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미프진, 안전하냐고요? 그건 식약처도 몰라요~

지역

미프진, 안전하냐고요? 그건 식약처도 몰라요~

익명 (미확인) | 월, 2018/01/15- 12:08

본문요약

전 세계 62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인공임신중절 기능의 의약품이 국내에서는 안전성 검토도 안되고 있는 상황. (담당부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이로 인해, 연간 1만 8천여 건의 합법적 인공임신중절을 선택해야 하는 여성도 국내에서는 모두 수술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 해당 의약품은 임신7주 전의 초기 임신의 경우에는 수술보다 더 안전하다는 보고도 있음. 이를 고려해보면 해외 여성들의 건강권과 선택권에 비교했을 때, 진보적 의료 기술의 혜택에서 국내 여성들이 소외되고 있는 것. 식약처는 물론 청와대도 인공임신중절 대상의 확대 여부와 별개로 해당 의약품의 국내 사용 허가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와 대처를 해야함.  

작년 청와대 국민청원 중에서 총 청원인 수 23만 5천여 명을 넘겨 조국 민정수석의 공식 답변을 받아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청원이 있었지요. 바로, 낙태죄 폐지와 미프진(Mifegyne) 의약품의  합법화 및 도입을 바라는 내용의 청원이었습니다. 

조국 민정수석의, 미프진 도입 여부 답변 영상 한 장면 캡쳐<본문 클릭시, 해당 영상으로 이동. 조국 민정수석이 인공임신중절 의약품의 합법화를 논의하겠다는 내용. 다만, 낙태죄 폐지 논의 이후 논의 결과에 따라 도입을 결정한다는 내용이라 합법적 인공임신중절을 앞 둔 여성들은 당장 수술 밖에 없는 현실에서 큰 답을 얻지 못했다.>

해당 청원은, 우리 사회에서 다시 한 번 인공임신중절 시술의 대상을 확대할 것인지에 대해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었지요. 조국 민정 수석은 해당 청원[각주:1]에 대해 2018년도 안으로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실시한다고 답변을 했었고요. 그리고 미프진의 도입 여부도 이 실태 조사 이후 사회적, 법적 논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답변영상)[각주:2] 

 

국내 합법 인공임신중절 수술 건수 연간 약 1만 8천여 건
하지만, 미프진의 도입 여부는 인공임신중절 시술의 적용 대상을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별개로 이미 사회적 논의가 되어야 하는 내용이었으며, 해당 의약품이 다른 의약품에 비해 특별히 안전성의 문제에 이상이 없다면 이미 우리 사회에서 도입이 되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대한민국은 모자보건법 제14조에 따라 예외적인 몇 가지 사항에 한해 인공임신중절을 허용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이 합법적인 인공임신중절 건수만 해도 연간 1만 8천여 건이나 됩니다[각주:3]. 즉, 매년 대한민국의 많은 수의 여성들이 합법적 인공임신중절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는 사실이 존재하는 것인데요. 

모자보건법 제14조

미프진 사용이 불가한 이유는, 미프진이 위험하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미프진이 특별히 위험한 약물이기 때문에 국내 도입이 어려운 것일까요? 정보공개센터는 해당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식약처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①미프진 안전성 검토 문서 ②모자보건법 제14조에 의거, 현재 병원에서 미프진 사용 불가인 경우 불가 사유 정보, 혹은 해당 정보가 담긴 문서 ③모자보건법 제14조에 의거, 현재 병원에서 미프진 사용이 가능한 경우, 보건 보건복지부가 사용을 허가한 내용이 담긴 문서를 식약처에 청구했었는데요. 하지만 해당 정보들은 모두 부존재였습니다.

미프진의 안전성 검토 문서는 존재하지도 않아
부존재 사유는 국내에 허가된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는데요. 이는 인공임신중절이 제한된 범위 내에 현재 허용되고 있는 나라에서, 그리고 해당 의약품 구입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 30일 만에 전국에서 23만 명 이상이 해당 의약품에 대한 허가를 청원하는 나라에서, 약물 허가의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는 식약처가 해당 의약품에 대한 안정성 검토 문서를 단 한 건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은 매우 납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한 여성이 <나만 없고 진짜 사람들 고양이 다 있고 나만 없어 패러디.. 관련 짤 https://goo.gl/Q4T1Mf >

 

전 세계 62개국의 여성들이 선택하는 인공임신중절 의약품 미프진, 한국여성은 선택권조차 없어
미프진은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 성분[각주:4]과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의 성분[각주:5]으로 이뤄진 약품으로 임신 9주 이내의 초기 임신의 경우, 마취가 필요 없으며 외과적 수술 없이 안전하게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한 약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약품의 성분은 미국 FDA에서 승인하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05년 필수의약품[각주:6]으로까지 지정되었는데요. 현재 전 세계 62개국에서 허가된 의약품[각주:7]으로 1990년 2월부터 판매된 의약품입니다. 최근 스코틀랜드에서는 집에서 약물 복용을 허용한 의약품[각주:8]이라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1988년 당시 프랑스 보건부장관 클로드 에벵(Claude Evin)은 “지금부터 미페프리스톤은 단지 제약회사의 상품이 아니라 여성을 위한 도덕적인 상품임을 프랑스 정부가 보장할 것이다.”[각주:9]라고 선언한 이후 해당 약품이 시판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임신 7주 이전에는 수술보다 안전하게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하다는 보고[각주:10]도 있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의료 기술과 안전 의료의 혜택에서 한국 여성들만 소외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는 관계 사업자의 요청이 있어야 시작돼

여성의 건강에 대한 선택권, 사업자 손에 맡겨진 셈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해당 의약품에 대한 국가기관 차원의 안전성 검토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좀 더 자세한 답변을 듣기 위해 식약처 각 부에 전화문의를 하였는데요. 문의 결과 식약처에서는 인공임신중절 효과의 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를 하려면, 국내에서 해당 약품을 수입하려는 업자가 안전성 검토를 해달라고 요청하거나 혹은 제조사가 안전성 검토 요청을 할 때에나 비로소 검토가 이뤄진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즉, 미프진의 경우 아직까지 국내에 시판을 하려는 제약회사나 관련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안전성 검토 자료가 부존재한다는 것인데요. 인공임신중절이 불가피한 여성에게 있어 어떤 방법으로 인공임신중절을 할 것이냐에 대한 결정은 매우 중요한 건강권과 선택권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권리가 여성에게도, 당국에게도 아닌 한낱 의약품 회사에 맡겨진 구조인 셈입니다.

 

사업자 요청이 없더라도, 시민들에게 필요한 약품이라면 안전성 검토 및 국내 도입 방법 찾아야

만일 국내에서 해당 의약품을 판매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더라도 식약처가 미프진에 대한 안전성 검토를 했다면 어땠을까요? 만일 한국에서 복용 가능한 의약품이라는 결정이 나왔다면, 그래서 국내에 판매자가 없어도 이를 공표하는 시스템을 갖췄었다면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한해 최소 1만 8천여 건의 인공임신중절을 받는 여성들이 다른 62개국의 여성들처럼 스스로 어떤 방법으로 인공임신중절을 할지, 뭐가 더 내 몸에 맞을지 비교하며 선택할 수 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이는 미프진 도입의 경우에만 유의미한 가정은 아닙니다. 어쩌면 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면 의약품 해외 직구 법 등이 갖춰지고, 필요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등[각주:11], 국내 미시판 약들 중에 판매자가 없어서 시판이 안되는 약들을 구하는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다양한 해결책들이 논의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것이지요. 만일 그랬다면 제도적 장치도 이미 마련되었을 수도 있을지 모를 일이고요.

식약처는 의약품의 안전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관이며, 대한민국에서 시판될 의약품을 결정합니다.(관련법령)[각주:12] 이는 식약처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의약품이 무엇이며, 한국에 제조되지 않는 약 중 수입의 필요가 있는 의약품은 무엇인지, 해당 의약품에 위해성은 없는지, 새로운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알릴 책임이 있는 기관이란 의미입니다. 

식약처,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식약처의 한 직원은 의약품 제조사나 수입사가 시판을 위해 사전 안전성 검토를 요청하기 이전에, 국민이 원하는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을 식약처가 사전에 검토해야만 하는 근거 법령이나 규정이 따로 없다는 답변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명확한 근거 규정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이런 국내 미허가 의약품에 대한 연구나 안전성 검토 자료가 없는 것이 정당화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왜냐하면 식약처에는 의약품에 관한 법령 및 고시의 제정 · 개정의 권한이 있으며, 의약품 허가 제도 운영 및 정책개발의 의무가 있는 기관[각주:13]이기 때문이죠.

국내에 의약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사업자가 없다는 이유로 의약품의 안전성을 검토조차 하지 않는 것과, 판매하고자 하는 사업자가 없더라도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하고 허가한 내용이 준비되어 있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지금의 식약처라면 특히 시민들의 요구가 많은 의약품인 경우, 소잃고 외양간 고치듯 이슈가 크게 터지고 나서야 늑장 대응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당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 자료조차 없다는 둥, 없는 이유는 법률이 미비한 것이니 법률부터 제정해야 한다는 둥 우왕좌왕 하다가 시간은 흐르고 당장 약이 필요한 사람들은 고통이 더 커지겠지요. 누군가는 불법으로 수입된 약을 손에 넣을 수도 있고 그 유통 과정에서 유사 마약 등이 유통될 수도 있고요.

식약처는 이미 2년 전인, 2016년에도 협력과 소통으로 국민 행복 안전망을 넓히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었는데요.[각주:14] 아직 해당 목표가 유효하다면, 2018년엔 좀 더 적극적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식약처는 이제라도 시민이 어떤 약을 필요로 하는지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국내에서 시판되지 않는 약을 시민이 필요로 할 때 어떤 역할로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안내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해결책을 내놓음은 물론 관련 법령 및 제도의 개정과 제정, 관계 부처의 협력 요청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

청와대, 인공임신중절 기능 의약품 허가 여부는 낙태죄 폐지 여부와 무관,  관련 의약품 논의장 마련 시급
청와대 또한 미프진 도입을 요구했던 해당 청원에 대해 합법적 인공임신중절 대상의 확대 여부와 별개로 해결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인공임신중절을 결정한 사람은 1분 1초의 시간도 지체할수록 좋지 않습니다. 현재 합법적인 인공임신중절을 해야만 하는 여성의 건강권과 선택권의 확대를 위해서라도 청와대는 인공임신중절 기능의 의약품 허가 여부 및 대책 마련 논의를 위해 각 부처와 함께 발 빠르게 나서야만 합니다.

참고자료

 

 청와대 국민청원, 미프진 합법화 도입 청원 페이지

 https://goo.gl/5k5rMP

 대한민국 청와대, 낙태죄 폐지에 답하다_조국 수석,

  https://goo.gl/BwySSe

 윤정원(2013), 「건강권으로서 낙태 및 피임의 권리를 다시생각한다」, 이슈페이퍼,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https://goo.gl/a4EmDF

 

 리비브룩스(Libby Brooks) 스코틀랜드 특파원, 「Women in Scotland will be allowed to take abortion pill at home」, 『theguardian』

https://goo.gl/Ry23KL

 

 

 

 

 

  1. 제목 :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을 부탁드립니다. 청원인 naver-***, 청원 시작일 2017년 9월 30일, 청원 마감일 2017년 10월 30일, 총 청원인 수 235,372명, 접속 링크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8278 [본문으로]
  2. 원출처 : 유튜브 동영상, 작성자 : 대한민국청와대, 제목 : 친절한 청와대 : 낙태죄 폐지 청원에 답하다_조국 수석,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kaq9_yTSEso [본문으로]
  3. 각주2의 영상, 친절한 청와대 : 낙태죄 폐지 청원에 답하다_조국 수석,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kaq9_yTSEso [본문으로]
  4.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에 결합하여 임신 유지에 필요한 프로게스테론의 자궁내막에 대한 작용을 억제 [본문으로]
  5.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로 자궁경부의 숙화와 자궁 수축을 유발 [본문으로]
  6. WHO Model List of Essential Medicines (March 2017, amended August 2017) pdf, 1.50Mb, http://www.who.int/medicines/publications/essentialmedicines/20th_EML20… [본문으로]
  7. 1988년 중국, 프랑스 / 1991년 영국 / 1992년 스웨덴 / 1999년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독일, 그리스, 이스라엘,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페인, 스위스 / 2000년 노르웨이, 대만, 튀니지, 미국 / 2001년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우크라이나 / 2002년 벨라루스, 조지아, 인도 ,라트비아, 러시아, 세르비아, 베트남 / 2003년 에스토니아 / 2004년 프랑스령 기아나, 몰도바 / 2005년 알바니아, 헝가리, 몽골, 우즈베키스탄 / 2006년 카자흐스탄 / 2007년 아르메니아, 기르기스스탄, 포르투갈, 타지키스탄 / 2008년 루마니아, 네팔 / 2009년 이탈리아, 카보디아 / 2010년 잠비아 / 2011년 가나, 멕시코, 모잠비크 / 2012년 호주, 에티오피아, 케냐 / 2013년 아제르바이잔, 방글라데시, 불가리아, 체코, 슬로베니아, 우간다, 우루과이 / 2014년 태국 / 2015년 캐나다 / 2017년 콜롬비아 원출처 : 가이너티 건강프로젝트, 인용한 출처 :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27658 [본문으로]
  8. 리비브룩스(Libby Brooks) 스코틀랜드 특파원, 「Women in Scotland will be allowed to take abortion pill at home」, 『theguardian』, 2017년 10월 26일, 접속일 2018년 1월 14일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7/oct/26/women-scotland-allowed-ta… [본문으로]
  9. 윤정원(2013), 「건강권으로서 낙태 및 피임의 권리를 다시생각한다」, 이슈페이퍼,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p10, http://chsc.or.kr/wp-content/uploads/2013/06/%EC%9C%A4%EC%A0%95%EC%9B%9… [본문으로]
  10. 앞의 글, p10 [본문으로]
  11. ‘해외 의약품 직접 구입법’이나 ‘건강보험 적용’ 등은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차단하는 것이 더 국민의 건강권에 부합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해당 예문이 작성된 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이지만 국내에 판매자가 없을 경우 해당 의약품을 구해야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구조 수단이 전혀 무방비 상태라는 점을 지적하고,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제도 개선과 마련이 시급한 상태인 점을 알리기 위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본문으로]
  12.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제3조(직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농수산물 및 그 가공품, 축산물 및 주류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건강기능식품·의약품·마약류·화장품·의약외품·의료기기 등(이하 "식품·의약품등"이라 한다)의 안전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http://www.law.go.kr/lsSc.do?menuId=0&p1=&subMenu=1&nwYn=1&section=&tab… [본문으로]
  13.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 조직도 · 부서, 의약품정책과 웹페이지. 2. 의약품에 관한 법령 및 고시의 제정ㆍ개정(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으로 한정한다) 3. 의약품 허가제도 운영 및 정책개발 http://www.mfds.go.kr/index.do?mid=940&page=dept&dept=1471041 [본문으로]
  14.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개 > 주요업무계획 페이지 http://www.mfds.go.kr/index.do?mid=749 [본문으로]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합헌이다! 유통재벌은 탐욕을 멈춰라!”

복합쇼핑몰 매니저 죽음으로 내몬 ‘365일 강제영업’ 

 노동자 건강권 해치고 골목상권 짓밟는 유통재벌의 탐욕 멈춰야

대형마트의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의무휴업) 위헌소송 규탄 기자회견

일시 장소 : 2018년 3월 8일(목) 낮 12시, 헌법재판소 앞(안국역 2번 출구)

 
 
중소상인단체·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시민사회단체와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는 오늘(3/8) 오후 12시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명시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위헌소송 사건의 공개변론이 예정된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자의 건강권과 주변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유통재벌의 탐욕을 규탄하고, 헌법재판소가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를 합헌으로 결정해줄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는 시작에 앞서 지난 2월 20일 스타필드 고양점 입법업체 매니저가 ‘365일 연중무휴’라는 영업정책과 매출압박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추모의 시간을 가지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여 복합쇼핑몰 등도 의무휴업 대상으로 명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은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이 대형마트, SSM과 주변의 전통시장, 중소상인들의 상생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대형마트와 SSM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마트산업노동조합 정미화 서울본부 본부장은 서비스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 보장을 위해 현재보다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제한이 더 확대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또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박기현 변호사는 이미 지난 2015년 대법원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건전한 유통질서의 확립,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 중소유통업과의 상생발전 등과 같은 공익은 중대한 반면, 유통 대기업의 영업의 자유나 소비자 선택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만큼 헌법재판소도 이 조항을 합헌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끝.
 
▣ 보도자료 및 기자회견문 [원문보기/다운로드]
 
 
▣ 붙임1 : 기자회견 개요
○ 제목 :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합헌이다! 유통재벌은 탐욕을 멈춰라!” 
               대형마트의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의무휴업) 위헌소송 규탄 기자회견
○ 일시장소 : 2018년 3월 8일(목) 오후 12시, 헌법재판소 앞(안국역 2번 출구)
○ 주최 :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전국유통상인협회, 민변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
○ 사회 : 김동규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사무처장
○ 순서
- 추모의 시간
- 발언1.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
- 발언2. 정미화 마트산업노동조합 서울본부 본부장
- 발언3. 박기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
- 기자회견문 낭독
 
 
▣ 붙임2 : 기자회견문
 
유통재벌과 헌법재판소는 ‘제발 쉬고 싶다. 함께 살자.’는
중소상인과 노동자의 피맺힌 절규를 들어라!
 
 지난 2월 20일 ‘365일 연중무휴’ 영업정책을 고수하던 한 복합쇼핑몰에서 입점업체 매니저가 해당 점포의 재고창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부터 숨을 거두기까지 6개월여 동안 점주가 쉰 날은 불과 3일 남짓했으며, 사망 직전 주말에는 지인에게 ‘설날에도 직원 월급을 못 줬다며 은행에 가서 비상금을 헐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은행에 간다던 월요일에 점주는 매장의 재고창고에서 발견되었고 결국 숨을 거뒀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죽음이었기에 대형마트,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의 의무휴업 확대를 위해 투쟁해온 우리 중소상인단체, 노동조합, 시민사회의 마음은 더욱 무겁고 비통하다.
 
 대형 유통재벌의 탐욕이 빚어낸 희생이 어디 이 뿐이겠는가. 대형마트나 SSM이 입점하는 순간, 주변 지역의 전통시장상인과 골목상인들은 여지없이 매출하락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줄줄이 생업을 접어야만 했다. 여기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도  24시간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에 노출되어 건강권과 휴식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했다.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어 대형마트와 SSM에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유통재벌의 탐욕으로부터 중소상인과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생존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통재벌은 의무휴업 제도를 무력화하고자 본인들의 영업의 자유와 소비자 선택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3년에 걸친 법정공방을 벌였고, 2015년 대법원은 의무휴업 제도의 공익성이 중대하다고 이미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도 불구하고 유통재벌은 끝끝내 헌법재판소까지 와서 다시금 의무휴업 제도의 정당성을 다퉈보자고 한다. 자신들의 탐욕으로 인해 희생된 점주의 죽음에 대해서는 한 마디 사과도 하지 않은 채 그나마 대형마트와 SSM에 적용되고 있는 의무휴업제도마저도 없애자는 그들의 파렴치함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유통재벌과 헌법재판소는 ‘제발 쉬고 싶다, 함께 살자’는 중소상인과 노동자들의 피맺힌 절규를 들어라!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합헌이다! 
 
2018. 3. 8.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목, 2018/03/08- 11:26
205
0

아름다운재단은 한부모 여성가장을 대상으로 1인당 종합건강검진비 최대 70만원, 2차 정밀 검진비 최대 50만원, 3차 수술치료비 최대 50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198명에게 1차 건강검진을, 47명에게 정밀검진을, 24명에게 수술 및 치료비를 지원하였습니다. 그 중 한부모 여성가장 건강권 지원을 통해 건강검진을 비롯해 2차 정밀검진, 3차 수술 및 치료비를 지원받아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장희정(인천여성민우회 부설 한부모가정지원센터 센터장) 씨를 만나 그 간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편견의 벽과 마주하다


마흔을 지나서였다. 남편과 헤어지기로 결심하고 이혼을 선택했다. 원치 않는 갈등이 사로잡은 삶에 대한 도전이었다. 7개월여가 흐르고 장희정 씨는 독립했다. 


“특별한 비전 때문이 아니었어요. 다만 덜 불행하고 더 행복하기를 바랐죠. 한데 현실은 만만치 않더라고요.”


여덟 살 난 딸과 돌을 지난 아들을 품은 마흔한 살의 이혼녀라는 꼬리표가 버거웠다. 일상을 꾸리기 쉽지 않았고, 미래는 불투명할 뿐 아니라 아득했다. 자꾸 가라앉는 마음을 간신히 붙잡아두느라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결혼과 이혼은 삶의 여러 형태 중 하나인데 21세기의 대한민국은 후자를 도태로 인식했다. 대다수와 다른 삶의 구성일 뿐인데 그녀는 단박에 열외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한 편견은 취업문 앞에서 더 도드라졌다. 


“월급이 백만 원 채 안 되는 자리 면접 보러 갔을 때예요. 당시엔 그것도 절실했는데, 제가 한부모라고 말했더니 이렇게 적은 돈 가지고 어떻게 생활하려고 그러냐고 묻더라고요. 나는 그 돈이 필요해서 갔는데 그들은 그 돈이라서 안 된다니… 참 우습죠. 뽑기 싫었겠죠, 여러 모로 발생할지 모를 리스크 때문에.”


견고하고 거대한 세상의 편견. 번번이 마주하게 되는, 자신 앞에 우뚝 선 그 벽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지 암담했다. 늪을 걷는 양 삶이 무거웠다. 그때 길에 걸린 한부모 프로그램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인천여성민우회 ‘여성 한부모, 당당한 삶을 찾아 떠나는 단독비행’. 이는 아름다운재단이 1%기금을 기반으로 2005년부터 3년 간 지원한 ‘변화의 시나리오’ 대안적 공익프로젝트였다.


“어느 날 거리를 지나다 현수막을 만났죠. 보는 순간 참여해야 겠다 생각했어요. 아이들과 사는 게 힘들어서 자꾸 가라앉으니까 혼자 있으면 안 되겠다 싶었거든요. 어쩐지 힘이 될 것 같았는데 변화의 시작이었어요.”


그곳에서 그녀는 이제와는 다른 삶의 기준을 만났다. 낯모르는 사람들과 부모·형제에게도 말할 수 없던 한부모 가정의 고단함을 나눴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자기 자신과도 솔직히 대화할 수 있었다. 비로소 그녀의 인생 제2장이 시작되었다. 



아플 수도 없는 한부모 가정의 가장들


현수막의 호출로 시작한 여성민우회 활동이 올해로 7년째다. 그 동안 그녀는 공부방 교사로 인천여성민우회 부설 한부모가정지원센터장으로 종횡무진 내달렸다. 초창기엔 매주 <배나(‘배워서 나누자’라는 모토의 자조모임)>에 참석하며 많은 이들과 편견 없는 소통을 경험했다.


“밖에서는 남편이 뭐하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할까 고민하곤 했는데 <배나>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내가 한부모라는 걸 오픈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살게 된 거죠. 인천여성민우회 사람들도 스스럼없이 나를 바라봐줬고요. 소통이 그렇게나 큰 힘인 줄 몰랐어요.”


이혼한 여성, 한부모의 정체성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그녀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혼이나 사별의 결과로 생겨나는 한부모 가정이 대한민국 전체 가구의 10%를 차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비한 복지 상황이 답답했다. 


“저는 항상 안 보이는 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보이면 뭔가 해결하려고 노력하잖아요. 다문화나 장애인 사업이 다른 소외 계층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래서 그녀는 인천여성민우회 부설 한부모가정지원센터장 자리를 고사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그들의 고단함을 잘 아는 ‘당사자’이기 때문이었다. 동정 어린 수혜 차원의 한부모 가정이 아니라 더불어 살기 위해 보듬어야 할 또 하나의 가족 형태로 한부모 가정이 우뚝 서기를 바라서였다.


“가장 힘든 게 아이가 상처받는 거예요. 가정이 불안정하다는 편견이 아이를 위축시킬까봐 걱정이 많죠. 대중 매체도 인터넷 중독, 학교 폭력 문제 다룰 때 한부모 가정 아이가 심각하다고 꼬리표를 달잖아요. 물론 더 많을 수는 있겠지만 그게 문제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부모 가정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희정 씨. 그녀는 문제의 핵심은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 사회 연계망 없이 생계와 양육을 책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이 나눠지던 삶의 무게를 오롯이 혼자 짊어지니 누수현상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가사노동, 경제활동, 자녀양육과 교육 등 두 사람이 함께 나누던 책임을 혼자 맡은 그들은 아플 수도 없어요. 웬만큼 아파서는 병원에 안가요. 약만 먹죠. 병원갔다가 검사를 했는데 만약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 어떡하지? 그걸 내가 어떻게 감당하지? 이런 생각때문에.”


ⓒ아름다운재단



건강한 삶을 위한 사회 네트워크 


아파도 병원을 찾을 수 없는 한부모 여성가장에게 정기검진은 낯선 단어임에 분명했다. 장희정 씨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다. 


“대전여민회에서 아름다운재단 ‘당신의햇살기금’을 기반으로 지원하는 《한부모 여성가장 건강권 지원사업》을 알려줬어요. 그래서 우리 회원들 다섯 명이 지원서를 제출했고 그 중 저를 포함한 세 명이 정기검진을 받았죠. 이왕 받는 거 제대로 받자 싶어서 지원금 70만 원으로 최대한 많은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곳을 발품으로 찾아냈고요. 병원 측에서도 한부모를 지원하겠다고 해서 140만 원 짜리 검사를 50%에 받았어요.”


심장, 간, 자궁, 위 내시경, 대장 내시경은 물론 폐 CT, 갑상선, 유방암 등 각종 초음파 검사까지 생애 최초로 몸 구석구석을 살폈다. 그간 돌보지 못한 몸에 대한 최고의 배려였다. 그리고 얼마 후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한 번 방문하라기에 긴장했죠. 장에 뭔가 있으니 3차 병원으로 가라더라고요. 암이었어요.”


ⓒ아름다운재단


눈앞이 캄캄했다. 애들은 어떡하나 싶어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스티브 잡스가 걸린 암이라는데 그 사람은 죽었잖아요. 무섭다기보다 애들 걱정에… 심하지는 않으니까 일단 전이가 됐는지 CT를 찍어보자고 했고 다행히 이상이 없다고 잘 떼어내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죠. 만감이 교차하면서 건강해야 겠다 다짐했어요.”


불행 중 다행이었다. 정기검진으로 암을 발견한 것도 기적 같은데 2차 CT 정밀검사와 3차 대장 조직 떼어내는 시술까지 병원비 걱정 없이 치렀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보인 관심이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보듬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고비마다 달려와 손 내밀어주는 아름다운재단이 반갑고 또 고맙다는 장희정 씨. 그녀는 이번 경험을 통해 한부모 여성가장 지원이 곧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했다. 그래서 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간혹 한부모 가정은 스페어타이어 없는 차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스페어타이어도 없는데 펑크 나면 어쩌나 걱정이죠. 아름다운재단의 ‘당신의햇살기금’은 그런 걱정을 한 순간 덜어줬어요. 우리들의 스페어타이어가 돼 줬다고나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 기금을 통해 건강을 되찾고 충전하기를, 햇살 아래 서기를 바라요.”


글 | 우승연




아름다운재단의 사회적 약자 지원사업이 바라보는 복지는 "사회로 부터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권리"입니다. 주거권, 건강권, 교육문화권, 생계권을 중심으로 취약계층의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같은 지향을 담은 한부모 여성가장 건강권 지원사업은 저소득 여성가장에게 건강검진을 지원합니다. 본 사업은 여성 가장 개인의 예방학적 차원을 넘어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공동체를 마련하고, 한부모 가정이 안정감 있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일, 2013/05/05- 22:09
62
0
여기 마을 전체가 아픈 곳이 있다. 마을주민 70여 명 중 17명이 암에 걸려 투병을 하거나 사망했다. 한두 사람이...
목, 2018/10/18- 12:06
62
0
<유가족과 함께하는 기업처벌 이야기마당>

하루가 멀다하고 노동자 사망 소식이 들립니다. 그 이면에는 기업의 탐욕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위험을 방치해 사람을 죽여도 처벌받지 않는 기업 말입니다. 매년 사고로만 1천명의 노동자가 죽습니다. 사라지는 생명의 숫자는 쉬이 줄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남겨진 유가족이 있습니다. 자식을 잃고, 형제자매를 잃은 그 분들의 눈에 보이는 현실은 어떨까요?

슬프지만 목도해야하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시간, 위로의 마음을 담아, 유가족이 많아지는 세상을 멈추자는 마음을 담아 함께 해 주세요.

이야기를 나눈 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대표와 함께 그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도 있습니다.

유가족과 함께 하는 기업처벌법 이야기 마당.jpg
월, 2019/02/18- 12:14
45
0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 (참여연대)
  • 고정출연 : 정태인 소장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한상희 교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이슈손님 : 조국 교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20151222-참팟25-조국.jpg

 

참팟 25회 / 정치혁신과 정권교체의 핵심은?

 

참팟 25회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가 되면 MB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기에”라는 예언(?)을 했던 조국 교수를 초대했습니다. 그가 제시하는 정치혁신 과정과 2016~17년을 진보의 정권 교체 "때"라고 하는 이유에 대해 얘기나눴습니다. 

 

조국 교수는  지난 6월부터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으로 활동해 왔으며 12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과 새정치연합의 살길은 혁신위를 통하여 제도혁신은 확립되었으니, 이를 넘는 "육참골단"을 실천하길 바란다.’ 고 말했습니다.

 

청와대(대통령)를 비롯한 권력기관과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비판과 충고를 서슴치않고 하고 있는 조국 교수가 말하는 2016~17년 새 '진보집권플랜', 내년 4월 총선에서 야권의 역할. 지금 들어보세요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www.podbbang.com/ch/8005?e=21855376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Vbsa8N

 

같이보기

 

수, 2015/12/23- 18:30
507
0

후보자에 대한 중요정보 제공하는 ‘3분총선’ 뜨는 중 www.vote0413.net

유권자위원 투표 및 온라인투표와 합계하여 종합결과 4/6(수) 11시 발표 

 

20160404_총선넷_3분총선 시연 기자회견

[사진] 서울대 로스쿨 조국 교수와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위원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2016총선넷이 4월4일 참여연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후보자 정보 사이트인 '3분총선'을 소개하고 홍보했다.

 

 

“3분총선” 페이지와 캠페인은 3분 짜장이나 3분 카레처럼, 유권자들께서 3분만 시간을 들이면, 우리동네 후보에 대한 중요한 정부를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시민공익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총선넷과 참여연대 실무진들이 몇 달을 거쳐서 정성껏 준비한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선거구를 입력하거나 후보자 성함을 입력하면 지역구 후보자 전원과 후보자에 대한 상세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총선이슈리포트’로 검색하면 총선 쟁점 20여개에 대한 후보자들의 태도와 발언 등을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3분총선” 페이지에서는 2016총선넷과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해당 후보에 대해 조사하고, 평가한 내용들이 잘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역별·부문별·의제별 단체들이 선정한 부적격후보 정보, 2016 총선넷이 최종 선정한 35명의 집중 낙선운동 대상자인이 여부, 주요 법안에 대한 태도 등을 검색할 수 있어, 유권자들께서 투표를 할 때 유용하게 참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과 유권자들이 “3분총선” 프로그램에 박수를 보내주고 있고, 실제로 하루에도 최소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3분총선” 페이지를 방문하여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3분총선을 검색하세요!

 

 

월, 2016/04/04- 20:07
246
0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안진걸 공동사무처장(참여연대), 임경지 위원장(민달팽이유니온)
  • 이슈손님 : 조국 교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20160405_710-450_POD.jpg

 

총선특집5. 절실한 야권연대, 아래로부터의 단일화로!

 

5% 이하 차이로 당락이 결정나는 지역이 20곳 이상인 수도권에서 야권 단일화가 무망한 일이 되고 있다. 이 경우 새누리 160석 이상은 가볍게 달성된다. 새누리가 160석 이상을 얻은 후 공언한 국회선진화법을 추진하고 야당 일부가 이에 동조한다면..., 답이 없다! 이제 유권자에 의한 "아래로부터의 단일화" 밖에 없다. 새누리 160석 이상 석권을 반대하는 수도권 야당 지지자 분께, 4월 13일 당일 정당투표는 지지정당을 찍더라도 후보는 당선가능한 야권 후보를 찍으시라고 간곡히 호소한다. 야권 지지자 중 새누리만큼 더민주를 증오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이런 "아래로부터 단일화"는 결국 더민주만 좋은 것 아니냐라는 반발도 예상된다. 이런 비판을 조금이라고 불식하기 위해서는 더민주 지도부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 새누리 의회지배를 막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최악’은 막고 보자. - 조국 교수 페이스북에서 발췌. https://www.facebook.com/kukcho

 

조국 교수(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남은 것을 아래로부터의 단일화" 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정당투표는 지지 정당을 찍더라도 지역구 후보는 당선 가능한 야권 후보에 투표해 줄것을 호소한바 있습니다. 총선특집 5편에서는 조국교수를 스튜디오로 직접 초대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들어봤습니다. 또한 '국민의당 후보가 더 확장성이 있다'는 안철수 의원의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으며 '새정치'를 주장하는 '국민의당'은 실제로 제3당이 되기만을 원할 뿐 실제적인 플랜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조국 교수는 이대로라면 새누리당은 최소 160석을 확보할 것이며 국민의당이 20석 이상을 차지할 경우 20대국회가 열리자 마자 필리버스터로 대표되는 국회선진화법 폐기는 물론 노동악법과 재벌 중심의 경제관련 법안 통과 등 약 1년 6개월 남은 2017년 대선까지 우리사회 전체에 모든 진보ㆍ개혁 정치는 자취를 감출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조국 교수가 말하는 야권연대의 남은 가능성과 실현방법, 지금 들어보세요.

 

 

* 플레이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www.podbbang.com/ch/8005?e=21940522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6nTpQv

 

같이 보기

 

참여연대 팟캐스트 총선 특집 일정 (업로드 일자)

 

 

월, 2016/04/04- 16:20
375
0

‘입에 풀칠도 못하는 이들에게 고함 : 가짜 민생 vs 진짜 민생‘ 출간

참여연대, ‘입에 풀칠도 못하게 하는 이들’에게 ‘진짜 민생’을 고함

김동춘·김찬호·정태인·조국·손아람이 말하는 ‘민생 불평등’

 


 

중산층과 서민의 삶은 사람대접도 못 받는 사회

뼛속 깊이 불평등한 세상에 대한 인간학적 성찰

경제권력과 사회귀족을 넘어 ‘다른 민생’이란 어떠해야 하는가

 

입에 풀칠도 못하게 하는 이들에게 고함

: 가짜 민생 vs 진짜 민생 

 

김동춘, 김찬호, 정태인, 조국, 손아람 지음

 

크기변환_입에풀칠도못하게하는이들에게고함 (1).jpg

348쪽 / 15,000원 / 145*218 / 무선
2016년 9월 1일 출간  / 분야_사회 / 

ISBN 979-11-87572-00-8     03300

 

 

* 참여연대 민생운동은 1994년 9월 참여연대 창립활동기구로 공익소송센터 출범, 1997년 3월 참여연대 공익소송센터를 통합하여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 출범해‘작지만 소중한 시민권리’ 실현을 위해 각종 소송과 행정신고, 시민행동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IMF 이후 점차 심화되는 사회양극화로 인해 빈부격차와 민생고 문제 해결이 시급해졌고, 이에 1997년 시민의 경제․사회적 권리 확보와 민생개혁을 위한 활동으로 가계부담 완화, 주거·교육의 공공성 확보, 중소상공인 생존권 보장, 경제민주화를 통한 민생문제 해결 등을 중심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대응을 전개하고 있습니다.(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http://www.peoplepower21.org/StableLife)

 

월, 2016/09/05- 13:26
335
0

시북토크.jpg

 


김동춘, 김찬호, 정태인, 조국, 손아람...저자 5인이 말하는 

"입에 풀칠도 못하게 하는 나라"
"박근혜가 물러나야 하는 이유"

 

지난 10월31일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에서 "[시book토크] 입에 풀칠도 못하게 하는 이들에게 고함"가 진행되었습니다. 원래는 참여연대 민생운동 책 입에 《풀칠도 못하게 하는 이들에게 고함》의 북토크로 예정되었지만 지금 시국 상황과 해법에 대한 청중들과 다섯 저자의 토론으로 진행이 바뀌었습니다.

 

1부. 조국·정태인·손아람·김찬호·김동춘 "박근혜가 물러나야 하는 이유"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s://goo.gl/GvaSg8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Uwaf9w

* 유튜브로 듣기 : https://youtu.be/k5KKLHDfXDw

 

 

2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시민들의 분노와 답답함, 조국·정태인·손아람·김찬호·김동춘과의 대담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s://goo.gl/XGtmV8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k3Z5V7
 

※ 시북토크 안내페이지 보기 : http://www.peoplepower21.org/StableLife/1446700

 

수, 2016/11/02- 13:29
325
0
<div class="xe_content"><p><a data-flickr-embed="true" href="https://www.flickr.com/photos/pspd1994/47077345142/&quot; title="20180218_국회를열어라_시민행진"><img alt="20180218_국회를열어라_시민행진" height="600" src="https://farm8.staticflickr.com/7921/47077345142_0057ab2814_c.jpg&quot; width="800" /></a><br /> <span style="color:#7f8c8d;"><span style="font-size:14px;">국회를 정상화시켜 정치개혁과 권력기관 개혁 입법(선거법, 공수처법, 국정원법) 처리를 촉구하기 위한 시민행진(2019. 2. 18~3주간 진행) 피켓</span></span></p> <p> </p> <h1>국민적 지지 받는 공수처 즉각 설치해야</h1> <h2>청와대 청원으로 다시 한번 입증된 공수처 설치 여론<br /> 국회의원 수사대상에서 뺄 이유 없어</h2> <p> </p> <p>지난 금요일(2월 22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서 청원인 수 30만명을 돌파한 공수처 설치 촉구 청원에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이 공수처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국회가 답해야 한다고 공식답변했다. 공수처는 이미 지난 20년간의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국민적 합의가 높고,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당이 공약하였으며,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최대 80%에 가까운 찬성률을 보일 정도로 국민의 지지가 높다. 이번 청와대 청원은 공수처 설치를 외치는 여론이 여전히 식지 않았음을 입증한 것으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국회가 이에 응답하여 즉각 공수처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p> <p> </p> <p>한편 조국 민정수석은 청와대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야당 탄압이 우려된다면 수사대상에서 국회의원을 제외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공수처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확고한 이유는 강원랜드 채용비리나 법사위 국회의원의 재판청탁 처럼 국회의원들이 연루된 권력형 범죄사건이 계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이러한 권력형 범죄사건을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하기 위한 기구로 상정된 만큼 그 수사대상에서 국회의원을 제외할 명분이나 이유가 없다. </p> <p> </p> <p>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와 같은 조국 수석의 발언에 대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수처 소속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이 역시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대부분의 공수처법안들은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를 두고 있으며, 특히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공수처장의 추천권과 사실상의 임명권까지 국회에 부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공수처 소속 검사의 중립성을 염려한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며 협상에 임하는 것이 진정성을 인정받는 길이다. 대다수의 국민이 찬성하는 공수처 설치에 더이상 반대를 위한 반대를 반복해선 안된다. </p> <div> </div> <div>논평 <a href="https://docs.google.com/document/d/1XA76wEk4cZU0tB8nXvSZoBp4U10kWM4iCF_…; rel="nofollow" target="_blank">[원문보기 / 다운로드]</a></div> <div> </div> <div> </div></div>
월, 2019/02/25- 11:59
25
0

조국의 정치와 조국의 도덕성

왜 정치는 도덕으로부터 분리되어야 하는가?

 

홍철기 서울대학교 강사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싼 최근의 장기적인 논쟁에서 나를 가장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장관 개인의 이른바 '위선적' 삶도 아니고 검찰의 매우 '적극적' 수사도 아닌, 정치와 도덕의 분리를 당연히 죄악시하는 태도가 별다른 반론이나 검증 없이 공인된 '이론'인 것처럼 주장되는 상황이었다. 물론 공직자의 윤리나 소신을 검증하는 일의 무게를 생각한다면 이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정치와 도덕이 분리된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정치적 행위와 도덕적 원칙이 여전히 대립하고 갈등하면서도 충분히 양립이 가능하다고 믿는 편이며, 또한 양립해야만 한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이 지면을 빌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도덕의 분리가 유지되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실 정치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입장에서 보면, 정치와 도덕의 분리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자명한 교과서적 지식으로 통용된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이러한 분리를 통해서만 근대와 현대의 정치학이 성립될 수 있었고, 중세 봉건제의 종교적 세계관으로부터 세속 정치를 해방시킬 수 있었다고 주장하기까지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정치학의 교과서적 지식이 정치학 바깥의 세계에서도 반드시 좋은 평가를 받으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정치와 도덕의 분리를 주장한 대표적인 정치사상가를 생각해본다면, 아마도 15-16세기 피렌체 공화국의 공직자였던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와 19-20세기 독일의 정치학자 막스 베버(Max Weber)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강력한 군주제 국가들에 포위된 국제 정세에서 시민의 자유를 본질로 하는 공화제 도시 국가는 결코 도덕적인 수단만을 사용하여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민의 자유와 평등은 공화정이 추구하는 도덕적 목표가 맞지만, 반드시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정책 수단들만을 고집하게 되면 절대로 그 도덕적 목표를 구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한 것만으로도 그는 그 이후 오랫동안 통치자에게 악마의 가르침을 설파한 자로 낙인찍혔다. 베버는 제1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인 독일이 제정으로부터 공화정으로의 이행을 성공시키면서 동시에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승전국들과 강화를 맺어야 하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가 보기에 새로운 지도자는 우선 강화조약의 당사자로서 그 직전까지 독일의 전쟁 행위에 대해서 도덕적으로 판단하지 않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다. 이 지도자는 또한 전선에서 돌아올 남성 참전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서 왕정복고를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켜낼 수 있는 뛰어난 '선동가'여야 했다. 그러나 베버 역시 이러한 입장 때문에 전쟁 이후 독일에서 히틀러가 대중의 지지를 얻어서 '인류의 반하는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장본인이라고 평가를 받았다.

 

마키아벨리나 베버의 판단을 현대 민주주의에 적용하자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시도는 명백한 시대착오 오류의 위험을 안고 있다. 그들의 시대에 정치란 남성의 전유물이었으며, 또한 일정 정도 시민의 참여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대체로 고위 엘리트들이 전쟁과 직결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해도 크게 무리가 아니었던 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이 수용된 역사, 특히 그들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역사에는 분명히 우리가 참고할만한 진실이 담겨져 있다고 본다. 그 진실이란 바로 정치적 판단과 행위가 본질적으로 어떤 경우에도 결코 완벽하게 정당화될 수 없고, 그래서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 결단에 흔히 따라오는 수식어 중에는 '비정함'이 있다. 정치의 비정함이란 '필요하다면' 옳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폭력과 강제력을 사용하는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정치적 결단이 언제나 100%의 정당화가 불가능한 선택지들 사이에서 반드시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는 사실, 그리고 다가오는 결단의 순간을 결코 회피할 수도 없다는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 만일 우리가 운이 좋아서 51% 대 49%의 정당화가능성의 선택지들 사이에서 결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1% 대 0%의 선택지들 사이에서 결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의 말처럼 망설임 없이 책을 덮고 무기를 들어야 하는 것이 공화정 시민의 당연한 의무일 것이다.

 

이를 결정의 순간은 피할 수 없고, 어떤 결정이든 내려져야 하니, 일단 결정이 내려지고 나면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는 말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그 반대다. 정치적 결정이 도덕 원칙과는 달리 완벽하게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말은 곧 모든 정치적 결정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것이다. '정치는 결과로 말한다'는 의미에서 '결과'란 곧 정치가 이뤄내는 성과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정치적 결정에는 어쨌거나 '대가', 혹은 덜 실존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비용'이 따른다는 점을 의미한다. 혹시라도 우리가 A라는 결정 대신에 B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면 이 비용을 면제받을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설사 B가 A보다 도덕적 견지에서 보다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인데, 보다 도덕적 결정이고 더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로 낙관적인 희망이며, 각자의 세계관 안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는 주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믿는 세계관에서 봤을 때 비도덕적 선택을 하는 다수가 민주주의 사회 안에서 그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면, 도덕적 결정의 비용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각자의 도덕 원칙에 대한 상대주의적이고 다원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이러한 충돌은 당연하게도 불가피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와 같은 대가를 치루는 한이 있더라도 도덕 원칙에 최대한 부합하는 정치적 결정이 내려지기를 희망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도덕 원칙과 달리 정치적 결정에는 대가가 따르기 때문에, 또한 책임이 발생한다. 그런데 여기서의 '책임'이란 대가나 비용처럼 단순히 불가피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책임 덕분에 이미 내려진 결정에 대해 반추할 수 있고, 앞으로 반드시 다가올 결정의 순간에 더 나은 선택을 준비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의미에서 책임이란 언제나 타인에게 지는 것이며, 타인에게 묻는 것이다. 비도덕적 정치가는 자신의 권력욕에만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을 진다는 생각을 꿈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도덕적 비정치가는 분명히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책임을 지고 있다고 확신하겠지만, 실제로는 살아있는 타인에게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원칙에 대해서 충실한가 여부만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을 것이다. 전자는 정치에서 도덕을 배제하려 하고, 후자는 정치를 도덕에 일치시키려 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서로 완전히 다른 입장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정치에서 책임의 공간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물론 정치와 도덕의 불일치는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불만족과 불안감의 지속적 원천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도덕이 분리되고, 그 사이에 긴장관계가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렇게 했을 때에만 불가피한 대가를 전제로 내려지는 정치적 결정이 비로소 책임의 문제와 결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럴 때에만 결정을 내리는 자는 또한 기꺼이 책임지려는 자가 될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 rel="nofollow">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화, 2019/10/08- 02:04
2
0

'도덕 정치'의 덫

도덕 정치의 덫에 갇힌 진보정치는 미래가 없다·上

 

정태석 전북대 교수

 

도덕 정치의 소용돌이

 

온 나라가 도덕정치, 엄밀히 말하면 '도덕적 단죄 정치'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과거에 수없이 보아왔던 모습이다. 조국 장관이 사퇴했으니, 그 결말도 비슷한 모양새가 되었다. 후보자 시절부터 시작된, 조국을 도덕적으로 단죄하려고 하는 사람들과 그 근거가 타당하지 않다며 그를 지키려는 사람들 간의 진실과 가치를 둘러싼 싸움이 끝을 모르고 지속되었다. 아마도 사퇴가 그 대결의 끝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여전히 다투어야 할 진실이 있고 따져야 할 가치들이 있고, 성찰하고 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서초동 조국수호 및 검찰개혁 촛불'이 타올랐고, 다른 한편에서는 '광화문 조국 사퇴 태극기'가 출렁거렸다. 이것을 두고 국론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되었는데, 아쉽게도 국론 분열의 근원을 제대로 따지고 있지 못하고, 또 원래 국론이란 분열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로 설득력이 없다. 게다가 대부분 이러한 우려를 조국 사퇴를 정당화하기 위한 이유로 제시하려 했다. 사실 이익과 가치가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론이 하나로 모이지 않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저 국론은 분열되어 있으며, 이 사실이 국면에 따라 좀 더 격렬하게 표출되기도 할 뿐이다. 그래서 국론 분열을 우려하려면 이러한 분열의 원인을 따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론 분열의 근원을 따져 들다 보면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다. 그것은 '도덕 정치'의 폐단이다. 개인에 대한 도덕적 단죄의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정치권에서든 시민사회에서든 너도나도 개인에 대한 도덕적 비난에 몰두하면서 정치를 후퇴시킨 것이다. 도덕적 비난은 대중들로부터 당장의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유용하지만, 이러한 감정에 매몰될수록 사람들은 합리적 판단이 어려워지고 개인이 아닌 제도나 정책에 대한 관심도 희석되기 쉽다. 그러는 동안 진정 추구해야 할 도덕은 사라지고 정치는 거짓과 음모가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된다.

 

도덕 정치가 위험한 것은 '도덕'이 위험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정치'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정치는 도덕을 정략적 수단으로 만든다. 여기에는 좌도 우도 없고, 위도 아래도 없다. 대중에게서 상대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나 인식을 끌어내고 또 공격하는 데에 도덕만큼 손쉬운 수단은 없으며, 그런 만큼 정치인들이나 정치적 의도를 지닌 사람들에게 도덕은 매력적인 공격수단이 된다. 하지만 그 진실에 도달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감정에서 이성으로 움직이는 시간이다. 그래서 이제 도덕적 단죄(비난) 정치가 얼마나 정당했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도덕적 단죄의 근거가 얼마나 타당한지를 따져보아야 하며, 또한 상대방에 대한 공격에 도덕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누구이며, 또 그 이면에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자리 잡고 있는지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조국 가족의 위법행위에 근거한 도덕적 비난은 정당했나?

 

얼마 전 '나눔문화'가 낸 성명은 조국에 대한 법적, 도덕적 의혹을 둘러싼 비난이 지닌 과도함을 잘 지적한 바 있으며, 검찰개혁과 진보의 성찰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는 주장을 제시하였다. 비슷한 맥락에서 조국 가족의 위법행위 의혹에 근거한 도덕적 비난은 타당했는지를 따져보자. 조국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조국 가족에 대한 각종 위법행위에 관한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비난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위법행위의 근거가 타당한지를 따져보기도 전에 마치 사실인 것처럼 언론을 통해 확산되기 시작했다. 언론은 표창장, 장학금, 논문, 사모펀드 등 의혹들을 마치 확증된 불법행위인 것처럼 단정하면서, 그와 그 가족을 범죄자로 낙인찍고 도덕적으로 단죄했다.

 

그 배후에는 검찰이 있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내세우며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수사를 개시하고 압수수색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피의사실을 언론을 통해 흘리기 시작했다. 조국의 자녀들은 표창장을 위조하거나 논문을 부당하게 이용하여 대학에 진학하고 또 부유층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장학금을 받아 챙긴 파렴치범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렇게 입학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조국가족은 특혜와 특권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고, 이것은 법적 단죄를 넘어 도덕적 단죄를 하는 근거가 되었다. 사모펀드로 돈벌이를 했다는 의혹도 여기에 한몫했다. 특히 진보적 지식인으로서 과거에 쏟아냈던 사회비판의 목소리와, 특혜와 특권을 누린 개인의 삶 간의 불일치가 부각되면서, 조국은 언행이 불일치한 위선자로 낙인이 찍혔고, 특히 진보좌파 지식인들이나 언론으로부터는 배신자 취급을 받았다.

 

개인에 대한 숱한 도덕적 비난과 인격적 모욕이 이루어졌지만, 그 과정은 결코 정당하지 않았다. 검찰이 소위 먼지털기식 수사나 엄청난 횟수의 전방위 압수수색을 한 과정은 정당하지 않았으며, 명백한 불법의 근거가 제시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타당하지도 않았다. 검찰의 언론플레이가 난무하고 언론의 모욕주기 기사들이 흘러 넘쳐났지만, 다툼의 여지가 있을 뿐 확증된 범죄 사실은 없었다. 법을 지켜야 할 검찰이 앞장서서 피의사실공표금지법을 어기는 꼴이 되었고, 무죄 추정의 원칙은 언론기자들의 기사 작성에 아무런 지침이 되지 못했다. 이것은 소위 진보언론이라고 얘기된 <한겨레>나 <경향신문>도 예외가 아니었고, 오히려 비난에 더 열을 올렸다.

 

법으로 보나 증거로 보나 확증된 위법행위가 없는 상황에서 공인이라는 명분으로 개인과 그 가족에게 도덕적 비난, 조롱, 모욕을 퍼부을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물론 의심의 여지가 있으니 비난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싫은 감정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근거도 없이 공개적인 매체를 통해 인격적 모욕을 퍼붓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나중에 불법이 확증되면 이에 따른 책임을 묻고 비난하면 될 일이다. 그럼에도 불확실한 근거에 기초하여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언론과 지식인들은 개인에게 온갖 인격적 비난과 모욕을 퍼부었다. 그래서 최소한 불법의 근거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잘못된 판단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이 보여야 하는데, 옹졸하게도 사과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조국에 대한 도덕적 비난은 정당한가?

 

조국을 법적으로 단죄했던 사람들은 법적 판단의 과오를 도덕적 비난으로 희석시키는 길로 나갔다. 그리하여 사회정의를 내세워 입바른 소리를 하던 사람이 알고 보니 특혜와 특권을 누리며 살지 않았느냐며 도덕적 비난을 하기 시작했다. 대학 수시입학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스펙들이 일반 학생들과 비교되면서 부당한 특혜로 몰렸고, 공식적인 대답을 얻고 투자한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그 적절성을 의심받았다. 조국 가족의 특권과 특혜를 부각시키기 위해 힘없고 '빽'없는 청년들,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소환되었고, 이를 통해 조국가족을 특혜와 특권, 불평등의 화신으로 만들어놓았다. 조국 가족은 이제 야당 정치인들, 지식인들, 언론인들이 합심하여 물어뜯고 모욕할 수 있는 공공의 적이 되었다. 그들은 아무런 사생활도 인격도 보장받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한 고등학교 교사가 조목조목 반박한 바가 있듯이, 그 시절 입시제도에 맞춰 대학을 가려면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것은 단지 조국 가족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조금만 시야를 넓혀서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들을 언론은 의도적으로 무시하면서 개인적 특혜와 특권으로 몰아가며 인격적 모욕을 주기에 바빴다. 오히려 네티즌이 입시제도의 성격과 특권 구조를 파헤치면서 이것이 개인의 문제로 돌려 개인에게 책임을 지울 수 없는 제도의 문제임을 보여주었고, 조국 자녀만이 아니라 '조국 사퇴'를 외쳤던 명문대 학생들도 그러한 구조 속에서 특권을 누렸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혜와 특권을 겨냥한 도덕적 비난은 시민대중의 도덕적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부유층이 아니면 쉽게 동조할 수 있는 비난이었기에 언론은 도덕적 비난을 멈추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보수우파 언론이나 지식인들이야 원래 조롱거리를 찾아 나서는 하이에나들이라는 게 별반 새롭지 않다고 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좌절시키려는 이들의 조국 죽이기 의도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일부 진보좌파가 지나친 도덕적 기준을 내세워 도덕적 비난을 넘어 인격적 조롱과 모욕주기 대열에 참여한 것은 씁쓸함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과연 개인을 인격적으로 조롱하고 모욕하면서 온 국민의 껌딱지로 만드는 것이 인권을 중요시해온 진보좌파의 바람직한 태도일까? 개인에 대한 조롱과 모욕을 더 잘하는 것이 더 진보적인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물론 조국 장관이 과거 젊은 시절 운동권에서 함께 추구했던 가치를 성찰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고 적응하며 살았다는 사실은 진보좌파의 괘씸죄를 살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인격적 모욕을 당할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고 그 속에서 직장을 얻고 결혼도 하고 자녀도 키우게 된 사람이 사회적 지위와 처지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심각한 범죄인 것도 아니고 비슷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더한 특혜와 특권도 누리며 사는데, 높은 도덕적 기준을 앞세워 인격적 모욕주기를 하는 것이 과연 진보좌파가 취해야 할 입장인지 묻고 싶다.

 

개인에 대한 도덕적 비난이 놓치고 있는 것들

 

일부 진보좌파가 주도한 도덕적 단죄 정치는 정의당을 포함한 진보좌파 세력에게 큰 정치적 부담을 안겨줄 것이다. 우선 개인의 도덕적 흠결에 초점을 맞춘 정치전략은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세력과의 차이를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개인의 도덕적 비난에 몰두하는 도덕정치에 빠져들수록 그들은 보수우파의 프레임에 갇힐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보수언론의 전략에 동조하고 검찰개혁의 필요성마저 의심하면서 냉소주의에 빠져들었다. 이러한 전략은 진보좌파가 도덕정치에서 벗어나 불공정한 제도와 구조의 개혁에 초점을 맞추면서 사회개혁의 방향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데 실패했다. 이것은 도덕과 정의를 혼동한 결과였다. 도덕으로는 개인을 단죄할 수는 있지만 정의의 실현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정의는 사회관계, 사회제도를 통해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진보좌파의 도덕적 단죄 정치는 조국 개인에 대한 감정을 앞세워 개혁과 진보 연합세력이 내세운 조국수호와 검찰개혁과 거리를 두게 되면서 검찰개혁을 의심하고 심지어 윤석열 검찰총장을 옹호하는 길로 나아갔다. 두 세력 간의 논쟁과 갈등은 '진보의 분열'로 이어졌으며, 이것은 진영논리를 강화하면서 연대의 균열을 낳았다. 차별화를 내세운 일부 진보좌파의 전략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불만을 조국 장관에게 과도하게 투사함으로써 쟁점을 흐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개인에 대한 도덕적 비난에 치중하면서 제도적 정의의 문제를 부각시키는 데 실패하면서 보수세력의 도덕적 단죄 정치에 흡수되어갔고, 이로 인해 검찰개혁을 위한 연대도 놓치고 제도개혁에 대한 공감 확산에도 실패하는 이중적 실패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조국 죽이기'에 대한 집착은 청년세대의 분노에 공감해야 한다는 과도한 감정적 대응의 결과인 듯하다. 사실 불평등, 특혜, 특권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고, '조국 사태'와 관계없이 늘 제기되어야 할 문제였다. 그런데 조국 가족의 특혜와 특권 문제가 갑작스럽게 부각되자, 일부 진보좌파 지식인들이나 언론인들은 청년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소환하면 조국 개인에 대한 도덕적 비난과 인격적 모욕주기에 몰두했다. 당장에는 청년들과 비정규직의 분노에 호응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검찰개혁과 특권 및 사회불평등 구조는 서로 환원할 수 없는 각각의 과제이며, 조국 가족에 대한 도덕적 비난을 통해 해결할 수는 없는 과제이다. 언론권력과 검찰권력의 개혁 좌절 선동과 모략에 맞서 검찰개혁을 추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또 조국 장관이 그 중심에 놓여있는 상황임에도, 일부 진보좌파는 조국 개인을 도덕적으로 비난하며 사퇴시키는 것을 급선무로 생각하는 감정적 대응으로 나아갔다. 이것은 결국 보수우파의 도덕적 단죄 정치에 흡수되는 결과를 낳았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 rel="nofollow">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 2019/10/20- 02:06
2
0

조국 사태, 그리고 '진보 정치'가 사는 길

도덕 정치의 덫에 갇힌 진보정치는 미래가 없다·下

 

정태석 전북대 교수

 

도덕 정치의 빌미가 된 특혜와 특권

 

조국이 모든 특권과 불평등의 근원인 것도 아니고, 또 개인을 단죄한다고 해서 이러한 특권 구조와 불평등 구조를 해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좌파라면 청년들의 분노를 앞세워 개인에 대한 도덕적 비난에 몰두할 게 아니라 조국을 통해 드러난 특혜와 특권의 불평등 구조를 폭로하고 제도개혁과 불평등 구조해체를 위한 공감을 확산시키는 전략으로 나아갔어야 했다. 진보좌파의 이론적 선구자인 마르크스는 부르주아 개인들을 비난하려고 하기보다는 자본주의 계급관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개인의 특권보다는 특권과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사회구조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특혜와 특권에 대한 비판을 개인에 대한 도덕적 비난으로 몰고 간 것은 진보좌파가 보수우파가 만들어놓은 도덕 정치의 틀로 빨려 들어가는 계기가 되었다. 청년들의 좌절과 분노를 조국 죽이기로 포섭하고자 한 좌파의 전략은 일시적인 감정적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지만, 진보적 제도개혁에 대한 이성적 공감을 얻어내는 데에는 별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진보좌파는 조국을 사퇴시키면 마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몰아붙였고, 마치 한 사람을 왕따 시키듯이 물어뜯는 모습을 보였다. 이것이 과연 정의로운 사회를 실현하려는 진보좌파의 올바른 태도이며 전략일까?

 

아무리 과거에 정의를 외쳤던 운동권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일상적으로 이러한 높은 도덕적 기준에 맞추며 살아가기를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 어차피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서 누군가는 특혜와 특권을 누리게 된다. 지금 조국 가족의 특혜와 특권을 비판하고 있는 소위 진보좌파 지식인들이나 언론인들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사실 1980년 전후에는 대학을 간다는 사실 자체가 특혜였고, 공부를 해서 학자가 되고 지식인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특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생업에 종사하며 힘들게 살아갈 때, 돈벌이에서 벗어나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특혜가 아니었나? 그리고 이런 특혜가 학자로서,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발언을 할 수 있는 특권을 지닐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니었나? 그리고 그런 학자나 지식인 집안에서 자라난 자녀들 역시 부모의 교육자본이나 문화자본을 물려받는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런 특혜와 특권들은 비난할 수 없는 것이고, 조국 가족의 특혜와 특권은 비난받아야 하는가? 남을 비난하기 이전에 자신을 비난해야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도덕적 비난에 몰두한 진보좌파 지식인들은 조국 가족의 특권과 특혜를 드러내는 과정이 결코 공정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일부 진보좌파들의 도덕적 단죄 정치는 결코 도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선 검찰이 흘린 일방적 피의사실과 언론의 일방적 보도만 보고 법적, 도덕적 단죄를 했던 지식인들이 자신들의 법적 판단이 성급했고 잘못 되었음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비도덕적이다. 게다가 맥락에 맞지 않게 청년들의 분노를 부각시키며 특혜, 특권, 불평등과 같은 거대담론을 앞세워 조국에 대한 자신들의 도덕적 비난을 정당화하는 데 급급했다는 점에서도 비도덕적이다. 그리고 특혜와 특권을 지나치게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시각이 비판을 받자 이제는 능력도 부족하고, 의지도 부족하며, 검찰개혁의 방향에도 문제가 있다는 식의 정치적, 정책적 비난으로 과오를 만회하려고 했다는 점에서도 비도덕적이다. 그들은 조국의 검찰개혁 방안을 못마땅해하면서, 심지어 정치검찰의 모습을 보여준 윤석열 검찰총장을 옹호하기까지 했다는 점에서도 비도덕적이다. 또한 조국수호 및 검찰개혁을 외친 촛불시민들을 '조빠'니 '중우정치'니 '파시즘'이니 '진영논리'니 하는 어설픈 논리로 폄하하려 했다는 점에서도 비도덕적이다. 아무리 조국이 아무리 싫어도, 검찰개혁은 부르주아적 과제로 우리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누가 도덕 정치의 프레임을 원하고 있나?

 

도덕 정치가 보수우파의 진보좌파 죽이기 전략으로 작동해왔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그동안 보수언론은 진보세력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면서 사회개혁을 통한 정의의 실현을 저지하는 데 몰두해왔다. 검찰 역시 자신의 조직을 보호하는 데 권력을 이용해왔고, 독점적인 기소권과 수사권을 검찰개혁을 내세우는 세력들을 견제하는 데 이용해왔다. 그런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은 검찰개혁에 대한 강한 소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서 검찰과 언론으로서는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였다. 그래서 그들은 당연히 조국을 죽여야 했고, 이를 위해 도덕 정치가 동원되었다. 검찰과 언론은 개인에 대한 도덕적 흠집을 부각시켜 부정적인 선입견 한번 만들어놓으면 쉽게 그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검찰은 먼지털기식 수사로 피의사실을 흘리고 언론은 의혹 부풀리기로 도덕적 흠집을 내어 조국 죽이기에 적극 나섰다. 이것은 현재 도덕 정치의 프레임이 검찰개혁 저지를 위한 검찰과 언론, 그리고 보수야당의 프레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도덕적 순결주의를 앞세운 도덕 정치는 양날의 칼이지만, 진흙탕 싸움으로 빠지는 순간 그것은 결코 진보좌파의 편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일부 진보좌파는 검찰의 선택적 수사와 피의사실 흘리기, 과잉수사 등 검찰의 문제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검찰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취하기보다 오히려 도덕 정치를 통한 조국 죽이기에 앞장섰다. 이것은 결국 보수를 돕고 스스로를 죽이는 결과를 낳았다. 한번 내려진 판단을 끊임없이 정당화하기를 원했던 그들은 심지어 언론 권력과 검찰 권력의 불법과 부도덕에도 눈을 감으려 했다. 이것 역시 도덕 정치의 위험성을 말해준다.

 

그동안 인권을 강조하고, 검찰의 피의사실공표를 비판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옹호했던 진보좌파는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왜 동일한 원칙이 다른 사람에게는 적용되고 조국에게는 적용되지 않는가? 진보와 정의를 내세우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가치나 정의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어떤 인격적 비난, 조롱, 모욕주기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 무슨 대단한 범죄를 저지르지도 대단한 도덕적 흠결을 지니고 있지도 않은 사람에게 이렇게 인격적 모욕을 주는 것이 진보좌파가 추구하는 정의의 길이고 인권실현의 길인가? 이런 편협하고 독단적인 생각은 진보좌파의 이념적, 정책적 주장에 대한 공감의 확대를 가로막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비도덕적인 도덕 정치, 도덕적 모욕 정치에 몰두하고 있는 진보좌파는 도대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노회찬 전 의원의 죽음으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궁금하다. 개인을 도덕적으로 비난하고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것에 둔감해 온 한국 사회는, 개인의 도덕성 시비를 내세워 쉽게 사회개혁과 제도개혁을 좌절시켜 왔다는 점에서 진보정치의 커다란 방해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회찬 의원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던 것은 사회정의와 사회개혁을 추구해온 진정성 있는 정치인이 순간의 실수로 엄청난 도덕적 비난을 감수해야 했으며, 이것이 진보정치에 가져올 충격에 대한 죄책감과 자책감이 죽음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었는가?

 

정치에 도덕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도덕적 이상의 요구는 정치를 진흙탕으로 빠뜨린다. 만약 노회찬 의원이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해보자.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이 정치자금을 신고하지 않은 그의 행위가 위선임을 부각시키며 도덕적 비난에 몰두했을 게 뻔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도덕적 우월감을 지키기 위해 진보좌파 지식인들은 지금 조국 장관을 인격적으로 모욕하듯이 노회찬 의원이 위선적이었고 또 자신의 과오를 숨겨서 진보정치에 큰 피해를 입혔다고 인격적으로 모욕할 수 있었을까? 반대로 그를 옹호하려고 했다면 '내로남불'이나 '이중적 잣대'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모든 정치 행위를 과도한 도덕적 기준에 따라 단죄하려고 하는 도덕적 순결주의는 진보정치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점과, 보수언론, 검찰, 보수야당 등 기득권을 지키려는 보수세력의 밥이 되기에 십상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도덕적 판단을 지나치게 앞세우면 정치적, 정책적 판단들이 설 자리가 없게 된다. 그래서 현명한 시민들은 소위 '조국 대전'을 통해 도덕 정치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검찰과 보수언론의 여론정치 도구임을 재빨리 간파할 수 있었고, 이것이 바로 조국수호와 검찰개혁을 분리시키기 어려웠던 이유였다. 반면에 이러한 도덕 정치의 프레임에 소위 진보언론과 일부 진보좌파가 쉽게 빨려 들어간 것은 진보정치가 도덕 정치의 성찰에 얼마나 불철저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도덕 정치에서 덫에서 빠져나와야 진보정치가 산다

 

한국 정치는 지금까지 제대로 도덕적이었던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은 늘 상대방을 공격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어왔다. 그리고 개혁과 진보를 내세운 세력일수록 더 쉽게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보수정권 하에서는 온갖 비도덕적 행위를 하고 심지어 불법적 행위를 한 사람들조차 장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개혁정권 하에서는 약간의 도덕적 흠결도 쉽게 비판과 비난의 표적이 되었고, 언론권력은 자기 입맛에 맞지 않은 공직자들을 도덕적 잣대로 좌지우지하려고 해왔다.

 

물론 도덕적 정당성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며 개인에 대한 도덕적 비난 역시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도덕적 비난도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시민적 덕성에 기초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개인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는 인격적 모욕은 결코 도덕적이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다. 그런데 스스로 도덕적이지도 못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쉽게 도덕적으로 단죄하고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모습은 얼마나 모순적인가? 사실 이것은 진보와 정의 이전에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적 예의이자 덕성의 문제이다. 자신도 지키기 어려운 과도한 도덕의 기준을 남에게 강요하기보다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개인적 인격을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시민의 기본적 예의이며 덕성이 아닌가? 정의 없는 시민적 덕성이 공허하다면, 시민적 덕성 없는 정의는 맹목적이지 않은가?

 

게다가 과도한 도덕적 단죄 정치는 정치가 개인의 도덕성 논란에 빠져들도록 함으로써 이념적, 정책적 논쟁, 사회제도와 구조에 대한 관심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정치, 특히 진보정치의 방해물이 된다. 진보정치가 추구하는 정의의 실현은 개인에 대한 도덕적 비난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오직 사회관계, 사회제도의 개혁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쟁점을 둘러싼 이념과 정책의 대결이 개인에 대한 도덕적 논란 속에 파묻히면 정치는 실종되고 시민대중의 이성적 판단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

 

'조국 죽이기'는 결국 보수세력,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의 방패막이 되어온 보수 언론권력과 검찰조직 이익을 보호하고자 한 검찰권력이 검찰개혁에 저항하기 위해 불을 지핀 도덕 정치, 도덕적 단죄 정치의 산물이며, 이에 동조한 진보언론과 진보좌파세력은 결과적으로 검찰개혁을 저지하는 데 동조한 셈이 되었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점은 조국 후보자가 도덕적 비난으로 온갖 수모를 겪는 과정에서 특권과 불평등이라는 사회개혁의 과제를 노출시켰고 또 언론과 검찰의 공작을 뚫고 장관으로 임명되어 검찰개혁을 위한 주춧돌을 놓고 사퇴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시민들의 관심 속에 검찰개혁이 지속되고 의회를 통한 법 개정도 이루어지겠지만, 또다시 도덕적 단죄의 시도가 언론과 검찰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도 단정하기는 어렵다. 검찰은 한풀 꺾였지만, 언론은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시민들은 조국에 대한 부당한 법적 비난과 과도한 도덕적 비난이 검찰과 언론의 전략임을 이해했고, 인터넷에서 온갖 정보들을 찾고 공유하면서 검찰개혁 저지 카르텔의 전략적 동맹을 확인하면서 이에 대항하는 담론들을 만들고 공유하였다. 그리고 조국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보여준 반인권적 수사 관행을 계기로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면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나서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검찰개혁을 촉진하는 힘이 되었다. 검찰개혁을 위한 동력은 만들어졌지만, 검찰과 언론이 주도한 도덕적 단죄 정치가 시민대중의 마음속에 각인해놓은 부당한 선입견들을 해체하고 진실을 밝혀 시민들의 오해와 오판을 되돌려 놓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조국 장관은 사퇴했지만 우리는 작금의 사태의 뿌리가 어디에 있었으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차분히 되돌아보는 이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물론 도덕적 단죄 정치의 효과는 부정할 수 없으며, 그 결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낮아졌고 정의당의 지지율로 함께 낮아졌다. 이것은 민주당이든 정의당이든 개인에 대한 도덕적 단죄 정치의 프레임이 가지는 위험성에 주목해야 하면서, 제도 개혁에 주목하는 합리적 정치의 프레임으로 적극적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어쨌든 조국 장관이 사퇴한 현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에 정치적으로 중요한 것은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며, 그 돌파구는 결국 검찰개혁을 비롯한 일련의 정치개혁 및 사회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특히 후보자 검증과정에서 드러난 교육개혁, 불평등 해소, 언론개혁 등의 과제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진보정치 역시 시민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연대와 차별화를 유연하게 사고하는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 rel="nofollow">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월, 2019/10/21- 21:05
2
0

맨스플레인(mansplain)이란 말을 들어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최근에 등장한 용어로 남자(man)와 설명하다(explain)의 합성어입니다. 남성이 여성을 기본적으로 뭔가 모르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자신의 말을 일방적으로 쏟아 붓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맨스플레인을 주제로 한 대회(?)가 열렸는데요? 이름하여 ‘천하제일 맨스플레인 대회’입니다. 약 일주일간 접수된 글 중 1위를 차지한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남자) 여자애들 00이 싫어하는 거, 예쁘고 인기 많아서잖아

(여자) 아니, 걔가 동기들 간에 이간질을 해서 평판이 좀 그래

(남자) 에이, 아니잖아. 인기 많으니까 질투하는 거잖아.
여자애들은 자기보다 예쁘고 인기 많으면 다 질투하잖아

(여자) 내가 여잔데, 여자라고 다 그러는 거 아니거든

(남자) 네가 그 심리를 어떻게 아냐. 여자들 심리는 다 그래

공감이 가는 면도 있고, 순위를 가리는 대회이다 보니 다소 과장된 면도 있어 보입니다. 특히 남자들 입장에선 뭐 그 정도 가지고 까칠하게 그러느냐고 할 수도 있을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가볍게 웃고 넘기기엔 여자들 입장에선 무척이나 자주 경험하는 짜증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특히 맨스플레인을 하는 남성이 여성에 대해 갖는 기본적인 인식을 살펴보면 그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습니다.

우선 이 말이 처음 나오게 된 배경부터 살펴보죠. 2008년 미국의 웹사이트 ‘톰 디스패치’엔 한 편의 기고문이 실립니다. 제목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인데요. 여성인 필자가 파티에서 만난 한 남자에게 자신이 작가라고 밝히자, 남자는 최근 자신이 본 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시종일관 여성 필자의 말을 끊으며 계속해서 늘어놓았다는 경험담입니다.

20151007_01

이 기고문은 그동안 남자들에게 가르침당하고, 무시당하고, 말을 가로채인 경험을 한 수 백 명의 여자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 됩니다. 이를 계기로 ‘맨스플레인’이란 말은 2010년 뉴욕타임즈 올해의 단어에 선정되고, 2014년엔 옥스퍼드 온라인 영어사전에 수록되기까지 합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맨스플레인의 문제에 대해 살펴볼까요? 기고문의 필자인 리베카 솔닛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여자라면 누구나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여자들은
어느 분야에서든 종종 괴로움을 겪는다.

따라서 여자들은 나서서 말하기를 주저하고,
용감하게 나서서 말하더라도 경청되지 않는다.

이에 여자들은
자기불신과 자기절제를 익히게 되는 데 비해
남자들은 근거 없는 과잉 확신을 키운다.

– 리베카 솔닛,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중 –

솔닛의 설명에서 눈치 챌 수 있듯이 맨스플레인은 일상적인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1세대 페미니즘을 여성 참정권 추구로, 2세대 페미니즘을 제도적,문화적 평등 추구로 구분할 경우 후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솔닛은 페미니즘이 이미 완료된 사업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고 주장합니다.

여성들이 맨스플레인이라는 신조어와 페미니즘이라는 되찾은 용어로 조명하고자 하는 현실은 페미니즘이 이미 완료된 사업이라는 통념과는 달리 여성은 아직 평등한 세상에 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페미니즘의 투쟁에서 핵심 과제는 우선 여성을 신뢰할 만하고 경청할 만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 리베카 솔닛,『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중 –

솔닛의 말에서 특히 눈길이 가는 부분은 ‘신뢰할 만하고 경청할 만한 존재’라는 표현입니다. 맨스플레인, 즉 남자가 여자를 가르치려 드는 태도를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자를 ‘지적으로 부족하고 잘 모르는 존재’라고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성적인 특성을 지적인 특성으로 일반화시키는 문제가 있는 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맨스플레인과 관련된 논란이 있었습니다. UN여성 친선 대사로 임명된 영화배우 엠마 왓슨에게 한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쓴 글 때문인데요. 칼럼의 주된 내용이 ‘페미니스트’인 엠마 왓슨에게 진정한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가르치는 형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논객들이 해당 칼럼에 대한 반박글을 내놓으며 뒤늦은(?) 맨스플레인 논란이 불붙게 됩니다. 반박글의 주된 내용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우선 칼럼에서 소개하는 페미니즘에 대한 설명에 오류가 많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모르고 아는 체를 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당신은 잘 모를 것이다’라고 전제한 후 페미니즘에 대해 ‘가르치려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분노를 한 것이죠.

그 중 논란이 됐던 표현 하나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말랄라의 페미니즘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온 경험의 소산입니다. 당신이 연설에서 술회한 당신 성장기의 ‘여성스럽지 않음’에 사람들이 별난 눈길을 보낸 것과는 경험의 질이 다릅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살았던) 말랄라라는 페미니스트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곱게 잘 자란)엠마 왓슨은 ‘경험의 질’이란 면에서 ‘페미니스트’로서는 충분치 않다는 의미인데요, 거칠게 말하면 ‘고생도 별로 해 보지 못한 네가 진정한 페미니즘이 뭔지 잘 알겠어?’라는 뉘앙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필자는 바로 다음 문장에서 두 사람을 비교하려 드는 건 아니라고 말하지만, 글의 전체적인 구조가 일단 주장하고 바로 뒤에 ‘꼭 그런 건 아니다…’라는 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진정성에 의심을 살만 합니다.

더구나 칼럼의 필자는 ‘남성’입니다. 정말 ‘경험의 질’이 진정한 페미니즘이 무엇인지를 가를 요체라면 평생 (우월적 지위를 누리는) 남자로만 살아 온 필자가 ‘여자’인 엠마 왓슨의 경험에 질을 논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 되고 맙니다.

어떻게 단 한 순간도 여자였던 경험이 없었던 그 사람은 평생을 여자로 살아온 엠마 왓슨에게 “경험의 질이 다릅니다”라고 평가하듯 말할 수 있었을까.
도대체 뭘 근거로 본인이 UN홍보대사인 엠마 왓슨보다 인권에 대해 더 잘 안다고 판단하는 걸까.

– 허핑턴포스트, <엠마왓슨 보기 부끄럽다> 중 –

차라리 애초에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를 가지고 최근의 페미니즘에서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자기 나름의 비판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랬다면 자연스러운 페미니즘 논쟁이 됐을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상대방은 잘 모를 것이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내가 가르쳐 주마’라는 틀에 굳이 스스로를 밀어 넣음으로 인해서 주장하는 모든 바가 ‘맨스플레인’이란 함정에 갇혀 버리고 만 것이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맨스플레인’이 꼭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라고 시작하는 말은 여자들만이 아니라 남자들, 특히 어린 남자들의 경우 매우 자주 듣게 되니까요. 그런 말을 자꾸 듣다 보면 남자들 역시 주눅이 들어 말을 못하게 되죠.

한편 파티에서 레베카 솔닛에게 자신이 본 책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솔닛의 말을 계속 잘라 먹던 한 남자는 솔닛의 친구가 내뱉은 한 마디에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그게 바로 이 친구(솔닛) 책이라니까요.

수, 2015/10/07- 15:33
358
0
제 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 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 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기지촌에 각인된 기억에 관한 여행 <거미의 땅>과 용산 다큐 <두 개의 문>이 상영됩니다! <거미의 땅>은 '새로운 물결' 섹션에서 상영되며 김동령, 박경태 감독님이 참석 하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진행됩니다. <두 개의 문>은 '특별상영: 테크놀로지, 젠더 -불가능한 현재 가능한 미래' 섹션에서 특별상영되며 상영 후 김일란, 홍지유 감독님이 참석하는 '토크..
저작자 표시
Creative Commons License
Creative Commons License
목, 2013/05/09- 14:59
65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