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차별과 폭력 없는 좋은 일자리를 위한 107주년 세계 여성의 날 전국여성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조합원들, 투쟁사업장 여성노동자들은 현장을 바꾸고 세상을 바꿔 노동이 존중받고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을 때까지 투쟁하자고 결의했다. 참가자들은 또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모성을 보호하며 돌봄공공성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또 생활임금을 쟁취하자고 다짐하고, 폭력근절과 시간제 일자리 분쇄를 거듭 외쳤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박근혜 정권은 좋은일자리가 아닌 나쁜일자리, 시간제 일자리를 양산해 여전히 이땅 여성노동자들이 삭발을 하고 그 모습을 피눈물을 흘리며 바라봐야 한다. 병원과 학교와 여러 사업장에서 투쟁을 하고, 가정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에 지난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말하며 "정권이나 정치가 해결하지 못한다. 민주노총이 차분히 해나가겠다. 차별없고 폭력없는 세상을 향해 진군하자"고 힘차게 밝혔다.
이날 우리 노조의 청주시노인전문병원분회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북지부 돌봄전담사분과가 모범조직상을 수상했고, 서경지부 연세대분회 김경순 분회장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김영애 조합원이 모범조합원상을 수상했다.
투쟁하고 있는 여러사업장 조합원들도 차례로 무대에 올라 목소리를 높였다.
권옥자 공공운수노조 청주시노인전문병원분회 분회장은 “우리 모두 여성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살고, 저는 여성친화적 도시 청주, 여성친화적 기업이란 간판을 내건 청주요양병원에서 간병사로 일한다”고 말하고 “내 권리를 찾고 현장의 비리를 없애려면 오직 노동조합밖에 없다고 생각해 노조를 만들고 지난해 3월 28일 파업을 한 후 징계와 경고조치, 해고가 80여 건, 지노위에서 부당해고와 부당전보라고 판정받은 것만 20여 건”이라면서 “여성의 날 모범조직상을 탄 조직답게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미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북지부 돌봄전담사분과 조합원은 “올해 2월 11일 6시 경 13명 끝장투쟁단이 서로의 몸을 쇠사슬로 묶고 경북교육청 교육감실 점거농성을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해마다 2월이면 해고될까 재계약이 될까 두려움에 떨었던 우리는 경찰에 의해 사지가 들려 폭력적으로 끌려나왔다”고 전하고 “고용안정과 무기계약직 전환, 처우개선 등 약속을 받고 학교에 돌아갔고 갑질의 횡포는 여전하지만 우리 요구를 쟁취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은미 보육협의회 조합원은 “아동학대 소식이 들릴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면서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려 노조를 만들고 2013년 단협을 체결했지만 올해 1월 원장이 폐원을 통보했고, 기장군은 노동자가 아닌 원장 편에서 책임을 방기한다”고 전하고 “열심히 일한 이들만 알 수 있는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는 그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장은 “2월 26일 대법이 남성은 안전업무를 담당하고, 여성은 안전은 담당하지 않고 서비스만 제공한다며 우리가 옳다고 했던 1심 2심을 한 순간에 뒤집었다”고 전하고 “공사는 기차 내 유일한 남성인 열사팀장만 정규직으로 뽑고, 여성들은 쓰고 버리는 비정규직으로 자회사를 통해 뽑았다”면서 “KTX의 안전과 여성노동자의 노동권과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서도 우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원들의 노래와 몸짓공연도 흥을 돋구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으로 구성된 몸짓패 '불량소녀'는 틈틈이 모여 갈고닦은 몸짓을 선보이며 큰 박수를 받았다.
노동자들은 대회 후 보신각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한편 대회에 앞서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가 같은 장소에서 고용안정과 여성노동권 쟁취, 2015 집단교섭 승리를 위한 '서경지부 집단교섭 투쟁선포대회'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