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을 개·돼지로 비하한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 즉각 파면하라
특권의식 찌들어 잇따른 수준 이하 발언 일삼는 공직 사회 재점검해야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민중은 개·돼지’, ‘신분제 공고화’ 등 귀를 의심케 하는 시대착오적 발언을 했다. 다른 곳도 아닌 교육부 고위공직자가 국민들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던 시대착오적이고 그릇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경실련>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개·돼지로 비하하며 모욕하고, 헌법 정신을 부정한 나향욱 정책기획관을 즉각 파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은 최고의 권위이며, 정부는 주권자가 그 권한을 위임한 것에 불과하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민중이 개·돼지여서 나 기획관과 공직자들에게 나랏일을 맡긴 게 아니다. 나 기획관은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는 등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의 정신,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는 우리 헌법 정신을 짓밟았다. 충분한 해명의 기회가 있었지만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은 이러한 반민주적이며 전근대적 인식이 평소의 소신이라고 봐야 한다. 공직자가 헌법을 부정하는 비민주적이고 전근대적 인식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입 밖으로 꺼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다른 사람도 아닌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정책 책임자가 이러한 의식을 가진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 사회에는 이미 ‘수저 계급론’ 등 사회 양극화와 자신의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구조가 팽배해 있다. 누구보다 교육정책을 통한 계층 이동 도모, 사회 양극화 해소를 고민해야 할 교육부의 공직자가 아예 신분제로 계급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등 망언을 일삼은 것은 묵과할 수 없다. 더구나 구의역 참사를 놓고 “내 자식처럼 가슴 아프다는 것은 위선”이라고도 했다. 이런 사람이 교육 정책을 다뤄왔으니 박근혜 정부의 교육 정책 문제점들은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나 기획관을 즉각 파면하고 교육부와 공직 사회 전반에 뿌리깊은 특권 의식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최근 나 기획관 외에도 수준 이하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공직자가 최근 잇따랐다. 한국장학재단의 안양옥 이사장은 “빚이 있어야 학생들이 파이팅을 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공직자들의 헌법 정신 부정과 그릇된 엘리트 의식에서 비롯된 시민에 대한 막말 등 파동이 반복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한 두 사람의 실수가 아니라 공직 사회 전반에 특권의식, 상식 이하의 비민주적 의식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번 나 기획관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를 무시하고 미봉책으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비슷한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울러 공직자로서 기본 자질과 소양을 검증하는 인사시스템 강화도 반드시 재고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