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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꼭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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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꼭 필요한 이유

익명 (미확인) | 월, 2017/07/10- 11:37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갑론을박의 토론이 있는 것은 미래로 향해 나가는 한국사회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마침 필자가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하면서 구성된 비전위원회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새정치의 사회경제운영의 원칙’이라는 문건을 통하여 필자는 박근혜 정권이 마감되는 2018년 기준하여 최저임금 시간당 만원을 원칙으로 적용할 것을 주장했었다.

그러나 같이 참여한 비전위원 여러분들과 비전 내용을 당과 연계하는 의원들의 대부분 의견이 너무 과격하다 조언하면서 이를 공식적으로 만원에서 8천원으로 조정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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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경남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1만원권 지폐가 인쇄된 유인물을 들고 2016년 최저임금을 시급 1만원 이상으로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수면 위에 오른 ‘최저임금 1만원’ 

최근 소개된 국민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 내용은 매우 공을 들여 준비한 것으로 현실에 대한 통계를 중심으로 조밀하게 분석한 전문성은 인정할 만하나, 변혁기에 놓인 한국사회의 과제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변화에 대한 의지가 매우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

행여 전문성을 가장해서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문재인정부의 핵심적 정책에 딴지를 거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상기 보고서는 급격한 임금 인상이라는 개혁에 반대하면서 현재적 상황을 통계라는 단순한 프리즘을 통하여 접근하는 기능적 한계를 지니는 반면에, 다만 최저임금이라는 매우 중요한 주제를 준비없이 성급하게 시행하려는 것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어 후자의 부분은 충분히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정말 가관인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위원장이라는 사람의 발언이다.

평소부터 그를 국세청의 사무관급 인물이라고 낮게 평가한 필자이지만, 오래 전부터 합의하고 준비해온 종교기관과 종교직업인들에 대한 과세계획을 연기하려는 그의 의도적 발언에서 교회장로라는 사적인 신앙의 영역과 국가운영의 공적인 중심주제를 혼동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던 차에 역시나 대선의 선거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약속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의 만원으로 인상’을 시기상조라고 우기는 편협한 그의 모습에서 민주당 정권의 성격과 문재인 대통령의 앞날에 심각한 불안을 느낀다.

그의 발언은 철밥통 공직사회의 반(反)개혁적 모습을 무의식 중에 적나라하게 들어낸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내수 활성화 기반될 것

최저임금 일만원’ 논쟁은 선거법과 헌법개정, 검찰과 국정원 개혁과 더불어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매우 중차대한 기제이며,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성격을 규정짓는 주제이기도 하다.

이는 단순하게 저수준 노동의 임금인상이라는 단순한 영역을 넘어서 한국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사회철학적 실천적 중심과제이며,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산업전반에 대한 변혁적 계기 또는 촉매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부동산 투기 등 지대추구활동이 여전히 왕성하고 기득권의 위세로 법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한국사회에서 전 인구의 17% 가 천형적 빈민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재원을 참여적 조건에서 개별적으로 제공하려는, 그리고 1997년이후 신자유주의가 활개를 치면서 시장기제라는 미명하에 기업의 이익실현이 단세포적으로 작동하는 경제의 현실에서 시민적 삶의 영역을 온전하게 보호하려는, 최저임금 논쟁은 현재의 한국사회와 문재인 새 정부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앞서 언급한 국민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하게 최저임금이라는 분야만을 분리시켜 다른 OECD 국가들과 통계적인 수치만을 나열하여 비교하는 것은 예의 통계학적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질적인 평가는 정치경제학적 거시 관점에서 출발점을 잡아야 하며, 해방 이후 70년간 누적된 사회경제적 적폐와 결함을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의지를 담아내야 한다. 국제간의 비교는 총체적 내용을 담보해 낼 때만이 비로소 유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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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741962.html)

현재 한국에서는 통계상 제대로 잡히지 않는 토지소유 등 부동산 소유현황과 금융자산의 편재로 인해 연간 발생하는 400-500조의 불로성 자산소득의 80 – 90%를 불과 1.0 % 의 소수가 차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산업운용 체계 내에서 생산되는 주요한 부가가치의 70 %를 30대 재벌이 빨대처럼 독식하는 경제구조 속에서 평범한 시민들은, OECD 최고수준의 과다한 주거와 교육 비용, 그리고 역으로 OECD 최저수준의 사회이전소득효과와 사회안전망의 절대적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하루가 생존경쟁의 전장 터이며, 불안과 위기라는 단어가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최저임금의 신속한 인상을 검토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정책적 이유는 내수시장 규모의 심각한 위축이다.

미국의 경우 내수시장의 규모는 국민순소득의 70% 수준이며 유럽국가들의 평균 역시 65% 수준을 상회한다. 반면 한국은 50% 수준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2016년 기준 국민순소득이 1400 조라고 추정할 때 내수시장규모는 800조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이는 위에 언급한 극심한 불평등과 부의 편재, 그리고 복지안전망 이라는 국가기능의 결핍마비 상태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우려하는 주요한 입장은 한국산업의 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는 걱정과 자영업과 중소기업에게 감당할 수 없는 충격과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주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책적 선의의 의도와는 다르게 대규모의 실업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이 보태진다.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의 첫단추

이런 입장에 대한 답변에 앞서 이해를 돕기 위하여 한국사회경제의 운용에 대한 두 가지의 변혁적 시각을 제공하는 문건 내용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것은 2014년 상반기 두 달간 한시적으로 활동했던 새정치 비전위원회에서 필자가 피력하고 서면으로 제출한 내용이다.

 

“현시점에서 한국 정치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성장의 결과가 가져온 부정적 요소들을 제거하고 긍정적 요소들을 키워나가는 일종의 강제적 순환이며 핵심은 경제운용의 성과를 어떻게 배분하는가에 달려있다.

배분의 가장 주요한 기능은 국민경제 내부에 생산과 소비와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그 성과를 국민모두가 공정하고 정의롭게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분의 영역은 이미 언급하였듯이 1차적으로 산업의 경제적 활동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가장 잘 표현하는 총괄적인 지수는 노동배분율로서 국민경제의 총 부가가치분에서 피고용임금노동자들이 받는 보수의 비중이다.

노동배분율을 적정수준으로 끌어올려야 국민경제의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노동배분율(자영업분야를 제외한)은 1997년 IMF 직전 14백만명의 피고용임노동자를 대상으로 63% 수준까지 올라갔다가 2013년 현재 17백만명의 피고용임금노동자 대상으로 58%수준까지 후퇴하였다. 즉 지난 15년간 피고용 임금노동자가 3백만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배분율은 오히려 5.0% 이상 격감한 것이며, 이는 내수경기가 어려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다.

동시에 노동시장구조의 왜곡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산업경제 활동의 영역에서 최저임금의 수준을 그저 시간당 만원이라고만 규정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사회평균임금의 70% 수준 이상으로 정하는 것이 규범적이며 정책적으로도 효과적이다.

산업별 직종별 사업장별 이라는 삼동(三同)의 조건에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관철시켜야 하며, 저임구조를 혁파하기 위해서 비정규직 임금이 반드시 정규직 임금보다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

복지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조세체계의 전반적 개혁을 필요로 하겠지만 우선적으로 불로소득인 자산소득에 대해서 포괄적이고 강력한 누진세를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이러한 1차적 영역에서의 배분이 선순환을 이루면, 내수시장이 확장되고 560만명의 영세 자영자들의 수입이 증대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놀랄 만큼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두 번째 문건은 최근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홍장표 전 부경대교수의 글로, 홍 교수는 놀랍게도 필자의 견해를 거의 완벽하게 공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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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741962.html)

그는 최저임금인상의 이론적 배경이 된 소득주도성장론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2015년 서울사회경제연구소의 연구총서에 발표한 ‘소득주도 성장과 중소기업의 역할’이라는 연구논문의 결론부의 일부를 아래와 같이 발췌하여 옮겨 적는다.

 

“소득주도 성장은 실질임금과 가계소득증대를 통하여 내수를 증진하고 생산성을 높여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이다.

한국경제의 수요체제나 생산성 체제에 관한 선행 연구들은 소득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실질임금의 증가, 가계소득의 증진은 총 수요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략)…

실질임금 상승이나 복지의 증대는 단지 비용 상승만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성장의 토대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유효수효의 중가는 노동 절약적 기술진보를 촉진시켜 노동생산성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동시에 실질임금상승은 (내수기반을 확대하여) 고용을 증가시킨다… (중략)…

이는 지나치게 높은 한국 경제의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중략)…

소득주도 성장은 최저임금의 단계적 인상, 저소득가구에 대한 생활임금보장, 생산성 증가율과 실질임금 증가율의 연계를 주요한 정책수단으로 한다, 그리고 영세소상인과 저임금노동자 가구의 생계를 지원하는 사회복지제도의 강화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임금 부담이 오히려 기업 경쟁력 자극

최저임금의 시간당 만원 인상을 거부하는 이유로 한국 산업계 특히 중소기업에 급격한 부담과 타격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이 증대할 것이라는 판단은 개혁의지를 거부하고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고집하는 것으로 명백한 잘못이다.

잘못이라는 근거로 두 가지의 역사적 경험을 들어본다.

첫째는 북유럽에서 1960년대에 도입했던 랜-마이드너 정책 이야기이다.

당시에 불어 닥친 불황과 수출경쟁력의 저하의 원인을 임금 불평등과 산업경쟁력의 부족으로 보고, 사회연대임금정책을 실시하고 일정 수준의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면서 동시에 부가가치증대와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산업혁신과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구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저부가가치 분야에서 일하던 산업인력이 대거 고부가가치 산업분야로 이동하게 되면서 현재 북유럽은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물론 사민당 중심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정치환경이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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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7022457151)

두번째는 질풍노도의 6월 민주화운동 이후 1987년 에서 1990년대 중반의 한국에서의 경험이다.

이 기간 동안 인금인상율은 두 자리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가파른 임금인상이라는 걱정에 비춘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은 도산했어야 맞다.

그러나 오히려 이 기간 중에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며 우뚝 서는 거인들로 성장하였다. 실제적인 한강의 기적은 이때 이루어진다.

긴 설명을 대신하여 짧게 이야기하자면, 임금인상이 엄청난 생산성 향상과 혁신기제로 작동하였던 까닭이다.

이전까지 기업들이 성장에 의존해왔던 특혜와 투기 그리고 저임금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조건에서 한국의 대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다양한 혁신의 노력을 통하여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IMF 과정에서 부도로 사라진 기업들 대부분은 상황과 조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특혜와 비리, 부정 그리고 투기에 의존해 왔던 기업들이다. 선진국가 기업들의 역사를 보아도 임금이 높아서 부도가 난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며 대부분 경영과 전략의 실패가 주류를 이룬다.

최저임금 인상은 한국경제의 약점인 중소기업의 혁신전략과 직접 연계되는 매우 중요한 주제인 만큼, 문재인 정부는 중소기업의 구조혁신을 제약하는 온갖 산업생태계를 개선하는데 모든 정책을 선제적으로 강구하여야 한다.

대기업들의 갑질 불공정거래의 차단과 공정한 시장질서의 구축도 긴급하지만, 기존의 관행이었던 중소기업의 과잉보호 역시 매우 위험하다.

단기적으로 중소기업의 임금부담은 당연히 상품가격과 납품단가로 반영이 되어 시장에서 판매되거나 수요처인 대기업이 지불하여야 마땅하다.

장기적으로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으로 가격인상 요인을 흡수하면서, 메기 이론에 따라 경쟁력을 키우되 시장기제에 의거해서 최저 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을 만큼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은 마땅히 퇴출되어야 한다.

고통의 대가를 치러야만 미래의 기회가 주어진다. 다만 최저임금의 인상이 내수시장 수요의 확대라는 선순환적 효과로 돌아오는 약 3년간을 유예의 기간으로 설정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별도의 지원적 보상책이 준비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에 관해서는 홍장표 수석과 김상조 위원장이 누구보다도 전문적 식견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영업 부담은 섬세한 정책적 접근 필요

가장 크게 우려되는 영역은 560만명이 종사하는 자영업 분야이다. 이 분야에 대해서도 중소기업 영역 못지 않은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단기적 정책과 장기적인 관점이 동시에 필요하다.

경제적 성과가 선순환이 이루어지던 IMF 이전 시기에는 자영업의 평균소득이 봉급생활자 수준을 넘어서서 대부분의 임노동자들이 자영업을 꿈꾸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2017년 현재의 상황은 전문직종과 일정규모 이상의 소수 자영업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월 평균 수입은 임노동자들의 평균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2백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의 가계부채가 몇 년 사이에 급속히 늘어 부동산 대출과 함께 한국경제의 잠재적 시한폭탄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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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newstomato.com/)

따라서 자영업에 관한 접근은 단순히 현재 논쟁대상인 최저임금 인상만의 주제로 좁혀 보아서는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자영업을 일자리 창출과 복지기능을 상실한 국가부재에서 오는 방편적 잠재적 반(半)실업군으로 인식하면서 접근해야 마땅하다.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 필자는 전적으로는 동의하지 않지만, 제4차 산업혁명이 거론되는 시점에서 자영업 분야는 위에 언급한 심각한 현재적 문제를 노출함과 동시에 미래의 새로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비선형적 직업선택(jobs on demands, GIG)의 형태로 진화하면서 자유롭고 전문적인 그리고 자기실현과 만족이라는 미래지향적 성격을 지니고 있기도 하며, 일인소유 형태의 자영업에서 지역내의 공동 협업과 공유적 네트워크를 통하여 사회적 경제로 편입되고 재구성되면 질적인 부가가치와 내용을 담보해 낼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재 한국적 현실의 반(半)실업군인 자영업 분야는 최저임금인상 문제와는 별개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반드시 재편되고 재구성이 불가피한 영역으로 새로운 시각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경제의 운용성과와 연동되어 접근하고 파악되어야 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충격은 일반시민으로서 소비자들이 분담하는 방식으로 흡수하여야 한다.

우선 임금인상 부분만큼 다양한 서비스 비용의 인상을 인정하여야 하며, 편의성을 떠나서 총 사회적 소비량은 영업시간과 대충 무관하므로 장시간 노동의 관행을 탈피하여 영업시간의 단축을 도입하여야 한다.

필자가 1980년 초 처음 유럽을 방문했을 때 대부분의 상점들이 근무시간에 맞추어 문을 닫는 바람에 치약 하나 구매하는데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다. 당시에는 화가 났으나, 이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음식점들도 개폐점 시간을 정확히 명시하여 노동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야 한다.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한국도 이제 이러한 유럽의 경험과 관행을 필요에 따라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임금인상 부분만큼을 사회 전체가 긍정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노동에 대한 효율성이 제고되고 노동의 소중함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 질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최저임금의 시간당 만 원대 인상이 내수시장 규모를 확대하면서 자영업 분야에도 시차를 두고 선순환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며, 다양한 형태의 혁신기제로 작동하면서 거대한 변화를 불러 올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과연 소규모의 자영업자들이 내수시장의 확대라는 효과가 나타나는 2-3년의 단기적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이 분야의 전문적인 경험과 소견이 없는 관계로 필자로서는 책임있는 정책을 제시할 수 없으나, 다만 아이디어 수준에서 제안해보고자 한다.   

최저임금 1만원, 문재인정부의 개혁 가늠자 될 것

우선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문제는 사회에서 일찍 퇴출된 중년들과 사회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임시방편으로 일하는 청년세대가 주요 구성원이라 판단하면서 실업문제와 사회안전망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항상 실업의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들이 현실적으로 실업에 빠지지 않도록 사전적인 지원체계와 환경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민경제와 국가재정에도 도움이다.

그간 별로 실효적이지는 못했지만 저소득근로에 대하여 시행하였던 EITC(Earning Income Tax Compensation)라는 보충적 세제지원의 방식을 과감하게 확대하여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도 일정기간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여, 일정소득을 올리지 못한 부족부분과 결손부분을 역으로 보상해주는 방식을 연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난제는 투명한 회계기장을 의무화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도덕적 해이와 부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약점이 있다. 손쉽게는 임금인상의 일정 분을 선순환 효과가 일어나는 유예기간 동안 직접 보상해 주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재정적 부담이 클 수 있는 반면에 감추어진 고용 (shadow employment)의 신고가 의무화되어 투명하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의 보다 많은 제안과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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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여민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된 일자리 상황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결론적으로 ‘최저임금 일 만원 인상’은 문재인 새정부의 성격과 의지에 달려 있다.

유러피안대학연구소(EUI) 명예교수인 필립 슈미터가 지적했듯이, 문재인정부의 배경이 광장의 시민적 요구 분출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기존 정치적 세력의 타협의 과정으로 출범한 것이라면, 기존 최저임금 위원회의 절차적 타협과 조정을 통하여 해당 기간의 매년 인상률을 결정하는 일상적 과정으로 진행하면 될 일이다 (normal progressive).

만약 문재인 정부가 촛불시민혁명이 요구하는 것처럼 과거의 적폐청산을 넘어 새로운 역사의 시대를 열고자 출범한 개혁 정권이라면, 최저임금인상은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일상적 절차가 아닌 정권적 과제로 수행되어야 한다(reformative transformation).

최저 임금을 2020년까지 시간당 만원으로 급격하게 인상하는 것은 비교하자면 호족세력의 기반을 배척한 조선초기의 토지수세논쟁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필요하다면 절차와 과정도 변혁을 향한 정치적 의지로 돌파해야 한다. 결정이 이루어지면 일체의 예외를 인정해서는 아니 된다. 단 한 건도 예외가 있어서는 아니 된다.

최저임금인상 요구는 촛불시민혁명의 인권선언문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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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리를 지키기 위한 항의행동

 

긴급행동

사드 추가 배치 강행에 맞서 성주 소성리를 함께 지켜주세요

 

문재인 정부가 기어이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강행하려고 합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4월 26일의 폭력이 또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촛불 정부는 소성리를 짓밟지 말라고
스스로 약속했던 민주적 정당성을 지키라고

청와대에 항의해주세요

 

사드 장비 추가 배치, 더 이상의 불법을 중단하라고
국방부에 항의해주세요

  • 국방부 대량살상무기대응과 (사드 배치 담당) TEL 02-748-6260, 6267, 6261
  • 국방부 민원실 02-748-1111

 

더 이상의 경찰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고
경찰에 항의해주세요

  • 경찰청 민원콜센터 182
  • 경북지방경찰청 민원실  053-429-2124
수, 2017/09/06-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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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추가 배치 당시 폭력 진압

2017. 9. 7. 사드 추가 배치 당시 경찰의 폭력 진압 (사진 = 소성리 종합상황실)

 

사드 추가 배치 당시 부상, 인권 침해, 피해 상황 기자 브리핑

소성리에서 벌어진 경찰 폭력 규탄한다
문재인 정부는 즉각 사과하라

 

2017년 9월 13일(수) 13시 30분, 소성리 마을회관 앞

 

지난 9/6(수)-7(목) 사드 추가 배치 당시 벌어진 경찰의 폭력적인 강제 해산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다치고, 실려 가고, 입원하는 등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8천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성주 소성리로 들어오는 모든 길을 차단하여 고립시켰다. 이어 도로에 맨몸으로 앉은 사람들을 경찰이 사지를 들어 폭력적으로 끌어내는 상황이 밤새도록 계속되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은 9/13(수) 오후 1시 30분,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부상, 인권 침해, 피해 상황 등을 발표하며 문재인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에서 취합한 결과 당일 앰뷸런스가 자유롭게 출입하지 못해 현장에서 치료를 받은 사람만 40여 명, 그 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사람까지 총 70여 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됐다. 그중에는 갈비뼈 골절, 십자인대 파열, 정강이뼈 골절, 손가락 골절, 눈 위가 10cm 찢어지는 등 중상도 포함되어 있다. 온몸에 심한 타박상, 찰과상을 입은 사람들도 다수 있었다. 나이가 많이 드신 소성리 주민들의 부상도 심각한 상황이다. 경찰에게 끌려 나오는 상황에서 뇌진탕, 새끼 손가락 골절, 요추 염좌 등이 발생했으며 주민들은 지금도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경찰의 폭력은 원불교 교무 등 종교인들에게도 예외가 없었다. 남성 경찰이 여성 교무를 끌어내는 등의 인권 침해가 발생했으며, 끌려나오는 과정에서 경찰에 차이거나 밟혀 부상을 입었고 법복이 찢겼다는 증언들이 다수 접수되었다. 

 

차량 파손과 기물 파손도 심각한 상황이다. 진압 작전 중 경찰이 차량 위에 올라가고 견인하는 과정에서 총 31대의 차량이 유리창이 깨지거나 본네트 등이 심하게 찌그러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고, 이로 인한 피해액은 약 9천만 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찰은 진압 작전을 위해 도로가 아닌 곳에 설치되어 있던 천막 6동을 부쉈고, 천막 안에 있던 모든 물품들이 분실되거나 파손되었다. 이로 인한 피해액 역시 수백만 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다수의 사람들이 핸드폰, 안경, 신발, 시계 등을 잃어버렸거나 망가졌다.

 

소성리 종합상황실은 향후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정부에 손해배상 청구 등을 진행할 것이며 폭력적인 진압 작전을 강행한 것에 대해 경찰과 정부에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추가 배치 당시 폭력 진압

 

사드 추가 배치 당시 피해 상황


별첨자료. 주요 사례와 사진 >> 파일 다운로드

 

참고. 인권단체 공권력감시대응팀 성명

사드 추가배치 과정에서 또다시 드러난 경찰의 민낯, 기만으로 가득한 ‘개혁’을 외치는 경찰을 규탄한다


보도자료 [원문보기 / 다운로드]

 


 

소성리, 그날의 새벽을 후원해주세요

 

그 날, 소성리의 새벽을 후원해주세요

 

한미 정부는 끝내 사드 추가 배치를 강행했고, 소성리는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부상자 치료비, 차량 수리비, 경찰이 부숴버린 천막 등 파손된 기물을 복구하기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함께 싸웠고 함께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소성리 종합상황실에서 최선을 다해 대책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후원 계좌 : 농협 351-0967-8332-83 사드저지소성리종합상황실

 

수, 2017/09/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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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버스

 

사드를 강요한 미국과 배치를 강행한 문재인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제5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 / 평화버스

 

평화버스 9/16(토) 오전 9시 30분, 남대문 삼성본관 앞 출발

범국민평화행동 9/16(토) 오후 3시,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앞

 

지난 9월 7일, 한미 정부가 끝내 사드 추가 배치를 강행했습니다. 소성리에 모인 주민들과 시민들은 8천여 명의 공권력에 맞서 18시간 동안 있는 힘을 다해 저항했습니다. 이 18시간은 울분과 통한의 시간이자,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산산이 깨져버린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사드 반입을 저지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배치된 사드가 철거되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힘을 내기 위해, 소성리에 모입니다. 제5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에 평화버스 타고 함께 가요!

 

공동주최 : 사드배치철회 성주초전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부산울산경남대책위

 

[안내] 평화버스 타고 소성리에 함께 가요!

• 9/16(토) 오전 9시 30분, 남대문 삼성본관 앞 출발

• 신청 https://goo.gl/MHCNX2
• 9/14(목) 밤 12시 신청 마감
• 참가비 : 25,000원 (현장납부)

• 참가 신청하신 분께는 9/15 저녁에 안내 문자를 드립니다. 

 

 

문의

사드저지 소성리 종합상황실 054-933-5520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email protected]

 

목, 2017/09/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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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노동문제의 대가인 하종강 성공회대 교수가 지난 9월 13일 한겨레 신문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 2012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의 지속·포용 성장’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이 비정규직차별을 없애면 향후 10년간 연평균 1.1%의 성장률 상승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분석은 전문가들로부터 비정규직차별 해소가 성장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비정규직차별을 철폐해야 하는 둘째 이유는 비정규직차별을 없애는 것이 사회 모든 구성원들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차별적인)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아지면 건전한 내수가 창출되지 않아 정부가 꿈꾸는 ‘소득 주도 성장’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이와 관련하여 문재인 대통령 역시 취임 후 곧바로 행한 매우 중요한 정치적 행위가 정부산하조직인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하여 공항공단내 모든 비정규직 근무자를 정규직화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일단 올바른 판단이었다.

비정규직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양질의 정규직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느냐가 문제

상기의 관점과 접근은 사회경제적 조건이 국민 모두에게 양질의 적정한 정규직을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현실적인 조건이 정규직뿐만 아니라, 수시로 바뀌는 외부 조건의 상황 변동에 따른 응동적(應動的) 비정규직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면 내용은 전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필자는 여기서 매우 심각한 혼동과 오해가 있음을 느낀다.

위에 진한 활자들로 표시했듯이 문재인 정권이 상징적으로 선언한 ‘비정규직 철폐’와 IMF가 지적한 ‘비정규직차별 철폐’는 전혀 다른 내용과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철폐는 비정규직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이를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현안으로 삼고 있는 반면에, 비정규직차별 철폐는 비정규직의 현실적 필요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이라는 격차와 분리를 없애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정부 산하 한수원의 노동조합원들이 자신들만의 이해를 위해서 일반적인 국민들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는 고리 원전 5.6호 건설 중단의 금지를 요구하고 나섰고, 초중등 교육기관에 종사하는 기간제 교사들의 정규 교사로의 전환 계획이 채용과정의 정합성(?)을 이유로 무산되면서 정규직을 포함한 기득권 체계에 대한 매서운 비판이 각계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방어적 수탈적 기득권 체계의 철폐는 한국사회의 핵심을 가로지르며 미래를 좌우하는 매우 광범하고 복잡하며 심오한 주제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 모두는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기득권적인 지위를 차지하려는 살벌한 비인간적 경쟁체계가 심화되고, 획득한 지위를 유지하려고 불의한 각종의 제도와 규정이 작동하면서 마치 비상식적인 격차와 차별이 오히려 천부적 인권처럼 당연한 것으로 횡행하고 있는 것이 오늘 한국사회의 민낯이다.

비정규직-프레시안
국민 모두에게 양질의 적정한 정규직을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현실적인 비정규직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 (사진:프레시안)

이러한 잘못된 현상은 한마디로 기회적으로 주어진 소수만이 즐기는 기득권 체계의 지대적 지위와 사회경제적 격차가 이곳에 속하지 못하는 다수의 시민들에 비해 극심하게 불공정하게 작동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잘난 부모를 만나고 한번의 자격과정으로 인생을 가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신분적 사회적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사회는 결코 오래 유지될 수 없다. 이번 시론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주제로 제한된 범위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평생직장으로서의 정규직, 더 이상 유지 안돼

정규직이라는 일자리 개념에는 소속된 조직이 소멸되지 않는 한 영속적인 일자리, 즉 종신고용 또는 정년에 이르기까지 평생직장이라는 뜻을 암암리에 내포하고 있다. 이는 당연히 한 개인에게 평생 동안 안정적인 생계를 보장하는 이상적인 일터임을 의미한다. 모두가 바라는 꿈이기도 할 터이다.

평생직장의 조건은 제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제2차산업 시기 중 공황의 시대를 거친 제2차대전 이후 1970년대까지 미국과 서구유럽의 황금기에서만 가능했고, 한국사회에서는 고도의 성장과 경제운영의 성과를 부분적으로 공유할 수 있었던 1997년 이전, 즉 IMF가 오기 전까지 가능했다. 필자가 젊은 시절, 많은 기업의 슬로건이 ‘직장을 가정처럼, 종업원을 가족처럼’이었다고 추억한다.

한국사회에서도 평생직장이라는 꿈은 IMF 이후 대체로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이는 단순히 신자유주의적 흐름이 자리를 잡은 탓도 있지만, 보다 큰 배경은 한국사회가 세계경제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제3차산업과 서비스업이 주류를 형성하는 탈산업화 시대, 더구나 비선형적 프로젝트별 또는 일시적 수요별로 형성되는 직업군(자유업, 택배, 대리운전자, GIG 등)이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는 시대, 더 나가서 소위 제4차 산업혁명의 격동적 변혁기로 진입하고 있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격변하는 국내외적 환경 속에서 보편적인 정규직 개념은 더 이상 유지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후 한국경제의 미래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앞으로 미래 사회경제조건에서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개별적 조직단위는 평형적 역동이라는 상황을 일상적으로 맞이해야 한다. 공정한 참여와 일상적인 혁신과 기여에 따른 평가와 보상체계가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사회로 전화되어야 한다. 부모의 지위와 한번의 자격시험으로 평생을 좌우하는 시대는 더 이상 유지가 불가능하고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직업의 개념과 형태도 평형적 역동이라는 상황 조건에 맞추어 설정되고 유도되어야 한다. 대부분 직업은 상황과 조건에 따른 계약적 한시적 성격을 지니게 된다.

비정규직-서울신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중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실현’ 공약에 따라 이 같은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진:서울신문)

계약적 한시적 성격의 직업 보편화될 수밖에 없어

이는 단지 민간 기업과 시장의 영향을 받는 영역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 공무원과 교사 등 정부기관과 산하단체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도 평생직장이라는 철밥통이 더 이상 가능하지도 가능해서도 아니 된다. 우리사회가 나가야 할 지향점은 공직을 포함하여 예외없이 일상적인 성찰과 혁신과 활동을 통해서 공정한 평가와 정합적인 보상이 이루어지는 체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정규직이어서 더 대우받고 비정규직이어서 불이익을 당하는 체계를 혁파하고 지위에 무관하게 역할과 성과 그리고 직능과 기여에 의해서 대우받고 평가가 이루어지는 사회로 전환되어야 한다.

예컨대 하나의 제안을 하자면, 모든 국가 공무원의 경우 5급 및 7급 자격시험을 폐지하고 9급 자격시험만을 유지하여 공무원시험 합격자들에게 사무관 직급까지 당연직으로 보장하되, 민관협치와 공동의 가버넌스에 기반하여 서기관급 이상의 책임자 자리는 공무원과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가 함께 당당히 경쟁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참여식 완전공개형으로 전환하고, 55세 미만의 교사직 역시 10년 단위의 평가를 통해서 계속 수업의 유지 또는 재교육 여부를 결정하여 자질과 능력을 상실한 교사들은 퇴출하거나 전직을 유도하고, 기간제 교사 역시 3년단위의 경험과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하여 정규 교사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공정하다고 할 수 있다. 교사의 자질과 자격은 형식적인 교사자격증이 아니라 교육자로서 실력과 경험과 자세에 있다고 말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차별 철폐

중요한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처우와 조건에서 차별이 있어서는 아니 되며, 격변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비용을 낮추기 위해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서도 해당 조직이 비정규직을 채용하면 정규직보다 단위비용이 오히려 높아지도록 법규와 제도를 도입하고 엄격히 적용하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비정규직 또는 계약직에 대한 선택과 선호가 기업주 또는 관리자의 손에서 피고용자에게로 이동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동은 자유의 영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비정규직-한국일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이미지: 한국일보)

개별 조직단위에서는 왕성한 혁신과 보상체계를 적용하되, 종합적이고 보편적인 국가단위에서는 시민 한사람도 예외가 없이 사회경제적 형평과 사정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에서 인간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복지와 사회 안전망을 조밀하게 구성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추어 적극적인 교육훈련과 취업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미 북유럽국가군에서 유연안전성이라는 정책으로 잘 도입되고 안착되어 있는 제도이다. 다만 최근 북유럽조차 적극적 노동정책에서 실패를 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산업구조가 격변하는데 구태의연한 구시대 방식의 직업훈련과 취업지원 제도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앞서 나가는 적극적 노동정책을 시행하거나, 이것을 시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때는 차라리 기본소득방식의 지원수당이 오히려 합당할 수 있다. 평형적 역동은 기본적으로 자유인자에 의해서 형성된다.

한국사회가 미래를 지향하면서 나갈 방향은 정규직 또는 좋은 일자리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역할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와 문턱을 제거하고, 시장과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공정한 환경과 정합적인 조건이라는 뚝(guide & institution)을 형성하여, 모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사회경제적 영역에 참여하고 협력과 네트워크를 통해 혁신적 활동을 제고해 나가면서 성과물을 공정하게 배분하고 공유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혁신과 연계된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이다.

 

월, 2017/09/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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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참여사회포럼

한반도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북한은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고 있고 6차 핵실험을 통해 사실상 완성에 가까운 핵무기 제조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유엔 제재가 결정된 이후에는 “끝을 볼 때까지 이 길을 변함없이 더 빨리 가야 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하여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보여주었습니다. 문재인정부의 대화제의에도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공언하며 대북제재와 군비 증강에 나서고 있습니다. 핵무장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전술핵 재배치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송영무 국방장관의 발언 등으로 혼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가 중대 기로에 서 있는 지금, 한반도 위기를 타개하고, 대화와 협상의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살펴보며, 시민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모색하고자 합니다.

 


일시 : 2017년 9월 28일(목) 오후 1시 30분 ~ 3시 30분
장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주최 :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프로그램

 

사회

박정은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발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북한의 대내외 전략과 전망, 핵협상의 새로운 조건(가제)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한반도 핵위기 타개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가제)

 

토론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교수)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문의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02 6712 5246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02 723 4250

 

월, 2017/09/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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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이렇게는 안 된다 공론화위원회는 편향적 절차 이행과 시민행동 활동 방해를 사과하라. 정치권과 언론은 정략적인 공격을...
월, 2017/09/1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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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파괴’ 발언 강력히 규탄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 천명해야

>>> 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연설했다. 참여연대는 한반도 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적 염원과 핵무기 철폐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철저히 무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 한반도 주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식의 트럼프 대통령의 위험천만한 발언은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파괴’ 발언을 두고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에게 “비핵화만이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내세우며 군사옵션도 고려하는 상황에서 이를 단순히 원론 수준의 발언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동안 한미의 압도적인 군사력과 핵 선제공격 옵션을 포함한 대북 적대적 정책은 북한 핵개발의 명분이 되어 왔다. 이번 발언은 북한의 핵 포기를 끌어내기는커녕 다만 북한의 핵무장 강화 빌미만 제공할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민의 지지도 받을 수 없다. 그 어떠한 경우라도 이 땅에 전쟁은 안된다. 이것이야말로 한미동맹이 기초로 하고 있는 공통된 가치이자 원칙이다. 북한을 파괴하기 위한 단 한 번의 군사적 공격도 남한의 막대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것이다. 이미 90년대 클린턴 행정부 시기, 북한 핵시설에 대한 폭격시 남북한과 미군을 포함해 수십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공개된 적이 있다. 최근에는 북한과 전쟁 시 800만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미 싱크탱크의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전히 군사 옵션을 고려하며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한반도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뉴욕 현지시간 오늘(9/20)부터 유엔에서는 ‘핵무기금지조약(Nuclear Ban Treaty)’에 동참하는 국가들의 서명을 받는다. 50개국 이상이 서명할 경우 조약이 발효된다. 무차별 대량 살상 무기인 핵무기를 지구상에 더 이상 생산하지도 사용하지도 말자는 평화의 서약이 막 발을 떼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사용 위협으로 한반도는 더욱 핵전쟁의 위험에 가까워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내일 유엔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부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천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전 세계의 지지를 얻는 평화의 메시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수, 2017/09/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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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조영삼 님 애도 성명

사드 철회 마중물이 되고자 한 ‘평화주의자’ 조영삼 님의 명복을 빌며
사드 배치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미국과 문재인 정부에 엄중히 요구합니다

 

‘이름 없는 평화주의자’ 조영삼 님이 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 선종한 사태를 당하여 우리는 참담한 심정을 가누기 어렵습니다. 진정으로 겨레의 장래를 걱정하면서 고독한 결단 속에 자신의 충심을 담은 유서를 다듬고 또 다듬었을 조영삼 님의 그 고뇌를 생각하면 우리는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조영삼 님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분신과 선종에 망연자실하고 있는 가족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진정으로 존경하고 사랑했으며, 그의 성공을 간절히 바란 조영삼 님이 왜 이런 형극의 결단을 내린 것입니까? 문재인 지지자인 그 분이 보기에도 너무도 상식에 어긋나는, 미국의 압력에 속절없이 무너져 버리는 문재인 정부의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온 몸을 바친 것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이 사태의 책임은 무용지물이요, 백해무익이자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는 사드 배치를 강행한 문재인 정부와 그 뒤에서 촛불 혁명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하면서까지 사드 배치를 강박한 미국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이에 우리는 사드 배치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드를 철회할 것을 미국과 문재인 정부에게 엄중히 요구합니다. 이것이 자신의 목숨을 던져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한 조영삼 님의 뜻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조영삼 님이 자신의 몸을 불살라 “사드 철회를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 방울이나마 좋은 결과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면서 “촛불 민심을 든든한 배경으로 흔들리지 말고 초심대로 밀고 나가 성공한 정권”으로 남기를 기원한 뜻을 깊이 새겨 사드 철회의 길로 돌아설 것을 촉구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사드는 안 됩니다”라는 고인의 마지막 간절한 호소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사드 배치를 철회시키는 활동에 참여하여 고인의 뜻인 사드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이루는 데 함께하여 주십시오.

 

2017. 9. 20.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사드배치저지 부울경대책위원회(가),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수, 2017/09/2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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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조영삼 시민장례위원 모집

 

사드 철회 마중물이 되고자 한 평화주의자

故 조영삼 님 시민사회장 시민장례위원 모집

 

9/19(화)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고 외치며 분신하신 조영삼 님께서 9/20(수) 오전 운명하셨습다. 

 

‘사드 철회 마중물이 되고자 한 평화주의자’ 조영삼 님의 명복을 빌며, 故 조영삼 님의 가시는 길에 함께 할 장례위원을 모집합니다.

 

시민장례위원 참여 안내

  • 시민장례위원비 : 1인 1만원 이상
  • 시민장례위원 신청 https://goo.gl/LbHKFh
  • 모집 마감 : 9월 22일(금) 정오
  • 시민장례위원비 계좌 : 하나은행 158-910010-12705 (사드반대대책위)

 

  • 시민장례위원 명단은 영결식 자료집을 통해 알립니다.
  • 시민장례위원 명단 보기 >> 클릭

 

故 조영삼 님 유서 전문

2017. 9. 20. [애도 성명] '사드 철회 마중물이 되고자 한 평화주의자' 조영삼 님의 명복을 빌며

수, 2017/09/2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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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겁박자가 아닌 조정자로 나서야 -트럼프의 유엔 막말 연설 막아설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 뿐 -북의 ‘완전한 파괴’는 ‘남의 완전한 파괴’로 이어져 -한국판 쌍중단, 쌍궤병행 밝히고 조미 평화협정 끌어내야 -베를린 구상 실천 위해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 선제적 제안 필요 이하로 대기자 유엔에서 말 폭탄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북 압박을 놓고 한미일이 완벽한 공조를 자랑하고 있다. 트럼프 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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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09/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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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원전 대표교수, 공론화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다 발각 원자력계 자료 셀프 검증, 시민행동 자료 편향 검증 검증과정에서 취득한 자료로...
월, 2017/09/2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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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전망하는 외신 보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정착 한국 정치는 일종의 초현실적 분위기에 젖어 있는 듯하다. 한반도 위기는 한치 앞을 보기 어려울 만큼 악화되고 있지만, 위기는 한국정치에서 중심이슈로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
우선 정부의 대응이 구태의연하다. 문재인 정부는 6차 핵실험 이후 보다 분명해진 북한 핵이라는 새로운 현실과 과거 정부의 경직된 사고방식 사이에서 길을 잃은 듯 보인다. 베를린 선언과 사드 배치, 신북방정책 천명과 북한 봉쇄. 엇갈리는 행보는 그 정책적 맥락을 알기 어렵게 한다. 며칠 전 논란이 된 외교안보라인의 집안싸움이 보여주듯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결정에 누가 참여하고 어떻게 결정되는지도 오리무중이다. 집권당이라도 중심을 잡아야 하는 데, 민주당이 나서서 위기의 진전된 해법을 제시하거나, 위기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정당 간 논의를 이끄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얼마 전까지 집권당이었던 보수정당은 야당이 되자 신속하게 자신의 입장을 더 강경하게 변경했다. 전임 정부를 이끌었던 보수정당은 당면한 외교안보 문제를 직접 다뤘기 때문에 현 위기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수정당은 경험을 가진 통치주체로서 문제해결에 책임 있게 협력하기보다 위기를 틈타 강경한 여론몰이에 집중하고 있다. 공동체가 직면한 위기 속에서 대안정부의 실력을 보임으로써 신뢰를 회복하기보다, 정권을 때려 얻는 반사이익에 더 큰 관심을 가진 듯하다.
미국과 중국의 서로 다른 이해가 충돌하는 가운데 대두된 북핵 위기는 진보건 보수건 누가 문제를 다룬다 해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수밖에 없다. 전례 없이 심각한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정치의 불신과 적대를 넘어서는 전례 없는 협치가 절실하지만, 그 길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는 북한 핵 문제로 격발된 외교안보적 위기에 더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국내정치가 작동하지 못하는 2중의 복합 위기라 할 수 있다.
국제정치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말 중에 “물가에 가면 정치적 싸움을 멈춘다.(politics stops at the water`s edge)”라는 표현이 있다. 중대이슈인 국가 간 외교문제에 있어 국내정치적 갈등은 가능한 줄이고 정치 내부의 합의와 협력을 중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말은 외교정책 결정에 있어 통념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그동안 한국 정치에서 진보-보수를 나누는 가시적 기준은 정치적 이념이나 사회경제적 입장이라기보다 주로 선거 시기에 보여지는 남북관계에 대한 태도였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거의 대부분의 전국 선거에서 주요 정당들이 동원한 중심 갈등은 남북관계 문제였다. 이번 대선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한쪽은 퍼주기 종북세력이라고 날 세워 헐뜯고, 다른 쪽은 수구 냉전의 호전 집단이라고 받아쳤다. 상대에게 악마의 이미지를 덧씌워 외교안보 무능 불안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또한 새정부에 의한 적폐청산론은 결과적으로 보수-진보 사이의 반목을 한층 강화했다. 이런 정치적 상황 속에서 외교안보적 위기를 넘어설 힘과 기반을 만드는 협치는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었다.
지난 대선, 선거가 채 끝나기도 전에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지는 전격적으로 문재인 대통령(당시 후보)의 사진을 표지 전면에 게재했다. 그 사진의 부제이자 TIME지의 헤드라인은 “THE NEGOTIATOR”(협상가)였다. TIME지는 “북한의 김정은을 다룰 수 있는 리더”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고조의 긴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한반도에서 ‘협상가’ 대통령의 출현은 국내외 모두가 기대하는 것이었다.
적폐, 즉 폐단을 바로잡자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어떤 폐단도 현재의 한반도 위기만한 것이 없다. 또 박근혜 정부를 실패로 이끈 가장 중대한 폐단은 무엇보다 집권파의 독단이었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독단은 협상가의 덕목이 아니다. 지금 한국정치는 한반도 위기 해소를 위해 우리 공동체를 통합으로 이끄는 “THE NEGOTIATOR” 리더십이 절실하다. “김정은을 다룰 수 있는 리더”로 평가된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국내정치의 지도자와 정당들의 협력을 끌어내지 못한 대서야 말이 되지 않는다.

▲ 2017년 5월 15일 타임 아시아판(Time Asia) 표지 ⓒ타임

외교안보에 있어 보수는 충분히 대화할 수 있는 세력이다. 한국 외교의 가장 중요한 전환은 보수정부(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이었다. 그 성과와 한계의 토대 위에서 민주정부의 햇볕정책과 화해협력 정책이 뿌리 내릴 수 있었다.
외교적 협상은 국가 간 협상과 국내정치 내부의 협상인 협치가 결합된 구조를 갖고 있다. 이해당사자가 많은 만큼 첨예한 이견을 다뤄야 하는 내부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국가 간 협상에서 힘을 받지 못한다. 설사 일부 성과를 내더라도 지속되기 어렵다.
외교정책은 정권의 책략이 아니라 정치가 만든 합의된 대안일 때 오래가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이걸 위해서는 정치적 숙의와 공동통치를 이끌어 내는 민주적 리더십에 기초해야 한다. 심각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치지도자들이 만나 위기를 진지하게 다뤄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외교안보 정책의 정치적 컨센서스와 공동 통치를 위한 정치 대화를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 우리 정치는 한 번도 외교안보에 관해 여와 야, 보수와 진보가 책임 있게 참여하는 협치 과정을 만들지 못했다. 외교안보 문제가 온전히 외교안보적 맥락에서 다뤄진 적도 없다. 정치와 정당을 우회해 성공한 외교정책은 없다.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 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THE NEGOTIATOR”의 정치를 이제 시작해야 한다.
김성희 정치발전소 상임이사
월, 2017/09/2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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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경향신문(2017. 9. 27)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요즘 한반도는 상호 파괴를 장담하고 그것이 가능한 무기를 손에 쥐려는 폭력적 사건들로 가득하다. 이런 폭력 과잉이 일깨우는 것은 우리가 지금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던 가상현실을 벗어나 진짜 현실에 눈을 뜬다. 그때 그의 눈에 펼쳐진 풍경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황량한 세상이었다. 우리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트럼프는 전략폭격기 B-1B 2대를 북한의 코앞에 들이밀며 도발할 테면 해보라는, 위험한 행동을 했다. 김정은이 좀 더 무모하다면 태평양에서 수소폭탄을 터뜨릴 수도 있다. 이게 우리가 가짜 평화, 불안한 평화 속에 살면서 잊고 지냈던 정전체제의 현실이다.

북한은 한시도 이 정전체제의 불안과 불편함을 잊은 적이 없다. 남한은 정전체제의 수혜자였지만 북한은 정전체제의 피해자였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미군은 남한에 잔류했고, 중국군은 북한에서 철수했다. 남한은 막강한 한·미연합전력, 미군의 전술핵으로 북한을 압도했고, 북한은 열악한 재래식 군비로 버텼다. 그런 대결 상황에서 남한은 경제적 번영을 했고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했다. 당연히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일에 남한은 소극적이었고, 북한은 적극적이었다. 북한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군사력 불균형을 일거에 깰 현상 변경을 준비했다.

평화협정-민중의 소리
한반도의 정전체제 유지비용은 크게 상승할 것이다. 정전체제를 고수할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사진: 민중의 소리)

그 역량을 다 갖추기까지는 남한 우위체제하에서 남북 대화, 다자회담하며 시간을 벌었다. 그런 인고의 세월은 수폭,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로 보답을 받았다. 북한은 곧 고삐가 풀릴 것이다. 몸집이 커졌다. 더 이상 군사력 열세를 전제로 한 기성 질서·기존 관계를 존중할 이유가 없다. 이제 군사적 긴장은 불가피해졌다. 무엇을 할 것인가?

문 대통령, 트럼프에게 북미협상 설득했어야

정전체제 유지비용은 크게 상승할 것이다. 정전체제를 고수할지 고민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적대관계 해소를 위해 정치·군사 문제에 집중하는 일은 피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사드 조기 배치를 결정할 때부터 그에 합당한 집중력을 발휘했어야 했다. 중국 대신 미국을 선택하는 결단을 했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의 이라크 파병 요청을 수락하고 부시가 북핵 협상에 나서도록 했듯이 트럼프에게 북·미 협상을 설득해야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무기쇼핑으로 그 카드를 소진했다. 그 때문에 트럼프는 무기판매를 허락하는 아량 있는 인물이 된 반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신세지는 처지가 되었다. 북한이 이토록 빠르게 미국에 정치·군사적으로 종속되는 남한과 대화하고 싶은 의욕이 나중에라도 생길까?

문 대통령은 왜 그랬을까? 그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B-1B 단독 작전을 막지 못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도발을 중단하면 근본적인 해법이 모색될 것”이라고 했다. 도발을 막기보다 북한 스스로 멈추기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단호함과 결기 넘치는 지도자 문재인은 어디에?

문재인-타임
대선 직전 ‘타임’이 표지 인물로 선정했을 때의, 단호함과 결기가 넘치는 문재인은 과연 지금 어디에 있는가.

대화의 계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완성을 선언하고 핵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대화하자고 나서는 경우다. 이건 양손에 떡을 쥐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대북 압박에 굴복한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대화로 선회하는 것이다. 한·미가 원하는 결과다. 하지만 전자의 대화는 거부하고 후자의 대화는 응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북한이 대화하자고 나올 때 실제 핵·미사일 개발을 완성했는지 외부세계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대화할지 말지 혼선이 빚어지고 그 결과, 또 다른 대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기다림의 끝은 무조건 해피엔딩이 아니다. 그때 상황을 지배하는 것은 대북 정책이 아니라 대남 정책일 것이다. 김정은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던질 것이고, 한·미는 그가 내준 문제를 풀어야 한다.

지금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문제는 전례 없이 도전적이다. 거칠고 위험하고 냉정한 세계의 한가운데 뛰어드는 일이다. 한때 문 대통령이 그걸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김정은과 협상할 인물이라며 대선 직전 ‘타임’이 표지 인물로 선정했을 때만 해도 문 후보는 그랬다. 두 눈을 부릅뜨고 입을 꼭 다문 단호함과 결기가 넘치는 지도자. 거기에는 막연히 좋은 일이 생기기를 기다리는 사람, 누군가에게 휘둘리는 사람이 아닌, 정면을 응시하는 협상가가 있었다.

 

 

수, 2017/09/2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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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지난주 뉴욕 유엔총회 연설은, 오늘날 남한이 국제사회에 제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몇 가지를 포함한다. 풍요롭고 성장하는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중견국가 한국이 유엔의 목표와 필요불가결함을 커다란 목소리로 지지했다는 점이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새 정부의 통치 철학에 관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의 수장으로서 대단히 선구적이고도 민주적인 언명을 내놓았다. “우리 정부는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하여 대담한 조치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과 사회결속을 가로막는 경제 불평등을 치유하기 위해서입니다.”

작년에 일어난 촛불집회를 유엔이 추구하는 지고의 목적과 관련지은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은 과감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며 또한 정확하다. 문 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이, 한국 국민은 “역사에 길이 남을 국면을 만들어 냈으며, 이는 유엔이 추구하는 정신을 놀라울 정도로 성취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연합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에 대한 자신의 지지를 뒷받침하는 명료하고도 중대한 약속을 또한 내놓았다. “향후 수년간 대한민국은 모든 분야에서 유엔 분담금을 현저하게 증액할 것입니다.”

한국이 추구하는 이러한 방향과 약속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힘과 영향력을 심대하게 확장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오늘날, 세계를 이끌어 나가고자 하는 포부를 가진 국가라면 많은 국가들의 지지를 필요로 하며, 이는 자신이 주도하려는 일들에 유엔을 강력한 파트너로 삼아야 함을 의미한다.

다자 대화 중요성, 왜 언급하지 않았나

웬일인지 문재인 대통령은, 1994년 미국과 북한이 합의에 이르는 데 다자간 협의가 주효하게 작용했으며 여기에는 1988년부터 이 지역에 전례 없는 안정을 가져온 남북한의 교섭이 커다란 영향을 미쳤음을 회원국들에게 상기시키지 않았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개입이 북미가 성공적으로 합의에 이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현 시점에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는 지난 수년간 몇몇 국가가 드러낸 일방주의와 국수주의 및 팽창주의를 되돌리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되어야만 한다. 이들 국가는 책임을 회피하고 국제기준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적용하는데 유엔을 이용하려고 항상 시도할 것이다. 따라서 유엔사무총장은 이들 국가의 행동과 관련하여 세련되고도 다부진 태도를 취해야만 한다.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은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지위를 그렇게 악용하려고 시도해왔던 국가들 중 일부일 뿐이다. 주말에 이르기까지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그에 대한 신뢰가 점차 높아져 간다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접하고 있었다.

설득력을 더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이 급작스러운 전환점에 도달했다. 마치 서로 다른 두 개의 목소리로 이루어진 연설문 같았다. 애초의 전문적이고 경험이 풍부한 외교정책의 목소리가, 논리적 그리고 전략적 모호함으로 변했다. 전환의 문장은 이렇다. “동시에 제게는, 평화를 향한 국민의 권리를 수호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평온한 일상생활을 영위할 권리라는 보편가치입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전의 언급을 뒤로하고 이제 미지의 영역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문장 중 하나이다.

이후의 내용은, 이제껏 우리 외부인들이 봐 왔던 대로의 문 대통령과 보좌진의 속마음을 아마도 가장 잘 보여준다. 이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세부적인 내용을 파고들기보다는, 주요 논점들을 열거하려고 한다. 이 논점들을 전체로서 살펴보면, 대한민국 정부가 국제적 그리고 전략적 혼란에 빠져들고 있는지 아니면 한국이 제대로 방향을 잡고 한반도와 주변 지역을 안정된 상황으로 이끌 수 있도록 자신의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기 시작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연설 뒷부분에서, 북한 관련 이슈의 전략적 현실은 평양 앞에 놓인 단순한 선택으로 압축된다. 평양은 평화 혹은 전쟁과 위협 중에 선택해야만 한다. 역사의 올바른 쪽에 설 것인지 결정해야만 한다. 대화의 길에 나설 것인지를 선택해야만 한다.

6자-sbs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1994년 미국과 북한이 합의에 이르는 데 다자간 협의가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것을 회원국들에게 상기시켰어야 했다.(이미지 출처:sbs)

촛불집회가 제시한 방향대로 가고 있나

촛불집회가 제시한 명확한 방향은, 북한과의 직접 대화 그리고 사드 배치로 상징되는 전략적 교착의 거부이다. 유엔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깊이 없는 주장을 반복할 뿐인 순진한 사람들의 눈에는 일관되지 않다고 생각될 착상과 언어를 사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이 느끼는 아픔이 이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단합되었다고 반복해서 주장한다. 사실은 한국을 둘러싼 주변국들을 비롯하여 국가 간 분열이 극심한 시기에 말이다. 문 대통령은, 협상을 배제한 극도의 제재라는 미국의 정책을 남한이 철저하게 지지할 것임을 공언하고, 유엔의 몇몇 주요 국가들이 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체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 뒷부분은 도널드 트럼프와 박근혜 혹은 이명박이 했을 법한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보아서, 문 대통령이 뉴욕에서 한 일은 무엇인가? 한국 외무장관으로 하여금,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얽힌 관계국들을 한 자리에 모아,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수용될만한 해결책을 강구하게 할 것임을 천명했던가? 한편으로 남한과 미국의 군사행동을 축소하고 북한에게 신뢰할만한 체제보장 및 경제발전을 약속하며 다른 한편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동결하는, 따라서 북한을 구속력 있는 합의에 나서게 하는 해결책 말이다. 그렇지 않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국이 지불할 능력도 없고 필요로 하지도 않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군사장비 구입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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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가 제시한 명확한 방향은 북한과의 직접 대화, 사드 배치로 상징되는 전략적 교착의 거부이다. (사진:중앙일보)

한국 최적의 정부 만들어나갈 기회 놓칠까 우려 

한편 북한전문 매체 38노스(38North.org)는 지난 수개월 동안 분명해 보였던 점을 결국 확실하게 언급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현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극도의 제재가 경제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의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직업 외교관이자 핵 비확산 전문가인 조지프 디토마스(Joseph DeThomas)는 이렇게 말한다. “북한 제재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행정명령은, 북한의 무릎을 꿇게 하려는 일방적인 경제 전쟁선포이다.” 디토마스는 “미국에게는 이를 가능하게 할 시간과 인내심 그리고 외교적 기회가 대체로 없기 때문에 성공할 것 같지 않다.”라고 결론짓는다.

한국전쟁 이래 국민의 힘과 능력에 부합하는 정부를 만들어 나갈 가장 좋은 기회를 지금 한국이 놓칠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걱정스럽다. 한국의 새로운 외교팀이 결국 자신의 임무를 이해할게 될 것이며, 따라서 참을성 있게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을 지난 수개월 동안 들어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연설을 보면서, 그리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과 한국 정부의 교섭을 보면서, 여전히 희망적으로 바라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수, 2017/09/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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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참여사회포럼

한반도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북한은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고 있고 6차 핵실험을 통해 사실상 완성에 가까운 핵무기 제조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유엔 제재가 결정된 이후에는 “끝을 볼 때까지 이 길을 변함없이 더 빨리 가야 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하여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보여주었습니다. 문재인정부의 대화제의에도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공언하며 대북제재와 군비 증강에 나서고 있습니다. 핵무장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전술핵 재배치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송영무 국방장관의 발언 등으로 혼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가 중대 기로에 서 있는 지금, 한반도 위기를 타개하고, 대화와 협상의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살펴보며, 시민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모색하고자 합니다.

 


일시 : 2017년 9월 28일(목) 오후 1시 30분 ~ 3시 30분
장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주최 :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프로그램

 

사회

박정은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발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북한의 대내외 전략과 전망, 핵협상의 새로운 조건(가제)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한반도 핵위기 타개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가제)

 

토론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교수)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문의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02 6712 5248~9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02 723 4250

 

  • 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 발행일 : 2017.08.25
  • 발행처 :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 담   당 : 참여사회연구소 김건우 간사

 

목, 2017/09/2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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