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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민주주의인가?] -⓵ 지속가능한 세상을 향해서… 양춘승 민주행동 공동대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언제 시작되었고 언제 끝이 날 것인가? 지구의 역사 45억년에 인류의 조상인 유인원의 등장은 고작 300만 년 전에 불과하고, 현재의 인류가 역사를 갖게 된 것은 1만년 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량생산과 이윤 추구의 시기는 250년 전 산업혁명으로 시작되었을 뿐이고 보통선거로 대변되는 자유민주주의가 확립된 것은 1900년대에 들어와서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지구 역사에 비추어 보면 극히 최근의 일이다.

시야를 좁혀 대한민국으로 국한하면 우리는 1945년 해방을 맞으면서 본격적인 자본주의 세례를 받았고, 이제 겨우 70년이 지났고, 민주주의 역사를 따져보면 1987년 6월 항쟁 이후 25년이 흘렀을 뿐이다. 문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하는 것이다.

이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란 개념은 단순한 지속성(continuance)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질 좋은 삶을 누리고, 사회적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 정의가 지켜지며, 현재 인간 이외의 생명 즉 자연 및 미래 세대와 형평을 조화로운 공존을 이루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 대한민국이라는 세상은 과연 지속가능한가?

불행하게도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비관적이다. 경제는 몇 년 째 성장은 멈추고, 실업률은 높고, 부채는 늘어나고 있다. 인권과 안전은 무시되고 빈부 간 격차는 날이 갈수록 커지는 대단히 불안정한 사회를 반영하듯 국가투명성 순위는 떨어지고 자살률은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환경 측면을 보아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이 세계 1위이고 환경성과 지표도 세계 43위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다. 경제 사회 환경 어느 측면에서 보아도 현재의 대한민국은 지속가능성이란 측면에서 볼 때 대단히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태를 정상화시키는 게 바로 정치다. 정치란 국가에 대한 조직화된 통제 즉, 지배구조(governance)를 이루고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에 근거하여 경제 사회 환경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갈 책무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는 어떠한가? 작금의 여러 사건에서 입증되었듯이 대한민국의 지배구조는 입법, 행정, 사법의 모든 영역에서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책임 규명, 사스 배치 논란, 대선 부정 사건 심리 지연, 과거 국가폭력 피해자 국가배상 판결, 성완종 뇌물 사건 등 구석구석에서 책임 방기의 증거가 마오고 있지 아니한가?

내가 민주주의국민행동에 나서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마디로 믿을 놈이 없기에 국민의 직접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 하나로는 아무 힘도 없지만, 우리가 모이면 커다란 물결을 만들어내고 입법, 행정, 사법의 모든 영역에서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에 기초한 변화와 개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스스로를 그리고 동참하는 모든 사람들을 서로 믿고 불퇴전의 각오로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가자. 내가 살고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