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7월 12, 2016 - 13:23
사드 배치는 막대한 폐해와 사회경제적 비용 유발할 것
북핵문제 해결에 실효성 없고, 한반도 불안정성만 가중
국민적 합의와 국회 동의 거쳐야...주변국과의 관계 고려한 재검토 필요
지난 8일 한미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ㆍ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사드배치는 한반도 평화와 국가경제, 국민의 생존권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매우 엄중한 사안이다. 정부가 여야의 의견수렴이나 국민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드 배치를 강행하면서 안보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경실련>은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강행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아래와 같이 촉구한다.
첫째,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에 실효성이 없는 사드배치로 한반도 불안정성을 가중시키지 말고 대화와 교류를 통한 합리적 정책전환에 나서라.
정부는 사드배치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방어조치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이 한반도 평화에 매우 중요한 사안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역내 군비 경쟁만을 가중시킬 것이다. 사거리 300~700km인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을 휴전선 인근에서 발사하면 한반도 전역에 도달하는 시간이 수분에 지나지 않아 사드의 실효성이 없다. 2015년 3월 미국 의회조사국이 펴낸 보고서에서도 남북은 지리적으로 너무 가까워 사드의 실익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또한 48기에 불과한 사드의 요격미사일은 1000발이 넘는 북한의 미사일을 막는다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 오히려 북한은 사드 배치 결정 다음날에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무력도발에 나서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결국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의 위협에 대한 대응보다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동북아 군사전략의 일환임이 자명하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를 무너뜨리고, 중국과의 협력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보다 미국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진정 북핵문제 해결의 의지가 있다면, 한반도 불안정성을 가중시키기보다 합리적 정책전환으로 대화와 교류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둘째, 군사적 실익은 물론 안보·경제적 실익이 전혀 없는 사드배치 재검토하라.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배치를 강력히 반대해 왔다. 중국 정부는 군사적 대응과 경제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고, 러시아도 동부지역에 한국의 사드기지를 겨냥한 미사일 부대를 배치하겠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사드가 한반도 평화와 국내 경제를 위협할 위험요인임은 분명하다.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에 사전에 통보했다고 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설득하고, 양해를 구한 것인지 의문이다. 중국·러시아와의 갈등 구도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군사적 긴장을 넘어 외교적 마찰과 경제적 타격이 불러올 사회경제적 비용은 막대하다.
특히 중국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교역 파트너이자 경제협력국이다. 2015년 대중국 수출액은 26.1%에 달하고, 수입액은 20.7%다. 2015년 중국에 대한 수출과 수입을 합한 전체 교역규모는 2,274억 달러로 우리나라 GDP의 16.5%에 이른다. 무역 흑자도 연간 600억 달러 규모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규범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직접적인 제재보다 통상압력이나 비관세 장벽을 이용한 제재 등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폐해와 비용이 막대한 상황이다. 실효성 없는 당위성과 원칙론만으로 국가경제 위기와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 정부는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사드배치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셋째, 사드배치는 국가적 의제로 국회는 국익의 관점에서 실효성을 철저히 검증하라.
사드 배치 후보지역 주민들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를 단순히 님비현상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사드 포대에 배치될 X밴더 레이더가 내뿜는 전자파가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크다. 여러 대의 사드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 미국 역시 모두 사막이나 정글에 배치했다. 또한 2013년에 괌에 임시 배치했던 사드 역시 주민의 동의 부족과 환경 문제로 영구배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도 주민 동의 없이 사드를 배치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영토에 사드를 강행한다면 국민들의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정부는 사드배치가 정말로 필요하다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에 추진돼야 한다. 야3당 역시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배치에 반발하며, 국회 동의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헌법 제60조는 1항은 “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항해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드 배치는 한반도 평화와 국가경제, 국민의 생존권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적 의제다. 국회는 적극적인 여론수렴과 논의를 통해 사드배치의 실효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면밀히 따져야 할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