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 민동 총회 인사말>

서강 민주동우회 회장 오세제입니다. 이렇게 날도 추운데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년 이맘 때 바로 이 자리에서 민동 회장이 되고나서 저는 속으로 자신감에 넘쳤습니다. 이미 18년 전에 서강민동 사무국장을 할 때 경희대 민동을 벤치마킹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있어서 충분히 잘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삼백명은 회비를 받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다시 맡아해보니 정말 어려웠습니다. 신자유주의 아래서 개인의 경제가 어려웠고, 민동이 활동이 없어 신뢰가 낮아졌습니다. 열정적 주체도 없고 무엇보다 제가 시간이 제한됬습니다. 결과만 보면 백열일곱명이 연회비를 냈다고 격려해주시는 선후배들이 많지만, 저는 압니다. 얼마나 더 할 수 있었는데 못했는지. 그리고 참여가 너무 부족합니다. 어떤 후배는 민동이 왜 있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저에게 직접 말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봅니다. 왜 지금 민동이 있어야 하는가? 우리 구성원들은 민동 없어도 경조사에 모입니다. 그러나 지금 상근자를 포함한 민동이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1)우린 역사를 공유하는 공동체지만, 커뮤니티 활동도 좀더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민노총 활동가였던 82학번 박선봉 구속에 대응한 것은 나름 성공작이었지요. 그러나 비정규직 활동가였던 86학번 이종탁에 대한 대응은 부족했습니다. 나아가 통진당 활동가였던 97학번 김보연 건은 아직도 대응이 안되고 있습니다. 동기를 비롯한 주체가 나서지 않으니 취약한 민동이 대응할 길이 없습니다. 등산모임은 잘하고 있으나 귀농 동문들의 직거래 장터는 걸음마 단계이고, 아직 우리 회원들이 얼굴을 맞대고 교류할 기회가 부족합니다. 올해 시작하는 포름과 걷기 사업은 그런 기회의 확대가 취지입니다. 새해에는 80년대 초를 중심으로 해서 80년대 중후반, 그리고 70년대 학번 선배들부터, 90년대 후배들까지 챙기겠습니다. 작년에는 활동한 게 없으니 돈내라고 하기가 민망했지만, 올해는 넓은 참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은퇴자, 귀농자, 활동가, 90년대 이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민동이 되어야 합니다.

(2)단기적으로 당면한 정치적 상황에 대응해야 합니다.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우리 80-90년대 학번 세대가 이제 40-50대가 되었지만 아직 민주화는 요원하고 함께 잘사는 복지국가와 평화통일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없던 민동이 자꾸 생겨납니다. 연대, 서울대, 전남대가 재작년부터 작년까지 차례로 생겼습니다. 전민동이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국민상주는 물론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해 너무나 많은 고통받는 민중들의 싸움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할 주체가 필요한 것이지요. 학내 민주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서강민동은 힘이 없어서 현재 상징적으로만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보다 적극적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3)중장기적으로 사회민주화에도 민동이 필요합니다.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우리 세대가 다시 힘을 합칠 필요가 있습니다. 87년 6월항쟁 때 뭐라고 외쳤습니까? 대부분 ‘독재 타도 민주쟁취’ 혹은 ‘직선제 쟁취’를 외쳤는데, 직선제만 되고 독재는 타도되지 않았지요. 질서정연하게 후퇴한 독재 세력은 이제 변화된 민주화 상황에서 다시 마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보수는 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 새마을, 바르게 살기 등 각각 수십만 회원을 가진 대중조직이 있는데, 왜 진보는 대중조직 하나 못 만듭니까? 민노총 외에는 없지 않습니까? 7080 민주화운동세대가 중심이 되어 십만 대중조직을 만듭시다. 그래야 대선도 이기고 진보정당도 제대로 만들고 민주주의 실현할 수 있습니다. 서강민동과 전민동이 그 추진 동력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올해 조직과 재정을 더 튼튼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돈을 낼 가치가 있는 조직,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직으로 만들겠습니다.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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