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술의금강이야기] 수달이 죽고 소가 버려지는 4대강

수달이 죽고 소가 버려지는 4대강
물밖에 드러난 펄밭에서 풍기는 악취, 숨쉬기도 거북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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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330호 수달이 걸려있던 폐그물.ⓒ 김종술[/caption]
수달이 죽었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들어간 그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 수변공원엔 죽은 소도 버려졌다. 쓰레기도 가져다 버린다.
4대강사업 준공 5년 만에 금강 세종보와 백제보의 수문이 열렸다. 정부는 내년 6월까지 수위를 낮추면서 변화에 따른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평균 6m 수심에서 1.5m가량 수위가 내려갔다. 낮아진 수위로 곳곳에서 모래톱과 펄밭이 드러났다.
백제보를 찾았다. 지난밤 흩뿌린 눈이 하얗게 덮었다. 금강청남지구 입구에 ‘옛 역사를 품고 내일로 흐르는 비단물결’ 제5경 왕진나루(백제보)라고 적혀있다. 강변엔 ‘백제의 향기가 흐르는 백마강’이란 커다란 대리석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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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당시 백제보 우안에 조경수로 옮겨온 상수리나무의 지지대의 철사를 풀어주지 않아 안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다.ⓒ 김종술[/caption]
4대강 사업으로 백제보 우안에 옮겨온 상수리나무 잎사귀가 바람에 우수수 떨어졌다. 조경수로 심은 것이다. 나무마다 상처가 보였다. 나무의 지지대를 제때 풀어주지 않아서 생긴 상처다. 일부 나무는 굵은 철사가 안으로 파고들었다.
바짝 말라가는 어도 바닥에 깔아놓은 바윗덩어리 사이마다 얼음이 얼었다. 촉촉하게 물기가 있는 곳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인기척에 놀라 꿈틀거렸다. 죽은 물고기 사체도 보였다. 허연 속살을 드러낸 말조개와 펄조개도 간간히 눈에 띈다. 부유물이 엉겨 붙어 썩어가는 조류는 심한 악취를 풍겼다. 숨 쉬기도 거북하다.
무릎까지 푹푹 빠지던 펄밭도 하얀 눈이 덮여 얼어붙었다.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진다. 조개를 잡아 물에 넣어주는 작업자들이 찍어놓은 발자국만 선명하다. 울창한 숲을 이루던 버드나무는 앙상하게 말라 죽었다. 손으로 잡는 족족 부서져 내린다. 죽은 나뭇가지엔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만 뒤엉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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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상류 500m 지점, 폐그물에서 발견된 수달. 심한 악취가 진동했다. ⓒ 김종술[/caption]
백제보 상류 500m 지점 버려진 폐그물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가까이 다가가자 심한 악취가 진동했다. 길이 70cm쯤 되어 보이는 동물의 사체가 들어 있었다. 엉킨 그물을 풀어헤쳤다. 족제비로 보이는 짐승이 죽어있다. 박원수 수달보호협회 회장에게 사진을 보내서 확인을 요청했다.
“천연기념물 330호 수달이 맞다. 배고픈 수달이 그물에 들어갔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서 익사 한 것이다. 수달은 잠수 능력이 없어서 25초 이내에 물 밖으로 올라 와야 한다. 수달은 눈이 안 보여서 그물을 보지 못한다. 앞니가 면도날처럼 날카롭다. 그물을 찢고 들어가도 잠수 능력을 다 소모해 입구를 찾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다. 그물은 수달에게 치명적인 적이다.”
수달 아빠로 통하는 박원수 회장의 경고는 계속됐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수달을 연구해서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수달 연구만 30년째다. 수달은 낮은 여울이 있는 강가에 서식한다. 물고기를 잡을 때면 순간 속도가 25km 정도 나온다. 수달은 물속에서 먹이활동을 하다가 2시간마다 물 밖으로 나와 몸을 말려야 한다.
무분별한 (4대강) 자연하천 파괴가 수달을 사라지게 한다. 보금자리를 잃고 죽어가는 것이다. 생태계 교란으로 낮에 보이는 경우도 있다. 정부가 (야생동물)종 자체는 보호하지만 서식지 파괴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강변에 버려진 그물들은 모두 걷어내야 한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펄의 깊이는 심해졌다. 기온이 오르면서 펄밭은 푹푹 빠져들었다. 햇볕에 말라 죽어가는 조개를 보고도 펄이 깊어서 들어가지 못할 정도다. 수십 년 묵힌 저수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금강에서 보이고 있다.
4대강 수변공원에 버려지는 동물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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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우성면 옥성리 제방엔 버려진 농산물이 즐비하다.ⓒ 김종술[/caption]
강변에 소가 버려졌다. 소똥까지 함께 버렸다. 침대도 버렸다. 화장실 타일부터 시멘트 포대까지 함께 버렸다. 토마토·오이·양파·무 등 농작물도 버렸다. 쓰레기를 주기적으로 가져다 버리고 태우는 장소도 있다.
충남 공주시 우성면 옥성리. 공주보 하류 2km 지점 강변. 4대강사업 이전만 해도 농토였던 곳이다. 농민들은 하천부지를 일궈 배추, 수박 등을 심어 가꿨다. 4대강사업 이후 강변은 수변공원 명목으로 조성됐다. 20만 평에 이르는 농토를 걷어냈다.
그 자리에 억새와 느티나무 벚나무를 심었다. 이식된 느티나무는 대부분 말라 죽었다. 방치된 ‘공원’에는 잡풀이 무성하고 강변은 쓰레기투성이로 썩고 있다. 죽은 나무들은 목이 잘린 채 말뚝처럼 박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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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하류 2km 지점인 충남 공주시 우성면 옥성리 강변에 죽은 소가 내다버렸다.ⓒ 김종술[/caption]
독수리 두 마리가 빙글빙글 허공을 맴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수풀을 헤쳐 봤다. 소가 버려져있다. 지난 4월에도 2마리가 버려진 곳이다. 죽은 송아지 옆에 소똥도 같이 버렸다. 소를 옮기는 과정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장갑도 있다.
동물 사체는 지정한 장소에 처리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1천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주시에 신고했다. 기자의 연락을 받고 우성면 직원들이 현장을 찾았다. CCTV가 없는 강변에서 범인을 잡기란 쉽지 않다. 현장을 돌아본 직원들은 사진을 찍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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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자재로 사용하고 남은 타일과 시멘트도 강변에 버렸다.ⓒ 김종술[/caption]
주변 강변을 훑었다. 깨진 유리창, 바구니, 이불, 침대, 의자, 장화, 플라스틱, 타이어, 방석, 다리미, 농약 통, 전기장판, 액자, 선풍기, 스티로폼, 신발, 포대자루, 캔, 물병, 타이어, 타일, 페인트, 벽돌, 기름통, 각종 일회용품까지 버려져 있다.
농민들의 불법 투기도 심각하다. 농사에 사용한 비닐부터 각종 자재까지 내다 버린다. 공주시 우성면 옥성리 인근 제방에는 농작물이 버려졌다. 토마토부터 오이, 무, 배추, 매실 등 다양하다. 가정에서 나온 쓰레기를 가져다가 버리고 태우는 장소도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강변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강아지부터 토끼, 염소까지 각종 사체가 버려진다. 도심과 가까운 공원에는 살아있는 애완견도 버린다. 공주시 ‘쌍신생태공원’과 국가 명승 제21호 ‘고마나루’ 인근에서는 버려진 강아지들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4대강 준공 뒤 5년, 수달이 죽어가고 강변은 죽은 소를 무심히 내다 버리는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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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내린 눈으로 백제보 상류 펄밭이 하얗게 변했다.ⓒ 김종술[/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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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짝 말라죽은 버드나무에 버려진 폐그물이 걸려있다.ⓒ 김종술[/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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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가 바라다보이는 상류 버드나무 군락지는 나무들이 앙상하게 말라 죽었다.ⓒ 김종술[/caption]
문의 : 물순환팀 02-735-7066





































강물 속에 회전식 스크류가 돌아가며 인위적인 물흐름을 만든다. 이것이 한국수자원공사의 녹조 대책이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이곳은 낙동강 강정고령보 상류로 좌안 쪽 철제 자전거도로가 강물 위로 놓여 있는 곳이다. 자전거도로 아래로 가서 강변을 살폈다. 한쪽에선 스크루가 돌아간다. 전기로 회전식 스크루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녹조 띠가 모여서 엉겨 붙는 것을 방지하고자 수자원공사에서 설치한 설비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녹조 대응이 아닐 수 없다. 녹조가 사람들의 눈에만 띄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눈가림용 대책인 것이다.
대구 달성군의 유람선이 강정고령보 앞을 돌아나오고 있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그러나 과연 작금의 낙동강이 뱃놀이사업을 벌여도 좋을 만큼 여유롭고 안전한 강일까? 멀리서 낙동강을 바라보면 일견 그런 생각도 들지 모른다. 왜? 강에 물이 가득하니 멀리서 보기엔 좋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까이 가보면 실상은 달라진다. 이날 기자가 물이 제법 빠진 낙동강 가장자리를 따라 돌아본 현실도 녹록지 않은 것이었다.
강정고령보 좌안 아래쪽으로 따라 떼죽음한 강준치가 널려 있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강 가장자리 마른 곳으로까지 밀려 나온 폐사체들은 이미 일주일쯤 전에 죽은 것들로 절반이 뜯겨나간 놈들, 내장이 다 빠져나가 뱃속이 텅 비어 버린 녀석들, 머리만 남은 녀석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녀석들까지 그 양상이 다양하다.
사실 낙동강에서는 지난 7월 3일경부터 물고기의 떼죽음이 목격되었다. 그 일주일 뒤인 7월 7일에는 합천 창녕보 상류인 우곡교 일대에서도 강준치 떼죽음이 목격되었고, 7월 15일 이곳 강정고령보에서도 85마리의 강준치가 떼로 죽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낙동강 전 구간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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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서 강준치가 떼죽음했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왜 그럴까? 강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얕은 낙동강에서 최소 수심이 6m로 깊어져 물은 층이 져 순환되지 않고 있고, 또 가장자리를 따라 녹조 띠가 떠오른다. 이날은 날도 흐렸는데도 녹조 띠가 가장자리를 따라 떠올랐다. 이미 녹조의 한계 용량을 넘어서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녹조는 자가증식을 통해서 점점 더 자라고 있는 것이다. 녹조가 내뿜는 맹독은 청산가리의 10배에 해당한다 한다.
위험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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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도래지 옆을 뱃고동을 울리며 개선장군인양 진군하고 있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그러나 유람선사업은 아무 제지 없이 그대로 강행되고 있다. 뱃고동까지 울리면서 말이다. 녹조 띠는 강 표면에 많이 핀다. 남조류가 강 표면에 몰려 있는 것이다. 강 표면의 물은 배가 지나다니면 포말로 부서지면서 흩뿌리게 되고 그것이 그대로 승객의 피부나 입에도 닿게 된다. 피부에 닿은 남조류는 사람의 입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이 얼마나 위험한 시나리오인가? 그러나 과연 이런 위험이 없을까? 남조류 독성은 청산가리의 10배 해당하는 맹독으로 심각한 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일찍이 서구에서는 가축이나 야생동물의 감염사에 어이 사람까지 사망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녹조가 필 시기에는 유람선사업을 자제해달라"는 환경단체의 주장마저 무시하고 위험천만한 뱃놀이사업을 강행하는 달성군은 도대체 누구의 군청이란 말인가. 강정고령보와 화원유원지 사이에 있는 달성습지가 철새도래지이자 야생동물들의 서식처인 것도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비가 내리는 날임에도 강정고령보 상류에 녹조가 피어올랐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이대로 두면 상태는 더욱 악화될 뿐이다. 낙동강은 다른 강들과 달리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다. 식수원 낙동강이 점점 위험해지는 것이다. 이를 어쩔 것인가?
더 늦기 전에 특단의 조처를 내려야 한다. '찔끔 방류'가 아닌 수문 완전 개방을 통해 강의 유속을 빨리 만들어줘야 한다. 수문을 연 뒤 일어나는 제반 문제들도 빨리 대안을 만들고 해서 빨리 수문부터 열어야 한다. 그러고 난 후 하나씩 4대강 보를 철거해야 해나가야 한다. 강을 강답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 강은 흘러야 한다. 그것이 순리이자 진리이다. 더 늦기 전에 강을 흐르게 하는 것만이 강도 살리고 우리 인간도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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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끔 방류로는 안된다. 수문을 활짝 열어라!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수문이 열린 공주보를 지켜보는 참가자 .ⓒ 이정훈
모래톱에 새겨진 수달흔적 .ⓒ 이정훈[/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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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에 흔적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 이정훈[/caption]
수문개방으로 실제로 물의 흐름이 생기면서 물은 다시 맑은 강의 모습을 되찾았다. 20일과 25일 찾아간 금강의 생물들의 다양한 흔적은 종다양성을 입증해주고 있었다. 재첩, 고라니, 삵, 이름 모를 작은 새들의 흔적이 하천의 모래톱에 그대로 새겨져 있었다. 본디 이렇게 살아왔을 생물들에게 4.5m의 인공호수는 그야말로 지옥이었을 게다. 수문개방은 생물들에게는 지옥으로부터 탈출구인 것이다.
사람들도 낮아진 강에서는 마음이 달라지는 모양이다. 20일 함께 찾은 아이들이 거침없이 강물에 발을 담갔다. 쌀쌀한 날씨에도 모래가 있는 물가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발을 담근 것이다. 맑은 물과 모래가 발가락 사이를 오가며 느끼는 간지러움 때문에 잠시지만 즐겁게 물놀이를 진행했다. 모래가 흐르는 강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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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상류에 생긴 모래톱에 발에 물을 담근 아이들 .ⓒ 이정훈
민물조개 ⓒ 이정훈[/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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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타난 재첩.ⓒ 이정훈[/caption]
흐르고 싶은 대로 흐르고 쌓이고 싶은 곳에 쌓이면서 만들어왔던 모습을 잃어버린 죽은 강을 이제 다시는 없게 해야 한다. 하지만 백제보는 11월 1일부로 다시 수문을 닫았다. 수막재배라는 농법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백제보 수문개방으로 지하수위가 내려가면서 물을 쓸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11월부터 3월까지 겨울철 보온을 위해 사용되는 백제보 인근 주민들의 농업용수사용량은 부여인구 전체가 사용하는 용수의 수배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물을 사용하는 농법의 전환이 이루어지거나, 대체용수공극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백제보는 매년 겨울 수문을 닫아야 한다. 따라서 농가의 농법전환과 대체수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강은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역동성을 증명해주었다. 강의 역동성에 사람과 생명들은 더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을 만났다. 강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다시 닫힌 백제보 수문은 평가를 통해 반드시 다시 열릴 것을 기대해본다. 강은 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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