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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화장품, 알고 쓰십니까?…’파라벤’ 유방암 유발 논란

기사입력 2014-11-24 16:47

◀ 앵커 ▶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건조해지는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화장품의 가짓수가 늘어나 게 되죠.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의 화장품 사용량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화장품이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이브닝이슈에서는 화장품의 대표적인 화학 보존제인 파라벤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영상부터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Q. 화장품 얼마나 사용하나?]

◀ 최혜진 ▶
“스킨 바르고 에센스 그다음에 수분 크림, 영양크림, 그때그때 따라서 브라이트닝 크림 바를 때도 있고…”

◀ 한나리 ▶
“토너 쓰고 스킨 쓰고 로션 그리고 수분 크림, 그리고 비비크림 바르기 전에 선크림이랑 프라이머도 발라요. 대략 한 10개 좀 넘는 것 같아요.”

◀ 조현진 ▶
“기초화장품 스킨, 로션, 에센스, 아이크림, 크림, 피니셔, 그리고 선크림 7가지요. 색조화장품은 베이스, 파운데이션…”

[Q. 화장품 성분 확인하나?]

◀ 김혜원 ▶
“성분을 확인하고 싶어도 화장품 뒷면에 보면 너무 어려운 용어로 되어 있고, 또 너무 길고 조그맣게 되어 있어서…”

◀ 최혜진 ▶
“화장품 성분보다는 발림성이라든지 지속력이라든지 이런 거 위주로 화장품을 고르고 있습니다.”

◀ 앵커 ▶

지난해 한 수입화장품 브랜드 연구소에서 한국 여성 7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하루 평균 화장하는데 40분 정도를 쓰고 또 매일 사용하는 기초 화장품이 13개로 나타났습니다.

화장품 많이 사용하는 분들 특히 주의 깊게 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최근 한국 유방암 학회가 화장품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보존제 성분인 ‘파라벤’이 유방암을 유발할 수 있다며 정부에 역학조사를 제안한 것으로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보도 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지난 15년 동안 유방암 환자의 증가세는 가파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4배.

여성들의 초경은 빨라지는데 출산은 늦어지고, 모유 수유 비율도 떨어졌기 때문에 유방암이 늘었다는 게 주된 분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환자들도 속출했습니다.

◀ 김춘애/유방암 환자 ▶
“모유 수유 했고, 육류 같은 것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저도 어디에서 왔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영국의 한 대학이 최근, 화장품에 들어가는 ‘파라벤’을 정상적인 유방 세포에 노출시켜봤더니, 세포가 계속 커지거나, 또는 죽지 않고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암세포와 똑같은 성질로 변한 겁니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영국 연구 결과에 대해 “고농도의 파라벤이 DNA 손상을 일으켜 암을 유발한다는 게 증명됐다”고 평가하면서, 파라벤과 유방암의 관련성에 대한 정부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 송병주/한국유방암학회 회장 ▶
“화장품같이 저농도로 오랫동안 사용했을 때 그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전국민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정부 차원의 조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파라벤’의 유해성 논란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꾸준히 제기돼 왔었는데요.

‘파라벤’에 대해 들어는 봤는데, 정확히 어떤 성분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분들 많습니다.

자료를 보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화장품을 구성하는 성분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정제수, 그러니까 물이고요.

여기에다가 미백효과나 주름개선 같은 화장품의 기능성 성분이 또 추가되죠.

또 피부 흡수가 잘 되게 도와주는 계면활성제, 즉 유화제가 들어가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장품의 변질을 막는 방부제가 들어갑니다.

화장품에 쓰이는 보존제, 즉 방부제의 종류를 살펴보면,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등 20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성분이 바로 ‘파라벤’입니다.

파라벤 같은 방부제는 화장품이 미생물에 오염되는 걸 방지하고 또 3년 이상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해 주는 그런 역할을 하죠.

쉽게 말해서 상하거나 썩지 않게 해주는 겁니다.

파라벤은 한때 인간이 만든 화학방부제 가운데 안정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습니다.

파라벤에 대해서 좀더 살펴보겠습니다.

파라벤은 1920년대 미국에서 개발됐는데요.

화장품뿐만 아니라 치약, 샴푸 또 의약품 등 다양한 품목에 매우 폭넓게 사용돼왔습니다.

그런데 십여 년 전부터 영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파라벤의 안전성 논란이 제기돼 왔는데요,

파라벤이 체내에 들어오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하게 작용하면서,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고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겁니다.

◀ 앵커 ▶

그런데 파라벤이, 실제로 암을 유발하는지 인과관계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유력한 증거들이 여럿 발견되면서 유럽에서는 파라벤 허용 기준을 점차 강화하고 있는 추센데요,

유선경 아나운서, 파라벤에 대한 규제, 유럽과 우리나라의 기준이 다르다고요.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방부제 성분인 “파라벤”은 종류가 다양합니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화장품에 사용해도 된다고 허용한 파라벤은 모두 7가지 종류입니다.

이 가운데 ‘페닐 파라벤’은 지난 9월, 식약처가 법 조항을 바꿔 올해 말부터는 사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나머지 6종류를 살펴보면, ‘메틸’ 파라벤과 ‘에틸’ 파라벤은 유해성이 상대적으로 덜한 반면,

‘프로필’과 ‘부틸’ ‘이소 프로필’과 ‘이소부필’ 파라벤류는 유해성 논란이 많은 성분입니다.

덴마크에서는 2011년부터 ‘프로필’과 ‘부틸’ 파라벤을 만 3살 이하의 영유아를 위한 제품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유럽연합도 이 성분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는데요.

지금은 제품의 0.8%까지 넣어도 되지만 내년부터는 0.19% 이상 넣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0.8% 이내의 함유량이라면 안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소프로필’과 ‘이소부틸’ 파라벤의 경우, 유럽연합에서는 이번 달부터 아예 사용을 완전히 금지시켰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두 종류의 파라벤에 대해, 역시 0.8% 기준이하라면 안전하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유럽연합의 금지령을 의식했는지, 식약처에서 다시 한번 위해성 평가를 진행해 내년 6월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 앵커 ▶

파라벤을 두고 체내에 축적이 된다, 안 된다, 과거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파라벤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체내에 축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영상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해외의 한 연구진이 유방암 환자 160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암세포를 떼어내 그 성분을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암세포의 99%에서 ‘파라벤’ 성분이 공통적으로 검출됐습니다.

주로 겨드랑이 쪽에서 검출됐는데, 당시 연구팀은 “얼굴로 흡수된 화장품의 파라벤 성분이 겨드랑이 림프절에 모였다”고 추정했습니다.

또 의학과 약학, 생물학, 보건학 등 각 분야의 독성 전문가 천여 명이 모인 학술단체인 ‘한국 독성 학회’는, “치약과 칫솔질 등 입을 통해 섭취된 파라벤의 양은 화장품 등 피부를 통해 흡수된 파라벤의 양보다 훨씬 적다”며, “입으로 섭취한 파라벤은 피부로 흡수된 파라벤과 달리 빠르게 분해된 뒤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몸 안에 거의 남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같은 양의 파라벤에 노출되더라도 어린이에게는 독성이 더 강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유아용품에 대한 파라벤 허용 기준이 따로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앵커 ▶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과거부터 오랜 기간 파라벤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을 사용해왔고, 또 가짓수 또한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위험에 노출되는 여성도 크게 늘 것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화장품을 보다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이 무엇일지 함께 모색하는 게 시급해 보이는데요,

유선경 아나운서,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좀 소개해 주시죠.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먼저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부터 화장품 전성분 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화장품에 들어간 모든 성분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한 겁니다.

화장품 상자나 용기에 깨알 같은 글씨로 수많은 성분이 표시된 걸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내용을 읽어봐도 뭐가 뭔지 알기 어렵습니다.

생소한 화확명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한번 슬쩍 보고 외면하기 일쑤인데요,

대체적으로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성분명이 많을수록 ‘안전한’ 화장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천연성분의 경우 동백오일, 라벤더 에센셜오일, 해바라기 추출물 등 대개 읽고 이해하기 쉬운 이름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비슷한 제품 서너 개가 있다면 각각의 성분 표시를 비교해 보고 천연성분이 더 많은 걸 고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여성환경연대가 만든 ‘톡톡’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면, 화장품에 들어가는 7천여 개 화학성분의 유해성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분의 유해성 정도에 따라 녹색과 노랑색, 빨강색, 세 단계로 나눠서 알려주는데요.

빨강색 성분만 피하더라도 보다 안전한 화장품 사용이 가능해지겠죠.

‘파라벤이 함유되지 않았다’는 ‘무 파라벤’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파라벤 대신 들어간 ‘대체 방부제’가 더 안전하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결국 성분 내용을 하나하나 검색해 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얘기겠죠.

마지막으로 한국 여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화장품 다이어트’입니다.

모든 제품을 천연 화장품으로 바꾸는 건 어렵다 하더라도, 가짓수를 줄일 수는 있겠죠.

클렌져로 세안을 하고, 토너를 바른 뒤, 로션과 에센스, 크림, 이 세 가지 중 한 가지만 사용하고, 자외선 차단제로 마무리하면, 화장품 사용 가짓수도 4단계로 축소돼 파라벤 함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