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부 보고

광주민변의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 최기영 회원 (광주전남지부)

 

“아빠! 광주 민변의 시간은 멈추지 않지?”
“어? 어! 응. 그렇지.”
“근데,,, 히히히 멈췄어!”
“어, 시계가 멈췄더니 그걸 갖구 저러나봐. 건전지가 다됐나봐.”

 

서두른다고 하였건만 광주전남지부 창립 19주년 기념식에 늦어버렸다. 창립 기념 인사는 다 끝나버렸겠고, 강연 진행 중 일려나? 광주지방변호사회관 6층 대회의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문이 열리자 강연자의 목소리가 바깥까지 들려온다. 강연자에 미안한 마음을 미소로 전하고 나니, 박상희 간사님이 웃음으로 다가오며 회의 자료와 떡이며 과일 등이 담긴 접시를 건네준다. 몇몇 눈이 마주친 회원들과도 눈인사를 나누고 빈자리를 휘, 둘러 찾았다. 광주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님들까지 30여 명이 열띤 강연을 듣고 있었던 터라 마침한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님은 ‘말이 칼이 될 때 –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기념 강연을 하셨다. 마음 속 편견이 혐오표현으로, 구체적 차별행위를 넘어 중대한 범죄로, 마침내 집단학살로까지 진행되는 단계는 너무도 놀라웠고 이에 대한 유럽과 미국의 대응에 관한 비교법적 고찰도 많은 점을 시사해주었다. 심지어는 모성까지도 맘충이라 폄하하는 등 여성 혐오표현이 확대되고, 여성을 향한 중대 범죄까지도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상기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경청하였다.

강연은 바로 임시총회로 이어졌다.
김정호 지부장님의 개회 선언 후 6대 지부장이었던 이상갑 변호사님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의 감시자 · 비판자로서의 민변의 역할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강조하셨다.
우리 지부 7대 지부장이었던 임선숙 변호사님은 19주년을 맞이한 지부의 공로패 수상 소감을 밝히며, 변호사로서 남아있는 기억은 모두 민변과 함께 한 활동들이었다며 민변과 함께 바라는 바는 무엇이든 자신있게 해보라고 하셨다.
이어 상반기 주요 사업에 대한 홍현수 사무처장님의 보고가 있었고, 임시회의의 대미는 신입회원 가입 승인으로 장식되었다. 신입회원인 김문석 변호사님도 ‘광주 민변의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는 로고가 새겨진 벽시계를 선물 받았다.
뒷풀이는 2차로 간소하게 마무리 되었다. 지부 창립부터 19년, 지나간 세월과 활동에 대한 자부심 충만한 이들부터 새로운 열정과 포부로 가득한 이들까지, 우리는 빙 둘러 앉아 노래도 한자리씩 불렀다.

돌아가는 길에 24시간 편의점에 들러 AA건전지를 샀다. 주말이면, 광주 민변의 시간이 계속 흐르도록 건전지를 갈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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