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정치가 왜 이 모양일까? 
오늘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숱한 갈등과 고통들에 대해 정치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기나 한 건 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좌절과 체념이 갈수록 깊어만 갑니다. 

정치라는 게 요물이어서 이걸로 덕 본 일이 없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그냥 놔둘 경우에도 도리어 주인을 물어뜯는 식으로 해코지를 해대니 무작정 방치할 수만도 없습니다. 이 달의 <특집>은 정치의 장치입니다. 유권자들도 이제는 혐오와 참여 사이를 오가는 답답한 쳇바퀴 고민에서 벗어나, 이 불모의 정치를 재생산하는 장치裝置, system들이 뭔지 따져보고 그 장치를 구조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행동해야만 하겠다는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정치의 구조를 형성하는 두 가지 장치, 정당 특히 야당이라는 장치와 지역구 중심의 선거제도라는 장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달의 <통인>에서는 뉴스의 세계에서 느림을 추구하는 「슬로우 뉴스」 공동대표 겸 편집장, 민노씨를 찾아갔습니다. 정보화가 도리어 정보격차를 키우고, 모바일 혁명이 과로 체계를 더 극단으로 몰아갑니다. 트래픽 늘리기와 속보 경쟁에 몰두하는 뉴미디어에 맞서 공공연하게 ‘지지리궁상으로’ 느릿느릿의 철학을 실행에 옮기는 그의 뚝심과 마주했습니다.

 

이 달 <만남>의 주인공은 역사공부에 푹 빠진 자칭 보수주의자 김현우 회원입니다. “국가와 사회, 가족과 내 직장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걸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이 보수라고 믿는 그 이는, 밑 빠진 콩나물시루라 할지라도 꾸준히 물을 주면 콩나물이 자라듯이 세상도 조금씩 나아질 것을 믿습니다.

 

지난 주, 전 세계에서 모인 30여명의 여성평화활동가들이 북한을 거쳐 비무장지대DMZ를 지나 남한으로 건너왔습니다. WomencrossDMZ국제여성평화걷기! 이 기념비적인 여성평화 프로젝트의 상징물은 조선 아낙들이 자투리 천을 이어 만들었던 조각보였습니다. 여러 사람의 꿈들을 연결하고 담대하게 실행에 옮기는 것에서 변화가 시작된다는 걸 DMZ를 가로지르는 오색조각보의 행렬에서 새삼 깨닫습니다. 

참여사회 편집위원장 
이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