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퇴출제와 그에 따른 국민피해를 막고자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역사적인 동시파업을 벌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의 파업은 철도나 건강보험에 비해 다소 규모가 작고, 파업 중에도 업무 차질이 없는 것처럼 선전돼 언론의 관심은 덜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지부는 이미 과거에도 성과연봉제 파업을 벌인 경험이 있고, 특히 ‘연금개악 반대’처럼 공익을 위한 파업에도 늘 앞장서왔다. 파업을 이끌고 있는 변희영 지부장을 <노동과 세계> 변백선 기자가 만났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지부장

 

Q. 변백선 : 파업에 임하는 목적과 각오는?

A. 변희영 : “국민으로부터 제대로 된 공공성 평가를 받아야”

국민연금은 공공기관이다. 공공기관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정권을 위해 존재하고 또한 재벌과 기업에게 이용당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목적이 아니다. 공공기관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이제 공공기관은 정부에게 실적 평가를 받을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제대로 된 공공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제 이렇게 바꾸기 위해서는 파업 등 끝까지 압박해서 쟁취해야 한다. 국민연금에 새로 온 문형표(공단 이사장)는 얼마 전 간부 확대회의에서 “이 사람들(조합원)이 임금을 못 받아 봐야 앞으로 이런 행위를 안 한다”는 발언을 했다. 그럼에도 거리로 나왔다. 이 투쟁에 국민연금지부도 끝까지 뜻을 함께해서 반드시 이기는 싸움 만들겠다.

 

Q. 변백선 : 국민연금공단에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어떤 문제가 있나?

A. 변희영 : “성과연봉제는 민영화의 길, 국민노후가 파탄 나는 시작

임금체계 개편은 노동조합과 반드시 합의해야 하는데 국민연금공단도 이 법 절차를 생략하고 불법으로 취업규칙을 바꿨다. 이것은 부당하고 불법이기에 파업에 돌입했다. 국민연금공단 안에는 성과라는 기준이 없다. 그런데 마치 기준이 있는 것처럼 관련 TF도 만들고 관리자 마음대로 직책을 변경하거나 승진 문제까지 바꾸려고 하는 일방적인 시도가 반복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유일한 공적연금 기관이다. 이런 국민연금을 마치 민영화시키려는 듯 우선 임금체계를 바꿔서 실적체계로 가겠다고 한다. 그러면 국민노후가 파탄 나는 시작이 될 것이다. 현재 공단은 580조라는 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금을 펀드업체 또는 전문 증권업체에 맡겨서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경우 연금기금이 경쟁화 되고 시장화 되어 위험해질 수 있다. 결국 성과연봉제는 국민의 노후를 파탄하게 만들고 기금마저 위험하게 만든다. 피해는 국민에게 간다. 성과연봉제는 도입되면 안 된다.

 

Q. 변백선 : 국민피해를 우려하시는데, 국민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A. 변희영 : “연금지급에 힘들게 의지하는 분들에게 죄송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국민연금 파업 역시 철도처럼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업무가 마비가 되어 연금 정산이 되지 않고, 매월 25일에 연금을 받아야 될 어르신에게도 연금 지급이 늦춰질 수 있다. 25일에 나오는 연금이 많은 돈은 아니지만, 정말 힘들게 의지하는 분들에게 죄송스럽다. 다만 이 불편 잠시만 기다려주셔서 해결되면 원래 위치에서 모든 국민의 노후를 위해, 어르신의 연금을 위해 열심히 복무하겠다. 이 투쟁 끝까지 가야하다. 지부는 4000명 중 10% 출산휴가 장기휴가자를 제외하고 3,500여 명이 이탈 없이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

 

Q. 변백선 : 파업 에피소드 하나 전해주신다면

A. 변희영 : “파업 사실 숨기기에 급급한 공단”

파업에 돌입하기 전 각 지사별로 국민들에게 ‘파업에 돌입하니 죄송하다’는 선전물을 내걸어 붙였다. 회사 쪽에서는 이것을 점거라며 떼라고 강요했다. 이런 시비 자체가 우습지만 건물이 사측 건물이 아닌 임대건물이라 그럴 권리가 없음에도 건물 1층에 선전물을 게시하는 작업까지 따라와 방해하며 부당한 지배개입을 하고 있다. 사측은 정부로부터 질타를 받을까봐 국민에게 파업하는 사실조차 숨기기 위해, 마치 업무에 지장이 없는 것처럼 언론에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파업대회에서 머리띠를 매는 변희영 지부장
거리로 나온 국민연금지부 조합원들
변희영 지부장과 함께 지부를 이끄는 지회장들

국민연금지부 파업 응원 퍼포먼스

 

- 출처 : 노동과 세계 -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