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연의 미세먼지이야기 2] 우리나라 미세먼지 세계 최하위, 사실일까?

우리나라 미세먼지 세계 최하위, 사실일까?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세계 최하위라는 근거
많은 국민들이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도가 세계 최하위권이라고 생각한다. 미세먼지 오염 때문에 아이가 염려되고 살기 힘들어서 이민을 가려고 한다거나, 신경쇠약증으로 고생한다면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호소하는 글을 몇 차례 받았을 정도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도가 선진국에 비해 높아서 열심히 줄여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런 정도로 나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해주자, 안심이 됐다며 고맙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언론에서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이 세계 최악의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기사나 논설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부 환경단체 심지어는 대기오염을 전공으로 하는 교수들까지 그런 말을 하고 있어, 이런 인식의 확산을 조장하고 있다. 무슨 근거로 그러는가 보니 가장 많이 인용하고 있는 것은 2016년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가 발표한 환경성과 지수(EPI) 분석 결과다. 우리나라 대기질이 180개국 중 173위, 미세먼지(PM 2.5 )는 174위이고 질소산화물은 0점으로 꼴찌라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163" align="aligncenter" width="640"]
예일대 보고서를 근거로 우리나라 대기질이 최악이라고 보도하는 언론 기사[/caption]
예일대 보고서의 실상
이 발표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됐을 때 바로 블로그 글을 통해 지적한 대로, 실제 대기질 측정 자료가 아니라 일부 학자들이 인공위성 자료로 추정한 불확실한 값을 갖고 만든 간접 지표로 평가한 결과다. 또한 인구밀도나 도시화가 높은 국가는 공기 질이 좋아도 나쁜 값이 나오게 만들어진 점수 지표다. 이 지표의 산출 과정을 굳이 우리가 이해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 결과를 보고 신뢰해도 될지를 판단하는 것이 더 좋고 쉬운 방법이다. 우리나라가 173위고 그 아래로 파키스탄, 인도, 중국 등이 위치하고 있어서, 중국을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국가로 알고 있고 그 영향 때문에 우리나라도 최악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언뜻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대기질이 우리보다 진짜 세계 최악의 수준인 국가군에 속하는 나이지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이 각각 126위, 134위로 우리보다 훨씬 높은 순위였다. 재미있는 점은 나이지리아 바로 아래 127위가 스위스고, 독일은 137위, 네덜란드는 139위로 아프가니스탄보다 순위가 더 낮다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164" align="aligncenter" width="640"]
예일대 EPI 보고서의 대기질 국가 순위[/caption]
우리나라가 174위라는 미세먼지(PM 2.5 ) 순위는 일본 134위, 스위스 143위, 네덜란드 149위, 독일 157위 등으로, 환경 선진국으로 알려진 국가들이 우리나라보다 약간 높기는 하나 역시 세계 최하위권으로 평가됐다. 반면에 오염도가 높은 나이지리아나 아프가니스탄 등은 공동 1위였다. 이 지표에서 무려 122개국이 100점 만점으로 공동 1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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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EPI 보고서의 PM 2.5 국가 순위[/caption]
질소산화물은 우리나라, 네덜란드, 벨기에가 공동 꼴찌라는데 독일은 그 바로 위인 177위, 영국 174위, 일본 172위, 덴마크 170위, 프랑스 169위, 스위스 161위다. 환경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은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들이 훨씬 순위가 높은 것은 미세먼지 경우와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대기질이 세계 최악이라고 믿고 싶은 사람들도 유럽의 환경 선진국이나 일본까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보다도 순위가 뒤처진다는 이 황당한 평가에 대해서 차마 동의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이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높기 때문에 그들을 쫓아가야 하는데, 이 지표에 의하면 그 선진국들도 모두 세계 최하위권이다. 물론 그 나라에서 소위 환경 전문가들이 예일대와 컬럼비아 대학의 발표 자료를 근거로 자국이 세계 최악의 미세먼지 오염국가라고 큰일 났다고 염려하거나 자국의 환경 수준을 비하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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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미세먼지 세계 최악 도시로 평가한 나이지리아의 Onitsha시, 예일대는 나이지리아를 공동 1위로 평가했다.(사진 Guardian)[/caption]
신뢰성 검증 없는 대한민국 전문가 집단
이처럼 조금만 주의 깊게 내용을 살펴봤으면, 하도 황당해서 무슨 대단한 연구 결과인 양 감히 인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반인들이야 이런 상세한 전문적인 내용까지 살피기는 어려운 것은 당연해도,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인용할 자료가 그렇게도 없는지, 자료를 보기나 하고 인용했는지 의심스럽다. 자기가 인용하려는 자료는 아무리 권위 있는 기관의 자료라고 해도, 직접 찾아서 확인해보는 것이 전문가의 책임이고 기본자세다. 하물며 철저한 리뷰를 거친 학술 논문도 아니고, 당사자들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자료의 경우에는 더욱 산출 방법이나 결과를 상세히 살펴보고 신뢰 수준을 결정해야 함은 상식이다. 미국 유명 대학이라는 이름만으로 그 결과를 무조건 덥석 신뢰하고 계속 반복해서 인용하는 것도 어쩌면 대한민국의 언론이나 학계가 아직도 정신적 식민지 상태 또는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세계보건기구, 세계은행 등과 같이 장기간에 걸쳐 세계 각국의 자료를 축적해 놓은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들의 분석 결과는 외면하고, 이런 일개 대학의 소수 연구자들의 황당한 결과를 어쩌다 한 번이면 몰라도 반복 인용하는 심보가 이해되지 않는다. 예일대과 컬럼비아 대학은 2000년 초기에 세계 각국의 환경, 경제, 사회 등의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활용한 환경지속성 지수(ESI)를 발표함으로써 국제 사회에 참신한 영향을 주었다. 경제만이 아니라 환경, 사회의 여러 가지 여건을 향상시키는 것이 국가의 지속 가능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국제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들은 환경지속성 지수는 중단하고 소위 환경성과 지수(EPI)만을 산출해서 발표하고 있다. 무려 15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평가 지표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면서 각국의 순위가 매번 급등락하게 만들어 혼란만 주고 신뢰를 잃었다.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은 인공위성 자료를 이용한 간접 추정 방식의 자료를 사용하는 등의 무리수를 두다가 이런 비상식적 결과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국제기구 자료에 근거한 평가
세계보건기구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주기적으로 세계 각 도시의 대기질 자료를 수집해서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 이 자료 역시 각 도시마다 인구수 등 크기가 다르고 측정 방법이나 위치, 목적 등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획일적인 비교를 하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보건기구의 자료는 약 3천여 개의 실제 도시의 미세먼지 측정값을 수집한 자료이기 때문에 세계 전체의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세계 각 도시의 미세먼지(PM 10 ) 오염도는 아래 그림과 같다. 미국, 북유럽, 호주와 뉴질랜드, 그리고 서유럽의 지역의 도시들은 초록색으로 연평균 미세먼지 오염도가 20 ㎍/m 3 미만으로 가장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영국, 독일, 프랑스 등과 일본의 도시들 대부분이 그다음으로 오염도가 낮다. 우리나라 도시들은 진노랑으로 표시되어 있는 연평균 오염도가 30-49 ㎍/m 3 범주에 해당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8167"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계 각 도시의 미세먼지 오염도, 세계보건기구(WHO)[/caption]
미세먼지 오염이 진짜 세계 최악인 도시들은 이집트를 비롯한 아프리카 일부 국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에 이르는 아시아 국가들, 그리고 몽골과 중국에 있는 도시들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이 미세먼지 오염이 세계 최악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들 중에서는 오히려 오염이 낮은 축에 속할 정도로 미세먼지 오염이 극심한 국가들이다.
다음 그림은 미세먼지(PM 2.5 ) 오염도가 높은 국가 순서대로 늘어놓은 것으로, 자기 나라가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미세먼지 오염을 더 개선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계 최악 수준이 아니라는 사실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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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PM 2.5 ) 오염도 국가 순위(WHO, 2016)[/caption]









































▲ 2014.9.17.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펼쳐진 노후원전폐쇄 액션퍼포먼스 ⓒ환경연합 정대희[/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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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9.17.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펼쳐진 노후원전폐쇄 액션퍼포먼스 ⓒ환경연합 정대희[/caption]
이기열 집행위원은 퍼포먼스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부는 손쉽게 에너지를 얻기 위해 원전을 선택하고 있으나 이런 근시안적 정책으로는 안전한 나라, 나아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나라를 만들지 한다.”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을 위해서라도 노후 원전은 즉각 폐쇄해야 한다.”
그리고 퍼포먼스에 참여한 산악인들과 현장에 있던 환경연합 활동가들은 남대문서로 연행되었다. 당일 경찰조사 후에 모두 풀려났지만, 퍼포먼스를 기획했던 입장에서 조사를 받았던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 이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인 고리1호기는 2015년 6월 폐쇄가 결정되었고, 2017년 6월 영구정지에 들어갈 예정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물론 부산, 울산 등 지역주민들과 탈핵을 위해 애써왔던 많은 분들의 소중한 성과다. 폐쇄 이후에도 안전한 해체 등의 문제와 그동안 발생한 핵폐기물과 해체폐기물의 보관과 처리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그래도 안전을 위해 한 발짝 나아갔다.
안타깝게도 그날의 퍼포먼스에서 함께 폐쇄를 이야기했던 월성1호기는 끝내 수명연장을 막지 못했다. 수많은 안전성 문제와 논란이 수명연장 심사과정에서 제기되었지만, 2015년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1호기의 수명을 10년 연장해 가동하는 것을 승인하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월성원전 인근 주민과 국민들은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무효 국민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노후원전 폐쇄운동은 절반의 성공으로 여전히 진행형이다. 하지만 검찰은 그날의 노후원전 폐쇄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참여한 환경연합 활동가 안재훈 등 3명을 기소하여 총 벌금 550만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세 명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한 일임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처분은 부당하기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그리고 오는 7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최근 환경운동가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에 대해 과잉수사와 처벌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과연 이러한 처벌이 타당한가에 대해서 의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반영하지 않는 불통 정부에게 이렇게까지 의견을 표현하는 까닭을 생각해보라고. 위험한 원자력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는 것 자체가 큰 죄가 아닌지부터 생각해 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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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성가소비녀회 최바오로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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