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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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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 부쳐

익명 (미확인) | 금, 2018/06/29- 19:12

급격한 기술변화의 시대에 인문학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하여 많은 논의가 진행 중이며, 실제 최첨단 통신기술을 제공하는 ‘디지털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최첨단 통신기술을 통해 교수법을 혁신하고 온라인 비디오로 전 세계 시청자에게 복잡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금지원을 받아 역사적 또는 사회적 난제를 풀기 위해 첨단 슈퍼컴퓨터 기술에 힘을 쏟고 있는 역사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학자들도 있다. 이들은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엄청난 양의 텍스트 및 통계 정보를 분석하며, 흥미로운 그래프와 차트를 통해 예상치 못한 발견을 제시한다. 빅데이터로 감춰졌던 새로운 진실을 드러내지만 과연 이것이 우리가 독서를 하고 사고를 하는 시간까지 줄여줄 것인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신기술의 창의적 활용을 위한 주요 연구가 진행 중임에도, 인문학의 새로운 부흥을 소란스레 알리는 기사들과는 달리, 정작 우리 주변에서는 인문학 강사 수와 인문학을 수강하고자 하는 학생의 수는 급격히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들이 흥미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진리 추구를 포기하고 취업을 위해 틀에 박힌 규범에 순응할 것을 강조하는 사회적, 경제적 압박이 너무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책을 조금이라도 읽거나 무엇인가에 대해 복잡한 분석을 할 수 있는 시민은 점차 줄어든다.

한마디로 이것은 중대한 위기이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인문학의 진정한 부흥이 가장 절실히 필요하지만, 비극적이게도 인문학은 그저 차세대 컴퓨터 칩을 탑재한 디지털 디스플레이나 소셜 네트워크에 활용되기 좋은 콘텐츠로써 기술 논의에 등장할 뿐이다. 결국은 콘텐츠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는 인간의 경험에 관한 연구가 아닌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이런 프로젝트에서는 우리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문학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는 기술에서 한 발 물러나 기술의 변화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복잡한 영향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그 결과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를 생각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인문학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먼지 쌓인 책 속에 숨은 지혜의 목소리는 우리가 한가지 단순한 사실, 즉 기술로 인한 인간 사회의 급속한 전환으로 불안정과 혼란이 야기되었고 그 결과 조만간 재앙이 일어날 수 있음을 깨달을 때에만 비로소 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철학, 문학, 역사, 미학 등이 제시하는 심오한 진리야말로 반도체나 슈퍼컴퓨터의 한계를 초월하는 것보다 우리의 미래에 훨씬 중요한 것임을 인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이 위기의 해결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먼지만 점점 더 쌓여갈 뿐 아직 이러한 인식 변화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인문학이 받는 보잘것없는 자금 지원(그리고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위한 더 보잘것없는 자금 지원)과 (해당 기술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의 여부를 떠나) 상업적 활용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쏟아지는 엄청난 액수의 자금 지원을 비교해보자.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아직 인문학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거나 현재 위기 수준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고통스러운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신기술이 어떻게 곳곳에서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기 위해 이미지 (게임과 포르노 포함) 중독을 조장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이 지적인 도전이나 윤리적 책임 없이 호기심과 욕구를 충족하도록 하고 있다. 사람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이나 선정적인 행위를 하는 것을 보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으로 인식된다. 기술을 통해 인간 두뇌의 최하위 기능의 흥미를 끌고 그 결과 무심한 소비 문화를 장려한다. 정말 그 누구도 백년 후 우리나라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기술로부터 완전히 차단되어 눈으로 책을 읽고, 손으로 예술작품이나 가구를 만들고, 발로 이 지구촌을 거닐며 우리가 이 땅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을 반드시 우리 사회에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행동 그리고 우리의 몸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인과관계를 깨닫고, 한 발 물러서 우리 눈에 보이는 현상과 사회 전체의 유사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읽고, 쓰고, 그림을 그리고 관찰을 하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되찾고, 지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틈조차 없다면 우리는 너무도 쉽게 파멸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 다시 말해 매일 플라스틱을 버려도 환경에는 영향이 없고 전자제품 사용과 우리가 마시는 더러운 공기 사이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믿으며, 매일 자녀가 비디오 게임을 하도록 한다고 해서 아이들의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이 제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으며 자신을 기만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현실과 허구의 혼란이라는 엄청난 문제를 안겨주고 있다. 기계 복제 기술의 발달이 가속화되며 사람들은 TV 속 푸르른 나무의 이미지를 보고 우리가 건강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는 친밀한 우정과 건전한 지역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를 보고 마치 우리 사회가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가상세계는 전적으로 허구이며, 우리의 미디어 자체도 점차 그러한 허구에 오염되어 가고 있다. 신문은 사회의 현실을 엄격하게 탐사하기보다는 자금줄을 쥔 자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진실이라고 믿도록 하고 싶은 이미지를 판매하는 장이 되어버렸다. 특히 기후변화의 경우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미디어와 교육에서는 진지한 논의의 주제로 다루지조차 않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의 존재 위기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기술은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주지 못한다. 날로 높아지는 기술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지도 알려줄 수 없다. 기술 변화로 인해 우리 자신과 세계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를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윤리적 행동의 기본원칙(도덕철학)과 존재의 본성(형이상학), 지식과 이해의 본질(인식론)에 대한 신중한 고찰만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급격한 기술변화로 우리의 세계 인식이 바뀐 바로 그 시점부터 철학은 완전히 학계에서 힘을 잃었기 때문에 우리는 특히 더 취약하다. 사회가 컴퓨터 코드의 지배를 받으면서 우리의 삶은 공허한 의식이 되어버렸는데, 우리에게는 이 과정을 설명할 개념이 없다. 어떻게 검색엔진이 우리가 세상과 친구와 가족과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을 바꾸었는지 상상할 수도 없다.

세계 경험의 일부라 할 수 있는 인문학의 쇠퇴는 스스로를 능동적 사회구성원이 아닌 소비자로 인식하는 다수의 수동성으로 탄생한 반(反)지성문화와 결합하며 과학과 기술을 명확히 구별하지 못하는 또 다른 위험 추세를 야기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광고에서 두드러진다. 광고는 미디어 생태계의 일차적 콘텐츠로서 분석을 사라지게 했다. 광고는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하는 신기술의 마법 같은 품질을 강조한다. 대부분 기술이 즐거움의 수단으로 또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등장할 뿐 현실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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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디지털타임즈

 

기술은 도덕 철학의 원칙에 의해 규율되어야 한다.

우리는 확실히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신기술(또는 기존 기술의 새로운 조합)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기술’이라는 표현에 의해 서로 다른 두 개의 분야가 똑같이 취급되는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과학이란 특정 방법에 의거하여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비판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과학을 실천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전체 인구는 말할 것도 없고 학계 내에서도 과학의 정확한 의미 개념을 이해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뚜렷한 무지는 그저 우리 사회 내에서 과학적 사고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현상의 한 예시일 뿐이다.

폴 굿맨(Paul Goodman)이 쓴 “기술도 인문학이 될 수 있는가? (Can Technology be Humane?)”라는 기사문의 유명한 구절이 떠오른다.

 “새로운 과학적 연구에 의존하든 아니든, 기술은 과학이 아니라 도덕철학의 한 분야이다.”

기술은 궁극적으로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것이며, 파괴적인 기술은 개발하지 않을 또는 사용하지 않을 결정을 포함한 도덕 철학의 원칙에 의해 규율되어야 한다. 결코 기술을 추측과 끝없는 체계적 검증의 결합을 통한 진리추구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궁극적으로 인문학은 진정한 과학적 탐구의 주춧돌이라 할 수 있는 과학적 방법의 필수 요소이다. 과학적인 방법은 그 무엇보다도 우리가 인식하는, 철저한 분석의 대상이 되는 현상을 다양하게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철저한 분석은 훌륭한 과학을 탄생시키지만, 상상력이야말로 이 분석 과정의 필수적인 부분으로서 때로 생경하지만 다양한 설명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알베르트 아이슈타인(Albert Einstein)은 어떻게 우주가 움직이는지, 어떻게 사물이 광자에게 보이는지, 일상적인 현상을 어떤 엉뚱한 설명으로 풀어낼지 등을 상상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인 덕분에 이론물리학 분야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의 작업은 스토리텔링과 소설과 비슷했다. 그런 사고를 통해서 그는 다른 사람들은 용인된 관습에 매몰된 채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었다.

기술과 상업주의적, 소비 위주의 문화에 매우 깊게 중독된 우리가 이 협소한 시야를 확장하는 것은 극도로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러나 점차 심화되는 사회의 분열과 환경에 미치는 기술의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익숙한 도구로는 이 위기의 해법을 찾지 못할 것이다. “인문학”이라는 먼지 쌓인 상자를 다시 한번 열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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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행동은 지난 3월 9일 제7차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의 포스코 주총 사내이사 최정우 선임 안건(대표이사 회장 후보)에 대한 “중립” 의결권 행사 결정을 비판하며, 동 안건에 대하여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를 촉구한다.

포스코는 노동자 산재사고, 지역 환경오염 등 문제 기업으로 규탄받고 있다. 최근 3년간 포스코 사업장에서는 산업재해로 총18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포스코의 주된 사업장, 포항제철이 위치한 포항시 주민의 암사망률은 1.37배로 전국 1위이며, 포항산단 대기오염 노출지역 암 사망률은 1.72배이다. 국민연금은 포스코 주식의 11.75%(기준일 2020.12.31.)를 가지고 있는 포스코의 최대주주이기에 이러한 문제를 결코 가벼이 할 수 없다.

국민연금 기금의 책임투자 및 주주권 행사는 국민연금 가입자 및 수급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포스코 일터에서 죽어가고, 국민연금 가입자와 수급자가 포스코 오염 사업장 인근에서 암으로 사망하고 있는 현실에서, 가입자와 수급자의 이익을 위해 국민연금이 취해야 할 신의와 성실의 방향은 명확하다. 특히 ESG 요소가 중요해지는 현 시점에서 장기적 주주가치의 제고를 위해서도 국민연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문제기업이, 그 문제의 근본이 바뀌려면 이사회부터 바뀌어야 한다. 최대주주 국민연금은 포스코 이사회의 감시의무 소홀을 물어야 하며, 진전되지 않는 경우 공익이사 선임 등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 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수탁자 책임 활동을 표방한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을 방기하고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가장 최소한의 수준인 의결권 행사마저 중립으로 결정한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본 건에 대하여 “산업재해에 대해 최고경영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관련 법 제정 등을 고려하여 찬성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중립으로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복지부의 주장은 한마디로 궤변이자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망각한 처사이다. 중대재해예방책임을 진 대표이사인 후보자가 예방책임 이행은 커녕 수년간 수십건의 사망사고 발생으로 포스코의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하고 기업이미지마저 크게 훼손하였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수탁자로서 그 경영상의 책임을 물어 연임에 반대하여야 하고 그것이 중대재해법 제정의 취지에도 부합되는 것이다. 수탁자 책임활동을 제도화한지 3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변변한 적극적 주주활동 한번 제대로 한 적 없는 복지부와 국민연금은 부끄러운 줄 알고 깊이 반성해야한다.

국민연금은 진정성 있게 수탁자 책임활동을 이행해야 한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산업재해로 죽어가고, 국민연금 가입자와 수급자가 직업관련 암으로 죽어가는 이 현실을 더 이상 방기해서는 안된다. 도대체 언제까지 자본에게 관대하고 국민에게 가혹할 것인가? 진정한 국민의 편으로 ‘국민연금’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면 국민연금은 주어진 수탁자 책임을 다해야 한다. 금번 포스코 주총 사내이사 최정우 선임 안건(대표이사 회장 후보)에 대한 반대 의결권 행사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2021년 3월 11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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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1/03/1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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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15. 기금운용본부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책위)에서 상정된 안건에 대하여 동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찬성의결권행사 결정을 공시하였다.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삼성전자 주총안건으로 올라온 ‘사외이사 및 감사 선임’에 대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기금본부 투자위원회를 통해 찬성 의결을 결정한 뒤, 일방적으로 찬성 공시를 하였다. 삼성물산 – 제일모직 합병사태에 일조한 이사의 선임에 찬성한다는 내용을 별론으로 하더라도,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에서 의결권을 포함한 주주권행사에 관한 의사결정권한을 부여받은 ‘수책위’에 주요 투자기업의 의결권 이슈들의 사전 공유조차 하지 않고 ‘수책위’를 패싱하였다. 심지어 단독 결정이 확인되어 동 안건을 수책위에서 논의해서 결정하도록 하는 수책위 위원 3인이 안건을 발의하였다는 것을 통보받은 뒤에도 그마저 무시하고, 찬성 의결 공시를 강행한 것이다. 실로 기금위의 의사결정구조를 송두리째 무시하는 만행으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연금행동은 기금운용본부의 독선, 주무처인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의 관리소홀, 그리고 제도개선에 실패한 정부와 국회를 비판한다.

우선 의결권행사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권고사항 정반대의 결정을 기금운용본부가 독단적으로 내린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해명이 필요하다. ISS가 삼성전자 ‘사외이사 및 감사 선임’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 이유는 현재 후보로 나온 인물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을 제대로 견제하지 않고 오히려 이에 기생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은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및 감사 선임의 찬반 여부를 떠나, 의결권 행사의 원칙과 내부 의사결정구조가 흔들리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통상적으로 수책위에서 논의하지 않고 기금운용본부가 독단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사안이 매우 경미하거나 근거가 확실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러한 원칙을 지켜야하는 이유는 지난 2016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정농단세력에 굴복한 기금운용본부의 원죄로부터 기인한다. 당시 박근혜-최순실-이재용이라는 정치·경제권력이 결탁하여 삼성그룹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국민의 자산인 국민연금을 이용하려 하였고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과 기금운용본부장이 합작하여 삼성물산-제일모직의 불공정 합병이 이루어졌다. 국정농단이 세상에 밝혀지면서 문재인 정부가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현재 국민연금기금의 의결권, 나아가 주주권 행사에 있어서 기금운용본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도록 하였다. 대신 수책위와 기금위의 유기적 연계 아래 기금운용본부의 전체 행위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이루어져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기금운용체계가 확립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기금운용지침 제17조의3 제5항에서 공단(기금본부)에서 판단을 하기 곤란한 사항, 수책위원 3인 이상이 요구한 사안 등에 대해서는 수책위에서 결정한다고 모호하게 규정한 것 또한 문제로 드러났다. 기금운용본부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같이 투자위원회에서 3월 10일 독단적으로 결정하였고,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일부 수책위 3인의 위원들이 15일자로 수책위에 정식 안건으로 발의하여 상정된 후 기금본부에 그 사실을 통보하였다. 기금본부는 수책위의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이를 무시하고 같은 날인 15일 공시하였다. 사후에 이를 확인한 노동시민사회 수책위원 3인이 항의차원에서 16일 수책위 회의에서 퇴장하였으며, 2인의 위원이 사퇴하였다. 보건복지부는 수책위에서 안건을 논의하기로 하였다는 변명성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위해 만들어진 사회연대에 기반한 기금이다. 이러한 기금이 자본의 이해에 충실하여 선량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에 기금운용본부의 판단이 객관적으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그 과정이 기금위의 감시와 통제 아래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원칙과 방향이 이번 삼성전자 주총 의결권행사 결정과정에서 또 지켜지지 않았음이 확인되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및 감사 선임’ 의결권 행사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향후에는 기금운용지침을 개정하여 원칙적으로 기금운용본부가 투자대상기업의 주총 안건 결정의 주요 정보를 수책위에 사전 공유하도록 하고, 수책위에서 그 중 경미한 사안으로 분류한 것은 기금운용본부가, 나머지는 수책위가 결정하도록 의사결정 구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기금운용본부와 수책위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하고, 궁극적으로는 기금위 중심의 책임있는 논의와 결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전문위원의 기금본부에 대한 자료제출 및 안건설명 요구권을 강화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아울러, 수탁자책임활동 관련 인력을 증원하여 수책위원과 전문위원이 실질적으로 기능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하여야 한다.

2021년 3월 17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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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1/03/1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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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금융노조, 한국노총은 30일(화) 오후 2시,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2021 주목해야 할 국민연금기금운용 전망과 과제: 국민신뢰 회복방안과 수탁자책임 활성화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2. 국민연금기금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세력에 의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용당하는 등 국민적 신뢰가 상당히 훼손된 바 있습니다. 이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기금운용체계 상설화 및 체계개편이 일부 추진된 바 있으나 여전히 개선되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는 상황입니다. 기금규모가 1,000조를 향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기금은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전략적 자산배분 방식 개선 및 신규자산군 개발, 국내자본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조절하는 문제, 해외자산 및 대체투자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방안 마련, 수탁자책임 활성화의 기반이 되는 적극적 주주활동 강화 등 다양한 내용들이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3. 이에 국민연금기금운용의 현재를 진단하고 향후 노동시민사회진영이 함께 참여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수탁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들을 고민하는 자리로 토론회를 마련하였습니다. 기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끝.

 

[첨부] 토론회 개요

2021년 주목해야할 국민연금기금운용 전망과 정책과제
-국민신뢰 회복방안과 수탁자책임 활성화를 중심으로-

작성자: 한국노총 김정목 정책차장(21.03.15.)

⑴ 취지 및 배경
한국노총은 올해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정책과제들을 묶어 ‘2021년 국민들이 주목해야할 정책개혁과제’ 연속토론회를 진행하려 함. 이 중 첫 번째 주제로 ‘국민연금기금운용의 전망과 과제’를 다루는 토론회를 추진하고자 함. 지난 2016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태 이후부터 제기된 국민연금기금운용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그동안 정부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국민연금기금운용의 상설화 및 체계개편 등을 추진한 바 있음.
하지만 여전히 개선되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는 상황임. 기금규모가 1000조를 향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기금운용의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전략적 자산배분방식 개선 및 신규자산군 개발과 국내자본시장에 대한 파급효과를 조절하는 문제, 해외자산 확대 및 대체투자 확대 등 관련 리스크 관리 방안 마련, 수탁자책임 활성화로 소위 경영활동의 개선이 필요한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강화 등 다양한 영역의 개선방안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임.
상기된 내용을 다루고자 2021년 국민연금기금운용의 현재 상황을 전문가로 하여금 진단케하고 향후 노동시민사회진영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함.

⑵ 구성
ㅇ일시: 2021년 3월 30일(화) 14:00 ~ 16:30

ㅇ장소: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

ㅇ주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ㅇ공동주최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김성주, 정춘숙, 강선우, 김주영, 최혜영

ㅇ좌장 : 정용건│금융감시센터 대표

ㅇ발제
① 국민연금기금운용 현황과 과제: 원종현│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상근전문위원
② 국민신뢰 제고를 위한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활성화 방향: 이상훈│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ㅇ토론
① 박기영│한국노총 사무처장
② 류제강│KB금융노조 위원장
③ 정해식│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④ 조윤남│대신경제연구소 대표이사
⑤ 최봉근│보건복지부 연금재정과장

ㅇ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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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1/03/2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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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행동은 21대 국회 회기가 시작된 2020년 5월 30일부터 2021년 6월 30일까지 발의된 기초연금법, 국민연금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3개 법안을 중심으로 현황을 제시하고 내용을 평가한 이슈페이퍼를 발행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주요 내용 요약 >

첫째, 점점 더 많은 연금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국민연금법 발의건수만 보더라도 지난 20대 국회는 16대 국회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21대 국회 역시 불과 1년이 지났지만 총 56개 법안이 발의됐다. 이런 증가는 그만큼 노인 빈곤과 노후 불안의 심각성과 사회적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 그러나 실제 법안 처리률은 다른 법안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1대 국회 역시 국민연금법 6.7%, 기초연금법 6.3%, 퇴직연금법 12.5%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셋째, 국민 노후를 위해 중요한 여러 개정안이 ‘발의와 임기만료 폐기’를 반복하고 있다.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출산(양육) 및 군복무 크레딧 개선, ▷장애·유족 연금, 분할연금 개선, ▷국민연금 관리운영비 국고지원 확대, ▷국민연금기금 공공투자 확대, ▷기초연금 국고 부담 확대, ▷1년 미만 단기간 노동자 및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퇴직급여 대상 확대 등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과제다.

넷째,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은 이미 지난 20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돼 2020년 7월 1일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1년이 넘도록 시행되지 않고 있다. 기재부가 예비타당성 검토 등을 구실로 예산을 배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더욱 절실한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이 하반기부터라도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

다섯째, 문재인 정부는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정부안을 발의하지 않았다. 기초연금 급여 인상에 대해서는 정부안을 발의했던 것과 대조적이며, 국민연금 강화에 대한 개혁 의지가 낮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 이슈페이퍼 첨부파일 참조
2021_이슈페이퍼_21대_연금법안_현황과_평가.pdf
2021_이슈페이퍼_21대_연금법안_현황과_평가.hwp

The post [이슈페이퍼] 21대 국회 연금법안 현황과 평가 appeared first on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목, 2021/07/0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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