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성적우수 대학생 자기계발프로젝트 지원사업>을 통해 총 4명이 자기계발프로젝트를 실행했습니다. 3명은 해외 탐방 & 여행을, 1명은 자신의 전공 자격증과 연관된 학원 수강을 선택했습니다.

 

그 중 ‘공대녀의 런던 탐방’이라는 프로젝트로 영국 런던 여행을 다녀온 정OO 학생의 결과보고 에세이를 공개합니다. 처음 경험해 보는 비행기 탑승의 설레임, 낯선 곳에서 영어로 소통하는 두근두근함, 위기에 대처하는 도전정신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공대생의 눈으로 보는 런던은 어떨까요? 여러분들도 함께 떠나봐요!

  

 


 

나는 하늘을 아는 개구리가 되고 싶다

 

 

처음으로 간 인천국제공항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단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흔하디 흔한 제주도 수학여행도 가정형편 덕분에 가지 못했고, 대신에 학교에 나와 자유 시간을 즐기며 보냈던 나는 비행기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영국탐방은 현지에 도착하면서부터가 아닌 훨씬 오래 전, 집에서 비행기 표를 예매한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영어사전을 뒤져가며 기차를 예약하고, 또 버스를 예약하던 그 시간은 두려웠으나 행복했고 즐거웠다. 모든 것은 신기했고 마치 꿈을 꾸는 듯 했다. 그러다가 문득 다시 오지 않을 기회란 걸 느낀 그 순간, 자기 잘난 맛에 살던 개구리는 눈을 빛내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다짐했다. 반드시 저 하늘을 느끼고 오겠다고!

 

 

 

  

[주요 볼거리] Westminster 일대는 볼 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그리고 내가 간 곳 중에서 제일 쉽게 한국인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The British Museum은 정말 넓었다. 왜 사람들이 이틀에 걸쳐 봐야한다고 했는지 이해했다.

 

 

13시간. 하늘 위에서 바라본 땅은 정말 넓고 넓었다. 내가 전부라 느낀 곳은 사실 좁은 우물 속이었다는 것이 실감 났다. 그런 것들을 느끼며 현지에 도착하기까지 많은 것을 준비했다.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스펀지가 되었다. 능력이 적은 내겐 분별해서 거르는 보단 일단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했기 때문이며 또한 그것은 세계화를 부르짖는 현대사회에선 무엇보다 필요한 자세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후엔 스스로 문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무엇을 얻기 위해 가는가?’ 끊임없이 질문했고 끊임없이 대답했다. 많고 많은 나라 중에 영국을 택한 것은 가장 쉽게 산업화의 흐름을 깨달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공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얻자. 나는 내가 전혀 글로벌 시대에 걸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꼭 영어에 흥미를 느끼고 공부에 힘쓸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니 사람들과 자꾸 접촉하여 대화하는 시간을 갖자. 혼자서라도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스스로에게 각인시키고 싶다. 그러니 힘들더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일정을 착실히 수행해 내자. 그렇게 머릿속으로 생각하다 보면 언제나 내가 원하는 것은 하나라고 결론 내렸다. 그래, 나는 한낱 개구리지만 그래도 하늘을 아는 개구리가 되고 싶다.

 

 

 

[Museum of London ] 런던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었다. 그중에 내게 제일 인상 깊었던 곳은 역시나 산업혁명 파트였다. 자동차의 발달과정이나 열차의 발달과정 등은 나에게 전공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며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동기부여 해주었다.

 



긴 비행시간이 끝나고 히드로공항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숨을 크게 들이쉬는 것이었다. 지금부터는 모든 일이 영어로 진행된다! 이 사실은 나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입국절차를 할 때, 심사원이 던지는 질문에 집중하여 알맞은 답을 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영어를 잘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나를 이해해주세요.’로 시작된 내 대답은여행이요.’ ‘일주일 있어요.’ ‘그 후엔 한국으로 돌아갈 거예요.’ 등의 짧은 문장들로 이어졌고 여권과 한국으로 돌아가는 항공권을 보여준 후에 통과할 수 있었다. 내가 무사히 대화를 끝마쳤다는 게 기뻐서 호텔로 가는 기차 안이라든지 길거리라든지 시간이 날 때마다 근처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나도 아직 늦지 않았다, 나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영국 현지에 온 첫날 웃으면서 잠이 들었다.

 


다음날부터 시작된 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성공적으로 지하철 표를 샀고 헤매지 않고 원하는 곳에 찾아갔다. 버스정류장도 물어 물어 도착하여 제시간에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일정을 진행하면서 지하철 틈새라든지 엘리베이터 버튼이라든지 사소한 곳에서 영국과 우리나라 문화의 차이점을 깨달았고, 덕분에 이처럼 작은 부분의 기계들이라도 문화에 영향을 받아 설계되고 판매된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다른 나라로 출장을 가게 되면 먼저 그 나라를 돌아보며 문화를 익히는 이유를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일정을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설렘이 내 발걸음을 힘차게 했고, 도전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대학로를 거닐고 웨스트민스터 일대에서 빅벤을 바라보던 시간. 또 대영박물관과 런던박물관, 자연사박물관과 전차박물관등 많은 박물관들을 탐방하던 시간. 내게 하늘의 맛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지하철 내부] 좌측은 영국 지하철 노선 중 Circle line을 운행하는 지하철 내부에 있는 이음새이다. 사이사이를 문으로 막아 이은 것만 보다가 완충작용을 하는 이음새를 두어 별도의 문을 두지 않은 것을 보고 놀랐다. 덕분에 Circle line의 지하철 안에서는 자신이 볼 수 있는 만큼은 좌석상황이나 손님들의 행동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우측은 지하철 문에 있는 열림 버튼인데 열차가 떠나기 전에 뛰어오는 사람을 보고 안쪽에서 문을 열어주는 용도이다. 실재로 멀리서 뛰어오는 분을 보고 당연하다는 듯 재빨리 버튼을 누르는 분을 볼 수 있었는데, 왜 영국을 신사의 나라라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네가 선 줄로 생각하거든 넘어질까 조심하라. 이 말이 떠오른 것은 전차박물관에서 자신만만하게 돌아다니다가 위기를 겪었을 때였다. 전차박물관이 있는 곳은 런던에서 세 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가야 하는 울(Wool) 근처이다. 근처라고 해도 울역에서도 꽤나 떨어져 있는데 갈 때는 택시를 타고 갔기에 문제가 없었다. 도착하자마자 늦은 점심을 먹고 눈앞에 있는 엔진들에 감탄하며 전차 둘러보기를 쉼 없이 했다. 내가 전차를 설계할 것은 아니지만 공학도에겐 치명적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오후 5, 무사히 박물관 탐방을 마치고 나오자 사건이 일어났다. 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박물관에서 역까지 가는 버스는 이미 끊긴 것이다. 그래서 택시를 타기 위해 택시 정류장에 찾아갔더니 택시는 아무리 기다려도 단 한 대도 오지 않았다. 미리 돌아가는 차편을 알아보지 않은 내 실수로 일어난 일이었다.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당황하여 눈앞이 깜깜해졌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 이런 상황도 혼자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퍼뜩 들면서 차분히 돌아갈 방법을 떠올렸다. 마침내 떠오른 최상의 방법은 지도를 보고 역까지 걸어가는 것이었다. 전차박물관에서 울역까지는 택시를 타고 왔던 시간을 토대로 예상컨대 걸어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였다.

 

 

 


 

[Bovington Tank Museum] 정말 많은 종류의 전차들과 엔진들이 있었다. 위 사진은 그중에 인상 깊은 엔진 중 하나이다. 영어로 각각의 엔진에 대해 설명하는 글이 있었는데, 아직 내 수준으론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둘러 볼 때에 가슴이 설레고 두근거렸다

 

 

주위가 산간지대라 이미 어두워 길을 파악하기 어려웠고, 전차박물관은 주변 건물도 없어 홀로 동떨어져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돌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했다.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어서 위험한 부분도 있었고 나무로 둘러싸인 숲속이나 좁은 다리를 건너기도 했다. 시골이라 데이터도 켜지지 않아 위치파악도 힘들었지만, 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홀로 그 길을 찾아 걸어왔다. 지금 생각해봐도 위험천만한 일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내가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짧은 기간이지만 영국탐방 중에 얻은 도전정신과 나를 향한 믿음, 그리고 런던으로 돌아가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고 싶다는 열망 덕분이었다. 그날은 내가 한층 성장했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Natural History Museum] 한쪽에 관람객들이 박물관 내에 전시된 것을 그려서 제출하는 곳이 있었다. 꼭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잘 그린 작품은 선정하여 박물관 한쪽에서 전시하고 있었는데 혹시나 올지도 모를 한국 분을 위해 한글로 이름을 적어뒀다. 내 작품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즐거웠던 영국탐방이 마침내 끝이 나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가 이륙했다. 마지막으로 내려다본 런던은 일주일의 짧은 기간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다시금 말해주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13시간. 부족한 줄 알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렴풋이 하늘을 알게 된 개구리는 자신이 얻은 것들에 웃었고 그간의 무지에 울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어떠한 공학도가 될 것인가?’ 문화의 차이를 인지하고 그것에 맞추어 설계하는 공학도, 세계화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 출중한 영어실력을 쌓는 공학도, 무슨 어려움이 있든지 도전하여 극복하는 공학도가 되자고 다짐했다. 돌아와서 올려다본 하늘에서는 따스한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 나는 여전히 하늘을 아는 개구리가 되고 싶다. 

 

소중한 기회를 주신 아름다운재단에 깊이 감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글.사진 | 정OO(아름드리 장학생)



성적우수 대학생 자기계발프로젝트 지원사업은?

‘성적우수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아름드리기금 장학금)’ 장학생들에게 등록금 지원 외에 진로 개발을 위한 도전 및 동기부여를 위한 자기계발 프로젝트 지원하는 사업. 어학연수, 여행, 적성 개발, 자격증취득, 해외탐방, 연구비 지원 등 다양한 체험 기회를 포괄적으로 수용하며 대학 입학 후 2년 이내 배분심사를 통해 1인 1회 500만원 이내 프로젝트 진행비를 지원합니다.

본 사업은 '아름드리기금'을 기반으로 지원합니다. <아름드리기금>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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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회동 썬그리
 배분팀임주현 간사
배분하는 여자. 이웃의 작은 아픔에도 공감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장학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