바이든 정부와 타결한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 협상에서 역대 최대 증액, 최장 유효기간, 국방비 증가율과 연동한 상한선도 없는 연간 인상률에 합의했음.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를 기습 배치한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며 대선 공약으로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추진’을 명시했으나 실제 집권 이후에는 발사대 추가 배치, 기지 공사 강행 등 정반대의 조치를 취했음. 한국은 2006년 방위사업청 개청 이래 2018년까지 약 35조 원을 미국산 무기 구입에 사용했으며, 2019년 기준으로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미국산 무기를 많이 구매했음. 전작권은 돌려받지 못하고 주한미군 주둔경비 지원과 미국산 무기 구입만 확대하고 있는 상황임. 

한일 관계의 경우 과거사와 한반도 평화, 양국 간 실질적 협력은 분리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밝혔지만 실제 한일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음. 일본 정부는 전쟁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공식 사죄나 배상도 거부하며, 강제동원 판결을 이유로 명분 없는 수출 규제 조치까지 발표하면서 한일 관계를 악화시켰음.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위안부 재협상을 공약했으나 2018년 정부는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2021년 1월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양국 간 공식적인 합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언급했음. 또한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를 결정했다가 끝내 미국 압박에 굴복하여 종료 결정을 번복하고 연장한 것은 큰 패착이었음. 과거사 문제로 한일 갈등이 심화되는 과정에서도 자위대와의 군사 협력은 강화되었음. 

한중 관계는 사드 배치를 계기로 크게 악화되었으나 2017년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통해 중국의 우려와 한국의 입장(미국 MD에 참여하지 않고,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협력이 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을 확인하며 개선되었음. 중국 군용기의 사전 통보 없는 카디즈(KADIZ) 진입 문제 대해서 정부는 사전 통보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2019년 한중 국방전략대화가 재개된 후 개선이 있었으며, 해·공군 간 직통전화 설치에 합의하여 우발적 충돌을 예방하기로 했음. 한러 관계의 경우 경제협력을 강조하며 신북방정책을 발표하고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발족했으나, 한반도 평화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실제 성과를 내지 못했음. 러시아 군용기의 사전 통보 없는 카디즈 진입 문제의 경우 한러 합동군사위원회를 통해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핫라인 설치 등을 논의했으나 아직 설치가 이뤄지지 않았음.

문재인 정부는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국정과제, ‘신한반도체제’ 구상 등을 통해 동북아 다자 안보협력 진전을 목표로 설정하고,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 정책을 발표하며 ‘동북아의 긴장과 갈등을 힘이 아닌 대화로 풀어나가고, 역내 구도를 대화와 협력의 질서로 바꾸고자 한다’고 밝혔음. 이는 한미동맹에 치우친 외교안보, 미중 갈등 격화 등의 조건에서 한국이 새로운 외교안보틀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었으나, 실제로 이행되지 않은 의지의 천명에 그쳤음. 

 

 

2) 전작권 조기 전환

  • 국정과제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전작권 조기 전환

 

  • 주요 정책 

2018년 11월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 국방부 장관이 서명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 수정안 

 

  • 적절성 평가 : ‘임기 내’ 전환 공약 지키지 못하고 조건에 얽매임

전시작전통제권의 경우 대선 후보 당시 ‘임기 내’ 전환을 공약하였으나, 이후 국정과제를 설정하며 ‘조기’ 전환으로 수정하였음. 문재인 정부는 과거 한미 정부가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했고, 이는 결국 전작권 환수를 이유로 전력 증강에 끊임없이 투자해왔음에도 결국 임기 내 전작권 환수를 이루지 못한 근본 원인이 되었음. 

 

  • 이행 평가 : △

한미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한 뒤, 한국은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핵심군사능력 확보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비 초기 필수 대응능력 구비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환경 관리’라는 조건을 명분으로 핵·WMD 대응을 위한 전력 증강을 지속해왔음. 문재인 정부 역시 이 조건에 갇힌 채 전작권 환수를 명분으로 국방비를 증액해왔음. 

전작권은 주권 국가의 당연한 권리이며, 세계 10위의 군사비 지출국이 정작 전시작전통제권은 없다는 것 자체가 모순임. 더구나 한미가 합의한 조건 자체가 모호하고 안보 환경은 언제든 변할 수 있어, 오히려 전작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하는 구실만 되고 있음. 전작권 환수를 이유로 전력 증강에 끊임 없이 투자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환수는 불가능하다는 점도 명백해졌음.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연합방위지침 서명을 통해 전작권 환수 이후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겠다는 과거의 합의를 뒤집었음. 이는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사령관, 부사령관의 국적만 바뀔 뿐 한미연합사가 현재와 거의 똑같은 형태로 유지된다는 의미임. 한미 연합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전작권이 환수되더라도 한반도 평화 관리를 위한 독립적 역량이 강화되기보다는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하위 파트너로 얽매일 가능성이 높음. 결국 한국군이 온전한 군사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미군에 종속되는 구조를 바꾸지 못해 전작권 환수의 의미도 퇴색시켰음. 

 

 


3) 국방예산 증액과 군비 증강 

  • 국정과제

북핵 등 비대칭 위협 대응능력 강화

 

  • 주요 정책 

<국방개혁 2.0>, 매년 발표하는 <국방중기계획>, 국방예산

 

  • 적절성 평가 : 안보 딜레마 심화하는 부적절한 과제 

남한의 국방비가 북한의 총 GDP 규모를 넘어선 지 오래되었을 정도로 남북의 국방비 지출 차이가 막대하며 재래식 군사력에서는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핵 등 비대칭 위협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국방예산 증액과 공격적인 군비 증강 계획은 부적절한 과제였음.

이런 군사력 불균형은 안보 딜레마를 심화하고 북한이 비대칭 전력을 개발할 동기를 제공해왔음. 따라서 군사적 신뢰 구축과 상호 위협 감소를 위해 군비를 축소하는 방향의 정책 설정이 필요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국방 정책은 그렇지 않았음. 

 

  • 이행 평가 :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방예산은 연평균 7%씩 증가하여 4년 만에 약 12조 원이 늘었으며, 2020년 50조 원을 넘어섰음. 과거 이명박 정부(5%), 박근혜 정부(4%)의 연평균 증가율과 비교해도 높은 증가율이며 특히 방위력 개선비 증가율이 높았음. 한국의 군사비 지출은 전 세계 10위(2020), 무기 수입은 전 세계 7위(2016-2020)를 기록하고 있음. 2020년 GDP 대비 군사비 지출은 2.8%로 군사비 지출 상위 국가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임.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과 보복 응징 등 공격적인 군사 전략을 바탕으로 한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사업’은 ‘핵·WMD 위협 대응 관련 사업’으로 이름만 변경되어 그대로 추진되고 있음. 정부는 탄두 중량과 사거리를 대폭 늘린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고 경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등 새로운 무기 체계 도입도 추진하고 있음. 이에 더해 대표적인 공격형 무기인 F-35A 추가 도입, F-35B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음. 특히 경항공모함이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은 한반도를 넘는 지역을 작전 범위로 하는 원거리 작전 능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한국군에는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전력임. 

한편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상비병력을 약 62만 명에서 50만 명까지 계획대로 감축하고 군 복무기간을 단축하고 있는 것은 한국전쟁 이후 60여 년 넘게 유지해오던 60만 명 수준의 병력을 일부라도 감축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임. 그러나 이런 수준의 대규모 병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으며 더 획기적인 병력 감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여전히 미흡한 계획. 

지속적인 군비 증강은 신뢰를 무너뜨리고 대화 재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음. 단계적 군축을 실현하기로 한 <판문점선언>의 정신에 어긋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동력을 잃게 만드는 일이었음. 북한에는 핵·미사일 포기를 요구하면서 남한은 군비 증강을 추진하는 모순적인 정책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가 되었음. 

특히 코로나19 재난 위기와 경기 침체 속에서도 한국 정부는 국방비를 계속 증액해왔음. 한정된 국가 예산은 군비 증강이 아니라 코로나19 위기 대응, 사회 안전망 확충, 불평등 해소, 지속 가능한 환경 등을 위해 더 많이 사용되어야 함. 

 

 


4. 총평 및 향후 과제 



  •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관련 정책의 방향은 적절했으나, 미국의 선(先) 비핵화 요구와 대북 제재를 넘어서지 못하고 군사훈련과 군비 증강을 중단하지 않으면서 구체적 성과를 이루지 못했음. 결국 한미동맹을 조정하고 안보 딜레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남북·북미 관계 개선도, 한반도 비핵화도, 평화 실현도 어렵다는 것을 증명한 시간이었음. 

  • 최근 바이든 정부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합의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고 한미 정부가 합의한 점, 북한 역시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있어야 한다’면서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고 있지 않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임. 2018년에 어렵게 맺은 남북·북미 합의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고 구체적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계적·동시적 행동으로 신뢰를 쌓아가고 서로를 향한 군사행동과 군비 증강을 중단하면서 대화의 여건을 조성해야 함. 

  • 남북관계 회복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필수적임. 한반도 평화는 제재와 압박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설득해야 함. 남북 교류협력이나 인도적 협력 재개를 위해 포괄적인 대북 제재 면제를 이끌어내거나,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들을 추진해나가는 결단이 필요함. 더불어 심화되는 미중 경쟁 속에서 균형 잡힌 협력 외교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이나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한 인도·태평양 전략 등 낡은 냉전 질서에 동참하지 않아야 함. 양자 관계 뿐만 아니라 다자 관계와 지역적 접근, 역내 평화안보협력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함. 



금, 2021/07/23- 07:34
2
0

희망제작소 정책그룹은 느리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달팽이처럼 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시민과 함께 공부하는 ‘달팽이 공부방’을 열고 있습니다. 달팽이 공부방 첫 번째 시간에는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의 저자 김정후 박사를 모시고 유럽의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사례를 중심으로 ‘공간과 사람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래는 김정후 박사의 강연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저는 영국에 머물면서 방학 동안에 한국에 와서 강연을 합니다. 도시 및 건축을 주제로 강연을 하는데 최근에는 도시재생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4년 정도 강연을 했는데, 오늘 이 자리가 251회 강연입니다. 통상 한국에 오면 3~4주가량 머무는데 그중 20회 정도 강의를 합니다. 서두에 거창하게 저의 강의 경력을 소개한 이유는 제가 무엇 때문에 한국에 올 때마다 하루에 많게는 3회까지 강의를 하는지 말씀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도시재생이 큰 화두인데, 도시사회학을 공부한 전문가로서 도시재생의 본질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서입니다. 둘째는 인구의 5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고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재, 어떻게 하면 건강한 건축으로 이루어진 건강한 도시에서 살 수 있는지 방향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영국에서 10년 이상 공부하면서 유럽의 다양한 도시를 다녀봤습니다. 유럽과 한국은 많은 것이 다릅니다. 우리는 유럽의 선례를 통해 어떻게 장점과 단점을 구별하여 장점은 적용하고 단점은 극복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유럽과 한국이 지닌 차이의 본질을 파악하여 어떻게 우리에게 맞게 적용할 것인지 궁리해야 합니다. 이 일은 해당 분야 전문가만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제가 많은 대중강연을 하고 이 자리에 서게 된 이유를 강연 전 간략하게 먼저 말씀드렸습니다.

도시재생의 전제조건은 지속가능한 도시

유럽의 도시재생 사례를 언급하기에 앞서, 도시재생을 생각할 때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지속가능성’입니다. 일상에서 지속가능성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데요. 지속가능성이란 주제와 분야에 무관하게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질문하겠습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세 가지 측면 중 어떤 게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우리가 갖는 모순 중 하나가 ‘지속가능성=환경’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지속가능성은 경제, 환경, 사회라는 세 개의 기둥 위에 서 있는 지붕으로, 그 중 무엇 하나라도 빠지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도시재생에 있어 지속가능성의 작동원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몇 년 전, 두바이가 상당히 이슈가 된 적 있었습니다. 두바이를 좋은 도시 나쁜 도시, 이분법으로 정의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에너지소비량 등을 생각하면 두바이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도시입니다. 앞으로 소개하는 유럽의 사례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도시재생이 한 역할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지속가능성은 도시재생의 기본원리이다.

▲ 지속가능성은 도시재생의 기본원리이다.

템즈강 북과 남을 잇다, 테이트 모던 그리고 밀레니엄 브릿지

제가 사는 런던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쉽게 떠올리는 런던의 랜드마크를 템즈강을 중심으로 지도 위에 표시해보겠습니다. 빅벤, 영국박물관, 영국국회의사당……. 공통점을 찾으셨나요? 대부분이 템즈강 북쪽에 있습니다. 런던은 전 세계가 벤치마킹하려는 도시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불균형하게 발전된 도시 중 하나입니다. 런던은 명실공히 강북을 중심으로 발달해왔습니다. 심지어 런던 강북에 사는 노인 중 평생 강남에 가본 적 없는 노인이 상당수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강북과 강남의 불균형이라는 도시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잘 알고 계신 테이트 모던(Tate Modern)과 밀레니엄 브릿지(Millenium Bridge)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테이트 모던이라고 하면, 템즈 강변의 버려진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헐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 세계에서 이용객이 두 번째로 많은 현대미술관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테이트 모던의 드라마틱한 변화에 집중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건 사기에 가깝습니다. 테이트 모던의 본질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테이트 모던을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방문객이 많은 미술관이라고 흔히 말합니다. 첫 번째로 방문객이 많은 미술관은, 아시다시피 루브르 박물관입니다. 그런데 방문객의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루브르는 방문객 중 약 70%가 외국인입니다. 루브르 하면 뭐가 생각나시나요? 밀로의 비너스처럼 널리 알려진 소장품이 있고,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 소장품을 보러 옵니다. 하지만 방문객이 세계 2위라는 테이트 모던과 연관해 떠오르는 소장품이 있으신가요? 테이트 모던 방문객의 약 60%는 자국민입니다. 테이트 모던의 성공은 시민들의 일상적 공간으로 구성했다는데 있습니다.

실제로 테이트 모던에 가보면 학생들이 와서 도시락을 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터빈홀에서는 1년 내내 행사를 합니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돈을 내고 일부러 찾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이 언제든지 놀며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인 것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벼룩시장을 한다? 한국에선 상상하기 어렵지만, 테이트 모던에선 늘 있는 일입니다. 모든 미술관이 모나리자를 소장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테이트 모던은 루브르와는 전혀 다른 목적과 방식으로 시민들 곁에 있습니다.

▲ 테이트모던 터빈홀에서 시민들이 방석을 깔고 앉아 쉬고 있다.

▲ 테이트모던 터빈홀에서 시민들이 방석을 깔고 앉아 쉬고 있다.

초기 밀레니엄 브릿지 현상설계 시 템즈강 어느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은 걸려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 팀은 세인트폴 대성당과 테이트 모던의 정중앙에 위치한 보행자 다리를 제안했고, 이 의견은 받아들여졌습니다. 밀레니엄 브릿지는 두 지점을 이어 빠르게 건너가게 하는 다리가 아닌, 다양한 행위가 이어지고 두 지점을 한 구역으로 묶는 거리입니다. 밀레니엄 브릿지가 생기면서 사람들은 템즈강 북과 남을 나누는 게 아니라, 세인트폴 성당과 밀레니엄 브릿지와 테이트 모던을 한 구역으로 묶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도시재생입니다. 버려진 산업용 건물을 헐지 않고 재활용하면서 간극이 큰 강북과 강남을 통합시켰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걸어서 이 구간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테이트 모던과 밀레니엄 브릿지의 가치는 바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에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낱개의 건물이 아니라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구조입니다.

전통시장을 보는 새로운 눈, 산타 카테리나 시장 그리고 마켓홀

유럽의 여러 도시재생 사례 중 전통시장을 새롭게 바꾼 두 도시의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전통시장이 경쟁력이 떨어지고 지역의 골칫거리가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동선이 불편하고 주차가 어려우며 카드 사용이 어렵고 물건이 다양하지 않죠. 결국은 마트나 백화점을 이길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많은 전통시장을 보유한 도시 중 하나입니다. 당연히 전통시장의 쇠퇴를 저지하는 일에 큰 힘을 기울였고, 성과가 보이기 시작한 결정적인 기점이 산타 카테리나 시장(Mercat de Santa Caterina)입니다. 산타 카테리나 시장은 앞에서 말한 전통시장의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고, 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상품 전시 방식을 손보고, 기존의 건물은 유지한 채 지붕을 씌웠습니다. 이렇게 불편함을 제거한 1년 뒤엔, 인근의 백화점보다 단위면적 당 수익이 더 늘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 구도심 중심에 위치한 산타 카테리나 시장. 판매품들의 색상을 본 딴 지붕이 아름답다.

▲ 구도심 중심에 위치한 산타 카테리나 시장. 판매품들의 색상을 본 딴 지붕이 아름답다.

전통시장의 쇠락을 막아야 하는 이유는 역시 지도를 잘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느 도시든 전통시장은 도심 정중앙에 위치합니다. 전통시장이 사라진다는 것은 구도심의 중심이 사라진다는 것이고, 곧 지역의 커뮤니티가 해체된다는 뜻입니다.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시장 인근의 지역민입니다. 전통시장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전통시장이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큰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전통시장 유지를 시민의 세금으로 충당할 수 없으니 자생력을 갖추게 지원해야 합니다.

전통시장을 또 다른 관점에서 본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마켓홀(Markthal)입니다. 흔히 전통시장은 사라져가지만 되살려야 하는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로테르담은 새벽 일찍 열고 오후에 문을 닫는 전통시장의 특성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버려진 공터에 전통시장을 만들면서 지붕을 주거시설로 만들었습니다. 주거시설과 전통시장을 결합함으로서 늘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으로 기획한 것입니다. 내벽에는 시장의 물품들이 그려져 있는데, 로테르담의 시스티나 성당(Sistine Chapel)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현대판 전통시장과 마을을 결합하여 새로운 도시를 만든 것입니다.

▲ 시장과 주거시설이 절묘하게 결합된 로테르담의 마켓홀

▲ 시장과 주거시설이 절묘하게 결합된 로테르담의 마켓홀

민주적이고 감각 있는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든다

사람이 살기 좋은 공간을 만드는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저는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는 여러 도시재생 사례들을 보면 시행착오의 과정에 있다는 생각합니다. 이 과정의 끝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도시재생에서 지속가능성의 원리가 지켜졌는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이 과정이 특정한 전문가나 행정가, 정치인만의 몫은 아닙니다. 시민들이 공청회에 참여하여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며 수준 높은 감각으로 평가하고 여러 장애요인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재생에서 시민참여는 필연적입니다.

정리_ 이민영(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제공_ 김정후(한양대도시대학원 특임교수)

▶ 좀 더 다양한 사례를 알고 싶다면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를 읽어보세요.

목, 2015/07/30- 19:00
386
0

본질을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만약 도시가 ‘쇠퇴(Decline)’하지 않았다면 도시재생은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20세기 중반을 넘어서면서 제조업 중심의 사회체제가 한계에 직면하면서 유럽의 산업도시들이 급격히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산업혁명 이후 짧게는 100년, 길게는 200년 이상 도시를 지탱했던 핵심 산업이 몰락하면서 경제적 쇠퇴가 발생했고, 사회적∙환경적 쇠퇴가 뒤따랐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전반적인 삶의 질이 저하되는 포괄적 쇠퇴를 피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쇠퇴한 도시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하여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도시재생의 개념과 방법론이 공고히 자리 잡았다. 도시재생은 성장 동력을 상실한 도시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어 활성화를 유도하는 행위이므로, 시차를 두고 세계적으로 유사한 상황과 직면한 도시들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김정후, 2014:49).

도시재생에 대해 도시 쇠퇴를 개선하기 위한 도시계획적 처방으로 정의한다면, 핵심은 쇠퇴의 양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합당한 처방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도시의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할 뿐만 아니라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므로 쇠퇴를 분석하고 적합한 해결방안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몇몇 성공사례에 대한 피상적 접근과 성급한 벤치마킹은 도시재생에 마치 정답이 존재하는 것 같은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쇠퇴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이 해당 지역이 보유한 ‘유・무형의 조건’에 기초를 두고 수립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도시에서 성공한 방식을 남용하는 것은 오히려 도시의 건강한 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도시재생은 실천에 앞서 본질이 무엇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방정부 중심의 파트너십
20세기 후반에 후기 산업도시들이 도시재생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다양한 방법론이 등장했는데 그중에서 ‘파트너십 주도형 도시재생’이 크게 주목을 끌었다( Cornelius and Wallace, 2011:73). 도시의 쇠퇴는 주변 지역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 국가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초기 단계에 중앙정부가 도시재생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문제는 도시재생이 도시의 특정한 몇몇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이 아니고, 쇠퇴기에 접어든 지역 전반에 걸쳐 경제적, 사회적 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므로 중・장기적으로 얼마나 지속가능한가가 관건이고, 이는 곧 지방정부의 역량과 직결된다. 파트너십 주도형 도시재생은 이러한 현실적 상황을 배경으로 빠르게 위상을 정립했다.

파트너십 주도형 도시재생은 거시적으로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미시적으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파트너십 주도형 도시재생은 공공과 민간이 보유한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즉 형식적인 생색내기 프로젝트나 단발성 행사에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지 않고, 도시환경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의 미래를 대비하는 사업에 집중하므로 지속가능한 방식임에 틀림없다. 검증된 장점에도 불구하고 파트너십 주도형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이룬 도시는 여전히 많지 않다. 파트너십 주도형 도시재생이란 전문가는 물론이고, 이해당사자 간에 충분한 소통을 전제로 하기에 장기간의 치열한 논의와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즉 단기간에 가시적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물리적 성과 위주의 개발에 익숙한 정부, 기관, 정치인의 입장에서는 주저할 수밖에 없다. 이 밖에 몇 가지 전제 조건도 뒤따른다. 중앙정부가 재정지원 외에 필요 이상의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하고, 지방정부가 도시의 쇠퇴를 진단 및 처방할 수 있는 정책개발 역량을 보유해야 하며, 이해당사자 간에 소통을 조율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직과 인력을 갖추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압축성장을 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여전히 많은 도시들이 제조업 도시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일단의 도시들은 성장의 한계와 직면함으로써 서구의 후기 산업도시들이 경험한 것과 유사한 양상의 쇠퇴를 겪고 있다. 이러한 도시들의 경우 재생은 미래를 위해 불가피한 상황인데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중앙정부가 강력한 행정권과 예산집행권을 보유한 경우 중앙정부가 주도해 일괄적으로 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에 익숙하고 도시재생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재개발을 답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재개발 방식 자체를 딱히 부정적으로 평가할 이유는 없으나 쇠퇴한 현대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생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므로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한 종합적인 재인식과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위한 도시재생의 초석을 놓는 일이다.

지역 정체성에 기반한 도시재생
도시재생이 활발하게 시작된 20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도시를 비교하는 많은 통계 자료가 출간되고 있다. 물론 도시비교는 언제나 도시연구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지만 20세기 후반부터의 상황은 그 이전과 확연히 구별될 만큼 다양하다. 이러한 변화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 총체적 개념에서 국가의 경쟁력보다 특화된 개별 도시의 경쟁력을 중시하는 체제로의 전환이다. 둘째, 삶의 질, 친환경 수준, 보행환경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시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들이 중요하게 대두되었다(김정후, 2009:178). 이러한 관점에서 각기 다른 세 도시의 사례를 살펴보자.

1) 유럽의 허브, 릴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릴(Lille)은 프랑스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로서 섬유 및 철강산업이 크게 발달했으나 1970년 이후 침체기에 들어섰다. 도시재생을 계획하면서 릴 시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끝에 많은 도시들이 추진하는 문화예술 대신에 ‘지정학적 장점’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파리는 물론이고, 프랑스 내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 문화예술적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릴은 새로운 전략에 따라 1994년에 초고속철도인 떼제베(TGV)노선을 유치하여 유럽의 교통 중심으로 거듭났다. 파리에서 한 시간, 런던에서 두 시간, 브뤼셀에서 40분에 이르는 위치는 중・장기적으로 유럽의 허브로 부상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다.

새로운 목표를 수립한 릴은 지정학적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광역계획(The Metropolitan Plan)을 수립해 대규모 역세권 개발인 ‘유라릴 프로젝트(Euralille Project)’를 시행했다. 유라릴 프로젝트는 비즈니스센터(Business Centre), 로마랭(Romarin), 생모리스(Saint Maurice), 쇼드 리비에르(Chaude Riviere) 등 네 개 지구로 특화되어 진행되었는데, 역 주변을 상업 및 업무지구로 개발하는 방식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다양한 특성을 접목한 복합문화지구로 활성화하는 계획이다. 따라서 릴 시가 중심이 되어 폭넓은 분야의 민관이 참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렘 콜하스가 마스터플랜을 담당했고, 장 누벨, 크리스티안 포잠박 등 국내・외 건축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또한 콜하스가 디자인한 대규모의 전시장, 회의장, 공연장을 갖춘 그랜드 팰리스(Grand Palais)는 국제도시로서 릴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그런가 하면 생모리스와 쇼드 리비에르 지구에는 시민들을 위한 환경공원과 공공공간을 계획해 공공성을 강화했다.

▲릴 시의 그랜드 팰리스

▲릴 시의 그랜드 팰리스

릴 시가 도시재생을 위해 선택한 역세권 개발의 성과를 증빙하는 자료는 다음과 같은 게 있다. 릴 시는 2004년 하계 올림픽 유치 경쟁을 위해서 프랑스 내부에서 실시한 평가에서 강력한 경쟁도시들을 물리치고 가장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20세기 후반에 낙후된 산업도시로 전락했던 상황의 대반전이었다. 비록 본선 최종 경쟁에서 명분에 밀려 그리스 아테네에 패했지만 20여 년 동안 진행된 릴의 재생이 경제적 측면을 넘어 전체적인 도시의 체질을 개편하는 데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비록 올림픽은 유치하지 못했지만 대신에 2004년에 유럽문화수도로 선정됨으로써 릴이 일관되게 추진한 도시재생의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2) 한 도시 안의 세계, 리버풀
리버풀은 영국 중서부의 머지 강을 따라 천연의 지리적, 환경적 조건을 갖추고 17세기부터 해상무역 및 제조업 도시로 성장했다. 19세기에 이르러서는 전 세계 해상무역의 40퍼센트가 리버풀을 통하여 이루어질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수백 년 동안 지속된 리버풀의 영광은 유럽 대부분의 산업도시들과 마찬가지로 19세기에 접어들어 크게 위축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특히, 대형 컨테이너 화물수송이 보편화되면서 리버풀과 같은 항구도시는 쓸모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러한 리버풀의 변화는 17~18세기와 마찬가지로 머지 강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리버풀 시는 본격적인 도시재생을 추진하면서 ‘머지사이드 구조계획(Merseyside County Council Structure Plan)’을 수립해 방치된 항구 주변의 창고와 시설을 문화 및 상업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시행했다.

리버풀은 왜 문화를 도시재생의 키워드로 설정했을까? 한때 세계적인 무역항이었던 리버풀은 ‘한 도시 안의 세계’라고 불릴 만큼 인종, 종교, 문화, 예술, 음식 등 모든 면에서 다양성을 갖추고 있었다. 예를 들어 거리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터키, 인도, 중국, 태국, 남아공화국의 가게와 식당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또한 리버풀에는 외국인 지역공동체가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을 정도로 많은 나라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간직한 다문화 도시다. 이러한 문화적 잠재력을 도시재생을 위한 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본격적인 작업은 머지 강변에 버려진 가장 큰 부두인 알버트 도크를 수리해 문화예술단지로 조성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1986년에 ‘머지사이드 해양박물관(Merseyside Maritime Museum)’이 이전했고, 1988년에 테이트 분관인 ‘테이트 리버풀(Tate Liverpool)’이 개관했으며, 1990년에는 리버풀의 자랑이자 상징인 ‘비틀즈 스토리(The Beatles Story)’가 개관했다. 마지막으로 1994년에는 세계 최초 ‘국제 노예박물관(The International Slavery Museum)’이 개관했다. 이렇게 해서 현대미술, 해양역사, 노예사, 비틀즈 등 분야와 세대를 아우르며 최고 수준의 소장품과 전시를 기획함으로써 런던과 경쟁할 수 있는 문화적 토대를 갖추었다. 이러한 체계가 갖추어지기 시작한 1990년의 통계에 따르면 알버트 도크의 방문객 수가 이미 200만 명에 달했다(Couch and Farr, 2000:160). 부두가 폐쇄된 후 관광객은 고사하고 시민들조차 찾지 않았던 우범지대였으므로 놀라운 변화임에 틀림없다.

▲리버풀의 알버트 도크

▲리버풀의 알버트 도크

알버트 도크가 네 개의 독특한 박물관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의 메카로 탈바꿈함으로써 알버트 도크 내의 나머지 창고공간들은 레스토랑, 카페, 상점, 화랑, 서점, 기념품 가게, 각종 사무실 등으로 지속적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하여 알버트 도크는 명실상부한 다목적 복합공간으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고, 주변 일대에 시너지를 유발했다. 리버풀 시는 다음 작업에 착수해 공동주택, 국제회의장, 공연장을 단계적으로 건립하여 알버트 도크와 원도심 일대의 유기적 연계를 도모했고, 공공공간과 보행로를 종합적으로 정비함으로써 문화에서 출발한 도시재생 효과를 경제적, 사회적 측면으로 확장했다. 처음 의도했던 대로 리버풀은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 전체에서 가장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로 거듭 태어났다.

3) 녹색성장의 선두주자, 스톡홀름
21세기 접어들면서 북유럽 도시들에 대한 평가와 관심은 크게 바뀌었다. 특히 각종 삶의 질 평가에서 스톡홀름, 헬싱키, 오슬로 등의 도시들이 최상위권에 포진했는데, 특히 스톡홀름은 친환경 도시재생의 측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스톡홀름은 도시정책수립에 있어서 3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선도적인 도시이고, 1972년에 세계 최초로 세계인간환경회의를 개최한 대표적인 친환경도시다.

스톡홀름 시는 20세기 중반에 주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주택 100만호 건설계획을 수립해 대규모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위성도시를 건립했다. 양적 성공은 이루었지만 시민들은 전통적 커뮤니티와 주거방식이 배제된 단지를 외면했고, 곧바로 공동화현상이 발생했다. 큰 실패를 경험한 후에 스톡홀름 시와 전문가들은 꾸준히 친환경 주거단지 개발에 몰두했고, 1980대와 90년대 초반에 ‘스카프넥(Skarpnäck)’과 ‘이케로 센트룸(Ekerö Centrum)’ 등을 건설했다. 스톡홀름 남부에 위치한 스카프넥은 도심형 공동주택임에도 불구하고 전원적인 삶이 가능하도록 계획했다. 지난 실패를 거울삼아 저층 고밀형 단지 구성, 기존 녹지 및 자연 환경 활용, 보•차도 분리, 다양한 디자인을 통한 아름다운 거리경관 조성 등 그야말로 이상적인 도시주거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스톡홀롬의 친환경 주거단지 스카프넥

▲스톡홀롬의 친환경 주거단지 스카프넥

스카프넥의 노하우는 위쪽에 새롭게 개발된 ‘하마비 주거단지(Hammarby Sjöstad)’에서 더욱 발전했다. 1990년에 스톡홀름 시가 주도한 하마비 주거단지는 하마비 호수를 중심으로 3만 명을 수용하는 주거단지로서 산업시설이 빠져나간 항구 주변을 재생하는 프로젝트다. 산업시설로 인해 주변의 자연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되었으므로, 상하수도 및 녹지를 정비하고 인공 녹지를 추가로 조성해 주변의 녹지축과 연계시켰다. 특히 스톡홀름 시는 하마비 주거단지를 계획하면서 ‘심비오 시티(Symbio City)’로 통칭되는 포괄적 도시 관리 체계를 도입했다. 핵심은 오폐수 처리, 풍력과 수력을 활용한 에너지 공급, 생활폐수 재활용, 바이오 연료 생산, 열병합발전소 운영 등 친환경의 교과서라 부를 정도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친환경 기술을 집약했다.

▲스카트넥의 하마비 주거단지

▲스카프넥의 하마비 주거단지

친환경 기술의 도입과는 별개로 하마비 주거단지는 자연과 호수를 종합적으로 연계하여 구성한 쾌적한 산책로와 보행로, 단지를 구성하는 건물의 시각적 아름다움과 통일감, 노약자, 장애인 그리고 어린이 모두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장소를 제공하는 세심한 배려 등 모든 면에서 높은 수준의 공공성과 친환경성을 실현했다.
스톡홀름 시의 책임자는 친환경 도시재생의 주체는 기술이 아니고 사용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사용자의 이해와 관심이 높아야만 초기의 의도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스톡홀름 시는 친환경 주거단지 개발과는 별개로 다양한 친환경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결국 오늘날 스톡홀름이 전 세계를 주도하는 녹색성장의 주역으로 떠오른 이유는 축적한 노하우의 일관된 실천과 더불어 시민들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방정부의 치열한 노력에 도시재생의 미래가 달렸다
“~로부터의 교훈(Learning from~)”이라는 표현은 도시연구와 저술에서 자주 등장한다. 왜냐하면 비록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조건이 다를지라도 도시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현상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존재하고, 선행 사례를 살피는 것은 유사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 2005년에 출간된 “빌바오 구겐하임의 교훈(Learning from the Bilbao Guggenheim)”은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 책은 바스크 지역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진행한 콘퍼런스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당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빌바오의 재생을 종합적, 객관적으로 살펴보았다. 분야별로 다양한 분석이 담겼는데 공통적인 견해는 빌바오의 재생이 지역의 독특한 정치,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를 타개하려는 일관된 전략에 기인한다는 것이다(Auua, 2005). 이는 이미지와 관광객으로 잘못 이해된 빌바오 성공의 착시효과를 바로잡는 단초를 제공한다(김정후, 2015:135).

사례로 설명한 릴, 리버풀, 스톡홀름도 동일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도시가 쇠퇴하고 있음을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전혀 다른 처방들을 사용했지만 두 가지 분명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첫째, 치열한 논의를 거쳐 지역의 정체성을 담보한 방식을 찾아 일관되게 실천했다. 둘째, 도시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 비전을 수립해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방정부가 중앙정부, 전문가, 시민을 아우르며 모든 작업의 중심에 굳건히 자리했다는 점이다. 도시재생에 성공한 도시가 전하는 분명한 교훈은 그럴듯한 결과의 벤치마킹이 아니라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며, 그 과정은 다름 아닌 지방정부의 치열한 노력이다.

글_김정후(런던대학 UCL 펠로/한양대 도시대학원 특임교수)

참고문헌
• 김정후 (2015) 빌바오,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교본, The Ocean, Vol.2, pp.120-135.
• 김정후 (2014) 유럽의 건축문화기반 도시재생, 건축과 도시공간, Vol.13, pp.49-61.
• 김정후 (2009) 유럽의 도시재생과 지속적 진화, 경기문화, Vol.1, pp.177-194.
• Auua, J. (2005) Guggenheim Bilbao: “Coopetitive” Strategies for the New Culture-Economy Spaces, in Guasch, A.M and Zulaika, J.(eds.) Learning from the Bilbao Guggenheim, Center for Basque Studies.
• Cornelius, N. and Wallace, J. (2011) Cross-Sector Partnerships: City Regeneration and Social Justice, Journal of Business Ethics, Vol.94, No.1, pp.71-84.
• Couch, C. and Farr, S. (2000) Museums, Galleries, Tourism and Regeneration: Some Experiences from Liverpool, Built Environment, Vol.26, No.2, pp.152-163.

목, 2015/11/05- 18:09
285
0

대한민국 밖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눈길을 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을 ‘세계는 지금’에서 소개합니다.

세계는 지금(10)
빌바오 도시재생의 비밀

빌바오(Bilbao)는 스페인 동북부에 위치한 바스크 주의 수도이며, 1980년대까지 스페인의 금융 및 철강산업 중심지로서 바스크(Basque)주 전체의 경제 중심지이기도 했다. 빌바오 시 및 시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지역의 인구는 100만 명 규모로, 바스크 지방 전체를 견인하는 경제적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빌바오의 이런 위상은 역사적으로 빌바오가 풍부한 철광석 생산을 바탕으로 한 산업의 중심지였던 데다 항구도시였기 때문이다.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해 네르비온 강까지 선박이 들어올 수 있는 수심이 확보되었으며, 강을 거슬러 올라와 도심에 설치된 항만은 빌바오를 스페인 산업과 금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였다.
bilbao-400-270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1980년대 빌바오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단일산업구조의 철강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급속히 경쟁력을 잃음에 따라 도시 실업률은 24%까지 치솟았다. 수많은 시민들이 도시를 떠나 도시의 인구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문 닫은 공장들과 오염된 항구로 빌바오는 혐오스러운 도시로 변해갔다. 다량의 마약유입과 함께 범죄가 급증하였고, 더욱이 바스크 민족의 독립운동에 따른 테러리즘도 빌바오를 극도로 위험한 도시로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1983년에는 유래 없는 대홍수가 도시를 덮쳐 도심이 2층 높이까지 완전히 침수되었다.
bilbao2_400-270

빌바오의 도시재생은 이런 환경에서 시작되었다. 도시의 미래전략을 차근히 고민할 여유 없이, 도심을 복원하고 도시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긴급하게 추진된 것이다. 하지만 빌바오의 도시재생은 놀라운 성과를 이루었다. 강을 정화하고 강변을 따라 조성된 도심의 문화공간과 생태공간은 빌바오를 매력적인 주거환경을 가진 도시로 바꾸었고, 구겐하임 미술관을 비롯한 수많은 국제적 건축가들이 참여한 도시 건축물들은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국제적 도시로 발돋움하게 하였다.

도시재생의 세계적 모범사례로 불리는 빌바오 도시재생의 비밀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구겐하임 효과(Guggenheim Effect)로 불리는 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압도적인 랜드마크가 빌바오의 부흥을 불러온 것은 아니다. 빌바오 시청 아시르 아바운사 도시계획국장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구겐하임 미술관은 빌바오를 국제화하는 데 역할을 한 것뿐이며, 빌바오의 도시재생은 수많은 프로젝트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빌바오 박람회장에 우스깔두나 콩그레스 뮤직 홀, 사무디오 기술단지, 파인아트 뮤지엄, 빌바오 국제공항 등 수많은 개·신축에서부터 빌바오 지하철, 아반도이바라, 소로사우레 등 지구단위개발까지 수많은 프로젝트들의 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은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

공업에서 문화로, 도시전략의 전환

빌바오는 산업구조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한계에 직면해 있음을 깨달았다. 한 도시나 어떤 기업, 조직의 주력 업종이 위기를 겪게 되었을 때, 치밀하게 제반환경을 분석하고, 전혀 새로운 영역으로 과감하게 나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개는 기존의 영역이 잘되도록 노력을 하지만, 빌바오는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공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전환을 결정한 것이다. 당시 빌바오는 도시재생의 개념을 설정하기 위해 수많은 선진도시들을 견학하며 연구를 진행했다. 결국 빌바오는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가치’라는 결론을 내렸다.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치 전략으로 빌바오는 문화에 주목했다. 문화산업으로 도시의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다는 계획은 수많은 반대에 직면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빌바오는 철강 산업의 침체로 잃어버린 일자리를 문화 및 관광산업에서 그대로 회복했고, 쾌적한 주거환경과 국제적 명성까지 얻게 되었다.
▲메트로폴리 회의와 빌바오 문화도시 bilbao4-400-270 bilbao5-400-270

빌바오는 현재도 문화산업에서 나아가 대학과 지역 내부를 연결해 새로운 기술을 통해 지역의 경제효과를 발생시키려 하고 있으며, 새로운 스포츠 단지와 팝·록 페스티벌 공연장, 유럽에서 가장 큰 지붕을 덮은 재래시장의 복원 등 모든 섹터를 결합시켜 창조산업과 관련된 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또한 빌바오의 도시경쟁력을 연구하고 전략을 추진한 빌바오 메트로폴리-30은 미래의 도시가치로 혁신, 전문성, 정체성, 공동체, 오픈마인드로 설정하고 이와 관련되어 여성의 지위 향상, 반외국인운동 극복 등 도시문화 개선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재생을 단순한 물리적 재생으로 보지 않고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경제, 사회, 환경의 복합적 요소가 결합된 차원으로 접근한 것이 빌바오 도시재생의 핵심이다.

구체적인 실행전략이 성공을 담보한다

빌바오는 도심의 복원과 함께 도심 강변의 항만시설들을 철거하여 모두 네르비온 강 하구 바닷가로 이전시켰다. 이를 통해 도심 요지에 개발공지를 확보할 수 있었고, 용도변경과 택지개발을 한 후 민간에 매각해 막대한 개발자금을 확보하였다. 빌바오 시는 이 자금을 통해 강변을 따라 에우스깔두나, 아메촐라 등 수많은 문화시설, 택지개발 및 네르비온 강의 주요 프로젝트들을 추진할 수 있었다.

물론, 빌바오가 바스크 주의 다른 주요 도시인 빅토리아, 산세바스찬과 바스크 도시권에 대한 협력조약을 체결하는 한편, 바스크 주가 거둔 지역 세금의 6.2%만 치안과 방위를 위해 중앙정부로 보내고, 주에서 확보한 90%의 세금을 도시재생의 주요 자원으로 활용한 것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많은 지방자치단체도 모두 같은 고민을 하며 실행전략의 구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겠지만, 빌바오의 토지 및 재원확보 전략은 구체성이 바탕이 된 사업계획이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기본 요소임을 역설하고 있다.

이중 거버넌스를 통한 지속적인 도시재생 역량 확보

빌바오는 1983년 대홍수 당시 도심복원을 위해 1985년 15명의 법률가, 건축가 등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빌바오 도시재생협회를 설립하고, 1987년 네르비온 강을 중심으로 한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며 기존의 철강 등 전통산업기반이 아닌 문화적 접근방법을 시도하게 된다. 95%에 이르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를 추진한 이 기구는 빌바오 도시재생의 소임을 1991년 빌바오 리아 2000과 빌바오 메트로폴리-30에 넘겨주었다. 빌바오 메트로폴리-30은 빌바오 도시전략을 연구하는 민관 합동 연구소였으며, 빌바오 리아 2000은 각급 정부가 모여 설립한 도시재생 추진 공사였다.

빌바오 메트로폴리-30은 지역의 대학, 금융, 철도, 전기, 빌바오 시청 등 빌바오의 모든 민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구조로 처음에는 19개 회원조직으로 시작하여 현재 140개 단체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빌바오의 재생을 위한 모든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으며, 프로젝트별로 관련된 회원들이 모여 기획을 하고 기획안이 완성되면 회원 중 일부나 빌바오 리아 2000이 실행하는 단계로 진행되었다. 빌바오 리아 2000에는 바스크 주정부, 비스카야Bizkaia 지방정부, 빌바오 시정부 및 모든 정당 등 빌바오의 변화에 발언할 권한이 있는 모든 정치기관이 참여하였다. 중앙정부와 산하기관의 지분이 50%, 지방정부와 관련된 지분이 50%로 구성되어 있으며 네르비온 강의 주요 사업 시행을 전담하였다. 정부기관들은 또한 빌바오 리아 2000에 대해 예산의 직접 지원, 정부차원의 신용보증, 토지의 용도변경 등을 진행하였다.

두 조직의 운영 상의 특징은 빌바오 도시재생의 성공요인에 있어 중요한 거버넌스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빌바오 메트로폴리-30의 경우, 다른 민간회원과 마찬가지로 빌바오 시청 또한 회비를 내는 140개 회원 중 하나의 회원 자격일 뿐, 민간을 지원하는 행정의 입장이 아니다. 민과 관이 50대50으로 회비를 부담하고 회비의 과소로 권한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철저히 관련된 연구주제에 따라 실무진만 참여하는 독립적 구조이다. 연구의 성과는 빌바오 메트로폴리-30의 이름으로 발표되지 않고, 연구결과를 시행하는 회원단체의 계획안으로 진행된다. 연구와 수행성과를 참여회원 단체에 돌리는 것이다.

빌바오 리아 2000의 경우, 다양한 각급 정부기관들이 참여한 공사이다 보니 성과 공유의 방식이 다르다. 이 업체에서 진행한 모든 프로젝트는 공사의 이름으로 완공되어, 어느 정부나 정당의 치적이 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정치적 이해관계를 가진 기관들은 오직 빌바오 시의 발전을 위해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타협과 합의를 이뤄내는 모델을 만들었다. 이런 합의구조는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된 빌바오의 도시재생이 집권정당 및 시장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전략으로 진행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주민의 보행권과 지역사를 중시한 도시재생

빌바오의 도시재생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다르게 주민중심의 철학을 갖고 있다. 95%에 이르는 주민이 1억 유로가 투자된 구겐하임 미술관의 유치를 반대한 부분은, 비록 민주주의 원칙에 있어 한계는 있었으나 주민중심 도시재생의 원칙에 직접적으로 대치되는 것은 아니다. 구겐하임 미술관의 유치는 주민들의 생활과 결합된 용도나 방식의 문제가 아닌 도시경쟁력과 주력산업 전략에 대한 문제였기에,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도시경쟁력 복원이라는 측면의 전략을 주민들과 토론해야 하는 사안이었다. 미래전략과 관련된 전략은 때로는 주민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주민을 대표하는 위치와 역할에서는 추진과정에서 합의를 이뤄가며 주민들을 설득해나가야 한다.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계획은 빌바오 도시재생과 관련된 모든 민․관 단체들이 참여해 도시전략을 도출하였다.

주민중심의 철학이 반영된 부분을 짚어보면, 빌바오가 1983년 대홍수로 파괴된 도심을 복원하면서 도시공간의 재생에 있어 가장 큰 원칙을 둔 것은 보행로의 확보이다. 구도심은 차량의 통행을 금지하고 보행로 위주의 공간으로 구성하였으며, 분지형의 도시공간에서 고지대에 거주하는 노령층 및 장애인의 이동권을 위해 엘리베이터 등을 지역 요소마다 설치했다. 또한 철도와 네르비온 강으로 단절된 도시공간을 연결하기 위해 철도를 이전하고 포스떼리또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지하철과 트램(경전철), 수많은 보행교와 다리를 건설했다. 빌바오의 네르비온 강변은 구겐하임 미술관을 찾는 관광객이 아니라 평범한 빌바오 시민들의 운동, 산책, 놀이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도시 주민의 사랑을 받는 도시의 핵심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빌바오시 보행공간 bilbao7-400-270

빌바오는 차량 증가를 막기 위해 주차장과 도로를 극도로 제약한 런던의 사례와 달리 주민들을 위한 주차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였다. 이에 대해 빌바오 시청의 도시계획국장은 대도시인 런던과는 교통의 압박도 다르지만, 주민의 생활에 불편을 주는 도시정책은 주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세금과 요금제를 이용해 도심혼잡을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빌바오는 대홍수로 파괴된 도심을 복원하면서 산업유산과 빌바오의 역사적 건물들을 복원하여, 조선소를 컨벤션센터로 바꾼 에우스깔두나처럼 현대에 적합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훌륭한 관광자원 가치뿐만 아니라 빌바오의 주민들에게 정신적 가치를 전하는 의의도 있다. “빌바오가 유럽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더 멋지고 오래된 건물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의 보존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우리의 현재 모습을 이해하려면,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가를 이해해야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빌바오시청 도시계획국장)

관광객을 위한 도시재생이 아니라 주민들이 살아가기 위한 도시로 재생, 이를 추진하기 위한 혁신적인 가치전략과 합리적인 실행전략, 이를 통해 빌바오는 단순히 경제적으로 부유한 도시라서가 아닌 살기가 좋기 때문에 주민들이 애착을 갖고 발전하는 도시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지방정부들도 각기 다른 지역의 자원과 관계망을 갖고 있기에, 지역에서 합의할 수 있는 형식으로 지역의 주민들이 원하는 내용을 지역의 자원으로 풀어갈 때 우리나라에 맞는 지역재생 성공모델이 도출될 것이다.

글_이남표(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금, 2015/11/06- 15:33
477
0

도시재생, 사람은 없고 사업만 있다?

저성장시대의 도래와 함께 도시 발전 패러다임이 개발에서 재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2015년 7월 이후 도시재생특별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됨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여러 지자체에서는 도시재생 관련 조례를 제정한다거나 전략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겉모습만 보면 국내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에서 진행 중인 도시재생에 사업은 있지만 사람은 없는 것 같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기도 합니다. 행정, 전문가, 개발업자는 있지만 주체인 주민은 빠져있다면, 정부 예산이 투여된 사업이 끝나고 난 뒤에도 과연 지역 재생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요?

영국의 도시재생 사례들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하고자 합니다. 지난 24일부터 9월 2일까지 진행된 ‘2015 목민관클럽 영국·스페인 정책연수’의 내용을 바탕으로 영국의 도시재생 정책과 사업들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 더불어 국내 주민참여 도시재생 정책에 주는 시사점도 짚어봅니다.

영국의 주민참여 도시재생 사례

가장 먼저 소개할 영국의 주민참여 재생 사례는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빌더스(CSCB, Coin Street Community Builders)입니다. 코인스트리트는 런던 템스 강변 남쪽 사우스 뱅크 지역에 위치한 지역으로서, 1974~1984년까지 10년간의 개발 반대 운동으로 민간 개발업자의 개발 계획을 포기시키고, 1985년 비영리 마을만들기 사업체인 CSCB를 설립하여 스스로 재생 사업을 추진하였습니다.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빌더스(CSCB)에서 운영하는 주거단지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빌더스(CSCB)에서 운영하는 주거단지

CSCB의 특징은 ‘커뮤니티 중심 도시재생’이라는 점인데요.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 주체들은 개발 초기 런던 시로부터 부지를 저렴하게 구입하여 임대주택·공원·산책로 등 공공시설을 개발하고, 공장·재래시장 등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수익시설로 운영하였습니다. 또한, 코인스트리트에서는 지역 내외의 다양한 전문가를 확보하여 이사회를 구성하고, 주민대표 그룹·사회적경제 주체·개발회사·전문가·지역의회 의원·행정을 포괄하는 지역사회 네트워크 모임 또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였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토지 이용을 비영리로 제한함으로써 부동산업자의 무분별한 개발을 예방하고 토지 매입과 개발을 위한 자금을 융자하는 등의 지역 커뮤니티의 토지 매입 및 개발을 지원하는 런던 시의 정책적 지원입니다.

자산 관리(Asset Management)를 통한 공동체 이익 창출 사례로는 해크니 개발 협동조합(HCD, Hackney Co-operative Developments)과 패딩턴 개발 트러스트(PDT, Paddington Development Trust) 사례입니다. 먼저 해크니개발협동조합(이하 HCD)은 1982년에 설립하여 런던 해크니 달스턴(Dalston)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개발회사이자 공동체이익회사(CIC, Community Interest Company)입니다. HCD의 주요 사업은 지역 내 자산을 활용한 공간 임대 사업으로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소기업, 봉사단체, 협동조합 등으로부터 저렴한 임대료를 받고, 토지 및 사무실을 제공해왔습니다. 임대비용은 대여 건물의 관리 및 유지 보수에 사용하고, 세입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훈련 및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데 쓰입니다. 이와 더불어 HCD에서는 지역 내 주요 광장인 질레트 광장의 오픈 스페이스 관리와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도 맡아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도 기여합니다.

▲해크니개발 협동조합 건물 입구

▲해크니개발 협동조합 건물 입구

▲질레트 광장 내 리테일 숍

▲질레트 광장 내 리테일 숍

다음으로 패딩턴 개발트러스트(이하 PDT)는 1997년 설립하여 패딩턴과 북부 웨스트민스터 지역에서 시민과 지역단체 기업을 위해 일하는 자선단체이자 사회적기업입니다. PDT 역시 HCD와 유사한 방식을 통해 스토센터(Stowe Center) 등 몇 개 건물을 임대하여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교회 재건 프로젝트, 공원관리소 에너지센터 전환프로젝트 등 자산기반 프로젝트들을 통해 공동체 이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PDT는 지역 사회 자원봉사 중간지원조직이자 앵커조직으로서 지역 주민들을 자원봉사원으로 조직하고 공간·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지역사회 자원봉사 허브(Community Volunteer Hubs)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PDT 대표인 닐 존스톤씨는 “주민들을 교육하여 그들이 직접 이웃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지역 사회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 지역사회 변화에 있어서 무척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합니다.

▲패딩턴 개발트러스트 대표 닐 존스톤씨(왼쪽)

▲패딩턴 개발트러스트 대표 닐 존스톤씨(왼쪽)

마지막으로 소셜라이프(Social Life)는 커뮤니티 참여 재생 사례로서 주민참여 재생에 있어서 전문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2012년 설립한 소셜라이프는 영 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으로부터 독립하여 만들어진 사회적기업으로 커뮤니티 참여를 통한 지속가능한 도심 지역 재생을 위해 연구 컨설팅과 사업을 실행하고 있는 곳입니다. 소셜라이프에서는 지역 재생에 주민들의 목소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주민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합의형성 워크숍, 딜리버리티드 워크숍 딜리버리티드 워크숍(deliberated workshop, 소셜라이프에서 하는 워크숍 방법 중 하나)을 엽니다. 논의할 논제가 있으면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보와 해야 할 목표(target)를 다 알려주지 않고 부분만 알려준 다음 지난 번 나온 결론과 다른 관점을 줌으로써 다양한 각도에서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개발된 테크닉입니다. 또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 설문 등을 하며, 필요한 경우 주민들로 하여금 다른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커뮤니티 오거나이저(Community Organizer)로 교육하여 의견을 청취하기도 합니다. 소셜라이프에서는 지역 재생에 있어서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출간하기도 하였습니다.

▲소셜라이프 니콜라 베이컨 공동대표(오른쪽)

▲소셜라이프 니콜라 베이컨 공동대표(오른쪽)

영국 주민참여 도시재생의 특징 – 사람·지역사회·공동체

영국 도시재생 사례들로부터 지속가능한 주민참여 재생을 위한 공통점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재생 사업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입니다. 코인스트리트, HCD, PDT 등의 사례에서와 같이 지역 커뮤니티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자산을 취득 및 운영하고, 자산을 활용한 커뮤니티 개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장기적인 지역사회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젠트리피케이션 등 재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예방하려고 합니다.
둘째, 재생 사업에 있어서 인적 지속가능성입니다. 코인스트리트에서는 지역 내외의 전문적인 혁신가들을 모아 이사회를 구성하는 등 조직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있고, PDT의 경우 자원봉사자 교육 및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로컬리티의 커뮤니티 오거나이저 사례와 같이 주민역량강화 교육과 인력을 양성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재생 사업의 인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셋째, 재생 사업의 제도적 지속가능성입니다. 앞서 살펴본 지역주권법(Localism Act)과 같은 제도를 통해 비영리단체 또는 공동체에만 토지이용을 허가하거나 건물과 토지 매입시 공동체에 우선 권리를 부여하고 있으며, 마을계획, 커뮤니티 부동산개발 등의 지역사회 공동체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지요.
넷째, 재생 사업의 방법적 지속가능성입니다. 소셜라이프 사례에서 본 다양한 워크숍 기법들, 사회적지속가능성 프레임 워크 등 주민참여재생을 실현하는 기법들을 통해 많은 주민들이 재생사업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으며, 재생사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문제를 합리적인 논의과정을 통해 해결해간다는 점입니다.

영국의 도시재생 정책과 사례들은 주민참여와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국내 도시재생 정책과 사업에서 무엇을 중시해야 하고, 어떤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말해 줍니다. 기본적으로 영국 도시재생 정책과 사례들은 무엇보다 사람과 지역사회·공동체를 중시하고 있으며, 사회적·경제적·문화적·환경적 재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본 철학을 바탕으로 ‘시민참여’, ‘커뮤니티 중심 개발’, ‘자산 관리와 활용’, ‘다양한 사업 모델 활용’, ‘공동체 수익 창출’, ‘사회적경제와 도시재생의 융합’ 등의 특징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의 재정적·인적·제도적·방법적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보여줍니다. 비록 제도적·문화적 차이로 인해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수십 년 동안의 도시재생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시사점은 걸음마를 하며 첫걸음을 내딛는 국내 도시재생 현실에서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글_장우연(전주시 정책연구소 연구원, 희망제작소 전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참고문헌
• 양도식, 영국도시재생 정책의 실체, 2013
• 오마이뉴스, 마을의 귀환, 2013
• 이은애, 도시재생-사회적경제 아카데미 강의자료,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5
• 전영우, ‘서울시 파견 공무원의 2년간의 영국 시민사회 견문록’, 영국 스페인 연수 결과보고서
• 전은호, “Locality: 마을 자산 관리의 모델을 찾아”,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4
• CSCB, Coin Street Community Builders 발표자료, 영국 스페인 연수 결과보고서
• HCD, Hackney Co-operative Development 발표자료, 영국 스페인 연수 결과보고서
• Social Life, 소셜 라이프 발표자료, 영국 스페인 연수 결과보고서
• Social Life, Design for Social Sustainablity, 2012

금, 2015/11/06- 20:26
433
0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열일곱 번째 책 <목민광장 9호>
21세기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길잡이

mokmin 3 300400

희망제작소는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연구모임 ‘목민관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해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사업, 공공갈등 조정, 도시재생 등의 의제를 중심으로 한 정기포럼과 연수를 진행했으며, 현장에서 뛰고 있는 목민관들의 소중한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지방자치의 담론을 형성하고 확산시키고자 <목민광장>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지방자치는 우리의 삶을 많이 변화시켰습니다. 지방을 바라보는 시각이 중앙의 시각에서 지방과 주민의 시각으로 전환되었고, 소극적인 지방행정도 주민의 생활 변화를 이끄는 적극적인 행정으로 변했으며, 전시 행정과 토건 중심의 행정을 미래 세대를 고려한 지속가능발전 행정으로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습니다.

<제9호 목민광장>에서는 2013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후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고민을 담았습니다. 특집좌담을 통해 ‘한국형 도시재생’의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 의논하고, 기고를 통해 도시재생을 대하는 지방정부의 태도와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 외 지방자치단체의 큰 의제인 공교육 활성화를 지원하는 목민관들의 분투 그리고 혁신을 만들어나가는 정책과 현장들을 모은 정책박람회와 마을만들기 전국대회 취재기도 실려 있습니다.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장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많은 분들과 <목민광장>을 같이 읽고 싶습니다.

글_ 이민영(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구입 문의_ 경영지원실 / 02-2031-2192

월, 2015/11/09- 12:43
304
0

■ 소개

지역혁신을 통해 희망을 만들어가는 목민관클럽은 지방자치의 길잡이 <목민광장>을 발간하고 있다. <제9호 목민광장>에서는 사람중심 도시재생을 고민하는 기획 기사를 포함하여 다양한 주제로 우수한 정책을 학습했던 목민관클럽 정기포럼, 목민관 대담, 국내외 혁신의 현장 소식을 만나 볼 수 있다.

지역재생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한 특집좌담회에서는 도시재생을 대하는 지방정부가 가져야 할 태도와 역할을 들어보고, 영국과 스페인의 지역재생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도 돌아보았다. 또한 지자체의 중요 의제 중 하나인 공교육 활성화를 지원하는 목민관들의 실행을 담았다.

희망제작소 Think&Do에서는 청년이 상상한 살고 싶은 지역의 모습과 고령화 시대를 준비하는 새로운 생애주기 설계에 대한 희망제작소의 연구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행복조례 제정 사례 등 행복을 키워드로 하는 자치행정에 대해서도 실려 있다.

■ 목차

– 발간사
지역주민의 다양성과 가치를 존중하는 목민관

– 기획특집
국내 도시재생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
도시재생과 지방정부의 역할
런던과 빌바오에서 안산을 생각하다
영국의 주민참여 도시재생 정책과 사례
주민중심 거버넌스로 추진되는 빌바오 도시재생
도시재생의 디스토피아, 젠트리피케이션
희망제작소가 그리는 도시재생은

– 목민관 대담
지방행정과 교육행정이 협력해 지역의 미래를 키워야

– 혁신의 현장
서울시 자치구 행정, 누가 누가 잘했나
마을만들기의 핵심은 주민자치

– 이슈&포럼
7차포럼 지속가능한 지역재생 활성화 방안 모색
9차포럼 주민참여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지역축제 2.0

– 희망제작소 Think&Do
행복, 주민의 언어로 말하고 정책으로 풀어가기
온고지신, 주민참여예산제
청년이 살고 싶은 지역은
새로운 생애주기로 고령화 시대를 준비하다

월, 2015/11/09- 14:05
409
0

희망제작소 연구원을 공개 채용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의 참여를 통한 실사구시 정책과 다양한 사회혁신 방법론을 연구ㆍ실행하는 민간싱크탱크입니다.
희망제작소의 가치와 정신을 기반으로 꿈과 열정을 펼칠 새로운 연구원을 모십니다.

1. 모집분야 및 지원자격

resume 0101

2. 채용 일정

resume 02

* 서류 합격자에게 별도의 과제가 주어지며 1차 면접 시 발표를 진행하오니 일정에 참고해주세요.

3. 근무조건

1) 직위 : 경력에 따라 결정
2) 공통사항
– 급여 ☞클릭
– 복리후생 : 4대 보험, 연차ㆍ여름ㆍ경조사 휴가 등
– 근무시간 : 주 5일, 09시~18시

4. 지원방법 및 제출서류

1) 지원방법 : 지원서 작성 후 이메일 접수 [email protected]
2) 지 원 서 : 첨부양식 이용 (개인정보제공동의서 체크 필수)

희망제작소 입사지원서 내려받기

* 제출된 서류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 서류접수 뒤 확인 메일이 발송됩니다. 메일을 받지 못하신 분은 연락주세요.

■ 문의 : 경영지원실 (02-2031-2192)

수, 2015/12/02- 09:00
266
0

최근 심각해지는 현대사회에 대한 문제의 대안으로 ‘마을만들기’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을만들기가 성공하고 사람들이 모여들수록 지가와 임대료가 상승하고 마을만들기의 주체가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지속가능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수, 2015/12/16- 10:50
447
0

희망제작소 정책그룹은 느리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달팽이처럼 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시민과 함께 공부하는 ‘달팽이 공부방’을 열고 있습니다. 달팽이 공부방 두 번째 시간에는 오랫동안 젠트리피케이션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 온 런던정경대 지리환경학과의 신현방 교수를 모시고 ‘공간과 사람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 –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도시재생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현장을 함께 공유합니다.

 

2015년 12월 24일 이른 아침, 크리스마스를 달팽이공부방과 함께 맞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희망모울에 모였습니다. 이 날의 주제는 작게는 성미산 마을의 작은나무 카페부터 크게는 서촌, 경리단길 등 2015년 한 해 동안 많은 논란이 되었던 ‘젠트리피케이션’입니다. 그동안 마을공동체의 중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고자 주민들과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온 희망제작소였기에, 주민들이 그들의 삶터에서 쫓겨나는 현상은 무척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낯선 용어가 주는 막연함을 벗어나 현상을 정확히 바라보고 대안을 고민하기 위한 첫 자리가 열렸습니다.

study-1-400-291

나에게 젠트리피케이션은, 시장에서 쫓겨난 친구가 생각나는 것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됐습니까?”
신현방 교수는 우리가 젠트리피케이션에 왜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가 듣고 싶은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질문하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인턴으로 함께 활동하던 친구가 지역에서 살아가기 위해 강화도 재래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장사 운영이 잘 돼 정착을 하겠구나 싶었는데 상인회의 압력으로 1년 만에 쫓겨날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런 상황과도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해 제대로 알고 싶어 왔습니다.”

“친인척들이 신촌 일대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인천남구에서 30년을 살았습니다. 우리 동네로써는 젠트리피케이션은 발전방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이를 확인하러 왔습니다.”

이런 대답들을 들으며 사람들이 젠트리피케이션을 단순한 사회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 이미 밀접하게 들어와 있는 ‘지역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응하는 방법’과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내놓고 있는 대안들에서 빠져 있는 부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 등을 풀어가는 방법에 대한 실마리’ 등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놓았습니다.

study2-400-291

참석하게 된 동기와 궁금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신현방 교수는 크게 5개의 관점으로 요약했습니다.
– 젠트리피케이션 대안이 서울에 집중되는 문제, 지방의 소외
– 지방도시와 서울과의 관계에서의 재생
– 정체한 지방도시에서의 도시재생 문제
– 공공정책의 중요성
– 지속가능성의 힘은 공동체의 역할에 달려 있는데 이 공동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이 관점들은 또한 이어진 강의내용에 담겨져 진행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몇 가지 우리가 함께 기억하면 좋은 내용들을 지금부터 공유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아닌 도시재생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데는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용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먼저 필요합니다. 실제로 이 용어는 원주민이 축출되는 과정에 대한 부정적인 뜻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고전적 정의로 영국학자인 루스 글라스(Ruth Glass)의 정의가 가장 유명한데, 1950-60년대 전후복구과정에서 국가개입의 필요성과 역할이 강조되던 시기였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노동자가 거주하던 공공임대주택들이 개량보수되면서 기존의 주민들이 주택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이주하게 되고 새로운 중산층들이 유입되면서 사회 전체에도 영향을 미쳤던 일련의 과정이 젠트리피케이션입니다.

우리의 경우 무엇보다 서울의 도시재생 역사가 곧 젠트리피케이션의 역사라는 것을 기억하고 이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자치단체와 중앙정부에만 기대어서(특히 법령개정은 중요)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지역운동이 같이 결합되어야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나는 우리동네 원주민인가

그렇다면 젠트리피케이션에서 얘기하고 있는 원주민은 누구일까요? 일반적으로 도지재생, 재개발, 재건축 등에서 ‘주민참여’와 관련한 정책을 통해 말하는 원주민은 법적으로 권리가 보장된 소유주를 의미합니다. 이 소유주만으로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원주민은 공간의 가치를 같이 만들어 가는 여러 제반 사용자와 점유자, 세입자를 같이 포함해서 지칭해야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넓은 의미에서 원주민을 정의하고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한 원주민 축출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여기에는 직접, 간접, 물리적, 현상학적 축출이 있습니다. 현상학적 축출이란 영세 가옥주나 세입자들이 다시 살던 지역으로 돌아왔을 때 그 지역 환경이 이전과 너무 많이 바뀌어 더 이상 그 지역을 자기네 동네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특히 연세드신 분들이 달라진 지역에서 사회적 자본과 생활방식들을 다시 유지할 수 없고 사회적 네트워크가 깨져 고립되고 소외되는 상황들을 말합니다. 즉, 젠트리피케이션을 논의할 때는 기존에 살던 사람들이 그 지역에 남아있기만 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 곳에서 다시 생활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와 방식들도 보존하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성
위와 같은 대안을 만들어 가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시간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급속도로 건물 소유주가 바뀌는 상황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대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줍니다. 일부 지자체에서 세입자들의 거주기간을 5년간 보장해주는 방안을 도입하고 있지만 이 기간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10~15년은 되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아무리 지역공동체에서 무엇을 하자고 해도 나올 수 있는 사람은 건물주들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상위법 개정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힘을 모아주어야 합니다. 세입자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소유주의 권리를 줄여야 합니다. 건물 소유주들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이는 불로소득을 가져가는 부분에 대해 공공적 접근(즉, 공공성 측면에서 지대 이익의 사유화를 어떻게 근절할 것인지)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젠트리피케이션의 특징, 형태, 부동산의 강조, 주도성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젠트리키케이션의 일반적인 이해를 마치고 나니 현실적으로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의 궁금증이 커졌습니다. 법률적 측면과 제도적 측면에서 막을 수 있는 방법, 공동체 자산을 활용하는 방법, 예방범주 등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study-3-400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조금 더 다양한 외국의 해결사례를 알길 원하는 우리에게 해준 대답이었습니다.

“주민들이 똘똘 뭉쳐서 개발하려고 하는 정부와 기업을 막았던 것이 전부입니다. 상업시설로 바뀌는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강조하고, 특정 이슈를 함께 대응했던 서로간의 누적된 신뢰와 공동체 활동들을 통한 사회적 네트워크(정치인, 유력자)를 같이 이용하면서 법률적 지원을 받습니다. 또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이용해 최대한 속도를 늦추고 그 사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며 동력을 유지해 여론을 확대하여 계획을 무산시켰던 것이 성공사례의 핵심입니다.”

결국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맞춤형 정답은 외국에도 없었습니다. 우리의 역사적 맥락과 환경 하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얼마나 많은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공유해 나갈 것인지가 중요했던 것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사회문제가 아닙니다. 자본이 성장하면서 얻었던 경제적 이익만큼 누군가는 계속해 피해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수면에 드러난 이 문제를 얼마나 우리 삶과 밀접한 문제로 인식하느냐가 이를 해결하는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처음 우리가 가졌던 궁금증처럼, 내가 살아가는 동네나 지인들한테 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관심을 갖고 계속 모여 이야기하길 바랍니다. 이번 두 번째 달팽이 공부방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전문가가 제안하는 해결책 보다 내가 살아가는 공동체의 신뢰를 바탕으로 똘똘 뭉쳐 행동하는 주민의 힘이 더 크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글_오지은(정책그룹 연구원 / [email protected])

화, 2016/01/19- 16:40
497
0

2015년 서울은 한국 젠트리피케이션 논쟁에서 의미있게 기억될 것입니다. 우선, 지자체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임차상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을 시작한 해입니다. 9월 23일 성동구에서 ‘서울시 성동구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를 선포하였으며, 곧이어 두 달 뒤 11월 23일에는 서울시에서 성동구 조례를 참조하고 발전시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지자체만 나선 것이 아니었습니다. 11월 17에는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마을에서 ‘젠트리피케이션과 지역자산화 전략 컨퍼런스’가 열렸으며, 열흘 뒤 11월 27일에는 서울문화재단이 ‘예술가,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도시재생’ 주제의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였고, 12월 23일에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산하 SSK 동아시아 도시연구단과 서울연구원, 충남연구원, SH공사, 한국도시연구소, 한국공간환경학회, 토지+자유연구소 등이 모여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도시재생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도시정책 포럼을 열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급증한 언론기사를 포함, 어찌보면 다소 갑작스럽기도 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러한 관심은 대부분 성수동, 이태원, 가로수길, 북촌, 서촌, 상수동 같이 ‘뜨는’ 지역에 집중하는데, 갑작스레 높아진 임대료나 보다 높은 수익을 노리는 건물주의 ‘갑질’에 쫓겨나는 임차상인의 피해가 주로 거론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임영희 ‘맘상모'(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사무국장의 말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은 “굴러운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현상’이라 할’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보다 높은 부동산(임대/매매) 수익을 위해 임차상인의 강제적 축출을 지칭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표현이 한국에서 학술용어로 제한되지 않고 좀 더 폭넓게 쓰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의 일이지만, 부동산이 자산증식의 주요 수단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기능해 온 대한민국에서 우리의 삶은 오랜 기간 젠트리피케이션에 지배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은 부동산 개발 또는 임대수익을 위한 자본의 (재)투자로 인해 원주민이 쫓겨나고 지역사회 계급구조의 변화가 발생하는 도시과정이라고 폭넓게 정의해 봅니다. 이렇게 정의하는 것은 부동산 수익을 위한 토지용도의 변화, 건물주의 손바뀜 등으로 인한 기존 사용자의(임차인)축출 등이 단지 구도심에서만 발생한다기 보다는 모든 자본주의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수익 극대화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이 단지 임차상인만의 문제일까요? 압축적 도시화와 급속한 산업화를 경험한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투자가 가장 효과적인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여겨지곤 하는데, 이로 인해 수많은 주택세입자가 월세, 전세 상승의 부담을 이기지 못해 집없는 설움을 안고 다른 동네로 이주합니다. 이 역시 넓은 의미에서 자기의지에 따른 이주가 아니라 지불능력 부족으로 인한 강제축출의 하나로 이해할 수 있고, 젠트리피케이션의 한 형태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초 합동재개발을 시점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대규모로 진행된 각종 재개발과 재건축은 사실상 개발 전후 발생하는 부동산 시세차이에 편승하여 개발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영세가옥주와 임차상인, 주택세입자는 부동산 자산축적의 희생양으로 강제이주의 아픔, 즉 젠트리피케이션의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번듯한 주거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도시공간을 떠도는 수많은 서민, 청년, 노숙인 등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의 공동 피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술가, 문화활동가 등도 예외는 아닙니다. 보통 불안정한 수입으로 인해 저렴한 임대료의 작업공간을 찾곤 하는 이들이 특정 동네로 모여들면 입소문이 퍼집니다. 그러다 보면 부동산 지주와 기획부동산 등에 의해 임대료 상승을 겪게 되고, 결국 예술, 문화인들이 타지로 떠나고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은 사라지는데 이러한 모습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의 어두운 단면입니다.

결국 부동산 자본의 압력에 굴복할 수 밖에 없는 대부분의 도시서민, 예술가, 문화활동가, 청년, 노숙인 등은 모두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를 고스란히 겪을 수 밖에 없는 운명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네에 대한 추억, 이웃관계, 변치않는 단골집을 지키기 보다는 돈으로 매겨지는 개발이익, 즉 부동산 투자(라고 쓰고 투기라 읽습니다)에 의한 자산증식을 우선하는 한국의 개발사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한 도시서민 삶의 지배는 불가피합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관심은 사실 시대착오라 생각합니다. 때 늦었다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1980년대 부터 광범위하게 행해진 재개발과 재건축은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부르지 않아서 그렇지 실질적으로는 젠트리피케이션이었으니까요.

gentri1-400-300 gentri2-400-300 gentri3-400-300

 

그렇다면 우리의 도시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도시가 과연 가능한가요? 시민활동가, 재생정책 전문가, 연구자 등이 조금씩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거나 그 폐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제안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좀 더 새로운 도시발전 방식을 상상해 봅니다. 여기에는 성동구나 서울시에서 발표한 것처럼, 특정지역 전체를 지속가능 발전구역으로 지정하여 투기적 행태를 집중 단속하는 것도 포함하며, 지역상생협약을 통해 공동체 압력을 행사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나아가 시장변화에 덜 영향받는 지역앵커시설을 공공자산 또는 사회경제 자산으로 다수 확보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지역공동체가 지역토지를 매수하여 주택을 포함한 지역주민시설을 안정적으로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 공동체토지신탁도 고민해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지역재생 등으로 인한 부동산 가치 상승이 단지 소수 지주의 이익으로 사유화되고 불로소득으로 귀결되기 보다는 사회와 지역공동체로 환원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부동산 가치 상승은 대부분 부동산 소유주(지주/건물주)에 의해 발생하지 않습니다. 물론 건물주가 빌딩을 산 이후 시설개선을 위한 투자를 해서 건물가치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건물의 유지보수, 특히 임대공간의 유지보수는 임차인이 부담하곤 합니다. 따라서 건물가치의 상승은 임차인의 갖은 노력, 일반 이용자, 주변 경관 조성과 교통망 개선 등 사회간접시설 설치와 유지보수에 재정을 투입한 지자체 등의 노력이 모아져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 덧붙일 것은, 많은 경우, 투기적 목적의 개입 (예를 들어, 부동산 자본의 알박기, 사재기), 도시계획의 변경 (고밀도, 상업적 개발을 위한 용도 변경 등)으로 인해 인위적인 상승을 겪는데, 이러한 상승으로 인한 수익의 대부분은 소유주가 독차지 하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기도 합니다. 불로소득의 사유화이지요.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적소유를 제한하고 부동산 소유주의 이익을 제약하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누구는 얘기할 수 있지만, 사실 우리사회에서는 이미 공익 추구를 위한 사적 소유에 기반한 권리 행사의 제약 필요성을 도시계획 법령 및 여러 제도 등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에 대한 고민은 부동산 소유주의 이익을, 즉 불로소득을 공익적 관점에서 제약하고, 도시 공간의 공공성을 좀 더 부각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좋은 수단을 찾아내고 정책을 만든다 해도 제일 중요한 것은 이를 함께 추진할 활동가, 자발적 모임, 지역공동체의 존재와 적극적 의지일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온몸으로 저항하는 현장의 다양한 모임의 출현에서 희망을 봅니다. 예를 들어, 2013년 중순 결성된 ‘맘상모’는 임차상인의 권리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더욱 침해받는다는 인식하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에 큰 기여를 하였으며, 임차상인의 강제퇴거를 막기 위한 일상적 연대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 ‘싸이’가 건물주인 이태원의 미술관 겸 까페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는 강제집행 위협에 직면해서도 비정기 ‘한남포럼’과 다양한 행사 등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의 폐해를 지속적으로 환기시키고 새로운 문화정치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gentri5-400-300
도시 공간의 자본주의적 사적 개발의 폐해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이를 막으려 노력할 때, 이러한 자발적 실천이 확산하여 광범위한 연대 활동이 가능하게 될 때, 소유주와(가옥주, 건물주, 지주 포함) 사용자가(임차상인, 주택세입자, 지역 노동자 등) 자기 동네와 단골가게 모두를 지키기 위해 함께 고민할 때 우리는 비로소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도시로 한 걸음 다가갈 디딤돌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글_신현방 (런던정경대 지리환경학과 부교수)

목, 2016/01/21- 20:16
33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