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최저임금법 보고서 2_‘최저임금 지급 위반’ 벌칙조항 변경한 「최저임금법」정부발의안 검토」발표
고용노동부의 주장은 최저임금 신고사건 결과, 법원·검찰의 최저임금 위반 처리내역 등 실제와 거리 있고 최저임금법 입법취지에 부합하지 않아
최저임금법 준수율 제고와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 보장을 위해 근로감독 강화하고 명예근로감독관, 징벌적 손해배상, 최저임금 차액을 국가가 선지급 한 후 사업주에게 구상권 행사하는 대위권 제도 등의 정책 도입해야
1. 취지와 목적
-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미지급(「최저임금법」 제6조 위반)에 대한 벌칙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2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로 변경하려는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개정안을 발의함.
- 고용노동부는 제20대 국회에서는 물론, 제19대 국회에서도 최저임금 미지급에 대한 형사처벌의 삭제를 골자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정부발의의 형태로 제출한 바 있음. 관련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은 최저임금 지급 의무를 고의,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근로기준법」 상 임금체불 제재조항(제109조)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밝힘.
- 고용노동부는 △ 최저임금 미지급에 대한 사법처리 건수가 적고, △ 형사처벌 제재방식은 엄격한 사법처리 절차를 따라야 하므로 실효성이 없으며, △ 사법처리보다 과태료가 실효성이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최저임금법 」 상 최저임금 미지급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을 삭제하고 과태료 부과로 변경한다고 밝히고 있음.
-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주장은 관련한 현실과 자료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결과이거나 주장에 대한 실증적인 증거의 제시가 부족한 상태임. 고용노동부의 주요한 논거는 최저임금과 관련한 근로감독의 결과와 신고사건의 내용, 「최저임금법」 위반사건에 대한 사법부와 검찰의 실제 처리내역과 거리가 멀고 최저임금제도의 목적과 취지, 사회적인 의미와 위상에 부합하지 않음을 확인함.
2. 주요 내용
1)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미지급에 대해 ‘적발되면 시정하는 관행이 만연하고 사법처리 건수가 매우 적다’고 주장함.
- 이는 고용노동부가 현실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임. 고용노동부는 애초에 사법처리 대상이 아닌 법조항의 위반건수를 「최저임금법」 위반건수 전체에 포함시켜 사법처리 비율을 매우 낮아보이게 상황을 설명하였음.
- 또한, 고용노동부는 20건 이하의 사법처리만 이루어지는 근로감독 결과를 제시하고 최대 880건에 이르는 신고사건에서의 사법처리 건수 통계는 외면함.
2) ‘형사처벌 제재방식은 엄격한 사법처리 절차를 따라야 하므로 실효성이 없다’는 고용노동부의 주장은
-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사법처리 절차는 형사소송법 등에 정해진 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무시한 발언에 지나지 않음.
- 실제 「최저임금법」 위반사건의 처리 현황을 검토하더라도 2014년의 경우, 검찰에서 10일 이내 처리되는 비율이 31%, 1개월 이내 처리되는 비율이 46%, 2개월 이내 처리되는 비율이 74%임. 처리기간이 형사처벌 조항을 삭제해야한다는 주장의 주요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고 판단됨.
3) ‘사법처리보다 과태료가 실효성이 있다’는 고용노동부의 주장은
- △ 과태료 수납률이 최근 5년 간 감소하고 있어 징수실적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 △ 고용노동부는 과태료의 ‘즉시 부과’를 강조하고 있으나 과태료도 이의제기 시 재판이 가능함으로 인해 처리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 △ 고용노동부가 계획하고 있는 과태료의 수준으로 사용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 등에서 과태료가 사법처리에 비해 실효성이 높은 주장은 재검토되어야 함.
- 고용노동부(장관)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등의 자리에서 최저임금 미지급에 대한 벌금액수가 20~30만 원으로 낮아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나, 실제 재판에서 최저임금 미지급 사건은 고용노동부가 주장하는 듯이 ‘20~30만원 대의 벌금’에 그치지 않고 50만 원 이상부터 1,000만 원 미만까지 다양한 금액대에서 벌금형이 선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음.
4) 고용노동부(장관)은 최저임금 지급 의무를 고의,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 제재조항(제109조)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주장함.
- 이러한 관점은 최저임금제도와 「최저임금법」에 대한 협소하고 단편적인 이해에 불과함. 「근로기준법」 상 임금체불 규제의 의미와 「최저임금법」 상 최저임금 지급 위반 규제의 법적 가치는 같다고 할 수 없음.
- 최저임금 미지급의 외형과 결과는 임금체불과 같지만, 「헌법」 제32조 제1항이 규정한 최저임금제도는 최저임금 이하의 수준으로 노동자를 고용하지 못하도록 국가가 강제함으로써 노동자를 보호하려는 제도라는 점에서, 독자적인 체계와 규율방식을 갖추고 준수율 제고를 위해 제도를 보완해 나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됨.
- 원칙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의미에서도 「근로기준법」 상 임금체불은 반의사불벌 조항이기때문에 법을 위반한 사용자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음.
5) 고용노동부는 ‘처벌기준을 상향하더라도 사용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는 곤란’하다고 주장
- 「최저임금법」의 처벌조항은 2005년에 벌금액이 상향되기는 했지만 2005년 이전에는 처벌조항 자체가 거의 현실에 적용되지 않았으므로 처벌기준 상향과 도덕적 해이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으로 보임.
- 정부발의안처럼 시정지시 없이 ‘즉시 과태료’를 부과한다면 근로감독을 받는 사업장에서는 제재의 효과가 일정 부분 있을 수 있으나, 이는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근로감독이 전제되어야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
6) 「최저임금법」 준수율 제고와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 도입과 제도의 개선이 요구됨.
- 최저임금 미지급에 대한 벌칙을 형사처벌에서 과태료로 ‘단순전환’하는 것은 최저임금을 준수할 다양한 유인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형사처벌보다 위하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 과태료만을 제재 방식으로 남기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준수율 제고 방안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움.
- △ 최저임금 관련 근로감독의 양적 확대와 질적 제고, 명예근로감독관 제도의 도입 △ 최저임금 미지급에 대해 ‘국가가 노동자에게 피해금액을 우선 지급하고 사용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대위제도, 위반사업장 공개제도, 반복·상습위반 사용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등 위반사용자 제재, 피해노동자의 구제 등과 관련한 법·제도 개선 △ 최저임금제도와 「최저임금법」 준수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한 고용노동부의 다양한 행정적인 노력이 요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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