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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거곡마정지구 준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보다 나빠진 본안

지난 19일 오전 11시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한강유역환경청에 파주농민들과 시민, 환경단체들 20여명이 모였다. 전날 내려 소복소복 쌓인 눈과 함께 칼바람이 매서웠지만 모두 임진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기자회견에 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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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유역환경청 앞에서의 기자회견 모습   ⓒ 김현경>

 

임진강은 남한에서 드물게 아직 제방에 막히지 않고 밀물과 썰물의 바닷물이 드나들며 경관을 이뤄내는 지역이다. 또한 전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DMZ 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어 희귀 조류, 양서파충류, 곤충 등 멸종위기종도 드물지 않게 관찰되는 곳이다.  장단반도 일대의 친환경 농업지는 연간 1000톤 정도의 생산량으로 7만명의 학생들이 친환경 급식을 제공받고 있기도 하다.

이 날 발언한 파주시민, 농민, 학부모는 공통적으로 이러한 보전의 가치와 친환경농업의 의미를 강조하며 준설사업으로 인한 성토는 다시 바닷물에 의해 흙이 쌓이고, 친환경농업과 아이들의 건강한 급식마저 빼앗아가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크기변환_IMG_0030    크기변환_IMG_0040 이재범 작목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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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임진강 상류 지역에는 군남댐, 한탄강댐 등 홍수조절을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 있는데 왜 국토부는 제5대강 사업처럼 준설하려고 할까? 환경부는 과거 임진강 하구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임진강지키기 파주시민대책위원회는 국토부가 이를 막기 위해 준설사업을 하고 사업진행기간인 향후 10여년 동안은 환경부가 임진강 하구에 어떠한 것도 하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라는 생각이다.

장단반도 일대에 2.5M 성토를 높게 하면 오히려 반대편인 지대가 얕은 문산지역에 홍수위험이 더 커질 수도 있다. 그리고 지난해 정회된 국토청의 설명회에서는 홍수 대비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딱 부러진 답변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제출된 본안은 준설량을 17% 줄인 듯 보이지만 오히려 1단계 사업의 거곡지구 준설량이 증가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환경영향평가 본안에 대한 의견 제출과 관련하여 한강유역환경청의 면밀한 내용 검토를 요구하며 기자회견 후 환경관리국장과의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파주시민들의 습지보호구역을 요청하는 서명서와 본안의 문제점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하였다. 더불어 한강유역환경청장과의 공식면담과 현장환경조사를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하면 좋겠다는 요청사안을 논의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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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규제완화로 인해 그린벨트 해제, 보호구역 개발 등 파헤치는 공사 위주의 개도국 수준의 의식이 팽배하다. 환경을 생각하는 나라들은 산비탈 사면에 집을 지을 때 포크레인으로 산을 깎아내어 집을 짓지 않고 산의 훼손을 최소화하고자 오히려 흙으로 둔턱을 돋워 집을 지었다. 급속도로 변하는 기후변화에 따라 얼마나 잘 보전하고 지키는 것이 중요한지 전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또한 4대강사업이 토건위주로 국토 전반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결과가 드러나고 있는 이 때에 국토부가 다시 한번 임진강을 망가뜨리려 한다는 사실이 우리를 분노하게 한다.

제발 정부와 국토부가 토건 위주의 개발사업을 통한 국토정비와 발전이 아닌 도시재생과 친환경 생태 보전을 통한 국토정비로 사고의 전환, 가치관의 변화를 가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