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민주노총 인천본부 특강

“오늘 언론의 상황은 제가 이야기하는 것을 뒤집어 보면 됩니다. 정말 다 무너졌습니다. 저는 7년 동안 PD수첩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PD수첩이었습니다. 앞으로 다시 부활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강의를 하겠습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이 7일 오후 6시 30분 인천 부평구 부평5동 민주노총 인천본부 교육실에서 민주노총 조합원과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이날 자리는 민주노총 인천본부, 금속노조 인천지부가 주최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라고 불렸던 PD수첩의 아이템 사례들을 말한 뒤 “이제는 머나먼 옛날 이야기하는 꼴이 됐다. 하지만 과거 PD수첩이 어떻게 치열하게 했고, 사회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봐 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PD수첩 200회 특집 때 만든 카피가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라며 “ 내가 보고 들은 것을 속이지 않고 가감 없이 전달하겠는 것으로 여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사실과 진실, 탐사 저널리즘 등을 설명한 뒤 취재를 할 때 관련 근거가 있는지를 살피고, 취재자의 기호와 사상, 종교, 이데올로기, 오만, 섣부른 확신 등을 항상 되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언론의 노동 보도와 관련 “노동시장 문제를 보도하면서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묻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많은 정규직 노동자를 졸지에 죄인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것이 바로 관점의 차이에서 나온 보도”라고 꼬집었다.

   

언론 보도 관점에 대해 “모든 사람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언론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며 “언론의 자유는 다른 모든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자유다. 만약 언론자유가 없다면 다른 많은 자유들도 차차 소멸하게 된다”고 김환균 위원장은 지적했다.

현 언론 상황에 대해 김 위원장은 ‘장악하지 않아도 통제되는 시스템’과 소송 남발의 문제를 제기했다.

“지금 정부에서 직접 보도지침을 내리지 않는다. 이미 외부에서 간섭할 필요가 없는 정도로 시스템을 만들어버렸다. 사장 뽑는 이들 절대 다수가 정부 여당이 추천하게 된다. 민주적이고 인권 생각, 노동 상황 생각하는 이들을 뽑겠는가. (보도국) 안에서는 정부 여당에 불리한 기사는 축소되거나 약화되는 시스템이 작동하게 된다. 직접 말하지 않아도 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작년 2014년 10월까지 정부 기관 및 공직자가 언론사를 대상으로 명예 훼손 소송을 제기한 것이 39건”이라며 “과거 기사에 문제가 있으면 언론사를 대상으로 소송했지만, 지금은 언론사는 물론 기자 피디 개인까지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강연에는 박진영 인천일보 지부장을 비롯해 인천일보 지부 조합원들과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소속 간부들 3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