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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모집] 강원랜드부정채용 관련 손해배상소송 2차 원고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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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모집] 강원랜드부정채용 관련 손해배상소송 2차 원고 모집

익명 (미확인) | 금, 2017/12/22- 10:37

 

참여연대, 강원랜드 부정채용 관련 손해배상소송 2차 원고 모집

 

12월 22일부터 31일까지 10일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 양홍석 변호사)가 강원랜드 부정채용 관련 2차 손배소송 원고를 12월 22일부터 12월 31일까지 10일 동안 모집한다. 참여연대는 이미 지난 1월 30일 강원랜드 공개채용 불합격자 22명을 대리해 주식회사 강원랜드를 상대로 광범위한 부정채용으로 응시생들의 신뢰를 저버린데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2차 원고모집도 지난 1차 소송과 마찬가지로 2012년 11월~2013년 4월 강원랜드 1, 2차 하이원 교육생 모집 전형에 응시하였던 지원자 중 불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참여연대는 지난 11월 30일 소장 제출 후 추가 원고 모집에 대한 문의가 옴에 따라 10일 동안 2차 원고 모집을 아래와 같이 진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2차 소송 역시 공익소송으로 무료변론이 지원된다(인지대, 송달료 등 비용은 원고 부담). 

 

 

  • 2차 모집 기간 : 2017.12.22(금) ~12. 31(일)(10일간)
  • 필요사항 : ①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② 2012∼2013 당시 강원랜드에 지원하였음을 소명하는 자료(이메일, 응시표 등)  * 만약 소명 자료가 없으면 ①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등을 보내면 됨
  • 접수방법 : 이메일 접수(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이메일 주소  [email protected] 보냄). 
  • 문의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02-723-0666. 

 

*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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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소복이

혼자 살다가 짝꿍과 살다가 아기까지 셋이 사는 이 생활이 어리둥절한 만화가입니다. 이럴줄몰랐지016_01이럴줄몰랐지016_02

목, 2017/11/0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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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함께할 이야기,
매력적인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글. 박태근 알라딘 인문 MD

온라인 책방 알라딘에서 인문, 사회, 역사, 과학 분야를 맡습니다. 편집자란 언제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사람이라 믿으며, 언젠가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을 짓고 책과 출판을 연구하는 꿈을 품고 삽니다.

 

 

한 권으로 끝내기에는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던 걸까. 그렇다면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고 싶었던 걸까. 시리즈로 이어지는 책이 세상에 나올 때마다 떠오르는 궁금증이다. 다행히 이런 책들은 어떤 생각으로 시작했고,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스스로 말하는 편이라 앞선 궁금증은 이내 해결이 되지만, 그러고 나면 계획대로 잘 이루어질지, 종착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지 걱정과 염려가 이어진다. 이런 걱정과 염려를 불러일으킬 만큼 매력적인 계획과 방향으로 시작한 시리즈 그리고 걱정과 염려를 넘어 온전하게 끝을 맺은 시리즈를 둘러보며, 이미 세상에 나온 책들 그리고 앞으로 나올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나만의 시리즈에 올려 오랜 시간 함께할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싶다.

 

나를 돌보며 오늘을 행복하게

소소한 집수리 안내서 『안 부르고 혼자 고침』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자기만의 방’ 시리즈는 “나를 돌보는 실용적인 지식과 오늘이 행복해지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시리즈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혼밥, 혼술 등으로 대표되는 싱글 라이프가 자연스레 떠오르는데, 꼭 싱글 라이프가 아니라 해도 내 생각마저 내 생각처럼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세상에서, 온전히 나에게 속한, 내 마음을 담아 내 손으로 만들어 가는 무언가를 떠올리게 한다. 앞서 말한 첫 책은 못을 박고 형광등을 바꾸는 일처럼, 해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괜한 두려움에 뒤로 미루거나 남에게 부탁하게 되는 일들을 해결해줄 생활기술을 전한다. 어렵고 힘든 느낌을 전하는 ‘자립’이라는 말에서 왠지 모를 기쁨을 발견하게 될 것 같은 기대가 생긴다. 

 

이어지는 두 번째 책은 공간디렉터가 전하는 인테리어 노하우북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인데, 기술보다는 태도를 바탕에 두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가며 그것들을 자기 손으로 이루어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을 읽는 내내 그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행복을 꿈꾸며 웃음을 피우게 하는 책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가는” ‘자기만의 방’을 꿈꾼다면, 꼭 만나야 할 시리즈다.

 

자기만의 방 시리즈 대표도서

안부르고혼자고침

안 부르고 혼자 고침_소소한 집수리 안내서완주숙녀회, 이보현 지음 휴머니스트

 

과학의 세계를 넓힌 여성 과학자

‘거침없이 도전한 여성 과학자’ 시리즈는 로봇 설계자, 기후 과학자, 행성 천문학자, 야생생물학자, 법의인류학자 등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지식을 쌓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성과를 이루어낸 이들이 이야기를 담는다. 물론 시리즈 이름처럼 ‘여성 과학자’가 주인공이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하곤 하지만, 여전히 과학의 세계에서 여성이 활약하기에는 제약이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학자를 꿈꾸던 여자아이들은 자라나는 과정에서 꿈을 접고 다른 길을 택하기도 한다. 

 

총 열 권으로 이루어진 이 시리즈는 자기 영역에서 특별한 성과를 이루어낸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지만, 동시에 당신 역시 특별하며, 궁금증을 키우고 해결책을 상상하며 과감하게 도전하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이들처럼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용기를 전한다. 물론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뿐 아니라 자신이 활동하는 과학 분야가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 지금 그 분야에서 어떤 과제에 도전하고 있는지, 그간의 성과는 무엇인지도 함께 다루니 다채로운 과학 지식을 쌓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시리즈다. 과학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는 여성의 이야기도 속속 도착하길, 그리하여 더 많은 여성의 이야기가 도중에 좌절되지 않고 끝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거침없이 도전한 여성 과학자 시리즈 대표도서

사람을연구하는사람

● 사람을 연구하는 사람_사회학자 마르타 티엔다 / 다이앤 오코넬 지음 / 해나무

 

역사도 길고 인생도 길다

역사 분야에는 유독 시리즈 도서가 많다. 길고 긴 역사를 풀어내려다 보니 아무래도 짧게 정리하기는 아쉬운 모양이다. 그럼에도 『춘추전국 이야기』가 눈에 띄는 이유는 우선 저자다. 중국사, 그것도 중국사의 한 시대를 무려 열한 권의 책으로 풀어낸 이는 한국인 공원국이다. 중국에서도 춘추전국 시대만으로 이 정도 분량의 책이 나온 일이 없는 터라, 이 시리즈는 중국에서 차례로 번역 출간된다고 하니, 여러모로 반갑고 놀라운 성과라 하겠다. 

 

그가 춘추전국 시대에 주목한 이유는 이 시대가 중국이라는 거대한 공룡의 뼈대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다투는 분열의 시대였지만, 이 과정을 거치며 오늘날 중국이라는 개념을 형성하는 혼합과 통합이 이루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시리즈는 기존의 역사서에 비해 지리를 풍부하게 설명하여,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에 주목하느라 종종 놓치고 마는 자연환경의 요소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이 덕분에 싸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 화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비로소 이해가 되는 장면이 여럿이다. 더불어 시대의 과제가 무엇이고 당대의 주인공들이 여기에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중심을 두어, 서로 미워 다투고 서로 좋아 화해한 게 아니라, 이 모든 과정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과 도전이었다는 걸 알려준다. 춘추전국 시대는 통합으로 막을 내렸지만, 인간사의 다툼은 여전하고 어쩌면 지금이 더욱 극심한 때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위안이 되는 건 역사도 길고 인생도 길다는 사실이다. 길고 긴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방향을 가늠하기에, 열한 권의 책은 결코 길거나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춘추전국 이야기 시리즈 대표도서

춘추전국

춘추전국이야기 1_춘추의 설계자 관중 /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목, 2017/11/0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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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인기가
말하는 것들

 

글.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과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민중의소리’와 ‘재즈피플’을 비롯한 온오프라인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공연과 페스티벌 기획, 연출뿐만 아니라 정책연구 등 음악과 관련해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다양하게 하고 있기도 하다. 『대중음악의 이해』, 『대중음악 히치하이킹 하기』 등의 책을 함께 썼는데, 감동받은 음악만큼 감동을 주는 글을 쓰려고 궁리 중이다. 취미는 맛있는 ‘빵 먹기’.

 

 

최근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놀라울 정도이다. 2013년에 데뷔한 방탄소년단이 지난 9월 13일에 발표한 정규음반 [LOVE YOURSELF 承-Her-]는 무려 12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제는 음반을 통해 음악을 듣지 않고 온라인 음악서비스를 통해 음악을 듣는 시대에 120만 장의 음반 판매는 과거 1,000만 장 이상의 판매고와 맞먹는다고 할 수도 있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경우 세 번이나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단일 음반 판매 120만 장의 기록은 엑소를 능가한다. 

방탄소년단의 기록은 음반에만 그치지 않는다. 방탄소년단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해외에서 폭발하는 인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의 새 음반은 미국의 빌보드 음반 차트인 ‘빌보드 200’ 7위에 올랐으며, 싱글차트인 ‘핫 100’에서도 67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에 진입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이번 기록은 싱글차트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이 거둔 최고의 기록이며, 음반 차트 기록 역시 한국 뮤지션의 최고 기록이다. 

 

방탄소년단은 특히 소셜미디어의 인기를 집계하는 ‘소셜 50’ 차트에서는 44번째 1위를 기록했는데 이 기록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의 새 음반과 타이틀곡 <DNA>는 아이튠즈 음반 차트에서 전 세계 77개국 및 지역 1위를 기록했고, 싱글 차트에서는 32개국 및 지역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밖의 기록도 얼마든지 있다.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1

방탄소년단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LOVE YOURSELF 承-Her-]

 

‘국민가수’가 사라진 한국대중음악시장 

한국의 아이돌 뮤지션이 한국대중음악시장을 석권하고 해외로 진출한 역사는 벌써 20여 년에 가깝다. 서태지와아이들이 등장한 이후 한국대중음악시장은 10대와 20대의 전유물로 바뀌었다. 장르적으로는 일렉트로닉, 팝, 힙합이 주도했고 대형기획사 몇 곳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지난 20여 년의 한국대중음악사를 요약할 수 있는 담론은 한 둘이 아니겠지만 그 중 하나가 급격한 세대 간의 단절일 수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대중음악시장에는 이른바 ‘국민가수’가 있었다. 조용필이나 이문세 같은 이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이제 국민가수는 없다. 

 

방탄소년단이 120만 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리고 빌보드를 누비고 있지만 방탄소년단은 국민가수가 아니다. 30대 이상 세대의 경우에는 방탄소년단이 그만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음악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이들로부터 장년층이나 노년층은 꽤 멀리 떨어져 있다. 아이돌 뮤지션들이 구현하는 음악 안팎의 스타일과 캐릭터가 철저히 10~20대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좋은 음악은 세대와 계급, 젠더, 지역 등을 초월해 인기를 누리기도 하지만 세대는 여전히 의식과 감성의 차이를 만드는 벽으로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장년층이나 노년층에게 아이돌 음악은 그저 어리고 잘생긴 이들이 춤추며 부르는 노래, 별로 와닿지 않는 노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경우가 많다. 방탄소년단이 지금 거두고 있는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고, 안다고 해도 그 의미를 온전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단지 국산품을 수출해서 많이 판 것처럼 여기고 말 가능성이 높다. 

 

상품이자 예술이 된 대중음악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운 좋게 벌어진 우연이 결코 아니다. 한국에서도 수많은 아이돌이 활동하고 있는데 지금 방탄소년단만큼 높은 인기를 누린 아이돌 뮤지션의 수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단지 얼굴이 잘생기고, 춤을 잘 춘다고 얻을 수 있는 인기가 아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지난 20여 년간 케이팝 혹은 한국 아이돌팝 음악의 제작 시스템이 전 세계를 아우르고 뒤흔들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세상 누구도 아무 음악이나 좋아하지 않고 아무 뮤지션이나 좋아하지 않는데 한국의 뮤지션을 유독 좋아하도록 만들게 된 것이다. 이는 뮤지션을 기획하고 음악을 제작하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전 과정에서 트렌드를 읽고 트렌드와 조응할 수 있는 능력을 축적했다는 의미이다. 어떤 스타일로 뮤지션을 만들고, 어떻게 음악의 장르와 서사를 제작하며, 어떤 방식으로 활동해야 사랑받고 인기를 누릴 수 있는지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각각의 과정을 완성도 높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 혹은 네트워킹 시스템을 갖추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방탄소년단이 각 과정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완성도와 설득력을 갖춘 콘텐츠를 내놓았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마음은 자신이 감동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고, 쉽게 감동받지도 않는다. 말하려는 바가 명확해야 하고, 그것을 예술언어로 잘 표현할 때 사람들은 비로소 감동을 받는다. 이제 음악은 상품인 동시에 예술인데, 예술이지 않으면 상품일 수 없다. 모든 예술이 다 상품 가치를 갖지는 않지만 예술적 가치가 형편없는데도 상품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기는 어렵다. 아이돌 음악을 좋아하는 세대와 좋아하지 않는 세대가 아이돌 음악에 대해 가장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방탄소년단이 왜 인기 있는지 알고 싶다면 바로 그들의 음악부터 들어보아야 한다. 그 음악이 바로 시작이며 끝이다. 

 

 

 

목, 2017/11/0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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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숲길을 걷다

 

글. 정지인 여행카페 운영자

전직 참여연대 간사. 지금은 여행카페 운영자가 되었다. 매이지 않을 만큼 조금 일하고 적게 버는 대신 자유가 많은 삶을 지향한다. 지친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여행을 꿈꾼다. 

 

가을은 흐르는 시간을 실감하게 한다. 푸르던 잎에 울긋불긋 색이 들고, 단풍의 시절도 지나면 그 다음엔 낙엽 되어 땅으로 돌아간다. 무성한 잎들로 뒤덮여 있던 나무줄기는 잎을 떨구고서야 온전히 제 모습을 드러낸다. 때가 되면 순서에 따라 이루어지는 일들이다. 가려져 있던 줄기는 드러나고, 보이던 잎들은 낙엽이 되어 땅으로 사라진다. 자연이 살아가는 이치다. 흐르는 시간을 눈으로 확실하게 보여주는 가을은 그래서 우리를 사색하게 하나보다. 권력이 영원할 줄 알고 국정을 농락한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갇혀 법의 심판대 앞에 서있는 것도, 세월호참사 그리고 광주민주항쟁의 채 다 밝히지 못했던 진실들이 오랜 세월 끝에 조금씩 실체가 드러나는 것도 모두 때가 된 것이리라. 우리도 각자 삶의 어느 때를 지나고 있는지 돌아보는 가을이면 좋겠다. 

 

가을이 오면, 치열한 일상에 파묻혀 앞만 보고 걸어가는 우리의 둔감한 마음도 떨어지는 낙엽 한 장에 스르르 흔들린다. 때로는 마음이 흔들리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그런 때 비로소 자신을 바라보게 되니까 말이다. 군더더기를 걷어낸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 내가 가진 작은 것에 감사하며 소박한 자연의 마음을 느껴보는 시간. 그것이 가을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일 것이다.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 김사인 <조용한 일>

 

이번 가을에는 잠시 조용한 시간을 내어, 나를 돌아보고, 나에게 고마운 것들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 마음을 내기 좋은 호젓한 가을 여행지로 고창 은사리 단풍나무숲과 영양 대티골 낙엽 숲길을 추천한다. 가을 중에서도 특별히 11월에 더 어울리는 곳들이다.

 

은사리 단풍나무숲과 축령산 편백나무숲 

수령이 100~400년 된 제법 굵직한 단풍나무 노거수(老巨樹) 500여 그루가 자생하는 고창 은사리 단풍나무숲은 문수산 입구에서 문수사 입구 부도밭까지 길 양쪽으로 이어진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단풍나무 자생지이기도 하다. 세월의 깊이를 드러내는 단풍나무 고목들이 알록달록 단풍잎을 환하게 빛내며 우리를 맞이하는 곳이다. 키가 제법 큰 아기단풍 고목들도 많은데, 앙증맞고 귀여운 단풍이파리가 저 높은 가지 끝에서 하늘을 덮은 별처럼 색색이 빛나는 모습이 아름답다. 주차장부터 절까지 이어진 단풍나무 숲길도 좋고, 절 입구에 있는 단풍나무 고목들도 우리의 마음을 평화롭게 해준다.

 

단풍나무숲

편백나무숲

고창 은사리 단풍나무숲(위)과 축령산 편백나무숲(아래) ⓒ정지인 

 

은사리 단풍나무숲은 바로 근처에 있는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숲과 같이 다녀오면 좋다. 축령산 편백나무숲은 조림왕으로 불리던 춘원 임종국 선생이 20여년에 걸쳐 키워낸 숲이다. 나무사랑이 지극했던 그가 가뭄에는 물지게를 지고 보살핀 숲이기도 하다. 피톤치드가 풍부하기로 알려진 편백나무, 삼나무가 빼곡하게 조성돼 있어 건강에 좋은 기분 좋은 향기를 맡으며 걸을 수 있다. 산림청과 생명의숲이 주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숲이기도 하다.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들이 많이 찾으며 휴식과 치유의 숲으로 주목받고 있다. 숲을 걷다보면 투병중인 환자나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숲에서 명상을 하며 쉬는 장면도 많이 만난다. 

 

축령산 편백나무숲길은 영화 <태백산맥> 등의 촬영장소인 금곡영화마을로도 이어진다. 은사리 문수사 단풍나무숲에 대한 여행정보는 고창군청 문화관광과에서, 축령산 편백나무숲과 금곡영화마을은 장성군청 문화관광과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가는 법이나 걷는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대티골 마을숲 낙엽길

경북 봉화와 영양의 경계에 위치한 일월산 자락에 자리잡은 산속 오지마을인 대티골의 마을숲은 11월이면 낙엽길의 운치가 빼어난 곳이다. 첩첩 산중의 산골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마을길은 화려한 단풍나무는 없지만 쭉쭉 뻗은 금강소나무들이 싱그럽고, 참나무 등 누런 활엽수 낙엽이 걷는 내내 흙길을 가득 메우는 수수하고 정감어린 낙엽길이다. 낙엽을 밟을 때 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벗 삼아 걷다보면 가을기운이 확 느껴진다. 

 

이 길은 청송, 영양, 봉화, 영월을 이어 걷는 길, 외씨버선길 7코스의 일부구간이자 지금은 새 도로가 놓여 쓰이지 않는 옛 31번 국도와 겹치는 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걷다보면 녹슨 옛 31번 국도 이정표를 만나 옛길의 흔적을 더듬어볼 수도 있다. 깊은 숲길로 접어들면 영양군민의 젖줄인 반변천의 발원지도 지난다. 외나무다리를 건너 호젓하고 아기자기한 길을 걷다보면 다시 대티골 마을로 이어진다. 조용히 걸으며,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기 좋은 평화로운 마을숲길이다. 

40여 명 남짓한 주민들이 모여 사는 대티골은 깊은 산골이라 곰취와 두릅, 산마늘, 참나물 등이 많이 난다. 미리 상의하면 대티골 마을회를 통해 산나물백반 식사나 마을에서 공동운영하는 황토구들방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여행정보는 대티골마을회와 외씨버선길 홈페이지에서 참고하면 된다. 

 

대티골

영양 대티골 마을숲 낙엽길 ⓒ정지인 

 
목, 2017/11/0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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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영미

 

2017년 10월 17일 서울아덱스2017 행사장 록히드마틴 부스 앞

 

“전쟁 장사를 멈춰라!” 

10월 17일부터 22일까지 무기거래 시장 ‘서울아덱스2017’이 경기도 성남시에서 열렸습니다. 하늘을 가르는 전투기의 곡예비행, 최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미래형 무기, 이벤트와 전시로 채워진 행사이지만 그 본질은 살상 무기 시장입니다.

이에 시민과 활동가들이 피켓을 들었습니다. 무기 상인들은 이윤을 위해 군사적 긴장과 전쟁을 기획하고 조장하기도 합니다. 그들이 달러를 만지며 기뻐할 때 누군가는 피를 흘립니다. 매일 전쟁으로 1,500명이 생명을 잃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입니다. #STOP_ ADEX

 

목, 2017/11/0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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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힘 2017
이 달의 참여연대

박근용 사무처장이 공유드립니다

 

쌀쌀해진 날씨에 자연의 이치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가을을 흔히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고 부르지요. 말馬과 연관된 사자성어로는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한다’는 뜻의 주마가편走馬加鞭도 있습니다. 지난 한 달, 참여연대는 주마가편의 마음으로도 활동했던 것 같습니다. 민주, 정의, 평화를 바라는 시민의 마음을 정부와 국회가 놓치지 않기를 바라며 촉구할 것은 촉구하고, 개혁을 가로막는 세력과 집단을 비판하고 견제하느라 동분서주했습니다. 지난 한 달간의 참여연대 활동을 보고드립니다. 

 

강원랜드 부정채용 관련 손해배상소송 원고 모집

원고모집

지난 9월 알려진 강원랜드의 부정채용 사건에 많은 이들을 분노했습니다. 참여연대는 9월 27일에 여러 청년모임들과 함께 채용청탁을 한 자유한국당 권성동, 염동열 의원 등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검찰이 재수사에 나섰지만 제대로 수사할 수 있도록 압박하기 위해서입니다. 

 

나아가 참여연대는 강원랜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자 10월 18일부터 원고를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11월 둘째 주까지 모집 예정이며, 2012년 강원랜드 1차 하이원 교육생 모집과 2013년 강원랜드 2차 하이원 교육생 모집 전형에 응시했다가 떨어진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부정청탁을 하고 채용을 한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과 별개로, 공정한 채용에 대한 응시생들의 신뢰를 저버린 회사 측에 민사적 책임도 추궁하려고 합니다. 부정채용 관련 손해배상소송에 함께하길 원하는 분은 참여연대에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문의 02-723-0666, [email protected],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우리동네 참여연대’와 지역회원 만남의 날

지역회원

올 상반기부터는 수도권에서 ‘우리동네 참여연대’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활동가와 회원님들이 평일 저녁 한 끼 식사를 함께 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회원님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식당 등에서 가볍게 만나는 자리입니다. 9월 26일는 부천에서 회원님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 회원님들을 만나는 자리도 준비했습니다. 상반기에는 광역시를 중심으로 열었는데, 10월 18일에는 원주지역(제천 포함)에서 회원 만남의 날 행사를 열었습니다. 11월 11일에는 제주지역회원 만남의 날도 준비했으니, 제주 회원님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릴레이 입법청원 완료

정치개혁공동행동

참여연대는 유권자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참정권 확대, 각 정당이 득표율만큼 의석을 배분받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오랫동안 활동해왔습니다. 올해는 여러 사회단체들과 함께 ‘정치개혁공동행동’을 결성해 주요사무를 맡고 있습니다. 

 

9월 11일부터 시작한 각계각층의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릴레이 입법청원’은 10월 17일 여성운동계의 청원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그에 앞서 있었던 청원단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8세 참정권 및 모의투표 법제화(한국YMCA전국연맹) △연동형 비례대표제, 지방선거제도 개선(정치개혁공동행동) △피선거권 하향 조정과 청년 할당제(정치개혁청년행동) △기초의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지역정당 허용 등(정치개혁부천행동/서울행동(준)/부산행동/경남행동) △지역정당 허용과 지방선거에서 비례성 보장 등(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민주노총/한국노총)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정치자금의 투명성 보장 등(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9월 27일에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민정연대 추진 간담회’에도 다녀왔습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들간의 간담회였는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김두관 의원, 국민의당 정동영, 천정배, 박주현 의원, 바른정당 정양석 의원, 정의당 심상정, 추혜선 의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촛불시민혁명 시작일로부터 1년

촛불1주년

10월 28일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을 든 지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 후 5개월가량 탄핵결정이 날 때까지 보여준 시민들의 모습은 여전히 우리 모두에게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촛불시민혁명 시작일 1주년을 맞아 당시 촛불집회의 준비와 진행을 맡았던 퇴진행동의 후속모임 ‘퇴진행동기록기념위원회’가 10월 28일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은 계속된다’를 주제로 집회 및 각종 기념행사를 열었습니다. 참여연대도 그날 광화문광장에서 검찰개혁의 대표적 과제인 ‘고위공직자비리(범죄)수사처’ 설치 촉구 시민캠페인, 국가정보원 전면 개혁 시민홍보 캠페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정치개혁 과제 시민홍보 캠페인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국민개헌넷,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 초청 토론회 개최

토론회

참여연대는 10월 12일, 여러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국민주도헌법개정네트워크(이하 ‘국민개헌넷’)를 발족시켰습니다. 현재 전국 119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그동안 국민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지방순회 국민대토론회’를 진행했고, 국회 귀퉁이에 개헌자유발언대를 설치해 ‘국민과 함께 하는 개헌’을 이야기해왔습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국회 개헌특위가 스스로 구성했던 6개 분과 53명의 자문위원들이 제출한 자문보고서도 수용하지 않고 공개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민개헌넷은 10월 18일(수)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국민주도 헌법개정의 방향과 쟁점’이라는 주제로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 초청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의 사회로 개헌특위 자문위원인 신필균(기본권/총강), 김성호(지방분권), 유종일(경제/재정), 김종철(정부형태), 이준한(정당선거), 정태호(사법부)님의 분야별 발표와 한상희 국민개헌넷 정책자문위원장, 김준우 국민개헌넷 정책팀장이 지정토론을 했습니다. 

 

금융당국 퇴직공직자 취업실태 보고서 발간 

취업실태보고서

퇴직예정 공직자가 퇴직 후 취업을 목적으로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기업에 취업 후 정부(공공)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공직자들의 퇴직 후 취업을 제한하고 심사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퇴직후취업제한’ 심사가 너무 느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10월 18일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퇴직공직자 취업실태 보고서(2011~2017)>을 발표했습니다.2011년 6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이들 3개 기관의 퇴직공직자 중 금융기관 또는 금융관련기관에 취업하고자 취업제한심사를 받은 대상자는 모두 48명이었는데, 이중 90%에 해당하는 43명에게 취업가능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들이 취업한 곳은 ①증권회사, 금융투자사 등 ‘금융투자회사’ 8명, ②종합금융사,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7명, ③신용카드, 캐피탈 등 ‘기타금융회사’ 7명 ④‘보험회사’ 4명, ⑤금융결제원, 자금중개회사 등 ‘금융보조기관’ 3명, ⑥‘은행’ 1명, ⑦금융관련 협회 등 금융위원회 소관 비영리기관, 대부업체, 핀테크사업 운영 기업 등을 포함한 금융관련기관 13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16명은 업무연관성이 의심되는 금융기관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민주화를 위한 피해사례 발표회 잇달아 개최

발표회

국정감사와 법률 제·개정안 심의가 집중되는 정기국회를 맞아 경제민주화 분야의 문제를 다루는 연속토론회와 사례발표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먼저 9월 7일에는 <가맹점 대리점 피해사례 발표 및 제도개선 토론회>를 열어 피자헛, 미스터피자, 샘표식품, 남양유업 등 가맹점과 대리점에서 벌어진 사례를 중심으로 가맹점과 대리점 불공정 피해사례 발표를 했습니다. 9월 13일에는 <문화산업 불공정 피해사례 발표 및 제도개선 토론회>를 열었으며 9월 26일에는 <하도급 갑질·기술탈취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사례 발표대회>도 열었습니다. 그리고 9월 25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능 등에 초점을 맞춘 <공정거래위원회 신뢰회복을 위한 개혁과제 토론회>도 열었습니다. 국회와 정부가 부당한 피해사례에 귀 기울이고 엄격한 처벌과 제도개선에 착수할 때까지 노력할 것입니다. 

 

부동산 공시가격 정상화 방안 이슈리포트 발표 

이슈리포트2

9월 28일 <부동산 공시가격의 정상화 방안> 이슈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가격입니다. 따라서 공시가격이 현실과 일치하지 않으면 그만큼 세금부과 기준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고, 지역별 또는 가격대별로도 현실 반영률에 차이가 있다면 조세부담률이 공평하지 않게 됩니다.

 

2017년 상반기에 거래된 서울 아파트 45,293건을 조사한 결과, 서울 아파트의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은 평균 66.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가 높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일수록 공시가격의 현실 반영률은 낮아, 주택의 자산 가격이 높을수록 상대적 조세부담률은 낮아지는 폐해도 드러났습니다. 실거래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공시가격으로 인해, 현행 제도로는 과세표준이 왜곡되어 종합부동산세가 제대로 부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부동산 공시가격을 실거래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부동산 가격공시 제도를 정상화하는 것은 조세정의를 바로잡는 길이기도 합니다.

 

전쟁무기 장사를 막기 위한 평화행동

저항행동

“하늘을 가르는 전투기의 곡예 비행, 최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미래형 무기, 이벤트와 전시로 포장된 무기박람회 서울 아덱스의 본질은 살인무기 시장입니다. 에어쇼의 굉음 뒤에서 전세계의 무기 상인들이 무기를 사고 팝니다. 거래에 참여하는 국가들 중에는 독재국가, 전쟁 중인 국가도 있습니다.” 

 

참여연대가 여러 평화단체들과 함께하는 ‘아덱스저항행동’의 설명 일부분입니다. 10월 17일부터 22일까지 6일간 서울공항에서는 아덱스(ADEX)라고 부르는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상은 첨단 무기 전시회입니다.

 

참여연대는 10월 16일, 무기업체 관계자들을 위한 환영만찬 행사장 앞에서 “죽음의 시장 아덱스, 전쟁장사를 멈춰라!” 피켓팅을 진행하였습니다. 18일에는 ‘한국 군수산업체의 성장’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고, 21일에는 성남 서울공항 아덱스 행사장 입구에서 무기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을 위한 홍보캠페인을 전개하였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조세포탈 봐주기 정부규탄 기자회견

기자회견

10월 17일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과 함께 ‘이건희의 금융실명제 농단과 조세포탈에 면죄부를 준 금융·과세당국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참여연대와 박 의원은 △2008년 조준웅 삼성 특검에 의해 드러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해 상속세를 과세하지 않았던 국세청과 △2008년을 전후하여 이루어진 이 회장의 차명재산 실명전환 과정에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법’) 부칙 제6조 및 제7조에 따라 금융기관이 과징금 징수와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징수를 하도록 감독하지 않은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를 규탄하고 △이건희의 차명재산 실명전환 과정이 ‘사기 또는 부정한 행위’에 따라 이루어진 경우 아직도 과징금과 소득세를 징수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이건희 차명재산의 실체와 실명전환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국회가 당장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목, 2017/11/0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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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 높을수록

세금을 적게 낸다?

황당한 부동산 공시가격 제도, 자산 가격 높을수록 보유세 부담 낮아져

 

글. 홍정훈 조세재정개혁센터 간사

 

지난 9월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조지 헨리를 인용하며 “초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발언이 연일 화제다. 보유세 인상에 대한 최근 여론은 10여 년 전 참여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할 때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주거 문제가 심화되면서 부동산이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지표로 자리 잡게 된 데 있다. 강남 재건축 단지의 아파트 소유하며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자산가에 대한 기사와, 높은 보증금과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쪽방과 고시원을 전전하는 세입자에 대한 기사가 신문 한 면에 나란히 배치되는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과연 적정한 수준일까?

최근 논의되고 있는 보유세 인상은 종합부동산세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금 폭탄’이라는 누명을 썼던 종합부동산세 논란은 2008년, 헌법재판소가 종합부동산세의 세대 합산 과세 방식을 위헌으로 판단하며 사실상 종결되었다. 이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의 세율을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깎는 ‘부자 감세’ 정책을 폈다. 최근 부동산 보유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활발해지기 전까지는 보유세의 적정 수준에 관한 사회적 논의는 전혀 진전된 바가 없었다. 정치권은 물론 언론에서도 종합부동산세로 대표되는 부동산 보유세는 일종의 금기로 여겨질 만큼 공론화하기 두려운 의제였다.

 

부동산에 붙는 두 가지 가격 : 공시가격 vs 실거래가

보유세의 산정 기준은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매년 발표하는 공시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부동산은 매년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시가격과 실제 거래가 성립하는 가격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사이에 괴리가 상당하다. 정부가 마지막으로 발표한 2013년 기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부동산의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6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에 의해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수준으로 발표되어야 함에도, 정부 스스로 법의 취지를 어기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정부는 부동산의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자료를 공개하면서도, 공시가격의 현실 반영률을 비교하는 자료는 생산조차 하지 않는다. 

 

부동산

 

실거래가 9억 원 넘는 서울 아파트 소유자 중

71.7%가 종합부동산세 안 낸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정부가 공개한 자료를 토대로 2017년 상반기 거래된 서울 지역의 아파트의 공시가격과 실거래가를 비교해보았다. 그 결과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서울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66.5%에 불과했다. 또한 서울 아파트의 가격과 세금 부담을 구(區)별로 조사한 결과, 평균 실거래가 10억 원이 넘는 강남구·서초구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실제 가격과 가장 큰 차이를 나타냈다. 아파트 가격이 높을수록 공시가격의 현실 반영률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실거래가 9억 원을 넘는 서울 아파트 소유자 중 71.7%가 실제로는 종합부동산세 납부 대상에서 제외됐음을 알 수 있었다.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의 기준인 9억 원을 넘지 않기 때문이다.

 

강남·서초·용산구 아파트 소유자

보유세, 현행 제도로 1/3 수준으로 감면돼

보유세 제도에는 공시가격만큼이나 심각한 문제가 또 있다. 공시가격의 80%만 반영하도록 해, 가뜩이나 현실 반영률이 낮은 공시가격마저 온전히 세금의 기준으로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라는 제도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부동산 가격의 동향을 60~100%의 범위 내에서 매년 유동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2009년 이후로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다. 보유세 기준을 낮추는 데 악용되어온 이 제도로 인해 결과적으로 고액 부동산을 소유한 자산가의 세금은 훨씬 줄어들었다. 서울에서 가장 비싼 강남구·서초구·용산구의 아파트 소유자가 납부하는 평균 보유세는 현재 제도를 기준으로 129만 원이다. 보유세의 기준을 정상화하면 이들이 낼 평균 보유세는 373만 원이 된다. 현재 보유세 제도가 고액 부동산 소유자가 납부해야 할 보유세를 1/3 수준으로 감면해주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보유세 정상화, 자산불평등 완화를 위한 지름길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사용했던 방식으로 제윤경 의원이 한국의 자산불평등을 측정,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은 세계에서 자산불평등이 가장 심한 국가로 나타났다. 이러한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산 부유층에 대한 누진적 과세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1가구1주택 정책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종합부동산세의 도입 목적이었다. 그러나 부동산 동향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 제도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는커녕, 거꾸로 조세정의를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 당장이라도 왜곡된 부동산 보유세 제도를 바로잡아 자산불평등이 더욱 심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동산 공시가격을 실거래가 수준에 근접하도록 현실화해야 하며, 동시에 보유세 인상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정치권은 더 이상 보유세 인상에 대한 공론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여론의 힘을 얻어, 보유세를 정상화할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다. 

목, 2017/11/0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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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글. 김건우 참여사회연구소 간사

 

참여사회포럼

 

1945년 미국의 핵투하로 시작된 세계적 핵경쟁은 1970년 UN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발효로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은 듯 보였다. 이어 1995년 NPT의 무기한 연장이 결정되고, 이듬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이 채택되면서 많은 이들은 인류에 대한 핵위협이 상당 수준 감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NPT체제는 기본적으로 핵보유국과 비보유국에 각각 다른 조약의무를 부과한다. 즉 비보유국은 모든 핵활동에 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과 제재를 받지만, 보유국의 경우 그렇지 않다. 이렇듯 NPT체제는 핵의 수직적 확산에 대한 통제만을 목적으로 삼기 때문에 핵위협에 맞서 상호확증파괴(MAD)①를 성립하려는 비보유국의 핵개발②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실제로 지구상에는 ‘사실상(de facto)의 핵무기 보유국’이 여럿 존재하고 있다.

 

주지하듯 북한 또한, 1993년 NPT 탈퇴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핵개발에 착수해 현재 상황에 이르고 있다. 핵확산을 막고자 하는 국제 사회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북한은 여섯 차례에 걸친 실험을 통해 핵무기 보유에 매우 근접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핵위기를 타계할만한 묘책은 요원해 보인다. 핵전쟁의 현실화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과거의 몇몇 위기국면을 막아낸 반핵평화운동, 관련 국가 간 외교와 대화 또한 실종된 듯 보인다.

 

이에 참여연대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는 지난 9월 28일, 현재의 핵위기 국면의 복잡다단한 변수들을 분석하고, 문재인 정부의 대응전략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참여사회포럼-한반도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를 개최했다.

 

위기의 한반도, 달라진 조건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를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은 ‘선 비핵화-후 평화협정’을 공식입장으로 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평화협정은 북한의 비핵화가 완성되고 재래식 무기의 축소 등의 여건이 성숙되었을 때 체결된다. 북한은 지난 2005년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없어지는 것이며, 자연히 비핵화 실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핵과 안전보장을 맞바꾸는 연성균형(soft balancing)의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핵무력과 미사일 능력의 큰 전진을 이루면서 평화체제와 비핵화 연계를 거부하고 있다. 즉 북한은 핵과 미국의 핵위협을 맞바꾸는 경성균형(hard balancing)을 추구하고 있다. 비핵화의 대가였던 평화협정이 비핵화의 전제조건으로 격하된 것이다.

 

발제자로 나선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모두 이러한 변화를 지적했다. 또한 이를 전제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동시에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핵화를 ‘입구론’이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의 포괄적 추진으로 최종단계에서 실현하는 ‘출구론’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가 아니라 ‘평화체제 형성을 통한 비핵화’로 문제해결 전략을 담대하게 수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평화적 해법의 가능성은 있는가?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 미국 사이의 ‘말폭탄’이 거듭되고 군사적 긴장이 극단으로 치닫는 동안에도 ‘운전자’ 역할이나 중재는커녕 참수부대를 운운하며 위기고조의 당사자가 되었다. 실제로 근래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대북 압력 극한까지 높여야”,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제재”, “도발의 강도를 높일수록 몰락의 길로 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북한이 진정한 대화의 길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한층 더 옥죄어질 것” 등의 위험한 언사를 쏟아내며 ‘최대한의 압박’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최대한의 관여’는 대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이태호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관여 내용은 주관적 ‘제안’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제안이 총체적인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또한 현재 상황을 ‘북핵 정책 실종사건’으로 명명하며 현 정부의 남북대화론이 거세되었다고 수위 높게 비판했다. 안타깝게도 문재인 정부는 현재의 핵위기 상황을 해결해나갈 운전대를 놓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상황을 대체로 비관적으로 인식하면서도, 변곡점이 될 계기들을 제시했다.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방문과 미중정상회담 등이다. 이에 대해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17년 하반기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없는 시기이며, 북한도 핵실험의 기술적 과정을 끝내면 대화공세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가 중국의 19차 당대회, APEC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등의 외교일정을 통해 국제적 입장조율과 협상공간 창출을 주문했다.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핵억지’라는 환상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실험이 거듭되면서 국내에도 다시 핵보유론이 꿈틀거리고 있다. 보수세력은 전술핵 도입을 주창하고 일부는 NPT 탈퇴와 자체 핵무장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들의 핵보유 근거는 대북협상 수단으로 활용하고 북핵에 ‘남핵’으로 맞서자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장사史를 돌이켜 보면 알 수 있듯이 핵무장으로 돌아올 국제적 압박과 제재를 감내해야 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난 7월 7일 UN에서 ‘핵무기금지조약’이 채택되었다. 기존의 NPT를 대체할 수준의 확장된 범주로 핵무기를 금지하는 조약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어 국제반핵평화운동이 핵무기의 위험성을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알리고 조약이 채택되는 데 기여한 바를 인정해 노벨상위원회는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을 올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지구적 위험을 초래하는 핵무기는 방어와 안보, 자강도 아닌 오직 평화의 반대말일 뿐이다. 이 땅에 발 딛고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무기와 갈등, 긴장이 아니라 안전하게 살 권리이며 평화로운 삶을 누릴 권리이다. 

 


① 핵무기의 절멸적 능력 때문에 핵무기를 보유한 두 국가 사이에는 상호 파괴를 확증하는 상황이 성립되므로 전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개념.

② 사실상 핵발전과 핵무기 개발은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NPT 체제가 보장하는 ‘핵의 평화적 이용(핵발전)’이 핵무장 전환으로 활용되어왔다. 

목, 2017/11/0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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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직접고용 D-7 일 전 직접고용 촉구, 철야농성 돌입 기자회견

 

2017년 11월 2일(목) 오전 10시,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제빵기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이 지난 9월에 있었고, 고용노동부는 SPC 본사에  '직접고용'을 지시한 바 있습니다.

SPC 본사에 빠른 직접고용 지시 이행을 촉구하고자 노동조합, 시민단체, 정당이 모여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다음주에는 불법파견 해결과 제빵기사의 처우개선 등을 목표로 활동할 시민사회단체 연대체가 출범합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의 불법파견 문제는 기존의 불법파견 문제와 또 다른, 민간영역에서 확인된 변칙적인 고용형태로,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함께,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의 실태를 보여줍니다.  직접고용 지시 이행 여부가 민간 부분의 비정규직 문제해결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회피하는 꼼수의 중단을 촉구하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노동조합과 시민단체가 연대하여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파리바게뜨 직접고용 D-7 일 전 직접고용 촉구, 철야농성 돌입 기자회견

※ 2017년 11월 2일(목) 오전 10시,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

 

 

 

직접고용 D-7일 전,

파리바게뜨는 불법파견 노동자를 즉각 직접 고용하라!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직접고용 시정명령 기한 11/9일이 7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파리바게뜨 본사는 여전히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고 무책임으로 일관하며, 애꿎은 가맹점주나 협력사들 앞세워서 꼼수 고용에만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불법파견과 수백억의 체불 임금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지 언 4개월이 지났지만, 파리바게뜨는 일언반구 사과 한마디 없이 무시하고 있다. 그런 자본이 소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홈페이지에 버젓이 내걸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울 뿐이다.

 

노동권은 비용이 아니다, 시정명령 회피하려는 꼼수 고용 중단하라!

파리바게뜨는 최근 협력사를 앞세워 상생기업이라며 합작회사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파리바게뜨 가맹사업과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불법 무허가 파견업체가 상생을 얘기할 자격이 있는가? 더구나 설명회에서는 ‘직접고용해도 파견법 위반이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는데, 그렇다면 정부가 불법을 시정지시라도 했단 말인가? 사실을 왜곡하고 선량한 청년노동자들을 기만하여 얻으려는 상생은 도대체 누굴 위한 상생인가? 

합작회사는 합법을 가장한 위장 도급업체일 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 결국 노동권은 더욱 제자리를 찾기 어려워 질 것이다. 특히 합작회사는  본사가 점주들한테 부담을 전가하는 합법적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 되어, 가맹점주들이 그토록 우려하던 비용 전가를 점주 스스로 자초하는 꼴이 될 것이다.

제빵, 카페 노동자들의 인권이나 노동기본권을 한낱 비용으로만 치부하는 상생기업은, 결국 불법업체 편익 봐주면서 본사 부담 떠넘기고 제빵노동자 차별하는 꼼수 고용 말고는 아무것도 아니다.

 

파리바게뜨는 불법파견 전문업체의 불명예를 진정 씻어낼 생각이 없는가? 

파리바게뜨는 얼마전 물류센터와 배송 쪽에서도 불법파견이 드러나 가히 불법파견 전문업체가 되버렸다. 회사는 물류센터의 경우 즉시 직고용 한다고 나섰지만 실제로는 복지 부문 몇 가지 개선한 것 말고는 임금이나 근로조건 등 본질적 부문에서는 여전히 차별을 그대로 존속시키는, 무늬만 정규직으로 전환한 위법적 고용관행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위법적 고용관행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이번 제빵,카페 노동자들에 대한 불법파견, 직접고용 문제는 더욱 엄중히 다뤄져야 한다. 나아가 파리바게뜨 문제는 불법적 고용관행을 뿌리뽑고, 노동존중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매우 중요한 계기점이 될 것이다.

 

D-7일을 앞두고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오늘부터 철야농성에 돌입한다!

노조는 수차례 대화를 제의해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파리바게뜨에서 돌아온 답은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당사자도 아닌데 어떻게 업무를 직접 지휘, 감독했단 말인가? 불법파견, 직접고용을 이행해야 할 직접 당사자는 파리바게뜨 본사다. 지금 벌어진 모든 문제의 핵심 키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쥐고 있다. 이행당사자가 이 문제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 

노조는 책임 당사자가 시정명령 이행 기간을 지켜 직접 고용할 것을 강력 촉구하며 오늘부터 본사 앞 철야농성에 돌입한다. 얼마 남지 않은 시정기간이지만 지금이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내세우는 기업답게 정도를 찾아가길 바란다.

 

문제는 헬조선 청년노동자 문제다, 시민사회단체와 함께해 나갈 것이다!

정치권까지 논쟁에 가세한 파리바게뜨 문제는 본의 아니게 단순한 노사 문제를 넘어 온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파리바게뜨는 이제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민간부문에서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를 가늠할 잣대가 돼버렸다. 또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는 헬조선 청년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에 파리바게뜨 문제 해결을 위해 노조 차원의 대응을 넘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폭넓은 연대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의 노동권 보호와 개선을 위한 사회적 연대의 길을 더욱 넓히고 탄탄히 해 나갈 것이다.

 

- 파리바게뜨는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즉각 이행하라!

- 꼼수 고용 중단하고 직접고용 이행하라!

 

2017. 11. 2.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 파리바게뜨지회

 

목, 2017/11/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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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

2017.11

 

어른들이 알고 있는 청소년은 그들을 대표하는 보편적인 존재일까요?

아니면 자극적인 미디어 세계가 규정한 청소년일까요?

요즘 애들은’이라고 말하기 전에 자신을 돌이켜 보세요.

‘한 번이라도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적 있는지.

-  atopy

 

 

04 여는글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촛불시민혁명 하태훈

06 아참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김균

 

특집. 소년이 온다

08 ‘요즘 것들’에 관한 오해와 진실 장근영

11 소년법 개정 필요도 가능성도 없다 김광민

14 모두의 참정권 트리

17 청소년, 그들은 누구인가? 김민웅

 

사람

22 통인 용서와 관용의 법정 -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  이한나

28 만남 스무 살, 우리 이야기 - 장남일 회원 호모아줌마데스

 

기획

32 기획 서촌! 오래된 길, 그러나 신선한 길 황평우

 

칼럼

36 경제 내년도 예산증가율이 7.1%라고 말하면 원숭이? 이상민

38 역사 참교육의 불꽃, 김철수 권경원

40 환경 보이지 않는, 그럼에도 소중한 장성익

 

만화

42 만화 이럴 줄 몰랐지 <이사> 소복이

 

살맛

44 읽자 오래 함께할 이야기, 매력적인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박태근

46 듣자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말하는 것들 서정민갑

48 떠나자 늦가을, 숲길을 걷다 정지인

 

뉴스

52 현장 전쟁 장사를 멈춰라! 이영미

53 공유 이달의 참여연대 박근용

58 심층 부동산 가격 높을수록 세금을 적게 낸다? 홍정훈

60 담론 한반도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김건우

62 참여 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시민참여팀

 

알림

64 투명회계 일상에서 변화를 일구는 힘 김현정

66 튼튼날개 참여연대에 날개를 달아주세요 박효주

 

 

목, 2017/11/0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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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촛불시민혁명

 

글. 하태훈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공동대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강의하고 연구하는 형법학자다. 참여연대 초창기부터 사법을 감시하고 개혁하는 일에 참여했다. ‘성실함이 만드는 신뢰감’이라는 이미지가 한결같도록 애써야겠다.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서초구에 살고 있다.

 

 

시작도 창대했지만 나중은 더 창대했노라. 2천여 명 참가 예상 속에 2만 명으로 열린 촛불집회는 2016년 10월 29일 1차 청계광장 집회에서 이미 들불을 잉태하고 있었다.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촛불집회’는 그렇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1,700만 명이 써내려간 민주주의 역사는 처음도 웅대했지만 끝은 더욱 찬란하였다. 촛불시민의 ‘혁명’이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평화로운 집회시위가 민주주의의 필수요소임을 세계 시민에게 각인시킨 대한민국 촛불시민이었다.

 

시민의 정치적 자유를 확인하고 확장시킨 촛불집회였다. 정치적 동력으로 작동한 촛불이어서 더욱 그렇다. 국회의 탄핵소추의결과 헌법재판소의 준엄한 파면결정에 이르기까지 촛불광장의 시민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역사를 새로 썼다. 촛불시민은 헌법을 파괴하고 국정을 농단했던 세력을 끌어내리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새로운 정권을 창출했다. 그러나 침식되고 허물어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복원할 길은 아직도 멀다. 1주년을 맞은 촛불시민혁명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여는글-사진교체

 

세계가 놀라고 인정한 촛불시민

촛불시민은 박근혜의 실정(失政)으로 나락으로 떨어졌던 대한민국 품격을 한껏 드높였고, 이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 아틀란틱카운슬(Atlantic Council)로부터 ‘2017 세계시민상(Global Citizen Award)’을 수상하면서 “세계시민상은 문재인 개인이 받는 것이 아니라?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한국의 촛불시민들을 대신해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상을 지난겨울 내내 추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국민께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 평화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세계 민주주의 위기에 희망을 제시한 ‘촛불시민’은 상 받을 자격이 있다. 아직 미완성인 촛불시민혁명이 완성되는 가까운 미래에 노벨평화상도 받았으면 좋겠다. 

 

독일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은 박근혜정권퇴진 촛불집회에 나선 대한민국 국민들을 ‘2017년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평화적 시위와 비폭력적 집회를 가장 열정적으로 옹호했던 조직으로서, 한국 민주주의에 새 활력을 불어넣으며 평화적 집회의 권리를 행사해온 모든 이들을 대신하여 이 상을 수여 받았다. 이렇게 촛불시민은 세계시민이 축하하고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표상이 되고 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직분은 시민

퇴임을 앞두고 지난 1월 고별연설을 했던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도 우리 촛불시민을 떠올렸던 것 같기도 하다. 그는 헌법은 놀랄 만큼 아름다운 선물이지만 양피지에 불과할 뿐 스스로 힘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이 참여와 선택, 단결에 의해서 거기에 힘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직분은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주의의 교본 같은 퇴임연설이었다. 그렇다. 대한민국의 촛불시민이 양피지에 쓰여 있는 주권자인 국민을 불러일으켜 나라의 주인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헌법을 살아있게 만드는 사람은 정치인도 아니고 대통령도 아니다. 바로 권력의 원천인 국민이다. 권력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나오지만 그 권력을 다시 국민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 그저 몇 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선거 때만 표를 던지는 수동적 주체에 그치게 해서는 안 된다. 국민과 유리된 정치로부터 국민이 함께하는 정치로 바꾸어야 한다. 신고리 원전건설 재개여부에 관한 숙의민주주의가 그 예다. 중요한 국가정책결정의 공론화과정에 주권자인 국민이 참여하니 그 결정에 승복하게 되어 사회적 갈등도 줄어들 것이다.

 

혁명은 국민참여 개헌으로 완성되어야 

이 모든 것은 법과 제도의 개혁으로 가능하다. 혁명은 개헌으로 완성되고 마무리되는 것이 우리의 헌법 개정 역사와 세계사적 경험이다. 국민이 능동적 주권자가 될 수 있도록 헌법이 바뀌어야 한다. 촛불시민혁명은 우리가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주인인 헌법이어야 한다. 87년 민주화항쟁 이후 그랬던 것처럼 정치권과 전문가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절차적으로는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 내용적으로는 국민이 권력의 주체가 되는 개헌이어야 한다. 촛불시민의 집단지성으로 헌법을 새로 써야 한다. 그래서 촛불시민혁명 1주년 기념식에도 광장의 촛불은 계속 타올라야 한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으라는 저항이었으므로 정상화가 이루어지는 그 날까지 촛불시민은 계속 깨어 있어야 한다. 

 

 

목, 2017/11/02-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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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이번 호 특집은 우리나라 청소년 문제를 포괄적으로 들여다봅니다. 최근 청소년 강력범죄가 연이어 일어나자 정치권 등 일각에서 ‘소년법’ 개정 내지는 폐지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특집 필자들은 ‘소년법’ 개정은 전혀 불필요하며, 요즘 청소년이 과거에 비해 오히려 온순하고 암울한 미래전망에 고통받고 있을 뿐 아니라 청소년 인권을 우리 법체계가 잘 보호하지 못하고 있으며, 청소년 참정권은 확대되어야 한다는 등의 견해를 차분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우리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로서 정당한 보호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성인과 어린이 사이에 방치되어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통인>에서 이한나 간사가 만난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의 활동과 마음 씀씀이가 훌륭해 보입니다. 그는 다른 법조인들이 굳이 맡으려 하지 않았을 소년법정을 지난 8년간 자원해서 맡아 하루 100건 이상의 재판을 했답니다. 2010년부터 그가 조용히 추진하고 있는, 비행청소년을 도와주기 위한 ‘청소년 회복센터’가 잘되면 좋겠습니다.

 

호모아줌마데스의 <만남>은 좀 특별합니다. 참여연대 노래패 ‘참좋다’의 창립 20주년을 기념하여 ‘참좋다’ 회장이자 원년 멤버인 장남일 회원을 만났습니다. 무대에서 그렇게 사회도 잘 보고 노래도 잘 부르는 그가 ‘사회 공포증’이 있어 공연 전에 늘 청심환 같은 약을 복용한다니, 참 의외입니다. 노래로 늘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는 고마운 회원모임, ‘참좋다’의 20주년 기념공연이 오는 12월 2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립니다. 미리 축하합니다. 

 

이번 호부터 3회에 걸쳐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의 연속칼럼을 싣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참여연대는 서촌 지역주민입니다. (근거가 박약한 일설에 의하면 참여연대 자리는 세종임금 탄생지랍니다.) 그래서 『참여사회』는 서촌의 역사,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서촌역사기행> 기획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황평우 소장께서 칼럼을 맡아주시기로 했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추분도 지나고 11월이 되니 이제 밤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황현산 선생의 책 제목 『밤이 선생이다』가 말해주는 것처럼, 밤은 낮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낮의 들뜬 생각을 가라앉혀 생각에 깊이를 더해 줍니다. 아마도 한낮 세상사의 소란함과 부박함이 다 지워진 밤이 되어야 사물의 핵심이 드러나는 모양이지요. 가끔씩 밤하늘의 깜깜한 어둠도 올려다보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참여사회 편집위원장

김균

목, 2017/11/0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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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_소년이 온다

‘요즘 것들’에 관한
오해와 진실 

 

글. 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심리학 박사

 

청소년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의 하나는 누구나 그 시절이 어떤지 잘 알고 있다는 믿음이다. 누구에게나 청소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요즘 청소년들이 기성세대가 청소년이던 그 시절과 얼마나 다른지를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소수집단이 되어버린 청소년

1990년 우리나라에서 24세 이하 인구의 비율은 46.1%였다. 당시 아동과 청소년은 전체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거대한 집단이었다. 하지만 저출산 기조가 계속되면서 이 비율은 계속 감소해서 2016년에는 26.5%, 즉 1/4 수준으로 줄었다. 25년 동안 청소년 인구비율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물론 아직까지 이 비율은 G7국가 평균인 27%보다 약간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독일 23%, 일본 22.6%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문제는 다른 국가에 비해서 그 감소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앞으로 7년 후 2025년이 되면 24세 이하 인구는 21%로 G7국가 중 최저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변화는 단지 학생 수가 줄어들고, 미래 인구가 감소하는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단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청소년들의 숫자가 줄었고,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차지하는 자리가 축소되었음을 의미한다. 안 그래도 투표권도 없어 정치적으로 늘 뒷전에 밀리는 청소년문제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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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순해진 청소년

이게 무슨 말인가 싶으신 분도 있으리라. 최근 청소년들은 흉포하고 잔인한 범죄로 뉴스 면을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범죄율은 꾸준히 감소 중이다. 1997년 청소년보호법을 제정한 가장 큰 이유가 청소년범죄였다.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7년 당시 청소년범죄는 최고점에 도달해서 폭행상해범죄의 50%, 절도범죄의 30%가 청소년들이 저질렀다. 하지만 그 이후 청소년범죄가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감소했다. 비록 같은 연령기준은 아니지만 2016년 대검찰청 범죄분석자료에 따르면 전체범죄 대비 소년범죄의 비율은 2008년 5.5%에서 2015년 3.5%까지 감소했다. 청소년 비행도 줄어들고 있다. 청소년의 흡연율은 2011년 12.1%에서 2016년 6.3%로 줄었고, 가출경험 역시 2011년 20.6%에서 2016년에는 15%까지 감소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얼마나 윤리적인지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더욱 확실하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의 청소년정책 담당자들이 한결같이 놀라는 건 서울의 치안수준과 길거리에서 만난 청소년들이 착하고 친절하다는 사실이었다. 외국의 청소년들이 마약과 총기 범죄를 저지르는 동안,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게임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국가적 문젯거리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범죄가 이슈가 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이전에 비해서 청소년범죄 사례가 인터넷을 통해서 아주 빨리 선정적으로 알려진다. 이전에는 해당 학교나 지역에서만 알려지고 말았을 범죄들이 이제는 순식간에 전국적 이슈가 된다. 그 결과 사람들이 체감하는 청소년범죄의 빈도가 늘었다.

 

두 번째는 범죄를 저지르는 연령대가 좀 더 어려졌다는 사실이다. 2000년대 이전까지 청소년문제 빈도는 고등학교 1, 2학년에서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현재 이 시점은 중학교 2학년으로 줄어들었다.

 

세 번째 이유는 온순해진 청소년 자체일 수 있다. 학교나 부모의 권위에 순종하는 규범적인 사고 이면에는 또래에게도 위계질서를 강요하고 이를 저항 없이 받아들일 위험성이 존재한다. 또래 간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그들이 지극히 온순해서 저항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적어도 내가 청소년이던 80년대는 그렇지 않았다. 당시 교사의 체벌은 지극히 당연했지만, 또래끼리 맞고서 가만히 있는 친구는 거의 없었다. 

 

더 길어지고 얇아진 청소년기

청소년기는 근대사회에서 새로 생겨난 개념이다. 근대사회 이전에는 사춘기를 거쳐 신체적인 성숙이 완성되면 아동기가 끝나고 연애와 결혼, 취업을 거쳐 성인기로 넘어갔다. 근대화 이후부터 교육기간이 늘어나면서 성인기 진입도 늦춰지기 시작했다. 성인기와 아동기 사이에 빈틈이 생겼고, 이를 청소년기라 이름 붙인 것이다. 문제는 이 청소년기가 갈수록 길어진다는 점이다. 사춘기가 완료되는 연령은 점점 어려지고, 반대로 성인기에 진입하는 연령은 갈수록 뒤로 미뤄지기 때문이다. 

 

1990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27.9세, 여자는 24.8세였다. 이 나이가 2015년에는 남자 32.6세, 여자 30세로 약 5년 늦춰졌다. 가장 큰 이유는 안정된 직장을 가지는 시점이 그만큼 늦어졌기 때문이다. 2016년 정규직 신입사원 평균연령은 남자 29.2세, 여자 27.9세다. 성인기 진입이 늦어지는 만큼 청소년기의 종료시점도 늦춰졌다. 최근 9세에서 24세로 정의된 청소년의 기준에 청년을 포함시켜 최대 39세까지 늦추자는 법안이 발의된 것도 이와 같은 변화를 반영해서다. 

 

청소년기가 이렇게 길어지는 반면, 청소년들은 예전보다 더 일찍 어른의 세계에 들어서고 있다. 우선 시간제 고용, 즉 아르바이트하는 청소년의 비율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아르바이트하는 청소년은 2011년에 48%였고 2015년에는 50.4%가 되었다. 90년대 청소년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이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다. 그 결과 이전에 비교적 뚜렷하던 어른과 청소년들의 경계선도 희미해지고 있다. 덧붙여 사회의 주류 언론이 기성세대가 통제하던 대중매체에서 사용자에 의해 변화하는 인터넷으로 바뀌었다. 청소년들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서 자기 존재를 드러낸다. 그 결과 청소년 인구는 줄었지만, 특이한 청소년들이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빈도는 예전에 비해 더 늘어났다. 

 

우리나라 15~18세 청소년들의 기업유형 선호도 

 

 

암울한 미래 전망

기성세대가 청소년이던 시절과 지금 청소년들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 전혀 다르다. 1980년대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는 비율도 높았고, 대학을 졸업하면 거의 다 취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르다. 2014년 15세~29세 연령대 중 비정규직 비율은 34.6%였다. 이들을 다 포함해도 청년 고용률은 2015년에 41.5%에 불과했다. OEDC 평균보다 10% 정도 낮은 수치다. 그나마 괜찮은 정규직은 갈수록 줄어든다. 그 결과 청소년들이 바라는 미래의 직장은 그 폭이 매우 좁다. 15세~18세 사이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직장 유형 중 공공기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계속 40% 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6년 18.4%에서 2015년에는 22.8%로 증가했다. 

 

청소년들 앞에 놓인 미래가 얼마나 협소한지는 공무원시험 경쟁률이 잘 보여준다. 9급 공무원 경쟁률은 2013년에 17.6:1에서 2016년에는 자그마치 54:1로 높아졌다. 이는 54명 중에서 53명은 탈락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성실하게 학교에 다니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 아닐까.

 

결론을 말하자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실제보다 더 흉포한 존재로 간주되며, 그들의 잠재력은 실제보다 과소평가되어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 청소년들에 비해서도 노동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반드시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 비율이 높다. 또한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평균 학력이 높고, 교육받은 기간도 길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나 국제시민의식교육연구(ICCS) 등의 국제비교조사 결과들은 한국 청소년들의 논리수학적 문제해결 능력과 민주주의에 대한 지식, 시민으로서의 판단능력이 매우 우수하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잠재력은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처한 불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비행이나 범죄에 빠지지 않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진로를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러나 과연 언제까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이와 같은 바람직한 장점들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목, 2017/11/0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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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_소년이 온다

소년법 개정
필요도 가능성도 없다

 

글. 김광민 부천시청소년법률지원센터 소장, 변호사

 

 

미성년자, 청소년, 아동 등 일정연령 이하 나잇대를 지칭하는 언어는 그 자체로 권력적이다. 시간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분절하여 구분할 수 없듯 인간의 성장 역시 그러하다. 더욱이 인간의 성장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만으로 정의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특정 연령에 미치지 못하는 이들을 특별한 존재로 특정지어 규정한다. 문제는 규정하는 자와 규정되는 자가 다르다는 것이다. 예컨대 일정연령 이상의 나잇대를 지칭하는 개념인 ‘성인’은 그것을 규정하는 자와 규정되는 자가 동일하다. 하지만 ‘미성년자’나 ‘청소년’ 등에 해당하는 이들은 자신들을 규정하는 개념의 설정과정에 개입할 수 없다.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청소년’이 아닌 성인이다. 청소년은 성인에 의해 위치 지어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청소년’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권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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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쏟아진 개정안

최근 ‘소년법’과 관련하여 한국사회에서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은 ‘청소년’이 가진 권력적 성격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청소년에 의한 강력범죄인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과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27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청와대에 ‘소년법’의 폐지를 청원했다. 여론이 악화되지 국회의원들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평소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이들이 너도나도 ‘소년법’ 관련 개정안을 제출하기 시작했고 그 수는 무려 17건에 달한다. 지금까지 이처럼 짧은 기간에 유사한 의원입법이 다수 발의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법적안정성이 매우 중요한 형사법에 대한 개정안이 사건 발생 한 달도 되지 않아 쏟아져 나오는 것이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게다가 여론에 편승하기 위한 포퓰리즘식 법률 개정은 더더욱 그렇다. 이들 국회의원의 법안발의를 포퓰리즘으로 보는 것은 개정안의 필요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통과될 가능성 자체가 극히 낮기 때문이다. 통과되지도 못할 개정안을 국회의원들이 너도나도 제출했다는 것은 인기영합주의 아니면 무지의 산물일 것이다. 청와대도 부산여중생 폭행사건 발생 한 달여 후 ‘소년법’ 개정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청소년이 개입된 일련의 사건과 관련하여 제출된 법안들은 크게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강법’)과 ‘형법’의 형사미성년자 조항 그리고 ‘소년법’이다. 특강법 개정안은 기존 미성년자에게 20년을 넘는 유기징역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했던 것을 사형과 무기징역의 선고가 가능하도록 개정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이 가입한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37조 가항은 ‘18세 미만 아동이 범한 범죄에 대하여 사형 또는 석방의 가능성이 없는 종신형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미성년자에게도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도록 특강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탈퇴해야 한다. 이에 더해 한국은 1997년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사형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실질적 사형제 폐지를 넘어 형법의 사형조항 자체를 삭제하겠다는 것이었다. 국제협약과 대통령의 정책을 무시하지 않는 한 특강법의 개정은 불가능하다.

 

제출된 개정안들 대부분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현재 형사미성년자는 만 14세로 만13세까지는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할 수 없다. 형사미성년자 규정을 개정하겠다는 이들은 이를 낮추겠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역시 개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아동권리협약을 보충하는 성격의 일반논평을 채택해오고 있다. 제44차 회기에서 채택된 일반논평 제10호는 ‘청소년 사법에서의 아동의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일반논평 제10호 para 32.은 회원국들에게 형사책임 최저연령(MACR)을 12세 이상으로 규정할 것을 권고한다. 한국은 13세이니 형사책임 최저 연령은 충족하고 있다. 더 나아가 권고수준인 12세로 낮출 여지도 있다. 하지만 para 33.은 형사책임 최저 연령이 권고안 보다 높은 국가들은 본 권고안을 이유로 낮추지 말도록 규정한다. 12세는 최저 수준이고 기왕의 기준이 12세 보다 높다면 그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높이라는 것이다. 결국 13세, 즉 14세 미만으로 현행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낮추겠다는 개정안 역시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게 된다.

 

마지막으로 ‘소년법’ 자체에 대해서는 현행 18세인 적용연령을 낮추자는 것과 처분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개중에는 소년법 자체를 폐지하자는 주장까지도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유엔 아동위원회 일반논평 제10호 para 24.는 ‘당사국은 적절하고 바람직한 경우, 형사피의자나 형사피고인, 유죄로 인정받은 아동을 사법절차에 의존하지 않고 다루기 위한 조치를 추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범죄를 저지를 아동을 위한 비사법적 구제절차를 마련하라는 것으로 한국의 소년법이 여기에 해당한다. 굳이 국제규범까지 살펴보지 않더라도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국가는 미성년자에 대한 비사접적 구제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때문에 ‘소년법’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검토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소년법 적용연령을 낮추자는 주장은 대한민국 법 규정 전반에 걸쳐 검토되어야 할 부분이다. 소년법 적용연령은 18세으로 ‘민법’상 미성년과 동일하다. ‘민법’이 만 19세부터 성인으로 규정한 것은 만 19세가 되어야 하나의 인격체로서 법적 권리를 온전히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년법’이 적용 대상을 만 18세까지로 설정한 것 역시 만 19세는 되어야 형법상 처벌을 온전히 받을 책임능력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즉, ‘소년법’ 적용대상 연령이나 ‘민법’상 성년 연령 모두 어느 시점부터 하나의 성숙한 인격적 주체로 인정할지의 문제인 것이다. 때문에 소년법 적용 연령을 낮추자는 주장은 성인으로 인정해주는 연령을 낮추자는 주장으로 ‘민법’ 등 선년을 규정한 모든 법률과 연계하여 검토되어야 한다. 심지어 ‘공직선거법’은 선거권을 19세부터 부여하고 있다.

 

소년법은 청소년들을 봐주자는 것이 아니다

현대 민주주의 핵심적 가치는 법치주의다. 법은 사회구성원들이 지켜야할 약속이다. 현대 국가체제의 이론적 기틀을 제공한 사회계약론은 국가란 구성원들 간의 계약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국가를 형성했다는 계약 역시 사회적 약속, 즉 법이다. 국가가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약속은 개인 간 물건을 사고 팔며 체결하는 단순한 계약이 아니다. 매우 복잡하고 광범위하다. 우리 법은 국민이 국가의 법체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8년 이상은 걸린다고 보는 것이다. 약속을 어겼다면 그에 따른 제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약속이 무엇인지 알고 어겼다는 전제가 성립되어야 한다. 아직 약속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에게 약속을 어겼다며 제재를 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의무를 알아야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다. 미성년자의 범법행위를 특별히 대하는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그들이 아직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 가장 핵심적 이유다.

 

이렇듯 소년법 등의 개정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법체계 전반에 대한 고민, 더 나아가 인간의 본질에 대한 고민까지 수반되어야 한다. 더욱이 국제기준에 비추어 보았을 때 현재 한국의 소년법이나 특강법, 형법의 개정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이 발생하자 여러 국회의원들이 기다렸다는 듯 개정안을 쏟아냈다. 인기영합주의거나 무지의 산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민 한사람으로써 국회의원들이 인기를 얻기 위해 청소년을 처벌하자고 나섰다기 보다는 차라리 무식해서 그랬다고 생각하고 싶다. 

목, 2017/11/0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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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_소년이 온다

모두의
참정권

 

글. 트리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모든 시민’에게 보장되는 참정권?

내가 아직 고등학교를 다니던 작년, ‘법과정치’ 수업 시간이었다. 나는 교실에 앉아서 어떻게 세계의 정치체제가 바뀌어왔는지 배우고 있었다. 교사는 ‘군주제가 몰락하고 공화정이 세워진 후에도 일정 소득 이상의 성인 남성만 투표를 할 수 있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모든 시민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을 했다. 물론 ‘만 19세 이상의 성인인 시민’이라는 조건을 달면서. 교사는 계속 진도를 나갔지만, 나는 교과서의 ‘만 19세 이상’ 이라는 문구에 볼펜으로 밑줄을 여러 번 그으면서 생각했다. ‘청소년은 시민인가? 참정권이 없는 청소년은 이름만 시민이 아닐까?’

 

정치에서 배제당하고 있는 청소년

참정권이 없는 청소년은 ‘아직 시민이 되지 못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청소년들이 집회에 나가면 ‘어린데 기특하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학교에서는 집회에 나간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준다. 선거철에 유세하는 정치인들은 교복을 입었거나, 청소년 같아 보이는 사람들을 외면하기 일쑤다. 집에 걸려온 여론조사 전화에서 나이를 묻는 질문에 ‘10대’라고 답하면 전화는 뚝 끊어진다. 기표소는 당연히 만 19세 이상만 출입 가능한 ‘노키즈존’ 이다. 심지어 공직선거법에는 미성년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만 19세 미만인 사람은 SNS에 “나는 ○○당의 ○○○을 지지한다.”라고만 쓰는 것조차 불법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일각에서는 청소년의 참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활동으로는 올해 9월 26일 출범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의 3대 요구안 중 하나인 ‘만 18세 미만 청소년의 참정권 보장’이 있다. 여기서 참정권은 선거권, 피선거권뿐만 아니라 정치와 선거에 대해 말할 권리, 정당 활동의 자유를 포함한다.

 

 

 

촛불소녀

 

 

청소년의 정치 참여는 계속되어 왔다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2016년 12월,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촛불집회에서는 특히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눈에 띄었’다며, 마치 촛불집회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지금까지 정치에 아무 관심 없었다가 탄핵 정국이 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처럼 보도했다. 여기에는 ‘대부분의 청소년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편견이 깔려있다.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순간들에 함께해온 이 사회의 시민이다. 역사적으로 학생들이 많은 활약을 했던 3.1운동과 고등학생이 주도하고 수많은 어린이, 청소년이 함께했던 4.19혁명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2008년 촛불의 대표적인 상징은 ‘촛불소녀’였다. 그리고 모두가 기억하다시피, 2016년 촛불에서도 청소년 시민들이 함께 했었다. 하지만 촛불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청소년들은 ‘청소년 참정권 보장하라’ 라고 외치며 계속 싸워야만 했다. 

 

모두가 참정권을 가지는 사회 

잠시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전 세계 232개국 중 200개가 넘는 나라가 적어도 만 18세부터 선거권을 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만 16세로 낮췄거나, 낮추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추세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만 18세까지 참정권을 보장하자는 쪽으로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는 거 같다.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자는 법안도 꾸준히 발의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도 참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각기각층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선거 연령을 만 18세까지 하향한다고 해도 생일이 지나야만 해당하기 때문에 약 1,000만 명 정도의 인원으로는 청소년 대중의 대표성을 띄기 어렵다.

 

선거 연령을 더 인하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그럼 몇 살까지 낮춰야 하느냐’ 하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선거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연령을 만 19세에서 만 18세, 나아가 만 16세로 점차 낮춰야 하겠지만, 나는 선거권/피선거권을 포함해서 정당 가입, 선거 운동에서도 참여 제한 연령 자체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이 사회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참정권을 가진 시민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물론 유아의 경우에는 선거 자체에 참여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권리를 물리적으로 행사하지 못한다고 해서 권리를 부여하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거 같다. 실제로 이런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곳도 있다. 김효연은 『시민의 확장』에서 ‘선거권이 없는 아동·청소년이 피선거권자의 관점에서 소외당하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독일에서는 연령 제한 없는 선거권(생래적 선거권)을 제시’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각국의 선거권 연령은 16~21세로 다양하다. 나라마다 선거권을 부여하는 기준점이 되는 나이가 다르다는 건, 결국 이 기준이 해당 국가의 사회적 합의에 따라 자의적으로 정해진다는 걸 보여준다. ‘선거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거다. 

 

자기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결정들에 참여할 권리

청소년은 마치 정치와 무관한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그려지지만, 청소년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정치적인 결정은 무수히 많다. 친권자, 주로 부모에게 부여되는 자녀에 대한 막대한 권한과 학생 청소년의 삶을 옥죄는 학교, 말도 안 되는 학습시간을 강요하는 입시제도, 가정 내 아동폭력, 청소년 알바노동자 착취 등이 청소년의 인권을 억압하는 대표적인 문제이지만 정치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취급 받아왔기에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의 당사자인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주어진다면,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결정들에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미성숙’해서 안 된다고?

역사적으로 약자의 참정권은 계속해서 무시되어 왔다. 지금은 성별과 인종을 이유로 참정권을 보장하지 않는 나라가 거의 없지만, 190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 여성과 흑인은 제도권 정치에 참여 할 수 없었다. 당시의 여성 · 흑인 참정권 운동 때도 반대파에서는 지금 한국에서 청소년 참정권을 반대하는 세력과 똑같은 논리를 내세웠다. 바로 그들의 ‘미성숙함’이다. 

 

“청소년은 아직 정치에 대해 제대로 된 판단하기에는 판단력이 부족하고, 그래서 언론이나 주변 어른들의 말에 휩쓸리기 쉽다.” “세금을 내지도 않으면서 무슨 권리냐.” 청소년의 참정권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청소년이 미성숙하고, 성인과 동일한 의무를 지지 않으니 아직 참정권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참정권은 모두가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다. ‘나중에’ 보장되어도 되는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 우리는 ‘청소년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지’ 물을 게 아니라, 이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이라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참정권을 자격을 따져가며 부여하자는 논리가 과연 정당한지를 물어야 할 것이다. 

목, 2017/11/0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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