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일 금요일, 크리스마스가 하루 지난 날

    

청년인생학교의 마지막 강의인 동네와 청년에서는 죽어가던 춘천의 구도심에 한 여인숙을 게스트하우스로 탈바꿈한 봄엔게스트하우스의 조한솔 대표와 낮에는 설계·디자인 사회적기업 '블랭크'의 사무실로, 저녁에는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변신하는 청춘 플랫폼의 문승규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우리 또래의 젊은 대표들의 훈훈하고 에너지 넘치는 강의로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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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청년들이 중간 중간 청년을 주제로 음악이야기와 사연 & 신청곡을 들려주어서, 강의에 활력을 더욱 불어 넣었습니다 :o )

  

   

봄엔게스트 하우스 이야기 

   

춘천 원도심의 사회문제를 비즈니스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미션으로 20대 청년들 몇몇과 함께 동네방네 협동조합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도심 안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이것저것 고민하지 않고 다 해보는 패기있는 청년들! 그래서 이름도 동네방네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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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폐쇄된 여인숙이 즐비한 곳은 성매매와 청소년 탈선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쇠퇴하는 곳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적인 흐름을 만들어 내고자 게스트하우스를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폐쇄된 여인숙 주변의 상권들도 무너져 버려,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스토리가 있는 주변 상점들과 제휴를 맺어 봄엔 상품권을 만들었다고 해요.

   

전통시장 활성화의 일환으로 궁금한 2층집이라는 카페를 시장 2층에 열었는데요, 전통시장의 활성화와 카페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저도 궁금했는데요. 이 공간을 통해 젊은 세대가 유입되고, 시장이 활성화되길 바라는.. 세대를 잇는 매개체와 같은 공간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시장 안에서 외부인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시장어머님들과도 친해지기 위해 따뜻한 반찬과 커피 배달 서비스를 하며 어머님들과 대화도 나누고 관계를 쌓으려고 꾸준히 노력했다고 해요.

마지막으로 내 꿈을 강요받지 않았으면 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찬스라는 앞머리는 있지만 뒤는 대머리인 동상을 소개해주었어요. 앞에 왔을 때는 잡을 순 있지만, 지나가면 잡을 수 없는.. 그래서 벌써 청년학교라는 기회를 잡고, 인생의 고민을 시작한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청춘 플랫폼의 이야기

   

처음에는 마을 연구, 리서치를 위해 외부인으로 들어왔지만, 리서치 동안 주민들을 찾아다니면서 묻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다보니 마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관계가 형성이 되어 아예 주민의 입장으로서 일하기 위해 상도동으로 거주지를 옮겼다고 합니다. 주거지를 옮겨 지역민으로 살아가면서 관점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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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으로 살아가면서 작은 단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지속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계속 하면서, ‘마을을 바꾸자가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작은 일부터 재미있게 하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을에서 버려진, 비워진 공간들을 되살리면서 동네에서 재미있는 일들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름도 블랭크로 지었다고 해요.

   

요즘은 옆집에 누가 죽었는지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지극히 개인화된 공간이 익숙한 세상이기 때문에 관계가 만들어지는 공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거점 공간이 있어야 사람들이 모이고, 서로를 알아가는 계기가 만들어 진다는 생각에 이런 공간을 만드는 역할을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불과 두 개밖에 없는 테이블이지만, 이 공간에서 다양한 모임들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운영하는 이 공간은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의미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주민들이 함께 하지는 않았다고 해요. 처음에는 주민들이 곧 떠날 친구들이겠거니..’ 하고 경계하셨는데, 아예 상도동으로 이사를 오고 계속해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시면서 마음을 여셨다고 해요. 그러면서 어머니들과 함께 프로젝트도 하고, 접점들이 많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문승규 대표에게 청춘플랫폼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일, 프로젝트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고 해요. ‘내가 살아가는 곳이라는 느낌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가다보면 가치를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것이 공유가 되고. 또 그러다 보면 그것들이 마을 만들기라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작은 프로젝트들을 통해서 더 큰 것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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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사람의 입장으로 서울은 경쟁이 심하고, 자원이 한정적이며, 물가나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면에서는 지역이 더 가능성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해요.

물론 인구수는 적지만, 청춘플랫폼도 멀리서 온 사람들이 아니라, 마을 분들이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공간이라면, 서울이나 아산이나 기회는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지역에서 찾아보면 다양한 기회들이 만들어지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아산 청년들을 응원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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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흥미로운 질문이 있어서 따로 적어 보았어요.

Q.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가요?

   

청춘플랫폼                 

일을 막상 해보니 커뮤니티라는 것은 언제 모였다가 없어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것이더라구요. 처음에는 이상적으로 동네 주민들 전체가 원하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커뮤니티는 우리가 만들고 형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커뮤니티의 한 축을 만들어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해나가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커뮤니티 형성이 아닐까 생각해요.

지역에는 다양한 공동체들이 존재하고, 그 사이에는 많은 갈등과 이해관계가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는 주민들이 그 중심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붙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요. 이러한 갈등들이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이해할 때 커뮤니티의 실체가 와 닿는 것 같아요.

   

봄엔 게스트하우스       

일본 요코하마의 쪽방촌을 호스텔로 만들어서 마을을 활성화하는 곳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그곳에서 마을은 하나의 유기체이고, 누구 하나가 들어가서 마을을 바꿀 수 없다는 것, 또 마을은 기획되어 지는 것이 아니라, 과정 속에서 나오는 문제를 어떻게 같이 해결할지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라는 말이 마음에 많이 남았습니다.

그때그때마다 공동체 안에서 요구되어지는 역할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합니다. 또 우리만으로 지역 활성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작은 단위의 사람들이 많이 생겼을 때, 지역이 활성화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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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인생학교는 꿈과 일, 사랑과 연애, 돈, 세상, 동네와 청년이라는 주제로 지역에서 청년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이제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청년들이 만든 기업들에 탐방하는 '두발로 청년학교'가 1월달에 시작됩니다^-^

탐방조를 이룬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탐방하는 일정이라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