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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산업재해는 이주노동자의 몫인가!
- 사업장에서 매맞고, 목동 수몰 산재로 죽어가고... 이주노동자 노동권을 보장하라!

1. 얼마 전에 발생한 베트남 이주여성에 대한 끔찍한 가정폭력 사건에 이어 또 다시 폭행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달구고 있다. 이번에는 어느 농촌 들녘에서 일하는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로 추정되는 이주노동자가 관리자로 보이는 한국 사람에게 구타를 당하는 분노스러운 장면이다. 관리자는 장갑을 달라고 했다는 이유로 ‘죽여버려’ 등의 욕설과 위협을 하며 이주노동자를 구타하고 넘어뜨렸다. 이러한 사업장 내 폭행은 비단 이번만의 문제가 아니고 다반사로 일어난다는 데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 사업주가 이주노동자를 머슴이나 노예처럼 마음대로 부려야 된다는 것인가. 노동착취와 인종차별이 결합되어 사업장 내 폭행이 계속되고 있는데 왜 정부는 제도적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 것인가! 언제까지 이주노동자는 욕설에 구타에 시달려야 하는가!

2. 끔찍한 산재 사망사건까지 연이어 발생했다. 미얀마에서 온 스물 세 살 청년노동자 M씨가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수몰 산재사고를 당한 것이다. 현대건설 하청업체 한유건설 소속으로 다른 내국인 하청노동자와 함께 현장에 투입되었다가 산재사고로 비극을 맞았다. 5남매와 부모님을 먹여 살리며 3년째 묵묵히 일해 온 젊은 이주노동자의 목숨을 한국사회는 한 순간에 앗아간 것이다. 원청업체는 경보시스템도 제대로 없었고, 현장에 안전장치나 도구도 없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주노동자 산재사망자가 해마다 계속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 ‘위험의 이주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노동자 산재발생률은 0.18%, 이주노동자는 1.16%로 6배나 높다. 비정규직에게 위험이 전가되는 현실, 비정규직 중의 비정규직인 이주노동자에게 산재 사망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건설현장에서 떨어져 죽고 제조업에서 기계에 빨려 들어가 죽고 농축산업에서 가스에 질식해 죽는 이주노동자들의 목숨은 목숨이 아닌가!

3. 우리는 이러한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 산재사망의 문제가 개인적이거나 우연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이주노동자를 고용주에 종속시키고 최소한의 노동권과 인권도 보장하지 않는 고용허가제를 비롯한 제도의 문제이고, 위험한 작업을 안전장치도 없이 하청·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구조의 문제이다. 지금도 폭염의 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언제 어떻게 희생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건설현장, 농촌 들판은 40도가 넘어간다는 제보가 넘친다. 정부는 사업장 내 욕설, 폭행을 근절하고 산재 사망을 막기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주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조건을 만들고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해야 한다.

2019년 8월 2일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