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1966년 음력 1월 23일이었어요. 한국군이 집집마다 다 찾아가서 노인이든, 젊은이든, 남자든, 여자든 아픈 사람까지 살아 있는 사람이면 무조건 다 모았어요. 어머니는 수류탄 때문에 하반신이 다 날아갔고 여동생은 머리가 터져서 뇌수가 흘러나왔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제가 직접 들었고 눈으로 봤고 몸으로 겪었던 그런 이야기입니다.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 ‘응우옌 떤 런’ 씨

베트남 전쟁(1960-1975)이 끝나고 41년이 흘렀지만 지금까지 전쟁의 기억이 뚜렷한 이들이 있다. 2016년 2월, 베트남 빈딘(옛 빈안) 지역에서 ‘빈안 학살 50주년 빈안위령제’가 열렸다. 이 지역에서 민간인 1,004명이 한국군에 학살된 것으로 베트남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 베트남 빈안(현 빈딘) 지역에는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모자이크 벽화가 있다. 군복에는 맹호부대 마크가 그려져있다.

▲ 베트남 빈안(현 빈딘) 지역에는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모자이크 벽화가 있다. 군복에는 맹호부대 마크가 그려져있다.

반면 이들과 전혀 다르게 베트남전을 기억하는 이들도 있다. 고엽제전우회와 베트남참전자회 등 베트남 전쟁 관련 단체들은 민간인 학살을 부인한다. 김성욱 고엽제전우회 사무총장은 “왜 그들 얘기만 듣냐”며 “(민간인 학살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2016051905_02

2016051905_03

취재진이 만난 베트남전 피해자들은 한국군의 학살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베트남전 참전 관련 단체들은 학살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두개의 시선은 팽팽히 맞선다.

두 개의 기억이 공존하는 베트남 전쟁. 50년이 지나도 전쟁의 상처는 아물지 않은 채 남아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베트남 전쟁의 민간인 피해자들과 당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국군을 만나기 위해 노력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이번 주(5월 20일)와 다음 주(5월 27일) 두 차례에 걸쳐 베트남 전쟁 당시 벌어진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 논란을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