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주의를 단호히 거부한다.

세계인종차별철폐의 날에 부쳐

  1960년 3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샤프빌에서 인종분리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The Apartheid)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모인 사람들은 수만 명이 넘었고 경찰의 발포로 69명이 사망하였고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샤프빌의 학살’로 불리게 된 이 사건이 벌어진 3월 21일은 이후 UN총회에서 인종차별 철폐의 날로 공식선언 된다. 이 날은 인종분리정책에 반대해 모이고 희생된 이들을 기리며 인종차별이 철폐되길 원하는 시민들이 기념하는 날이다.  

 인종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한국사회 인종주의는 없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한국사회에는 200만 명이 넘는 이주민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삶은 어떠한가. 미등록 이주민을 색출한다는 명목의 강제단속, 외국인 보호소의 강제 구금, 이주민에게 차별적인 건강보험 제도 도입은 우리 사회 인종주의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고용허가제는 여전히 이주민에 대한 강제노동을 허용하고 이동의 자유를 제약하며 노동권과 인권을 부정한다. 부모가 미동록 이주민일 경우 출생등록 조차 할 수 없는 교육권과 의료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제주도 예맨 난민신청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 역시 한국사회가 인종주의의 뿌리 깊은 편견 앞에 놓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세계인종차별철폐의 날을 며칠 앞두고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난사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뉴질랜드 총리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은 이 사건을 바로 테러로 규정하고, “뉴질랜드에는 테러범이 설 자리가 없다. 당신은 우리를 표적으로 선택했지만 우리는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며 “우리가 타깃이 된 것은 뉴질랜드가 다양성(Diversity), 다정함(Kindness), 공감(Compassion)을 대표하며 이런 가치를 필요로 하는 이들의 피난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치는 이번 공격으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흔들릴 수 없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세계 시민들의 눈물과 뉴질랜드 총리가 보여준 인종주의와 테러리즘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보며 다시금 한국사회를 돌아본다. 우리는 누군가의 피부색과 국적과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의 벽 앞 에 서 있지 않은가. 그 벽을 부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차별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차이를 인정한 연대와 단호한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이주민과 난민을 향한 차별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정부를 비롯한 당국의 의무와 법과 제도가 변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시민들의 책임감이 필요하다. 우리 역시 인권의 이름으로 책임지는 자리에 함께 서 있겠다.

2019년 3월 21일

다산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