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들어 제일 추운 날씨였다.
카메라가 얼어 셔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정도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저녁 7시가 넘자 조합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삼삼오오 시청광장으로 모였다.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이제는 고철덩어리일 뿐인 전광판을 올려다 보았다.

19시 30분, 노동개악을 폐기하고 박근혜 퇴진을 위한 민주노총 부산본부 결의대회가 시작되었다.

020.JPG 

253일간의 고공농성을 끝내고 병원에 입원중인 송복남, 심정보 동지를 대신해 일반노조 천연옥 부위원장과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 석병수 본부장의 경과 보고가 있었다.

9a0efdcb98dc0cdeda9d186f1251ca9e.jpg 
▲ 천연옥 부산일반노조 부위원장,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

"고공농성은 끝났지만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나서서 중재를 하겠으니 믿어달라고 했다. 
연내에 노사정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어 해결하겠으며 안 되면 부산시가 책임지고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부산시장이 언론사 모아서 화려하게 그림 만들고 사진 찍으며 한 약속이니 믿어 보겠다.

253일간의 생탁택시 고공농성은 연대의 모범을 보여준 투쟁이었다. 식사에서부터 매일 이어진 투쟁문화제 까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의 정성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서두에 말씀 드렸듯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일반노조도 여러 동지들에게 받은 만큼 더 열심히 연대하겠다." 천연옥 부산일반노조 부위원장

"먼저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지난 4월 16일 두 동지가 광고탑에 올랐다는 연락을 받고 너무 억울하고 마음이 아팠다.

오늘 집회 시작하기 전에 민주노총가가 나왔는데 맘이 참 뿌듯했다. 집회 오기 전 환노위 법사위에서 노동악법 논의중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정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지랄맞은 정권이라 안심할 순 없지만 이번 회기에서는 통과가 어려울 듯 하다. 다 민주노총의 힘이 아닌가 싶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생탁도 택시도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본부장으로서 택시 문제 반드시 해결할 것이다. 또한 노동개악 투쟁에 공공운수 노동자가 앞장 설 것이다."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

 

024.JPG 
▲ 총파업 문선대 공연

 

033.JPG 
▲ 리화수 국민연금 부울 본부장

"박근혜 정부가 문형표란 사람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앉히겠다고 한다. 문형표가 누군가? 38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메르스의 책임자이다. 메르스 확산을 방치한 그가 어떤 심판을 받았나? 12월 21일 면접심사 장소를 무려 일곱번이나 옮겨 가며 면접을 치렀다고 한다. 얼마나 부끄러웠으면 그랬겠나. 부끄러운 짓 했으면 자숙하고 있어야 한다. 문형표는 소중한 국민연금의 수장이 될 수 없다. 국민의 마지막 보루인 국민연금 마저 박근혜가 마음대로 휘두르려 한다.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문형표 임명단행 박근혜는 닥쳐라!"

 

이어서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학부모의 발언이 있었다.

046.JPG 
▲ 안진경 참보육을 위한 부모연대

"저녁이 있는 삶,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이 없는 사회, 노동시장의 낡은 제도와 관행이 개선되어 능력이 먼저인 노동현장, 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세상. 우리 아들딸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 
정부가 만든 대국민 사기극, 노동개악 공익광고에 나오는 문구들이다.

1억배우 황정민과 미생의 장그래를 앞세운 광고에만 13억, 아들딸 광고에는 14억을 쏟아 부었다 한다. 
기업도 노조도 기득권을 양보해야 116만명의 청년들 일자리가 생긴다고 하는데 기업들과 재벌들은 기득권을 양보했는지 묻고 싶다. 

엄마들이 모이면 푸념섞인 말투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 같다고들 한다.
내겐 4명의 아이가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절대 지금과 같은 헬조선이어서는 안 된다. 
노동자들이 절대 양보하지 말고, 절대 물러서지 말고 싸워 주시길 응원한다. 아니 나 또한 함께 싸울 것이다.
오늘 이 추위를 뚫고 거리로 나오신 노동자분들이 너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혼수상태로 사경을 헤매고 계신 백남기 어르신을 두고 과잉진압을 지휘한 경찰은 승진잔치를 벌이는 이 나라는 정말 답이 없고, 미쳤고, 구제불능인데다 악하다. 그들의 손에 우리의 미래를 절대 맡기지 말자.
많이 추운데 옷깃 더 단단히 여미시고 끝까지 싸우자. 투쟁!"

 

068.JPG 
▲ 대학생 모임 '태동'의 민주노총 응원 공연

 

075.JPG 
▲ 노동자 현장노래패 소리연대의 공연

 

080.JPG
▲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민주노총의 단결은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단결이다.
민주노총의 투쟁은 박근혜 정권을 향한 비타협적 투쟁이다.
민주노총이 이렇듯 강고하게 투쟁할 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우리도 몰랐다.(웃음)
우리의 지도부인 위원장이 구속되어도 위축되지 않았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지난 석달 간 무려 13번의 집회를 했다.
상경투쟁은 또 얼마나 많았나.
지난 몇 년보다 올 한해 투쟁한 횟수가 더 많을 것이다.
이렇게 될 수 있도록 조합원들을 다독여 집회로 나와 주신 간부들이 고생 많았다.

12월 31일 날치기만 하지 않는다면 노동개악이 올해를 넘길 것이다.
임시국회 종료일인 1월 8일까지 긴장의 끈 놓지 말아야 하겠다.

하지만 임시국회가 종료된다고 해 박근혜 정권의 노동개악 음모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를 짓밟지 않으면 저들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과 맞짱뜨는 집단, 민주노총 밖에 없다.
농민, 빈민, 청년, 학생들과 어깨 걸고 싸울 수 있는 집단, 우리밖에 없다.
내년 4월 13일 총선까지 우리는 민중총궐기의 총선거 전선을 펼쳐야 한다.
민주노총이 결심하면 박근혜 정권과 대국민 사기극 총선을 능히 심판할 수 있다.
상상해 보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그 길 하나다.

1년만에, 그렇게 어려운 조건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투쟁해 온 70만 조합원의 이름으로 총선에서 박근혜 정권 심판하자.
그렇게만 된다면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새로운 2016년이 열릴 것이다.

올 한해 정말 고생 많으셨다.
본부장으로서 드릴 것은 없고 오늘 행진을 취소하도록 하겠다.(엄청난 박수와 환호와 웃음)

파업가를 힘차게 부르자. 투쟁!"

 

003.JPG 

고공농성은 끝났지만 시청광장 한 켠, 부산경남 버스지부 동지들의 농성장은 그대로다.
오늘로 167일째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Reference] : 교선2, 「민주노총부산 - 민주노총의 강고한 투쟁이 박근혜 정권을 심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