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추석맞이 시외이동권 보장 기자회견

일시: 9월 12일(목) 오전 11시
장소: 경부고속터미널

시외고속버스에는 리프트가 장착된 버스가 한대도 없었습니다. 그 세월동안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을 가는 것이란 꿈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오랜세월 투쟁 끝에 국토부와 민관협의체 논의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리프트장착 시외고속버스 시범사업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국토부는 미온적인 태도로 임하면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시외이동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또 한번 국토부를 향해 외치는 자리에 정치하는엄마들 권혜진 활동가 함께 했습니다.

[연대발언문]

안녕하세요,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권혜진입니다.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인 제가 비혼에 자녀가 없다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놀라시는데요, 저는 우리 모두가 돌봄을 받아야 하고, 또 돌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돌보고 돌봄받아야함에도 돌봄을 하찮게 여기는 이 사회의 문화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이기도 하고, 학교도서관 사서노동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아버지이기도 어머니이기도 누군가의 딸이기도 조카이기도 학생이기도 노동자이기도 합니다. 여기 모이신 분들도 장애를 가진 당사자이기만 하신 건 아니지 않나요. 누구나 두개, 세개의 정체성을 갖고있고, 그래서 모든 일은 나의 일이고 당신의 일이며 우리의 일입니다.

학교는 통합교육이 시작된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장애인 등의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공공건축물ㆍ교육시설ㆍ체육시설ㆍ관광숙박시설ㆍ공연장 등 공공이 이용하는 시설물에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편의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한다'는 '장애인 등 편의법'에 의해 시설물에 휠체어 리프트와 경사로를 갖춰야하는데도 아직 의무사항인줄도 모르는 공공기관이 많습니다. 건물 전체에는 엘리베이터 등의 시설물이 있어도 건물과 건물을 잇는 통로, 건물 내의 시설물을 이동할 때의 경사로 등은 거의 방치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도서관 사서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저희학교 도서관 내에는 작은 계단이 있고, 계단 위에 서가가 있었습니다. 이 계단 위의 서가는 불편하고 위험해서 임의로 사용하지 않았었는데, 서가가 모자라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1학년 사랑반에 휠체어를 타는 학생이 입학하게 되어 대대적으로 학교시설물을 점검한 계기로 다시 2층의 책들을 내려놓았습니다.

도서관과 학교를 설계하는 처음부터 학교에 입학할 학생 중에, 그리고 교사 중에, 직원 중에 휠체어를 타거나 몸이 불편하여 도서관 이용 중 계단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불편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고려는 단 한번도 하지 못한 겁니다.

반 층이나 올라가 있던 책들을 내려놓으니 봉사해주시는 학부모님들이 가장 좋아하셨습니다. 그동안 내심 힘드셨다고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휠체어가 못 가는 곳은 비장애인들이 가기도 힘듭니다. 반면 장애인과 어린 아이들, 노약자들에게 친화적인 공간은 비장애인들이 활동하기도 쉽다는 것을 이제는 누구나 깨달아야 할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고속버스로의 이동권을 이야기합니다. 작년, 우연히 방문한 미국의 놀이공원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도착하자 승객들은 오래 기다렸음에도 자리를 비켜주고 직원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휠체어용 탑승 위치를 마련해주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어서 장애인 이동권을 넘어 오락권까지도 이야기하고 정착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0742323

#정치하는엄마들


추석 연휴가 시작된 오늘(12일) 장애인단체가 "장애인도 버스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며 장애인들의 시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오늘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