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하의야생학교

김산하의 야생학교 – 도시인의 생태감수성을 깨우다

김산하 지음 / 갈라파고스 / 2016년 9월

“인간인 우리가 야생의 자연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이슈를 도출하고 비판하는 일. 지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파괴와 생명의 사라짐을 공부하며 문제제기하는 것. 그리고 그럼으로써 도시인인 우리가 생태적 감수성을 회복하는 일. 바로 야생학교의 설립목적이다.”

-작가의 말 中-

인생이 학교다. 평생 교육 차원에서 우리 모두는 야생 학교를 다시 다녀 야 한다. 우리는 너무 오래 동안 반 생태 교육을 받아왔고, 진실한 야생 교육 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인생의 80%를 야생이 아닌 실내에서 보 내는 대부분 도시인들은 자연 결핍 장애 환자다. 영장류학자가 쓴 이 책은 ‘자 연과 동물을 가두고 멸시하는 자는 결국 자신도 멸시하는 셈’이라는 점을 일상 의 여러 소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지구촌 동물 들이 뿌리 채 궤멸할 위험에 있다는 느낌에 휩싸이게 된다.

책의 첫 부분에 나오는 ‘비둘기가 무서운 당신에게’를 보면 거리를 지나는 여성은 비둘기가 가까이 날아오자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피해를 입히기라도 한 것처럼 멀리 떨어지려고 하며, 혐오로 몸서리를 친다. 나날이 주변에서 동 물을 접하면서도 동물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냉대하는 도시인의 모 습이다. 저자는 “2016년 상반기는 역대 온도 기록을 모두 경신하였다. 이는 충 격이 아니다. 사실 이미 예상된 것이다. 우리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충 격이다”라고 말한다.

가혹하게 착취당하고 있는 자연은 반드시 대가를 요구한다. 우리는 후손 들을 위해, 그들이 치러야할 청구서의 금액을 줄여주기 위해 당장 행동을 바꿔 야 한다. 저자는 첫째, 미래가 현재를 집어삼키는 현상과 둘째로 연결에 매달 린 일상, 셋째는 하루가 멀다하고 뜯고 고치고 바꾸는 것을 한국사회의 3대 병 폐로 지적하면서 역설적으로 이 미래와 연결, 변화라는 덕목이 지구촌에도 필 요하다고 제시한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수습 불가능해지기 전에 사고방식 과 행동양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무차별한 생태파괴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지구촌의 아름다움은 도대체 어떻게 되지’라고 고민 하는 사람이라면 당장 야생 학교에 등록할 것을 권한다. 저자가 직접 그린 삽 화와 만화들도 무척 흥미롭고 생태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예진수

디지털타임즈 기자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나락 한 알 속의 우주 : 무위당 장일순의 이야기 모음> / 장일순 지음 / 녹색평론사 / 2016년 12월

–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 환경과 생태를 이해하는 인문학적 상상력> / 최원형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