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마구잡이 공안탄압은 ‘민중과의 전쟁’ 선포, 민주주의는 다시 궐기한다
- 살인진압 사죄하라! 국가폭력 책임자 강신명을 파면하라! -
박근혜 정권이 민주노총 초토화 작전에 나섰다. 전쟁을 벌이는 듯 상대를 가리지 않고 대량살상 무기를 퍼붓고 있다. 이를 정부는 법치라 강변하지만 우리는 공안탄압이라 부른다. 공안탄압이란 국가공공질서를 핑계로 정치탄압을 벌이고 정부비판을 억압할 의도로 공권력을 남용 하는 정치다. 반면 법치란 국가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민주적 법률에 따라 권력행위를 규제하는 정치방식이다. 대통령 박근혜는 감히 법치를 운운치 말라. 당신은 불통정치와 공안탄압으로 연명하는 독재의 아류일 뿐이다.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대한 공안탄압은 가장 극명한 사례다. 10만이 넘는 민중이 시위에 나섰다. 민주적 정치라면 생존대책을 요구하는 노동자와 농민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최소한 대답이라도 하는 게 정치다. 그러나 대통령 박근혜는 차벽을 세우고 물대포를 직사했으며,체포와 구속, 소환장 남발로 보복했다. 시위 한 번으로 무려 1,531명이 수사대상에 올랐다. 그 중 585명의 사법처리가 진행 중이고, 나머지 946명은 인적사항을 파악 중이다. 1990년 노태우 군사정권이 권력위기를 모면할 의도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경찰력에 방범, 예비군까지 동원해 1년간 1,923명을 검거한 것에 비한다면, 단 하루 시위에 1,531명을 조사하는 것은‘민중과의 전쟁’이라 할만하다.
유례없는 정치탄압은 민중노총에 집중됐다. 대통령 관심법안인 노동개악에 반대한다는 죄목(?)도 추가됐다. 12월 23일 현재 민주노총의 구속, 수배, 소환 대상자는 274명이다. 독재의 도구였던 소요죄를 뒤집어씌운 한상균 위원장을 비롯해 8명이 구속됐으며, 추가로 5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또한 5명에게 체포영장이 떨어졌고, 소환장은 242명에게 발부됐다. 이들 민주노총 탄압 대상자 274명 중에는 구속영장 기각이 6명이고 무혐의 처분이 5명인데, 가장 황당한 경우는 당일 시위에 참석도 않은 조합원을 조사하고 소환장까지 발부한 경우다. 전교조 조합원1명은 시위 당일 해외출장 중이었음에도 경찰은 학교까지 찾아와 채증사진이 있다며 겁박했고,시위 불참은 물론 이미 퇴직한 조합원에게도 소환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실과 증거를 우선 파악하기 보단, 마구 혐의를 만들어 잡아넣을 궁리에 혈안이었다.
공안당국의 과잉수사와 인권침해는 앞선 사례뿐이 아니다. 소환에 응한다고 했음에도 집으로 들이닥친 압수수색으로 아이들과 가족들이 충격과 공포를 겪었으며, 개인정보보호법을 무시하고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에 11월 14일 상경인원 및 CCTV자료, 조합원 명부를 요구하기도 했다. 프레스센터 기자회견 사건은 대표적인 과잉수사와 혐의창조 사례다. 교통방해와 집시법 위반 혐의로 구인영장이 발부된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이에 조합원이 동행한 것을 트집 잡았다. 경찰은 조사도 없이 긴급체포영장을 집행하고 구속시켰다. 이에 앞서 경찰은 한상균 위원장에 대해 “검거작전을 펼치면 충돌이 예상된다”며 “많은 인원이 모이기에 특수한 기법을 활용해서라도 검거 노력을 하겠지만, 큰 충돌 우려나 무리가 있을 때는 검거작전을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바 있다. 그럼에도 당일 경찰은 무리하게 검거를 시도해 충돌을 유발시켰다. 그 후 경찰은 검거에 실패하자 보복에 나섰다. 경찰을 막아섰다는 이유만으로 3명을 구속했고, 3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 건으로 무려 20여 명이 현재 소환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보복을 넘어 정치적 의도로 기획탄압을 하고 있다. 시위의 자유 원천봉쇄와 백남기 농민 살인진압에 대한 비난을 역전시킬 의도로 민중충궐기를 폭력시위로 매도했다. 정부는 애초 어떤 시위도 보장할 생각이 없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지난 11월 9일 대화를 제의했지만, 정부는 거절하겠다는 대답조차 없었다. 또한 민주노총은 “경찰이 인도행진조차 금지시키거나 막지 않는다면 평화적으로 행진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귀를 막고 폭력 진압을 앞세웠다. 시위 하루 전 정부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정책강행과 시위엄단 방침을 발표했다. 14일 경찰은 계엄령 전 단계인 갑호비상령을 발동했으며 위헌 차벽을 세우고 살인 물대포를 투입했다.결국 14일 일부 충돌사태가 발생했다. 그 책임은 헌법적 자유를 억압한 정부에 있다. 민주노총은 이미 “평화행진을 무력으로 막고 충돌을 야기한다면, 그 책임은 경찰에 있음”을 밝혔으며,대화와 협의를 무시한 것은 경찰이다.
정부는 민주적 비판세력을 불법집단으로 몰아 궤멸시킬 의도로 민주노총 외에도 전농, 전여농,전빈련, 빈해련 등 37개 단체 대표자들에게 소환장을 남발했다. 3차 소요문화제를 꼬투리 잡아 사법처리를 시도하고 있다. 11월 14일 벌어진 충돌은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정권의 충돌이었다. 14일 이후 가장 심각하게 드러난 폭력은 경찰버스 파손이 아니라 백남기 농민에게 직사된 국가폭력이었다. 왜 살인진압 책임자를 조사하지 않는가? 왜 강신명 경찰청장을 파면하지 않는가?법치가 아니라 무도한 통치를 하기 때문이 아닌가? 민주노총은 공안탄압 대응기구를 구성해 다각적인 운동으로 맞설 것이다. 공안탄압을 부추긴 극우언론의 왜곡보도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진실을 밝혀낼 것이다. 14일 이뤄진 민주주의의 궐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충돌은 다시 시작이다.
2015. 12. 2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 11월 14일 민중총궐기관련 민주노총 공안탄압 현황
- 12월 23일 현재 총 274명
- 구속 : 8명 [한상균 위원장, 플랜트건설노조 2명, 건설노조 1명, 공무원노조 1명, 공공운수노조1명]
- 구속영장 청구 : 5명 [민주노총 1명, 플랜트건설노조 2명, 공공운수노조 1명, 금속노조 1명]
- 구속영장 기각 : 6명 [플랜트건설노조 1명, 공공운수노조 2명, 금속노조 2명, 민주노총 강원본부 1명]
- 무혐의 : 5명 [공공운수노조 2명, 화학섬유연맹 3명]
- 미참석 : 3명 [전교조 3명]
- 체포영장 발부 : 5명 [민주노총 3명, 금속노조 2명]
- 소환 : 242명[민주노총 13명, 건설노조 57명, 공공운수노조 78명, 금속노조 12명, 민주일반연맹 10명, 보건의료노조 9명, 사무금융연맹 3명, 전교조 9명, 공무원노조 2명, 화학섬유연맹 21명, 서비스연맹 1명, 민주노총 경남본부 1명, 대구 9명, 대전 3명, 부산 1명, 서울 9명, 제주 1명,충북 3명]
※ 프레스센터 기자회견 탄압 피해
- 구속 : 금속노조 한국GM 1명, 쌍용차지부 1명
- 체포영장 발부 : 민주노총 1명, 한국GM 1명, 쌍용차지부 1명
구속영장 청구 : 민주노총 1명, 쌍용차지부 1명
소환 : 20여 명
※ 11월 14일 민중총궐기 탄압 현황(파악 중)
- 14일 당일 연행자 : 50명(남43, 여7)
- 11/17 총 8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진행 후 6명 구속영장 발부됨. 이중 3명은 민주노총 조합원, 나머지 3명은 일반 시민 참가자.
- 민중총궐기투쟁본부 51개 단체 중 민주노총, 전농, 전여농, 전빈련, 빈해련 등 37개 단체 대표자에 대한 소환장 발부.(특히 성명불상으로 소환자를 특정하지 않은 단체지목 소환장도 여러 건 있음)
-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를 미신고집회로 규정, 전농 대표자에게 소환장 발부.
- 민중총궐기 참여 단체 및 참여자에 대한 소환도 계속 진행 중. 현재 약 100여명이 소환장을 받은 것으로 취합됨.(페이스북 뒤져 소환하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