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4대강사업 투입 8조원 결정하는데 불과 30분 ‘뚝딱’

여야는 8일 수자원공사에 대한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수공이 4대강 사업을 맡는 것이 적법한 지 여부를 놓고 재격돌했다.
특히 민주당은 수공 이사회가 8조원에 달하는 예산 투입을 불과 30분만에 결정하는 등 정부의 압력에 떠밀려 속전속결로 처리했다고 초강경으로 비판하는 한편 수공의 부채 비율이 심각하게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민주당은 수공이 4대강 사업 참여를 의결 과정에서 제대로 된 검토없이 하루만에 결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기춘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지난달 25일(금요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수공의 4대강 사업 참여 방안이 확정되자마자 28일(월요일) 수공이 이사회를 열어 약 30분만에 정부 원안대로 의결했다”며 “사업참여 내용과 재정지원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제대로 된 검토없이 정부 각본대로 통과시킨 것은 초등학교 학급회의만도 못하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조정식 의원도 “수공과 국토부가 착공일자를 맞추기 위해 ‘실시계획을 승인하려면 해당 지자체장과 협의해야 한다’는 수자원공사법을 위반하면서 불법ㆍ졸속으로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공의 부채 비율 증가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성순 의원은 “연매출 2조원 규모의 수공이 8조원을 투자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한데도 수공이 4대강 투자를 결정한 것은 업무상 배임행위”라고 지적했다. 강창일 의원도 “경인운하 2조원에 4대강 8조원 등 10조원의 부채가 추가로 발생하면 부채비율이 20%에서 139%로 악화돼 불량 공기업이 되고 민영화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수공의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돗물값 인상 우려를 일축하면서 수공이 4대강 사업 추진에 따른 투자금 회수 방안 등 대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광근 의원은 “수공이 향후 부실화되면 세금으로 메워야 하므로 부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도 “수돗물값은 광역상수도 건설ㆍ운영 등에 소요된 원가만 반영하므로 4대강 사업에 대한 수공 투자분이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정희수 의원은 “8조원에 달하는 투자금 회수 방안으로 4대강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민주당이 요구한 ‘4대강 국정조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신수정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