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국가에서 총 2만6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제적 여론조사 결과, 모든 국가에서 재생에너지 확대가 기후변화 대응과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이라며 다수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과 풍력에 대해선 각각 80%와 67%가 더 늘려야 한다고 답변해 재생에너지가 보편적 인기를 받는 에너지원으로 확인됐다. 반면 석탄과 원전에 대해서는 오히려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62%와 47%로 다수 의견을 나타냈다.
덴마크 전력기업인 외르스테드(Ørsted)가 조사전문기관인 에델만 인텔리전스에 의뢰한 이번 '녹색 에너지 바로미터(Green Energy Barometer)' 조사는 에너지 인식에 대한 세계적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한국, 중국을 포함한 13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당 최소 2천명씩 총 2만6천명이 7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온라인 조사에 참여했다.
대다수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기후변화에 대한 효과적 대책일 뿐 아니라 경제적 편익과 에너지안보에도 유익하다고 응답했다. 재생에너지 전환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편익을 불러온다는 데 각각 73%가 동의했고, 67%는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가 에너지 요금을 저감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3%는 재생에너지가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화석연료를 대체해 건강 질환의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국인 69% 재생에너지 확대, 94%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 지지
재생에너지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석탄발전은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모든 국가에서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13개 국가에서 재생에너지를 더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중국에서 89%로 가장 높았고 한국에서는 69%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석탄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은 평균 85%로 나타났다. 한국은 94%로 13개 국가 중 중국(9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궁극적으로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을 재생에너지로 전면 전환할 필요성에 대해 평균 82%가 동의했다. 한국의 경우, 77%가 재생에너지로 모든 전력을 공급하는 사회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은 한국의 태양과 바람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잠재량은 풍부하며, 시민 참여와 제도 개선을 통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제1의 전력 공급으로 확대하는 시나리오(‘재생에너지로 모든 전력을’)를 발표한 바 있다.
핵발전소의 건설과 운영을 독점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운동경기의 선수라면 핵발전소가 안전하게 운영되는지 감독하고 규제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심판과 같은 존재다. 원안위가 심판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 핵발전소의 안전은 지켜질 수 있다.
원안위가 독립적인 규제 기구로 출범한지 6년이 지났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원안위가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실태를 취재했다.
원안위 전문위원 2명, 한수원 출연금으로 조성된 연구용역비 받아
현직 원안위 원자력안전 전문위원 2명이 한수원 출연으로 조성된 연구사업의 용역을 받은 것으로 <목격자들> 취재 결과 확인됐다. 원안위 전문 위원이 규제 감독해야 할 한수원의 출연금으로 조성된 연구용역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전문위원의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목격자들 취재결과,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인 부산대 정지환 교수와 조선대 나만균 교수가 지난해부터 서울대 전력연구소 산하 원자력정책센터가 수행하고 있는 한수원의 정책연구 용역에 각각 5천만 원과 3천만 원의 연구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적으로는 두 전문 위원은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실제론 한수원이 출연한 돈으로 진행한 연구용역이었다.
▲지난해 한수원으로 부터 20억원을 지원받아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가 진행한 연구용역사업, 원안위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인 부산대 정지환 교수, 조선대 나만균 교수도 용역을 받았다.
취재진이 서울대 전력연구소로부터 받은 정보 공개자료를 보면 두 교수의 연구비를 지원한 곳은 한수원이었다. 또 지원사업 항목에는 ‘용역’으로 표기돼 있었다. 특히 두 교수는 모두 연구과제가 한수원의 출연금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원자력안전 전문위원회는 15명 이내로 구성되는 원안위 소속 기구로 핵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대한 사전 검토를 하고 원안위 회의에 기술적 자문을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독립적인 위치에서 원자력 전반을 감독, 판단해야 할 원안위 전문위원이 감독, 규제 대상인 한수원으로부터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연구용역비를 받는 것은 이해상충 논란과 함께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직도
그동안 원안위 위원들과 전문위원들이 한수원의 연구용역을 수행하거나, 자문위원 등으로 한수원의 사업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정지완 교수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연구비를 받는 게 적절한지 고민이 돼 원안위에 질의를 했으나 문제 없다는 답변을 듣고 연구용역을 수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 나만균 교수는 “문제 될 게 없다”고 답했다.
<목격자들> 취재진은 현직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이 사실상 한수원의 연구용역비를 받는 것에 대해 적절한 것인지 원안위에 질의했다. 최종배 원안위 사무처장은 “현재 규정상 전문위원이 한수원의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것이 결격사유는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관련 규정을 개정해서라도 앞으로 전문위원이 한수원의 용역을 수행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 10조 <결격사유> 조항을 보면 “최근 3년이내 원자력 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단체로부터 연구개발과제를 수탁하는 등 원자력 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단체가 수행하는 사업에 관혀하였거나 관여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원안위원이 될 수 없다고 명시해놓고 있지만,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결격 사유 규정이 없다.
원안위 공무원, 한수원 사택 반값으로 제공받아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 공무원이 시세보다 절반 이상 싼 금액으로 한수원 사택에 입주하는 등 한수원으로부터 특혜를 제공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은 원안위 공무원 27명이 지난 2001년부터 고리, 한빛, 월성, 한울 원자력본부 등 한수원 지역 본부 4곳에 있는 한수원 직원용 사택에 규정된 전세보증금의 30~40%만 내고 입주해 살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원자력본부 사택을 찾았다. 1,200세대의 아파트와 빌라 복합 단지 내에 각종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사택입주자를 위한 전용 캠핑장과 골프 연습장까지 있었다. 사택 관계자는 이사철에 잠깐 빈 집이 생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빈 집이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 직원의 사택 입주율은 지역본부별로 70-80%에 불과했다. 또 현재 대기자도 105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영광 한빛원자력본부 한수원 직원용 사택단지
한수원 사택 특혜 제공 의혹에 대해 최종배 원안위 사무처장은 “유사시 신속하게 핵발전소에 진입해야 하는 지역주재원의 특성상, 원전 인근에 있는 한수원 사택에 입주할 수밖에 없고, 현재 원안위 예산으로는 전세 보증금을 전액 낼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수원으로부터 편의를 제공 받는 원안위 공무원들이 과연 한수원을 제대로 감독하고 규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전 원안위원장, 월성1호기 수명연장 결정 과정 “절차적 문제 있었다” 인정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은 원안위의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허가를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2015년 2월 원안위가 의결한 월성1호기 수명연장 허가 결정이 부당하다며 2,100여 명의 국민소송단이 원안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민소송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월성 핵발전소
국민소송단은 당시 소송에서 한수원이 월성1호기에 최신 안전 기준을 적용하여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않았고, 원안위의 수명연장 의결이 나기 전인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월성1호기의 핵심설비인 압력관 380개를 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원안위 사무처 과장의 결재를 받아 교체하는 등의 위법 행위를 했음에도 원안위가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허가한 것은 위법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내용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당시 원안위원장이었던 이은철 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핵심설비인 압력관 380개 교체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압력관 교체에 7,000억원을 투입한 상황에서 원안위가 월성1호기의 수명 연장 불허를 결정기하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은철 전 원안위원장이 월성1호기 수명연장과 관련하여 절차적 문제점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원안위는 심의 과정에서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한 안전성 논란에도 단 3차례 회의를 거쳐 수명연장 허가를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은철 당시 위원장은 “월성 원전의 안전성이 기술적으로 입증되었다고 판단해 표결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표결을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 “원안위 위원 다수의 의견을 수용해 표결 처리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회의 속기록을 보면, 야당 추천 위원 2명은 표결에 반대하며 계속 심의를 요구했고, 정부 여당 추천 위원들은 표결할 것을 계속 요구하는 것으로 나온다. 당시 표결에 반대하며 퇴장했던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이 이미 누군가가 결정한 사항이고, 원안위는 이를 통과시키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원안위, “원전 사고나 고장을 국민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지난해 5월부터 전남 영광 한빛원전에서 격납건물 철판의 부식과 콘크리트 외벽의 빈 공간,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 내부의 이물질 등이 잇따라 발견됐다. 핵발전소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다.
그러나 언론보도가 있기 전까지 원안위는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 홈페이지에 게시하지도 않았고 지역주민들에게도 설명하지 않았다.
영광군 주민들은 원안위의 무책임과 비밀주의를 비판한다. 건설 당시부터 부실, 불량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도 원안위가 제대로 안전 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핵발전소 고장과 각종 사고 정보도 그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제때 공개하지 않았고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한수원 지역본부 측에 해명을 떠넘기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최종배 원안위 사무처장은 “규제기관인 원안위가 원전 사고나 고장 사실을 국민에게 먼저 알리는 것만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사무처장은 또 “한수원의 보고서는 저작권 문제가 있어 함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핵발전소의 안전 정보를 제한적으로만 공개하는 원안위의 태도는 결국 사업자인 한수원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있다.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NSC),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등 해외 원자력 감독 규제기관들은 핵발전소의 안전성분석보고서를 공개함은 물론 핵발전소별 일일 점검 보고서까지 빠짐없이 공개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핵발전소의 안전을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다. 원안위가 국민의 편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근본적 혁신이 필요한 때다. 그 출발은 원전으로 이익을 얻는 사업자 즉 한수원과의 유착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어제(22일) 청와대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후속조치와 보완대책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시민참여단의 다수가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 선택을 했지만 그와 함께 ‘원전안전기준 강화’과 ‘원전축소’를 권고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원전 안전기준 강화를 ‘원전비리 척결과 투명성 강화, 지진 연구 강화’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다는 데에 놀랍기도 하고 실망이 크다. ‘원전축소’ 권고에 대해서는 다음 정부에서야 원전이 줄어들 것이라고 한 것 역시 한가한 얘기다.
원전 비리 근절과 투명성 향상은 원전확대정책을 추진하던 전 정권부터 추진 중이었던 내용으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시민참여단은 숙의과정에서 신고리 5‧6호기에 적용되는 안전기준이 수출용 원전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 곳에 여러 기의 원전이 집중되는 건설허가를 하면서도 다수호기 안전성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경주지진에도 불구하고 취대지진평가가 제대로 없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일본 등에서 후쿠시마 후속조치로 원전 1기당 1조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설계보완을 한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23기 원전에 안전성 강화비용 1조원이 들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원전안전성 강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안전기준은 높아져 가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10년전이든 30년 전이든 운영허가를 받았을 때의 안전기준이 설계수명 내내 유효하다고 보며 운영허가를 설계수명 대로 내어 준다. 이는 세계적인 안전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기준이다. 가동 중인 원전을 항상 최신기술기준에 맞도록 규제하는 미국의 소급적용(Back fitting)제도를 도입하거나 유럽처럼 10년을 주기로 원전 안전성을 업그레이드해서 나아가 운영허가를 10년 주기로 다시 받도록 해야 한다.
원전 사고가 일어난다는 가정 하에 반경 30킬로미터 이내의 시민들의 대피를 위한 원전사고 시 방사성물질 확산 시뮬레이션과 그에 따른 대피 시나리오와 함께 실질적인 대피소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한 부지에 여러 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어도 동시사고는 고려하지 않은 채 1기에서만 사고가 난다고 가정하는데, 다수호기 동시사고에 대한 안전성 평가도 실시해야 한다. 한 번에 몇 기의 원전에서 사고가 날지, 그때의 방사성물질 방출량은 얼마나 되고 그에 따른 대처가 가능한지, 집단 피폭선량을 감안했을 때 인구 밀집 지역으로부터 충분한 거리가 떨어져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경주지진 진앙지인 양산단층을 비롯한 활성단층들을 포함한 원전부지 최대지진 평가를 해서 그에 걸맞은 내진설계를 건설 중인 원전에 반영해야 한다. 다수호기 동시사고 평가가 다수호기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도 둔갑해서는 안 되고, 신고리 5,6호기는 수출용 원전과 동일하게 유럽수준의 안전기준이 적용되어 현재의 중대사고 대처가 실효성이 있는지 평가되어야 한다.
나아가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자체 안전기술기준을 수립할 수 있도록 관련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원전 축소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마련되어야 한다. 건설 중인 원전인 신고리 4호기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는 초대용량 원전으로 5기에 7기가와트의 발전설비이다. 고리 원전 1호기 12기 분량이다. 동남권 노후원전인 고리 2,3,4호기와 월성 1,2,3,4호기 다 합쳐도 설비용량은 5.3기가와트밖에 되지 않는다. 원전 축소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원전 총 용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과 동남권 일대의 원전 밀집지역의 원전 용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필수적인 안전성 강화로 인해 큰 비용이 예상되는 노후원전 조기폐쇄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원전 1호기 폐쇄 기념식에서 ‘탈원전’을 강조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재개된다고 해서 어물쩍 기존의 부실한 안전성 평가를 그대로 둔 채로 넘어가서도, 탈원전의 탈을 쓴 ‘원전 확대’를 당연히 해서도 안된다. 탈원전을 넘어 탈석탄, 에너지효율 향상까지 포함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전안전성 강화와 원전 축소의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계획이 나와야 한다.
지난 화요일(2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무회의에서 공론화위원회 권고 이행을 위한 정부대책 확정’했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하겠다면서 ‘후속조치 및 에너지전환(탈원전)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런데 원전안전기준 강화 대책이라는 것은 박근혜 정부 때 이미 발표된 내용을 약간 보완한 정도의 재탕 대책이고 탈원전 로드맵이라는 것은 결국 원전 확대 계획이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와 신고리 4호기, 신한울 1,2호기 재검토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말이다.
정부는 모든 원전의 중대사고 관리계획서를 제출, 다수호기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 규제방법론 조기 개발, 7.0 지진규모로 내진성능 보강, 원전비리 척결, 안전 관련 정보공개 대상 확대, 민간환경감시기구 실질적인 감시‧소통 기능 수행 등을 원전안전강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박근혜 정부시절의 정책들로 재탕을 넘어서고 있지 못하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대통령 직속기구화 및 독립성 강화방안 등은 그마저도 빠져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제대로 된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실효성 없는 안전대책들만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는 결국 안전성 강화에는 실효성 없이 연구 용역만 늘려서 원자력계만 배불리는 결과만 낳을 뿐이다.
중대사고 관리계획서는 이미 원자력안전법 개정으로 신규원전에서 제출해야 하는 서류다. 하지만 서류에 불과해서 설계보완을 통한 실질적인 안전성 향상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수호기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는 다수호기 원전 입지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므로 결정론적 안전성 평가를 해야 한다고 원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미 작년에 확률론적 안전성평가에 130억 원 가량을 지출했다. 이 역시 서류 평가에 불과한데도 막대한 액수의 연구용역 발주라서 원자력계 배불리기 용역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진규모 7.0 내진성능 보강 역시 경주지진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발표한 대책이다. 신고리 5,6호기의 내진설계는 이미 지진규모 7.0 수준이지만 역사지진 규모가 7.5까지도 평가받고 있어서 경주지진과 양산단층 등 활성단층을 포함한 최대지진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고 지적되었다. 공론조사에서 확인된 수출용 원전과 내수용 원전 안전기준이 다른 점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다.
원전비리 척결은 언제나 필요한 것이지 원전안전기준 강화의 대책은 아니다. 원전안전 정보공개는 이미 원자력안전법 개정으로 신규원전에 적용되었고 가동 중 원전에 대한 적용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올해 초부터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민간환경감시기구 실질적인 감시‧소통 기능은 현재 부지 밖으로만 한정되어 있는 감시 영역을 부지 내 원전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수차례 지적된 것인데 이에 대한 내용은 없다.
원전 안전 강화를 위해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문재인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대통령 직속기구화 해야 하며 원자력 사업자 및 원자력계의 이해로부터 벗어난 위원 구성 등 인적 쇄신이 요구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는 실효성 없는 안전정책들만 재탕 삼탕 반복될 우려가 크다.
원전안전기준의 실질적인 강화를 위해서는 가동 중 원전을 최신기술기준으로 평가하고 운영허가를 10년 주기적안전성평가 때마다 갱신하도록 해야 한다. 내수용 원전과 수출용 원전에 동일한 안전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다수호기 동시사고 시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활성단층을 포함한 원전 부지 최대지진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 다수호기 동시 사고와 사고 시 방사성물질 확산 시뮬레이션을 반영한 방사능방재 계획 마련도 필요 하다.
이번 발표의 내용을 보면 ‘에너지전환(탈원전) 로드맵’이라 부르기도 무색할 정도다. 문재인 정부 임기 중 원전이 오히려 늘어나는 로드맵이다. 위법적으로 수명연장 중인 월성 1호기 하나 폐쇄하는 계획 말고는 원전 축소 계획은 아예 없다. 오히려 건설 중인 5기의 원전(고리1호기 12개 분량)을 임기 중에 모두 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운영허가도 통과되지 않은 원전들의 운영을 당연시 하고 있다. 이게 무슨 ‘원전 축소’ 계획이며 ‘탈원전’ 계획인가?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신고리 5,6호기 없어도 충분히 전력공급이 가능한 계획을 마련 중이었다. 전력수급에 큰 문제가 없는 만큼 최소한 신고리 5,6호기 분량의 노후원전들의 조기 폐쇄는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에 이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
파렴치한 보수언론의 ‘원전 축소’ 권고안 흔들기가 한창이다. 대선 당시 신고리 5,6호기 백자회와 재검토, 원전 축소 공약을 제시했던 야당들도 정치공세가 대단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 탈핵 정책을 현재의 보수 야당들처럼 대선시기 표심 얻기 용으로 활용한 게 아니라면 실질적인 원전 축소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10기 원전을 입지시킬 계획이라면 실질적인 원전안전기준 강화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핵발전소의 건설과 운영을 독점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운동경기의 선수라면 핵발전소가 안전하게 운영되는지 감독하고 규제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심판과 같은 존재다. 원안위가 심판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 핵발전소의 안전은 지켜질 수 있다.
원안위가 독립적인 규제 기구로 출범한지 6년이 지났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원안위가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실태를 취재했다.
원안위 전문위원 2명, 한수원 출연금으로 조성된 연구용역비 받아
현직 원안위 원자력안전 전문위원 2명이 한수원 출연으로 조성된 연구사업의 용역을 받은 것으로 <목격자들> 취재 결과 확인됐다. 원안위 전문 위원이 규제 감독해야 할 한수원의 출연금으로 조성된 연구용역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전문위원의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목격자들 취재결과,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인 부산대 정지환 교수와 조선대 나만균 교수가 지난해부터 서울대 전력연구소 산하 원자력정책센터가 수행하고 있는 한수원의 정책연구 용역에 각각 5천만 원과 3천만 원의 연구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적으로는 두 전문 위원은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실제론 한수원이 출연한 돈으로 진행한 연구용역이었다.
▲지난해 한수원으로 부터 20억원을 지원받아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가 진행한 연구용역사업, 원안위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인 부산대 정지환 교수, 조선대 나만균 교수도 용역을 받았다.
취재진이 서울대 전력연구소로부터 받은 정보 공개자료를 보면 두 교수의 연구비를 지원한 곳은 한수원이었다. 또 지원사업 항목에는 ‘용역’으로 표기돼 있었다. 특히 두 교수는 모두 연구과제가 한수원의 출연금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원자력안전 전문위원회는 15명 이내로 구성되는 원안위 소속 기구로 핵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대한 사전 검토를 하고 원안위 회의에 기술적 자문을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독립적인 위치에서 원자력 전반을 감독, 판단해야 할 원안위 전문위원이 감독, 규제 대상인 한수원으로부터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연구용역비를 받는 것은 이해상충 논란과 함께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직도
그동안 원안위 위원들과 전문위원들이 한수원의 연구용역을 수행하거나, 자문위원 등으로 한수원의 사업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정지환 교수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연구비를 받는 게 적절한지 고민이 돼 원안위에 질의를 했으나 문제 없다는 답변을 듣고 연구용역을 수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 나만균 교수는 “문제 될 게 없다”고 답했다.
<목격자들> 취재진은 현직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이 사실상 한수원의 연구용역비를 받는 것에 대해 적절한 것인지 원안위에 질의했다. 최종배 원안위 사무처장은 “현재 규정상 전문위원이 한수원의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것이 결격사유는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관련 규정을 개정해서라도 앞으로 전문위원이 한수원의 용역을 수행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 10조 <결격사유> 조항을 보면 “최근 3년이내 원자력 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단체로부터 연구개발과제를 수탁하는 등 원자력 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단체가 수행하는 사업에 관여하였거나 관여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원안위원이 될 수 없다고 명시해놓고 있지만,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결격 사유 규정이 없다.
원안위 공무원, 한수원 사택 반값으로 제공받아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 공무원이 시세보다 절반 이상 싼 금액으로 한수원 사택에 입주하는 등 한수원으로부터 특혜를 제공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은 원안위 공무원 27명이 지난 2001년부터 고리, 한빛, 월성, 한울 원자력본부 등 한수원 지역 본부 4곳에 있는 한수원 직원용 사택에 규정된 전세보증금의 30~40%만 내고 입주해 살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원자력본부 사택을 찾았다. 1,200세대의 아파트와 빌라 복합 단지 내에 각종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사택입주자를 위한 전용 캠핑장과 골프 연습장까지 있었다. 사택 관계자는 이사철에 잠깐 빈 집이 생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빈 집이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 직원의 사택 입주율은 지역본부별로 70-80%에 불과했다. 또 현재 대기자도 105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영광 한빛원자력본부 한수원 직원용 사택단지
한수원 사택 특혜 제공 의혹에 대해 최종배 원안위 사무처장은 “유사시 신속하게 핵발전소에 진입해야 하는 지역주재원의 특성상, 원전 인근에 있는 한수원 사택에 입주할 수밖에 없고, 현재 원안위 예산으로는 전세 보증금을 전액 낼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수원으로부터 편의를 제공 받는 원안위 공무원들이 과연 한수원을 제대로 감독하고 규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전 원안위원장, 월성1호기 수명연장 결정 과정 “절차적 문제 있었다” 인정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은 원안위의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허가를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2015년 2월 원안위가 의결한 월성1호기 수명연장 허가 결정이 부당하다며 2,100여 명의 국민소송단이 원안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민소송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월성 핵발전소
국민소송단은 당시 소송에서 한수원이 월성1호기에 최신 안전 기준을 적용하여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않았고, 원안위의 수명연장 의결이 나기 전인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월성1호기의 핵심설비인 압력관 380개를 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원안위 사무처 과장의 결재를 받아 교체하는 등의 위법 행위를 했음에도 원안위가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허가한 것은 위법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내용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당시 원안위원장이었던 이은철 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핵심설비인 압력관 380개 교체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압력관 교체에 7,000억원을 투입한 상황에서 원안위가 월성1호기의 수명 연장 불허를 결정기하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은철 전 원안위원장이 월성1호기 수명연장과 관련하여 절차적 문제점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원안위는 심의 과정에서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한 안전성 논란에도 단 3차례 회의를 거쳐 수명연장 허가를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은철 당시 위원장은 “월성 원전의 안전성이 기술적으로 입증되었다고 판단해 표결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표결을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 “원안위 위원 다수의 의견을 수용해 표결 처리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회의 속기록을 보면, 야당 추천 위원 2명은 표결에 반대하며 계속 심의를 요구했고, 정부 여당 추천 위원들은 표결할 것을 계속 요구하는 것으로 나온다. 당시 표결에 반대하며 퇴장했던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이 이미 누군가가 결정한 사항이고, 원안위는 이를 통과시키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원안위, “원전 사고나 고장을 국민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지난해 5월부터 전남 영광 한빛원전에서 격납건물 철판의 부식과 콘크리트 외벽의 빈 공간,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 내부의 이물질 등이 잇따라 발견됐다. 핵발전소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다.
그러나 언론보도가 있기 전까지 원안위는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 홈페이지에 게시하지도 않았고 지역주민들에게도 설명하지 않았다.
영광군 주민들은 원안위의 무책임과 비밀주의를 비판한다. 건설 당시부터 부실, 불량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도 원안위가 제대로 안전 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핵발전소 고장과 각종 사고 정보도 그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제때 공개하지 않았고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한수원 지역본부 측에 해명을 떠넘기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최종배 원안위 사무처장은 “규제기관인 원안위가 원전 사고나 고장 사실을 국민에게 먼저 알리는 것만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사무처장은 또 “한수원의 보고서는 저작권 문제가 있어 함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핵발전소의 안전 정보를 제한적으로만 공개하는 원안위의 태도는 결국 사업자인 한수원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있다.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NSC),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등 해외 원자력 감독 규제기관들은 핵발전소의 안전성분석보고서를 공개함은 물론 핵발전소별 일일 점검 보고서까지 빠짐없이 공개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핵발전소의 안전을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다. 원안위가 국민의 편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근본적 혁신이 필요한 때다. 그 출발은 원전으로 이익을 얻는 사업자 즉 한수원과의 유착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9월부터 민주주의 시민교육 일환으로 <민주주의를 창조하라>를 두 과정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중 ‘문제해결과정’에서는 민주주의의 역사 및 원리를 재해석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주요 이슈에 관한 찬반토론, 조정과 합의를 위한 의사소통방법론을 학습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5일 진행된 교육에서는 한참 뜨거운 이슈인 ‘원자력 발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날은 원자력 발전을 찬성하는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공학부 교수와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윤기돈 녹색연합 활동가의 찬반토론과 함께 시민토론이 진행됐습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 탈핵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견해를 밝혔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이하 공론화위)가 출범한 뒤 최종 권고안까지 내놓은 상황이었습니다. 시민참여단은 학습과 열띤 토론 끝에 ‘공사 재개’ 의견을 냈고, 공론화위는 이를 정부에 권고안으로 제출했지요.
이번 결정은 찬반을 떠나 숙의민주주의 과정을 거쳤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데요. 한국 사회에 어떤 시사점을 던졌는지 짚어보기로 했습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19일 고리 1호기 영구 중단 기념식에 참석해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여부를 두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24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가 공식 출범했는데요. 동시에 신고리 5·6호기 사업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는 잠정적으로 3개월간 건설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정부는 인문사회, 과학기술, 조사통계, 갈등관리 등 4개 분야 전문기관, 단체를 정하고 후보자를 추천받아 공론화위를 구성했습니다. 또한 핵발전 찬반 단체의 제척 의견을 받아 9명을 공론화위 위원으로 최종 선정했습니다. 시민참여단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관련한 정보를 온라인 동영상과 각종 자료로 학습했고, 지난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2박 3일간 합숙을 진행하며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지난 10월 20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는 핵발전소 공사를 재개한다는 내용의 정부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시민참여단 471명 대상으로 찬반을 조사한 결과 ‘건설 재개’는 59.5%, ‘건설 중단’은 40.5%로 ‘건설 재개’ 의견이 19%p가량 높았는데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인 ±3.6%p를 넘는 수치입니다. 더불어 공론화위는 원자력 발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펼쳐나갈 것을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22일 서면을 통해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조속히 재개하겠다”라고 공론화 결과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토론할 권리를 가지고 결과에 승복할 때 완성된다고 생각한다”며 “시민참여단의 토론과 숙의, 최종 선택과정에서 나온 하나하나의 의견과 대안은 모두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안은 찬핵이냐 탈핵이냐를 떠나 한국에서 대규모로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시민이 직접 학습과 토론을 벌이며 합리적으로 의사를 조율하는 숙의민주주의 공론화 과정은 ‘참여’에 관한 폭넓은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절차와 내용, 진행 과정을 보완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공론화위는 “대통령 공약사항인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에너지 소비자인 시민의 참여와 합의를 기반으로 결정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언론에서도 숙의민주주의에 관해 다양한 평가를 전하고 있는데요.
강재열 한국원자력산업회의(원산) 상근부회장은 “공론화 모델을 만들고 시민숙의과정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발전된 모습”이라고 말했고, 이헌석 안전한세상을위한신고리5·6호기백지화시민행동 대응팀장은 “시민 참여와 관심이 굉장히 높았다”며 “국가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 좋은 모델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희망제작소가 시민과 나눈 ‘숙의민주주의’ 이야기
희망제작소가 지난 10월 25일 진행한 교육 현장에서도 공론화 과정에 관한 평가가 나왔습니다. 정동욱 교수는 “원전 찬반에 관해 우리 사회가 이미 상당 부분 이념화되어 있지 않나 우려스럽다”면서도, “공론화는 찬반이 극명하게 승패가 갈리는 사안보다, 논의 과정을 통해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사안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사 재개 혹은 중단으로 조사하기보다 에너지 정책의 포트폴리오를 어떤 방식으로 구성할지 국민 대상으로 공론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윤기돈 활동가도 이번 사례를 긍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는 “사회적 갈등 요소가 많은 정책 결정에 국민이 참여하게끔 열어준 사례”라며 “대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한 번 더 숙의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대적인 공론조사를 벌이는 것과 별개로 시민 스스로 사안을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원자력계나 환경단체나 각각의 논리와 가치에 따라 주장하기 때문에 이에 관해 시민이 합리적인 의심과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비로소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이날 자리에서는 해외에서 원자력 발전을 주제로 공론조사한 경우가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인 2012년 원자력 발전 비중의 적절성에 관한 공론조사를 시행했습니다. 또한 원자력 발전은 아니지만 미국 텍사스주(州)에서는 지난 1996년 새로운 발전소 건립을 위해 발전설비 선택과 비용조달 방법 등에 대해 공론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시민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마련해야
우리에게 공론조사는 아직 낯선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해외 각국에서는 다양한 정책과 제도 영역 내에서 공론조사를 시행해 왔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9개월간 시민총회를 열었고, 영국은 범죄대응방안 마련과 EU가입, 호주는 군주제에서 공화정으로의 전환 등을 주제로 공론조사를 시행했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공론조사는 원자력 발전에 관한 시민의 기저의식을 파악하고, 정부가 만든 공론의 장에서 원자력 발전을 처음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에 대한 시민의 의식이 이념적 성향을 내포하고 있어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논의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느냐, 사회적 동의를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관건입니다.
또한 공론조사의 형태와 방식에 관한 논의도 필요합니다. 무조건 시민참여 위주의 공론조사를 진행할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시민참여 공론조사와 전문가집단 공론조사를 양분해 진행하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론조사를 진행할 때 시민이 더욱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201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 새로 설치된 재생에너지 용량은 147기가와트(GW)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아프리카 전체 발전설비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액은 2,860억 달러로 나타났는데, 이 중 태양광이 5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풍력은 38%로 두 번째로 많았다. 재생에너지 투자액은 석탄과 가스 화력발전소에 대한 투자액의 두 배를 넘어섰다. 데이터를 발표한 재생에너지정책네트워크(REN21)는 “화석연료 가격이 사상 최저치로 유지되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축소된 가운데서도 이런 괄목할 결과를 나타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산업 전망은 확실히 밝아 보인다. 197개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통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줄여나가자고 합의한 만큼, 각국은 재생에너지 확대로 에너지 정책 방향을 잡고 이를 의욕적으로 추진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려가는 정책은 기후변화 대응뿐 아니라 대기오염 개선에 따른 공중보건 증진, 에너지 안보 강화 그리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사회적 편익을 동시에 가져다준다는 인식의 전환이 전제돼있다.
재생에너지 분야 중에서도 태양광 발전 분야의 성장추세는 거의 ‘자체 발광’ 수준이다. 전 세계 발전량 중 태양광 발전의 비중은 1.2%로 아직은 미미하지만 태양광은 빠른 성장률을 기록하며 재생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재생에너지원별 성장률을 보면, 태양광은 42%로 가장 높았고, 2015년 전체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용량의 77%를 차지했다. 재생에너지 정책은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인도는 현재 5GW인 태양광 발전량을 2022년까지 100GW까지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이지언/환경운동연합
태양광 단가의 급격한 하락세에 힘입어 태양광 발전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은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력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사업을 말한다. 주택 태양광은 스스로 전력을 생산해 전기요금을 아끼고 남는 전기 일부를 판매하는 경우라면, 발전사업은 별도 계약을 통해 판매를 목적으로 태양광을 설치‧운영한다는 차이가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은 다른 재생에너지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이 넓을 뿐 아니라, 소규모 그리고 낮은 투자비로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 발전사업은 물론 시민 펀드부터 협동조합에 이르기까지 현재 다양한 방식의 태양광 발전사업 모델이 창출되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태양광은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4년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고용인원은 전체 1만5천여 명으로 나타났다. 그 중 태양광 고용인원은 8천2백여 명으로 52%를, 풍력은 2천4백여 명으로 15%를 차지했다. 매출액 비중도 태양광과 풍력이 각각 63%, 13%로 가장 높았다. 다만, 이 통계는 재생에너지 품목을 제조 또는 수입하는 기업만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태양광 시공이나 발전사업과 같은 주요 부문까지 포함한다면, 실제 태양광 일자리수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너지공단에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 참여기업’으로 등록된 업체수는 총 313개이며, 그 중 태양광 시공기업은 183개에 이른다.한국에서도 ‘태양광 붐’은 이미 진행 중이다.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11월 발표한 ‘2016년도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에 따르면, 태양광은 지난해 최초로 신규 설치용량이 1GW 규모를 넘어섰다. 태양광은 2015년 1.1GW 설치됐고, 총 누적 용량은 3.6GW로 집계됐다. 전체 신‧재생에너지 신규 설치 중 태양광 비중은 61%로 최대를 차지했다. 지난해 태양광 발전량도 56% 늘어나 약 150만 가구에 해당하는 전력을 공급했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발전소를 설치하고 이를 20~25년 이상 운영하면서 전력을 판매해 수익을 얻게 된다. 태양광의 주요 단점으로 꼽혔던 높은 초기 투자비는 설치단가의 일정한 하락세로 오히려 강점으로 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설비의 발전단가는 2001년 이후 10년 동안 78% 하락했다. 태양광으로 동일한 전력을 생산하는 데 과거 100원이 들었다면, 이제는 20원 미만으로 가능해졌다. 미래에도 발전단가는 꾸준히 떨어져, 2030년 이전에 지원금 없이도 태양광 발전은 화력발전 수준의 경제성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해, 정부와 지자체가 소규모 태양광에 대해 전력망 접속을 우선 보장하고 계통연계 비용의 지원에 나서면서 계통연계에 대한 부담도 줄게 된다.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는 1메가와트(MW) 이하의 재생에너지 설비의 전력망 접속을 무제한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화력발전소 1기 분량의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계통접속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업 추진이 불가능했었다. 경기도의 경우 전국 최초로 계통연계비 지원에 나섰다. 경기도에 따르면, 50kW 규모의 태양광을 설치할 경우 계통연계 비용만으로 400여 만원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소규모(100kW 이하) 태양광의 계통연계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1kW당 8만원 이내로 최대 800만원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설치비의 지속적인 하락과 저금리 융자를 통해 초기 투자비를 줄일 수 있게 됐지만, 정작 고민은 전력판매를 통한 수익성에 있다. 설치비에 비해 전력판매 수익은 상대적으로 예측이 더 어렵다. 20~25년 이상의 장기간 태양광 가동을 통해 얻게 되는 전력판매 수익은 전반적인 전력시장과 정부 정책에 민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일반적인 전력거래가격 외에 공급인증서를 통해 추가 수익을 얻게 된다. 이는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아직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정부가 지원정책을 통해 경제성을 보장해주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지정된 대규모 전력회사와 계약을 통해 공급인증서를 판매할 수 있다. 공급인증서는 현물시장과 계약시장 두 가지 방식을 통해 거래되는데, 특히 계약시장의 경우, 12년의 장기계약을 통해 고정된 단가로 전력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태양광 사업자에게 예측 가능한 수익을 보장해주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공급인증서 구매물량이 정부 정책에 따라 정해지고, 입찰경쟁 방식에 따라 계약과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공급인증서 수익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정부가 시행 중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개인이 처음부터 제도와 절차, 비용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근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한 여러 교육 프로그램과 정보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재생에너지 지원 제도의 운영 원리를 비롯해 태양광 발전사업에 필요한 여러 절차와 정보를 정확하고 손쉽게 배우고자 하는 시민들의 관심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한화·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진행하는 ‘태양광 창업스쿨’이 대표적이다. 태양광 발전 사업 창업을 희망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개교한 이 교육엔 신청자가 몰려 애초 모집정원이었던 100명을 초과한 160여 명이 참가했다. 태양광 창업스쿨에서는 부지 선정부터 사업성 분석, 인허가 절차와 발전소 유지보수 방법, 전력판매절차와 금융 조달 등 발전사업에 대한 내용을 총 망라했다. 분기마다 정기 교육으로 진행되는 태양광 창업스쿨은 홈페이지(www.kfem.or.kr)와 전화(02-735-7067)로 신청할 수 있다. 현재 서울지역에서만 진행하는 태양광 창업스쿨을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만큼, 보다 다양한 교육과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을 위한 팁
태양광 발전사업을 위한 부지 확보가 우선이다. 물리적, 지형적 조건이 태양광에 적합한지, 계통연계가 용인한지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소규모와 건축물일 경우 유리하다. 공급인증서(REC)는 소규모와 건축물 활용인 태양광에 대해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지자체의 허가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확인해야 한다. 지자체마다 경관과 민원 예방 차원에서 발전사업허가나 개발행위허가 관련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가 있다. 가령 서울시는 ‘건축물 태양광 가이드라인’을 심의에 활용한다.
태양광 핵심 설비는 사양과 보증 조건을 잘 따져라. 인버터의 하자보증기간은 물론 태양전지 모듈의 효율에 대한 성능보증도 제품별로 비교해보면 좋다.
신뢰할 만한 시공사 선정이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전문 시공기업으로서 재무 건전성이 높은 업체를 추천한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필요하면 보험 가입을 고려하라. 장기간 설비 교체비 확보를 위한 재산종합보험(기계보험) 등이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 관련 대출을 위해선 담보가 필요하며, 전문가들은 공급인증서 장기계약을 조기에 확보해 현금흐름 담보를 확정하는 대출전략을 조언한다. 정부의 태양광에 대한 저금리 융자 지원정책도 유용하다.
태양광 발전사업 관련 절차와 정보를 모두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시공업체에만 맡겨두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햇빛발전협동조합에 동참하거나, 환경운동연합 ‘태양광 창업스쿨’ 같은 교육에 참가해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이 글은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 <함께 사는 길> 2016년 1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산업통상자원부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위원회 에너지소위원회에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보고한다. 문재인 정부의 야심찬 탈원전, 탈석탄, 에너지전환 선언에도 불구하고 첫 시험대의 성적은 초라하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는 여전히 수요전망이 과잉이고 그에 따라 석탄과 원전 등의 과잉설비 계획이며 역대 최대 원전과 석탄발전 설비를 기록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원을 안고 시작되었다.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의 정책을 소개하는 문재인 1번가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공약이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정책’이다. 대기질 개선을 위한 법 마련과 비용투자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로 인한 국민건강이 위협받고 있고 온실가스가 늘어나고 있다. 경주지진에 이어 포항지진이 일어나면서 지진위험지대에 노후원전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화석연료가 거의 없어서 1차 에너지의 95% 가량을 수입한다. 에너지정책의 첫 번째 단추는 수요 효율을 높여 수요를 줄이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위험하고 더러운 에너지원 사용을 줄이고 깨끗한 에너지원인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비록,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석탄과 원전을 늘리는 에너지기본계획의 하위 계획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에너지전환의 방향을 제시한 현 문재인 정부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법정계획이므로 그 진정성이 담겨있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 국회에 보고하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은 에너지전환 기치를 내세우기에는 부족하고 ‘가짜 에너지전환’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사용한 수요전망 모델링은 이미 틀린 것으로 판명되었다. 수요정점을 제시하는 목표수요 전망을 다시 제시해야 한다. 또한, 원전과 석탄발전 설비는 현재 수준에서 총량을 더 줄이는 계획을 내야 한다. 과잉발전설비가 유지되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기존 정부의 계획과 별 다를 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정책’을 제시한 초심을 돌아보기 바란다. 에너지전환은 말잔치가 아니라 현 정부 임기동안 현실에 반영될 때에 비로서 힘을 가지게 될 것이며 비가역적인 에너지전환 시대를 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어제(26일) 한국수력원자력(주)는 보도자료를 내어 ‘가동 중인 고리2호기와 한울3,4호기의 최종안전성보고서를 27일부터 한수원 홈페이지(“원전운영정보공개”)를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시민사회가 원전 안전의 객관적 검증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최종안전성보고서(FSAR) 공개가 원전사업자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환영할 일이다. 한편으로는 정보공개의 의무가 있는 원전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책임방기가 정권이 바뀐 지 반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어 개탄스럽다.
2016년 6월, 국회는 여야가 합의를 통해 원자력안전법을 개정해 제103조의2 ‘정보공개의무’와 제146조의2‘적극적인 정보공개의 대상정보 및 방법’ 조항을 신설했다. 이에 따르면 건설허가, 운영허가, 수명연장 신청 시 제출하는 서류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최종안전성보고서를 비롯해 예비안전성보고서, 주기적안전성보고서 등이다. 하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 법이 소급적용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관련 자료는 영업비밀에 해당된다며 1년이 지난 지금도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원전안전 확보를 강조한 문재인 정부로 바뀌어도 불통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사업자가 최종안전성보고서를 자발적으로 공개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공개의 범위와 순서에 있어서 석연치 않은 것이 있다. 최종안전성보고서가 공개된 것은 고리 2호기와 한울 3,4호기이다. 노후한 순서대로라면 고리 2호기와 함께 월성 1호기, 한빛 1호기, 한울 1호기 등이 공개되어야 한다. 한국형 원전으로 친다면 한빛 3,4호기가 한울 3,4호기보다 선행 원전이다.
수명연장 위법성 소송 중인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해 재판부가 최종안전성보고서를 공개하라고 해도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주)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계속 버티고 있다. 이번에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를 공개할 것이었으면 소송 중인 월성 1호기 최종안전성보고서도 공개해야 한다. 혹시, 월성 2~4호기와 같은 캔두 6형 모델로 월성원전들이 내진보강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길 두려워하는 것은 아닌 지 의심스럽다.
다른 한편, 영업비밀이라면서 대부분의 주요한 내용들을 가림처리하고 공개하는 것이라면 ‘공개’의 의미가 무색해진다. 환경연합은 관련 자료가 제대로 공개되고 있는 지 검증할 것이다.
안전성 확보의 첫 조치는 투명성의 확보이다. 원자력계가 ‘마피아’라고까지 비난 받아온 이유에는 정보의 독점과 비공개 조치가 가장 크다. 현재의 정보공개가 원전사업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정상화를 통해서 원전안전성관련 자료의 전면 공개와 객관적 검증이 시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명박 정부 당시 아랍에미리트(UAE) 핵발전소 수출과 한국군 파병에 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총체적인 국정조사를 통해 지난 7년간 유지되어 온 UAE 파병의 위헌성과 군사 분야 이면 합의의 내용, 핵발전소 수주 과정의 문제점과 이면 계약 의혹 등을 밝혀야 한다.
UAE 파병과 핵발전소 수출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비분쟁지역”에 소위 “국익 창출”을 이유로 군대를 파견한 UAE 파병은 시작부터 위헌이었다. 헌법에 명시된 국군의 의무인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범위를 명백히 벗어나며, 국제평화주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파병이기 때문이다.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핵발전소에 군대 끼워팔기’라는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병 동의안이 본회의에 직권 상정되어 날치기 통과된 후, UAE 파병은 7년 동안 국회의 묵인하에 무기한 연장되어왔다. 그나마 국회가 파병을 연장하면서 부대의견으로 요구했던 ‘철군 계획 등 파견 기간을 포함한 향후 부대 운용 방안 수립’은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UAE가 중동의 분쟁 지역에 군사적 개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전사 파견으로 UAE 군의 전투력을 제고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핵발전소 수주 이후 UAE와 맺은 군사 분야 합의는 국회에도, 국민에게도 비밀로 한 채 체결되었다. 2010년 이명박 정부는 UAE와 군사비밀정보보호 기관간약정, 정보 보안 분야 교류 협력에 관한 MOU, 군사 교육 및 훈련 분야 협력에 관한 MOU, 방산 및 군수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으나 사전에 국회에 전혀 보고하지 않았으며, 이를 군사 2급 비밀로 묶어 사후적인 공개 요구도 거부했다. 박근혜 정부 역시 UAE와 상호군수지원협정을 체결했으나 이를 국회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조약 체결·비준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셋째, 2009년 핵발전소 수주 과정의 문제점과 이면 계약 의혹도 산재해 있다. ‘사상 최대의 건설공사 수주’로 이명박 정부가 핵발전소 수출 실적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지 1년 만에, 건설 비용의 절반 이상을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장기간 대출해주는 것이며 한국과 UAE 간 신용 등급 차이로 역마진(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에 더해 핵폐기물과 폐연료봉을 국내에 반입하여 처리한다는 이면 계약 의혹 등도 풀리지 않았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지난 7년 동안 위헌적인 UAE 파병 철군, 핵발전소 수출과 파병 과정에 대한 국정조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상업적 목적의 파병’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가며 사상 초유의 파병을 강행하고, 핵발전소 수주를 성과로 과시하기 위해 비상식적인 이면 계약까지 동원했던 지난 정부의 과오는 지금이라도 철저히 조사해 바로잡아야 한다.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과 의혹에 대해 먼저 사실 관계를 밝혀야 한다. ‘외교 문제’라는 이유로 진실 규명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결코 수용될 수 없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검증에 나섰던 정부다. 매년 정부의 위헌적인 파병 연장안에 동의했고 핵발전소 수주 관련 의혹 규명을 외면했던 국회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국회는 즉각 국정조사에 나서야 한다.
오늘(1/9)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은 UAE 군사협력 의혹에 대해 “아랍에미리트(UAE)와 비밀 군사협정을 맺었고, 파병뿐 아니라 유사시 한국군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며, 국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채 비공개로 체결하자는 것은 본인의 의견이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해외 분쟁에 대한 한국군의 자동 개입을 약속한 협정을 비밀리에 체결한 것은 헌법에 명시된 국회의 조약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자, 국민의 생명권과 평화권을 무시한 직권 남용이기 때문이다. 김태영 전 장관의 발언으로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은 명백해졌다. UAE 군사협력과 핵발전소 수주 과정에 관한 모든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 실시를 포함하여 사실관계부터 명확히 밝히고,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유사시 한국군 자동 군사개입’ 조항은 UAE와 군사동맹을 체결하는 수준의 일이다. UAE는 예멘 내전 등 중동 지역 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국가이다. 작년 12월, 예멘 후티 반군은 한국이 건설하고 있는 바라카 핵발전소를 향해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가 유사시 한국군의 자동 군사개입 조항 등을 포함한 군사협정을 UAE와 맺었다는 것은 한국군이 이 지역 분쟁에 언제든지 연루될 위험을 떠안았다는 것이다. 오로지 UAE 핵발전소 수주만을 위해 비밀리에 이루어진 일이다. 결코 경제적 이익을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없는 핵발전소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군대를 끼워 파는 것도 모라자, 어떤 파급 효과를 불러올지 예측할 수 없는 한국군의 개입을 아무도 모르게 협정으로 약속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양해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와 국회는 이토록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를 봉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제(1/8) 정세균 국회의장은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아크부대의 주둔 연장을 지원하겠다”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국회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발언이다. 헌법에 명시된 국군의 의무인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범위를 명백히 벗어나며, 국제평화주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위헌적인 파병은 2010년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날치기 통과되었고, 그 후 지금까지 무기한 연장되어왔다. 김태영 전 장관의 발언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드러난 UAE와의 각종 군사협력 또한 심각한 헌법 위반 행위였다. 이는 결코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무마될 수 없는 일이다.
정부와 국회는 결단해야 한다. UAE 군사협력과 핵발전소 수주 과정의 의혹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할 사안임이 명백하다. 국회는 즉각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정부 역시 제기되는 의혹과 문제점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명박 정권 당시 책임자들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2018년 1월 12일 -- 산업통상자원부는 삼척 포스파워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대한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승인하고 어제 이를 고시(산업통상자원부고시제2018-05호)했다. 지난해 12월 29일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되고 같은 날 환경부가 삼척 포스파워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 동의한 뒤 2주만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종 실시계획 승인을 처리한 것이다.산업부와 환경부가 입을 맞춘 듯 일사천리로 포스파워 석탄발전 승인을 처리하면서 논란을 덮으려는 것이다. 정부는 다수의 삼척시민이 석탄발전소 건설에 찬성하기 때문에 기존대로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12월 삼척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삼척시민 54%는 석탄발전소 추진에 반대를 표했고 찬성 의견은 40% 수준에 불과했다. 여론조사 이후 삼척시민들은 포스파워 사업에 대한 주민 의사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는 청원을 했지만, 정부는 이를 묵살했다. 대기업 사업자와 개발세력의 이익 보호를 위해 정부가 국민 생명과 안전을 뒷전으로 미뤘다.결국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나 주민투표를 통해 원전 백지화를 관철한 삼척시민의 성공은 석탄발전소 건설로 반쪽짜리에 그쳤다. 삼척시는 원전 건설 백지화 이후 청정에너지 친환경 도시 건설을 표방했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적극 확대하고 있지만, 석탄발전소 건설로 인해 빛을 잃게 됐다. 동해안 지역의 신규 석탄발전소와 수도권을 잇는 장거리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갈등의 씨앗도 남겼다.문의: 에너지기후팀 02-735-7067
[caption id="attachment_187207" align="aligncenter" width="400"] 포스파워 삼척화력 1,2호기 발전소 건설사업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 산업통상자원부고시제2018-05호(2018년 1월 11일)[/caption]
지난 1/9(화)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은 “UAE와 비밀 군사협정을 맺었고, 파병뿐 아니라 유사시 한국군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며, 국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채 비공개로 체결하자는 것은 본인의 의견이었다”고 밝힘. 더불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러한 내용을 몰랐다고 주장함.
이는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임. 해외 분쟁에 대한 한국군의 자동 개입을 약속한 협정을 비밀리에 체결한 것은 헌법에 명시된 국회의 조약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자, 국민의 생명권과 평화권을 무시한 직권 남용임.
UAE 파병은 시작부터 ‘핵발전소 수출에 군대 끼워팔기’ 식의 위헌적인 파병이었음. 이명박 정권 치적용이었던 핵발전소 수출은 관련 계약서가 비밀에 부쳐진 채 저가 계약, 역마진 대출 보증, 60년 가동 보증, 핵폐기물 책임 의혹 제기가 계속되어왔음.
이번 기회에 UAE 군사협력과 핵발전소 수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야 함. 위헌적인 비밀 군사협정은 파기되어야 하고, 아크부대 파병은 철군해야 함. 그러나 정부와 국회는 지금 ‘국익’을 핑계로 헌법 위반 행위를 봉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음.
이에 2010년부터 UAE 핵발전소 수출과 파병을 반대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은 1/16(화) 오전 10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임. UAE 사태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짚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자 함.
개요
제목 : UAE 핵발전소 수출과 군사협력 책임 규명 촉구 공동 기자회견 <UAE 사태, 헌법 위반 행위 등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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